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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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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황혼 제2권(20) 구명은인 김장혁
2024년 07월 15일 10시 50분  조회:517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장편소설 황혼 제2권



        20.
구명은인


 
   려향은 벽시계 흔들이처럼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아빠 옆에 있으면 아빠 역성을 들었고 엄마 옆에 있으면 엄마를 동정했다.
   사실 려향은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모진 심적 고통을 겪을대로 겪고 있었다.
  (이럴 거면 날 낳아 뭘 해? 좋고 나머지를 받아서 이렇게 고생시킬 건 뭔가?)
  그녀는 엄마와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려향은 아빠 병문안을 갔다가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너무 답답해 습관처럼 대림역에서도 몇 역 떨어진 역에서 내렸다.
  려향도 아빠처럼 항상 셋집이 있는 목적지 대림역에 가서 내리지 않고 몇역 전의 역에서 내리어 걷군 하였다. 단돈 지하철 티켓100원이라도 남으려는 타산이었다.
   려향이 지하철역에서 내리자 뜻밖에도 하늘에서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었다. 그녀는 무더운 삼복염천이어서비도 피하고 힐링도 될 것 같아 지하철교 아래로 내려가 개울물가를 따라 내리 걸었다.
   평소에 무더위를 달래려고 보라매공원이거나 지하철교 아래로 걷는 시민들이 많았다. 그런데 보슬비가 내리자 보라매공원 쪽으로 바람 쏘이러 왔던 사람들이나 지하철교 아래 개울말가를 걷던 연인들도 거진 집으로 돌아가 점점 인적이 드물어졌다.
   려향은 한참 개울을 따라 걸으니 스트레스가 활 풀리면서 좀 힐링되는 것 같았다.
  사실 그녀는 요즘 아빠를 간호할라니 박사론문을 쓰느라고 개미 채바퀴 돌듯 맴돌아치었다.
  비 내리는 밤인지라 더위를 피해 지하철교 밑에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던 연인들도 하나, 둘 돌아가 썰렁한 기분이었다.
   려향은 인적이 드물어지자 공포가 이새끼처럼 스물스물 몰려오는 감이 들었다.  
   맞은 켠에서 젊은 남녀가 오손도손 말을 주고 받으며 다가왔다. 웬 흑인사내가 팔에 옷을 걸치고 층계를 따라 둔덕에서 내려와 려향을 뒤따라 왔다.
   려향이 보니 훤칠한 중년사내가 20대 말 여자와 손잡고 걸어오고 있었다.
  그 남녀가 려향의 옆으로 지나 둔덕으로 올라가 보라매공원 쪽으로 올라갔다.
   흑인사내가 려향을 힐끔 곁눈질해보면서 뒤따라와 중얼거리었다.
   “Look the this(이걸 봐.)”
   흑인이 나직이 말하며 옷을 걸친 팔을 약간 쳐들어보였다.
    려향이 피뜩 흑인의 팔을 여겨보니 시퍼런 칼날이 삐쭉 드러났다. 달빛과 가로등불빛에 반사된 시퍼런 비수는  공포를 자아냈다.
   그 놈은 려향을 쏘아보며 나직이 위엄있게 을러멨다.
   "Show me the money!(돈 내놔!)"
   려향은 영어를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what(뭐)?"
   "Dol’lar(딸라)!”
   려향은 단통 공포에 질려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었다. 그녀는 아래다리가 바들바들 떨리었다.
    려향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sorry(미안해요), I’m student(난 학생인데요), no Dol’lar(딸라  없어요).”
   흑인강도는 팔에 건 옷을 내리며 칼을 꺼내 보이며 을러멨다.
   “Look it the knives!(이 칼 봐라!)”
   “O-K! OK! Take it(오케이! 오케이! 돈 줄게)!"
   그때 저쪽에 간 것 같던 중년사내가 되돌아 내려오면서 끼어들었다.
    그 사내는 웃호주머니에서 백딸라짜리 서너장을 꺼내 쥐더니 두 손을 들어보이었다.
    "Geve you Dol’ lar(당신한테 딸라를 줄게!)”
   흑인강도는 칼끝으로 중년사내 얼굴을 가리켰다.
   “Go!(가라!)
  그 놈은 딸라 서너장이 눈에 차지 않았던지 경계심에 찬 눈길로 쏘아보며 칼끝을 그 사내를 겨눴다.
  “한화라도 줘버리오.”
  려향은 아까운대로 핸드빽에서 5만원 짜리 한화 몇장을 꺼내 내밀었다.
  그 놈은 싯허연 눈깔을 희번뜩거리면서 칼날로 핸드빽을 가리켰다.
   “핸드빽 채로 다 줘 버리세요.”
   나영은 핸드빽을 흑인날강놈의 시꺼먼 손에 건네주었다.
   “OK!”
   흑인강도는 핸드빽을 홱 채가더니 갑자기 려향의 목을 끌어안았다.
   "사람 살려요!"
   려향이  고함쳤다. 
   흑인강도는 나영을 인질로 삼아 끌어안고 뒤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날 살려주세요!”
   “겁내지 마오. 내 있으니깐."
   중년사내는 따라가며 웃호주머니에서  딸라뭉치 한 묶음을 꺼내  흔들어보이었다.
   그는 딸라를 쥐고 흑인 쪽에 등을 돌려댔다. 그러자 흑인강도는 려향의 목을 활 놓고 딸라를 가지러 다가왔다.
