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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항행은 키잡이에 의거한다
2013년 11월 27일 09시 08분  조회:2834  추천:1  작성자: 회령
             중편실화
                                                              대해 항행은 키잡이에 의거한다
                                                                                                                        회령
   로씨아 보따리장사 바람은 사람들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했다. 군필이네 부부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토론을 했는데 요즘 며칠은 팽팽히 맞선 쟁론을 계속 했다. 군필이는 량식창고 마대치기 공인이다보니 로씨아 돈벌이를 갈수없지만 안해는 그까짓 농사를 집어치고 마음대로 할수있는데 멍텅구리 같이 말을 듣지않았다. 오늘도 자리에 눕자 군필이는 안해를 끌어안고 또 구술리기 시작했다.
   “그것참, 마우재들이 오라는것처럼 매일 로씨아로 가는게 먹을알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지? 오늘 우리단위 아덜 안깐덜이 또 대여섯이나 갔다더라니…”
   “밭은 당신말과 같이 누구한테 세를 준다치구 하루밤두 못 참는 당신이 되겠습니까? 산돼지 잡을라 갔다가 집돼지를 잃자구?...”
   “집돼지구 당나귀구 간에, 술집간나들이 쌔구 버렸는데 별 걱정을 다하네. 흐흐… 아구구… 나는 막일을하는 마대치기지만 그런 치치부레한 일은 돈을주며 하래두 안하우. 사내 대장부가 시시하게 그게 뭐야! 어떤때는 좋다하구 어떤때는 싫다하구… 애들 작란이야?! 빌어먹을… 쓸데없는 궁상은 그만두구 당신두 한번 구경삼아 고생삼아 대담히 해 보우. 한 일년쯤 고생하면 몇십만씩 번다는데, 몇십만은 그만두구 몇만원이래두 그게어디우! 우리로서는.”
   “다른 안깐들두 하는데 나라구 왜 못 하겠습니까! 정작 나가자니 집때문에… 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셋이나 데리구 집살림을 하자면, 출근까지하면서…”
   “그래서 하는 말이 아니우? 낳기만하문 뭐하우? 책임져야지. 아이들은 우쭉우쭉 커가지, 자덜을 출세 시키자면 우리부부가 드세야하우. 이제 한 이년 지나면 내가 내부퇴직인가 뭔가 그런걸 신청할수 있다고하니까 그때는 두말할것없이 내가 나가는거고…안까니 힘을 바라는건 팔부긴 하지만…나가 고생하는 당신을 생각하면 힘이 곱으루 날게우. 원래사 그렇지, 안까니를 내놓는게 일이아니지. 녀자와 질그릇은 내 돌리면 깨지는 법이라는데.”
   “흥! 그런 펄네가 따로 있지 다 그런가해요? 음트그레한것들이나 그런 우추한 짓을 골라하지.”
   “나야 당신을 나보다 더 믿지만. 외국 바람에 아래 바람까지 나덜가지구 통 개지랄 하는걸 보문. 그럴게문 처음부터 만나지 말게지. 불쌍한 애들은 만들어 싸놓구. 사회문제꺼정 만들면서… 빌어먹을! 행복하게 잘 살겠다구 벌린일이 개판이 돼 가지구. 그게 무슨 꼬락서니야… 엥! 쯧쯧쯧.”
   “누구 걱정 마시고 이거나 잘 건사해요.. 내가 나간후.”
   “정말야?!”
   “예! 잡시다.”
   “아이구! 요걸 그저…” 군필이는 안해를 힘껏 끌어 않았다.
