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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향기 그윽한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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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 詩人 서부련의 향기

♣ 걸인(乞人) ♣
2012년 01월 19일 19시 16분  조회:1904  추천:2  작성자: 연꽃향기


♣ 걸인(乞人) ♣



나는 걸인입니다.

그러나 원래부터 걸인은 아니었습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영롱하던 내 눈빛은

맥이 풀리고

온갖 보화로 가득 차 있던 내 가슴은

손 털고 일어서는 투전판의 노름꾼인 냥 

한 순간에 텅 비었습니다.


그 날부터 나는 걸인이 되었습니다.

오만과 자존의 대명사였던 내가

이제는, 그대에게 측은하게 보일 궁리만하여

동전 한잎같은 그러나 천금보다 귀한

그대의 마음 부스러기라도 주워 담으려는

걸인이 되었습니다.


다른 걸인은

따뜻하고 번화한 거리에 서 있지만

나는 춥고 그늘진 곳만 골라

추수가 끝난 빈들녘에 허수아비처럼 

텅 빈 거리에 서있습니다.


그 것은 내가 바보라서가 아니라 

그대의 시선을 끌기에 더 좋은 까닭입니다.


그대의 미풍 같은 한 마디가

내게는 태풍이 됩니다.


♧ 시나브로 핀 연꽃/詩人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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