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changhe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장혁
<< 9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소설

장편과학환상소설 황천의 유령(3)
2015년 04월 08일 17시 09분  조회:1502  추천:1  작성자: 김장혁
8 평화장막 연극
코치아에서 정변이 일어나자 웃음주머니가 터진 자들은 뱀 섬나라 버새 총리 형제였어요.
“허허허. 끝내 터졌어. 그 놈들이 원래 그런 새끼들이야. 꽤나 총명하고 용맹한데 말이야. 진흙처럼 한데 뭉치지 못하고 쩍 하면 모래알처럼 싹 흩어져 버리지. 옛날부터 서로 물고 뜯고 그런 새끼들이야. 그래서 나라가 망하고 주변국의 침략을 받고 그랬던 거야.”
“하하하. 형님, 우린 어부지리를 하게 됐구먼.”
“뭘?”
버새는 교활한 실눈을 번쩍 떴어요.
밴새는 어둠침침한 지하실험실을 둘러보더니 형의 귀에 뾰족한 입을 들이대며 나직이 말했어요.
“우린 암암리에 코치아와 임해에 무기를 대줘 싸우게 부추기잔 말이요. 백산 열대우림의 원목도 슬슬 채벌해 실어오고 남쪽 임해의 수산물도 스리슬쩍.”
훔치는 시늉을 하는 동생을 보며 버새는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그 역어 빠진 조왕돌이나 금붕어가 낚시에 걸려들겠나?”
밴새 소장은 주먹까지 내휘둘렀어요.
“우린 먼저 임해의 힘을 빌리어 코치아를 멸망시키고 나중에 임해를 없애치우잔 말이야! 아무렴 우리 형제가 10대 조왕돌을 이기지 못하겠어? 흥!”
뒤이어 그는 형의 귀에 대고 뭐라고 쑤군거렸어요.
“오~ 그래, 그래. 참 멋져.”
버새는 음침한 지하밀실에서 동생과 지껄여댔어요.
“허나 그렇게 간단히 볼 놈들이 아니야. ‘코치아(可起亚)’라는 건 백일하에 드러난 야심인 거야. ‘코치아’는 피뜩 보면 영어 같지만 기실 한어로 보면 ‘코치아는 아시아에서 일어난다.’는 말이야. 허수아비도 만만히 보지 말라. 얼마나 음험한 정객이냐? 정변까지 서슴지 않았잖아.”
그들 형제는 이튿날부터 온 밤 세운 음모궤계대로 행동하기 시작했어요. 그들은 허수아와 인맥이 있는 우성을 시켜 비밀리에 군용트럭과 핵탄두를 실은 뱀 섬나라 대형 군함에 앉아 바다를 건너 임해의 수도 임해로 건너가게 했어요.
자칭 임해 대통령 허수아는 우성과 함께 임해 부두에 나가 임해 군인들이 뱀 섬나라의 차량과 핵무기, 탱크 등을 부리는 것을 구경하며 입귀가 귀밑까지 짜개진 것은 더 말할 게 없었어요.
그 후 연 몇 달 동안 뱀 섬나라의 중고차와 중고탱크, 중고장갑차 등이 군함에 앉아 연속 임해에 들어섰어요. 조용하던 임해는 각종 엔진소리로 분주하고 산골짜기와 거리를 메울 지경으로 각종 트럭과 탱크들이 요란하게 달리었어요.
바다에서는 뱀 섬나라에서 고가로 팔아먹은 시월 호 대형유람선이 푸르른 바다를 헤가르면서 달리고 있었어요.
시월 호 계열 대형유람선은 기실 뱀 섬나라에서 평형수를 아무리 많이 실어도 평형회복이 잘 안 돼 전복사고를 자주 내는 배였어요. 뱀 섬나라는 중고 유람선 시월 호에 펜치 칠이나 해서 임해에 팔아먹었던 것이죠.
그런 줄도 모르고 희한해 하는 임해 허수아비 대통령을 보고 버새 총리는 너무나도 우스워 터지는 웃음보를 참느라고 입을 틀어막고 킬킬거리었어요.
어허, 별 일이죠. 자원이 없는 형편에서 뱀 섬나라에서는 수천 년 동안 다른 나라의 걸 수입해 개작을 하고 가공업만 벌리어왔는데요. 이번에는 숱한 핵무기와 탱크, 트랙을 수출하고서도 버새 대왕과 밴새 총리는 임해의 허수아 자칭 대통령에게서 귀금속을 가져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허수아는 너무나도 이상해 밴새 총리에게 물었어요.
“뱀 섬나라에서 뭔가 가지고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밴새 총리는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말했어요.
“아니, 아니, 임해에서 금방 나라를 세워서 어렵겠는데 동맹국인 우리 어찌 욕심을 차리겠습니까. 돌아갈 때 임해 습지에서 검은 부식토나 실어가지요.”
“예?”
허수아비 대통령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허나 허수아비 대통령의 부인 임해자는 코치아 농림부 부장 출신이기에 대개 짐작하고 머리를 끄덕였어요.
밴새는 그럴듯하게 얼ㄹ 넘겼어요.
“습지의 검정 부식토를 파다가 뱀 섬나라 왕궁에 아름다운 화원과 연못을 만들겠습니다. 끊임없는 화산 폭발에 우리 뱀 섬나라는 화산재로 뒤덮여 있어 곡식과 꽃이 자랄 수 없죠. 그래서 흙이 황금 값이죠.”
허수아비 대통령은 머리를 끄덕이며 흔쾌히 대답했어요.
“부식토를 마음대로 실어 가십시오.”
버새 총리가 임시 대통령궁에서 나가자 허수아비 총리는 아내 임해자 농림부 부장을 보고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우리 임해에 흔해 빠진 습지 부식토를 가져가다니?”
“뱀 섬나라에서는 연기 속의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탄소와 산소를 만드는 습지가 욕심나 침을 흘리고 있어요.”
“그런다고 뱀 섬나라 도시 연기를 왕궁의 습지가 다 빨아들일 수 있겠나? 흥!”
버새 총리는 부식토를 싣고 바다를 건너가 으리으리한 왕궁의 연못과 화단에 임해에서 배로 실어온 검정 부식토를 펴고 연못을 만들고 꽃을 심었어요.
왕비 하나꼬는 연못에 펴는 검은 부식토를 보고 손뼉까지 쳐댔어요.
“이제 연꽃이 피면 얼마나 곱겠어요. 꽃나비가 나풀나풀 날아다닐 거죠.”
“그래, 우리 왕궁이 연꽃, 벚꽃 백화가 만발한 지상낙원이 되지~ 허허허.”
“호호호.”
한편 뱀 섬나라 뱀 왕은 아카시아와 루스끼아, 코치아, 노르망디 등 나라의 연합사령부 몰래 군수물자를 코치아의 한 개 지역이나 다름없는 임해에 팔아먹는 것에 진노했어요.
그는 무더위를 피해 화산 동굴 샘물에 얼룩덜룩한 몸뚱이를 불구고 꼬리로 찰랑찰랑 샘물에 물장구를 치면서 우로 향한 바람구멍에 머리를 들이밀고 시원한 동굴 바람을 쏘이며 궁리했어요.
(버새 형제는 야심이 있어. 뱀 인들을 시켜 버새를 없애버린다?)
그는 물장구를 잠간 멈추더니 “에이, 안 돼. 인간세상은 원래 시끄러운 곳이야.”라고 했어요.
뱀 왕은 목욕을 마치자 돌기둥을 타고 바깥으로 스르르 기어나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어요.
이 뜻밖의 소식에 버새는 입이 함박 만해졌어요.
(이게 웬 호박이 넝쿨 채로 굴러 떨어져?)
버새는 너무나도 기뻐 어깨춤이 절로 났어요.
그날로 그는 자칭 대왕이 돼 왕궁에 들어갔어요. 화산 동굴의 뱀 왕의 왕궁에는 들어가지 않고 소꼬에 미리 짓고 연못을 만든 왕궁에 들어갔어요. 뒤이어 그는 동생 밴새를 불러 총리로 임명해 본격적으로 생체실험을 통한 인간복제를 시작하라고 했어요.
밴새 총리는 좀 주춤했어요.
“옛날부터 731공정은 너무 잔인한 생체실험을 했다고 세인들의 질책을 받았는데.”
“괜찮아, 내놓고 생체실험을 하지 말고. 저, 뭐, 생명과학을 연구한다는 간판을 내걸고 지하연구실에서 사체를 해부하는 것쯤은 괜찮지 않아?”
“에~ 거 묘수요.”
“그래, 사람의 목숨을 연장할 수도 있고 순식간에 죽일 수도 있는 생물무기를 연구제조해라.”
화산 동굴에는 살기 넘치고 나까 왕족의 너털웃음소리로 떠나갈 듯 했어요.
그런데 그 날 밤, 나까아버새 대왕은 착잡한 생각이 들었어요.
버새 왕은 코치아에서 돌아온 하나꼬와 갓 결혼해 왕후로 삼았는데요. 게다가 동생이 숱한 미녀를 복제해냈어요. 눈알이 파란 프랑스 미녀로, 눈이 노란 루스끼야의 금발 미녀로, 살색이 새하얀 백인종 미녀로 왕궁이 차고 넘칠 지경이었어요. 음위가 와서 그 일이 잘 되지 않았어요.
아차, 왕궁에 숱한 미녀들과 뱀 미녀들이 앞 다퉈 버새의 왕비거나 첩이라도 되려고 했지만요. 그것이 말을 잘 듣지 않아 야단이었어요. 번마다 하나꼬의 원망하는 눈길을 곁눈질하면서 침대에 맥없이 스르르 떨어질 때마다 미안한 감과 실망감, 주눅이 반죽돼 그를 괴롭히었어요.
그는 침대에 오르기마저 싫어 쩍하면 밤중에도 동생 밴새 총리가 차린 생명과학연구소에 가서 생체실험을 하는 장면을 구경했어요.
밴새가 직접 연구일군들을 데리고 한창 생체실험을 하고 있었어요.
암암리에 연구일군들이 마대치기를 해온 아카시아의 백인종 마루타를 옷을 쫄딱 벗겨 냉동실에 억지로 마구 밀어 넣었어요. 밴새가 스위치를 누르자 순식간에 생사람이 얼음조각처럼 돼버렸어요.
“얼었어. 얼어!”
밴새가 냉동실 문을 열고 들어가 쇠몽둥이로 얼음기둥처럼 꽁꽁 언 백인 마루타의 팔을 땅땅 쳤어요. 얼음처럼 팔이 산산이 부서졌어요. 얼음 같은 팔의 얼음조각이 땅바닥에 널렸어요.
“됐어!”
밴새가 냉동실 스위치를 누르자 얼었던 마루타가 순식간에 녹아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NO! NO!”
정신이 든 백인종 마루타는 끊어난 팔이 아파 냉동관 안에서 고함을 질렀어요.
“하하하!”
“허허허!”
밴새 형제와 연구일군들은 재미 있다고 백인종 마루타를 손가락질을 하면서 징글맞게 너털웃음을 쳤어요.
밴새가 스위치를 누르자 진공 가마 안의 공기가 빨려 나오기 시작했어요. 루스끼야 마루타와 코치아 미녀 마루타는 숨이 막혀 마구 유리창을 두드리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루스키야 마루타와 코치아의 미녀 마루타는 진공 가마 안에서 눈알이 툭 튀어나왔어요. 이윽고 눈알이 뿍 빠져 유리창문에 와 맞아 썩은 달걀처럼 터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뒤이어 볼이 마구 째지더니 버둥거리다가 처참하게 죽는 것이었어요.
“허허허. 진공상태에선 사람의 목숨이 파리 목숨이구먼.”
버새는 연구일군들을 둘러보면서 음흉하게 웃었어요.
 
