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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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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정탐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3)
2018년 09월 30일 11시 40분  조회:2174  추천:0  작성자: 김장혁








                              

장편정탐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김장혁

   
        연길시
“12.02”특대입실살인사건

        
     기민한 담당경찰은 털끝만한 의혹도 놓칠 수 없었다. 그는 김춘일한테서 수사의 눈길을 떼지 않았다.
(일부 마을사람들이 김춘일을 마음이 어지고 효자이고 모범남편이라고 했지만 혹시 가면을 뒤집어쓴 이중인인지 누가 아는가?)
담당경찰은 어쩐지 여러가지 의혹을 물리칠 수 없었다. 고수머리라든지 키도 비슷했다. 다만 입고 다니는 웃옷이 누르스럼한 잠바가 아닐뿐이였다.
이날도 담당경찰은 사복하고 연길 비행장 근처에 자리잡은 임평촌 제6촌민소조 부근 큰 길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백양나무 뒤에 숨어 담배를 풀썩풀썩 피우면서 김춘일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한식경이나 기다렸는데도 김춘일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전 아홉시 반쯤에 담당경찰은 마을에서 나오는 길을 놔두고 김춘일의 집 뒤 밭으로부터 큰길에 난 오솔길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한참 후 아니나다를가 김춘일이 물초롱과 반디를 들고 옥수수밭으로 해서 나타났다. 김춘일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어질어질해 보였다.
담당경찰은 외면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스적스적 시내 쪽을 바라고 가는 척 하였다.
김춘일이 부르하통하 쪽으로 멀리 간 후에야 그는 자전거를 길 옆에 세워놓고 다른 색갈의 옷을 갈아입고 태양모까지 쓰고 김춘일을 미행하였다.
김춘일은 그런줄도 모르고 부르하통하에 가서 반디로 물고기잡이를 하는 것이였다.
마가을이여서 부르하통하강물은 그리 깊지도 않았고 조약돌이 환히 들여다보일 지경으로 맑았다.
김춘일은 한참 반디질하더니 따뜻한 양지바른 모래둔덕에 가서 힌들 들어누워 태양모로 낯을 가리우고 쿨쿨 자는 것 같았다.
그는 기실 고기잡이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가 물고기를 잡으러 자주 부루하통하에 온다는 가짜신호를 보여주려는 것뿐이였다. 혹시 누가 밤중에 자주 어데 갔는가고 차문하면 어머니한테 대접하려고 물고기를 잡으러 부르하통하에 갔다고 에둘러대려는 것이였다.
제딴에는 묘책이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강물이 차고 심지어 얼어붙으면 밤중에 부르하통하게 물고기 잡으러 갔다는 핑게를 에둘러대기 어렵게 돼 골머리를 앓았다.
김춘일은 한참 자는 척 하면서 태양모 채양 밑으로 교활한 눈깔을 판들거리면서 강변을 살폈다. 강뚝에서 산보하는 척하는 담당경찰을 발견하였다. 불길한 징조를 예감한 김춘일은 부시시 일어나 반디를 들고 차디찬 강물에 들어서서 반디질하는 척하면서 강뚝에서 오가는 담당경찰을 흘끔흘끔 훔쳐보았다.
(어디서 딱 본 놈 같은데.)
김춘일은 속이 덜컥 했다. 죄를 진 놈은 항상 발편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김춘일은 자기 뒤를 따르는 사람만 보면 미행하는 경찰인가고 해 질겁해 경각성을 높이군 하였다.
그는 대충 반디질하는 척 하고는 반디를 훌훌 털어버리고 감아쥐더니 뭍으로 올라왔다. 뒤이어 그는 물초롱과 반디를 들고 마을 쪽으로 스적스적 걸어갔다.
담당경찰의 감시는 계속 뒤따랐다.
그러나 사람 열이 도적 한놈을 붙잡지 못한다고 경찰들이 고강도수사와 감시를 하는데도 김춘일은 밤이면 도적고양이처럼 출몰하면서 계속 악성사건을 저질렀다.
