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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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위기의 가정 구하기 댓글:  조회:4112  추천:2  2011-11-25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은(2010년) OECD국가 중 이혼율 1위가 한국이다. 국내의 혼인건수는 32만 6100건 이혼건수는 11만 6900건으로서 혼인 대 이혼비율은 35.8%에 달하고 있으며 5년전에 비해 무려 40.2%나 증가  한 수치이다.   결혼 8년차에 접어든 어느 남편의 편지를 읽어보며 가정 붕괴의 해법을 찾아보자.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든 남자입니다. 한 3년 전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아내 입에서 이혼하자는 이야기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일로 지쳐 있던 때라 맞받아쳤고요. 순식간에 각방 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하루는 퇴근길에 어떤 과일 파는 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다 사서 집으로 들어왔답니다. 그리고 주방 탁자 위에 올려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갔다 나오는데 아내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 개를 까먹더니 “귤이 참 맛있네”라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탁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내는 결혼 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하고 결혼 후 8년 동안 내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 간 적이 없다는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 순간 뭔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 길가다가 아내는 귤좌판상이 보이면 꼭 천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적해져서 내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갈대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던 내가 아내에게는 8년간이나 몇 백원 안하는 귤 한개 사주지 못했다니 마음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 되었다는 걸 알았죠. 아이문제와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 한 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뒤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 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습니다.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며칠 전 아내 말대로 정말 맛있더군요. 그리고 살짝 주방 탁자에 올려놓았죠. 마침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 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이 귤 어디서 샀어요?”   “응. 전철 입구 근처 좌판에서”   “귤이 참 맛있네”   몇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도 몇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아이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 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 모습과 비교하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 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 좋아진 후로는 아침을 해준 적이 없느데.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붙잡더군요. 한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술을 뜨는데 목이 메어 밥이 도저히 안 넘어 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가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일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 수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바보 중에 정말 상바보가 아니었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 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 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든 뭐든 우리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   그래서 부부간은 촌수가 없는 무촌이고 헤어지면 남이 되는 것이다. 부부싸움이나 갈등은 반드시 칼로 물 베기가 되어야 한다.  
31    무료 청구서 댓글:  조회:2913  추천:1  2011-11-03
어느 날 저녁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어린 아들이 부엌으로 들어와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엄마에게 자기가 쓴 글을 내밀었다.   청구서   - 이번주에 내방 청소한 값 : 2000원   - 가게에 엄마 심부름 다녀온 값 : 1000원   - 엄마가 시장간 사이에 동생 봐준 값 : 3000원   - 쓰레기를 밖에 내다 버린 값 : 1000원   - 아빠 구두 4컬레 닦은 값 : 4000원   - 마당청소하고 빗자루질한 값 : 2000원   전부 합쳐서 13000원을 청구함.   엄마는 기대에 차 있는 어린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잠시 후 엄마는 연필을 가져와 아이가 쓴 종이 뒷면에 이렇게 적었다.   - 너를 내 뱃속에 열달 동안 데리고 다닌 값 : 무료   - 너를 낳아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주고 씻겨주고 돌보아준 값 : 무료   - 네가 아플 때 밤을 세워가며 간호하고 널 위해 기도한 값 : 무료   - 장난감, 음식, 옷 등 네게 필요한 모든 것을 사준 값 : 무료   - 널 업어주고 달래주고 안아준 값 : 무료   - 널 키우며 여러해 동안 힘들어하고 눈물 흘린 값 : 무료   - 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 변함없이 널 키워주고 사랑해 주는 값 : 무료   아들은 엄마가 쓴 글을 다 읽고 나더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사랑해요"   그러더니 연필을 들어 큰 글씨로 이렇게 써다. '전부 다 지불되었음'   일반 가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예화이지만 부모와 자식의 생각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식은 부모에게 하나하나 값을 매기어 계산하고 청구할 수 있지만 부모의 사랑은 끊임없이 주어도 아깝지 않고, 더 주고 싶고, 무한한 리필이 가능한 무료 사랑인 것이다.   자식 또한 결혼을 해서 자신의 자식을 낳아 키우다보면 부모의 사랑을 조금은 헤아릴 수가 있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 깊고, 넓고, 높고, 무한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깨닫게 되지만 아직도 부모님보다 제 자식 제 아이를 더 생각하고 더 챙기게 되는 불효자가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매불망 자식의 안위와 장래만을 걱정하고 노심초사하는 눈물겨운 사랑이 우리 부모님들의 변함없는 사랑이다. 직장과 가정과 바깥일과 개인적인 일에 메여 눈코 뜰새 없는 현대인의 바쁜 삶이지만 이번 가을부터는 비록 자주 찾아뵙고 보살펴 드리지는 못할지라도 전화라도 자주 드려서 부모님 안부를 묻고 어려움이 있으면 도와드리자. 부모님 사후평생에 다시 할 수 없는 일이 부모님 살아생전에 드리는 작은 효도이다.   효도는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우리 인간이 반드시 해야 하는 근본도리이다. 효는 전염성이 강하고 반드시 대물림됨을 기억해야 한다.
30    3퍼센트의 인내심 댓글:  조회:2779  추천:2  2011-10-27
       움직이는 두물체가 서로 부딪치면 마찰이 생기는 것은 자연법칙이다. 두사람이 만나면 서로 갈등이 생기는 것은 인간관계 법칙이다. 우리는 수많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습관과 다른 생각,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할 수는 없다.   내 생각과 내 기분대로 상대를 대하면 그 관계는 금세 금이가고 만다. 이러한 마찰과 갈등을 완화해주고 화합으로 이끌어가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내이다. 참는 만큼 우리에게 유익하다.   “모든 행동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다”라고 공자가 말했고, “참으면 어떻게 됩니까?” 제자 자장이 물었다. “천자 황제가 참으면 나라에 해로운 일이 없고, 제후가 참으면 큰나라를 이루게 된다. 관리가 참으면 그 지위가 올라가고 형제끼리 참으면 그 집안이 부귀해진다. 부부끼리 참으면 백년해로 할 수가 있고 친구끼리 참으면 이름이 더렵혀지지 않고 자기 자신이 참으면 재앙이 없어진다.”   “그러면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자장이 다시 물었다. “천지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텅비게 되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게 되며, 관리가 참지 않으면 형벌에 죽게 된다.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각 헤어져 살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들이 외로워지게 되고,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정과 뜻이 서로 갈라지게 되고, 자신 스스로 참지 않으면 근심이 끊어지지 않는다.” 지도자에서 평민에 이르기까지 참고 인내 하는 것이 주변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가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또 '3초간의 여유'라는 글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닫기를 누루기 전 3초만 기다려라. 정말 누군가 급히 오고 있을지 모른다. 출발신호가 떨어져 앞차가 서 있어도 경적을 울리지 말고 3초만 기다려라. 그 사람이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갈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친구와 헤어질 때 그의 뒷모습을 3초만 보고 있어주라. 혹시 그 친구가 가다가 뒤돌아 봤을 때 웃어줄 수 있도록. 길을 가다가 아니면 뉴스에서 불행을 당하는 사람을 보면 잠시 눈을 감고 3초만 그들을 위해 기도하자. 언젠가 그들이 나를 위해 기꺼이 그러 할 것이니까.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도 3초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내가 그렇게 화낸 일이 보잘것 없는 일은 아닐까? 차창 밖을 내다보다 눈이 마주쳤을 때 3초만 그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주라. 그 아이가 크면 분명히 내 아이에게도 그리 할 것이니까”   난초는 새싹이 나오고 꽃을 피울 때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 춘란은 물경 3년 한란은 7년을 기다려야 한다. 국화 역시 한 송이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피우기 위해 천둥, 번개와 폭우 폭염을 견뎌내야 한다. 대나무 역시 1~4년간은 죽순만 계속 나오는 시련기를 거쳐 5년이 되면 한 순간에 20미터까지 높게 자란다.   화가 난다고 해서 극단적인 표현을 하거나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을 해서도 안되고 제 3자에게 화풀이를 해서도 안된다.   오늘 화낼 일이 있다면 내일로 미루고,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화를 냈을 때 어떤 효용이 있는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분노를 표출했을 때 인간관계나 상황이 악화되거나 화내봤자 얻는게 없다면 즉각 단념해야 한다.   때묻고 더러운 것도 용납할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 하고 너무 결백해서 자신의 판단만 옳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우리를 괴롭히거나 분한 마음을 갖게 한 사람이라도 용서할 수 없다면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가끔 본질을 파악하지도 않고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는 어리석음을 범할 때도 있다. 살아가면서 교만과 아집과 편견을 버려야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가 있다.   삶이란 참는 것이고 인내이다. 참더라도 깊이 참아야 한다. 소금 3퍼센트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3퍼센트의 인내심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29    상실의 열매 댓글:  조회:2827  추천:2  2011-10-21
