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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내 동물축제에서 이용하는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힐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활동이 8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과 같은 동물축제 방식에서 벗어나 생태계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물의 사육제-동물축제 반대축제'(이하 동축반축) 기획단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국내 동물 이용 축제 현황'에 대한 분석 및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과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강양구 지식큐레이터, 김한민 시셰퍼드 활동가, 정읍 소싸움경기장 건립을 막은 서은주 수의사 등이 참여했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은 이날 "인간과의 교감을 동물은 찬성한 적이 없고, 반려동물은 물론이고 야생동물, 어류 등도 모르는 존재와의 접촉을 공포수준으로 싫어한다"며 "그런데 (동물축제 다수 프로그램인) 맨손잡기 등은 이처럼 잡는 것뿐만 아니라 얕은 풀장을 만들어서 수십명이 달려들어 잡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현재 열리는 동물축제의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동축반축 기획단이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팀에 의뢰해 실시한 국내 동물축제 동물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2015년 전국에서 열린 86개 동물축제 프로그램 84%가 맨손잡기, 낚시, 싸움, 경주, 쇼 등 '직접적이고 단순한' 프로그램이었다. 야외서식지나 포획상태를 살피는 등 '간접적이고 복합적인 경우'는 11%, 교육이나 기부, 예술 등 '추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경우'는 전무했다.
그 결과 많은 동물들이 축제에 이용되면서 '죽거나 죽이는 것에 해당하는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동물종류에는 송어, 빙어 등 어류가 60%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패류·연체동물류, 포유류, 곤충류 순으로 조사됐다.
강양구 지식큐레이터는 "생태축제라고 포장된 동물축제를 갔다 오면 21세기 시민의 교육목표인 공감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행 동물축제의 방식은 오히려 이 능력을 훼손시킨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망가트린 생태계와 어떻게 공존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명선 교수는 동물축제의 주 관람객인 아이들과 그 엄마들을 예로 들며 "이들은 동물을 직접 만져보는 것들을 생태체험이라고 여기고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축제 이후 많은 동물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굉장히 불편해한다"며 "(현재 동물축제가) 교육이 될지 나쁜 차원의 일이 될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설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현재의 동물축제는 동물을 손으로 잡아먹는 원시인 같은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렇게 아주 단순한 수준에서 벗어나 조금 더 복합적이고 창조적인 무언가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천 교수는 "인간과 동물의 접점이 많아지면서 몰랐던 병원체가 전염될 확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동물복지를 위해 우리 욕망을 접고 포기하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기적으로 생각해도 동물축제에서의 동물 이용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축반축은 울산 고래축제가 열리는 날인 7월7일 오후 12시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의 피아노숲에서 열린다. 동물들을 고통에 빠지게 하는 현재의 동물축제 대신 생태교육과 동물보전 등을 말할 수 있는 축제로, 생명다양성재단, 시셰퍼드 코리아, 아름다운 커피, 라온버스가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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