   군필이네 가정 상황은 대체로 이러하다. 칠십객 늙은 부모들은 진에서 그리 멀지는 않으나 여전히 산골에서 살고 자기네는 시내에서20여평 작은 집에서 비좁게 산다. 하여 합가를 못하고있다. 맏이가 딸이고 아래로는 아들이 둘인데 딸애와 큰앤 초중생이고 작은것도 곧 소학교 졸업을 한다. 딸애는 명년이면 고중에 들어가는데, 지금까지 봐서는 애들이 모두 공부 실력이 괜찮은것 같으니 대학공부까지는 시켜야한다. 이것은 그들 부부의 최대의 인생 목표였다. 군필이네 부부는 말그대로 상봉하솔 립장이다. 군필이는 출근하면서 농사일을 억척스레했다. 말은 안해가 농사 짛는다고 하지만 기실은 군필이가 했다. 그러나 살림은 점점 더 힘들었다. 단위의 신세가 크다. 집을 살때도 단위에서 목돈을 선대해 줬지만 작은애가 앓을때도 단위의 돈을 적지않게 썼다. 수년간 단위의 보조금도 여러번 받았다. 군필이는 항상 감사하고 또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일을잘해서 단위와 동료들의 신세에 보답하려 했지만 동료들은 그를 해마다 모범으로 뽑아 주었다. 월급이 나올때마다 빚을 얼마간 까느라 했지만 또 꾸고 하다보니 지금도 빚은 3000여원이나 된다. 옛말에 가난구제는 나라에서도 못한다고 했는데 세상이 아무리 좋아졌다고해도 그래도 자력갱생 해야하고 제힘으로 살아야한다. 나라와 단위와 동료들의 부담으로 돼서야 되는가! 팔 다리가 울뚝불뚝한 사내대장부가…풍랑이 아무리 세차도 가정을 행복한 앞날로 운전해 가야한다… 군필이는 늘 이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군필이가 보건대 개혁개방은 살길을 활! 열어줬지만 월급과 농사만으로는 번신할수 없었다. 돈쓸일은 점점 더 늘어나는 급박한 상황에서 목전의 출로는 외국 나들이뿐이였다. 한국돈 벌이가 좋다고는 하지만 자기에게는 조건이 없었다. 믿천이 적게 들고 수속이 수월하다는 그리고 장사가 잘 된다는 로씨아 장사부터 시작하자. 먼저 안해가 나가서 얼마간 번후 내부퇴직을 하면 안해가 집을 보게하고 자기가 달려들 작정이였다.
   한달 남짓 지나서 군필이안해 복자는 친구 세사람과 함께 로씨아로 갔다. 양털실과 아이들옷 그리고 목수건 손수건 장갑 양말 등속을 지고 들고 이고 네 보따리나 하여 가지고 수분하에서 로씨아로 건너간후 그들 넷은 큼직한 방 한칸을 세맡고 들었다. 듣던바와 같이 장사가 잘 되였다. 한달도 안되여 물건이 거이 팔려 나가자 그들은 안달이 났다. 그런데 어느틈에 눈치를 챘는지 도매군들이 달려들었다. 남자들도 있고 녀자들도 있었는데, 흥정과 거래는 남자들과 하는것이 퍽 수월하고도 리익이였다. 어떤 사내들은 젖가슴이나 궁둥이를 은근슬쩍 만져만 보고서도 장갑깨나 양말짝을 거저 주기도 했다…
   그들넷은 증명 기한이 다가오자 불법체류를 결심하고 흩어졌다. 함께 있다가는 한사람이 잡히면 다 걸리기 때문이였다.
   복자는 늙은 부부(로파는조선족)가 사는 집에 방 한칸을 세내고 들었는데, 그집 아들이라는 주정뱅이 중년 사내가 몹시 께름하고도 무서웠다. 게슴츠레한 우묵눈으로 흘끔흘끔 뜯어보던것이 얼마후부터는 자는데도 노크하며 문을 덜컥덜컥 쥐여 당기군했다. 불법체류다보니 복자는 밤이고 낮이고 가슴이 두근두근 신경이 조마조마했다. 어떤때는 이쯤에서 그만 돌아 갈가고도 생각했지만 돈벌이 재미를 떼칠수가 없었다.
   어느덧 새봄이 왔다.
   어느날 오후 그간 단골로 익숙해진 도매상 연길시 리씨가 저녁에 한잔 하자며 술과 고기며 떡을 한꾸러미 사들고 복자를 찿아왔다. 리씨는 1백화에 다니다가 하해를 했다고 하였는데, 중키에 보통인물의 사근사근하고 매우 약삭빠른 사내였다. 나이는 자기와 비슷했다. 그날저녁 복자는 저녁상을 준비하면서 종래로 느껴 보지 못한 이상야릇한 심정에 젖어있었다. 몸은 근질거리고 얼굴이 화끈화끈해났다… 리씨는 복자에게 포도주를 권하면서 속이 오싹오싹해나는 육담을 련속 지껄여댔다. 그리고 본론으로 긴히 정색해서 말하기를 로씨아 장사를 잘 하려면 마음 맞는 남녀가 동거하는것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는 것이였다. 누이 좋고 매부좋고 가정은 가정대로 지키고 돈벌이가 잘되고 여북 좋은가…관건은 남의 눈에 들키지않고 말썽만없으면 만사대길이라는 것이였다. 조심만 잘하면 누가 안다구…로씨아나 한국에 나간 사람들치고 똑똑한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한다는 것이였다. 불법체류로 이렇게 험한 고생을 하면서 온 가정을 먹여 살리느라고, 번신 시키느라 공헌을 하는데 고만한 향수와 자유를 못하겟는가. 혹여 가정에서 안다면 그들이 리해를 해야 한다는 고견이였다. 자기 안해는 언녕부터 리해하는 녀자라고 자랑까지했다.
