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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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평
2006년 05월 30일 00시 00분  조회:5461  추천:70  작성자: 황유복
단평



황유복선생의 《선택》은 바로 우리 조선족들 모두의 앞에 놓여진 선택을 설교가 아닌 명확한 수치와 사실적 근거들로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으로 태여나서 유아시절의 선택으로부터 성장기에 들어서 개인적인 인생선택, 그리고 나아가 사회적인 민족의 선택, 황유복선생은 개인과 민중, 민족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들이 거쳐 온 선택과 또 해야 할 선택들을 하나하나 귀맛있는 의론으로 렬거하면서 나중에 우리 민족앞에, 조선족으로서의 우리앞에 놓여진 선택을 끄집어낸다. 하기에 수필은 정론성이 강하지만 딱딱하지않고 읽을 맛이 있다.

더군다나 마지막에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는 배사람을 위한 순풍은 있을수 없다》 는 철리적인 결론으로 황유복선생은 이런 선택 저런 선택 하지만 결국 우리앞에는 오로지 정진(精進)하는 하나의 선택밖에 없다는것을 말해준다.

전경업: “수필, 정서의 매듭을 풀어라”,《도라지》2001.4



현실적인 삶은 현장의 감각을 위주로 진행이 되지만 과거에 대한 추억이나 의미부여도 삶의 주요한 부분이 아닐수 없다. 토속적인 고향, 사모했던 처녀의 모습이 그에의 그리움으로 차있는 화자의 모습이 과거와 현재에 걸쳐 유기적인 관계로 잘 펼쳐지고있는《옥년이와 봇나무》(《도라지》,2002.1) 에서, 참된 인간성에 대한 추구는 여전히《완강》하게 안겨왔다. 어릴적 옥년이한테서 봇나무를 배우고 젊어서 련인에게 봇나무를 읊조리고 이제 봇나무의 순리를 익히고 따르려는 저 모습은 하얀 내음이 가득 풍기는 살아있는 또 다른 봇나무인가.


김경훈: “정, 사랑, 진실과 가공의 사이”, 《도라지》2002.2


《도라지》에 실린 남계의 《가난이 선물하는 삶의 지혜 》, ⋯는 그 어떤 생활현상이나 사실, 사건과정에 대한 표층적인 따분한 서술정도에 그치고마는것이 아니라 생활의 섭리, 인생에 대한 심층적사고에로 접근해가는 자세가 유달리 이뻤다.

《가난이 선물하는 삶의 지혜》에서 작자는 학창시절 어느 한번 학습에서 성적 1등을 따냈지만 가난때문에 람루한 옷으로 하여 선생이 다른 학생을 무대에 나가 상장을 받도록 하고 기념사진마저 못 찍게 한 설음을 되새기고나서 이렇게 쓴다.


《가난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바가 더욱 많다. 우선 가난은 인간에게 불편함과 그에 따르는 고통을 주면서 세상을 정확하게 볼수 있는 혜안을 선물해준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항상 꿈이 있기 마련이다. 그 꿈은 인간으로 하여금 눈앞의 가난을 참고 견디는 인내심을 갖게 한다. 부족함과 가난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뜻의 넉넉한 삶을 살아갈수 없다.》(《도라지》2002,3호, 제105페지)

그래서 공자님은 《인(仁)》과 함께 《인(忍)》을 인덕이라 하고 다른 한 현인은《궁하면 변혁을 꿈꾼다》고 튕겼던것일가. 상기 인용문은 작자의 인생살이에 대한 진실한 체험의 개괄, 신념의 확인일것이다. 인생을 심오하게 체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런 글을 써낼수 없는것이다. 이 수필은《가난》과《선물》이란 두 개 부호로 체험된 인생의 철학을 깨쳐주고있는것이다. 책이나 일상에서 떠도는 개념이나 설교에서 초월하여 자기나름대로의 사고를 할줄 아는 그 근엄한 얼굴표정이 유난히 미쁘다.