서양 사람들이 즐겨 쓰는 속담에 “냇가에서 돌들을 치워 버리면 냇물은 노래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조용하던 우리의 삶에도 정신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고난과 고통이 찾아 올 때가 있다.   또한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며 살아간다. 많은 것들을 얻는 것 같지만 동시에 많은 것들을 잃고 사는 것이다.   때로는 중요한 사람들을 잃거나 떠나 보내는 경우도 있다. 부모, 자식, 동료나 친척, 친한 친구나 협력자들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일, 욕구, 꿈을 버리고 고수입의 직장을 떠나야 할 때도 있다.   상실은 고독, 아픔, 실패, 이별 등 여러 가지 감정을 우리에게 가져다 준다. 상실이 왔을 때 인생을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상실을 뒤집어 보면 축복의 가능성이 보이고, 축복을 뒤집어 보면 축복을 받기까지 겪었던 고난이 보인다.   상실과 고난은 우리 눈에 안보이는 또 다른 선물을 숨겨 놓을 때가 많다. 살아있기에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인생의 고통과 상실 속에는 인생의 진주들이 숨어 있다. 라는 사람들의 책이나 이야기 속에서 발견할 수 없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겪은 사람만이 갖게 되는 자기만의 인생진주가 그 가슴속에 있다.   중년기를 제 2의 사춘기 혹은 사추기 라고 부른다. 사춘기 못지 않은 감정의 변화를 겪는 이 시기의 심리적특징은 뚜렷한 이유없이 허전해하고 작은 일에 짜증을 내며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겨왔던 것들을 갑자기 상실해 버린 듯한 허무감을 느끼는 것 등이다.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우리가 상실했다고 하는 것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실이 아니다. 상실이라는 감정을 경험했다면 이제 상실에 대한 재해석과 자기정리가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젊은 날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던 것이고 지금은 중년의 나이에 해야 할 일들과 아직 그것에 낯선 것 뿐이다.   나이들어 여전히 젊은이들이나 해야 할 일들을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소중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한 상과 동시에 나이 들었기에 가능한 새로운 것들을 획들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젊은 날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이제는 생각할 수 있고 이제는 시도해 볼 수 있다면 지나온 과거만을 그리워 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경쟁에서 벗어나 관계에서 얻어지는 긍극적인 삶의 의미 생활속에서 얻어지는 삶의 의미, 즉 사람과의 만남, 예술과의 만남, 자연과의 만남, 노동에서 얻어지는 삶의 의미들 속에 감춰진 인생진주를 찾아봐야 한다.   모든 것들은 날마다 새로워진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상실을 새로움으로 무난하게 받아들이는 성숙을 요구한다.   톨스토이는 “가난의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두가지다. 자기의 재산을 늘리는 것과 자신의 욕망을 줄이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지만 후자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가짐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나온 젊은 시간들을 잘 감당했던 것처럼 다가올 이 인생의 과도기, 상실의 아픔을 잘 견디어 내고 아름답고 좋은 성숙의 열매를 맺어 나가자.
28    할머니의 식탁 댓글:  조회:2483  추천:0  2011-09-29
몸이 약한 할머니가 있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홀로 남겨둔 체 눈을 감자 할머니는 아들네 집에서 함께 살기 위해 찾아갔다. 아들과 함께 살게 된 할머니는 하루 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늙어갔다.   하루가 다르게 눈이 침침해졌고 귀도 어두워졌다. 식탁에서 식사할 때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할머니는 손을 더듬어서 겨우 음식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실수투성이였다. 숟가락에서 완두콩을 떨어뜨리고 스프를 흘리곤 하였다. 아들과 며느리는 할머니가 자꾸 음식을 식탁에 흘리고 그릇을 엎자 분통이 터졌다.   어느 날 할머니가 또 우유를 엎질러서 식탁과 옷을 버리게 되었다. 그러자 아들부부는 여러 가지로 의논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아들은 청소함 옆의 구석에 작은 식탁을 만들어 세웠다. 그리고 할머니 혼자 그 식탁에서 식사를 하게 했다. 홀로 앉은 할머니는 눈물이 가득 핀 눈으로 묵묵부답 건너편 식탁에 모여 앉은 다른 식구들을 바라보며 서러움에 잠겨 식사를 해야만 했다. 식사 중에 다른 식구들이 가끔 말을 거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가 밥그릇이나 포크를 떨어뜨리는 할머니를 비웃고 탓하는 소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저녁식사를 하기 바로 전 손녀가 마루에서 바쁘게 볼록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어린 딸이 뭔가에 몰두해 있는 것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아들은 무엇을 만드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딸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나왔다. “난 지금 엄마 아빠를 위해 작은 식탁을 만들고 있어요. 내가 어른이 되면 언젠가는 엄마 아빠도 구석에서 혼자 식사를 해야 하니까요” 어린 딸은 울며 말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잠시 딸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함께 끌어안고 죄책감에 울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식사시간에 아들과 며느리는 어머니를 다시 큰 식탁의 어머니 자리로 모셔왓다. 그때부터 식구들은 할머니와 함께 식사를 했고 조금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자식으로 인해 다시금 효도를 깨달았지만 영원히 청춘일 수 없는 우리의 인생. 나이들고 몸도 쇠약해진 부모님의 모습이 몇십년 후 우리의 모습이다. 내입에 안 들어가도 자식이 배부르면 기뻐하시던 부모님. 그 마음이 곧 부모님이 우리에게 주신 마음이다. 얼마남지 않은 노년의 생. 비록 물질적으론 잘해드리지 못해도 마음 편히 사실 수 있게 해드리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효도가 아닐까?   지금 내모습은 자식이 그대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사교육이고 훗날 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처럼 부모님을 모신다면 언젠가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그 효는 반드시 되돌아 올 것이다. 더운 여름날 부모님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건강은 어떠신지 안부인사를 전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27    어느날 문득 댓글:  조회:3278  추천:3  2011-09-02
       산길을 걷거나 여행을 다니거나 벤치에 앉아 쉴 때나 잠시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질 때면 어느날 문득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의문에 부딪치게 된다.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 인생은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는가?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하는 등등의 가장 간단한 질문들이다. 이러한 의문과 질문은 문맥상 참으로 간단하지만 그 해답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석학들이 이 인생의 본질에 대해 깊이 연구해왔고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지만 명쾌하게 풀리지 않은 것이 바로 이 문제이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볼 수 있다고 말한 '갈매기의 꿈'의 저자 리챠드 버크도 생의 본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뇌하고 있다.   "가장 간단한 의문이 가장 심오한 질문이 될 수 있다. 그대의 집은 어디인가?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대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생각하라. 가끔씩 이런 것들에 관해 그리고 보라. 그대의 대답이 바뀌는 것을"   이 간단한 질문과 문제에 대해 식음을 전폐하고 밤을 지새고,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하더라도 시원한 정답을 얻을 수 없다. 거기까지가 우리 인간의 한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사람마다 인생관이나 생사관 가치관이 다르듯이 이 문제에 대한 해답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은 자신이 정한 그 해답과 기준을 가지고 자신의 한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한 공통적이고 변할 수 없는 진리는 다음과 같다. 우리 인간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우리 인생의 본질은 한덩이 흙이다. 누가 인정을 하던 하지 않던 간에 그 본질과 진리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잠시 세상을 여행하는 나그네이며 산다는 것 자체가 깊은 고독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한덩이 흙덩이에 불과한 인생이 길지 않은 한 세월 살면서 잘났다고 우쭐되며 거만하게 흔들거리며 살아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본질 앞에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 이 땅에 올때에 아무것도 가져온 것이 없었고, 또 이땅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는 단지 순례객인 우리가 잠시 이 땅에 살면서 이기와 탐욕의 노예가 되어서도 안된다. 돈과 재물과 명예의 주인이 되어야 할 우리가 노예로 낮아질 수는 없는 일이다.   죽음이란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일임을 깨닫게 될 때 어떤 일이 참으로 가치있고 영원하며 어떤 일이 무가치하고 일시적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잔치집에 들러 함께 즐기는 인생은 좋지만 초상집에 가서 나 역시 언젠가 멀지 않는 자리에 저렇게 반드시 관 속에 드러누워 죽을 수밖에 없다는 생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뇌하며 삶을 사는 것이 이 시대 현자의 삶인지를 깨닫는 것 또한 중요하다.   어느 현자가 말했듯이 오늘의 문제는 싸우는 것이고, 내일의 문제는 이기는 것이고, 모든 날의 문제는 바로 죽는 일일 수밖에 없다.   이 글을 읽은 자신은 어느 날 문득 이 인생의 본질적인 문제에 의문이 생길 때 먼저 자신의 가슴 속에 무엇이 살아 숨쉬고 있는가를 감지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정한 그 가치와 기준을 가지고 힘차게 살아가야 한다. 언젠가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흙 한 덩어리에 불과한 남들이 정한 인생의 본질에 대한 고정관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배가 항구를 떠나려면 먼저 항구에 메어있는 닻줄을 풀어야 하듯이 내 마음 속에서 나를 붙잡고 있는 모든 관념과 사상에서 풀려나 인생의 가장 원초적인 질문 앞에 자유로워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 메어 있어도 안되고 고여 있어도 안된다. 멈추어서도 안된다. 출발했으면 뒤돌아 볼 필요가 없다. 오직 자신의 인생은 자신만이 지고 갈 수밖에 없는 단 한번의 인생이므로.