   그날 밤부터 복자와 리씨는 동거를 시작했다. 제대로 말한다면 그간 보고 듣는 가운데서 복자의 내심에서는 미묘한 충동이 여러번 있었다. 공개적으로 부딫친 유혹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참고 억제해 왔는데 오늘밤의 유혹은 너무도 달콤하고 집요 했으며 거기에 술의 작용까지 겹쳐 복자의 정조는 너무도 쉽게 허물어 졌다.
   복자는 이렇게 난생 처음 외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량심상 얼마간의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장사가 더욱 순리롭게 잘 되면서 복자는 기쁘고 성수나고 지어는 행복하기까지했다. 마치도 신혼생활 같았다. 그의 량심부담이란 남들의 눈을 꺼리는것 뿐이였다. 그러나 복자는 자기가 지금 고통의 무거운 멍에를 메였다는것을 몰랐다.
   어느덧 3년철이 되었다. 그간 남편에게 3만원씩 리씨편으로 두번 보냈는데 모두 제대로 갔다. 신심이 생긴 복자는 석달전에 또 물건 구입차 중국으로 건너가는 리씨에게 이번에는 10만원을 맡기였다. 그런데 리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분명 꿀꺽하고 잠적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복자는 또 여러가지로 추측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요행을 바랐다.
   어느날 함께 왔던 친구 두사람이 놀러왔다. 오래만에 상봉한 그들은 너무도 반갑고 기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엉켜 돌았다. 복자는 두말할것 없이 한상 잘 차리였다. 술잔이 오가며 익을대로 무르익은 중년 아낙네들은 걸직한 롱담을 마구 하면서 유쾌히 웃고 떠들어댔다. 친구들은 자기네는 둘이 그냥 붙어 다니다보니 그 흔한 마우재바람 한번 못 써 보고 이제 집에가면 나그네를 죽여살린다면서 짝짜그르 웃어댔다. 복자는 속이 꿈틀 켕기고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 울랐지만 그들을 따라 웃지 않을수 없었다. 친구들이 그렇게도 떴떴해 보일수가 없었고 진정 부러웠다. 그들은 진짜 강자였다. 오래지않아 개선가를 높히 부르며 귀국할것이다. 사랑하는 남편의 넓고 뜨거운 품에 뛰여들 것이다. 가족을 얼싸 끌어 안을 것이다…그런데 자기는 지금 이게 무슨 꼴인가. 여우같은 리씨의 감언리설에 몸을 버렸고 돈을 떼웠다. 아니, 내가 환장했지!... 복자는 자기 일신을 마구 뜯고 싶었다 나는 이제 어떻게 집으로 돌아 가나?!... 그야말로 후회막급이였다. 복자는 저도 모르게 쿨쩍쿨쩍 울다가 엉엉 소리를 내며 대성통곡을 하였다. 친구들도 제설음에 겨웠는지 따라 울었다. 그들이 한바탕 울고 있는데 주인집 로파가 편지를 흔들며 방문 앞에 왔다. 편지는 주인집으로 통하는데, 복자는 리씨의 편지기를 바라며 냉큼 일어나 편지를 받았다. 편지는 남편한테서 온 것이였다. 사맥이 탁 풀리였다. 복자의 락심한 얼굴을 근심스레 저으기 바라보던 로파는 무등 관심조로. “남편이 오지않아 그러냐?... 아마 서너달 되지?...” 하고 물었다. 친구들은 입을 딱 벌이고 두눈이 휘둥그래서 복자를 쳐다 보았다. 이게 뭔 소리여?!... 로파의 말 한마디에 일격석파수중월( ) 이된 복자는 창피고 뭐고 다 벗어 던지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친구들은 아연실색해서 듣고만 있다가 혀를 끌끌차며 위안겸 책망겸 몇마디 말을 하고 무엇을 피하듯 급급히 가버렸다.
