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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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长篇小说 도강은 흐르고 동강도 흘러

도강은 흐르고 동강도 흘러 (4)
2013년 12월 10일 09시 00분  조회:958  추천:0  작성자: 허동식
                                                           4
  리장수교수는 리론으로 실천을 인도한다는 주장을 실제행동에 잘 옮기는 인간임은 틀림없다.시간보내는 재미로만 하는 탁구라고 하였지만 그는《탁구입문》이라는 책과 책에 끼워팔리는 탁구훈련 비디오테프까지 사보았다.그러나 리정의 탁구제자로 된지가 한달을 넘었지만 그의 탁구실력은 아무런 진전도 내보이지 못하고 있었다.그 대신 탁구시합규칙에 대한 리해수준과 탁구운동리론수준은 엄청 높아진듯 하였다.그래서 그는 남들이 잘 알아 듣지도 못하는 백핸드드라이브(反手),그라운드스매시(扣殺),아우트(界外球) 등등의 탁구운동용 외래어들을 줄기차게 뱉어내였다.
   리정은 우쭐렁거리는 고질병을 드러내는 리장수교수가 우스웠다.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남들에게 자기의 학식수준을 내흔드는 책벌레들에게 있어서는 그러한 고질병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진실한 일면일수도 있겠다고 좋게 생각해주었다.그동안 탁구감독과 탁구제자가 많이 익숙해졌으므로 리정은 리장수교수에게 롱담마저도 괜찮게 해낼수가 있었다.
   어느날 밤 탁구를 하던 중이였다.
  “리교수님,근일에 인터넷에 교수들이란 ‘대낮에는 교수인척 하고 밤에는 울부짖는 야수로 된다(晝間敎授,夜間叫兽)’는 말이 들끓던데요!)”  
  “어?”
  “낮에는 교단에서 으르릉으르릉 울부짖고,밤에는 나젊은 녀학생들을 침상우로 꾀이어 올리고!”
   리정은 탁구채로 입을 가리우면서 제멋에 캐득거렸다.남녀지간에는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어줄수도 있는 롱담이였다.그러나 리장수교수는 마치도 리정의 야한 롱담을 기다리고 있은것처럼 사람좋게 허허 웃었다.
  “내가 야수라고? 그렇다면 리정에게 짐승과 관련된 심리측험이나 하나 해볼가?” 
  “어떤 심리측험인데요?” 
  “만일 리정이 도견과 달리기 시합을 한다면 리정은 어떤 시합결과를 요구할것인지? 도견보다 빨리 뛰는것? 도견과 똑같은 속도로 뛰는것? 아니면 도견에게 뒤지는걸? 선택제인데 하나만 선택해보시우.”
  “사람은 당연하게 도견보다는 느리기 마련이지요…”
  “그럼 리정은 개보다는 못해,으허허…” 
  “그럼 도견과 똑같은 속도쯤은 노력해볼게요…”
  “그럼 리정은 개와 똑같지,으허허…”   “그럼 도견보다도 빨리 뛸게요…”
  “그럼 리정은 개보다도 더 개지,으허허…”
  “개똥심리측험”(결혼뒤 남편과 말다툼하다가 리정이 내지른 말)을 통하여 리정은 한번은 개보다도 못한 물건으로,한번은 개로,한번은 개보다도 더 개인 물건으로 되여버린것이였다.심리측험이 끝나자 둘은 배를 끌어안는 폭소를 금할수가 없었다.리정은 탁구채를 내던 지고 탁구장 바닥에 퍼더리고 앉았다.대굴대굴 구을상을 하면서 요란스레 웃었다.리장수교수는 탁구감독이 내버린 탁구채를 주어들었다.그것을 보검처럼 허공에 휘두르면서 리정의 곁에서 징글징글 웃었다.
   “호호호 아아아 호호호…”
   “허허허 으흐흐 허허허…”
  탁구하던 사람들은 모두들 탁구를 멈추었다.그들은 리장수교수와 리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무슨 영문으로 웃는지는 몰랐지만 함께 웃어주었다.그러나 리장수교수와 리정이 너무나도 안하무인식으로 길게 웃어대였으므로 나중에는 아니꼬운 눈길을 던져왔다.
  세상 떠나듯이 웃고나니 둘은 배가죽마저 짜릿짜릿 아팠다.구석에 점잖게 앉아있던 대통령은 무엇이 덩달아서 좋았는지 둘의 사이를 풀꺽풀꺽 뜀각질을 해주었다.
   익숙하지 못하거나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끼리 어떤 사물에서 동일한 느낌을 받았으며 또 그러한 감상을 동일한 수단으로 표현하면 인츰 익숙해지고 친해질수가 있다고 한다.리장수교수의 심리측험을 통하여 얻어진 폭소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였을지도 모른다.둘은 폭소를 끝내고 다방을 찾아가 맥주 한잔을 먹기로 합의하였다.