26    내 인생의 적은 나 자신 댓글:  조회:2731  추천:2  2011-08-29
       동창회에 한번도 참가하지 않았고 동창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를 만났다. 오랜 옛날 동창, 친구들 얼굴이라도 한번 보게 참석하지 그랬냐 라고 했더니 자신은 친구들을 만나면 스스로가 인생의 낙오자처럼 느껴져 동창회에 가기가 싫다고 한다.   남자들이 각종 모임과 회합에서 주눅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남자들은 서열사회에 익숙한 사회적 동물이다. 누가 순위를 정해주진 않았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서열을 정하고 행동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남자들은 자신의 지갑에 돈이 없거나 남에게 건네줄 명함이 없으면 사람 만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남자들의 인생에는 전성기가 있다. 인생에 한번쯤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때가 있다는 말이다. 남자들은 그 시기에 스스로를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산 정상에 오르는 순간 하산할 길을 살피듯 인생의 전성기는 내가 원하는 만큼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정상을 향해 올라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은 한순간의 느낌이다'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전성기가 있었고 또 누구나 언젠가는 그 자리에서 밀려서 내려오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남자들은 성공에 대한 기억은 잊어버리고 산 밑에 내려온 자신의 초라한 모습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실패한 인생으로 정의해 버린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자신을 무가치 하고 왜소한 인생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신이라는 점이다.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을 주눅들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동명이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나는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다. 나라는 존재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물론 같은 이름으로 나보다 유능한 인생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를 대신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오직 나만이 나의 인생을 살수 있고, 나보다 내인생을 더잘살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 인생에 있어서 나는 영원한 우승자요 챔피언이다. 내 인생을 그 어느 누구와도 비교하거나 평가해서는 안된다. 지나온 나의 인생을 나보다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살아온 사람도 없고 앞으로도 나의 인생을 나보다 더 잘살고 더 노력하고 더 큰 애정을 가지고 살아줄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 스스로를 격려하고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를 향해 "수고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인생을 놓고 보면 실패한 인생은 하나도 없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위해 최고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노력하였으나 생각했던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실패한 인생으로 규정할 순 없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의 최대의 적은 "나 자신에 대한 나의 인식과 태도"이다. 스스로를 무기력하고 실패한 인생으로 정의하려는 나 자신보다 더 큰 인생의 적은 없다. 나 자신을 격려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실패 없는 인생을 살수 있다. 나보다 더 나은 나를 발견할 수 없다면 힘겨운 인생길에서 스스로를 격려하며 살아가자!
25    이순신과 징기스칸 댓글:  조회:2802  추천:1  2011-08-22
     현대인들은 나약하다.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점점 나약해져가고 있다.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풍부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또 주변환경도 비약적으로 발전되어 있지만 역경과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사람의 의지는 한없이 약해져가고만 있다. 2009년도 한해동안 자살한 사람이 15,413명이나 되는데 이는 하루평균 42.2명으로 사망률이 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에 이어 4번째로 높다.   OECD 국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을 확인해보니 한국 28.4명 헝가리 21명 일본 19.1명 핀란드 18명 프랑스 14.6명으로 불명예스럽게도 한국이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나 차세대를 이끌어 나갈 젊은이들의 자살수가 적지 않은데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2010년 한해동안 중고등학생의 자살수가 146명 대학생이 231명 또 규율과 규정이 가장 엄격한 군인도 80여명에 달하고 있다.   자살원인으로는 성적비관, 집단따돌림, 신체결함, 이성관계, 가정불화, 궁핍, 우울증, 염세비판, 부도, 실직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과 곤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생을 포기하는데 있다.   성웅 이순신과 몽골의 영웅 징기스칸의 어록을 보면 그 시대 그들의 삶과 환경이 어떠했는지 한번 들여다보자.   -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갓집에서 자랐다.   -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첫시험에서 낙방하고 서른 둘의 늦은 나이에 겨우 과거에 급제했다.   -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하지 말라. 나는 14년간 변방오지의 말단 수비 장교로 돌았다.   - 윗사람의 지시가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불의한 직속상관들과의 불화로 몇 차례나 파면과 불이익을 받았다.   - 몸이 약하다고 고민하지 말라. 나는 평생동안 고질적인 위장병과 전염병의 고통을 받았다.   -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라. 나는 적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진 후 마흔 일곱에 제독이 되었다.   - 조직의 지원이 없다고 실망하지 말라. 나는 스스로 논밭을 갈아 군자금을 만들고 스물세번 싸워 스물세번 이겼다.   - 윗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 갖지 말라. 나는 끊임없는 임금의 오해와 의심으로 모든 공을 뺏긴채 옥살이를 해야 했다.   - 자본이 없다고 절망하지 말라. 나는 빈손으로 돌아온 전쟁터에서 열세척의 낡은 배로 삼백삼십세척의 적을 막았다.   - 옳지 못한 방법으로 가족을 사랑한다 말하지 말라. 나는 스무살의 아들을 적의 칼날에 잃었고 또다른 아들 둘과 함께 전쟁터로 나갔다.   - 죽음이 두렵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적들이 물러가는 마지막 전투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에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 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었고 내일이었다.   - 작은 나라에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었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   -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을 깡그리 날려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태무진에서 징기스칸이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자면 역경과 고통과 괴로움은 크고 작은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에게나 오게 되어 있고 당하게 되어있다. 생을 포기해야 할 이유나 개인성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영원히 낙오자란 불명예를 지워 버릴 수 없다. 온실에서 자란 화초처럼 세상을 살아서는 안된다. 폭풍우 치는 산야에서 ,눈보라치는 들판에서, 가시밭길, 자갈밭에서도 꿋꿋이 뿌리내리는 야생화 처럼 당당하게 꿋꿋하게 살아가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나 칭기즈 칸과 같은 영웅은 되지 못할지라도 그들이 남긴 말과 뜻을 생각하면서 그들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야 한다. 현대인들이여! 젋은 청년들이여! 강하고 담대하라!  
