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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와 아침에 대한 시
신—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학살롱 신금철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연변시가학회 부회장 림금산선생님을 모시고 저명한 시인 조룡남선생과 그의 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네, 벌써 2010년이 다 갑니다. 풍성한 결실과 하많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 한해를 보내면서 회포가 많으시죠?
지난해를 보내기는 퍽 아쉽지만요 새롭게 다가오는 희망찬 새해 아침을 맞는 기분 또한 가슴벅차죠
이번 시간에는 역시 림금산선생을 모시고 아침 해돋이를 쓴 시들과 새아침을 쓴 시들을 몇수 살펴보면서 새해를 맞는 즐거운 기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림—네 안녕하십니까.
해돋이
김해인
김해인 | 1990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까마귀》 《헤밍웨이》 《내 마음의 적소, 동암》 등이 있다. 《별들의 사원》에는 〈해〉 등 59편의 시를 수록했다.
누구나 쉬운 길인 제왕절개 마다하고
자연분만 고집하는 저 바다를 한 번 봐
기어이
혼자 힘으로
튼튼한 해 낳는 것을
하늘의 제왕인 해 낳는 일 쉽지 않지
안간힘 쓴 저 바다 순산인 적 거의 없어
하지만
해를 낳고도
힘이 남은 저 바다
림—해설—해는 하늘의 제왕이다. 응당 호탕하게 용용하게 이 세상에 받들리우면서 올수있는 제왕이다. 헌데 바다는 기어이 자기손으로 자연분만한다. 그 아픔을 다 하여 몸부림치면서 안깐 힘 다 쓴다. 바다는 해를 순산한적 한번도 없다. 언제나 크나큰 아픔을 마시며 해를 해산한다. 또 그렇기때문이 해는 더욱 위대하게 보인다. 더욱 값지게 보인다. 하지만 하나의 불덩이 위대한 태양을 몸부림치면서 낳은 바다이지만 아직도 힘이 남은 저 바다…저 바다는 힘이 남아 그냥 구불거린다.
여기서 해를 낳은 바다는 해보다도 더욱 위대함을 표현했다. 그렇다. 누가 감히 대통령을 낳은 어머니가 위대하지 않다고 할손가!!
신---그럼 아래에 “동해에서 뜨는 해”를 함께 감상해 보시죠..
동해에 뜨는 해
설창수
태초에 계셨다는 말씀의 뜻이란
곧 혼돈 그것이였을가 합니다.
그 뜻에서 생겨난 첫소리가
빛이 되였다고 생각됩니다
빛은 분명 소립니다. 찢어지는듯 아픈
탄생의 목소리 그것일가 합니다
바위틈에서 돋아나는 진달래꽃 떨기의 마음으로
오묘한 언저리는 부시며 뿌듯 내미는 소리의
얼굴을 보십시오.
첫 어미의 갓 낳은 살 언저린듯
바다의 살결은 사뭇 검붉은 피물에 젖었습니다
하늘과 땅은 물론 어느 누구도 놀란 정색을 하고있는것은
그 누구로서도 남의 일처럼 외면할수 없기 까닭입니다
소리로 찢어진 혼돈의 창 밖에서
흙이 될수없는 내 얼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림-해설—해가 상징하고있는것은 인류의 탄생.
주제는 탄생에 뒤따르는 진통.
빛은 소리를 동반한다.
진달래꽃마음—약동하는 마음.
흙이 될수없는—생존의 괴로움을 감내하는, 또 그래야 흙이 아니라 얼굴이 될수있는. 즉 자아수양과 자아욕구. 오직 생명의 탄생만이 즉 거듭남만이 참다운 삶을 당겨올수있다는 것.
다음은 또 시조로 쓰인 해돋이를 감상하겠습니다.
시조
의상대 해돋이
조종현
천지 개벽이야 눈이 번쩍 뜨인다
불덩이가 솟는구나 가슴이 용솟음친다
여보게, 저것 좀 보게 후끈하지 않은가.
림—해설—전형적인 평시조이다.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을 진실하게 쏟았다. 주제는 의상대의 해돋이
를 바라보는 벅찬 감격.
신--다음은 아침을 읊은 시를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침 이미지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주지만
스스로는 땅위에 굴복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여
로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开劈)한다.
림—해설—그대로 아침을 썼습니다. 즉 아침이미지를 그대로 썼습니다. 어둠이 아무리 칠흑같아도 결국 밝아오는 아침앞에 새나 돌 꽃을 토해놓고 자기는 땅우에 무릎굵고 굴복합니다.
즉 돋아오르는 새날, 달려오는 새희망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수없다는 새날에 대한 동경과 찬미. 새것은 곧 낡은것을 대체함을 말합니다. 여기서 금은 황금, 물상은 각종 물건의 상태, 개벽은 열린다는 뜻. 새날이 열린다는 뜻 즉 새세상이 열린다는 뜻. 한마디로 새아침에 대한 찬미.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잔 술과
한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짐하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속에
한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림—해설—인생의 길은 차갑고 험난해도 착하고 슬기롭게 긍적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살아야한다는, 좀더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주제.