(어디 네놈들이 날 붙잡아봐라. 흥! 이제도 백명을 죽이겠다.)
2001년 11월 4일 살인악마는 자정이 넘어 연길시 장백향 신풍촌의 리모 녀성네 집 부근에 이르렀다. 리모 녀성은 마당에 있는 변소로 들어가 소변을 보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집 안에 들어가자 문걸개를 걸려고 돌아서는 순간 비수가 문틈으로 쑥 들어왔다.
“문을 열어, 안그럼 죽인다.”
나지막하면서도 위압적인 “명령”이였다.
뱀에게 혼난 사람은 바줄만 봐도 뱀인가고 놀란다고 리모 녀성은 깜짝 놀랐다. 요즘 살인악마가 자주 출몰한다는 것을 들은 그녀는 바들바들 떨면서 문을 열었다.
악마는 비수를 리모 녀성의 목에 가져다대고 을러멨다.
“으흐흐, 짹짹거리면 죽인다. 난 숱한 사람을 죽였기에 죽는 걸 무서워 하지 않는다. 내 말 고분고분 들어. 까딱하면 죽인다. 알았어?”
리모 녀성은 온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전등불을 껏!”
잘칵!
전등불이 꺼졌다.
악마는 또 리모 녀성을 이불 우에 엎디게 하고 뒤로 달려들어 강간하였다. 그러고도 성차지 않아 집 안을 뒤져 운동복 한벌과 금목걸이를 강탈해가지고 부랴부랴 도망쳤다.
수사일군들은 리모 녀성의 사건신고를 받고 사건현장에 급히 달려왔다. 세심한 수사한 결과 또 그 살인악마가 한 짓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법의가 리모 녀성의 몸에서 채취한 정액도 또 그 놈의 것이라는 것이 판명되였다.
     2001년 12월 2일 새벽 한시에 연길시 연서가 원지거 공신시장 부근에서 또 연길시를 들썽케 한 특대입실살인사건이 발생하였다.
한 녀성이 전화로 형사경찰대대에 사건보고를 하였다.
     “경찰입니까? 내 딸과 한 청년이 세집에서 몽땅 살해당하였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도 있단 말입니까?”
     당직수사일군은 황급히 필로 적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좀 상세히 이야기해주십시오.”
“내 딸애는 공신시장 부근 한 음식점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련 나흘동안이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음식점에 찾아가니 딸애와 남자친구는 출근하지 않은지 나흘이나 된다고 합디다. 그때 식당주인네 어린애가 ‘저기 아재네 집이 있습니다.’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어린애를 따라 세집에 가보니 문에 자물쇠가 잠겨져 있지 않겠습니까.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자물쇠를 마스고 낮다란 세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으흐흑! 글쎄 애들이 피못 속에 쓰러져 있지 않겠습니까. 엉엉-”
전화기 속에선 울음소리가 비통하게 울렸다.
“세상에 어디 이런 생벼락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 딸이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럽니까? 어허허, 헉헉!”
당직수사일군은 피해자 부모 그리고 세집과 음식점 주인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일일이 기록한 후 즉시 형사경찰대대 지도부에 보고하였다.
김광진 국장과 김경선 부국장, 조경룡 부대대장 등은 기술수사일군들을 이끌고 즉시 사건현지에로 출발하였다. 숱한 경찰차가 공신시장 부근으로 질풍같이 달려갔다.
그들은 피해자 부모의 안내를 받으면서 사건현지인 세집으로 찾아갔다. 낮다란 세집의 출입문 유리창 한쪽이  깨진 것을 보아 악마가 유리창문을 깨고 집 안에 들어간 것이 분명하였다.
수사일군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자그마한 구들에 두 남녀의 시체가 나란히 피못 속에 쓰러져 있지 않겠는가.
시체 썩은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속옷 밖에 입지 않은 남자 필모의 시체를 보아 이 한쌍의 처녀총각이 굳잠에 빠진 후 살해당한 것 같았다.