24    어느 노인의 유서 댓글:  조회:2887  추천:1  2011-08-16
어느 한 노인이 죽었다. 그는 재산도 많아 남부럽지 않게 살았었다. 건강도 죽기 전까지 좋았고 봉사활동도 많이해서 사회적으로 명망도 어느 정도 얻으며 살았다. 자녀도 서넛이나 두었는데 모두들 여유있게 살고 사회적 신분도 좋았다. 그런데 그는 대부분의 유산을 자신의 후처에게 주었고 집에서 기르던 개에게도 상당한 액수의 재산을 남겼다. 자녀들에게는 별로 주지 않았다.   "늙은이가 망령이 들었지! 후처한테 쏙 빠졌던 거야! 젊은 마누라 마술에 걸려든거지!"   그 노인이 70세가 넘어서 아내가 죽고 1년이 지나서 30대의 젊은 여자를 후처로 맞아 들일 때에도 사람들은 말이 많았었다.   그때 그는 몸이 불편하지도 않았고 옆에서 간호해 줄 만큼 병고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입방아를 찧었었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다정한 부녀처럼 서로 재미있게 10년을 넘게 살았다. 그런데 80세가 넘어 죽은 그의 유서에는 자식들에게 주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너희들은 나의 가장 가까운 나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들은 지금까지 오래동안 내게서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았고 현재도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물론 가장 많은 유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는 나의 혈육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아라. 내가 괴로울 때 누가 진실로 위로해주고 내가 아플 때 누가 지켜보며 함께 아파했었는가? 울적할 때 마음을 풀어주고 심심할 때면 함께 놀아준 게 누구였더냐? 너희들은 아느냐? 예쁜 꽃 한송이가 얼마나 즐겁게 하는가를, 정겨운 노래 한가락이 어떻게 가슴을 뛰게 하는지를, 정은 외로울 때 그립고, 고마움은 어려울 때 느껴진다. 그러므로 행복할 때의 친구보다 불행할 때의 이웃이 더욱 감사한 것이다. 병석의 노인에게는 가끔 찾는 친구보다 늘상 함께 지내는 이웃이 훨씬 더 고마운 법이다. 평시때의 친구들이 재롱을 피우는 귀여운 자식들이라면 늙어서의 이웃은 내 어린시절의 부모와 같은 분들이다. 그러므로 내게 있어서 너희들은 친구라 할 수 있고 너희들의 젊은 계모와 검둥이는 내게는 부모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내가 왜 친자식인 너희들에게보다 나의 젊은 아내와 우리 개에게 대부분의 유산을 물려주었는지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아내가 못된 계모로 살아도 내게는 가장 소중하고 고마운 분이다. 설령 유산을 노리고 들어왔다하더라도 그가 내게 잘하는 이상 내게는 그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 둘이 내 인생의 가장 괴롭고, 힘없고, 외로운, 마지막 시기를 그래도 살맛이 나게하고 위안을 받으며 살 수 있게 해주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힘없이 외로이 사는 노인에게는 어떻게 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며 어떤 사람이 진실로 소중한 사람인가를 깊게 생각하길 바란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효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게 해주는 유언내용이다. 우리는 모두 늙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모두 죽게 된다. 그리고 부나 물질도 세습되지만 진정한 효도 세습됨을 잊어서는 안된다. 내가 부모에게 불효하면 나 또한 자식으로부터 불효를 받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효는 부모님의 삶의 방식을 인정해 드리고 늙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 가장 괴롭고, 힘없고, 외로운 그 마지막 시기를 함께 동거하며 조금이라도 그 불편함과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 진정한 효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23    인생의 설계도 댓글:  조회:3106  추천:2  2011-08-11
       유태인 정신과 의사로 아우슈비츠에서 가족과 함께 겪은 3년간의 체험을 기록한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인 빅터프랭클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3가지를 제안했다.   ① 무언가를 창조하여 세상에 남겨라(창조가치)   ② 경험을 통해 세상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라(체험가치)   ③ 고통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라(태도가치)   창조가치는 행동에 의해 실현되고 체험가치는 경험을 수동적으로 수용할 때 나타난다. 하지만 창조성이 없거나 변변한 체험을 못해도 생명은 그 의미를 잃지 않는다. 아직 태도가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태도가치는 어떤 일이 운명처럼 불가피하게 닥칠 경우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인간의 생명은 마지막 순간까지 그 의미가 있다. 의식이 있는 한 그 인간은 태도가치에 대한 책임을 진다. 혹독한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단 하나밖에 없다. 미래에 펼쳐질 인생의 의미를 확고히 파악하고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을 찾아 "반드시 살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흔히 인생은 여행에 비유된다. 그렇다면 사람이 사는 보람은 여행의 도착점 즉, 목표에 있는가? 아니면 길을 걷는 과정 자체인가?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과정 자체가 더욱더 중요하다고 본다. 삶의 과정에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걷다보니 생의 중간중간에 맛있는 음식도 없었고, 좋은 경치도 없었고, 사랑도 없었고, 즐거운 일 하나 없이 오직 집과 직장만 왕복하고 살아왔다면 이런 사람의 인생을 과연"살아 있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서 스스로 "이 한 생을 살아있어 진정 행복했다"고 실감하는 순간이 없었다면 그 사람은 살아있어도 진정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꿈이 있고 목적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목적을 설계하고 실행하기 위한 준비는 되어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설계가 되어 있지 못하다. 그래서 우리들의 꿈은 대부분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가장 많이 산 사람은 가장 오래 산 사람이 아니라 가장 많이 생을 깨닫고 느낀 사람이다"라는 루소의 말처럼 가장 많이 생을 느낄 수 있도록 한걸음 한걸음 설계가 필요하다.   남자들은 강장식품과 보양식품에 목숨을 건다. 그 만큼 생존욕구가 강한 것이다. 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는 생각하지 못하고 얼마나 살 것인가에만 관심을 집중할까. 생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이루고 무엇에 인생의 보람과 가치를 둘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것을 망각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설계도 없이 집을 지을 수 없듯이 우리 인생을 주먹구구식으로 살아갈 수 없다. 단 한번의 인생이기에 우리는 후회 없는 인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쉬는 사람들이 매년 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그냥 쉬는 남성이 2010년 기준으로 150만명을 넘어 섰다. 결단코 그냥 쉬는 인생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인생 설계도를 만들고 한걸음 한걸음 힘있게 인생을 코디해 나가야 한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인생은 경제적인 거지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사회활동, 사상과 가치등 많은 곳에서 인생의 거지가 될 수 있다. 인생설계를 통해 당당한 나의 미래를 꿈꾸고 성실한 나의 삶을 통해 행복한 인생을 건축해 나가자!  
22    향기와 냄새 댓글:  조회:3205  추천:1  2011-07-29
        우리 마음에 무엇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향냄새가 날 수도 있고 비린내가 날 수도 있다.   봄과 여름은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이다. 수많은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다가 때가되면 꽃잎을 지우고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와 씨앗을 잉태해 가고 있다.   꽃에는 저마다 아름답고 고운 모습도 있지만 거기에 더불어 벌과 나비와 곤충을 유혹하는 향기로운 냄새와 향기가 있다. 고혹적이고 매혹적인 장미의 향기가 있는가 하면 달콤한 아카시아꽃 향기도 있고, 5월이면 하얼빈 온 시내를 달콤하게 진동시키는 하얼빈의 시화인 띵샹화(라일락) 향기도 있다.   그 꽃향기가 백리, 천리와 만리를 간다고 해서 이름 붙인 백리향, 천리향, 만리향꽃 향기도 있고, 주변을 은은하게 적셔주는 난향기도 있으며, 또 시원한 솔향기, 잣나무 향기도 있고, 가을이 되면 청초한 국화꽃 향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쥐오줌풀이나 노루오줌처럼 지린내 나는 꽃도 있고, 밤나무 꽃처럼 역겨운 냄새가 나는 꽃도 있다. 이와 같이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가 저마다의 특색있는 냄새와 향기를 지니고 있는데 이와 같은 냄새와 향기는 꽃과 나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저마다의 독특한 냄새와 향기가 있다.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와 향기는 화장품 냄새나 썬크림 냄새 또는 몸에서나는 땀냄새나 몸냄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세월 생활하면서 그 사람의 얼굴과 몸에서 풍기는 자연스런 이미지의 향기와 냄새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에게서는 구수한 된장찌개나 누룽지 냄새가 나고 또 어떤사람에게서는 텁텁한 동동주나 막걸리 냄새가 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푸근한 낙엽타는 냄새가 나기도 하고, 서정적인 바다냄새 파도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겨울의 흰 눈처럼 정결하고 순결한 냄새가 나는 사람도 있다. 조용한 저녁노을과 같은 냄새가 나는 사람, 아프리카 초원을 질주하는 야생마 같은 냄새가 나는 사람, 푸른창공을 비상하는 독수리나 솔개, 갈매기 냄새가 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성질 급한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에만 가면 찬바람이 쌩쌩부는 날카롭고 까칠한 냄새가 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냄새는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속에서 무엇이 숨겨져 있는가 하는데서 그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향을 싼 종이에는 향냄새가 나고 생선싼 종이에는 비린내가 날 수밖에 없듯이 우리마음에 무엇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향냄새가 날 수도 있고 비린내가 날 수도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마음 즉, 원망과 불평, 불만, 미움, 시기와 질투, 두려움과 분노 등의 생각을 품고 있으면 역겨운 냄새나 아름답지 못한 향기가 날 수밖에 없지만, 우리의 마음에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생각 즉, 사랑과 관용, 이해와 용서, 믿음과 소망, 기쁨과 즐거움, 양보와 희생, 봉사 등의 마음을 품고 있다면 아름답고 좋은 향기를 풍길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지만 또한 매우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성을 빼앗는 자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가 더 큰 용사이다’'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사람의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이유는 세상 근심과 걱정과 관습 때문이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세상의 근심 걱정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이 세상에 바람불지 않는곳, 눈물 흘리지 않은 곳이라고는 그 어디에도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순간적으로 변하고 바뀌는 그 바람같은 마음과 그 마음속에서 이는 걱정과 근심과 부정적인 관습을 잘 다스리고 장악해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우리의 마음 안에 가득 채우자.   한송이 꽃 향기가 그 주변을 좋은 향기로 가득 채우듯이 우리도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좋은 인격, 좋은 이미지의 향기와 냄새로 주변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향기로 선도해 나가야 한다.
