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실화련재]
“페스카마”호 사건
김혁
프롤로그:
근년 들어 배가 화두다.만경창파를 누벼야할 배가 어쩌구려 사람들의 눈물 속에 스미고,가슴패기를 짓누르고 있다.요즘처럼 배가 사람들에게 회자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우선 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노아의 방주”를 찾으러 떠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향항과 토이기 인들로 구성 된“아라랏산”노아방주 탐사팀은 토이기 동쪽 해발4000미터의 아라랏산에서 발견한 거대한 목조 구조물에 대해 찍은 영상물을 공개, "7000-10000BC의 유물이라는 것이 증명된 상태"라고 밝히면서, “발견된 구조물이‘노아의 방주’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4~6명 정도의 원정대를 꾸려 탐사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사상 최대의 해난 사고로 기록된 초호화 유람선“타이타닉호”를 복제하고 있어 화제다.중국 사천의“칠성” 에너지투자그룹이10억원을 투자해 타이타닉 호를 복제하고 있다고 한다. .
무엇보다 수년 내내 눈물 위로 떠다니는 배는“세월호”일 것이다.
3년전,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침몰, 300여명의 애닯은 청춘을 수장(水葬)시킨 비정의“세월호”.그 미수습자 신원의 발견과 확인에 온 세간의 젖은 눈길이 오늘도 모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바다에서 일어난 해난사고들 중 두 번째로 많은 사상자를 낸 사고에 조선족 한금희(녀, 37)씨와 리도남(남, 38)씨도 조난당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동질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게시판에 세월호 중국인 사망자를 비하하는 글을 올린 혐의(형법상 모욕)로 권모(당시27세·무직)씨가 불구속 입건되는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다.
권씨는 인터넷 한 사이트의 게시판에“실종자 중 조선족2마리가 있다는데, XX버리고 학생들이 살아났으면 좋겠다”란 글을 올려 중국인 실종자를 모욕한 혐의로 입건되였다.
지난해6월에는 인도양 세이셀 군도 인근에서 조업중이던 한국 부산 광동해운 소속 원양어선“광현803호”에서30대의 윁남 선원등2명이 한국인 선장 양모씨와 기관장 강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건 직후 윁남 가해 선원들은 흉기를 들고,배에 숨어 있다가 수색에 나선 항해사 리모씨에게 발견됐고 다른 선원들에 의해 감금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됐다.
또한 배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이 막을 올려 화제다.
선상 반란 사건“페스카마호” 실화를 담은 문제작 연극“페스카마-고기잡이 배”가 무대에 올랐다.
연극“페스카마-고기잡이 배”는1996년8월 남태평양에서 조업중이던 원양어선 페스카마15호에서 일어난 선상(船上)반란 사건을 다룬다.
중국 조선족들이 일으킨 선상 사건에서 한국인 선원을 비롯해 조선족,인도 네시아 선원 등11명이 숨졌다.
연극은 비극적인 사건을 재구성하면서“인간의 권리”에 대한 많은 담론과 정서를 만들어 내는 한편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몸부림쳤던 조선족 선원들의 비극을 보여준다.
한국과 중국조선족 모두를 경악케 했고 가슴아프게 했던 이 사건은 이데올로기의 장벽에 불협화음으로 얼룩졌던 지난90년대 중기를 다시 무대우에 소환한다.
20년전 한척의 배 위에서 벌어진 연극과도 같은 이야기는 력사와 세월의“만경창파”에서 한국과 민족적 동질성을 가졌던 이민자의 후예들이 만나는 과정을 서로 잘못 풀었던 시대적“침몰”을 소급해 보여준다.
“세월호” 조선족 사망자를 비하하는 글을 올린 사례에서도 보다싶이 조선족에 대한 몰리해,비하와 질시는 지금도 한국사회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비일비재한 편견과 악폐이다.
또한 조선족도 단순한 부에 대한 열망으로 가족과 고향을 버리고 나선 일그러진“코리안 드림”의 허허실상에 대해 심각한 반추와 검토가 재다시 수요된다.
이렇게 서로의 소통과 화합의 장을 모색하지 않는 한,페스카마호처럼“어사망파”의 침몰선이 또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장하는 수가 없다.
본 실화는 검찰에서의 범인들의 진술 조서와 재판 기록, 사건 담당을 맡았던 중국 측 변호사 조봉의 사건경위에 대한 조사자료 그리고 페스카마호에 승선했던 한국인 선원과 중국인 선원들의 증언과 당시의 뉴스보도 등을 토대로 한반도와 중국대륙을 놀래웠던 미증유의 사건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재구성하고자 한다.
진실한 사건과 고증을 바탕으로 했지만,서술의 편리를 위해 픽션적인 요소를 도입했음을 서두에서 특히 밝힌다.
다시 한번 그 아픈 상처를 건드리며 동포사회의 참극을 반추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고해성사처럼 다시 한번 그 상처자욱을 들여다 봐야 한다.
이 사건이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의100여년 정착사에서 그 선례를 찾아볼 수 없고 한국과의 관계사에서 있을 수 없는 끔찍한 비극이기 때문이다.
중한수교25주년을 맞은 시점에서,이로부터 한국과 조선족이 모두 교훈을 얻고,상처를 리성으로 치유하는 예시로 이 사건을 상처딱지처럼 가슴에 품고 다시 그 악몽의 배“페스카마호”에 무겁게 오른다.
전 편:악몽을 실은 배
대통령 취임식 그리고 어떤 연극
2017년5월10일.
그동안 전 대통령 탄핵과 새 대통령 보궐선거로 숨가삐 달려 온 한국은 혼란과 희비의 도가니 속에서 새로운 하루를 맞이 했다.
이날은 한국의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날이였다.
바로 전날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였기 때문에,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대통령직에 오르게 되었다.
정오,대통령 취임식은 규모를 대폭 축소한 약식으로 거행,한국국회의사당 내부 로텐더홀에서5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약20여분간 진행되였다.
이날 습근평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 축전을 보내 당선을 축하했다.
습근평 주석은“한국과 중국은 중요한 이웃이다.협력을 강화하고 량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중국은 준비가 되여 있다.두 나라 민족이 더 나아지도록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축전을 보냈다.
저녁“젊음의 거리”인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3관에서는 새로운 연극이 막을 열고 있었다.
대통령의 취임날,또 전임 정부에서“블랙리스트”로 위축과 상처를 받았던 연극계에서 발빠르게 무대에 올린 연극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예술극장 홀에 사람 키 높이의 연극포스터가 세워져 있었다.
료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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