   그놈이  칼을 내리며 손을 내밀어 딸라를 받아쥐려는 찰나. 갑자기 중년사내가 몸을 홱 돌려 날아올라가면서  발길을 날려 흑인강도 손에 쥔 칼을 걷어찼다. 칼이 저만치 날아가 떨어졌다. 딸라도 온 땅바닥에 널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변에 흑인놈은 어정쩡해 서 있었다. 그때 중년사내는 펄쩍 뛰여 날아올라가면서 무릎으로 성성이 같은 그 놈의 턱주가리를 올리 걷어찼다. 
   "억!”
   흑인강도는 비명을 지르며 모래주머니처럼 무릎을 꿇고 앞으로 푹 꼬꾸라졌다.
   그 놈이 정신차릴 새도 없이 중년사내는 발길로 대가리를 걷어찼다. 또 아랫배도 주먹으로 가격했다. 뒤이어 흑인강도의 목을 발로 꽉 짓밟아 눌렀다. 흑인강도놈은 죽은 돼지처럼 꺼떡하지도 못했다.
    “머절싸하잖아?! 면목도 모르는 여자 때문에 목숨 걸도 남의 일에 끼어들 건 뭔가요?”
    그때 다리 위에서 중년사내의 여자가 소리치었다.
    “최전무님, 얼마나 위험해요? “
    “마끼, 그것도 말이라고 해? 여동생 같은 여자 위험에 처했는데  구하지 않을 수 있어?”
    마끼라는 처녀애는 강 바닥에 내려와 힐끔 려향을 곁눌질하면서  코방귀를 뀌었다. 그녀는 뭐라고 두덜거리면서 황급히 흩널린 딸라부 주섬주섬 주어 챙기었다.
    그때까지 려향은 질겁해 물앉아 있다가 간신히 일어났다.
   그녀는 중년사나이한테 천천히 다가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구해주어서 고마워요.”
   “별말씀을. 내 여동생 같은데. 당연히 구해야지.”
   중년사나이는 려향을 보고 주의를 주었다.
   “오늘 따라 산보하는 사람이 적었어요. 다신 밤에 혼자 이런 데를 다니지 마세요. 위험해요.”
   려향은 두 손을 맞잡고 재삼  곱도록 인사했다.
   “네, 알겠어요. 그런데 이런 날강도 나타날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들며 물었다.
   “구명은인인데요, 최전무라고 했던가요? 명함은 어떻게 부르는지요? 핸드폰번호를 알려줄 수 없는가요? 후에 찾아가 정중히 인사를 드려야겠어요.”
   그 중년사내는 우멍눈을 슴벅이더니 희죽이 웃어보이었다.
   “인사는 무슨? 누군들 여동생 같은 여성을 구하지 않겠소?”
   그는 대머리를 긁적거리며 려향을 물었다.
    “말투를 들어보니 조선족 같아 보이는구만.”
    “네. 그래요. 조선족인데요.”
   “한국엔 어째 왔소?”
   “한국에 류학하러 왔는데요.”
   려향은 자기 몀함을 꺼내 최전무한테 건네였다.
   “이후에 련락주세요.”
   려향이 또 뭐라고 더 말하려고 할 때다.
   마끼가 다가와 중년사내 팔을 끼더니 려향한테 쌍까풀눈을 흘기었다.
   “남의 미혼부 련락해 뭘 해요? 사돈이라도 맺겠는가요?”
   려향은 저으기 놀랐다.
   “마끼?”
   짹짹거리는 처녀애는 생김새가 일본 여자 같잖았다.
   조선말도 아주 순통하지 않겠는가.
   “최전무님 여동생인가 했는데요.”
   마끼는 중년사내를 힐끔 쳐다보며 다그치었다.
    “어서 강도나 경찰서에 신고해요.”
    최전무는 핸드폰을 꺼내들어 부근 경찰사에 강도 사건을 신고했다.
    요란한 경적소리와 함께 경찰차들이 쏜살같이 달려왔다.
    경찰들은 청계천 강뚝에서 흑인강도 손목에 쇠고랑이를 채웠다. 뒤이어 경찰들은 흑인강도의 시퍼런 비수도 땅바닥에서 찾아냈다.  경찰들은 흑인강도를 단독으로 경찰차에 압송해갔다. 사건당사자들인 최전무와 마끼, 려향도 다른 경찰차에 태우고 경찰서로 려향해 떠나갔다.
    그때에야 흑인강도가 제 정신을 차렸는지 꿈지럭거리었다. 경찰들이 심문한 결과 그 흑인 날강도는 글쎄 미군 중위 아니겠는가!
    경찰들은 식민지 한국에서 사는 아픔을 은은히 느끼면서 미군 흑인중위를 노려보았다.
    최전무는 사건경과를 다 진술한 후 미군 흑인중위를 쏘아보고나서 자리를 떴다.
    려향은 경찰서에서 최전무와 갈라지면서도 그 사내의 대머리와 우멍눈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는 멀어져가는 그 중년사내를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속으로 못내 탄복했다.
   (외모와는 달리 참 정의감 있는 분이야.)
    려향은 시퍼런 비수를 든 날강도 앞에서도 용감히 발길을 날려 흑인강도를 제압하는 그 사내 용감한 모습에 놀랐다.
아니, 진짜 사내대장부의 패기까지 보고 못내 감탄했다.
    마끼는 최전무와  저쪽으로 가면서 일어로 뭐라고 징징거리었다.
    (진짜 일본 여자인가?)
    려향의 머리 속에는 최전무와 마끼라는 처녀애가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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