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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기인 정치가 리항복 30) 사람의 속을 꿰뚜르는 혜안
2015년 12월 24일 14시 21분  조회:1563  추천:0  작성자: 옛날옛적
 30.사람속을 꿰뚜르는 혜안
리항복이 리여송이 반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임금에게 전하자 선조왕은 크게 기뻐하며 친필로 <중원청병장 대도독 리여송 대장기>라는 제사를 써주었다.
이튿날 오전에 리여송은 선조왕과 바둑시합을 해보겠다고 말하였다.리항복이 생각해보니 참으로 난감했다. 선조왕이 비록 바둑은 즐기지만 기실 실력은 수준급이 아니였다. 그런데 바둑의 능수인 리여송을 당해내지 못하는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였다.대방의 요구를 거절한다는것은 실례인지라 라항복은 선조대왕에게 알리겠다고 말하였다.
리여송의 장막을 나온 리항복은 급히 류성룡을 찾아갔다. 수준이 국수급이고 바둑을 각별히 즐기는 류성룡은 리여송을 얼마든지 이길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였다.두사람은 계교를 연구한 뒤 선조왕을 찾아갔다.
“전하,지금 도독 리여송이 전장터에 나가기 전에 전하와 바둑을 두고싶다고 하옵니다.어쩧게 하겠습니까?”
리항복이 리여송의 의도를 말하자 선조왕이 무척 난감한 기색을 보이며 말하였다.
“경들도 알다싶이 과인은 평소에 바둑을 잘 두지 않으니 이 일을 어떻게 하리오?”
“전하,과히 근심할바는 아니옵니다.오늘 날씨가 화창하니 정원에서 바둑을 두십시오.신이 힘껏 도와드리겠나이다.” 류성룡이 여차여차하면 된다고 아뢰자 선조왕의 얼굴에 웃음기가 돌았다.
리여송이 찾아오자 선조왕은 리여송과 함께 정원에서 바둑을 두게 되였다.류성룡은 작은 구멍이 있는 양산을 들었는데 해볕이 작은 구멍을 통해 바둑판을 비추었다. 리여송이 한수를 쓰고나면 류성룡은 양산을 움직여서 양산구멍으로 들어온 빛이 선조왕이 바둑알을 놓을 자리를 비추게 하였다.류성룡의 기예를 잘 아는 선조왕은 머리를 짤 필요없이 햇빛이 바친 자리에 바둑알을 놓았는데 그것을 리여송은 알아차릴 리가 없었다. 
바둑알을 다 쓰고나서 자리를 세여보니 두사람이 차지한 땅은 완전히 같았다. 기실 류성룡의 높은 바둑수준으로는 리여송을 얼마든지 이길수 있었지만 그는 “화위귀(和为贵)라는 원칙을 지키고 대방을 이기려고 하지 않았었다.
리여송은 선조왕과의 내기에서 무승부를 거두자 기분이 각별히 좋아져서 즉시 대오를 정돈하였다.그는  출발하기 직전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리항복의 앞에 주먹을 불쑥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리항복은 도독이 어느때든 작전지도를 달라고 할것이라  짐작하고 작전지도를 줄곳 품에 지니고다녔다.리여송이 주먹을 불쑥 내밀자 리항복은 그가 지도를 찾는다는것을 대뜸 알아차리고 소매안에 간직하고있던 지도말이를 꺼내서 리여송의 앞에 내밀었던것이였다.
“리공은 참 남의 속을 귀신같이  아는구려.조선국에 리공과 같이 고명한 대신이 있는데 세상에 무엇이 두렵겠소?” 작전지도를 펼쳐보며 칭찬을 금치 못하던 리여송은 대오를 지휘하여 호호탕탕하게 전방으로 나갔다.
리여송의 군기가 매우 엄한것을 본 리항복은 선조왕을 보고 아뢰였다.
“리여송의 군대는 군기가 엄해 한차례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울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하에 있는 정동지(郑同知)와 조지현(赵知县)란 두 부하가 큰 애물꺼리입니다. 이 두사람은 품성이 성실한데가 추호도 없고 간교하기가 그지없는데 장차 우리나라의 대사를 그르칠 놈들이 바로 그 두놈입니다.”
계사(1593)년 정월에 리여송은 대군을 이끌고 조선군과 합동하여 평양성을 포위하고 화포를 련발하였다. 당시 명나라 군사들의 화포는 최신식무기였다. 평양성안에 주둔하고있던 코시니와 왜놈 장병들은 끊임없는 포소리에 놀라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성을 비워놓고 도망치고말았다. 평양성을 손쉽게 탈환한 리여송은 승승장구 남하하여 도망가는 적들을 추격하였다. 그해 12월 25일, 그들은 벽계관(碧蹄馆)에 이르렀다.그러나 리여송이 적을 너무 경시한데다가 왜장 코바야가와(小早川隆景),티치바나(立花宗茂) 등이  결사코 반격하는바람에 그들은 적들에게  대패하고말았다 
전투상황이 아군에게 불리하게 되자 리여송과 명국군의 사기는 크게 좌절되였다.리여송은 대군을 이끌고 개성으로 후퇴하였다가 다시 평양으로 돌아와서 주둔하였다. 이때 적들의 기세에 눌리워 벌벌 떨던 정동지와 조지현이 왜적들과 화해를 하자고 리여송을 꼬드겼다. 부하들의 끈질긴 꼬드김에 넘어간 리여송은 왜적과 싸우기를 단념하고 화의하는데 동의하였다. 그는 심유경에게 명나라군대의 담판대표를 맡겨 코니시한테 보내여 화의를 계속하였다.
임진(1592)년 7월에 리순신장군이 이끄는 수군이 한산도에서 대첩을 거두어 아군이 제해권을 장악하여 왜적들의 수송로가 끊기고 전국 각지에서 의병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적들을 습격하는데가 명나라군사들과 관군이 쳐들어옴에따라 왜적들도 더는 뻗쳐내기 어려웠다. 거기다 평양성이 수복됨과 아울러 권률장군이 행주산성에서 대첩을 거두자 기세가 꺾인  일본군들은 서울을 버리고  남으로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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