전국권:“수필창작의 황금시대”,《도라지》2002.4


수필가가 현실의 방관자일수 없다는 말이 성립된다면 수필이 과거지향적일수 없다는 말도 성립된다. 우리의 과거는 오늘을 위한 과거이고 우리의 력사는 오늘의 시점에서 바라본 력사이며 우리의 자연은 현제와의 관련속에 존재하는 자연이다. 현실과 격리된 과거는 과거를 위한 과거일뿐이고 현실과 떨어진 자연은 음풍영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다.그러나 우리는 관조와 달관이라는 미명아래 꽤 오랜 시간동안 수필을 현실에서 격리시켰었다. 거기에는 또한 현실비판의 수필이 문학성이 떨어진다는 리유도 한몫했다.하지만 남계의 수필은 우리의 이러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잘못된것인지를 잘 보여주고있다.

필자는 일찍《이름도 없이 이 세상을 살면서》란 제목의 글을 읽으면서 남계의 수필에 흠뻑 취했던적이 있다. 담담하고 조용하지만 진지하고 무게가 있었다. 현란한 수사나 의도적인 구성이 없지만 문맥이 류창하고 문체가 탄탄했다. 이번 《도라지》 4호에 실린《오늘의 삶에 충실해야⋯》 역시 남계 특유의 진지한 자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삶과 죽음의 비교속에서 오늘의 삶에 충실하는 인생이고 싶다는 소박한 다짐이 설득력 있게 잘 안겨온다. 이 수필의 설득력을 필자는 작자의 진지한 창작자세, 몸소 겪었던 두 번에 걸친 사고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성, 그리고 탄탄한 문체에서 찾고싶다. 한마디로 작자의 진지함과 그 진지함을 설득력으로 바꿀수 있는 문학적능력이 이 수필의 진정성을 확보하게 한다. 인생관조의 수필이 많아지면서 우리 수필계에도 죽음을 대상으로 한 수필이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사실 그 진지함보다는 일시적인 호기로 비쳐지는 경우가 많아 이 수필과 대조를 이룬다. 당위성을 강조한 제목에서 혹 설교조가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본문을 읽다보면 잔잔한 서술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력사학이 전공인 작자의 글이 어느 문학인의 작품 못지않게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는점은 시사하는바가 참으로 크다고 하겠다.

서영빈:“수필의 진정성을 위하여”, 《도라지》2002.5


황유복의 수필쓰기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리유는 그로 하여 우리가 학구적 치밀성에 바탕을 둔 진정한 의미의 학자수필을 대할수 있었다는 점이다.

서영빈:“소비적인 삶과 수필문학의 선택”,《장백산》2004.1


남호손의 《<잔인한 달>,4월을 보내면서》에서는 례년보다 일찍 찾아온 작년 북경의 봄 더위와 그 《잔인한 더위》에 워낙 짧은 화기마저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져버린 봄꽃들, 그리고 작자 자신의 지나온 청춘의 아쉬움을 관련시키고 있다. 나이 지긋한 분이 웬 꽃타령이냐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꽃에 대한 감정은 나이에 별로 상관이 없다.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의 소실에 대한 서글픈 감정이 누구라고 다르랴. 꽃은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의 존재기간은 매우 짧다. 거기다가 작년봄 북경의 화기는 이상기온 즉 너무 일찍 찾아든 고온과 강한 햇볕 때문에 더구나 짧았다. 그러니까 워낙 짧은 생을 너무 일찍 마감하고 스러진 꽃을 보며 처녀들이 떨어진 꽃잎을 줏는 행위는 너무도 당연하다하겠다. 저 유명한《홍루몽》의 림대옥도 그래서 떨어진 꽃을 주어 매장하고 장사한것이리라. 그런데 이 수필의 매력포인트는 바로 문화대혁명이라는 너무도 뜨거운 태양 때문에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린 자신의 청춘을 서글퍼한다는데 있다. 그것은 작자 한사람만의 불행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공명과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품에 인용된 꽃에 깃든 옛 시인들의 시구들은 이러한 감동을 우리 인생사 일반에 확산시키는 구실을 하는것 같다. 로년에 수필에 입문하여 등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써나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무르익어가는 문장의 세련미도 이 수필가를 돋보이게 하는 한 측면이다


장춘식: “도시적상상력: 수필시대가 도래하는가”,《도라지》 2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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