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9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그것이 알고싶다] - "김"씨냐, "금"씨냐...
2021년 01월 15일 22시 54분  조회:2479  추천:0  작성자: 죽림

 

김유신. 정작 신라인들은 금유신이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포토]

김(金)씨를 ‘금’이 아닌 ‘김’씨라고 발음하게 된 것은 우리 역사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분명 한자 ‘金’은 ‘쇠 금’이라고 읽는데 김씨 성(姓)에서만 유독 ‘김’이라고 발음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당초 과거에는 ‘김’씨가 아닌 ‘금’ 씨로 발음했을 것이란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삼국시대엔 김유신이 아닌 금유신, 김춘추가 아닌 금춘추 라고 발음했다는 겁니다. 그럼 왜 발음이 바뀐 것일까요?

오얏나무 이(李)씨가 금(金)을 ‘김’으로 만들었나

오행(五行)의 상생과 상극 관계

현재까지 나온 가설 중 가장 유명하면서도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조선 왕가와 관련된 음양오행설입니다.

오행설에는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에서 목(木)은 토(土)를 이기고 토(土)는 수(水)를, 수(水)는 화(火)를, 화(火)는 금(金)을, 금(金)은 목(木)을 이긴다는 상극의 원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 왕조를 건국한 이성계가 전주 이(李)씨인데 ‘오얏나무 이(李)’는 목(木)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조선 왕조가 목(木)에 강한 금(金)을 꺼렸다는 것이죠. 즉 이(李)씨를 이기는 것이 금(金)씨이기 때문에 힘을 억제하기 위해서 김씨로 바꿔 부르도록 했다는 겁니다. 건국 초기 정통성이 약해 고민했던 조선 왕실의 사정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합니다.

KBS 드라마 '정도전' 중 이성계(유동근)

실제로 ‘김(金)’이라는 발음이 15세기 이후 문헌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는 대체로 맞아떨어집니다. 하지만 이 가설엔 치명적 결함이 있습니다. 김씨는 인구 분포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갖고 있는 성씨 집단입니다.

가문을 중시하는 전통을 고려할 때 이런 혁명적 변화가 있었다면 『조선왕조실록』이나 하다못해 개인 문집에서라도 분명 기록이 남았을 텐데 과거 문헌 어디서도 이러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금’에서 ‘김’으로

그럼 ‘금’이 ‘김’으로 바뀐 것은 언제 그리고 왜일까요.

최근 연구 결과 중 하나는 ‘金’에 대한 중국 발음이 바뀐 것에 주목합니다. 이에 따르면 수(隋), 당(唐) 시대만 하더라도 ‘금’에 가깝던 발음이 5대 10국 시대를 거치며 ‘김’에 가까운 발음으로 변화했다는 것이죠. 물론 한반도에도 이미 한자 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에 중국의 한자 발음 변화가 즉각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없었습니다.

한자 '금(金)'의 발음 변천. 권인한 『성씨 김(金)의 한자음 연원을 찾아서』에서 인용.

그런데 원나라 시절 고려 왕실이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자연스레 고려에서도 ‘金’의 발음이 ‘김’으로 달라졌을 것이란 추정입니다. 왜 유독 ‘金’만 영향을 받았을까요.

칭기즈칸의 직계 후손들이 ‘황금씨족’이라고 자처하는 등 몽골 상류층은 금(金)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에도 '金'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몽골에서 지낸 고려 왕자 및 상류층을 중심으로 이 발음 변화가 확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명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경남 김해(金海)가 대표적인데, 금주(金州)에서 몽골 간섭기인 충선왕 때 현재 지명으로 개칭됐습니다.

참고로 중세 일본에서 만들어진 『석일본기(釋日本紀)』에는 『일본서기』에 수록된 신라인의 이름을 읽는 법이 나옵니다. 그런데 ‘金’이라는 성은 ‘코무(コム)’라고 발음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신라에서는 ‘김’이 아닌 ‘금’으로 발음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당시 발음이 ‘김’이었다면 ‘키무(キム)’가 되었겠지요.