 
9 아마존 열대우림의 호랑이
아마존 수천수만 년 묵어빠진 열대우림이었어요. 하늘을 가린 울울창창한 나무숲이 우거졌어요.
천여 년 전에 클론바우 17세 시대에 백산 열대우림에서 파다가 심은 미인 송은 하늘을 찌르며 숲을 이루고 있었어요. 이 백산 미인 송은 어찌나 매칠하고 목질이 좋은지 자고로 왕궁의 재목으로 씌었지요. 아마존 열대우림의 시조나 다름없는 우산나무들은 주인 노릇이나 하려는 것처럼 욕심을 부려 가지들을 축구장만큼 폭넓게 몇 십 미터씩이나 뻗쳤어요. 우산나무는 진짜 우산처럼 열대우림의 소낙비를 피해도 될 것 같았어요.
몇 십 길씩이나 깊은 협곡의 열대우림에는 팔뚝만큼 한 칡넝쿨이 얼기설기 그물처럼 뻗어나갔어요. 절벽 위의 칡넝쿨은 바위틈을 꿰지르고 나가기도 했고 바위를 묶어 건뜻 들기도 하면서 우산나무와 미인 송들 사이를 구불구불 몇 백 미터씩이나 뻗어나갔어요. 어떤 칡넝쿨은 서로 뒤엉켜 감겨 있기도 했으며 바처럼 미인 송과 우산 나뭇가지에 곧추 뻗어 있기도 했어요. 어떤 구불구불한 칡넝쿨에서는 원숭이들이 매달려 쫓기 내기도 하고 외손으로 잡고 그네를 뛰며 놀기도 했어요. 어떤 원숭이들은 야자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야자를 따 시원한 물을 빨아 먹었어요.
호랑이 카시마가 어슬렁어슬렁 야자나무 밑으로 기어와 야자수를 마시는 원숭이를 쳐다보면서 뻘건 혀를 널름거리었어요.
“얘, 야자를 내리뜨려 주렴.”
“기어 올라와 제 발로 따 먹으라고. 해해해.”
원숭이가 비아냥거려도 카시마는 야자나무를 기어 올라갈 수 없어 닭 쫓던 개 지붕을 쳐다보듯 했어요.
열대우림에서는 구렁이와 칡넝쿨을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어요. 칡넝쿨에 디룽디룽 걸려 있던 얼룩 뱀은 낮잠을 자다가도 분주히 뛰노는 원숭이들이 성가신 듯이 혀를 날름거리면서 스르르 기어 와 덮치려고 했어요. 깜짝 놀란 어미 원숭이들이 새된 소리를 짹짹 지르자 새끼 원숭이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쳤어요. 어린 원숭이 한 마리가 뱀에게 쫓기다가 질겁해 그만 칡넝쿨을 구르면서 저쪽 칡넝쿨에 뛰어넘어가 잡으려다가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졌어요. 어미원숭이가 새된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 내려가 새끼원숭이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그때는 늦었어요.
그때 저게 웬 일인가요?
위기일발의 찰나에 그물 같은 칡넝쿨이 절벽 아래로 훌 날아 내려와 절벽 아래로 떨어지던 원숭이를 받아 안더니 위로 끌어 당겨 올라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물 칡넝쿨에서 새끼원숭이를 받아 안고 머리를 쓰다듬던 어미원숭이는 그물 칡넝쿨이 너무 고마워 왼손으로 쓰다듬다가 줄줄이 늘어진 칡넝쿨을 타고 절벽 위로 씽 날아올라갔어요. 그런데 너무 속도가 빨라 절벽 위에 떨어지면 상할 거 아니겠어요.
그 찰나에 대나무 잎을 뜯어먹던 코끼리가 긴 코를 뻗쳐 하늘에서 떨어지는 새끼원숭이를 척 받아 안아 키꺽다리 기린의 잔등에 앉혀 놓았어요. 그때 어미 원숭이가 칡넝쿨을 잡고 그네를 뛰며 날아가 기린의 잔등에서 새끼를 안고 눈물을 흘리었어요.
어미원숭이는 눈물을 지으며 코끼리와 기린에게 감사를 드렸어요.
뒤이어 어미원숭이는 새끼원숭이를 안고 절벽 가에 가서 칡넝쿨을 매만지면서 “감사해요, 칡넝쿨 형제들. 당신들이 내 새끼를 구했어요.”라고 했어요.
저게 뭔가요? 칡넝쿨이 답례나 하듯 스르르 움직이더니 적십자 조형을 이루는 것이 아니겠어요. 칡넝쿨은 눈과 귀가 없어도 어미원숭이 말을 알아듣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래요. 아마존 열대우림의 동물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칡넝쿨이나 야자나무나 우산나무, 이파리가 넙죽한 파초 등 숱한 식물도 모두 목숨이 있고 모든 걸 보고 듣는 눈과 귀가 있었고 그들도 자녀가 있었어요. 더욱이 그들에게도 천지만물과 모든 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랑심이 있었어요.
울울창창한 열대우림에는 하늘에서 희미한 햇빛 몇 가닥이 나무 잎 새로 비껴들 뿐이었어요.
혹시 하늘에서 희미한 햇빛 몇 가닥이 나무 잎 새로 비껴들 뿐인데요. 열대우림 복판에는 아마존과 더불어 커다란 거울 같은 호수가 푸르른 하늘과 꽃구름송이를 떠이고 고요히 누었어요.
열대우림 속에는 인디안 원시부락도 있고 그들의 적수인 산중대왕 호랑이와 사자들이 숱한 야수들을 다스리면서 이웃해 살고 있었어요.
아마존 유역의 호랑이 왕 카시마는 사람처럼 자기네 호랑이 말을 말할 줄 알았어요. 사실 아마존 유역에 웬 괴물이 들어온 후 호랑이의 말을 사람의 말로 번역해 놓은 바람에 범의 말을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됐어요. 허나 호랑이들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어요. 그리하여 아직 완전히 서로 소통은 잘 되지 않지만요. 그래도 관건적인 뜻은 전달이 가능했어요.
아마존 열대우림 속에서 인류와 야수들의 생존경쟁도 아주 치열했어요.
서리발치는 차디찬 햇살이 부채 살처럼 수림 속을 비추는 어느 날 이른 아침이었어요. 어미 호랑이왕 카시마는 두 새끼에게 젖을 먹이다가 수림이 우수수 바람에 울어도 엉거주춤 일어나 눈알을 부라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또 인간들이 침범해오는가?”
호랑이 왕 카시마는 엉거주춤 일어나 아가리를 쩍 버리면서 기지개를 켜더니 “이거 배고파서 어디 견디겠느냐?” 하고 너럭바위 우에서 사처를 둘러보았어요.
그때 하늘에 길이 10여 미터도 넘는 커다란 괴물이 나타나 훨훨 날아 왔어요.
“저게 뭐야? 코끼리코를 달았는데 코끼리는 아니고. 뭐야?”
호랑이 왕 카시마는 깜짝 놀라 새끼들을 주둥이로 물어 바위 틈새에 숨겨 놓고 하늘을 계속 쳐다보았어요.
진짜 놀라운 괴물이 하늘에 나타나 아마존 유역의 수림을 날아예면서 기웃거렸어요. 한쪽 날개만 해도 5, 6미터나 되고 엄청 큰 날짐승이었어요.
“쳇, 저 놈 괴물이 우리 호랑이 가족도 아니면서 어인 호랑이 얼룩무늬가 있지? 제법 사람 대가리 이마빼기에 대왕 왕자도 씌어있고. 흥! 더러운 괴물 놈! 네 놈이 아마존에 와서 왕이라도 하려는 거야? 어림도 없어!”
호랑이 왕 카시마는 하늘의 괴물을 쳐다보면서 두덜거렸어요.
수림 속은 전에 없이 조용해졌어요. 숱한 짐승들이 나무숲에 숨어 숨이 한줌만 해서 경계의 눈길로 하늘에 나타난 괴물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코치아 동물들이라면 그 괴물이 누구라는 것을 다 알 수 있었어요. 허나 아마존 유역의 짐승들은 처음 보는 놀라운 괴물이어서 공포의 그늘이 온 아마존 수림을 짓눌렀어요.
그 괴물이 유유히 사라지자 호랑이 왕 카시마는 안도의 숨을 후~ 내쉬더니 새끼 둘을 한 입에 물고 산 아래 습개지 쪽으로 어슬렁어슬렁 내려갔어요. 호수에서는 한창 사슴들과 노루들이 물을 먹고 있었어요.
“저 놈들이 물을 먹을 때 돌연 습격해 잡아먹어야지.”
그러나 카시마는 금방 하늘에 나타났던 괴물 같은 야수들이 새끼를 물어 갈까봐 근심돼 사냥터로 될 호수 옆에 숨겨 놓고 사냥할 예산이었어요.
이윽고 카시마는 호수 가에 이르러 우거진 갈대숲 속에 새끼들을 숨겨 놓으면서 새끼들에게 당부했어요.
“얘들아, 엄마가 사냥해 올 테니, 숨어 기다려라!”
어미가 당부하는데도 카오바는 수컷이노라고 여동생 카마바를 자꾸 앞발로 치며 장난질했어요.
“작작 장난쳐! 괜히 곰에게 잡혀가지 못해서.”
그제야 카마바는 장난을 그만 두고 곰이 오나 사위를 둘러보았어요. 카시마는 새끼들을 갈대숲에 숨겨 놓고 가다가 시름 놓이지 않아 연꽃의 너부죽한 잎을 몇 개 물어다 새끼들에게 덮어 놓고서야 사냥하러 갔어요.
호수에서 물을 먹던 사슴과 노루들은 갈대숲을 와락와락 헤집으며 어슬렁어슬렁 기어오는 호랑이를 발견하고 물에 뛰어들어 헤엄쳐 도망쳤어요. 며칠을 굶은 호랑이 왕 카시마는 사슴을 놓칠 수 없었어요.
헌데 그가 물에 뛰어들어 헤엄치며 쫓아갈 때었어요.
수림 속에서 곰이 어슬렁어슬렁 기어 나와 호랑이 새끼 쪽으로 덮쳐 왔어요. “에끼, 저 놈 곰 새끼!”
사슴을 쫓다가 새끼들이 근심돼 흘끔 돌아다 본 호랑이 왕 카시마는 깜짝 놀라 사슴들을 놓아주고 뭍으로 허우적허우적 기어 올라왔어요.
“야, 이 놈 곰 새끼!”
호랑이 왕 카시마는 정신을 잃고 뛰어와 새끼들을 막아 나서면서 곰에게 덮쳐들었어요.
“어허, 대왕님, 왜 이러십니까? 저도 대왕님의 백성인데요.”
곰은 아주 여유작작한 표정으로 능글맞게 빈정거렸어요.
호랑이는 아닌 보살을 하는 곰을 앞발로 칠상을 하면서 고함쳤어요.
“내 사냥하는 틈에 내 새끼를 잡아먹으려 했지?!”
곰은 엉거주춤 멈춰서더니 “아니, 언감 산중 대왕님의 아들딸을 감히? 히히히, 목이 말라 물을 먹으러 내려오는 중인데요.”라고 둘러 맞췄어요.
곰이 호수로 떠나가자 카마바와 카오마는 어미 얼굴을 앞발로 건드리며 뛰놀다가 젖을 먹겠다고 징징 거렸어요.
카시마가 연 며칠 굶어서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새끼들은 배고파 울었어요.
“얘들아, 나를 따라 호수로 가자.”
“예~”
“거기 호수에서 사슴을 잡아 주세요.”
“응, 그래.”
호랑이 왕 카시마는 호수에 새끼들을 데리고 가더니 한입에 둘을 다 물고 헤엄쳐 호수에 들어갔어요.
그는 한참 헤엄쳐 호수 가운데 자그마한 섬에 새끼들을 내리어 놓았어요. 그는 상대적으로 호수 복판에 있는 이 자그마한 섬이 안전하다고 생각했어요. 곰이나 승냥이가 섬에 오려면 호수를 한 동안 헤엄쳐야 했으므로 사냥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난치지 말고 곰이나 승냥이 오면 소리쳐 엄마를 불러라!”
“예~”
“에이고~ 언제 저것들이 다 크겠느냐?”
호랑이 왕 카시마는 갈대숲에 숨어 사냥물을 노렸어요. 호수 섬에서 멀지 않은 대안에서 사슴들이 풀을 뜯어 먹거나 물을 들이켜고 있었어요. 카시마는 호수에 스르르 스며들어 헤엄쳐 갔어요.
그때까지 사슴들은 무슨 위험이 닥쳐오는 것도 모르고 풀을 뜯고 있었어요. 어떤 사슴들은 목이 어찌나 말랐는지 호랑이가 다가오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물을 먹었어요.
저게 뭔가요?
갑자기 호랑이 왕 카시마가 물속으로 쑥 꺼지더니 사라져 버렸어요. 그는 자맥질해 사슴 무리에 덮쳐 갔어요. 사슴들은 사라진 호랑이 왕을 보고 물에 빠져 죽었다고 생각했는지 시름 놓고 물을 들이켜거나 풀을 뜯어먹고 있었어요.
이윽고 난데없던 호랑이 왕 카시마가 호수가 물속에서 불쑥 튀어나왔어요. 원래 호랑이 왕 카시마는 자맥질해 덮쳐왔던 것이죠. 호랑이 왕 카시마는 놀라 도망치는 사슴 무리에서 한 놈을 와락 덮쳐 목을 물어 끊었어요.
그 틈에 물을 먹던 곰도 놀라 도망치는 사슴 한 마리를 덮쳐잡았어요.
“쳇, 더러운 곰의 새끼, 남의 불에 가재를 구워 먹어?!”
“대왕님, 신세에 주린 배를 달래게 됐구먼요. 허허허.”
곰은 사슴을 물고 숲 속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호랑이 왕 카시마도 사슴을 물고 섬으로 돌아가 새끼들과 함께 배불리 먹었어요.
그는 피 묻은 입을 뻘건 혀로 다시면서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거렸어요.
“에이, 어디서 날아온 괴물이지? 우리 아마존에선 보지도 못한 엄청 큰 괴물인데. 어떻게 당할까? 내 산중왕 자리도 이젠 흔들흔들 하는구나.”
이때 또 하늘에 엄청 큰 괴물이 나타났어요. 재잘거리던 산새들도 나무숲에 숨어 울음소리를 딱 그쳤고 호수에서 헤엄치던 물오리들도 갈대 숲속에 숨어버렸어요. 호랑이는 대가리를 쳐들고 괴물을 쳐다보며 새끼들을 품속에 감췄어요.
세월은 유수와도 같이 흘렀어요. 쥐면 부서질까 놓으면 깨질까 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카마바와 카오바는 어느덧 큰 호랑이로 됐어요.
허나 어미 호랑이 왕 카시마는 이젠 나이도 들어 송곳니 하나가 홀랑 빠졌어요.
카시마는 빠진 송곳니를 뱉어버리면서 근심에 싸여 중얼거렸어요.
“에이 참, 인간들이 열대우림을 자꾸 찍어내 짐승들이 점점 줄어드는데. 설상가상으로 송곳니까지 빠져서 이젠 어떻게 사냥하지? 이 새끼들 뭘 먹이지?”
그 말에 아들 호랑이 카오바가 뜻밖의 말을 했어요.
“그럼 엄만 왕위를 내놓아야 하겠구먼.”
“뭐라고?”
“송곳니도 없이 어떻게 왕을 해? 외래 침략자 인간들은 둘째 치고 엄마 나와 싸워 이겨? 이젠 내가 왕을 해야지.”
카시마는 너무나도 억울해 벌떡 일어나 앉으면서 카시마를 흘겨보았어요.
“얘야, 내가 너를 어떻게 고생스레 키웠는데 나를 밀어내고 왕위를 차지하려고 하니?”
그때 카마바도 나섰어요.
“엄만 이젠 늙었어. 산중 호랑이 왕은 카마바 아니면 내가 해야 해.”
“엄마 늙었다고 너희들이 어찌 이럴 수 있니?”
“이제야 알았어요? 엄마도 이전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몰아내고 여기 왕위를 차지했다면서? 이게 우리 호랑이 가족이 사는 대물림 전통이 아니겠어? 부모가 늙으면 쫓아버리는 거.”
그 말에 억이 막혔지만요. 카시마는 할 말이 없었어요. 사실 10여 년 전에 자기도 그랬으니까요. 카시마의 부모들은 카시마에게 쫓기어 사냥감도 적은 다른 산골짜기에 갔다가 굶어 죽었지요.
허나 카시마는 남은 한쪽 송곳니만으로도 카마바나 카오바를 이길 수 있었어요. 허나 카시마는 언젠가는 두 송곳니가 홀랑 빠지면 호랑이 왕위를 내놓고 떠나야 했어요. 명지한 카시마 호랑이 왕은 아예 일찍이 왕위를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조용히 이 호수 가를 떠났어요.
어머니가 떠나가자 그 다음엔 오누이가 호랑이 왕 자리를 놓고 서로 물고 뜯으면서 결사적으로 싸웠어요. 결국 카오바가 이겨 카마바는 어미가 떠난 쪽으로 따라 가버렸어요.
호랑이 왕위를 차지한 카오바는 숱한 사슴들을 둘러보면서 웃음주머니가 흔들거리었어요.
 