   남편의 편지는 내부퇴직 수속을 다 마쳤으니 만사불고 즉시 돌아 오라는것, 한국 수속 중인데 증명이 나오면 떠나라는 날에 무조건 떠나야 하니 빨리`급히 오라는 것이였다. 복자는 물건을 다른 사람들께 넘기고 부랴부랴 집으로 떠났다. 손에는 겨우 만여원 밖에 없었다. 그는 리씨를 저주 하며 이빨을 갈다가는 영원히 망가지고 더렵혀진 자기몸을 후회하고 증오했다. 바보가 따로 없었다.
   복자가 돌아 오자 군필이는 휴식을 시킨다 몸 보신을 시킨다 하며 야단법석이였다. 그는 복자가 가마목 일도 못 하게 하면서 밤낮 안아주지 못해 안달이였다 어느날 밤 어떻게 참아 왔느냐고 귀속말로 복자가 물으니 군필이는 씩 웃고나서 “내 안해가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해선 뭘해! 당신이 떠난 날부터 아예 잊기로 작심 했지. 빨리 오라고 한후 부터는 달랐지만.”하고 거침없이 말하는 것이였다. 복자는 남편이 그러고도 남을 사람인줄을 잘 안다. 흑선풍 리규같이 생긴 호걸풍의 남편은 억센 사내다. 남편이 대수롭지 않게하는 말이 복자에게는 오히려 벽력같이 들리였고 몽둥이로 뒤통수를 후려치는것만 같았다.
   복자가 돌아온후 한달 조금 지나서 군필이는 순조롭게 한국으로 나갔다. 그는 떠나면서 복자에게 자기가 남의 두곱으로 돈을 벌겠으니 아무일도 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복자는 쿨쩍쿨쩍 울면서 아무말도 못했다.
   군필이는 한국에 나간후 억척스레 일했다. 아무리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이라도 그에게는 공기돌 놀리기였다. 육신과 힘으로 하는것은 무엇이든 다 자신만만했다. 그런데 돈이 많이 걸리는 일일수록 군필이 적성에 딱 들어맞았다. 군필이 돈벌이는 잘 되였다. 그는 두달만에 개인빚과 단위빚을 말끔히 청산했다.
   군필이가 한국에 나온지도 어느덧 두해가 지나갔다.
   어느날 군필이는 하루쉬면서 코구멍만한 사글세 방에서 한잠 늘어지게 잔후 저녁에 생활개선을 하려고 장마당으로 나갔다. 그런데 아니, 이게 누구냐 ?! 안해와 함께 로씨아 장사를 갔던 녀자가 아닌가! 그는 한국에 온지 반년 푼히 된다고했다. 수인사를 나눈후 군필이가 돌아서는데 녀자는 따라 붙으며 자취방 구경을 하자는 것이였다. 아주 허물없이 생홀애비가 어떻게 사나 보자며 호호호 웃기까지 하는데는 떼쳐 버릴수가 없었다. 그들은 장을 봐 가지고 군필이 셋집으로 갔다.
   늦은점심겸 저녁을 먹으면서 녀자는 묻지도 않은 자신이 일을 마치도 남의 말을 하듯 식은죽 먹기로 말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원래 바람쟁이긴하지만, 자기가 로씨아에 가 있은 4년철을 연길에서 뻔뻔스레 노래방 아가씨와 살림을 했는데 돌아온후 한바탕 들었다놓으니 되려 자기쪽에서 싫으면 나가라고 시가지가 깨여지게 고래고래 호통질 하더라는 것이였다. 네년의 그따위 돈이 없어도 꿀맛이 나게 산다면서. 누구 좋으라구. 흥! 안나간다! 어쩔테냐? 하니 언녕 그렇게 얌전할것이지 예쁘게. 그러면 둘 다 데리고 살겠다고… 너무도 억이 막혀 화김에 한국으로 나왔다는 것이였다.
