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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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에서 맛본 먹거리의 변화
2015년 06월 17일 08시 05분  조회:4240  추천:1  작성자: 홍천룡
 
나는 이번까지 상해를 네번 갔다왔다. 대도시의 대명주로 각인되는 상해는 세기적인 차원에서 세계적인 풍운을 감싸고 번창해지는 도시이다. 그 옛날,   아마도  60년대 중반이라고 기억되는데 우리 마을 미자네 아저씨가 상해에 갔다왔다는 소문을 듣고 우리 조무래기들이 그집 울안으로 오구구 모여들었다. 그때는 마을 뉘집에 무슨 일이 생겼다면 무리를 지어놀던 조무래기들이 무작정 그 집으로 몰려간다. 그러면 꼭 무슨 먹을 알이 생기지 않으면 생각밖의 선물이 생긴다. 최저한 개눈깔 사탕 한알 아니면 딱지그림 한장쯤은 얻어가질수 있었다. 어느 공장의 채구원으로 객지출장이 업이라고 하는 미자네 아저씨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신사타입이였다. 상해사탕이라고 우리에게 두알씩 나눠준 사탕이 예쁜 빨락종이에 감싸진것이 신기했고 더구나 그 맛이 특별했다. 감스레한 색깔을 띤 그 사탕은 개눈깔사탕처럼 단맛도 있었고 우유냄새도 나고 또 별다른 특이한 고소함도 있었다. 그리고 얼음처럼 깨지는 개눈깔사탕처럼 딱딱하지 않고 아주 녹씬해서 씹어먹기에도 부드러웠고 녹여서 빨기에도 사르르 살살 녹았다. 아무튼 별맛이였고 먹은다음 여운도 감미로웠다. 참, “상해제”라면 굴러떨어지는 말똥도 명품으로 여길만치 그 시기 그 세월에는 “상해”란 이름자체가 브랜드였다. 사람마다 집집마다 그처럼 부러워했던 손목시계, 자전거, 재봉기 등 귀물도 “상해제”가 제일이였다.

1984년도에 처음 상해에 도착했을 때는 보슬비가 잔잔하게 내리는 새벽녘이였다. 황포강부두가를 나서니 골목량켠에 거머칙칙한 구식층집들이 숨막히게 늘어섰는데 아래층 대부분이 분식점이였다. 목천으로 된 허연 문발을 휙 걷어젖히고 들어서면 까마반드르르한 식탁과 걸상들이 쪼롱쪼롱 줄을 서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주메뉴는 칼국수가 아니면 삭면이였다. 종지만한 사발에 한줌도 안되게 담긴 국수는 둬어번 젖가락질해서 후루룩 다 넘길수 있을만치 가련했다. 다들 서너 사발씩 재꼈지만 포식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맛도 없었다. 너무나 슴슴했다.

“이게 상해음식이 맞나!”

“상해”에 대한 우상이 와그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였다. 그 이튿날 남경로와 “와이탄(外滩)”을 돌아보고 그럴듯한 식당을 찾아가 상해료리 몇접시를 청해서 연변배갈에다 안주해보았다. 손바닥만한 접시에 까풀치기로 살짝 얹혀놓은 료리들은 역시 슴슴하고 맛이 없어서 식욕을 돋구지 못했다. 돌아올 때 과자, 사탕과 술을 샀는데 별로 특색이 없었다. 상표만 “상해제조”로 되였을뿐이였다.

두번째로 상해에 갔을 때는 근 10년후인 90년대초반이였다. 상해사범학원 졸업생인 로선배님을 모시고 갔기에 여러 가지 기념활동에 참가할 기회도 가졌고 여러 교수님들의 저택에 초청되여 접대받기도 했다. 고급연회의 고급료리도 검식해보았고 주민가정의 밥상에도 앉아보았다. 역시 슴슴하고 담담하고 량이 적은 것이 그 특징이였다.

세번째로 상해에 간것은 역시 근 10년후인 새천년을 맞은 이듬해였다. 거리식당들의 외관이 많이 달라져있었고 우육면, 패스트푸드 등 스낵바가 흥기하고 있었다. 과자, 사탕등속도 다양하고 풍부해지고 있었다.