 
 
 
 
 
 
 
 
 
 
 
 
 
 
 
 
 
 
 
 
 
10 치과병원에 나타난 괴물
 
아마존 열대우림의 하늘에 또 며칠 전에 나타났던 괴물이 나타났어요. 그 놈은 하늘에서 땅바닥에 내리지도 않고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면서 날아예더니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아마존의 창생들아~ 나는 클론바우 18세느니라.”
“뭐? 클론바우 18세? 금시초문 괴물인데?”
카오바는 하늘을 쳐다보면서 한쪽 앞발로 당장 허빌 듯이 쳐들고 버럭 고함쳤어요.
“웬 말이냐? 우리 호랑이 가족은 대대로 이 아마존강가 호수에서 왕을 해 왔노라. 어디서 굴러온 놈이기에 감히 여기 와서 떠드느냐?!”
그런데 그 괴물은 호랑이 말도 다 알아듣지 않겠어요. 원래 그 괴물은 호랑이 유전자를 좀 타고 난 놈이었거든요.
“허허허, 창생들아, 겁내지 말라. 난 너희들을 구하러 온 구세주이다.”
카오바는 하늘에서 선회하는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쳐다보면서 볼 멘 소리를 쳤어요.
“당신은 누군데 낯선 이 아마존 고장에 와서 왕이요, 구세주요 자처해? 덩치만 크면 왕인가 해?”
클론바우 18세는 나래를 접으면서 호수 섬에 날아내려 앉았어요.
“산중왕이라는 호랑이가 아직도 그래 이 클론바우 18세의 명성도 듣지 못했어? 난 일찍 천 년 전에 아카시아 대군을 이끌어 지구촌을 통일한 적 있는 클론바우 17세의 아들이란 말이야.”
“허허허. 웃기는 양반이라고. 당신 아버지가 천 년 전에 지구를 통일했는데 당신을 천년 후에 났어? 거짓말을 해도 유분수지.”
“허허허. 그래 넌 여기 아마존에서만 살다나니 지금 인류사회가 얼마나 발전한 걸 모르는구나.”
그제야 카오바는 이상한 눈길로 클론바우 18세를 여겨보았어요. 옴 몸은 온통 터덜터덜한 악어가죽을 뒤집어 쓴 거 같은데요. 코끼리 코를 단 머리는 사자머리요, 낯은 딱 사람의 낯인데 귀는 파초처럼 넓은 코끼리 귀요, 양쪽으로 쭉 뻗은 커다란 날개 밑과 가슴에 웬 사람의 팔이 세 개나 달려 있었어요.
“그래 당신은 도대체 사람이요? 코끼리요? 사자요? 도대체 뭐요?”
“난 사람이네. 허나 내 몸에는 우리 지상에서 제일 한다하는 짐승들의 유전자와 피가 다 흐르고 있네.”
이때 코끼리 한 마리가 덮쳐오며 고함쳤어요.
“네 이놈, 클론바우, 잘 왔어. 넌 우리 조상의 코와 귀를 가졌건만 어째 그 못 된 놈의 사람들에게만 효성을 하느냐? 도적놈은 살려 두어도 배은망덕한 놈은 살려두지 못해!”
코끼리는 단통 달려들어 긴 코로 클론바우 18세의 몸을 감아 메치려고 들었어요.
“저리 비켜!”
순간 클론바우 18세가 고함치며 벌떡 일어나더니 하늘로 훌 날아올랐어요. 괴물은 날아 내리면서 헛방을 친 코끼리 엉덩이를 발길로 탁 걷어찼어요.
아, 저게 뭐예요? 아, 글쎄 그 육중한 코끼리는 제 힘에 저만치 나가서 호수에 풍덩 처박히고 말았어요.
괴물은 호수 위를 스칠 듯이 날개를 퍼덕이며 휙 날아예더니 긴 코로 코끼리의 코를 내리눌러 휘감더니 저만치 내 뿌리쳤어요. 그 육중한 코끼리는 저쪽 호수에 퉁 떨어져 버둥거리었어요. 산 더미 같은 허연 물보라가 사처로 튕겨올랐어요.
한참 후에야 코끼리는 겨우 호수에서 헤어나와 뭍에 기어올라와 씩씩거리며 긴 코와 꼬리를 휘둘러 진흙탕을 털더니 꼬리 빳빳해 도망쳐 버렸어요.
산을 옮길 듯한 클론바우 18세의 무서운 괴력을 보고 호랑이 대왕 카오바는 눈이 화등잔처럼 동그래졌어요.
“그래 당신은 인류의 구세주 요한인가요?”
“난 천지만물이 보내온 새 구세주야.”
“예~”
호랑이 왕 카오바는 넓적 꿇어앉더니 머리를 조아리었어요.
“눈이 있어도 태산을 알아보지 못했는데 제발 살려 주십시오.”
“일어나라고. 일어나.”
클론바우 18세는 두 손으로 새 호랑이 왕 카오바를 부축해 일으켜 잔등을 다독여 주며 말했어요.
“우리 함께 잘 해 보자고. 내 몸 속에는 호랑이와 코끼리의 유전자와 피도 흐르고 있네.”
“예~ 예, 예, 예. 정말 구세주의 몸을 보니 호랑이의 얼룩무늬가 갔구먼요. 좀 악어 껍질에 가리어져서 그렇지. 얼룩 밑바탕은 좀 알리네요. 이 긴 코끼리 코도 그렇고.”
“허허허.”
열대우림의 대왕 자리를 내놓게 된 새 호랑이 왕 카오바는 버쩍 춰올리면서도 속으로는 “넌 잡종이로구나.” 하고 욕했어요.
며칠 후 그 놈의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또 하늘에 나타나 훨훨 날더니 옛 호랑이 왕 카시마를 안고 내리더니 땅바닥에 훌 내리어놓지 않겠어요.
“아니, 왜 이러는 거요?”
카오바는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너희들, 호랑이 세계는 왜 이래? 자기를 낳아 길러주느라고 얼마나 고생한 엄마도 늙으면 몰라라 하고 몰아내? 배은망덕해도 어쩜 … 쯧쯧쯧.”
그 말에 카오바는 엄마 호랑이 카시마를 흘끔 곁눈질 해보았어요.
“클론바우 대왕님, 난 이 호수를 이미 카오바 왕에게 넘겨줬어요.”
“아따, 왕을 하지 않더라도 살기 좋은 여기 아마존 유역에서 으뜸으로 사냥해 먹을 짐승들이 많은 호수 가에서 살아야 하지요. 근심하지 말고 여기서 살라고.”
카시마는 아들 카오바의 눈치를 살피며 호수 섬에 물앉고 말았어요.
원래 클론바우 18세는 코치아에서 대통령이 되지 못하자 홧김에 도망쳐 홀몸으로 태평양을 날아 넘어 아카시아로 날아 왔던 것이죠.
“그래, 내가 다시 아버지 대통령께서 천 년 전에 이룩한 위업을 계승해야지.”
그는 먼저 새 호랑이 왕 카오바와 그 어미 카시마를 한 품에 안고 하늘로 훨훨 날아올랐어요.
“아니, 이 괴물이, 우릴 어디로 데리고 가?”
“내 좋은 곳에 데리고 가마.”
“아니, 내려놓으세요. 우린 아마존을 떠나기 싫어요.”
“아마존보다 더 좋은 곳에 데리고 가마.”
“어딘데요?”
“뉴욕에 데리고 가서 우리 아카시아 전통역사를 보여줄 게.”
클론바우의 품에서 버둥거리며 호랑이들은 고함쳤어요.
“제발 우릴 내려놔 주십시오. 우린 아카시아고 인류고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 우린 교활한 인간이라면 딱 질색인데요. 우린 대대로 열대우림에서 꽃사슴이나 잡아먹으면 다입니다.”
“사람들이 열대우림이나 파괴하지 못하게 말리세요. 그 놈들이 우리 열대우림을 난벌하는 바람에 생태계가 파괴돼 꽃사슴 수가 점점 줄어든단 말입니다. 우린 뭘 사냥해 먹고 살랍니까?”
“구세주라면 그 일부터 하세요. 짐승들이 인류사회의 전통인지 역사를 알아 뭘 합니까?”
“알았어. 너희들도 내 하는 일을 도와줘야 나도 너희들을 도울 게 아니야?”
그들이 이렇게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벌써 뉴욕 상공에 이르렀어요.
“저 아래를 보게나.”
“뭘?”
호랑이들이 푸르른 창공에서 내려다보니 저 먼 발치에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가 즐비하게 늘어선 것이 보였어요. 그런데 시교에 푸른 유리가 번쩍이는 높다란 탑과 산마루처럼 높은 여인의 동상이 나타났어요.
“저건 뭔가요? 할 짓이 없으니 인간들이라고? 아까운 건축 재료를 낭비하면서.”
“글쎄 말이요. 엄마, 인간들이 저런 쓸데없는 거 짓느라고 우리 아마존 열대우림을 난벌해 간단 말입니다.”
“그래, 괘씸한 놈들!”
모자간은 계속 사람들을 욕했어요.
“그런 게 아니야.”
클론바우 18세는 그들 모자 호랑이를 안고 구름 위에 우뚝 솟은 그 두 탑 상공을 훨훨 날아예면서 말했어요.
“저건 목재로 쌓은 탑이 아니야. 금강석으로 쌓은 탑과 동상이야.”
“에~ 아까운 금강석을 없애면서.”
카시마 호랑이 엄마가 물었어요.
“혹시 저 탑이 자유여신조각상이 아닌가요?”
“아니야. 건 저쪽에 있어.”
클론바우 18세가 가슴에 달린 세 번째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강가에 조그마한 자유의 횃불을 든 여신상이 보일락 말락 했어요. 여신상은 탑에 비하면 난쟁이 같았어요.
“그래, 이 탑은 뭔가요?”
카시마의 물음에 클론바우 18세는 간단히 설명했어요.
“저건 말이야, 우리 아빠 클론바우 17세가 아카시아 대군을 이끌어 지구촌을 통일한 업적을 기리어 천 년 전에 세운 지구통일기념비야. 금강석으로 세운 건데 에펠철탑보다도 몇 배나 높아.”
“따웅~ 그러기에 구름 우에 우뚝 솟았지. 금빛이 번쩍번쩍 하고 파란 유리 같은 것이 멋있어.”
“저 지구통일기념비는 높이가 2962.57미터나 돼. 지구통일기념비의 높이를 2962.57미터로 한 건 비문에 밝힌 것처럼 아카시아제국의 국민들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영도아래 지구촌을 통일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날인 2962년 5월 7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어.”
호랑이 왕들은 너무나도 신기한 것이 많아 감탄이 끝이 없었어요.
카오바 호랑이 왕은 “아차, 그런데 왜 좀 무너졌지요?” 하고 의아해 했어요.
“몰라. 어떤 사람들은 우리 아빠를 질투한 거야.”
클론바우 18세는 사람들이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를 통일한 자기 아빠를 증오해 지구통일기념비를 폭파해 버린 사실은 몰랐던지 말하지 않았어요.
“그 옆의 여인 동상은 뭔가요?”
“건 내 17세 할머니 유리박사의 업적을 기리어 세운 유리박사동상이야.”
“유리 박사? 좀 듣던 이름이야. 우리 호랑이 가족들이 말하던데 유리 박사는 후에 아카시아 사람들의 미움을 사서 코치아로 도망쳤다고 하던데요.” “남의 할머니를 욕하지 마!”
그제야 호랑이들은 혀를 훌렁 내밀더니 입에 빗장을 지르고 말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호랑이 왕들에게 아주 내심하게 설명했어요.
“저 유리 박사 동상은 높이 296.257미터나 돼. 비문에는 유리 박사가 지구를 통일하는 사업에서 쌓은 불멸의 업적을 일일이 새겨 놓았지. 기념비와 동상의 높이 마지막 두 글자를 다 ‘57’자로 새긴 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의 탄생일인 5월 7일과 지구촌통일일인 5월 7일을 기념하기 위한 거라고 해.”
“오~ 흠, 정말 인간 세상에는 신기한 것도 많구먼.”
구름 우에 우뚝 솟은 금빛으로 번쩍이는 소소리 높이 솟은 기념비와 동상을 바라보는 호랑이 왕들과 클론바우 18세는 긍지감에 가슴이 설레었어요.
여러 분들도 기억할 텐데요.
맥슨 박사는 지구촌의 저명한 생물학자였지요. 그는 천여 년 전인 기원 2958년에 코치아적 아카시아 저명한 천문학자 유리 박사와 결혼한 후 17년 동안의 17차나 되는 반복적이고 간고한 복제과정을 거쳐 2975년에 성공적으로 클론바우 계열 인면수신의 괴물들을 복제해냈지요. 클론바우 17세는 일찍 아카시아 대군을 이끌고 지구촌을 통일한 적이 있는 위대한 대통령이었어요. 그가 바로 클론바우 18세 꼬마대통령의 아버지 되는 분이죠.
지구통일기념비와 유리동상을 구경시킨 후 클론바우는 호랑이왕들을 안고 뉴욕시내에 내려갔어요.
괴물과 호랑이들을 보자 숱한 차들이 멈춰 섰고 먼발치에서 숱한 사람들이 그들을 구경하느라고 거리가 인산인해를 이루었어요. 그 속에는 총을 든 백인경찰과 허리의 권총을 만지작거리는 흑인경찰도 끼어 있었어요.
카시마와 카오바는 사람들이 겁이 나 벌벌 떨었어요.
“이보시오. 우릴 아마존에 돌려보내십시오. 우린 인간세상이 싫습니다. 저놈들이 우리 아마존 열대우림의 원목을 난벌하던 도적놈들입니다. 저 경찰들의 눈길이 무섭단 말입니다.”
“저 경찰들이 총을 만지작거립니다. 우린 화약 냄새가 제일 싫습니다.”
카시마의 말에 클론바우 18세는 “호랑이 왕, 겁나 말아. 저 사람들은 아마존 호랑이 왕을 구경하자고 그래.”라고 하며 달래며 어떤 1층집으로 데리고 갔어요.
“여긴 어딥니까?”
“뉴욕에서도 소문난 명 치과병원이야.”
카오바는 질겁해 “따웅~ 병원엔 어째? 혹시 우릴 마취 시켜놓고 잡자고 그러진 않아? 호랑이 가죽을 벗겨 애인에게 외투를 지어주자고 안 그래?”라고 했어요.
“에끼, 호랑이 왕아. 아무렴 내가 자네들을 해치겠나? 어서 들어가세.”
허나 호랑이 왕들은 클론바우 18세가 들어가지 않는 것을 보고 “구세주께서 같이 들어가셔야 들어가겠습니다.”라고 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10여 미터나 되는 몸을 굽혀 치과병원 문에 들이 밀어보이면서 “내가 들어가기에는 너무나도 작지 않아? 어서 들어가. 빠진 송곳니 대신 쇠같이 딴딴한 송곳니를 해줄 테니까.”라고 했어요.
그제야 늙은 호랑이 왕 카시마는 송곳니 빠진 주둥이를 헤 벌리고 치과병원에 들어갔어요.
“이크, 호랑이야!”
치과의사는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씩씩 맡으면서 들어오는 호랑이 사발눈깔을 보는 순간 혼비백산해 의자 밑으로 기어들어가 엎드려 사시나무 떨듯 바들바들 떨었어요.
“허허허. 겁나 말게. 내가 지키니까. 호랑이 왕은 당신을 어쩌지 않을 거요.”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너털웃음을 하는 말에 기어 나올 의사가 아니었어요.
그때 호랑이가 꼬리로 치과의사 궁둥이를 툭툭 치면서 입을 함지만큼 벌리면서 말했어요.
“치과의사, 겁나하지 마오. 정말 저 괴물의 말처럼 이 호랑이 대왕에게 송곳니를 만들어만 주면 내 업고 다니겠어.”
클론바우 18세가 호랑이 말을 사람의 말로 통역해주었어요. 그제야 치과의사는 감싸 안았던 머리를 들고 호랑이를 쳐다보이었어요.
호랑이 왕 카시마는 대문짝 같은 거울에 대고 입을 창문만큼 “아~” 하고 벌리고 들여다보는 것이었어요.
치과의사는 벌벌 기어 일어나 거울을 들여다보았어요.
“아! 이거야 말로?”
치과의사는 코를 싸쥐고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왜?”
호랑이 왕 카시마는 사발 눈을 껌뻑이며 의아해 했어요.
“입에서 악취 코를 찔러!”
“그래? 사슴의 고기를 먹어본 지도 오랜데 무슨 ‘냄새’, ‘냄새’ 하면서. 참. 어서 검사나 잘 하라고.”
호랑이 카시마는 거울에 대고 입을 벌리고 이리저리 비춰보이었어요.
“저걸 보오. 오른쪽 송곳니가 다 싹아 떨어졌단 말이오. 우리 호랑이 송곳니는 짐승을 사냥하는 무기란 말이오. 그런데 한쪽 송곳니가 싹아 떨어지니 짐승을 잡기 힘든 건 둘째고 애지중지 키운 애들한테도 업신여김을 당한단 말이오.”
카시마 호랑이 대왕은 뒤에 있는 카오바를 힐끔 되돌아보며 하소연했어요.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이 어디 있어? 다른 짐승들이 물어 갈까봐 그렇게 금이야 옥이야 하며 갈대숲에 숨겨놓고 사슴을 잡아다 먹이면서 키워도 다 크면 제 어미부터 사냥터에서 몰아내고 왕위를 차지한단 말이네. 에이, 더러운 호랑이 왕국이지. 제 늙고 보니 옛날 내 어미를 쫓아낸 거 후회막급이군. 쩝쩝쩝.”
이윽고 치과의사가 주사기를 뽑아 들자 호랑이 왕은 질겁했어요.
“건 뭐야? 송곳 같은 거?”
“대왕님, 마취주사라는 겁니다. 이걸 놓으면 이를 만들 때 아프지 않습니다.”
“그래?”
“입을 ‘아~’ 하고 벌리십시오.”
호랑이가 입을 짝 벌리자 눈 깜짝할 새에 치과의사는 마취주사를 놓았어요.
한참 후 치과의사는 금강석으로 쇠 송곳 같이 딴딴한 이발을 해 넣어 주었어요.
한참 후 치과병원에서 나오자 클론바우 18세는 카시마와 카마바를 데리고 식당으로 갔어요.
뉴욕시의 숱한 사람들이 괴물과 호랑이들을 슬슬 피해 먼발치에서 구경했어요.
괴물 클론바우 18세는 식당 보이를 불러 쇠갈비와 사슴 고기를 각각 한 가마씩 청했어요. 그것도 생 걸로 말이죠.
카시마와 카마바는 이게 웬 떡이냐고 고기를 뜯어먹었어요. 카시마는 처음에는 이가 근심돼 만만한 사슴고기만 뜯어먹었어요. 빠진 이 대신 해 넣은 송곳니로 드문드문 뜯어먹어 보았는데 고기가 잘 씹혔어요.
“으흠, 새 송곳니가 꽤나 든든한데.”
뒤이어 카시마 호랑이 왕은 소갈비를 물어 마구 뜯었어요. 갈비도 마구 뜯어 먹을 만 했어요.
“이게 웬 일야? 새 이가 든든한데.”
카시마는 이번에는 소뼈를 마구 뜯어 널었어요. 금강석 송곳이가 어찌나 든든한지 소갈비도 뜯어먹을 수 있지 않겠어요!
“으흠, 클론바우 대왕님의 덕분에 늘그막에도 사냥할 수 있게 됐군.”
늙은 호랑이 왕 카시마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속으로 자기를 아마존 호수 가에서 몰아낸 배은망덕한 아들딸을 욕했어요.
아들 호랑이 카오바는 속으로 은근히 근심했어요.
(엄마 이가 저렇게 든든하면 내 왕위를 되찾을 게 아닌가? 이 일을 어쩌지?)
아마존 열대우림 호수 가에 돌아간 카시마는 사자를 비롯한 뭇짐승들을 보기만 하면 클론바우 18세에 대한 칭찬을 혀끝이 달아빠지게 했어요.
“사람은 다 교활하고 나쁜 놈인가 했더니 아니야, 괴물 클론바우 18세는 우리 아들딸보다도 효성이 지극하고 인정미가 풍긴단 말이야.”
늙은 호랑이 왕 카시마가 호랑이 가족들에 소문을 퍼뜨리자 온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모든 짐승들이 콜론바우 18세를 따르고 그의 말이라면 다 들었어요.
 
