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张学奎文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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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입은 실험실이다
2014년 09월 01일 06시 38분  조회:906  추천:0  작성자: 비전


수필
 
우리 입은 실험실이다

장학규

 


신문을 배우고 꾸리면서 귀에 못 박히도록 들은 말이 있다
개가 사람 무는것은 뉴스가 아니다. 왜냐하면 개는 사람을 물게끔 생리적으로 만들어져있다. 그러나 사람이 개를 물면 그건 곧바로 뉴스가 된다. 
희한한 일, 비 정상적인 일, 반서유적인 일 뭐 두루 그런게 오히려 세인의 관심을 받는다는 말인거 같다.
하긴 그럴듯도 하다.
그렇지만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라는게 없는것처럼 백수년 묵은 화제를 끝없이 곱씹는것 역시 뉴스감은 아닌거 같다. 뉴스의 정의를 왜, 무엇때문에, 어째서 그 하나의 현상으로만 해석하고 귀결시키려고 하는가?
일전에도 그렇고 그런 어르신이 역시 그렇고 그런 뉴스의 케케 묵은 함의를 뉴스진물이 다 빠진줄도 모르고 장황하게 설명하여 기진맥진한 적이 있었다. 사람이 좀 나이 들면 세상 변화란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페쇄적이 되는가 보다.
요즘도 그런 사람들을 간혹 만나게 되여 머리가 아프다.
가끔 인간들 모인 장소에 나가면 음식안정성문제가 화제에 자주 오른다. 얼굴 나타내기를 좋아하고 스스로 좀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어디서 얻어들은 케케묵은 뉴스를 금방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인양 포장해서 떠들기를 좋아한다. 목에 핏대를 세우고 하는 소리를 들어보면 어떤어떤 음식은 이렇구 저래서 절대 먹을수 없다는 감탄들이였다.
음식이란 원래 먹는 물건이니 무엇을 먹을수 있냐를 묻는건 유치하니까 못 먹는걸 꼽아보자는 그런 제의이다. 역시 어느 시대 어느 장소나 내노라 배 내미는 사람은 모두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요즘 세월에는 정말이지 도대체 무엇을 먹을수 있냐를 알아내는게 오히려 큰 관심거리라는 걸 그런 사람들이 알수 있을가?
다른 사람은 잘 모르지만 내가 먹거리 안전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것은 아무래도 분유에 멜리민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폭로되여서부터이다. 전 중국을 발칵 뒤집었던 사건이였다. 그때 늦둥이 딸애가 아장아장 걸으면서 분유를 즐겨 먹던 시기였다. 등어리에 식은땀이 흘렀다. 다행이 정부가 발표한 블랙리스트에는 우리애가 먹던 분유브랜드가 포함되지 않았다. 간신히 가슴을 어루쓸고 그뒤로 다시는 애한테 우유를 먹이지 않았다. 성장기 어린애한테는 참 불공평하고 억울한 일이였지만 도무지 계속 먹일 자신이 없었다. 애를 뭐 큰 머리 만들어서 병원에 들여보낼 리유가 별도로 있는것도 아니잖은가?!
물론 그 전에도 먹거리로 장난 쓴다는 말은 귀동냥으로 더러 들었었다. 이를테면 두부를 더 보지 좋게 하느라고 서슬을 정량보다 더 친다던가 고추가루에 밀가루를 섞는다던가 하는 소문들이였다. 그래도 사람이 죽어나갔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지금은 전혀 그게 아니다. 고추가루에 밀가루대신 벽돌가루를 섞어넣는 세상이다. 가축에게 먹이는 사료소금이나 공업용 소금이 조리용으로 둔갑한다.
우리가 무엇을 먹을수 있을가 한번 찾아보자.
쌀? 카드뮴 쌀이 대박이다.
기름? 시궁창 기름이 대세이다.
고추? 호르몬 고추가 유행이다.
오이? 밀랍 오이가 소문났다.
포름알데히드 배추도 꽤나 유명하다.
디디브이피를 사용한 생강이 널리 알려졌다.
버섯에 유황 또는 황산동이 들어있다.
두렁허리에 피임약을 먹여서 풍만감을 고양시켰다.
인조계란의 노란자위는 공처럼 탄력성이 강하다.
돼지고기에는 클렌뷰터롤을 가미한다.
소세지를 임파선 돼지고기로 만든다는건 이미 비밀이 아니다.
도무지 재래시장 물건이란게 그저 살인도구같아 무섭다. 그러면 슈퍼 물건을 구입하면 안전하겠지. 천만에. 2011년 8월 W마트에서 가짜 녹색 돼지고기를 판매해 공상국에 의해 처벌을 받았고 2012년 1월 문제갈비의 증서를 위조해 판매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2011년 11월 C사가 요구르트에 독성이 강한 살충제를 사용해 해당 요구르트를 마신 소비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2년 4월 염소 표준 함량을 초과한 유명 탄산음료가 시장에서 유통된 사실이 보도되였다. 2012년 4월에는 CCTV-2에 의해 변질되고 썩은 호두, 캔디드 등이 대형마트 C사와 W사에서 판매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가서 해놓은걸 먹는 경우는 더욱 지옥이다. 꼬치는 쥐고기로도 만든다. 인조 돼지귀가 화제를 모으는 와중에 페기 동물내장, 썩은 두부튀김, 수단홍이 든 훠궈 등이 자기도 뉴스감이라고 앞다투어 나선다. 햄은 클렌뷰터롤을 먹인 돼지고기로 만들고 요구르트, 과일젤리, 캔디 등에는 발암물질 크롬이 든 젤라틴이 함유되여있다. 수단홍은 색을 올리는데 사용되면서 오리알, 고기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살충제인 디디브이피는 모든 농작물에 사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다닐때 난 화학과가 가장 싫었다. 이산화탄소요 나트륨이요 하는게 딱 난해한 우주의 부호같아서 알아듣기 어려웠다. 그런데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서 화학 명사들이 아주 쉽게 기억되기 시작했다. 무슨 포르말린이요 플라스티사이저요 카드뮴이요 암튼 그렇고 그런것들이 어디에 어떻게 들어있다는것을 바로 말할수 있는것은 아무래도 우리 입이 화학 실험실이 되여지면서다. 
사람들이 수만년 먹어온 물건들을 두고 이제 와서 도대체 어느것을 먹을수 있냐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오늘의 현실이 감사하다고 해야 할가! 먹어야 살수 있는 인간에게 무엇을 먹을수 있냐가 뉴스로 부상했다면 좋은 일로 치부해야 할가!
아무튼 오래 살고 볼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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