   “하긴 분한김에 지나친 말도 했어요. 하늘같은 남편인데… 돈은 사정에 따라 누가 더벌고 못벌수있지만 그건 부부 관계엔 상관 없는것 아닙니까? 그때 악이 나니까 내가 번 돈으로 처 먹으며 개지랄을 했다고…노루도 악이나면 문다는데 내가 막말을 해도, 남자야 녀자보다 속이 넓지 않습니까. 나를 얼리고 말려야죠. 그런데 퍼러딩딩해서 코방귀도 안 뀌더란 말임다. 그래도 떠날때는 잘해줍데다. 처녀 총각이 만난 첫사랑이 제일이라구… 량해하라구 하면서. 내가 떠나니 좋아서 그랬겠죠.. 누구 모를줄 알구. 빼빼마른 여우년에게 홀려서. 흥! 우리부부가 갈라서지 않는한 그년 팔자야 똥묻은 미친개 신세지 별수있나요. 아무리 잘난척 해도 말임다. 리혼할 마음은 사실 우리 둘 다 없어요. 다른사람 만나 봤자 그게그거죠.”
   군필이는 너무도 한심한 소리에 뭐라고 말하기도 어떠하고 듣기만했다. 뭐, 저만하면 좋은 녀자구만. 아무리 그것이 꾿들거린대도 눌러버리면 되는거지. 원! 사내대장부라는것이 그따위두 못참아? 쓸데없이 가정풍파나 일구면서…군필이는 녀자의 남편이 리해되지 않았다.
   술탓인가, 아니면 분김에 서방질 할셈인가. 녀자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거침없이 하였다.
   “저ㅡ군필씨 우리 동거를 합시다. 가정은 다치지 말고요.. 동거를하면 좋은 점이 많대요…” 녀자는 새빨개진 얼굴을 반짝 쳐들고 음탕한 눈길로 군필이를 쏘아 보았다.
   군필이는 허허허 웃고나서 달래듯 부드럽게 말하였다.
   “아주머니 좀 고생스럽더라도 돈을 잘 벌어가지고 집으로 돌아 가세요.. 우리모두가 가정을 위해 이러는거 아닙니까. 서로 안고 자는건 부부간에 하는일이지… 아주머니도 그래서야 됩니까? 다큰 아이들 얼굴이 뭐가 되겠어요? 원, 세상에 그런법이 어디있어요. 부부란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더 구수해 진대요.. 이제 주인량반이 아주머니를 끔찍해 할겁니다. 두고 보세요. 내말이 틀리나…”
   녀자는 무안해선지 눈길을 떨구고 시무룩해 있다가 그래도 체면을 세워보려고 그러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동의되면 전화를 하라면서 번호를 적어주고 일어섯다. 군필이가 오히려 민망했다.
   며칠후 주인집으로 안해의 편지가 왔다 편지를 본 군필이는 오후 일도 나가지 않고 깊은 생각에 잠겨 담배질만 하였다.
   안해의 편지 사연은 이러했다. 로씨아에서 리씨라는 사람과 동거를 한것과 10만원을 사기당한 문제, 그리고 리씨를 찿자고 1백에 가니 근본 1백사람이 아니더란것, 크고작은 다른 상점들을 백개도 넘게 찿아 다녔는데 어디서도 그런사람은 없다고 하더라는 것이였다. 안해는 편지에 자기의 씼을수없는 죄를 천만번 침통히 느끼며 천만번 뼈저리게 후회 한다고했다. 죽을죄를 지고보니 후회는 끝이 없지만 원통해도 꼭 죽는것으로 갚겠다는 것이였다. 당신은 물론이고 애들과 부모형제 일가친척 세상모든사람 하늘과땅… 그 어디에도 낯을 들지 못하겠다고 마땅히 죽어야 하며 죽어야 옳다고…죽기로 결정하니 마음이 가벼운것 같다고 하였다. 자기는 용서를 바랄 렴치도 없거니와 바라지도 않는다며 사람축에 못드는 더러운년을 깨끗히 잊어 달라는 것이였다. 하지만 당신을 한번만 더 보고 죽을것이니, 그간 죄를 참회하며 기다리겠다고했다. (쌍,빌어먹을! 백년 천년 철저할것처럼 하던것이…엥! 퉤! 소갈머리 없는년 수캐들께 얼리워!..고 생쥐같은 쌍노무새끼 녀자등을 쳐 먹어? 내눈에 띄우는 날이 네 제사날인줄 알아라 개새끼!) 군필이 화등잔같은 눈에서는 불이 뚝뚝 떨어졌다. 그는 이발을 뿌득뿌득 갈았다. 복자가 뼈저린 후회를 하고는 있지만, 그리고 진심인것은 알지만 이거야 말로 행차뒤 나발이란것이다. 하지만 죽기로 뉘우치는 사람을 죽겠으면 죽으라고 내 팽개칠수야 있는가. 