 
 
 
 
 
 
 
11 괴물의 기적
괴물 클론바우 18세는 원래 호랑이와 사자, 코끼리, 타조, 매, 고래 등 16종 동물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유전자도 물려받았어요. 때문에 이런 동물의 말을 아주 짧은 기간에 다 익혀 알아듣고 할 수 있게 됐어요. 게다가 사람의 말도 다 알아듣고 할 수 있어 동물과 사람의 의사소통에 아주 편리했어요.
그는 육중한 괴물이었지만요. 과학기술과 군사지식이 박식한 쌍 박사 학위를 가진 과학자였어요. 그는 원숭이 말을 번역하여 사람이 알아듣게 한 과학자 조왕돌의 번역보청기를 한 걸음 더 발전시켰어요. 그는 아마존 과학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클론바우 가족 과학자들의 우세를 이용해 다기능 번역보청기를 연구개발해 냈어요. 이 번역보청기를 귀에 끼기만 하면 모든 동물들의 말이 자동으로 번역돼 들리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호랑이 왕 카시마의 귀에 맞는 번역보청기를 제조해 끼워주려고 했어요.
그러자 카시마는 대가리를 흔들면서
“우린 괴물 꼬마대통령의 말만 알아들으면 됐지. 다른 짐승들의 말을 알아들어 뭘 해?” 하고 말하면서 번역보청기를 끼려고 하지 않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손수 카시마의 귀에 번역보청기를 끼어주면서 타일렀어요.
“산중왕은 원숭이나 사자, 지어 사슴 모든 동물의 말을 잘 듣고 고충을 헤아려야 해.”
“그까짓 놈들이야 그저 우격다짐이 제일이지. 그 놈들의 말을 다 듣고 타일러서야 뭘 잡아먹고 살아?”
“모르는 소리. 자, 끼라고. 다른 세상이 열릴 거야.”
카시마는 싫은 대로 귀를 들이댔어요.
그런데 번역보청기를 끼자마자 뭐예요? 나무 위에서 뛰노는 원숭이들의 짹짹 울음소리도 “저 호랑이 왕을 봐라. 이제 우리말도 알아들으면 우릴 해치지 않을 거야.”라고 호랑이 울부짖는 소리로 들리지 않겠어요.
“이상해, 이 놈 번역보청기 괴물이야. 이 놈을 끼니 저 원숭이들이 호랑이 말을 할 줄 아는 놈들로 된 거 같아.”
이번에는 나무 숲속에서 이쪽을 할끔할끔 훔쳐보는 꽃사슴의 소리도 알아들을 수 있었어요.
“저 호랑이 놈이 우리말을 죄다 알아들으면 우리 어떻게 피해 다니지?”
“뼈다귀도 치르지 못하겠다!”
“쉿- 저 놈이 이쪽을 본다.”
“혹시 몰라, 우리말을 알아들으면 우릴 불쌍히 여겨 잡지 않겠는지?”
“픽, 개가 똥을 먹는 습관을 버리겠니?”
호랑이 왕은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 코웃음이 났어요.
(그래, 난 알아 못 들은 척 할 테야. 네 놈들이 뭐라고 지껄이는가 어디 들어보자꾸나. 으흠.)
호랑이 왕뿐만이 아니었어요.
클론바우 가족과 모든 짐승들이 귀에 딱 맞게 만든 이 최첨단 번역보청기를 끼기만 하면 모두 사람처럼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어요. 물론 자기 특유한 짐승소리로 말했지만요. 번역보청기는 다 알아듣게 번역해 주었어요. 그리하여 모든 짐승들이 모두 소통하면서 클론바우 18세의 명령을 따르게 됐어요.
그런데 클론바우 18세는 우스운 일도 했어요.
그도 칠정육욕이 있었던 것이죠.
“어 참, 나도 이젠 사춘기를 지나 어른이 되나 보지.”
그는 파초 같은 귀를 펄럭이며 사발 같은 눈알을 슴벅이면서 한참 무슨 궁리를 하고 있었어요.
“나도 짝이 있어야 하겠는데. 아마존의 인디안 인들이나 코치아인들이나 어디 나와 궁합이 맞을 사람이 있어야지? 쳇!”
그는 애나서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더니 푸르른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 위로 훨훨 날아예면서 계속 짝에 대해 궁리했어요.
“이 넓은 지구촌에 그래 내 짝이 없단 말인가! 그렇다고 클론바우 계열 인들과 근친결혼을 할 수도 없지 않는가!”
클론바우 18세는 갑갑해 바람을 쏘이려고 아마존을 따라 날아가다가 푸르른 바다를 날아옜어요.
그때 바다에서 커다란 돌고래가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며 재롱을 부리고 있었어요. 순간 하얀 물 바래가 하늘로 튕겨 올랐다가 사처로 부서졌어요.
“내 색시를 하려면 적어도 저 고래만큼은 커야 하겠는데. 고래 아니면 뱀 섬나라 뱀처럼 체통이 커야지. 허나 뱀 섬나라 얼룩덜룩한 뱀 인은 닭살이야!”
이때 돌고래가 또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새하얀 배와 까만 잔등이 아주 매력적이었어요.
“저 돌고래를 내 짝으로 만들면 어떨까?”
클론바우 18세는 괴상한 유혹에 휘말려들었어요.
“그래, 내 아버지도 고래 배에서 태어났다고 하지 않아. 나도 고래 할머니 후손인 거야. 금붕어 할머니를 머리는 좀 닮았지만 체통은 별로야.”
순간 하늘을 날아예는 클론바우 18세의 사발 눈에는 후산 해양 동물연구소 앞바다에서 금붕어 할머니와 함께 고래가 짝짓기를 구경하던 장면을 떠올렸어요.
금붕어 할머니 말에 의하면 고래는 한번에 0.3톤이나 되는 정액을 사정한다고 했지요.
“그래, 나도 고래 후손인거야. 고래야 말로 괴물의 천생배필이야.”
이때 바다에서 하늘로 뛰어 오르던 암 고래가 바다에 해뜩 번져 눕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니, 저 놈이 짝짓기를 해?”
순간 질투심이라고 할까요. 괴물 클론바우 18세는 커다란 날개 짓을 힘껏 하더니 해뜩 번져 넣은 암 고래한테 덮쳐들었어요. 괴물은 세 개의 팔로 고래 수놈을 떼놓았어요. 그래도 수놈이 떨어지지 않고 덮쳐들자 클론바우 18세는 암 고래를 안고 하늘로 날아 올라가 버리었어요.
필경 그도 고래 후손이어서 암 고래와 궁합이 맞았던지 하늘에서 짝짓기를 했던 것이죠. 일을 마치고서야 클론바우 18세는 그 암 고래를 놓아줬어요. 고래가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푸르른 바다에 새하얀 물기둥이 치솟고 물 바래가 축구장만큼 튕겨 올랐어요.
세월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고래 어머니는 고래 같기도 하고 날 짐승 같기도 한 괴물을 낳았어요. 바로 클론바우 19세었어요.
클론바우 19세는 “아하, 이게 웬 일이지?” 하고 놀라했어요.
그러자 아비 클론바우 18세는 “왜 그래?” 하고 물었어요.
“제가 고래들의 말을 다 알아 들을 수 있어요.”
“뭐라고?”
그때 때마침 푸르른 바다에서 고래 어머니가 물에 뛰어 올랐다가 풍덩 뛰어내리었어요.
클론바우 19세는 바다 물에 뛰었어요. 아들의 뒤를 따라 클론바우 18세도 물에 뛰어들었어요. 원래 그들 부자는 모두 고래 어머니 배에서 나왔기에 고래처럼 헤엄칠 수 있었어요.
클론바우 19세는 고래 어머니를 따라 헤엄친다, 물 위로 뛰어오른다 하면서 재롱을 피우며 바닷물에서 놀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아들의 뒤를 따라 물에서 헤엄치기도 하고 하늘로 솟아올라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더니 푸른 바다 위로 날아가기도 하면서 구경했어요.
그때 클론바우 18세는 물 속에서 고래 어머니와 찍찍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어요.
“얘야, 아버지를 따라 인간 세상에 나가 살 거지. 바다 물에 돌아와서 뭘 해?”
“어머니, 난 육지보다 바다가 좋은데요.”
“어, 네가 내 말을 알아들어?”
“예. 이 세상에 어머니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아들도 있는가요?”
그제야 고래 어머니는 클론바우 18세한테 다가와 지느러미를 흐느적거리며 친절을 나타냈어요.
“에이고, 고생문이 열렸구나. 넌 인간 세상에서 어떻게 살겠니?”
“건 뭘 두고 하는 말씀인가요?”
“엄마처럼 바다에서 살면 바다의 왕으로 살겠는데 말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데요. 그런 인간들 속에서 사는 거 얼마나 좋다고 그래요?”
고래 어머니는 클론바우 19세의 사람 머리를 주둥이로 툭툭 건드리면서 찍찍거렸어요.
“만물의 영장이란 사람들이 지금 핵 오염수를 바다에 빼서 우리는 못 살 때를 만났다. 더욱이 한심한 건 뱀 섬나라 어민들은 우리 몸의 몇 천배나 되는 어선을 몰고 와서 우리 고래를 대량 잡아간다. 그 놈들은 우리 고기를 저며 내 수도 소꼬 식당에 팔아먹는단다. 전번에 너의 외할머니와 내 남편도 잡혀갔다.”
“뱀 섬나라 놈들이 정말 지독하구만. 어쩜 자기 나라에 흔한 뱀을 잡아 먹지 않고 우리 고래를 잡아 식탁에 올린단 말인가요? 내 꼭 외할머니 원수를 갚아야 하겠어요.”
고래 어머니는 바다위로 머리를 내밀어 콧등으로 물을 뿜어내고 시원한 공기를 한껏 들이켠 후 바다 물속으로 되돌아와 말했어요.
“섬나라 인들은 뱀을 조상신으로 모신다. 그래서 나라 이름도 뱀 섬나라라고 하지. 악마라도 자기 조상신들을 잡아먹어서야 되겠니? 몇 해 전에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은 뱀과 뱀 인들을 마구 잡아먹었기에 죄를 만나 끝내 뱀 인들에게 잡혀 죽고 말았지. 아카시아 사람들도 말이 아니야. 뱀 섬나라 놈들이 자기 나라 고래를 잡아가는데도 못 본 척 한단 말이다.”
이때 클론바우 18세도 물에 뛰어들었다가 그들의 말을 알아듣고 끼어들었어요.
“아카시아 여대통령 안나는 힘이 없구먼.”
“그래요. 안나는 마음치례나 했지. 어디 대통령 구실을 하오?”
주춤 헤엄을 멈춘 고래 어머니는 의아한 눈길로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곁눈질했어요.
“아니, 당신 어떻게 우리말을 알아듣지?”
그러자 클론바우 18세는 날개를 지느러미처럼 가두면서 몸을 흔들어 친절함을 나타내며 번역보청기를 낀 건 슬쩍 빼고 말했어요.
“이상할 게 없지. 내 16세 외할머니도 고래야. ”
“그래요? 내 듣건대 당신 할머니는 정상인 금붕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친할머니는 금붕어 할머니 맞아. 그러기에 난 사람과 동물들의 유전자를 다 물려 받은 만물의 영장이란 말이야.”
“만물의 영장이 그런 짓을 해?”
“뭘?”
“요즘 난 당신 덕분에 남편한테 혼나요.”
“왜?”
고래 어머니는 눈을 흘기면서 “몰라 물어요? 전번에 저를 폭행하지 않았고 뭔가요?”
그 말에 클론바우 19세는 아버지 클론바우 18세를 쳐다보았어요.
“내 언제 폭행했어?”
“내 남편은 당신이 나를 강간해 고래가 아닌 저 괴물을 낳았다고 야단치는데?!”
“남을 무함하지 말라고. 당신이 좋아하지 않았으면 내가 어찌 저 애를 만들 수 있어?”
클론바우 18세는 찍찍거리며 불만을 토로하는 고래 어머니를 두고 물속에서 더 놀고 싶지 않았어요.
“옳다. 네 놈이 잘 왔다. 뭐 약육강식이라 떠들었지? 그럼 오늘 네 죽고 내 죽고 싸워보자.”
이때 고래 남편이 대문 짝 같은 주둥이를 쫙 벌리고 덮쳐 왔어요.
“에크!”
클론바우 18세는 물속에서 도망치듯 물 위로 솟구치더니 푸르르 푸른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괴물은 순식간에 아마존 열대우림에 날아와 내리었어요.
“허허허. 진짜 사람과 동물이 대화할 수 있는 새 세상이 열렸구나.”
열대우림에서 숱한 짐승들이 뛰놀며 이런 말을 주고받는 동물들을 보며 괴물은 자기 과학연구 성과에 긍지감을 느끼면서 흐뭇해 수림이 떠나가게 통쾌하게 웃었어요.
 
 
 
 
 
 
 
 
 
 
 
 
 
 
 
 
 
