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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
2013년 12월 30일 21시 29분  조회:1945  추천:1  작성자: 옛날옛적
     전화기
 
유리창 허비는 따사로운 봄해빛
방안을 요리조리 간지리는데
머리 하얀 할머니 아래목에 앉아
하염없이 창문턱 바라만 보네
 
어느 해 어느날부터인가
신주같이 모셔놓은 빨간 전화기
정성에 고이고이 닦이고 닦여
반짝반짝 눈부시게 윤기흐르네
 
행복따러 멀리 떠난 점점 혈육들
얼굴은 못보아도 목소리 놓칠가
종다리 함께 놀자 재촉하건만
잠시도 방 못비우는 애절한 마음
 
열흘이 가고 보름이 지나도
놀리는듯 입을 다문 앙증한 괴물
차라리 장식품이면 귀여우련만
끝없는 기다림에 한숨만 잦네
       2011년 (시향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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