왕의 존엄성을 지켜라…피휘(避諱)의 추억

『삼국사기』에는 연개소문 (淵蓋蘇文)이 천개소문(泉蓋蘇文)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고조 이연(李淵)의 이름을 피한 중국 측 사서를 인용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이 ‘김’으로 바뀐데 대해 음양오행설이 그럴듯하게 유포됐던 건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과거 왕조 시절에 왕실에 위협이 되거나 불손한 상징이 될 수 있는 것은 제거하려 했던 문화가 워낙 뿌리가 깊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것이 군주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피휘(避諱)’ 입니다. 이는 군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을 꺼려 해당 한자를 뜻이 통하는 다른 자로 대체하는 걸 뜻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나라 국(國)이라는 한자입니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나라 때까지 나라를 의미하는 한자로는 ‘방(邦)’이 널리 사용됐습니다. 국(國)은 왕이 사는 도성을 비롯한 도시를 의미했고, 여기에 주변 농촌이 합쳐져야 ‘방(邦)’이 됐습니다.

그런데 한나라에 들어와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국 시조인 유방(劉邦)의 이름하고 겹쳤기 때문이죠. 이때부터 역사책을 비롯한 모든 기록에서 ‘방(邦)’은 국(國)이라는 한자로 대체됐습니다.

유방이 건국한 한나라의 영토

이처럼 고려나 조선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인 한자는 이후 백성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것이 금기시됐습니다. 예를 들어 고려 시대엔 세울 건(建)자를 쓸 수 없어 설 립(立)으로 대체시켰습니다. 태조 왕건의 이름인 건(健)자를 피하기 위해서였죠.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97 [동네방네] - 35년만에 영화관 문 활짝... 2018-04-22 0 4797
219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수달 보호협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212
219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황새의 방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591
219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생태조사연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156
219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반달곰관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048
219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노루 서식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392
219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들아, 숲은 너희들 활무대... 2018-04-22 0 4645
2190 "내가 알기로는... 지금부터"다... 2018-04-21 0 4442
2189 장벽 무너뜨리기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쉽게... 2018-04-21 0 3931
2188 "이 벽을 허무시오"... 2018-04-21 0 5034
2187 [그것이 알고싶다] - "베를린 장벽"?... 2018-04-21 0 5471
218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장벽을 허무는 "동심" 2018-04-21 0 3372
218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아기야, 무럭무럭 자라거라 2018-04-20 0 3151
2184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동물교감학교"가 있었으면... 2018-04-19 0 4357
2183 [별의별] - 돼지를 타고 다니다... 2018-04-19 0 4299
21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통증,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4951
218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멸종위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4889
2180 [그것이 알고싶다] -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고릴라... 2018-04-19 0 4896
217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자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5398
2178 [그것이 알고싶다] - 뻐꾸기는 "뻐꾸기"가 아니다... 2018-04-18 0 4874
2177 [지명유래] - 로과(盧菓), 죽림(竹林) 2018-04-17 0 3464
2176 [고향소식] - "죽림이여, 너는 나의 마음속에" 2018-04-17 0 5669
2175 [그때와 추억] - 동년이 그립다... 2018-04-17 0 4603
2174 언어는 인권이며 "한글 병신체"는 도구 장치, 모독 폭거이다... 2018-04-17 0 3430
2173 [쉼터] - 1만개의 금속실과 "천수천안" 법랑화 2018-04-16 0 5103
2172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축제다운 대표 축제"가 있어야... 2018-04-16 0 5452
2171 [그것이 알고싶다] - 한자 상형문자 알아보기... 2018-04-16 0 3607
217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랑스러운 동물들... 2018-04-16 0 3393
2169 [이런저런] - 간이 큰 할매... 2018-04-16 0 3002
2168 "믿거나 말거나"의 미국 화가 - 로버트 리플리 2018-04-15 0 5197
2167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두만강떼목축제"가 있었으면... 2018-04-15 0 5538
2166 [동네방네] - 문화 + 관광 2018-04-15 0 5304
216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경찰견과 녀경찰 2018-04-15 0 4872
216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커피찌꺼기도 보배... 2018-04-15 0 3363
2163 [그것이 알고싶다] - 제2의 인생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2018-04-14 0 3526
2162 [동네방네] - 심양 "윤동주문화원" 선다... 2018-04-14 0 3283
2161 [별의별] - "제비뽑기"와 징병제도 2018-04-12 0 5352
2160 [그것이 알고싶다] - "장백산석경(石磬)"?... 2018-04-11 0 3543
215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래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1 0 5167
2158 [그것이 알고싶다] - 문화와 력사를 배우는 "국기"... 2018-04-11 0 5387
‹처음  이전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