12 아마존 열대우림에서의 생사박투
어느 하루, 조용하던 아마존 유역 열대우림에 아카시아 채벌대가 불도저와 무한궤도 트랙터까지 앞세워 길을 빼면서 요란하게 들어왔어요.
“아니, 저 놈들이 또 우리 서식지 원목을 난벌해갈 예산이구나.”
먼저 나선 것은 사자 왕이었어요.
사자 왕후는 새끼를 끌어안으며 “나서지 말아요. 괜히 만물의 영장을 건드렸다가 사냥총에 맞아 죽겠어요.” 하고 말렸어요.
사자 왕은 산정의 너럭바위 위에 올라서서 수림 속으로 기어드는 사람들을 보고 으르렁거리었어요.
“저 놈들이 우리 열대우림을 난벌해 가면 사슴이랑 멧돼지랑 서식지가 없어져 죽을 거 아니야? 그럼 우리 잡아먹을 초식동물들이 점점 줄어든단 말이야.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도 그렇지. 지구촌이 어디 저 놈들 혼자 살 곳인가?”
사자 왕이 답답해 갈기털을 꼿꼿이 세우고 꼬리를 휘휘 저으며 사발 눈으로 난벌하는 인간들을 내리 쏘아보았어요.
채벌 공들은 통나무를 베는 길을 내려고 아마존 열대우림의 유일한 통로 어귀 칡넝쿨을 도끼로 탁탁 찍었어요. 칡넝쿨이 아무리 넝쿨을 거두며 피하려고 해도 막무가내이었어요. 칡넝쿨은 피 즙을 흘리며 잘리어 나갔어요.
아, 글쎄 하늘을 찌르며 수백 년 씩 자란 원목도 전기톱질에 쿵쿵 쓰러지었어요. 날이 감에 따라 산기슭으로부터 올라오면서 벌거숭이 땅이 잔등을 드러냈어요.
허나 사자 왕은 고약한 채벌 공들을 쏘아보면서도 송곳니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릴 뿐 속수무책이어서 뻘건 혀로 입술을 다실뿐이었어요.
숱한 원숭이는 황급히 나뭇가지를 안고 내려다 보다 쓰러지는 나무에서 다른 나뭇가지로 날아갔어요. 새들도 못 살 때가 왔다고 짹짹거리며 포르르 날아났어요.
이때 푸르른 창공에 날개가 6미터나 되는 커다란 괴물이 날아 와 휘휘 돌아치면서 고함쳤어요. 괴물 클론바우 18세었어요.
“닥쳐라!”
클론바우 18세는 하늘에서 난벌하는 인간들을 향해 내리 꼽히었어요. 비행기가 하강하는 듯 쉭- 소리와 함께 어느 결에 괴물의 코끼리 코가 휙 하더니 전기톱질을 하던 채벌 공을 감아 훌 내뿌리었어요.
씽- 풍덩!
전기톱을 쥔 채 채벌 공이 하늘에서 포물선을 그리더니 호수 물에 날아가 처박혔어요.
호수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채벌 공을 보고 사자 왕은 쾌자를 불렀어요.
“허허허. 통쾌하군!”
호랑이 왕 카시마는 클론바우 18세에 합세해 호랑이들을 거느리고 채벌 공들을 습격했어요.
불시에 들이닥친 호랑이 무리를 본 채벌 공들은 겁을 집어 먹고 전기톱을 버리고 트랙터에 올라 몰고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어디로 도망가?!”
이때 사자 왕도 사자들을 거느리고 산정 숲 속에서 뛰어내려 와 앞길을 막았어요.
채벌 공들이 절벽 가에까지 뒤로 비실비실 물러섰을 때었어요. 칡넝쿨에 디룽디룽 걸쳐 있던 얼룩 뱀들이 채벌 공들의 목을 휘감아 칡넝쿨에 매달았어요. 그러자 똥 벌들이 앵- 날아와 채벌 공들의 팔과 낯에 독침을 찔러 넣고 독즙을 쏘아댔어요. 여기저기서 채벌 공들의 개목을 다는 듯 비명소리가 들리었어요.
습지에 숨어 동정을 살피던 개구리들이 “개굴, 개굴” 노래하며 응원했어요.
저게 뭐예요? 칡넝쿨이 그물처럼 펼쳐지더니 채벌 공들을 덮어 씌웠어요. 우산나무 기둥들은 통발처럼 모양을 바꾸더니 채벌 공들을 옥죄여 가두었어요. 독수리들이 하늘에서 날아내려 채벌 공들의 콧대와 눈알을 마구 쪼아댔어요. 호랑이와 사자들은 채벌 공들을 물어뜯어 팔과 다리, 엉덩이를 마구 내던지었어요.
살아남은 몇몇 채벌 공들은 질겁해 트랙터를 몰고 꼬리 빳빳해 줄행랑을 놓았어요. 그때 10여 미터나 되는 육중한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하늘에서 내려오면서 트랙터 천정을 매 발톱으로 쫙 긁어놓았어요.
쟁강!
쇠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트랙터 천정이 째지었어요.
“다시 열대우림을 채벌하겠는가?!”
채벌 공들은 사람의 말까지 하는 괴물을 보는 순간 꿈인지 생신지 몰라 낯가죽을 꼬집어보았어요. 분명 생시였어요.
“아니, 당신은 누구요?”
“난 클론바우 18세야. 너희들은 누구 명을 받고 여기 와서 숱한 짐승들의 보금자리를 해치는 거야?”
그때 그래도 담이 있는 채벌 공이 목구멍으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겨우 대답했어요.
“우린 안나 여대통령의 명을 받고 대통령궁을 지을 목재를 베러 왔습니다. 괴물이여, 제발 살려 주십시오.”
“안나 대통령이 이런 짓을 해라 했을 리 없어. 네 놈들이 언감 거짓말을 할 텐가?!”
클론바우 18세가 사발 눈 흰자위를 굴리더니 코끼리 코로 트랙터를 휘감아 홱 내던졌어요.
풍덩!
그 큰 채벌 트랙터가 허망 호수 물에 날아가 떨어졌어요.
그 괴력에 채벌 공들은 눈자위가 뒤로 번져 지었어요.
그들은 질겁해 두 손을 쳐들어 머리를 감싸 안으며 사시나무 떨듯 했어요.
“제발 살려 주십시오. 다신 채벌하러 오지 않겠습니다.”
클론바우 18세는 코끼리 코로 채벌 공들을 하나하나 슬슬 건드리며 위협했어요.
“이 놈들, 돌아가서 안나 여대통령께 전해라! 다시 아마존 유역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날엔 내 대통령궁에 쳐들어가 그 년의 목을 비틀어 줄 거야!”
채벌 공들은 목이 접질린 자로, 팔 가죽이 벗겨진 자로, 다리뼈가 부러진 자로 볼 품 없이 됐어요.
“다시 와봐라! 이 트랙터처럼 망가질 줄 알아!”
괴물 클론바우 18세는 을러메는 소리와 함께 코끼리 코로 나머지 그 육중한 트랙터 무한궤도를 휘감더니 허공 들어 바위 돌에 꽝 메치었어요.
꽝!
요란한 소리와 함께 트랙터는 옥창이 돼버렸어요.
채벌 공들은 클론바우 18세의 괴력에 깜짝 놀라 눈알이 흰자위 밖에 없이 돌아 가버렸어요.
클론바우 18세는 그러고도 성차지 않아 쇳덩이 같은 주먹으로 트랙터 운전실을 마구 두드리고 발로 짓밟아 납작하게 옥창을 만들어버렸어요.
“안나 대통령이 감히 옛날 아카시아 죤슨 악마나 뱀 섬나라 오랑캐 나까아멘의 옛길을 걸어? 네년이 언감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환경을 파괴하려고 든다면 내 이 무쇠주먹이 용서하지 않을 거야!”
“예~ 예~ 알았습니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이젠 우릴 놔 주십시오.”
채벌 공들은 처음 보는 괴물의 괴력에 혼이 날아났어요. 그들은 살 구멍을 찾아 헤맸어요.
그때 나무 가지 위에서 원숭이들은 빨간 엉덩이를 돌려대고 채벌 공들의 낯짝에 똥오줌을 싸 갈기었어요.
“히히히.”
“해해해.”
“깔깔깔.”
원숭이들은 여기저기서 도망치는 채벌 공들에게 잣송이랑 쥐어뿌리면서 조롱했어요. 어떤 원숭이들은 나무 위에서 과일을 뜯어 채벌 공들에게 마구 뿌렸어요.
호랑이 왕 카시마는 클론바우 18세를 보면서 으르렁거렸어요.
“아예 저 놈들을 열대우림의 귀신으로 만들어버립시다. 인간들이 다신 얼씬하지 못하게.”
“안 돼, 놔 보내게. 괜히 살기 좋던 아마존 유역이 인류와 동물의 피비린 전쟁터로 되겠네.”
클론바우 18세의 말에 호랑이와 사자들은 송곳니를 빼물고 채벌 공들을 쏘아보면서 억지로 참았어요.
채벌 공들은 으르렁거리는 호랑이들과 사자들의 눈치를 슬슬 살피며 열대우림을 빠져나갔어요.
아름드리나무 위에서 원숭이들은 밤알을 따서 채벌공의 대가리에 뿌렸어요.
딱! 따 닥!
여기저기 나무위에서 날아오는 밤알에 맞아 살아남은 채벌 공들은 밤알만큼 부어 오른 대가리를 붙안고 허둥지둥 도망쳤어요.
이때 난데없는 소낙비가 수림에 와르르 쏟아져 내렸어요.
채벌 공들이 흘금흘금 곁눈질하며 수림을 두리번거리었어요.
저쪽 호수에서 거대한 고래 어미가 이쪽 수림에 물을 뿜어 대고 있었어요.
숱한 동물들은 자기들의 보금자리 원목을 난벌해가려는 인간들을 조롱하고 있었던 것이죠.
10여 미터나 되는 거대한 얼룩 뱀이 스르르 기어오더니 채벌 공들을 훌 휘감아 조이었어요. 채벌 공들의 비명소리가 수림을 서글프게 울렸어요.
그 처절한 비명소리를 듣고 클론바우 18세가 거대한 날개를 퍼덕이면서 쏜살같이 날아와 황급히 말리었어요.
“그만 둬!”
거대한 얼룩 뱀은 당장 물려고 들던 아가리를 쩍 벌리고 클론바우 18세를 쳐다보면서 대가리를 흔들어댔어요.
“대통령님, 이 독종 놈들을 살려 보내선 절대 안 됩니다.”
“이미 싸우지 않으려고 두 손을 든 사람들을 해쳐선 안 돼. 우리가 사람들을 착한 마음으로 대하면 사람들도 우릴 해치지 않을 거야.”
“걸 믿어요? 우리가 저희들을 해치지 않았는데도 우릴 죽이려고 덤벼드는 걸 보시오. 이제 핵무기나 미사일을 가지고 와서 우릴 죽이자고 하지 않는가? 기어드는 족족 다 잡아 죽여 치워야 합니다.”
“그 숱한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있어? 우리 지구촌에서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조화롭게 공존해야 하네.”
그 말에 얼룩 뱀은 아주 아쉬운 듯 아가리를 쩝쩝 다시며 채벌 공들을 놔주었어요.
“헤이, 이제 대통령님은 후회할 겁니다. 어쩜 이런 결단을 내립니까?”
“누가 대통령이래?”
“우린 클론바우 18세 님을 아마존 열대우림 동물들의 대통령으로 모신지 오랜데요.”
“쳇, 이 놈들이 못하는 짓이 없구먼. 내가 어디 대통령 자리를 탐내 아카시아에 온 거 같아?”
겨우 목숨을 건진 채벌 공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벗어나자마자 다리야 날 살리라고 꼬리 빳빳해 도망쳤어요.
 
 
 
 
 
 
 
 
 
 
 
 
 
