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프랑스 파리 외곽 베르사유에서 16일 인류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중요한 과학적 결정이 내려진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과학자들은 베르사유에서 개최되는 제26차 국제도량형 총회에 참석해 kg의 정의를 새로 정하는 안건을 놓고 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9세기말부터 전 세계에서 사용되던 kg의 정의가 달라질 예정이다.
19세기말 유럽의 과학자들은 도량형을 통일하기 위해 백금과 이리듐 합금으로 1kg 원기(原器)를 만들어 기준으로 삼았고,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의 기준이 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130여년이 흐르면서 공기와의 반응 등으로 원기의 무게가 미세하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번에 구체적인 물질이 아니라 양자역학의 상수인 '플랑크 상수'를 이용해 kg을 정의하기로 한 것이다. 학계에서는 2014년 총회 때 kg의 정의를 바꾸는 안건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당시만해도 플랑크 상수에 대한 연구가 완전하지 못해 미뤄졌었다.
WP는 kg의 정의가 바뀐다고 해서 일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 연구나 정확한 도량형에 의존하는 산업계에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정의는 2019년 5월 20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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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 130년만에 바뀐다…
내년 5월 20일부터 사용
2018년11월16일
국제도량형총회서 의결…'전류'·'온도'·'물질의 양' 단위도 재정의
표준연 "일상에는 큰 영향 미치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의 정의가 16일 새롭게 바뀌었다. 전류, 온도, 물질의 양 단위인 '암페어'(A), '켈빈'(K), '몰'(mol)에 대한 정의도 이날 함께 개정됐다. 새 정의는 세계측정의 날인 내년 5월 20일부터 산업계 및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이날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국제단위계(SI) 기본단위 7개 중 4개 단위의 재정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호성 표준연 박사는 "과학의 바탕은 '측정'이고, 측정의 기준이 '단위'"라며 "이런 단위가 재정의됐다는 것은 과학기술계에선 역사적인 의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SI기본단위[국제도량형국(BIPM) 제공=연합뉴스]
국제사회는 '기준'이 되는 단위가 변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금껏 사용해온 4개 단위를 재정의키로 합의했다.
가령 킬로그램의 경우 1889년 백금(90%)과 이리듐(10%) 합금으로 만든 '국제 킬로그램 원기(原器)'의 질량으로 이를 정의해 왔다. 그러나 약 130년이 지난 현재 원기의 질량이 50마이크로그램(㎍) 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반응성이 낮은 백금이라도 공기와 반응하거나 이물질이 묻는 등 시간이 흐르며 생기는 변화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킬로그램원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연합뉴스]
이에 이번 도량형 총회에서 국제사회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물체' 대신, 영원히 변치 않는 '상수'로 기본단위를 재정의키로 합의했다. 우선 킬로그램의 재정의에는 기본 물리상수 중 하나인 '플랑크상수'를 이용키로 했다. 플랑크상수는 빛 에너지와 파장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 상수다. 온도에는 볼츠만 상수를, 물질의 양은 '아보가드로 상수'를, 전류는 '기본 전하'를 정의에 쓰기로 했다. 이들 상수값은 여러 실험을 통해 결정한 것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연합뉴스]
이번 단위 재정의가 제약이나 화학 등 연구 및 산업 분야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는 기여하지만 일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표준연의 설명이다.
표준연은 "재정의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일상생활에서 인지할만한 영향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며 "각국의 측정표준기관을 제외하면 변화를 알아차릴 사용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박연규 표준연 물리표준본부장은 4개 단위의 정의가 한꺼번에 바뀐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단위를 새로 정의하고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이 과학기술 선진국이 될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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