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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한 거리, 오가는 많은 사람들... 정작 연길은 더러 일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같이 “텅 빈 연변”의 모습은 아니다. 적어도 연길시는 사람 사는듯한 맛이 난다. 서시장에 가나, 동시장에 가나, 백화점에 가나, 서점에 가나...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또 시장에서 파는 채소는 얼마나 싱싱하고 정갈한지 모른다...중국산이 어떻쿵 하는 소리는 저리가라다. 여기 사는 한국사람들은 “허허허” 웃으면서 “우리는 여기서 너무나도 싱싱한 야채를 잘도 먹고 삽니다”라며 입을 모은다. 서시장 매대 안쪽에서는 경쟁하듯 “이 순대 맛있으꾸마, 이거 잡숴봅소”라는 구수한 연변사투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어디 그뿐이랴... 거리에는 놀라울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멋진 고급 승용차들이 다니고 있다. 폭스바겐, 아우디, 스즈끼, 도요다 그리고 현대, 기아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브랜드들이 보란듯이 굴러다니는데 여기가 정말 중국의 자그마한 변강도시-연길이 맞나 의심이 갈 정도다. 거리에 나선 사람들의 옷차림 또한 놀랍다. 한국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촌스런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마다 삐까번쩍, 고급 가죽코트며 밍크코트를 입은 사람들 또한 왜 이리도 많은지...트렌디한 옷차림에 저도 모르게 입이 딱 벌어진다. 이처럼 연길시의 모습은 발전되고 풍족하며 번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모습들이 연길 모습의 다가 아니다. 물론 그동안 연길은 참 많이 발전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부분도 적지 않게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부유해지기는 하였지만 전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에도 물론 부촌 강남과 가난한 판자촌이 함께 있지만, 그에 비해 연길의 빈부차이는 더욱 심각한듯 싶다. 번영한 모습의 중심가의 바로 한길 건너 뒤골목에는 지저분한 빈곤한 모습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부유와 빈곤의 거리가 너무나 멀고도 가깝다. 고급 승용차들 사이로 사람들이 쏜살같이 무단횡단하고, 낡은 자전거와 인력거들이 다니고 있고 그러는 가운데 승용차들은 또 자전거든 사람이든 한치의 양보도 없다. 참 이같은 발전의 불균형성에 안타까운 한숨이 절로 나게 만든다.
“서울”과의 다른점 아직도 참 많다. 연길의 발전은 분명 아직도 수박 겉핡기 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사회의 진정한 발전은 경제기초가 튼튼해야 하는데 연변은 그런 기초가 빈약하다. 수입원천을 보면 금방 알수 있다. 이윤창출을 하는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한편으로는 정부에 세금을 많이 내주어야 한다. 그런데 부부중 한쪽이 외국에 나가면, 한사람은 할 일 없어 마작이나 만지면 허송세월하고 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돈은 이곳에서 소비를 통해 유통이 되기는 하지만, 정부의 직접적인 세금수입래원은 되지 못한다. 따라서 그러한 튼튼한 경제구조가 바탕이 되어 거우어 들인 세금으로 정부가 도시건설을 위해 많은 유익하고 바람직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적어도 현재 연길시는 도로와 교통 및 환경에 더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연길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시내버스와 택시의 거의 대부분은 개인소유다. 이러다보니 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최근에 택시의 요금기기사용 의무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동시에 하는김에 서비스와 청결까지 개선한다면 연길시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크게 제고될 것인바 참 아쉬운 일이다. 연길시의 국장급 이상 고급 관리들이 타고 다니는 차를 단 며칠만 제공을 중단한다면 곧 해결될 일이 아닐까싶다. 현재, 연길시는 대부분 소형버스가 시내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버스자체가 너무 작고 비좁아 사람들이 작은 공간에 엉켜붙어 숨도 제대로 쉴수 없을 정도로 힘든데 버스 주인들은 개인영업이라 터질듯한 상황에도 한명이라도 더 박박 밀어넣으려 한다. 게다가 교통규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뿐더러, 란폭운전은 다반사다. 굽인돌이를 돌때면 서 있는 사람들은 서커스를 하는 기분이 든다. 출퇴근의 기본 도구로서의 시내버스가 이 상태이니 서민들의 출근길은 참으로 불쾌한 일이 되어버린다. 택시를 타도 마찬가지다. 돈 몇원 더 주고라도 빨리, 편하게 가려고 택시를 타면, 타는 순간부터 불쾌함이 다가온다. 때로 찌든 꾀죄죄한 좌석이며, 케케한 담배연기며...그런데다 불친절하고 쉴새없이 통화해대는 기사들...택시문화는 정말 한참 멀었다싶다. 날까지 세워 쪽 다림질한 정갈한 복장과 차림새에, 깍뜻하게 인사를 해주는 서울의 택시기사의 모습을 과연 연길에서는 언제나 볼수 있을까. 어쩌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 일이련만 이런 기대가 과연 지나친걸까. 이런 서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해줘야 할 책임을 지닌 어르신들께서는 시커먼 고급 승용차에 앉아 편히 다니니 그 고통을 어찌 알랴싶지만 진심으로 인민들의 고충을 알아주는 관리가 길이 이름을 남기고 가장 칭송받는 관리임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 소비자들도 서비스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요금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기사나 담배를 피우고 운전중 통화를 길게하는 기사들에게 당당히 중단 요구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끔 보이는 비교적 깨끗한 차량들을 타게되면 “깨끗해서 참 좋다”고 칭찬을 해준다면 그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알고 더욱 청결에 신경을 쓰게 될것이다. 이처럼 서비스의 지리을 높이는데는 소비자와 사용자의 역할 모두가 중요하다.
수많은 새로 지은 건물들도 엉성한 곳 투성이다. 높이 올라간들 무엇하랴...건물의 질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울 정도로 떨어진다. 곳곳에 시공하다만 쓰레기투성이고, 그것들이 도로변에 널려있어 시민들이 다니는데 불편을 주는데도 누구하나 관계하는 이가 없고, 분명 새 건물인데도 곳곳에 유리며 타일이며 구멍이 뚫려있고...시공의 질은 말할나위 없다. 이런 불량품질의 건물들을 보노라면 정말 돈 있어도 연길에 집을 사고픈 생각이 싹 가셔진다. 그런데도 가격은 여타 도시들 못지않게 높은 가격에서 떨어질줄 모르고, 아직도 이런 저품질의 건물들을 곳곳에 짓기만 하니... 참 한심스러운 일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지만, 연길시는 자본유입이 주로 한국을 비롯한 해외자금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디플레이션 그리고 한국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데 따른 여파가 연길에도 심각하게 미칠것이며 앞으로 당분간은 더욱 심각해질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은 아파트를 구매할 능력이 떨어지고 이미 지어놓은 아파트들은 언제나 사람들이 달라나 한화를 들고와서 집을 사주기를 기다린다면 그건 오산일 것이다. 이제 건축시장도 그동안의 무자비한 이윤추구로부터 반성하고 변화할 때가 아닌가싶다. 좀 더 시공의 품질을 높이고, 가격도 연길시의 수입과 소비수준에 적합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내부도 기본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경제적으로 여유치못한 일반시민들이 비싼 인테리어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면 부동산 불경기국면을 어느정도 완화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연길시가 외형만 추구하는 모습이 아닌 내실을 다지는 그런 진정으로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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