21    유월 댓글:  조회:3580  추천:12  2011-06-24
유월한오수         "한해의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던 하얀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목필균 씨의 6월의 달력이라는 시의 내용이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면 6월은 신록의 계절이고 장미의 계절이다. 산에서는 뻐꾹새와 장끼가 울어대고, 들에서는 밀과 보리가 익어가며,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고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하늘궁전을 만들어 놓고 있다.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지천에 피어나는 아카시아꽃과 감자꽃, 그리고 태양이 가장 길게 혀를 내밀어 지상을 가장 오래 핥아가는 하지가 숨어 있는 달. 6월은 우리의 오감을 가장 풍성케 하고 우리의 삶을 가장 푸르게 하는 계절이다. 유월은 일년을 전반기와 하반기로 반가름하는 분수령이요 전환점이며 Turning Point이기도 하다.   1월 1일 신년원단과 춘절을 거치면서 금년에는 기필코 이루고 성취하리라 결심하고 다짐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금년도 절반을 지나고 있다.   연초에 세우고 계획했던 굳은 결심이 날이 가고 달이 가고 시간이 지날 수록 흐려지고 느슨해지고 더러는 망각되기도 하고 퇴색해져 가기도 한다. 전반기를 지내오면서 때로는 잘못도 잊고 비틀거리기도 하고 조금씩 실패한 부분도 생기고 있다.   유월 앞에 서서 우리는 다시금 경건하게 머리끈 질끈 동여매고 신발끈 고쳐매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생의 고삐를 늦추어서도 안된다. 연초에 결심했던 내용물을 꺼내어 기억의 진열대에 내어놓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자. 체코의 건축가 카렐 프라게르가 말한 초심을 늘 가슴에 품고 가야 한다. "한가지 뜻을 가지고 그 길을 가라. 잘못도 있으리라. 실패도 있으리라 그러나 다시 일어나 그 길을 가라"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향을 제대로 점검하고 달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금 내가 가는 길, 내가 가는 이 방향이 제대로 된 길이고 제대로 된 방향인지 확인한 후에 달려가야지 틀린 길 잘못된 방향으로 무작정 달리다 보면 목표와 목적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곳에서 뼈아픈 후회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숨가쁘게 질주하며 동분서주하는 동안 정말로 중요하고도 소중한 것을 잊어 버리며 살아갈 때가 많이 있다.   남은 후반기를 살아가면서 우리의 삶에 있어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무엇이 덜 중요한지 깨달으면서 살아가자.   잠깐있다 사라지는 아침안개와 같은 무가치한 소유와 세상인기에 영합한 삶을 살지 말고 진정으로 영원토록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가치있는 사랑과 진리와 영혼을 맑게 하고 살찌우는 일에 한번 전력투구하면서 살아가보자. 우리 인생이 불발탄이 되어서는 안된다. 불이 붙었으면 터져야 한다. 불꽃이 없는 불은 불이 아니다.
20    아버지 댓글:  조회:3385  추천:24  2011-06-17
                          아버지                           한오수 하얼빈 한인회 부회장   아버지를 잃어버린 사회야말로 가장 비극적인 사회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루이스는 "가장 적중률이 높은 범죄 예보자는 가난도 아니요, 인종도 아니요, 아버지 없이 자란 가정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맥도널드의 지적은 이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품고 있다. "아버지란 단어를 놓쳤다는 것은 곧 인생의 전부를 잃어버렸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지만 가정에서 아버지의 위치는 구석으로 밀려나 있다. 그래서 거울 속에 비친 중년의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마음은 그렇게 서럽고 허무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 전에 남편과 아버지와 자기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한번 숨고르기를 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떤가?   인생의 반환점이자 하프타임이라는 중년을 인생의 프라임타임으로 만들어 보자. 프라임 타임( Prime time )은 이른 바 광고효과가 가장 크다는 황금시간대( Golden hour ):즉 시간에 값어치를 매겼을 때 가장 비싼 시간대를 말한다.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생의 후반전이 대폭 길어진 것은 미래에 대한 부담감을 한층 증폭시켰다.   갈팡질팡했던 전반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법 밀도있게 후반전을 꾸려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그야말로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원숙미와 노련미가 절정에 달하는 프라임 타임이 시작된 것이다. 중년이라는 시간대는 인생의 프라임 타임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사회에서든 가정에서든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좌충우돌을 겪으며 얻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인생을 주도해 나갈 시간이다. 그야말로 인생의 여러 고비에 굴하지 않으며 노련미와 원숙미를 마음껏 발휘해 볼 시간대다. 지금까지 앞만 바라보며 전력질주를 해온 당신이라면 중년을 앞두고 최악의 탈진 상태를 맞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년을 인생의 프라임 타임으로 만들 마음이 있다면 현재의 자기 모습을 냉엄하게 돌아볼 시간을 갖는 것으로 그 첫 삽을 떠야 한다.   엄정한 자기 반성과 개선의지는 중년의 남성에게 프라임 타임을 보장해주는 건강한 밑바탕이다.   연간 탐방객수가 500만명에 이른다는 북한산에 오르다보면 간혹 죽은 나무들이 그대로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수명이 다해 죽은 나무도 있고 벌레 때문에 쓰러진 나무도 있다.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르는 건강한 나무들 옆에 이렇게 쓰러져 있는 나무들이 흉물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북한산 관리자들은 이런 글을 붙여두었다.   "나무는 죽지 않습니다. 그대로 숲의 일부가 됩니다."   나무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말라 죽어서 쓰러지게 되면 나무는 산에 사는 벌들의 좋은 먹을거리가 되거나 새들의 집이 되기도 하고 버섯들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죽어서도 천천히 숲의 일부로 흡수되어 가는 것이다.   남자들의 운명도 이와 같다. 생장을 멈추었다고 나무가 숲에서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니듯 남자들 역시 직장에서 물러났다고 삶에서도 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무는 지나온 그대로 흔적을 남기며 숲의 일부가 된다. 남자들의 흔적 역시 인생이란 숲에서 사라지지 않고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흡수된다. 젊은 날 건강한 나무로 인생이란 숲을 지켜왔는가? 그렇다면 그 후로도 오랫동안 남자의 삶은 또 다른 모습으로 인생의 숲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 아들에게 또 그 아들의 아들에게.
