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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고 사유의 도구이다...
2018년 02월 06일 23시 26분  조회:3522  추천:0  작성자: 죽림
조선말이냐 한국말이냐 /권진홍
2018년 02월 06일  작성자: 정음문화칼럼
정음우리말학교에 대해 자문하는 분들의 전화를 자주 받게 된다. 대부분은 등록시간, 수업시간 등등에 대한 내용들이지만 가끔은 정음우리말학교에서 가르치는 우리말이 한국어이냐 조선어이냐 하는 물음도 있다. 우리 민족이 이 땅에 이주해 와서부터 지금까지 배워오고 사용해온것이 부정당하는것 같아 이런 물음을 접할 때마다 살짝 기분이 언짫아지군 한다. 듣다보면 그러려니 할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면역은 잘 생기지 않는다. 번마다 속으로 한숨 길게 들이쉬고 또 한번 더 쉬고 대답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교재는 재외동포재단에서 지원받는 한국에서 만든 교재라고. 그러면 또 가르치는 선생님이 한국인이냐 조선족이냐 하고 집요하게 물어오는 분들이 있다. 한국 선생님도 계시고 조선족선생님도 계신데 대부분이 조선족선생님이라고 답해준다. 묻는 물음에서 이미 선입견을 감지해낸터라 전화로 루루이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싶지 않아 묻는 말에만 간단명료하게 답변을 해준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 사람만이 원어민이라고 생각하고 “원어민”이 가르쳐야만 잘 가르칠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어떤 “원어민” 교사가 어느 한번 이런 말을 하는것을 들은적이 있다. “나는 우리 한국어가 너무 쉬운데 왜 다들 어렵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속으로 “어이쿠~~~” 했다. “원어민”이라고 해서 별 우세가 없음을 설명하는 한 장면이였다. 우리말에 대한 전문지식이 조금이나마 있고 어려운 문법들을 최대한 쉽게 아이들한테 풀어주려고 노력해본 선생님이라면 절대 쉽게 이런 말을 하지 못한다. 무작정 믿고싶어하는것, 맹목적으로 닮아가고싶어하는 현상은 이제는 지양되여야 한다.

이 기회에 도대체 “원어민”이 무슨 뜻인지도 한번 살펴보고싶다. 사전에서는 “원어민”을 이렇게 해석하고있다. “원어민: 해당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

우리말은 한국과 조선, 이렇게 남북이 분단되면서 같은 언어인데도 불구하고 명칭을 달리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어, 조선에서는 문화어, 그리고 우리 중국에서는 조선어. 

많은 사람들이 왜 한국어라고 하고싶어하고 조선어가 아닌 한국어를 배우고싶어하는지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만할거 같기도 하다. 오직 한국말, 그것도 중부방언- 사람들이 익히 알고있는 서울말을 구사해야만 한국적인것 같았고 그 한국적이라는것에 자신감이 충만되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다수 존재한다. 다른 방언을 사용하면 어딘가 서툴고 투박스러운것처럼 말한다. 

사실 우리말(한국어, 문화어, 조선어)은 하나의 언어체계이다. 다 세종대왕님이 창제한 문자를 사용하고 기본문법도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어느 언어나 다 방언이 있듯이 우리말도 방언이 있다. 지역에 따라 중부방언, 경상도방언, 전라도방언, 충청도방언, 평안도방언, 함경도방언, 제주도방언 등등으로 나뉘여진다. 

그러면 방언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형성될가?

방언은 한 언어에서 사용 지역 또는 사회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이다.

어떠한 요인에 의해서 분화된 결과이냐에 따라 방언은 흔히 지역방언과 사회방언으로 나뉜다. 지역방언은 지리적으로 거리가 떨어져있음으로써 생기는 방언을 말하며, 사회방언은 동일한 지역안에서 사회적인 요인에 의하여 분화된 방언을 일컫는다. 지역방언은 험준한 산맥이나 큰 강, 넓은 삼림(森林), 늪지대, 바다 등의 지리적장애로 두 지역간에 래왕이 불편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생긴다. 결정적인 장애가 없더라도 거리가 워낙 멀리 떨어져있으면 방언차가 자연히 생긴다. 그리고 거리상으로는 가깝더라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든가 경제권이 다르다든가 하여 래왕이 적으면 애초에는 같은 말이였던것도 분화되여 역시 서로 다른 지역방언이 된다.