13 괴물 꼬마대통령과 여대통령의 겨룸
겨우 살아남은 채벌 공들은 백악관에 돌아가 조난당한 경과를 죽 이야기 했어요.
안나 여대통령은 펄쩍 뛰었어요.
“뭐라고? 그래 아카시아 땅에 감히 나를 훈계하는 놈도 있어?”
팔을 붕대로 어깨에 처맨 채벌 공은 안나 대통령의 표독스레 쏘아보는 하얀 얼굴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했어요.
“그 놈은 신장이 10여 미터나 되는 괴물입디다. 하늘을 훨훨 나는가 하면 트랙터마저 코끼리 코로 휘감아 호수 물에 허망 처넣었습니다. 진짜 괴력을 가진 괴물입니다. 모든 동물들은 신기하게도 그 놈의 명을 따르면서 뭐 ‘꼬마대통령, 대통령님!’ 하거나 ‘만물의 영장’이라고 떠받듭디다.”
“뭐? 혹시 클론바우 18세란 놈이 아닌가?”
안나 여대통령이 백악관 창문 밖을 내다보면서 착잡한 생각에 잠겼어요.
그때 채벌 공이 꿈에서 깨난 소리를 저질렀어요.
“맞습니다. 뭐 이제 안나 여대통령이 백성들과 동물들의 생존을 고려도 하지 않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날엔 이 클론바우 18세가 용서하지 않겠다고 합디다.”
안나 여대통령은 창문 밖으로부터 눈길을 이쪽으로 홱 돌렸어요.
“그래 그 놈이 확실히 사람의 말까지 하더냐?”
“예. 호랑이와 사자, 지어 원숭이와 멧돼지들과도 뭐라고 저희들끼리 말을 주고받는 거 같습디다.”
“그래?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코치아에서 사라져 이상하다 했더니 우리 아카시아에 기어들었구나. 이거 큰 일 났는데.”
안나 여대통령은 위기감이 부쩍 들었어요.
그녀는 탱크부대를 이끌고 아마존 열대우림으로 달려갔어요.
그는 탱크 위 뚜껑을 살며시 열더니 머리를 내밀고 햇빛도 들지 않는 열대우림을 가만히 둘러보았어요.
이때 하늘 어디에선가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들려 왔어요.
“지구는 우리 인류의 혼자 것이 아닙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이나 지구촌의 모두가 모든 생명을 가진 동물의 보금자리입니다. 안나 여대통령께서 소중히 여기시기를 바랍니다.”
안나는 하늘을 쳐다보다가 무서운 감이 들었어요. 혹시 하느님이 욕심 천덕꾸러기인 자기에게 천벌을 내리려고 구름 속에 내려온 것이나 아닌가싶어서였어요. 동방의 옥황상제가 왔을 리는 없는데요.
허나 그것은 분명 클론바우 18세의 목소리였어요.
“나는 하느님도 신선도 아닙니다. 나는 하늘 신과 땅 신, 모든 동물신의 혼을 타고 난 클론바우 18세입니다. 하느님도 신선도 우리 지구촌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여러 분들은 저를 믿고 따르십시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지구촌에서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모든 악마들의 씨를 깡그리 말리고 아마존 열대우림, 아니, 우리 만물의 보금자리인 지구촌을 보호 할 것입니다. 그리스와 로마 신화의 제우스나 헤라, 아테나 같은 신들은 모두 당시 군주나 관리를 신격화한 존재입니다. 누가 지구를 보위하면 그가 바로 현시대 지구보위신입니다. 아니, 신보다 더 위대한 인물로 될 겁니다.”
안나는 코웃음을 쳤어요.
“이마에 피도 마르지 않은 10대 애가 큰 소리는 팡팡 잘 팽개친다. 네가 오늘 하늘땅, 인류의 신으로 자처해? 고대 헤라나 아테나 여신을 아느냐? 새 생명을 잉태해 낳은 여성이 얼마나 위대한 힘이 있는지 알아? 세상에 여자가 없인 영웅호걸도 대통령도 없어!”
클론바우 18세는 구름 속에서 코끼리 코를 슬슬 매만지더니 우레와 같은 소리를 쳤어요.
“고대 그리스 여신들을 들어다 날 내리 눌러 보려고? 어림도 없어! 그 숱한 여신들은 모두 대 신왕 제우스를 당하지 못했지. 여신들은 모두 영웅호걸 제우스에게 깔린 아내 아니면 첩이었단 걸 잊지 마시오.”
안나는 탱크 뚜껑 위에 홀라당 올라서더니 표독스런 눈길로 클론바우 18세를 쏘아보며 앙칼진 소리를 질렀어요.
“그만해! 사자머리로도 로마와 고대 신을 알아? 흥! 약육강식의 지구촌에서 그래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지 않고 살 수 있느냐? 호랑이는 사슴을 잡아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느냐? 사람이 나무를 베어 집을 지은들 어떻단 말이냐? 사람이 그래 멧돼지나 고래를 잡아먹지 않고 어떻게 사느냐? 넌 동양에서 태어나서 살생을 하지 않는 고대 동양철학을 좀 배운 모양인데 어디 네 고견을 들어보자.”
그 요망한 물음에 클론바우 18세가 부서지는 구름인지 안개인지 그 속에서 괴물의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어요.
“이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삼림과 동물 보호법을 제정해 내리고 삼림경찰과 동물경찰을 내세워 동물을 지킬 거예요.”
“동물경찰을 내세우면 그 숱한 뱀과 범 같은 육식동물을 말린대? 흥!”
클론바우 18세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날아 내리면서 파초 같은 나래를 퍼덕이더니 아름드리나무 위에 앉았어요. 그 실한 나무도 그 육중한 몸뚱이를 이기기 힘들어 휘청거렸어요. 그 바람에 빗물이 안나 대통령이 앉은 탱크에 소낙비처럼 쏟아졌어요.
“뱀과 호랑이 육식습관을 고쳐 초식동물로 바꿔놓을 거예요.”
“호호호! 개가 똥을 먹는 버릇을 네가 고쳐? 호호호! 진짜 웃겨!”
안나는 표독스러운 눈길로 클론바우 18세를 쏘아보았어요.
“한심한 코흘리개구나. 풀은 생명이 없다더냐? 곡식은 어떻게 먹어? 네 말대로라면 곡식도 식물의 아들딸들인데. 생존을 위해서는 모든 동물의 자연경쟁은 용서해야 해. 이게 지구촌에서 몇 십만 년, 몇 억년 생태균형을 유지해온 법칙이야. 인간들이 그래 동물을 잡아먹지 않고 어떻게 살아? 피를 빼고 먹으면 되는 거야.”
“피를 빼고 먹으면 건 고기가 아닌가요? 허나 곡식은 다른 거예요. 먹어도 되는 거예요. 인류나 동물이 그래 곡식도 먹지 않고 서북풍을 마시거나 퍼런 바닷물을 퍼먹고 살겠습니까?”
안나는 말문이 꽉 막혀 한참 끙끙 속을 앓다가 새된 소릴 질렀어요.
“내 너와 말장난을 할 새 없다. 시간을 줄 터이니 잔말 말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내놓아라!”
“흥!”
클론바우의 콧방귀에 안나는 하마터면 호수에까지 날아날 번 했어요.
기겁한 안나는 탱크 안에 스며들어 뚜껑을 꼭 닫아버린 후 꼬리 빳빳해 백악관으로 달아나 버렸어요.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수천 종의 나무와 식물이 있었어요. 게다가 8천여 종이나 되는 곤충들과 3천여 종이나 되는 새들, 수백 종에 달하는 희귀동물들이 살고 있었어요. 지구촌에서 제일 큰 아마존에는 2천여 종이나 되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어요. 날카로운 이발로 먹이를 공격하는 물고기도 있고 전기를 일으켜 먹이를 잡거나 적수를 쓰러뜨리고 자기를 보호하는 전기뱀장어도 있었어요.
안나 여대통령은 아마존의 풍부한 자연자원이 욕심났고 개발할 생각이 아주 많았어요. 좋기는 백악관을 수림의 자연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은 호수가의 열대우림에 지었으면 아주 좋을 거 같았어요.
안나는 열대우림에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있는 한 그 꿈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아냈어요.
“그 놈의 괴물은 날기도 하고 코끼리코로 아름드리나무도 송두리째 뽑아버릴 수 있는 괴력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 그뿐인가? 사자 대가리에 뇌가 둘이나 있는 놈이야. 학벌이나 낮은가? 과학 박사에 군사학 박사란 말이야. 세상에 어쩜 저런 괴물을 낳았을까? 오호~”
안나는 한숨만 호 내쉴 뿐이었어요.
안나라야 금발미인이라는 덕분에 원래 아카시아 죤슨 대통령 수하에서 여비서로부터 부장을 해먹은 여인에 불과했죠. 그 후 죤슨 악마가 클론바우 17세와 코치아의 금별 대통령과 금붕어 여총리 오누이에 의해 복멸된 후 일약 아카시아의 여대통령으로 부상했던 거죠. 그것도 조왕돌 부장과 금붕어 여성총리의 용서를 받아 겨우 살아남아 기어올랐던 거예요. 그때 안나 여대통령은 조왕돌 부장과 금붕어 총리, 노르망디 톰 총사령관을 비롯한 지구촌의 정상들이 참석한 성대한 취임연설에서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호할 맹세까지 했던 거죠.
허나 암암리에 백악관 대통령궁을 화려하게 장식하려고 아마존 유역 열대우림의 원목을 난벌해 갔던 것이죠. 사자 왕과 호랑이 왕 등은 자기 삶의 터전이 줄어드는 것을 눈을 빤히 뜨고 보면서도 용빼는 수가 없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아마존 유역에서 물러서야만 했어요.
이번에는 괴물 클론바우 18세에게 딱 걸렸어요.
“이 일을 어쩐다? 별난 괴물 놈이 금붕어와 조왕돌에게 코치아에서 밀려나니 우리 아카시아에 기어들어? 흥! 어디 우리 아카시아에서 배겨내는가 보자!”
안나 여대통령은 깊은 수렁 같은 고민에 빠졌어요.
“어떻게 하면 괴물을 몰아내고 대통령 보좌를 지킬 수 있을까?”
그는 금빛이 반짝이는 으리으리한 대통령궁을 둘러보는 순간 대통령궁을 내놓기 아까운 생각이 굴뚝처럼 생겼어요.
사람의 욕심이란 무서운 요물이죠. 악마죠. 그녀는 대뜸 클론바우 18세를 죽여 치울 궁리가 머리를 탁 쳤어요.
“옳지, 그 괴물을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작살내 버려야지.”
그녀는 궁전을 또박또박 거닐면서 악독한 암살 계획을 차곡차곡 세워 갔어요. 그녀는 이를 악물고 주춤 멈춰 섰다가 다시 거닐면서 살인계획을 반복적으로 검토하고 점차 완성품을 만들어나갔어요.
“됐어! 그 놈이 아무리 독수리처럼 하늘을 날아예고 고래처럼 바다에서 헤엄치고 땅에서 타조보다 더 빨리 달리는 괴물이라도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걸.”
“비서!”
죤스카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어요. 그는 안나의 정치, 군사, 경제 비서이자 사적으로는 생활 비서였어요. 동양의 어느 나라 기쁨조보다는 좀 인격이 보장된 애인 격이죠. 그는 안나 여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대통령보다도 슬그머니 권력의 짭짤한 맛을 더 향수하고 있는 자였어요.
안나 여대통령은 죤스카의 귀에 대고 뭐라고 쑤군거렸어요.
“예~ OK! 허나 그 괴물을 잘 못 건드렸다간 봉변을 당하겠는데. 왜 그렇게 모진 마음을 먹었습니까?”
안나는 화를 버럭 냈어요.
“왜 말이 그리 많아? 그렇게 하라면 할 거지!”
“OK! OK!”
“잠간!”