19    준비된 인생 댓글:  조회:2699  추천:37  2011-06-10
                     준비된 인생                      한오수  하얼빈 한국인회 부회장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렸나니/ 오는이 가는이 다 흙만 여기도다/ 두어라 흙이라 한들 흙일줄이 있으라"   조선후기 당쟁이 심해지자 벼슬길을 포기하고 전남 해남지역에 낙향하여 학문과 서화에 몰두했던 윤두서의 시조내용이다.   인재가 초야에 묻혀 있어 비록 세상에 알려지지 못할지라도 옥은 그 존재가치가 변함없는 옥이므로 슬퍼하거나 낙망하지 말고 부단하게 자숙하고 자기수양을 계속하여 언젠가 있을 해뜰 날, 미래에 대비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학생이 공부를 하고 조인이 칼을 갈고 훈련을 하는 것은 모두 미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준비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미리 준비하여 갖춤" 또는 "필요한 것을 미리 마련하여 갖춤"이라고 되어있다.   고사성어에도 유비무환이라고 준비가 되어 있으면 환란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교훈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에서 준비없이 성취되는 대업은 아무것도 없다. 미래에 다가올 모든 상황에 대하여 미리 예측, 예견하여 사전에 준비하고 대비한다면 환란을 면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가 있다. 얼마전에 어느 보험회사에 한 중년 남성이 찾아와서 보험상담을 하게 되었다.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여 자신의 처자식을 위해 생명보험을 가입할까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이런 저런 상담이 끝나자 보험회사에서는 곧바로 보험가입을 권유하였으나 좀더 깊이 생각해보고 내일 다시 와서 가입하겠다고 하고 회사의 문을 나왔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날밤 일과를 모두 끝내고 집으로 복귀하던 중 그 중년 남성은 그만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예화가 바로 사전에 준비하고 대비하지 못한 우리들의 자화상이고 우리의 인생이다. 우리는 언제 어느 때이고 항상 준비하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 학생은 자신의 청년시절을 준비하고 청년은 장년에 대비하고 장년은 곧 다가올 노년에 대비되어 있어야 한다.   노년은 반드시 다가올 죽음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준비된 인생은 성공확률이 높고 준비 안 된 인생은 실패확률이 높다. 사전에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냥 들어온 떡도 우연히 굴러 들어온 좋은 기회도 잡을 수 없다.   우리의 짧은 인생은 준비되지 못한 삶을 살므로 해서 더욱 짧은 삶을 살 수밖에 없고 온갖 고난의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준비는 성공에 꼭 필요한 과정이며 가장 중요한 투자이다.   자신의 미래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두지 못하면 반드시 뼈를 깎는 고통과 후회를 맛보게 될 것이다.   양은 겨울이 오기 전에 양털을 깎인다.   영광의 순간을 경험하고 싶으면 과감하게 미래에 대비하자.   설령 준비된 것이 실패될지라도 어정쩡하고 준비 안 된 삶을 산 이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
18    영화 ‘황해’를 보고나서 댓글:  조회:3675  추천:66  2011-05-09
 영화 ‘황해’를 보고나서 한오수 하얼빈 한인회 부회장   작년 (2010년) 12월경에 개봉된 영화 황해는 한국의 나홍진 감독이 연출하고, 하정우와 김윤석이 극중 주인공인 구남과 면가역을 맡은 영화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나홍진 감독은 중국 연변은 물론 국내에 밀입국해서까지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조선족들을 통해 그들의 삶의 비극을 비추고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고발을 보여주고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들이 가장 치열하게 싸울 때는 먹잇감을 사냥 할 때도 아니고 자신을 공격하는 적과 싸울 때도 아니다. 바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종족의 수컷과 싸울 때이다. 남자들은 대부분 그 정도와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으로 돈과 여자와 가정, 이 세 가지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짐승과 전혀 다를 게 없는 인간 수컷들이 암컷을 사이에 두고 으르렁 대며 서로를 공격 하고 수컷들이 무리를 이루어 집단적으로 치고 받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 영화는 말 그 자체로 정의나 양심이 존재하지 않고 뒤틀린 욕망이 꿈틀대고 있는 처절한 생존본능과 약육강식만이 존재하는 야생정글과 같은 영화이다. 우리사회의 어두운 이면, 애써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인간의 추한 이면을 황해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대체시켜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조선족들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고 우리가 포용해야 할 동포들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조선족들은 중국과 한국 그 어디에도 주인공으로 속하지 못한 채 그 주변 언저리를 맴돌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고 한국에 와서도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영화가 조선족들을 비하하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에 대해 감독은 인터뷰에서 오히려 조선족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영화를 찍었다고 항변을 했다.   주인공 구남은 평범한 택시 운전수였던 그가 멀리 한국에 와서 살인까지 저지르려 했던 이유는 다름아닌 자신의 가정을 되찾기 위한 소박한 바램 하나 때문이었다. 잔뜩 긴장한 채 살인 예행연습을 하던 모습, 경찰에게 총을 맞고 쫓기는 과정에서 비참한 자신의 신세에 혼자 서럽게 울던 모습, 결과적으로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진 않았지만 살인을 하려 했다는 것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모습 등에서 조선족인 구남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소시민이라는 것을 강변하고 있다. 우리사회도 마찬가지이듯 어느 사회 어느 조직이나 음지에서 기생하며 살아가는 독버섯 같은 존재들이 있기 마련이다. 다만 그 대상이 조선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또 하나의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안될 일이다. 우리와 같은 동포이고 우리 사회의 일원이면서도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조선족들의 존재에 대해서 진지하고 애정 어린 눈빛과 따듯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나 비주류,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 대해서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화의 배경과 내용면에서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할 수 있다. 대부분 재미와 흥미 위주로 제작된 영화의 본질을 왜곡하고 지엽적인 문제로 그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단지 영화일 뿐이다.
17    울면서 씨뿌리는 댓글:  조회:2960  추천:55  2011-04-29
 (한오수의 세상읽기)                   울면서 씨뿌리는 한오수 하얼빈한인회 부회장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풀리고 영춘화, 진달래, 목련, 벚꽃들이 꽃망울을 하나 둘씩 터뜨리기 시작했다.   아직은 북방지역의 띵샹화(라일락)가 피기에는 무척 이른 시기이지만 멀지않아 이것도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고 짙은 향기를 내뿜기 시작 할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본격적인 농사철이 다가왔고, 씨를 뿌려야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씨를 뿌린다는 것, 씨뿌리는 작업은 일년 농사의 시작인 동시에 고통의 시작이다. 겨우내 묵혀두었던 밭에 거름과 퇴비를 뿌리고 밭도 갈아 엎어야 한다. 밭이랑도 깊게 파고 둔덕도 높여주고 밭속에 물려있는 묵은 삭정이나 돌들도 골라내고 복토나 개토작업도 해야한다. 건조하고 메마른 땅에는 물을 대주기도 하는데 물을 너무많이 주어도 안되고 너무적게 주어서도 안된다. 씨뿌리기 전에 자갈밭이나 잡초밭 가시넝쿨밭을 먼저 옥토로 만들어야 한다. 기름진 옥토에 씨가 떨어져야만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씨뿌리는 일은 농부의 눈물과 땀과 고통을 요구하는 힘든 작업이다. 그래서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쌀미(米)자의 한자를 풀어보면 88(八+八)의 합성어가 되는데 여든여덟번 사람의 손을 거쳐야 쌀 한톨이 비로서 우리의 식탁에 올라 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논,밭의 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들고 자란다고 한다. 농부들의 신실하고 성실한 수고, 즉 농부의 눈물과 땀이 있어야만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땀이 있어야만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농사는 심은대로 거두는 법이다. 이 자연의 법칙은 정확하고 거짓이 없다. 콩을 심으면 콩을 거두고 팥을 심으면 팥을 거두게 되어 있다. 봄에 씨뿌리고 여름에 잘가꾸어 가을에 추수하는 것, 이것은 우리인생의 긴 여행과도 일맥 상통한 일이다.   또 씨를 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떤씨를 뿌리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씨를 뿌리면 튼실한 열매를 거둘 수 있지만 게으르고 나태한 씨를 뿌리면 빈약한 열매를 거둘 수밖에 없다. 봄에 씨뿌리지 않고 가을에 추수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어떻게 심지않고 열매를 기대하는가? 인간의 99퍼센트 실패의 원인이 씨뿌리지 않고 열매를 거두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대자연의 법칙을 무시한 못난 인간들 때문에 이 사회가 점차 혼탁해져가고 있다. 게으르고 나태한 씨를 뿌리고 가꾸면서 크고 굵은 열매를 기대하는 사람들, 또 불법과 범죄와 악의 씨를 뿌리고 심으면서 성공과 풍요와 행복의 열매를 기대하는 사람들, 심지어는 씨뿌리지 않고도 일확 천금을 노리는 사람들 때문에 이사회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공의로운 가치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씨뿌리는 일은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일이다. 지금부터 144년전인 1867년 미국의 제 17대 대통령인 앤드류 존슨이 러시아의 알래스카 땅을 구매하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은 미국 국회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쳤다. 미국에도 넓은 땅이 많고 그 땅을 개간하고 개발하기에도 바쁜데 왜 하필 러시아의 그 얼어 붙은 동토를 지금 구입해야 하는가 하는 이유 때문이었다.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깊은 고뇌와 고민에 빠졌다.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던 그들 중에서 월리엄 슈어드 국무장관이 분연히 일어나 대국회 연설을 시작했다. (우리는 눈덮힌 알래스카 땅을 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땅속에 묻혀 있는 지하 자원을 보고 사려는 것이고 또 지금 우리를 위해 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후손을 위해 사려고 하는 것이다.) 국무장관의 이 간절하고도 확신에 찬 연설은 전 국회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만장일치의 찬성을 이끌어 내었다.   결국 러시아의 알래스카 땅은 720만불이라는 말도 안돼는 지극히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의 수중에 넘어오게 되었다. 먼 미래를 생각한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고통과 고뇌에 떨면서 뿌린 씨앗이 지금의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옥수수 한알을 심으면 대략 300~600개의 씨앗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땀과 눈물과 성실함과 부지런함으로 뿌리기만 하면 300배 600배의 복되고 풍성하고 많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근면과 성실의 씨를 뿌리면 성공과 풍요와 행복의 열매를 거두고, 게으르고 나태의 씨앗을 심으면 실패와 불행의 열매를 맺을 수밖에 없다. 이땅의 대지에도 우리인생의 장도에도 드디어 씨뿌리는 계절이 왔다. 비록 당장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우리 정성스럽게 옥토를 만들고 씨를 뿌리자 울면서 씨뿌리는 자는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의 단을 거둘 수 있다.
