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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에서] - ...다면???...
2020년 03월 13일 21시 08분  조회:3904  추천:0  작성자: 죽림
ㆍ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군대의 가장 선두에서 싸웠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강인한 체력과 용맹한 기질을 겸비했던 인물이다. 기원전 334년 동방 원정의 발을 내디딘 알렉산드로스는 이번에도 역시 선두에서 군을 지휘하며 페르시아의 대군을 무찔렀다. 밤에는 측근들을 불러놓고 술을 마셨다. 친한 이들끼리 와인을 함께 마시는 그리스 문화를 심포지아(symposia)라고 하는데, 알렉산드로스와 측근들에게 ‘술 없는 밤’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연일 강행군과 밤마다의 음주는 10년 넘게 이어졌다.

알렉산드로스는 시름시름 앓았다. 이 책에 따르면, 고열에 시달리던 알렉산드로스는 사망하기 11일 전부터 상복부의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사흘 뒤 친구인 메디오스와 주사위놀이를 할 만큼 건강이 호전됐으며, 사망하기 이틀 전에는 함대에 다음 출격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서른세 살이던 기원전 323년 6월10일 세상을 떠났는데, 사망 원인으로는 독살설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상복부의 갑작스러운 통증”을 근거로 “급성 췌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의) 과음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질병에 걸린 권력자들”에 대해 흥미진진한 서술을 펼쳐내는데, 그중에는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도 있다. 

저자는 이 황제에 대해 “불안정했고 거만했으며 두뇌가 명석하고 충동적이었다. 신기술에 열광했으며 위풍당당하고 과장된 몸짓을 보여주기 좋아했다”고 평한다. 한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에 따르면, 어머니인 빅토리아 공주가 15시간 넘게 난산을 치르는 과정에서 “의사들이 아기의 왼팔을 끌어당겨 머리 위로 넘겼고, 그로 인해 아기는 신경총에 심한 손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빌헬름 2세는 왼팔의 불편함을 평생 겪어야 했다. 길이도 오른팔보다 15㎝쯤 짧았다. 실제 그의 사진들을 보면 어린 시절부터 왼팔을 감추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독일이 강대국임을 저돌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이면에 그렇게 개인적 질환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이렇듯이 책은 전제 군주나 황제, 근현대 정치가들까지 아우르면서 개인적 질병이 역사의 물결을 바꿔놓은 사례들을 다양하게 살핀다. 그러면서 저자는 가정법 질문들을 툭툭 던지는데, 예컨대 “알렉산드로스가 요절하지 않았다면 헬레니즘 문명을 이어받은 로마 제국이 과연 탄생할 수 있었을까?” “히틀러가 시력이 약해지지 않아서 그냥 화가로 계속 지냈다면?” “레닌이 53세에 극심한 동맥경화로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같은 것들이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별 의미 없는 가정법이지만 그럴듯한 흥미를 유발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책이 특정 인물과 질병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페스트나 콜레라, 매독 등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를 덮치며 한 시대를 휩쓸어버린 질병에 대해서도” 다룬다.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전염병은 결핵이다. 사망자가 지난 200년간 약 10억명이다. 페스트가 공포스러운 전염병으로 기록된 것은 “짧은 기간에 막대한 사망자”를 냈기 때문이다. 5년(1347~1352) 만에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죽음을 맞았”는데,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이 지난 2000년간 있었던 어떤 자연재해나 역병들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런 질병들은 역사적 전환점이기도 했다. 페스트로 수많은 이들이 사망한 결과, 살아남은 자들은 기근과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5세기 이후 유럽에서 약 1000만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매독은 역으로 금욕주의를 촉발했으며, 19세기에 유행했던 콜레라는 식수와 하수를 철저히 구분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신대륙에 천연두 바이러스를 퍼트렸던 유럽인들은 면역체계를 지니지 못한 원주민들의 30%가 사망하고 있을 때 자신들 깃발을 그 땅에 꽂을 수 있었다. 저자인 게르슈테(63)는 독일의 의사이자 역사학 저술가다.

/문학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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