이번에 네번째로10여년이 퍽 지난다음 가보니 음식거리의 풍경이 완전히 탈바꿈되고 있었다. 자그마한 분식점들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칼국수 한사발 먹자고 해도 환경이 우아하고 깨끗하고 인테리어가 완벽하게 된 체인점같은데 들어가야 했다. 좀 소문이 나고 괜찮은 음식점료리를 맛보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것이 정상으로 되고있었다. 그리고 중국 각 지방의 특색음식들이 상해의 먹거리골목에서 자리를 넓혀가고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운남의 따이족들이 와서 꾸린다는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맛보았다. 꽤나 규모가 있는 식당이였는데 이름모를 열대야채로 만든 료리도 많았고 일반 곡물로 만든 주식도 다양했다. 생각밖에 입쌀과 찹쌀가루로 만든 떡종류가 많았는데 우리의 떡종류인 인절미나 송편, 가래떡, 경단,  증편과도 같은 것들이 많았다. 다만 이름이 다르고 모양이 다를뿐 그 원재료, 가공과정이나 맛이 비슷할것 같았다. 몇개 맛을 보니 우리의 떡보다 순수함이 부족했고 쫀득쫀득한 질긴감도 못했지만 단맛이 강해서 식욕을 돋구고 있었다. 그저 설탕같은 단맛이 아니고 고소함이 밑받침된 복합적인 감미로움이였다. 아마도 당도가 강한 열대식물로 가공해낸 즙이나 첨가제를 투여한것만 같았다. 그런 단맛으로 입맛이 고급차원으로 치달아 오르고있는 상해사람들의 구미를 당겨내고 있었던것이다.

남경로 서쪽에 있는 대형슈퍼마켓내의 식료품전문매장을 돌아보았다. 곡물로 만든 떡종류만 해도 몇백가지 품종이 배렬되여 있었다. 포장이 예쁘고 심층적인 세밀가공에 다양한 첨가제를 복합리용해서 고급적인 품종으로 승화시킨것들이였다. 경단과도 같은 새알심 두개를 넣고 정교하게 포장한걸 인민페 십원을 주고 사먹어 보았는데 역시 달고 부드럽고 살살 녹아빠졌다. 연길에서는 튀긴 새알심을 한근에 8원씩 한다. 그리고 입쌀튀김으로 만든 과자(연변에서는 과줄이라고 함)의 종류가 특별히 많았고 예쁘게 모양을 내서 특색을 돋구었다. 그밖에도 분명 우리의 숸떡이나 시루떡과 다름없는데 여러 가지 모양새로 다양한 포장으로 알맞는 첨가제로 독특한 맛을 둗구어 내서는 고급제품으로 업그레드시켜 고수입을 창출하고있는 품종들이 많았다. 분명 거칠고 투박한 우리의 시골음식과 다를바 없는건데 심층적인 세밀가공을 거치니 상해의 신사숙녀들이 멋스레 검식의 달콤함을 즐길수 있는 고급음식으로 부상되는것이였다.

돌아올 때 차안에서 먹으려고 연변에서 생산해낸 누룽지를 몇봉지 사려고 두루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누룽지를 달라고 하면 다 광동이나 락양에서 생산해낸 기름에 튀긴 누룽지들뿐이였다. 다행히 딸애가 인테넷사이버마켓을 통해 사가지고 차에 오를수가 있었다.

연길에 와서 서시장떡매장에 가보니 인자해보이는 녀인들이 찰떡을 큰 대야에 골똑골똑 담아놓고 주먹떼만큼 뚝뚝 떼서 맛을 보라고 손님들을 부르고 있었다. 우리의 전통음식이 전국시장으로 나갈수 있고 더 멀리 국제시장으로도 나갈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가? 그런 브랜드가 되자면 얼마만한 시간이 수요될가? 우리가 어떻게 발걸음을 떼야 할가? 우리의 주요 산업인 벼재배에서 나오는 입쌀의 부가가치를 높이자면 우리 음식의 특점을 고려하지 않을수가 없지 않겠는가!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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