   리정은 리장수교수가 외톨이라는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밤늦게까지 집에 안들면 사모님한테 욕보지 않을건가고 한술을 떧다.리정의 관심에 리장수교수는 “나는 외톨이야, 자유쾌락주의 외톨이야!”를 노래처럼 길게 뽑아올렸다.리장수교수로서는 밤낮으로 탁구에만 미쳐있는 리정의 꼬락서니를 지켜보고서 그가 가정에 얽매인 녀자가 아닌 독신녀일거라는 판단이 되여있었다.그래서 “집에 둔 보따리는 어쩌고?”하는 관심을 내놓을 필요가 없었다.
   맥주맛이 좋았다.머리가 큰 광주리만큼하고 덩치가 송아지만큼한 대통령이 동석할뿐만 아니라 둘의 몸에서 땀내가 물씬거렸으므로 “동강의 밤물결” 녀주인은 이마살을 찌프렸다. 그러나 리장수교수와 리정이 잘그랑 잘그랑 건배만을 진행하여 장사가 되였는지 나중에는 웃는 얼굴로 변해버렸고 대통령에게도 무슨 뼈다귀까지를 내주는것이였다!
   리장수교수는 맥주 몇잔이 배속에 흘러들자 동강대학 교장이 속삭여주던 귀속말 조언을 아주 잊어버렸다.그래서 그는 도인력사문화연구를 떠들기 시작하였다.그런데 리정은 도인력사문화연구에 흥미를 내보이는 기색이 아니였다.리장수교수는 화제를 바꾸어서 도현8경에 속한다는 도산(桃山)과 도강(桃江)의 그림같은 경치들을 구구하게 말해주었다.풍경이야기는 귀가 열리는지라 리정은 맥주를 꼴깍꼴깍 마시면서 도현에는 무슨 맛좋은 음식이 있는가고 도강에는 산천어라는 물고기가 사는가고 응대해주었다.
   도현8경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리장수교수는 자기의 년간경제수입 리포트를 발표하려는듯이 또 하나의 장광설을 꺼내놓았다.그는 국가급핵심간행물에 학술론문 한편을 발표하면 동강대학에서는 학술론문장려금을 인민페 4-5천원 정도는 내주는데 자기는 년간  6편 발표하기는 힘들고 5편쯤은 가능하며 학술세미나에 참가하여 강연하면 받는 기념품외에도 수입이 어느 정도이고 교수급봉급은 얼마이고 수업보조금(津貼)은 얼마이고 하면서 마치도 세금조사를 받고있는것처럼 자기의 년간경제수입 명세부를 깡그리 드러내는것이였다.
   나는 그날밤 리정이가 수판이나 전자계산기를 지니고있지 않았고 또 리장수교수가 스스로 털어내놓는 년간경제수입에 대하여 주먹으로 따져보는 합계마저도 진행하지 않았다는것은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하여 왔다.가령 그날밤 리정이가 리장수교수가 털어내놓는 년간경제수입에 대하여 합계계산을 은밀히 진행하였고 결혼뒤에 그날밤에 합계된 수자와 남편이 현실에서 안해에게 올려바치는 합계수자 사이에 남편이 즐겨부르는 노래인 “현실과 리상의 머나먼 거리”와 같은 깊은 골짜기가 존재함을 발견하고서 문책같은것을 진행하였다면 리장수교수는 어떻게 대답하였을가? 얼마나 쑥쓰러웠을가?!
   리장수교수가 자기의 년간경제수입에 대하여 고무풍선만들기를 하였다는것은 좋아하는 녀자의 마음을 돈으로 나꾸어보려는 수작으로서 남자의 재미있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해석을 해줄수는 있다.그러나 나는 리장수교수의 떠벌림들이 필경은 그의 앞뒤를 재일줄 모르는 성격부족점의 표현으로서 그것이 동강대학 인사처 궤속에 놓여있는 그의 리력서당안에까지 기록된다면 큰일이 되지않을가는 근심을 해본다.
   리장수교수의 년간경제수입리포트 발표가 끝나자 리정은 리장수교수의 과거에 두번이나 번개불처럼 번뜩이고 바람처럼 사라졌다는 혼인사에 대해서도 알고싶었다.그래서 그는 화제를 그런쪽으로 돌려보았다.그러자 리장수교수는 “그러한 일들은 모두가 잘못된 시간과 잘못된 공간에서 잘못된 사람과 잘못만난 잘못된 과거식이지!”하는 복잡한 말로 간단하게 그쳐버렸다.리정은 관건적인 시각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리장수교수의 얼굴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그의 잘 영그지못한 마늘쪽같은 작은 코가 눈에 띄우자 “코가 작은 남자는 남자물건이 작다.”던 말이 생각히웠다.리정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을 금할수가 없었다.
