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张学奎文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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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풍선과 성냥갑
2017년 08월 03일 15시 44분  조회:607  추천:1  작성자: 장학규
수필
고무풍선과 성냥갑
장학규

 
 
주말이 되어 집이라고 찾아들어가니 아들 남이가 애비를 그 무슨 돈 퍼내는 기계로 본 듯 고무풍선을 사내라고 대번에 졸라댔다. 한주일 못본 그리움보다는 물건 욕심이 더 심했던 모양이다. 조금은 서운했다고 할가. 단통 오라지 않으면 학교에 갈 사내애가 고무풍선을 놀아서는 안된다고 호통을 쳤는데 못난 애비의 옹고집을 닮아서인지 한사코 떼질썼다. 그래서 별 수 없이 거리에 나가 큼직한 걸로 골라 사주었더니 이눔의 개구쟁이가 줄을 쥐고 노는 것만으로 만족되지 않았던지 그만 줄을 활 놓아버린것이었다. 중국인의 익살을 그대로 빈다면 자세는 고운데 행동이 미웠다고나 할가. 고무풍선은 생각밖에 자유를 얻어서 두둥실 하늘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남이는 애가 나서 발을 동동 굴러댔다.
 
“아버지, 저거…”
“임마, 저거 할 때는 이미 늦었어.”
 
작은 내 키가 남이에게는 하늘 높이만큼 커 보였던지 바삐 붙잡아달라는 요청이었으나 나로서는 심드렁한 대꾸밖에 할 수 없었다.그러니까 이 놈이 체념을 했던지 불시에 엉뚱한 질문을 해왔다.
 
"아버지,저거 계속 하늘로 올라가나?"
"그럼.고무풍선은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공기의 부력을 받아 하늘로 떠오른단다.그렇게 세상을 두루 구경하다가 더 오르지 못할 때 기압에 의해 빵하고 터지는 것이지."
 
철부지 어린애가 알아 듣지도 못할 말을 주절주절 지껄이다가 느닷없이 저절로 이마를 탁 쳤다.말하자면 영감이란 것이 떠오른 것이다.
 
어쩐지 우리 민족 개개인이 고무풍선이고 우리 민족 사회 전체가 고무풍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여느 민족보다 격변기에 강한 민감성과 적응력을 보여주며 왁자하게 일어선 것이 바로 우리니깐.짠지 장사로 부터 시작하여 음식업,유흥업을 거쳐 연해도시 진출,출국붐에 까지 이른 것이다.수풀처럼 일어선 이 민족의 총명과 담량 그리고 에누리 없는 실천성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나가자,어디로든지 나가자."
누구라 없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하고 있다.그래서 민족의 본거지였던 농촌이 텅텅 비게 되었고 따라서 도시 인구는 급장성을 보여 주게 되었다.사람마다 출국을 논하고 누구나 돈 벌이를 운운한다.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한국은 물론 러씨아,일본,미국,독일이 어쩌고 저쩌고 안 가본 곳이 없다.아주 멋스러운 풍경이다.높이 서야 멀리 내다 볼수 있다는 견지에서 보면 그야말로 기껍고도 흥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옛 시구에도 이르기를 "천리밖을 보려거든 한 계단 더 올라야 하리." 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와는 달리 한족 사람들은 비교적 봉페적인 삶을 살고 있다.특히 중원지방의 한족들은 현성에도 아니 가볼 정도로 움츠린 생을 영위하고 있다.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돈은 어림 짐작으로 절대 알아 맞힐 수 없다.) 돈이 아까와서이다.그들 역시 "경제 제일"을 외치는 우수한 민족이지만 구두쇠처럼 아끼고 절약해야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원시적인 철학을 극단에로 이끌어간 사람들이다.돈이 든다고 계집애는 초중에도 보내지 않고 돈이 아깝다고 하루 세끼 찐빵에 파밖에 먹지 않으며 유람이나 사회경험을 목적으로 한 소비 같은 것은 종래로 할념을 않는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는 1200여명의 여직원이 있었는데 고등학교이상 학력을 가진 직원은 겨우 20여명,나머지 태반은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소위 "두 뇌가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한 " 유형에 속했다.엎어지면 코 닿을 시내에 3,4년이나 가보지 못했다고 자랑(?)하는 직원이 얼마나 많은지 막 하품이 나갔다.그러한 그들이었기에 찐빵을 싸들고 와서 하루에 15-16시간 일해도 봉금은 200여원밖에 받을 수 없었다.그래도 그들은 만족이었다.어쩌면 만족하지 않을 수 없겠지.그들을 보면서 나는 자주 옛날에 쓰던 "우마와 같은 생활을 한다."는 비유가 떠오르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용케 모은 돈으로 그들은 손바닥만하게 칸칸을 막은 벽돌기와집을 짓고 또 담장을 두른다.바깥 세상을 전혀 모르고 사는 그들의 삶을 성냥갑에 비길만 하다.진시황이 장성을 쌓았고 주원장이 "돼지는 가두어서 키운다.(猪为圈)"는 담장문화를 발명했지만 기실 알고 보면 그렇게 견고한 것도 못된다.손으로 움켜쥐면 바스라지는 그 성냥갑 같은 테두리를 중원인들은 아직까지 그냥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고무풍선처럼 붕 떠오른 것이다.우리에게 테두리가 원체 없었던 원인인지 모른다.그리고 떠돌이 민족의 피가 계속 이어진 까닭이 아닐가 싶기도 하다.여하튼 우리는 시대의 앞장에서 신나게 달리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번쯤 가슴에 손을 얹고 돌이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이를테면 나의 철부지 아들 남이처럼 고무풍선의 줄을 놓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말이다.세상을 바로 알고 두루 멋진 인생을 개척하자면 고무풍선처럼 올리 뜰줄도 알아야 하겠지만 줄을 잘 조절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박하고 중요하다.자칫 놓치면 나중에 터지고 말 것이니깐.
 