우리 조선족들들은 중국에 이주한 력사가 꽤 오래 지났지만 선조들이 사용하는 방언 억양을 보류하고있어서 함경도, 경상도, 평안도, 전라도 등 여러 방언 억양을 그대로 보전하고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경상도, 전라도와, 또는 조선에 있는 함경도, 평안도 사람들과 말하는 방식이 꼭같지는 않다. 우리는 이미 장시기동안 정치권도 경제권도 그들과는 다른 지역에 정착하여 오랜 세월을 살면서 환경에 적응한 새로운 특색이 생성되였다. 

우리 중국의 조선어와 한국어가 하나의 언어체계임은 누구나 다 알고있다. 그러면 우리 조선어와 한국어는 도대체 어떤 다른 점이 있는가? 몇가지만 적어본다.

첫째, 사전을 펼쳐보면 자모배렬에 차이가 있음을 알수 있다.

조선어: 자음-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ㄲ ㄸ ㅃ ㅆ ㅉ
모음-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ㅐ ㅔ ㅒ ㅖ ㅚ ㅙ ㅟ ㅘ ㅝ ㅞ ㅢ

한국어: 자음-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모음-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

어느 배렬이 더 과학적이라고 할수는 없겠지만 이 두가지 순서에 맞춰 각각 강의를 해본 결과 조선어배렬에 따라 가르치는것이 훨씬 효과적이였다.

두번째, 두음법칙의 유무이다. 조선어에서는 어두에 나타나는 “ㄹ”, “ㄴ”를 다 그대로 기록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어두에 “ㄹ”이 출현할수 없다. “ㄴ”도 뒤에 “ㅣ”와 합쳐질 경우 “ㅇ”으로 변한다. 그래서 조선어에서 ‘로인, 리발, 녀자’ 등으로 쓰는것을 한국어에서는 “노인, 이발, 여자” 등으로 적게 된다.

세번째, 우리말에서 “토”라고 하는것을 한국어에서는 주로 체언과 부사 등에 사용되는 “조사”와 동사, 형용사 뒤에 활용하는 “어미”로 나누었다. 

네번째, 띄여쓰기도 조금 차이가 있다. 의존명사를 앞 단어에 붙여쓰는 조선어와 달리 한국어에서는 조사 이외의 어휘들은 다 띄여쓰기로 되여있다.

아마 언어학적으로 연구하지 않으면 두음법칙과 띄여쓰기만이 눈에 띄일것이다. 언어학적으로 따지면 또 여러가지 차이가 좀 있지만 전체적인 언어체계를 파괴할 정도는 아니며 서로의 글이나 말을 리해하고 소통하는데 크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정치 경제가 다른 지역에서 생활함에 따라 형성된 새로운 우리의 언어를 우리 자신이 부정한다는 점이다. 중한수교 이후 경제적으로 좀 많이 우세했던 한국을 접하면서 “한국우월주의”에 너나없이 감염되여 우리가 사용하던 언어마저 한국에서 사용하는 언어보다 세련되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렬등감을 가졌던것이다. 

원래 함경도방언, 평안도방언, 경상도방언 등을 사용하던 우리사회의 일원들이 무조건 “한국말(서울말)”만 사용하려고 하고 아이들한테도 “한국말”을 가르쳐야 한다고만 한다. 언어도 시대에 따라, 지역환경에 따라 변화하고있음에는 무감각인채로. 그래서 본인에 대한 자신감 저하를 가져왔을뿐만아니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위 사람들마저도 신임하지 못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고 사유의 도구이다. 우리 언어로 사유하고 우리말을 정확하게 사용하는것이 중요하지 어조나 억양을 굳이 남의것에 맞춰가려고 하는것은 자신감부족을 의미할뿐이다. 그리고 요즘은 어디서나 개성적인것을 더 중요시하는 사회가 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따라하는 “서울말”보다 오히려 내 몸에 베여있는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류창하게 구사할수 있다면 그것이 훨씬 더 매력적일것이다. 우리에 대해 자존감, 자신감을 좀 더 높여 보다 우리다운 우리로 한걸음 더 성장해가는 모습을 갖는것이 필요하다.

///인민넷조문판 20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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