당시는 광복과 동란의 시기였기에 살림형편이 지금처럼 그렇게 넉넉하지 못한처지 –“따뜻한 한잔 술과 한그릇 국을 앞에 놓고서도 마주오는 새해에 감사하라는 –락관적이고 진실함을 호소하는 아주 소박한 감정의 시이다.
오늘날 고기가 먹기싫고 술이 흔해 피해다니는 시기에 당시 간고한 년대에 우리 부모님들이 맞던 그 설을 생각하면서 이 시를 읽으면 참 눈물이 날가하고 감개가 무량합니다.
특히
-얼음장 밑에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이라든가
또
---마지막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를 맞으라는
글발들은 진짜 소박하면서도 새해앞에 새틋한 느낌을 주는 좋은 시구들입니다.
신--김남조(金南祚 1927년~ )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다..경상북도 대구광역시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숙명여대 교수를 역임하였다..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 《잔상》으로 등단하였고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15권의 시집 륙속 출판. 평론문장도 아주 많음. 여류시인. 그럼 아래 김남조시인의 시 “설날아침”을 함께 감상하죠…
설날 아침
김남조
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그릇에도 내리고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울고 날이 새고
설날 아침이다
새해 새아침이라 그런지
까치도 한두 마리 잊지 않고 찾아와
대추나무 위에서 운다
까치야 까치야 뭣하러 왔냐
때때옷도 색동저고리도 없는 이 마을에
이제 우리집에는 너를 반겨줄 고사리손도 없고
너를 맞아 재롱 피울 강아지도 없단다
좋은 소식 가지고 왔거들랑 까치야
돈이며 명예 같은 것은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죄다 주고
나이 마흔에 시집올 처녀를 구하지 못하는
우리 아우 덕종이한테는
행여 주눅이 들지 않도록
사랑의 노래나 하나 남겨두고 가렴
림—해설—오늘날 시골의 설날아침은 먹을걱정, 입을걱정은 별로 없는줄 안다.
헌데 아기도 없고 돈이나 명예같은건 시골선 별로다
그저 장가못간 아우 덕종이한테 색시감 소식이나 혹은 정 안되면 사랑노래 한곡만이라도 까치야 남겨두고 가라.
오늘날 시골농가의 현실이다.
여자들은 다 시골서 빠져나가 어느 연해도시나 외국에나 가버리고 시골엔 덜먹 노총각밖에 없다.
설날에도 어딘가 좀 쓸쓸할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소박하고 진솔한 감정을 까치와 대화하는식으로 잘 풀어내려갔다…
신--다음 또 아침에 대한 시조를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남구만: (1629-1711) 숙종때에 영의정이란 벼슬을 지냈다.
처사에 사사로움이 없고 , 매사를 공의에 따랐다. 문하에 글배우는 선비가 1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림—해설—이 시는 전형적인 평시조이다.
마지막 종장에 3,5,4,3,이다
여기서
동창—해돋는 동쪽으로 난 창문
노고지리—종달새
소치는 아이—소먹이는 아이
재너머—고개넘어,
사래긴 밭—이랑이 긴 큰 밭
동창이 밝아 하늘에서는 벌써 종다리가 떠서 지저귀는데 소 먹일 아이놈은 아직도 아니 일어났느냐.
농촌의 드바쁜 철에 늑장을 부리다가 재 넘어에 있는 그 큰 밭을 언제 다 갈려고 그러느냐..어서어서 일어나서 빨리빨리 부지런히 움직이여야 한다.
봄을 맞이한 농촌의 즐거운 비명이라고 할가? 생동하는 농촌을 보는듯 하다.
종달새는 옛적부터 부지런한 새로 전해 내려온다. 그래서 이른 새벽부터 창공을 날으며 명랑한 노래를 지저귄다.
이 시는 또 농촌의 소치는 아이뿐만 아니라 문하에 선비 100넘어둔 시인이 자기 제자들이 게으르지 말기를 념두에 두고 썼을수도 있다. 글 배우는 놈이 아침부터 일찍 일어 책을 펼쳐야지 그 많은 책을 언제 다 읽겠냐?
우리도 이젠 2010년을 다 보냈는데 거뜬히 아침을 맞는 심정으로 2011년 새해아침부터 일찍 서둘러서 새해의 많은 일들을 벌써 시작함이 옳지 않을가!!
신—네, 벌써 약속된 시간이 다 갑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솟아오르는 새해에 하시는 일, 뜻대로 되시고 만복을 받기를 삼가 빌겠습니다. 림선생님 수고많았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럼 희망찬 새해를 거뜬히 맞는 기분으로 노래한수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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