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룡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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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오늘 내가 할일은...(손룡호)
2017년 07월 04일 13시 11분  조회:680  추천:0  작성자: 이슬빛
수필

오늘 내가 할일은...

손룡호 

        
     오늘은 일요일, 아들이 인솔하는 연길시중성(众盛)축구팀이 세번째경기를 치르게 된다. 첫경기는 3:2로 이기고 두번째경기는 6:0으로 이겼다. 오늘 맞붙게 되는 팀은 이번 연길시방송텔레비컵축구경기일등자리를 노리는 팀이다. 이번 경기에 8덟개팀이 참가하였으니 한팀이 7번경기를 치르게 된다. 경기는 일요일마다 안배되여 7곱개 일요일이 수요된다. 거의 두달에 가까운 경기일정이다. 경기장은 철남 연길시제2고중인조축구경기장이다. 관중은 별로 없다. 
 
     나는 초중때에 학교축구선수로 활약하였었다. 지금도 나이 60을 넘었지만 연변부덕팀경기라든가 구라파, 세계컵 등 볼만한 경기는 한껨도 빼놓치 않고 다 구경한다. 가만히 앉아보는것이 아니라 보면서 축구흐름에 따라 즉흥적으로 소리도 치고 그랜다. 
 
    아들네 팀이 치르는 첫경기에서 같이 앉아 구경하면서 아들네팀이 잘차면 잘찼다고 못차면 못찼다고 소리쳐서 아들로부터 비평을 받았다.
 
    "아버지 구경할 때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시오. 우리애들을 이래라 저래라 하지말고."
 
    그래서 두번째 경기부터는 따로 건너편 경기공격관람에 좋은 자리를 선택해가지고 혼자서 관람하였다. 나처럼 축구경기참여자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혹 축구장에 와서 구경하고있었다. 해빛아래 우산을 들고앉아 구경하는 처녀애들도 있었다. 보매 축구선수미혼녀들이였다. 관람석의 응원자는 가물에 콩나듯 얼마 안되였다. 
 
      오늘은 날씨가 흐려 있다. 어제 밤에도 번개가 치면서 소낙비가 내렸다. 오전에 비가 있다는 천기예보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샘물병 하나와 우산을 들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다.
 
     축구장에 도착하니 두팀선수들이 바로 입장하고있었다. 나는 공격상황을 잘 볼수있는 위치에 가 앉았다. 
 
     두팀 다 긴장하고있었다. 종성팀은 상대팀에 비해 나이가 젊어보였다. 상대팀의 공격수는 연변오동팀때 인입한 외적선수 쭤라였다. 쭤라는 연변축구를 위해 힘다한 우수한 선수였다. 현재는 조선어, 중국어 다 말할줄 안다. 
 
     전반전은 서로 조심하면서 두팀 다 꼴이 나지 않았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비기 퍼붓기 시작하였다. 쭤라가 중성팀 18메터 바로 금밖에서 푸리끽을 만들어냈다. 그것이 꼴로 이어졌다. 그러자 비는 더 거세차게 쏟아지고 한꼴 내준 팀은 더 악바리처럼 달려들고 꼴 넣은 팀은 뽈이 금밖으로 튕겨나가도 시간을 끄느라고 늘쩡을 부리였다. 시간이 생명이란 소리가 이럴 때 실감났다. 나는 앉아서 구경할수 없었다. 우산을 펼쳐들고 상대의 문뒤에 가 서서 뽈을 주어다가 바쳤다. 아들이 그렇게 중요했다. 아들팀이 그렇게 중요했다. 그랬는데도 한꼴 더 먹고 졌다. 운이 따르지 않는것이다. 나는 운동장에 들어가서 선수들을 위로하였다.
 
     "잘 찼다.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다음엔 꼭 이길것이다."
 
      선수들은 내가 축구팀인솔자의 아버지란것을 알고있는지라 고개숙여 알은체를 하였다. 비는 사정없었다. 누구나 몽땅 젖었다. 아들네팀 응원자들이 앉아서 응원하던 자리에는 먹다남은 샘물병이며 담배꽁초리며가 지저분히 널려있었다.
 
      아들은 선수들을 데리고 사우나로 떠났다. 나는 비에 흠뻑 젖으면서 인조잔디밭에 널린 모든 찌꺼기들을 하나도 허실하지 않고 말끔히 주어서 구석에 비를 맞지 않는 종이함속에 넣었다.
 
      내가 할일은 끝났다. 그제날의 축구선수가 60을 넘어서니 아들이 인솔하는 축구팀축구경기장에 와서는 내가 할일을 찾고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인생은 바로 이런것이다. 젊어서는 뽈을 찾고 늙어서는 응원하고 뽈을 주어오고 쓰레기 줏고...그래도 좋으니 말이다.
 
      다음 경기에도 아마 내가 할일은 있을것이다. 그 일을 내눈으로 찾을수 있고 해낼수 있다는것이 오늘의 긍지가 아닌가 본다.
 
       
      2017.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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