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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해양수산개발연 ‘기후변화와 연안 재해’ 심포지엄
지구 온도 2도 상승할 때 재앙 여름 폭염으로 수십만명 사망 10억~20억명은 물 부족 현상 3000만명 홍수에 노출 예상
2016년 여름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해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당시 영국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북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서 12세 목동이 탄저병으로 숨졌다. 당시 탄저균이 발견된 지역에서는 이미 순록 2300여마리가 죽었고, 주민 8명이 탄저균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동토의 땅 시베리아에 탄저병이 발생한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으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오래전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의 사체가 드러났고, 거기서 병이 퍼졌다는 것이다.
당시 탄저균이 발생한 지역에는 이례적으로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한 전염성으로 인해 생물학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는 탄저균은 얼어붙은 사람이나 동물 사체에서 수백년 동안 생존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베리아 탄저병 사태처럼 극지방의 얼음 속에 동결돼 있는 병균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되살아나면서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이며, 한반도 역시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남정호 연구위원은 4일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그리고 연안 재해’라는 주제로 부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빙하 속에 얼어 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온난화의 영향으로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 연구위원에 따르면 빙하 속에 언 상태로 묻혀 있던 고대 바이러스들이 최근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영구 동토층의 3만년 된 바이러스가 시베리아의 북극해 빙하가 녹아내리는 과정에서 발견된 바 있다. 이 바이러스에는 ‘몰리바이러스 시베리쿰’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이처럼 빙하 속에서 고대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2004년 이후 4차례가 넘는다.
남 연구위원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상이 가속화하는 경우 새로운 고대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들 바이러스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현 단계에서 단정할 수 없지만, 시베리아 탄저병의 사례를 보면 활성화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고대 바이러스가 활성화된다면 현대과학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무서운 전염병 등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남 연구위원은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새로 드러나는 바이러스가 해류나 선박에 붙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 연구위원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등의 자료를 인용,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 올라가는 경우 세계 곳곳에서 각종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 세계 인구 10억~20억명이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구 곳곳이 사막화되고 특정지역에서 홍수와 가뭄이 지속되는 이상 기온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3000만명은 홍수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남 연구위원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만 올라가도 식량생산이 줄어들면서 1000만~3000만명의 인구가 추가로 식량 부족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여름철 폭염으로 세계적으로 수십만명이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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