안나 여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나가려는 죤스카를 불러 세웠어요.
“또 무슨 분부가 있습니까? 대통령 각하!”
죤스카는 돌아서며 어깨까지 으쓱해 보이었어요.
“오라고.”
안나는 다가온 죤스카를 와락 끌어안더니 볼을 죤스카의 털이 부숭부숭한 가슴에 파묻고 살살 비비며 종알거렸어요.
“난 겁나요.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겁나요. 그 놈을 꼭 없애 버리세요. 힘이 모자라면 뱀 섬나라에 파견한 맥도 총사령관의 부대를 불러 들여서라도 아마존 열대우림 속에 기어든 클론바우 18세 족속들을 재 가루를 만들어버리세요.”
안나의 파란 눈에는 살기가 번쩍이었어요.
그 악독하고 살기 찬 안나 여대통령의 말에 애인 죤스카도 섬직해날 지경이었어요.
눈치를 챈 안나는 화제를 스리슬쩍 돌렸어요.
“내 뱃속에는 당신의 애가 뛰놀고 있어요.”
죤스카는 안나 여대통령을 꼭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위안했어요.
“왜 이리 취약한 말씀을 하십니까? 근심하지 마십시오. 제가 이제 삼림 특수경찰들을 파견해 그 놈을 없애 버리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복중아기만 잘 지키십시오.”
“OK!”
그제야 안나는 해시시 웃으며 털보숭이 가슴에서 얼굴을 떼고 헝클어진 금발머리를 쓰다듬어 올리며 대통령의 보좌로 돌아갔어요.
그녀는 식지를 딱 튕기면서 자신만만해 대통령궁에서 나가는 죤스카를 바래고 나서도 어쩐지 불안한 감을 감추지 못했어요.
며칠 후 아마존 유역 열대우림에는 또다시 불청객들이 나타났어요.
대통령 비서 죤스카가 직접 특수요원들을 데리고 헬기에 앉아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을 선회하며 클론바우 18세가 언제 나타나는가를 정찰했어요.
사슴과 줄 말, 멧돼지 무리랑은 겁을 먹고 아름드리나무 숲속으로 도망쳐 버렸어요.
호랑이 왕 카시마는 그래도 전날 괴물 클론바우 18세가 “아마존의 호수와 수림, 모든 동물과 산천초목을 몽땅 동원해 안나 일당과 싸우면 이길 수 있어.”라고 하던 말을 떠올라 왕답게 금강석 이발을 빼물고 나무초리 사이 하늘 조각으로 날아다니는 헬기를 쏘아보면서 으르렁거렸어요.
사자 왕 비컨도 사자머리 털을 흩날리며 헬기를 노려보면서 송곳이빨을 드러냈어요.
헬기는 열대우림을 몇 고패 돌더니 호수 가 상공에 멈춰 섰어요.
헬기 안에서 죤스카 비서는 특공대원들을 돌아보며 명령했어요.
“호수에 연꽃잎 밑에 숨은 사슴이라도 잡아라! 그래야 만물의 영장이노라 너덜거리던 클론바우 족속들이 나타날 거 아닌가!”
“예!”
특공대원들은 헬기를 타고 날아다니면서 총을 쏘았어요.
땅!
호수에서 풀을 뜯어먹던 사슴의 머리가 박살났어요. 벌겋게 번지어가는 호수 물위에는 피로 물든 사슴의 뿔이 둥둥 떴어요.
땅!
열대우림에 숨어 할딱거리는 호랑이 왕의 새끼 카오바의 엉덩이에 총알이 날아와 박혔어요. 순간 카오바가 폭 꺼꾸러져 버둥거리었어요.
한 헬기에서 몇 명의 특공요원들이 내려오더니 시퍼런 비수를 뽑아들고 카오바의 가죽을 벗겨 싣고 북을 바라고 도망쳤어요.
“따-웅-! 저 놈들이 오빠 가죽을 벗겨 가지고 도망칩니다!”
카마바가 고함치는 쪽을 바라 보니 그 헬기는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어요.
“따웅~ 내 네놈들과 생사결판을 내겠다!”
허나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헬기들을 쳐다볼 뿐 호랑이 왕 카시마나 사자 왕 비컨은 용빼는 수가 없었어요.
“닥쳐!”
이때 열대우림 상공에 우레와 같은 고함소리가 울렸어요.
열대우림 속의 호랑이 왕과 숱한 동물들이 몽땅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순간 하늘에 십여 미터나 되는 나래를 퍼덕이며 클론바우 18세가 나타났어요.
“이젠 살았다!”
“괴물 대통령이 오셨다!”
동물들은 환성을 질렀어요.
저걸 보세요. 클론바우 18세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초음속 스피드로 헬기에게 덮쳐들었어요.
“왔어! 괴물이 또 왔어.”
죤스카 비서는 황급히 클론바우 18세를 손가락질 하면서 명령했어요.
“빨리 총을 쏴!”
땅! 땅! 땅!
헬기에서 총알이 날아갔어요. 허나 클론바우 18세의 갑옷 같은 터덜터덜한 비늘을 뚫지 못하고 불꽃을 튕기었어요.
“아니, 저 괴물이 방탄 옷이라도 입었나?”
특공요원들도 총을 쏘며 처음 보는 괴물에 당황해 났어요.
“이 놈들아! 죽고 싶어?!”
클론바우 18세는 꽥 고함치며 덮쳐들어 세 팔로 헬기 꽁지를 잡아 마구 내동댕이쳤어요.
헬기는 그만 중심을 잃고 이리 저리 휘둘리기 시작했어요. 클론바우 18세가 기다란 코로 헬기 몸뚱이를 휘감아 아래로 처박았어요.
꽈당 요란한 굉음과 함께 헬기가 그만 잠자리처럼 호수 물에 거꾸로 처박혔어요.
“야, 하! 시원하다!”
“진짜 통쾌해!”
호랑이 왕 카시마와 카마바는 은바늘 같이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환성을 질렀어요.
사자 왕 비컨은 너럭바위 위에 올라가 구경하다가 몽둥이 같은 꼬리로 너럭바위를 탁탁 치며 환호했어요. 수림 속의 멧돼지와 얼룩말도 껑충껑충 뛰며 좋다고 야단쳤어요.
특히 남편을 잃은 꽃사슴은 클론바우 18세가 원수를 갚았다고 감사해 호수 연꽃잎을 들고 보면서 눈물까지 흘렸어요.
저게 뭐예요?
클론바우 18세는 금방 호수에 거꾸로 처박아 넣은 헬기를 두 손으로 쳐들고 뭍으로 씽 날아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제야 물이 주르르 흘러나오는 헬기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죤스카 비서가 기어 나와 땅바닥에 철써덕 떨어졌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죤스카 비서를 두 손가락으로 집어 쳐들고 우레 같은 목소리로 경고했어요.
“이놈, 돌아가서 안나에게 전해라. 다시 우리 아마존 열대우림에 얼씬거리기만 해 봐라. 절대 용서하지 않을 테다! 여기 사는 모든 동물들은 나의 백성과 같아. 다시 열대우림을 난벌해 대통령궁을 짓기만 해 봐라! 대통령궁을 훌쩍 들어다 태평양에 처넣을 테야! 알만해?!”
“예, 예. 알았습니다. 제발 살려 주십시오.”
“우리 돌아가서 안나 여대통령을 말리겠습니다.”
이때 열대우림에서 뛰쳐나온 호랑이 왕 카시마 족속들과 사자 왕 비컨 족속들을 비롯한 짐승들이 뛰쳐나와 불이 이글거리는 사발 눈을 부릅뜨고 죤스카 비서를 쏘아보며 으르렁거리었어요.
“그 놈을 우리에게 맡기십시오. 뼈다귀도 남기지 않고 다 씹어 없애 버리겠습니다.”
카시마 호랑이 노왕이 뾰족한 금강석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며 하는 말에 클론바우 18세는 손사래를 쳤어요.
“안 되네. 인간들과 아마존 열대우림의 짐승들은 모두 서로 화목하게 살아야 하네.”
사자 왕 비컨은 누런 깃털을 곤두세우면서 열대우림이 떠나갈듯이 고함쳤어요.
“그 놈들을 살려 보내선 안 됩니다. 전번에 채벌 공들을 살려 보냈는데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이번에는 헬기에 기관총까지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까? 이제 저 놈들은 화염방사기로, 탱크와 대포, 미사일, 지어 원자탄을 가지고 와서 우리를 죽이려고 들 것입니다. 지구촌에 요망한 인류가 살아 있는 한 우리 동물들이 편안히 살날이 없습니다.”
허나 클론바우 18세의 대답은 달랐어요.
“아니야, 우리가 인간들을 해치지 않으면 인간들도 우리를 해치지 않을 거야.”
사자들과 호랑이들은 허연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면서도 용케 클론바우 18세의 말을 듣고 죤스카와 몇몇 특공요원들이 열대우림을 빠져 나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참았어요.
죤스카는 대통령궁에 돌아가 안나 여대통령에게 보고했어요.
“아, 그 놈 클론바우 18세는 당하기 힘듭디다. 그 놈을 사자들이랑 호랑이들의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겨우 살아남아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놈 괴물의 말을 야수들이 다 알아듣고 명을 따르지 않겠습니까?”
“걸 어떻게 알아들어?”
“그 놈들이 내 귀에 보청기 같은 걸 끼어 줍디다. 괴상하게도 으르렁거리는 사자와 호랑이들의 말이 우리 사람의 말로 통역돼 들리지 않겠습니까?”
그 소리에 안나 여대통령도 아연실색했어요.
“그 놈들이 정말 슈퍼맨들이구나. 우리 인간들이 못하는 일을 아마존 열대우림에 들어앉아 해낸단 말인가!”
안나는 클론바우 가족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어요. 그녀는 파란 눈알을 데굴거리며 번개같이 속궁리를 했어요.
(안 돼! 클론바우 족속을 살려 둬 선 안 돼. 그 놈들이 아마존 유역 열대우림의 모든 동물들을 손안에 넣고 이제 클론바우 계열 인들을 몽땅 우주에서 내리어 복제해내는 날엔 난 대통령은커녕 살아남기도 어려워. 그 괴물들을 어떻게 처치한다?)
안나 여대통령은 백악관의 드넓은 대통령집무실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악독한 계책을 꾸미고 있었어요.
그래요. 클론바우 18세는 클론바우 가족의 원시조인 호랑이와 사자, 코끼리, 타조, 매, 고래 등 짐승들과 해양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주어 동물들의 지지를 얻었지요.
클론바우 18세는 뒤이어 또 우주비행선으로 우주에 유령처럼 떠다니는 클론바우 가족의 조상들을 하나하나 모셔 내리어 실험실에서 재생시켜 다시 호랑이와 사자, 코끼리, 타조, 매, 고래 등 짐승들의 유전자와 결합해 숱한 괴물 인들을 복제해냈어요. 사자 인, 호랑이 인, 코끼리 인, 타조 인, 고래 인이 아마존 유역을 채우고 넘을 지경이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본격적으로 아카시아를 아마존 열대우림처럼 생태환경이 좋은 동물들의 낙원으로 차릴 꿈을 익혀가고 있었어요.
그는 암암리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일찍 천여 년 전에 지구를 통일한 업적을 기리어 세운 지구통일기념비에 화환을 드리면서 아카시아에서 클론바우 가족의 정통성을 세우려고 꿈꾸었어요. 게다가 아마존 열대우림의 인디안 인의 입을 통해 아카시아 인간들 속에서 클론바우 18세의 위신은 하늘 높이 솟아올랐어요.
“안 되겠어. 클론바우는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했어.”
안나 여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안절부절 못했어요.
“죤스카!” “예~”
비서 죤스카는 잔등에 식은땀을 흘리며 대통령 집무실에 뛰어 들어왔어요.