16    4월, 꽃피는 봄이오면 (한오수) 댓글:  조회:2793  추천:59  2011-04-22
4월, 꽃피는 봄이오면  한오수 할빈 한국인(상)회 부회장유난히도 춥고 긴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세상의 춥지않는 겨울이 어디 있겠냐 마는 지난 겨울은 유별나게 추운날씨가 오래가고 또 수십년만에 처음 겪어 보는 폭설도 여러번 내렸다. 춘삼월이라고 봄은 삼월부터 시작이라고 하지만 3월은 여전히 추웠고 아무래도 진정한 봄은 4월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4월과 봄과 꽃. 이 세가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어들이다. 4월을 빼고는 봄을 얘기할 수 없고 꽃이 없는 봄은 상상도 할 수가 없다. 죽은 나무 그루터기에서 새순이 돋아나고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땅속에서 죽은 줄 알았던 온갖 풀과 꽃과 나무들이 척박한 땅거죽과 나무껍질을 뚫고 새순이 되어 대지로 돋아나고 있다. 이렇게 봄이 시작되는 4월이지만 미국계 극작가이자 문학 비평가이며 시인인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4월은 마른가지에 물이 오르고 꽃을 피우고 푸른 잎을 돋게하는 힘찬 생명력이 있지만 어느 나라고 할 것 없이 정치적 변수가 가장많고 혁명과, 정치적인 변고,유명인의 사망, 경제적 침체 현상이 가장 두두러지게 많은 달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동엽 시인도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갱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에 그 아우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라고 소리높여 절규하기도 했다. 인간들은 늘 봄을 기다린다. 우리의 현대사도 끊임없이 봄을 기다려왔고 또 봄은 돌아왔지만 어떤 봄날은 겨울보다 더 추운 바람을 몰고 오기도 했다. 얼어붙은 한강과 송화강 물이 풀리고 산과 들에 산수유와 철쭉, 개나리 진달래가 붉게 물들어 가고 있는데 우리의 가슴과 마음에 진정한 봄꽃은 언제 활짝 필 수 있을 것인가?   정미조 가수가 부른“사랑과 계절”에서는“사랑하는 마음은 4월 이지만 ,사랑할 때 마음은 꽃이 피지만, 이별할 때 마음은 찬바람 불어, 이별할 때 마음은 겨울이라네. 불타던 그 여름은 사랑이고요, 낙옆지는 이 가을은 추억이라네.”라고 노래 하고 있다. 인간세계에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고, 반드시 있어야 되는 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이 사월이 되기도 하고 꽃피는 봄날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그리움이고, 기다림이다. 보고싶어도 꾹참기로 했다. 저 얼음장 위에 던져놓은 돌이 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 우리의 가슴속에 춥고 긴 겨울을 극복 할 수 있는 인내와 오래 참음과 긴 기다림이 있을 때만이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그 사랑이 있을 때만이 우리의 마음과 가슴에 진정하게 꽃피는 봄을 만끽할 수가 있다. 사월의 바람, 사월의 햇살, 사월의 편지, 사월의 노래, 사월의 흙내음, 모든 단어들이 사월과 만나게 되면 가슴이 설레게 되고, 새롭고 신선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사월과 꽃과 봄의 또 다른 이름은 기다림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다. 해마다 봄이되면 어린시절 그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땅속에서, 땅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끊임없는 작업.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사월, 꽃피는 봄이 오면 우리 일상의 원망과 불평 불만과 교만과 탐욕과 아집의 낡은 겉옷을 벗어버리고 사랑과 그리움과 기다림과 가슴설레임의 새옷을 갈아입자. 그리고 새봄을 맞이하자.꽃피라.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사월의 새봄이 왔다.
15    아름다운 사람 (한오수) 댓글:  조회:2914  추천:44  2011-04-07
아름다운 사람    -한오수       TV에서 ‘동물의 세계’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야생의 사자나 호랑이는 자신의 배가 부르면 주변에 작은 짐승들이 어슬렁거리며 다녀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심지어는 잡아먹던 짐승도 그냥 두고 가버린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와 탐욕은 어떠한가? 온 가족이 일평생동안 초호화판으로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있는데도 더 가지고 더 소유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가지지 못한 자보다 수천 수만배나 더 가지고 있는 가진자들의 횡포로 인해 지금도 이 지구상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 나가고 있다. 학자들은 현대를 ‘탐욕의 시대’라고 말하고 있는데 한정된 지구의 자원에 대하여 날마다 전 세계의 필요량을 초과하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쉬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대지와 환경이 병들어가고 있고 멀지 않은 미래에 지금보다 더 큰 자연재해가 닥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병든 지구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시도로 몸을 크게 한번 뒤흔들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기로 인해 재산은 얻었으나 삶의 여유는 잃었고, 옆집은 있으나 정을 나눌 이웃은 잃었다. 경륜있는 노인은 있으나 어른은 없고, 선생은 많으나 참된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고, 재주는 많으나 덕이 없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비록 눈에 보이진 않으나 물질보다 더 소중한 많은 것들을 상실한 탐욕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올때에 아무것도 가져온 것이 없었고 또 이세상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는 단지 이승의 순례객에게 우리가 이땅에 살면서 이기와 탐욕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돈과 물질과 욕망의 주인이 되어야 할 우리가 돈에 끌려 다니고 물질에 끌려다니고 욕망에 끌려다니는 노예가 될 수는 없다. 주인이 되어야 할 우리가 스스로 노예로 낮아질 수는 없는 일이다.   나하고만 친한줄만 알았던 친구가 어느날 다른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이렇게 사람에 대해 독점하려고 하는 마음 그것도 탐욕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세상이 변하기를 기대하지 말고 우리자신 스스로 변하기를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자신 내면의 나쁜 생각과 나쁜 습관이 죽어나가야 한다. 배추가 김치로 되기 위해서는 5번 죽어야 된다고 하는데 땅에서 뽑힐 때 죽고, 칼로 배추의 배를 가를 때 죽고, 소금에 저려질 때 죽고, 양념에 버무려질 때 죽고, 입안에서 씹힐 때 죽는다. 배추가 5번이나 죽어 맛있는 김치로 거듭 태어나는 것처럼 우리 내면의 이기와 탐욕과 독선과 교만과 아집도 죽어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피어 있거나 탐스러운 과일이 달린 나무 밑에는 어김없이 길이 나있다. 사람들이 저절로 모여 들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름답고 향기나는 사람에게 사람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방을 위해 아량을 베푸는 너그러운 사람, 그래서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풍겨져 나오는 사람, 그런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다.   누군가를 위해 자리를 지켜준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자리를 비워두는 일도 아름다운 일이다. 소란 피우며 요란스럽게 다가왔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훌쩍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와서 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솔향기, 잣향기, 가득한 숲속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온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 우리의 사명은 어둠을 어둠이라고 말하고 썩은 것을 썩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 세상 누구라도 모두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 사명은 어둠 가운데 빛이 되는 것이고, 썩는 가운데 소금이 되는 것이다. 어둠을 어둠이라고 말하고, 썩은 것을 썩었다고 말하는 것을 빛과 소금으로 오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고난 가운데서 열매를 맺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사람이 머물다간 자리는 아름다운 향기가 오랫동안 남아 있는 법이다.   