그리고 아이들을 봐서 아니,가정을 봐서라도 복자를 용서하는 수밖에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자기의 팔자가 더럽게 되였다는것을 승인하며 침을 퉤퉤 뱉았다. 요강뚜껑으로 물 떠먹은 기분은 군필이 마음속 상처와 함께 아무리 대범한 그라해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그것은 복자도 그러리라…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쓸모가없다. 그들 부부의 감정은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며칠지난후 군필이 마음은 정리 되였다. 그는 복자와 함께 가정이라는 이 돛배를 그냥 운전하리라 맹세했다. 그 어떤 원인에서였든 가정을 난파선으로 만들면 그것은 가장의 책임이고 인생의 가장큰 불행이고 비극이고 실패라고 그는 인정했다! 가정을 마슨다는건 상상도 할수없는 끔찍한 일이고 한번 맺은 부부 사별은 있겠지만 생별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던것이다. 황차 복자는 뼈저리게 참회하지않는가…
   군필이는 소발통 같은 투박한 손으로 안해에게 편지를 썼다. 서툰글이 오히려 더 힘있어 보였다. “허튼생각 집어쳐. 왜? 나죽는꼴 볼테야?! 봄이되면 연길에 맞춤한 집을사고 부모님들 모시오. 150만을 돌파하면 가겠소.. 아이들이 잘 크고있지… 우리도 잘 살수있소. 수고하오.. 이상.” 편지라는게 전문이 이것뿐이였다.
   세상에는 신기한 일이 많다. 이듬해 초봄 어느날 밤 군필이는 동료 몇사람과 함께 불고기집으로 갔다. 그런데 주방에서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바로 리씨가아닌가!!... 리씨는 서울에서 “밀산아가씨불고기집”을 경영 하고 있었다.(그는 흑룡강 밀산 사람이였다) 군필이는 리규같이 생겼지만 리규처럼 마구 쌍도끼를 휘둘러 대는 사람은 아니였다. 물론 리규도 망탕 도끼춤을 춘건 아니지만. 군필이는 리씨에게로 다가갔다. 험악하게 일그러진 군필이를 본 리씨는 당금 기절할 지경이였다. 군필이는 그를 데리고 뒤울안으로 나간후 다자고짜로 멱살을 쥐여 반공중에 추켜 들었다가 팽개쳤다. 한참후 개복해난 리씨는 땅바닥에 꿇어앉아 손발을 싹싹 비비면서 살려달라고 애걸하며 사기친 돈은 5푼리자로 래일낮에 몽땅 갚겠다고 엉너리를 쳤다. 그러나 그따위 수작에 쉽게 넘어갈 군필이가 아니였다. 생쥐같은 이런놈은 잔꾀를 부릴 틈이 없이 즉석처리를 해야한다 “야, 이 개새꺄! 니같은놈은 쥑일 가치도 없는 놈이니까 쥑이지는 않겠다. 종신병신이 되지 않겠으문 지금 당장 돈을 내놔! 쌍노무새끼!” 군필이는 리씨의 정수리를 콱 밟아 놓은후 건 가래침을 한입가득 낯짝에 뱉아 놓았다. 그날 밤으로 군필이는 안해가 떼운돈 10만원을 5푼리자로 몽땅 받아냈다. 모두 23만이였다.
   군필이는 불법체류 7년철이 되던해 가을 오른쪽 신다리뼈가 부셔져 집으로 돌아왔다. 안해와 약속한대로 150만은 돌파하지 못했지만 100만원은 넘어 벌었다. 그간 아버지 대신 고중졸업을 하고 량식창고에 취직한 딸은 이미 시집을 가서 재미있게 살고있다. 두 아들은 끌끌한 대학생 청년이 되였다. 부모님들은 여전히 정정 하신데 매일 공원 구경을 한다. 군필이 부부는 별탈없이 살고있다.
                                                                                                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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