“특수부대를 데리고 가서 아예 아마존 열대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시오!”
“예~”
“어째 겁나?”
“아니, 아닙니다. 열대우림을 불태워버려도 초음속 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나는 괴물을 없애지 못할 건 불 보듯 빤한 일입니다.”
“그렇게 신심이 없어서야 어찌 괴물을 없애?! 그까짓 괴물이 뭐가 그리 대단해?”
죤스카는 으르렁거리던 호랑이 왕과 사자 왕이 떠올라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어요.
“여대통령님, 복중 아기의 아비를 기어이 아마존 열대우림에 보내 죽이렵니까? 맥도 총사령관을 불러다 핵무기로 아마존 열대우림을 없애 버리십시오.”
“그래, 그러지요.”
안나는 배 속에서 꿈틀거리는 아기의 아비를 보낼 것까지 없었어요.
“맥도 총사령관을 불러들이시오.”
“옛!”
죤스카는 나가려다 주춤 멈춰 섰어요.
“열대우림을 잿더미를 만들고 무슨 재목으로 대통령궁을 짓겠습니까?”
“무슨 잔말인가? 아마존 열대우림이 없으면 백산 열대우림이 있지 않는가?!”
죤스카 비서는 안나 여대통령의 앙칼진 목소리에 대가리가 목 위에 남아 있나 만져보더니 어깨를 으쓱하면서 대통령집무실에서 나갔어요.
이튿날 아마존 열대우림 상공에는 초음속전투기와 우주비행선이 하늘을 새까맣게 가리면서 날아왔어요.
“전번에 내가 뭐랍디까? 저 놈들을 살려 보내면 안 된다는데도.”
얼룩 뱀이 기어와 대가리를 쳐들고 후회했어요.
사자왕 비컨도 고함쳤어요.
“하늘땅이 안나 악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이때 전투기들이 열대우림에 내리꽂더니 겨끔내기로 소이탄으로 폭격했어요. 뒤이어 커다란 폭격기가 나타나더니 화염방사기로 열대우림에 불을 질러 버렸어요. 순식간에 열대우림은 불바다로 돼버렸어요. 하늘을 찌를듯하던 원목들에 불이 훨훨 붙어 잿더미로 돼버렸어요. 바나나를 따먹던 원숭이들이 데 죽었고 얼룩 뱀이 황급히 불을 피해 호수로 스르르 기어들어갔어요. 고래 어미는 남편과 함께 아마존 강에까지 헤엄쳐 와 물을 뿜어 댔어요. 허나 열대우림의 불길을 막기에는 판 부족이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호랑이 왕 카시마와 사자 왕 비컨을 돌아보며 “너희들은 동물들을 데리고 빨리 호수에 뛰어들라. 아마존 강을 따라 바다로 들어가 피신하라. 이제 내가 안나 악마를 제거한 후 너희들을 데리러 갈게!”
“알았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불바다를 피해 호수에 뛰어들었어요. 숱한 고래들은 주둥이로 열대우림에 활활 타오르는 불에 물을 뿜어댔어요. 허나 막무가내였어요. 불길은 열대우림을 삼켜버리고 있었어요.
안나 대통령이 보낸 로봇독수리들은 열대우림에 날아와 애 어린 원숭이와 호랑이, 사자 무리를 공격해 눈을 빼먹었어요.
“고래 부대, 저 로봇독수리 무리에 물 대포를 쏘라!”
클론바우 18세의 명령이 떨어지자 숱한 고래들이 호수에서 물을 대포처럼 뿜어 댔어요.
웬 일이예요? 로봇독수리들이 무리로 열대우림에 떨어졌어요. 원래 로봇독수리들의 전기회로에 물이 들어가 폐물 짝이 돼버렸던 것이죠.
클론바우 18세는 클론바우 계열 복제 인들을 거느리고 전투기와 폭격기에 덮쳐들었어요.
우주비행선에 안전하게 들어앉은 맥도 총사령관은 전투기들에 명령했어요.
“미사일로 공격하라!”
삽시에 숱한 미사일들이 클론바우 가족들에게 날아왔어요. 허나 클론바우 계열 인들은 날개를 퍼덕이며 용케도 미사일을 피하며 전투기에 덮쳐들었어요. 그들은 전투기를 붙잡아 안고 바다에 뛰어들었어요.
풍덩!
전투기가 바다 물에 떨어지면서 새하얀 물기둥이 치솟아 올랐어요.
맥도 총사령관은 전세가 기울자 최후로 핵미사일을 클론바우 18세에게 쏘았어요.
쒹-
핵미사일은 자석이라도 붙은 듯이 공중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이리저리 피하는 클론바우 18세에게 날아왔어요.
저게 뭔가요?
클론바우 18세가 글쎄 하늘공중에서 열대우림에 날아드는 핵미사일을 덥석 붙안고 방향을 바꿔 날아가지 않겠어요. 핵미사일은 길고도 긴 흰 꼬리를 그으면서 북으로 날아가고 있었어요.
그는 핵미사일을 안고 날개를 퍼덕이어 초음속스피드보다 더 빨리 백악관으로 날아가고 있었어요.
순식간에 백악관 상공에 덮쳐든 클론바우 18세는 우레와도 같이 고래고래 고함쳤어요.
“안나, 물건을 원 주인에게 돌려줄까!”
순간 한 여인의 비명소리가 백악관에서 울렸어요.
“NO! NO-!!"
클론바우 18세는 줄 욕을 퍼부었어요.
“네 년의 배 속에는 불의, 탐욕, 악의가 가득해. 우리 아마존 열대우림의 동물들을 해치는 무자비한 악마!”
허나 꽈르릉 하는 요란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엄중경고야!”
클론바우 18세는 백악관 마당에 미사일을 쿡 박아 놓고 훨훨 날아올랐어요.
며칠 후 백악관 마당에는 숱한 야수들이 나타났어요.
원래 클론바우 18세 꼬마대통령은 야수들 보고 남아메리카 제일 남단인 혼 각으로 도망치라고 했어요. 허나 야수들도 의리심이 있는지라 안나의 무리와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꼬마대통령을 혼자 사지에 두고 피신할 수 없었던 것이죠.
호랑이 왕 카시마는 딸 카마바와 함께 아들 카오바의 원수를 갚으려고 숱한 호랑이들을 이끌고 백악관에 덮쳐들어 안나의 시체라도 찾자고 두리번거렸어요.
백악관 마당에 폭발하지 않은 몇 키는 될 핵미사일이 쿡 박혀 있지 않겠어요. 그들은 핵미사일을 어루만지면서 감탄했어요.
“우리 괴물 대통령은 참 대단해.”
카시마 호랑이 왕이 자랑을 늘여놓자 카마바도 맞장구를 쳤어요.
“만물의 영장이 되긴 싹 틀렸어. 항상 이렇게 어진 척 해서야 언제 카오바의 원수를 갚고 안나를 제거하겠어요.”
이때 카시마 호랑이 왕은 박살난 채 거멓게 그은 시멘트기둥 조각들을 둘러보면서 이상해 했어요.
“근데 그 놈 요정 년의 시체가 왜 보이지 않지?”
그러자 아들 호랑이 카오바가 대수로워 하지도 않았어요.
“별 근심을 다 합니다. 백악관이 텅텅 비었는데요. 그 년이 살아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죠.”
“그 말도 맞아.”
카시마는 목을 빼들고 두리번거리다가 “아니, 저게 뭐야? 호랑이 가죽이야!” 하고 소리치면서 대통령 보좌로 뛰어갔어요.
“아니, 이게 혹시 카오바 가죽이 아닐까?”
카시마는 대통령 보좌에 깐 호랑이 가죽에 코를 대고 벌름거리더니 고함쳤어요.
“옳은 거 같아!”
그는 대통령 보좌에 깐 호랑이 가죽을 에워싸고 돌면서 따웅~ 하고 고함치더니 대성통곡 쳤어요.
“아이고~ 불쌍한 내 새끼야~ 따~웅~ 어쩜 가죽을 벗겨 여기 깔려 있느냐? 따~웅~”
카시마와 카마바는 불이 왕왕 이는 눈길로 원수를 찾는 여대통령궁을 둘러보았어요.
여기저기 껍질을 벗긴 원목이 가로세로 널려 있었어요. 저쪽에 고대 로마 궁전처럼 세워진 기둥, 제법 건뜻 들린 추녀와 용마루는 여대통령의 도고한 위엄을 뽐내는 상 싶었어요.
“에이, 제밀할 년, 내 새끼 가죽을 벗겨 네 년의 더러운 엉덩이에 깔아!”
카시마 호랑이 왕은 뾰족한 인공 금강석 이빨로 벌건 기둥을 마구 물어뜯어놓았어요.
“엄마, 이를 상하겠습니다.”
아들 호랑이가 말하면서 엄마 대신 발톱으로 벌건 기둥을 허비었어요.
“가만!”
이때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코끼리와 코끼리 인들이 우르르 쓸어와 코로 기둥을 휘감아 훌훌 뽑아 버렸어요. 순간 대통령궁이 지붕이 쿵 무너졌어요. 잿빛 화산재가 숨 막히게 풍겨 올랐어요. 어떤 코끼리는 육중한 몸뚱이로 넘어가지 않고 대가리를 쳐들고 있는 나머지 기둥을 마구 떠밀어 넘어뜨리었어요.
원숭이들은 벌건 기둥 위에 뛰어 올라가 마구 뛰놀다가 오줌과 똥을 갈겨 놓았어요. 원숭이들은 그것도 모자라 채 무너지지 않은 지붕 자리에 올라가 잿빛 기와를 벗겨 땅바닥에 마구 뿌려 던져 박살냈어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4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09 장편소설 황혼(4) 나영이 김장혁 2024-07-10 0 341
408 장편소설 황혼(3) 한족본처 김장혁 2024-07-09 0 418
407 장편소설 황혼(2) 유언 김장혁 2024-07-09 0 450
406 장편소설 황혼 제1권(1) 나의 장례식 김장혁 2024-07-09 0 680
40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60) 뜻밖의 상봉 김장혁 2024-07-07 0 424
40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9) 어린 장사군과 부자 김장혁 2024-07-07 0 299
40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8) 머슴 김장혁 2024-07-07 0 296
40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7) 암범과 늑대 김장혁 2024-06-28 0 387
40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6) 사내 자존심 김장혁 2024-06-28 0 417
40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5) 뿌리 김장혁 2024-06-28 0 369
399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4) 어미 없는 설음 김장혁 2024-06-28 0 360
39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3) 무당의 굿 김장혁 2024-06-05 1 1021
397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2) 오누이 김장혁 2024-06-05 1 573
396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1) 운주동서당방 김장혁 2024-06-05 0 374
39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0) 수림 속 바위돌밭 김장혁 2024-06-05 0 413
39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9) 힘장사 삼형제 2024-05-27 0 428
39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8) 성동격서 2024-05-27 0 439
39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7) 끼무라 국장 2024-05-27 0 350
39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6) 저목장을 습격 2024-05-19 0 421
39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5) 사냥군 2024-05-19 0 399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