필모의 목에 비수에 찔린 상처가 깊숙이 나 있었으며 상처에 검붉은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처녀 최모의 시체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얼굴이고 가슴이고 허벅다리고 어데라 없이 칼로 오리오리 오려 놓았고 배까지 쭉쭉 가르고 음부를 비수로 마구 란도질해놓았었다. 흉수는 비수로 흰 벽을 쭉 긁어 벽의 회가루를 그녀의 음부에 뿌려놓았다. 그 참경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놀라운 것은 그녀의 음부에는 피와 찐득찐득한 정액이 섞여 있는 거이였다.
극악한 살인악마는 살인현지에서 그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것이 분명하였다.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는 살인악마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악독한 짓을 할 수 없었다.
피해자의 부모들은 수사일군들의 손을 꼭 잡고 통곡쳤다.
“이 원쑤를 꼭 갚아주십시오.”
그 참경을 수사일군들은 격분을 참지 못했다.
심지어 김광진 국장은 너무 격분해 심장병이 도져 사건현지에서 까무러칠 지경이였다. 그리하여 수사일군들은 경찰차에 김광진 국장을 황급히 병원에 호송하였다.
수사일군들은 이 극악한 살인악마를 하루속히 나포할 결심을 다지고 또 다지면서  이를 악물었다.
 
                         악마를 나포
쥐는 어둠을 타 싸다니며 교묘하게도 고양이 눈을 피해가면서 계속 아파트 벽을 구멍내고 집 안에 뛰여들었다. 그러나 달빛이 환해지고 함박눈까지 펑펑 쏟아지기까지 해 큰거리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한번 사고를 내고서는 굴 속에 깊숙이 숨어 바깥 동정을 살피고는 또 요행을 바라고 싸다녔다.
살인악마는 겨울이 닥쳐오자 달밤이 싫었고 함박눈이 염오스러웠다. 이젠 부르하통하 강물이 얼어붙어서, 금방 파놓은 얼음구멍도 땅땅 얼어붙어서 밤중에 반디를 들고 고기잡이를 하러 다녔다고 더는 핑게를 대기 힘들었다. 악마에게는 커다란 달이 똑마치 자기를 감시하는 경찰들의 커다란 눈과 커다란 망원경 같아보였다. 함박눈은 마치 경찰들이 사무상에 펼쳐놓은 커다란 심문지처럼 보였다. 달과 함박눈을 보기만 해도 악마는 머리끼 곤두섰다.
악마는 궁리 끝에 밤중에 부르하통하에 가서 얼음을 끄고 고기를 잡는 척 하였다. 거의 며칠에 한번씩 강바닥에 가서 눈을 치고 곡괭이로 얼음을 끄고 커다란 구멍을 파 놓았다. 무지한 악마는 얼음구멍을 많이 뚫어놓을수록 고기잡이를 했다고 집식구들한테 핑게를 대기 좋을 것만 같았던 것이다.
얼마나 우둔한 악마인가?
살인악마가 똑마치 공안기관과 한바탕 겨루려는듯이 련속 특대입실살인사건을 저지르자 김광진 국장은 밤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는 이불짐을 지휘부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편이국수로 대충 끼니를 에우면서 불철주야로 련 한달 남짓이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사건해명을 지휘하였다.
그의 안해는 빨래를 깨끗이 빨아서 지휘부 사무실에 가져다주었고 때때로 밥반찬을 해서 날라오군 하면서 남편의 사건해명사업을 지지해주었다.
그 장면을 보고 주공안국 마효동 국장도 여간만 감동돼 하지 않았다.
김광진 국장은 일찍 공안부로부터 숱한 악성 형사사건을 해명한 “전국 10대영웅모범”이란 영예칭호를 받아 안았다.
그는 이번 사건을 해명하지 못하면 정부와 인민군중들에게 교대하기 힘들고 인민군중들의 생명안전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그리하여 그는 최후결심을 다지고 수하 수사일군들에게 다음과 같이 엄숙하게 말하였다.
