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글을 쓸수 있어 인생은 살맛이 난다
네번째 단행본 "연장된 아빠"에 부쳐
글 많이 썼네요 이런 칭찬 아닌 칭찬을 나는 많이 듣는다. 그런데 세상에 버젓하게 내놓을만한 작품이 없는것도 사실이다.
2003년에 첫 수필집을 출간하고 꼬박 14년만에 이 수필집을 묶었다. 글인생 30여년치고는 참 미안할 일이다. 다작이라고 말하기엔 더욱 많이 부끄러운 현실이다.
솔직히 나는 글을 량으로 쓰는 타입이 못된다. 여느 친구들은 필만 들면 술술 글이 잘도 나오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가슴에 딱 맞혀올때가 아니면 거의 필을 대지 못한다.
물론 나는 굳이 글쓰기 위해서 글을 쓰는건 장난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수사가 화려하고 론리가 정연하고 문장이 매끈할지라도 결국 가슴을 시원하게 후벼주는 짜릿한 맛이 없으면 그저 소일거리에 불과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런 리유로 나는 락서하듯 글을 마구 뽑아내는 행위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10년을 거의 글 한편 쓰지 못한것에 대한 변명이나 방패는 절대 아니다. 나 스스로도 왜 쓰지 못했을가고 자주 반문한다. 물론 핑계는 더러 있었을거 같다. 먹고 살기니즘에 빠져서 시간이 없었다 또는 인생에 절망했다 뭐 그런 식의 리유를 댈만도 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글은 그런 경우에 나오는게 참글이 아닐가싶다. 글쟁이는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이 필요하고 피가 뜨겁게 끓어올라야 할것이다. 인간의 아픔을 아파하고 세상의 부조리와 다툴수 있어야 할것이다. 서늘한 구석에 올방자 틀고 앉아 지호자야를 주절대며 도고한체 청고한체 하는건 못난 문인의 짓거리임에 분명하다.
결국 나도 참문인은 아니였던거 같다. 남을 손가락질하기에 앞서 우선 자신부터 돌아봐야 할 시점이 분명하다. 뛰여난 명작은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내 가슴에 잉태되고 응어리지고 그래서 옆사람들에게 일깨움이 되고 참고가 되는 그런 글이라도 더러 썼어야 했다는 자책감은 항상 따라다니기는 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것은 문학은 평생의 직업이란것이다. 퇴직시기란것이 따로 없이 눈이 꺼벅 닫혀지는 순간까지 할수 있는 일이 문학이다.
내 나이 이제 50대 초반이다. 아직 글 쓸 시간이 꽤나 남아있는거 같다. 그래서 여직 못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완성할수 있다는 생각이다.
글을 쓸수 있어 고맙고 글이 있어 인생은 그나마 살맛이 난다.
2017년 2월
청도 자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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