14    완장을 벗어라 댓글:  조회:3339  추천:48  2011-03-28
     완장을 벗어라        -한오수 할빈 한상회 부회장   학창시절 남자들이 부러워 했던 것들 중 하나가 완장이다. 팔에 완장을 찬 사람은 학교 내에서 힘을 갖고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교과목이지만 교련시간에 완장을 찬 학생들은 칼을 차고 지휘를 했고 선도부 완장을 찬 학생들은 교칙과 규율을 위반하는 학색들의 이름을 적었었다. 완장을 차는 순간 자신의 부족함은 가리워지고 완장의 자격과 권위가 자신의 것인양 동일시 되곤했다. 1983년에 발간된 윤홍길의 장편“완장”이라는 소설도 30여년간 완장을 찬 사람에게 쫓기며 할 일 없이 낚시로 세월을 축내던 주인공 임종술이 저수지 감시원으로 임명과 완장을 찬뒤 부터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그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 위에 군림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늘날의 남자들 역시 직장생활을 하면서 소위 잘나가는 시절에 한번쯤 완장을 차고 군림하듯 생활해 봤을 것이다. 물론 평생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할수도 있다. 하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완장에 대한 동경과 향수 그리고 완장 때문에 받았던 상처로 인한 쓴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을 수 있다. 직장에서 퇴근하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순간에도 남자들은 간혹 직장에서 차고 있었던 완장의 파워를 습관처럼 사용할 때가 있다. 나는 명령자, 가족들은 복종과 순종자, 이런 공식에 따라 가족 모두를 내뜻대로 움직일것을 강요할때가 있다. 가족들에게 이런 사람이 행복할리 없다. 시간이 갈수록 가족들은 가장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마음의 빗장을 걸게 된다.   최근에 한 퇴직 남성과의 대화속에서 회사생활을 하면서 찼던 완장을 퇴직 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못벗고 있다는 자기 고백을 들었다. 가족들에게 대화를 시도하지만 일방적인 훈계를 하는 일이 빈번하고 자기 뜻대로 움직여 지지 않는 일들을 보면서 차곡차곡 분노가 쌓여 간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도 제일 힘들었던 것이 “전에 내가 누구였는데 지금 이따위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설득하는 일이 었다고 한다. 항상 본인이 상석에 앉고 본인이 먼저 대접 받아야 한다는 고장난 생각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하고 우울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통해 얻었던 완장을 벗지 못하니 매일 매일이 힘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완장을 벗어 버리자 오히려 더 행복했고 더 홀가분해졌다는 고백을 하게 되었다. 멀어졌던 가족과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가까이하고 따뜻하게 대해주기 시작했고 또 자신 역시 대접받기 보다 남을 섬기고 봉사하면서 얻는 보람이 더욱커져서 이제는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이 큰 즐거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선수들 가운데 노랑 완장을 찬 선수가 박지성 선수 였는데 그는 주장으로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플레이 보다 동료선수들이 잘 할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친 동료들을 격려하고 어깨를 두드려 주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완장을 차고도 지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을 뛰는 선수중 가장 모범을 보이고 가장 최선을 다한 사람이 박지성선수였다.   중년 남자들은 모두 한가정의 가장이라는 완장을 차고 있다. 사회에서나 직장에서는 직위가 큰 권력의 완장을 차고 있었다면 가정과 이웃에서는 섬김과 희생과 봉사라는 완장으로 바꾸어 차야한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차고 있는 완장이 배척과 미움과 갈등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완장을 찬 사람이 먼저 스스로 낮아져서 섬기고 봉사하고 희생하고 모범을 보일 때 우리의 가정이나 사회나 직장은 더욱 즐겁고 건강해질수 있다.   세상의 모든 중년 남성들이여!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며 고압적인 질서에서 얻어진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의 완장을 벗어 버려라! 세상이 더욱 부드럽고 따뜻하게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다.
13    사필귀정 (한오수) 댓글:  조회:3212  추천:49  2011-03-11
[한오수의 세상읽기] 사필귀정(事必歸正) -한오수/하얼빈시 한인(상)회 부회장   2010년 1월 25일에 영국법원은 27년전 10대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한 뒤 살해한 피고인 폴 허친슨(51)에게 25년 내에는 감형할 수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983년 10월 영국 노팅엄주의 한 들판에서 당시 16세 소녀였던 콜레트 아람의 시신이 발견되었을 때 얼굴은 온통 멍투성이에 성폭행 흔적도 역력했다. 경찰은 현장인근의 펍(영국식 선술집)쓰레기 통에서 피묻은 냅킨을 발견했다. 냅킨에서는 두사람의 유전자가 감식 되었는데 하나는 콜레트의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어 용의선상에 있는 사람과 대조해 보았으나 결과는 허탕이었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몇 개월 뒤 경찰 앞으로 “당신들은 결코 나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조롱의 편지가 배달되기도 했다.   2008년 6월 만취상태에서 난폭운전을 한 20세 청년 진 허친슨을 체포한 경찰은 범죄전력 확인 차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 그가 태어나기도 전인 1983년의 살인 현장에서 확보한 유전자와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이었다. 사건을 재추적 한 결과 진 허친슨의 아버지 폴 허친슨이 사건 당시 콜레트의 집으로부터 일곱 블록 떨어진 곳에서 살았다는 사실과 그의 유전자가 냅킨에 묻은 혈흔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점, 그리고 1983년에 받은 편지에 있던 지문과 허친슨의 지문이 일치한다는 사실도 모두 확인되었다. 영국 경찰은 그를 살인범으로 체포했다.   자칫했으면 영구 미해결 사건으로 전락할 뻔했던 살인사건이 27년 뒤 범인의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것이 단서가 되어 결국 범인의 덜미가 잡힌 것이다. 요즈음 신문과 방송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건 사고를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눈과 귀를 막고 깊은 산골속에 파묻혀 혼자 살고 싶은 생각이 한두번이 아니다. 12년전에 자기 부인을 살해한 뒤 그 시신을 겹겹이 포장해서 방안에 보관해 두었다가 딸에 의해 발견이 되는가 하면, 임신한 부인을 자신의 집 샤워장에서 목졸라 죽인 의사가 사건 전모가 확연히 들어났는데도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모함하고, 헤치고, 죽이고, 살해하는 반 인륜적인 사건 사고가 세계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다.   21세기가 가까워 오면 사람들은 목적없이 돈을 벌고, 진리가 없는 교육을 하고, 의미가 없는 사랑을 나누며,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이탈리아의 성자 프랜시스 쉐파가 이미 예측하고 경고한 사실도 있다.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상식과 이성을 잃고 말세적인 환경으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틀린 것을 알면서도 옳다고 하고, 옳은 것을 알면서도 틀리다고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 하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시대가 악하고 세상이 혼란스럽게 변하고 과학기술문명이 최고조로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진리는 오직 하나,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틀린 것은 틀린일이다. 결코 옳은 일이 틀린일이 될 수 없고, 아무리 포장을 하고 모함을 하고 여러 가지 음모의 색깔을 칠한다 할지라도 틀린 일이 옳은 일이 될 수는 없다.事必歸正.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대로 돌아가고 결국은 올바른 이치대로 되고 말며 모든 사물은 정한 이치와 법도 그리고 경우와 순리대로 움직여 가게 된다는 말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되어 있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게 되어 있다. 달이 만월이 되면 기울게 되고, 어두운 밤이 지나면 반드시 밝은 새벽이 온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요, 순리이다. 27년전의 살인사건이 피묻은 냅킨한장으로 그 전모가 들어나는 것과 같이 진리는 아무리 감추고 숨겨도 결국은 백일천하에 환하게 들어나게 되는 것이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야당대표시절에 정치탄압을 빗대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고 말했는데 닭의 목이 꺽어져 닭이 울지 못한다고 해서 결코 새벽이 오지 않을리 없다는 것이다.   진리는 시간이 더딜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되살아나 승리 하게끔 되어있다 결코 진리를 거슬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사필귀정,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가 자리를 잡는다. 진리가 나와 당신과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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