“이 사건을 해명하지 못하면 우리 공안국의 치욕입니다. 음력설 전으로 이 사건을 해명하지 못하면 난 국장을 사직하겠소.”
그러자 수사일군들도 이구동성으로 태도표시를 하였다.
“음력설 전에 이 사건을 해명하지 못하면 우리도 사직하겠습니다.”
김광진 국장은 미더운 눈길로 수사일군들을 둘러보면서 최후결전에 나설 것을 호소하였다.
“우리는 백성들의 생명안전을 책임진 수사일군들입니다. 하루 속히 그 살인악마놈을 나포하지 못하면 백성들의 생명안전이 얼마나 더 큰 위협을 받게 될지 모릅니다. 의심스러운 자들을 한 놈도 놓치지 말고 인민군중들에 의해 참답게 수사해야 합니다. 털끝만한 단서라도 우리 그물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김광진 국장은 배수진을 치고 최후결전을 포치하였다.
김광진 국장과 수사일군들은 개인의 안위나 벼슬 같은 것은 념두제 두지도 않았다. 그들의 한결 같은 념원은 하루속히 살인악마를 나포하여 백성들의 생명안전을 담보하려는 것뿐이였다.
수사일군들은 김광진 국장의 지시대로 최후결사에 떨쳐나섰다.
2002년 양력설이 지나 력사상 보기 드문 폭설이 쏟아져 온 대지를 은세계로 만들어 놓았다. 어두운 밤이면 쥐새끼처럼 출몰하는 살인악마가 죄악의 발자욱을 감추기 힘들게 되였다. 수사일군들과 경찰들은 이 좋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단서를 잡기 위해 야밤에도 중점지역의 순찰을 강화하였다.
김광진 국장은 경찰들과 함께 무릎까지 풍풍 빠지는 눈길로 중점지역을 순라하면서 매복진을 일일이 돌아보았다.
뒤이어 지휘부에 돌아온 그는 마효봉 국장과 함께  연길과 조양천진 략도를 땅바닥에 펼쳐놓고 밤늦도록 사건을 연구하였다.
사건현지분포도를 보면 부르하통하 강뚝에서 3차, 조양천진 동쪽구역에서 6차, 연길시 서쪽구역에서 도합 15차 발생하였다.
김광진 국장은 지휘봉으로 사건현지분포도를 톡톡 치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최근 범행로선을 보면 조양천진 동쪽지역과 연길시 서쪽지역에 집중되였다. 조양천진 동쪽, 연길시 서쪽의 연서, 하남, 연남, 신풍, 연서 구역이 아닌가!...)
한참 생각에 잠겼던 김광진 국장은 마효동 국장에게 머리를 돌렸다.
“그 놈은 주요하게 조양천진 동쪽 구역과 연길시 서쪽과 남쪽 구역에서 범행했습니다. 그 놈은 굴어귀 풀을 먹지 않느라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끝내 우리한테 자기 굴어귀를 드러내놓고 말았습니다.”
마효동 국장은 머리를 끄덕였다.
“아무리 교활한 여우라고 해도 꼬리 길면 밟히기 마련이지.”
김광진 국장은 계속해 자기 견해를 피력하였다.
“우리가 이제껏 재래식 수사를 한데 한계가 나타났습니다. 우린 항상 어데서 사건이 생기면 당지에서 혐의자를 나포하려고 당지수사에 주력했습니다. 룡정시공안국에서는 조양천에서, 우리 연길시는 연길시에서 수사했지. 이번에 우린 그 약점을 극복하고 조양천과 연길을 한 사건현지판으로 보고 룡정시와 우리 시가 련합해 수사합시다. 어떻게 보면 조양천과 연길에서 벌어진 사건들은 동일한 한 놈이 저지른 범행일 수도 있습니다.  그 놈은 이 곳 지리환경을 아주 잘 아는 놈입니다. 범행하고는 자기 굴로 잠복하는 놈입니다. 꼭 이 구역 안에서 출몰하면서 범행하고 있는 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색연필로 조양천 동쪽구역과 연길 서쪽구역에 커다란 원을 휙 쳐놓았다.
