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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샘물은 갈한 목을 제때에 추겨준다
스케치로 그려보는 인간 장학규와 작가 장학규의 생활 몬타쥬
허인
요즘 신문, 잡지를 펼쳐들면 심심찮게 장학규선생의 수필을 접하게 된다. 거의 십오륙년간의 잠수끝에 목표물들을 거의 한방에 명중시키듯이 쾅쾅 터치우는 그 위력은 가히 장관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잠간 우리 함께 장학규선생의 인생경력인 그의 직업을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료녕조선문보 신문사 기자, 흑룡강성조선민족출판사 문예담당편집, 항주국제려행사 가이드, 현재 다시금 흑룡강신문사 청도지사 책임편집 및 책임기자, 그의 말대로 하면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제격인듯 싶다. 지난 1980년대중엽부터 1990년대중엽까지 흑룡강신문, <<은하수>>잡지, <<송화강>>잡지를 펼쳐들면 거의 매기마다 장학규선생의 소설, 수필 평론을 발견할수가 있다. 그만큼 그는 글재주가 뛰여나 이런 저런 문학상도 적잖게 수상한줄로 알고 있다. 왜소한 체구와는 달리 애주가인 그는 성격이 또한 대못같아서 휘거나 부러지는것이 아니라 끝까지 파고들어 어쩌면 웃어르신들을 조금 귀찮게 하는 그런 고약한 버릇도 있는듯 하다.
에피소드로 그가 XX신문사에 있을때 총편이 쓴 톱기사를 무슨 연유에서였던지 새까맣게 연필로 도배해가면서 어휘사용에서의 부적절함, 문장구성에서의 여러가지 착오점, 그리고 바다의 밀물과 썰물현상을 상세히 분석해놓아 결국 그 위대(胃大的)한 총편님은 밀물과 썰물조차 구별 못하는 한심한 총편으로 락인 찍혔던적이 있었던것 같다. 평소 다소 꼬장꼬장하고 거짓말을 전혀 못하는 학규형이지만 술 한잔 들어가면 또한 호인이 되기도 한다. 인생에 15년이 몇이나 되랴? 세월 이기는 장사가 없다고 요즘 머리까지 허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은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명언이 떠올라 <<학규형, 수고했소. >>라는 따뜻한 인사말 한마디라도 먼저 건네고서 평론을 시작하려 한다
일찍 벤은 <<예술로써의 시나 수필에서 사건의 경과, 즉 자기성찰이나 내적 독백들은 파편적인 암시 문장으로 서술되여 한다.
그러한 진행은 태여나서 죽기까지의 시간적 순서인것이 아니라 그 역순의 길을 가기도 한다. 왜냐하면 마치 어떤 의사의 랭철한 처방에 출혈과 반흔을 말끔히 치유할수 있듯이 그렇게 랭정한 사실적 진술을 관통하는것은 곧 떨림뿐이다
>>고 말한적이 있다. 떨림이란 곧 전률이기도 하며 작품에서는 공명감을 일컬으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에 보내온 장학규선생의 <<인생 그게 별거 아니야>>,<<사람은 가까이 하지 않는다>>, <<인성을 석방하라>>를 곰곰히 살펴보면 바로 그러한 암시가 있고 떨림도 있으며 반드시 깊숙히 사고하고 사색하여야만 하는 인간본능을 주저없이 흔들어 일깨워주려고 하는 진실과 섭리, 자연순리주의가 항상 그 중심에 튼튼히 자리를 잡고 있어 서민적인 천착과 함께 더욱 큰 애착이 가는듯 하기도 하다. <<세상이 참 좋아진거 같다. 아마 한 3ㅇ년전에 이런 제목의 글을 썼다면 퇴페적인 문인이라는 딱지가 바로 붙었을것이다>>로 태릭터를 시작한 <<인생 그게 별거 아니야>>에서는 <<년장자>>로서의 아키데믹한 력설만이 아니라 스릴 있고 진부하게 살아온 자신의 두툼한 경험과 삶의 법칙을 딸애와의 자연스럽고 컬러풀한 소통으로 딱딱하거나 거부적인것이 아니라 다정다감하게 이야기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 <<물론 인간은 윤리도덕이 반드시 필요하고 정확한 인생관도 갖추어야 한다
꼭 옳다가 아니면 아니다로 해석해야 하는 양극의 가치속에서 인간은 수천년을 살아왔고 또 그만큼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만것이다. 나는 중간 가치를 신봉하는 사람이다. 나 역시 쉽지않게 한번 왔다 가는 인생을 함부로 굴릴 생각은 없다>>에서 찾아 볼수 있는것은 홍익인간이며 또한 인문정신의 력점이기도 하다. 어쩌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을 자연섭리 그대로만 무탈하게 잘 살아주었으면 하는 아버지의 착실한 바램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음ㅡ
<<인성을 석방하라>>의 경우 여직 식지 않는 한류ㅡ 한국 드라마현상을 두고 비교의 메스를 인성에 과감히 들이대여 선과 악의 본질적인 구별을 인간 모두의 중성적인 면에서 그 해법을 찾으려 한것 같으며 그 실례로 <<력사는 그러한 고루한 관념에 의해 편집광적으로 기록되여 왔다. 마치 위대한 사람은 마음속으로라도 나쁜 생각을 전혀 안하는듯, 간악한 사람은 선한 생각을 할념을 하지않는다는듯 그렇게 절대적으로 량분하여 후세에 전해 왔다.>>로 어쩌면 자연스럽게 너무나도 어색한 몬따쥬나 슈제트 앞에 오래된 찰떡처럼 꿋꿋하게 말라 비틀어진 인생에 빵점조차 주기 싫지만 때만 되면 이런 저런 리유를 만들어 스스로 똑똑한척 도고한척 해야 하는ㅡ 그래서 <<우리는 온통 오점 투성이로 인정이 된 사람이 스스로 잘 났다고 아득바득 우기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
글쟁이인 경우 더 심하다..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설파하기 위해 수두룩한 리유와 구실을 만들어 낸다
>> 로 자기 합리주의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인생은 무대일수도 있지만 삶은 결코 련습도 없이 진솔하게 살아가야 하는 생존법칙과 인생진리>>를 누구에게서나 제일 가까운 인성을 통하여 가차없이 자기성찰하도록 비판의 메스를 한번 또 한번 침착하게 들이대고 있는것 같다.
