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에 실린 황유복교수님의 수필을 거의 다 읽었다. 력사학자가 쓴 글인데도 오랜 문학수련을 거친 작가의 글처럼 참 편하게 읽혀진다. 첫사랑, 눈사람, 이름, 저녁노을, 할머니…등을 주제로 한 글에서 진솔한 내면의 고백이 가슴에 와닿는가 하면 사학자로서의 박학다식, 정의를 부르짖는 작가의 주장 등이 생경한 설교로서가 아니라 진실한 삶의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글 중간에 문득문득 튀여나오는 위트나 유머는 읽는이들을 흥분시킨다. 또한 비전문인이 쓴 글이라서 소재면에서 신선하고 다양하여 언제나 기대가 되는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남자․술․ 그리고 약속》이란 글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서두, 결말은 물론이고 글 사이사이에 인생달관자의 여유와 멋이 넘치여 아주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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