발써 이런 실례가 우리한테는 수두룩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느 분은 장사에 출국에 해서 50여만원을 벌었으나 3년만에 남김없이 깨끗이 불어먹고 적자까지 생겨났단다.돈이 있노라고 넓은 아빠트를 사서 굉장하게 장식해놓고 날마다 술추럼에 가라 ok 출입을 하다보니까 어느새 돈이 미꾸라지처럼 달아났다는 것이다.그래서 무슨 일이든 벌리겠다고 집을 저당잡히고 여기저기서 꾸어서 시작한 것이 준비 부족으로 실패,집을 빼앗기고 바깥에 나앉게 되었다.몸이 불편하신 노모가 아빠트 출입문을 부여잡고 비감의 눈물을 줄줄 흘릴 때 5척 사내의 가슴은 말그대로 터질듯 했다고 한다.그러나 그것은 뒤늦은 후회,인생을 훼멸에로 이끌어나간 비극이었다.

부모가 한국에 간 어느 후레자식은 돈 자랑을 하느라고 자가용을 사서 하는 일 없이 온동네를 쏘다니고 땔 것, 쓸 것 할 것없이 이웃의 한족사람에게 삯을 주며 사들인다. 손군을 거느리는 할머니가 보다 못해 문밖까지 실어온 나무라도 저절로 들어놓으라고 호통하니 한다는 대답이
"까짓거 되넘에게 10원만 주면 다 해결되겠는데..."였다.
10원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빈들빈들 자기는 놀면서 허황한 돈을 쓰는 그 행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오죽했으면 그 돈을 번 한족 사람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겠는가.
"당신네 조선족 청년들은 점점 망태기오!"
 
우리가 연해지구에서 또는 외국에서 벌어온 돈이 지금 야금야금 타민족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이런 생활 태도로 살아간다면 그들을 부려 먹은 10배의 후과를 우리가 당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민족의 중국 이민 백년사가 이 점을 충분히 증명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전세대들의 역사를 답습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래서 노파심으로 하는 말이지만 고무풍선이 되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좋은 일이지만 꼭 줄을 잊지 말고 잘 틀어쥐어야 하는 것이다.

줄의 역할이 관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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