스페인 사람 R고메스 데라 세르나는 1943년 평론집 <<이스모스>>를 집필하면서 입수할수 있었던 모든 현대적인 경향들을 주의에 따라 분류, 집합시킨적이 있다. 필자의 경우 장학규선생의 이런 모멘트식 중점발언을 방법주의에 의한 새로운 고찰이라고 말하고 싶다 . 인간해부학적으로 그 인간의 렬근성과 한심한 리기주의적인 행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척도는 <<사람은 가까이 하지 않는다>>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강아지는 가까이 두되 사람은 되도록 좀 멀리 떨어져야 한다...하긴 사람을 강아지와 같은 위치에 놓고 비교한게 참 미안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여기까지다.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에서 볼수 있는것 역시 자기중심과 끝없이 팽배해가는 그 징글한 리기심에 대한 철저한 투시를 작자는 목표로 한다. <<괜스레 또 동물 하나를 끌어들여 기분 잡치지만 양이라는 동물은 더울때일수록 한데 엉켜 붙기 좋아한다.상대방의 그늘밑에서 몸을 식히기 위해서다
사람의 경우도 비슷하지 않을가?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것은 나에게 그늘이 있어서가 아닐가 의심해볼만 하다
>>에서 살펴 볼수 있는것은 비교적인 상사점(像似点)을 렬거해가면서 인성이나 감성을 벗어내치면 인간 역시 개나 소나 양, 동물과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비교, 력설, 독백, 공간 메우기, 등등 직감적인 <<방법론>>으로 풍자와 해학의 령역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듯 하다.
이외에도 <<나약함은 선이다>>, <<프레임의 착시>>, <<연장된 아버지>> 등등은 필자로서는 오랜간만에 읽어보는 수필다운 수필, 즉 정갈한 샘물에 갈한 목을 추겨가듯이 속이 개운해지는듯한 느낌이 들며 특히 수필 <<직설과 독설>>은 김학철 사망이래 필자로서는 처음으로 읽어보는 잡문형식의 패러독스로 최고의 점수를 주고싶다. 장학규선생의 허다한 수필은 언제나 생활속의 진실한 면을 소재로 철리적인 인습과 사색을 곁들여 놓아 읽고 나면 몇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듯이 속이 개운해나면서도 또한 알짜지끈하여 누구나 자신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는것 같다. 또한 누구 하나 감히 흉내조차 낼수가 없는 방법론중의 하나인 직유와 은유ㅡ패러독스ㅡ독설이 일품이기도 하며 그로 인하여 긴장감을 조성해가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긴장감을 완화시켜가면서 타협을 평행으로 이루어놓아 성숙해가는 딸애를 부성애로 흐뭇하게 바라보는 그러한 여유도 가끔 느껴지기도 하여 투철하고 명랑한 프로의 솜씨 아직 조금도 녹슬지 않았구나 하는 강렬한 느낌을 주기도 있다.
또 어딘가에는 아직도 꼬장꼬장한 그젯날 성격이 불쑥불쑥 느껴지기도 하여 친근감이 들기도 하며 워이씬에서 번마다 멧시지를 주고 받을때면 어김없이 <<나 이자 금방 술에서 깼다
>>라는 뒤늦은 회답에 <<이 량반 술 한잔 배속에 털어넣어야 문장이 일품이 되는구나
>> 이제는 까마아득한 기억에 혼자 슬며시 기분좋게 웃었던 일도 한두번이 아니다. 장학규선생의 수필의 경우 최대의 장점은 첫째도 개성이고 둘째도 개성이며 셋째도 개성이다.. 이런 개성은 작품에서 작자의 카리스마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무튼 십여년만에 다시 시작한 문학인만큼 새로운 한해 장학규형이 더욱 알찬 수확이 있기를 기원해본다. 학규형 화이팅 ㅡ
2014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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