  세상을 살면 어떤 일은 시작만 있고 끝이 없음을 발견할수가 있다.밤늦게까지 맥주를 마신 일이 있은 뒤로부터였다.둘은 식당출입과 다방출입을 빈번하게만 만들었다.주말이면 리장수교수는 페품장사를 하는 사촌동생이 내버려준 노란 중고차에 리정을 싣고 교외에 있는 토닭집과 물고집까지를 놀러다녔다.그 과정에 리장수교수는 리정의 어떤 료리든지 고추가루와 간장을 쳐먹기를 좋아하는 식습관을 달갑게 따라배웠다.(리장수교수는 지금도 어떤 료리든지 고추가루와 간장을 쳐먹는것은 세상으뜸 식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리정은 전에는 대통령의 전문석이였던 운전석 옆좌석을 아주 독점하게 되였다.대통령은 시작에는 주인의 옆좌석이 아닌 뒤좌석에 올라타야 하는것이 습관되지 않아서 컹컹 짖어보았다.그러나 놈은 필경은 “력사적인 문화적인 가치”를 지닌 명견인 도견의 후손이였으므로 차문이 열리면 뒤좌석에 대뜸 기여오르는 드높은 자각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리정은 출장간다고 하였다.리장수교수는 노란 중고차로 리정을 기차역에 실어다주었다.기차내에서 먹으라고 과일이며 쥬스며를 한보따리 올려주었고 기차가 플래트홈을 빠져나갈 때까지 리정에게 길게길게 손흔들어 주었다.
   리정이 밤차로 돌아오는 날이였다.리장수교수와 대통령은 약속대로 기차역에 마중을 나갔다.기차를 내린 리정은 노란 중고차를 올라타면서 배고픔은 모르겠고 동강의 강변길이나 걸어보고 싶다고 하였다.
   사람 둘과 개 한마리가 나란히 걸어가는 동강의 강변길에는 미풍이 살랑거리였다.쳐다 보는 밤하늘에는 별들이 노랗게 반짝이고 있었다.
   말없이 걷고있던 리장수교수가 걸음을 멈추었다.약간은 주춤거리다가 갑자기 두팔을 벌리고 리정을 꾹 껴안았다.그런데 큰 마음을 먹고 껴안았지만 키가 작아서 리정의 허리를 껴안지 못하고 리정의 큰 엉데이를 껴안고 말았다.리정의 큰 엉뎅이를 껴안은 리장수교수는 곧바로 속삭였다.
  “네가 출장가니 네가 진짜로 보고싶었어,사무치게 그리웠던거야!”
   리장수교수로서는 리정에게 처음으로 해보는 반말이였다.다행이 리정은 반말인지 존말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다만 한마리 포동포동한 페르샤고양이처럼 리장수교수의 품속에 깊게깊게 감겨들고만 싶었다.시간은 두개의 심장이 쿵덕쿵덕 뛰는 소리속만을 흘렀다.시간이 얼마나 흘렀갔을가? 리정은 내리감았던 눈을 살풋이 떠보았다.그런데 맙소사! 난쟁이는 남의 불룩한 젖가슴속에 작은 상고머리를 슬며시 파묻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튿날이였다.리장수교수는 퇴근하면 만나자는 전화를 걸어왔다.리정은 짙은 화장까지 를 마련해서 약속된 곳으로 갔다.그런데 리정을 기다리던 리장수교수는 무슨 감투끈인지 말 한마디 없었고 두툼한 편지봉투 하나를 넘겨주고는 자리를 사라져버렸다! 어리벙벙해진 리정은 나는 추남하고 돈을 꾸어달라고 말한적이 없는데 편지봉투를 던져주는 짓거리는 무엇일가고 의문되였다.
   편지봉투속에는 돈은 들어있지 않았다.리장수교수가 또박또박 적어넣은 련애편지가 들어있었다.련애편지에는 어제밤에 있었던 자기의 경솔함과 망동을 량해해줄것을 바란다는 희망사항이 밝혀져 있었다.희망사항을 이어서는 자기는 얼굴은 도산의 보름달처럼 환하고 흰이를 가쯘히 드러내고 활짝 웃는 모습은 도강의 맑디맑은 물처럼 깨끗한 리정을 무조건 좋아하며,특히는 도산의 쪽빛 하늘처럼 신비스러운 리정의 정신세계를 죽게도 사랑한다는 내용이 씌여져 있었다.죽게도 사랑한다는 뒤에는 험난한 인생길을 손벽을 짝짝 마주치며 동행해줄수가 없겠는가는 시문 비슷한 구절까지 적혀져 있었다.그 대목까지 읽어내려간 리정의 얼굴은 피여난 꽃이였지만 두눈에서는 닭똥같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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