마효동 국장은 탄복했다.
“맞소. 그 놈은 전과자라면 반정탐능력이 있을 수도 있소. 때문에 자기 마을이거나 자기 집 근처에서는 범행하지 않았을 것이요. 하지만 련속 범행하고는 자기 집으로 드나든게 분명하오. 우리는 그 수상한 놈의 소굴부터 사출해내야 하오.”
김광진 국장은 마효동 국장과 한창 연구한 후에도 밤이 깊도록 혼자 널다란 지휘부 사무실에서 뚜벅뚜벅 거닐면서 살인악마의 특점을 분석연구하였다.
그는 머리 속에 이번 살인악마의 잔인무도한 몰골을 그려가기 시작하였다.
“일부 사건들에서 그 놈은 이렇게 고함치지 않았는가. ‘난 흑룡강성에서 온 살인범이다.’, ‘난 목단강에서 온 살인범이다.’, ‘난 숱한 사람을 죽였다. 아무 것도 무섭지 않다.’ 이 몇마디 말을 련계시켜보면 네 놈은 가능하게 흑룡강성과 일정한 관계 있는 놈, 연길시 부근에서 사는 놈일 수 있다. 키는 1.68메터 좌우, 고수머리, 좀 걀쭉한 얼굴…”
김광진 국장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창 밖을 내다보면서 계속 사건을 추리해나갔다.
(그 놈이 수많은 녀성을 강간하였고 핸드폰도 여러 대 강탈해갔다. 그 놈이 혹시 빼앗아간 핸드폰을 쓸 수도 있지 않을가?)
그는 인차 전화를 걸어 특수정보부문에 그 놈이 강탈해간 핸드폰통화정부를 수집한 정황을 알아본 후 “그 놈의 전화거래 정보수집을 계속 다그치시오.”하고 지시하였다.
김광진 국장은 연길과 조양천진의 략도에 표시해놓은 사건발생지를 일일이 살펴보았다.
(‘10.24’사건이 발생한 날 새벽 4시에 빨간 조끼를 입은 자가 인평촌 일대에서 반디와 물초롱을 들고 나타나지 안았는가. 혹시 인평촌에 그 놈의 소굴이 있지 않을가? 인평촌을 서캐 훑듯 해서라도 그 수상한 놈을 찾아내야 한다.)
그는 전화로 인평촌 구역을 책임진 담당 수사일군과 경찰들에게 지시하였다.
“인평촌에 있는 외지인들을 다시 세심히 조사하시오. 특히 흑룡강성에서 온 외지인들을 하나도 놓치지 말고 재수사하여 살인악마와 체모특징이 비슷한 자가 있으면 주시하시오.”
“예. 한 자가 좀 수상해 미행해 정찰하는 중입니다.”
그가 전화를 놓고 창 밖을 내다보니 벌써 2002년 1월 17일 새벽이 푸름히 밝아오고 있었다.
전체 수사일군들은 새로운 지시에 따라 인평촌과 신풍촌을 중심으로 인민군중들을 동원하여 단서를 하나하나 장악하면서 재차 긴장한 수사에 착수하였다.
환한 달빛 속에서 살인악마의 유령이 실뱀처럼 알릴듯말듯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연길시 의란진파출소에서도 제보가 들어왔다.
“십여년 전에 흑룡강성에서 우리 의란진 명랑촌으로 의사해온 김춘일이라는 전과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델 이사간다는 말도 없이 모자간이 잃어졌습니다.”
김광진 국장은 즉시 전화로 담당 경찰과 수사일군을 찾았다.
담당경찰은 전화에서 “호구조사를 할 때 의란진 명랑촌 사람으로 등록된 것을 보고 흑룡강성에서 온 사람인줄은 몰랐댔습니다. 다만 그가 십여년 전에 10년 징역을 한 적이 있는 전과자라는 것을 알고 감시하는 중입니다.”라고 회보하였다.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한게 없소?”
“있습니다. 김춘일은 아무 영문도 없이 마을의 녀성이 집 울안 바줄에 널어놓은 녀성의 속옷을 비수로 오리오리 오려놓은 적이 있습니다. 또 여름부터 내내 밤중이면 고기잡이를 나간다고 반디와 물초롱을 들고 부르하통하에 다녔습니다. 그런데 겨울이 다가오자 괭이로 얼음을 까고 고기를 잡는다고 했는데 요즘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택시를 타고 어덴가 자주 다닌다는 택시 운전수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김광진 국장은 전화기에 입을 바짝 가져다 대고 지시하였다.
“그 택시운전수를 찾아 김춘일의 정황을 널리 수사하오.”
“네. 알았습니다.”
이튿날 해당 수사일군한테서 급촉한 전화가 왔다.
“새로운 단서가 잡혔습니다. 그 택시운전수의 말에 의하면 이전에 사건이 자주 발생한 나날에 김춘일은 항상 밤중에 자기한테 전화를 쳐서 택시를 타고 조양천이 아니면 연길 쪽으로 여러번 다녔답니다.”
“오, 새로운 정황이구만.”
“그가 택시를 타고 다닌 날이면 꼭꼭 살인사건이나 강간사건이 발생해서 택시운전수는 여태껏 김춘일을 수상해했답니다.”
기실 김춘일은 눈이 내리고 겨울이여서 마을을 빠져나가던 옥수수밭도 없어진데다가 눈길에 꼬리를 밟힐가봐 범행수단을 바꿔 밤중이면 택시를 불러 타고 마을을 빠져 나갔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교활한 김춘일이라고 해도 지정된 택시를 자꾸 불러 탄 자체가 역은 새 방아간을 지난 일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택시 운전수가 자기를 의심해 후에 파출소에 신고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어느날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중, 김춘일은 택시 운전수가 자기를 의심하기 시작한 줄도 모르고 또 그 택시를 불러 탔다.
택시 운전수는 그날 밤에도 사건을 저지르고 잔뜩 흥분돼 횡설수설하는 김춘일을 보고 담대하게 한미디 슬쩍 물었다.
“네가 연길과 조양천 살인사건들과관계없는가? 만약 네가 한 짓이면 나쁜 짓을 그만두고 일찌기 자수해라. 이후엔 내 택시를 부르지 말아라.”
김춘일은 대뜸 반발했다.
“야, 야, 내 섭섭하게 군게 없잖아? 항상 택시비를 푼푼히 줬는데도 그래? 진짜 의리도 없구나.”
“네가 붙잡히면 괜히 나도 흉수를 도왔다고 말을 듣겠다.”
김춘일은 호언장담했다.
“근심하지 말라. 내 붙잡힐 거 같니?. 아무리 사건을 저질러도 공안기관에서 해명하지 못해. 범행할 때 손과 발을 잘 건사하면 붙잡히지 않는다. 이렇게 장갑을 끼고 발자욱이랑 걸레로 싹싹 지워버리면 돼. 단서가 없는데 어떻게 붙잡아? 허허허.”
택시 운전수는 김춘일을 점점 더 수상해하면서도 자기한테 련루될가봐 제보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기가 죄를 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수많은 녀성들이 강간당하고 죽어가는 것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저 놈이 언제 내 안해도 살해할지 누가 알아?)
택시 운전수는 공개수사통고를 보고 큰 마음을 먹고 수사일군들을 찾아 제보하였다.
또 전화감청처 수사일군한테서 중요한 정보가 날아왔다.
“김춘일은 강탈한 숱한 핸드폰 하나를 녀자친구 양향화한테 줘서 연길시 지하상점과 핸드폰시장에 가져다 눅거리로 처리한 적이 있음. 또 한대는 형을 줬는데 단서로 잡힐가봐 겁이 났는지 형한테서 핸드폰을 되찾아다가 강물에 처넣었음.”
“살인악마는 바로 김춘일, 그 놈이야.”
김광진 국장은 지휘부에서 이 중대한 정보를 입수한 후 뇌리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수많은 의문이 련달아 떠올랐다.
(그 놈은 피해자들이 묘사한 범죄자의 체모특징과 흡사해. 손과 발만 잘 건사하면 범행해도 우리가 해명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럼 뭔가 여러차례 범행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뭐? 걸레로 발자욱을 닦으면 단서가 없는데 어떻게 붙잡는가고? 허허허. 이건 수많은 사건현지에 발자욱을 찾기 어려웠던 것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가. 그럼 그 놈은 우리가 해명하지 못한 어떤 사건을 저지른 전과자가 아닌가?)
김광진 국장은 과단성 있게 김춘일을 중점범죄혐의자로 점찍고 수사일군들에게 즉시 김춘일의 범죄서류와 평시복장, 장물(핸드폰 4대, 호출기 한대, 금가락지와 금목걸이 등), 사건조작시간 등 정황을 더 상세히 수사할 것을 지시하였다.
며칠후 인심을 격동시키는 희소식이 전해왔다.
김춘일은 전과자로서 흉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는 원래 보통키에 힘도 별로 없었지만 생김새보다는 달리 자존심과 복수심이  아주 강했다. 그는 흑룡강성 동녕현에서 출생했다. 한번은 그는 사소한 일로 말다툼이 벌어졌댔다. 공공장소에서 보복하려고 여러차례 도폭뢰관을 폭파하여 동녕현공안기관으로부터 보름동안 구류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들의 더러운 소문이 돌자 어머니는 더는 마을에서 머리를 들고 살기 어려워 1982년도에 연길시 의란진 명랑촌으로 이사해왔다. 그러나 김춘일은 악습을 고치지 않고 강탈죄를 지어 1983년도에 유기징역 10년에 언도돼 진래감옥에서 감옥살이를 한 적도 있었다.
김춘일은 만기 석방되자 연길시 의란진 명랑촌에서 살 면목이 없었다. 김춘일과 어머니는 연길시 장백향 임평촌 제6촌민소조에 이사해와 림시거주해 살게 되였다.
김춘일의 범죄서류를 읽을수록 의심이 들어 김광진 국장의 외까풀눈은 심하게 이그러져 삼각형으로 변해져갔고 심장박동은 쿵쾅쿵쾅 더 높뛰고 급촉해졌다.
김춘일은 직업도 밭도 없어 장사를 하는 척하면서 부르하통하 강물에서 고기잡이나 하면서 살았다. 그리고 밤중에는 어데론가 나갔다가 새벽에야 돌아온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겨울에는 반외투를 입고 누런 털모자를 쓰고 다녔다. 그 옷차림은 “10,24”특대입실살인강간사건 때 범죄자가 입은 옷차림과 똑 같았다.
특수정보수집부문의 조사를 거쳐 무직업자 김춘일은 핸드폰을 두대나 쓰고 있었다. 김춘일의 동거녀 김모와 녀자친구 양모가 그에게서 가진 몇대의 핸드폰을 핸드폰시장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눅거리로 팔아버렸다. “11.04”입실강간강탈사건 때 강탈한 나이론운동복 한벌을 녀자친구 양모네 집에 가만히 가져다두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그리고 “12.02”특대살인강탈사건 때 강탈한 핸드폰 번호가 13944381302인 삼성표 핸드폰을 그의 형이 김춘일한테서 가진 후 여러번 썼다. 후에 김춘일은 단서를 잡힐가봐 그 핸드폰을 찾아다가 부르하통하 강물에 처넣은 사실도 밝혀졌다.
“김춘일은 확실히 흑룡강성과 관계있는 전과 많은 놈이구만!”
“살인악마는 김춘일, 바로 그 놈이야!”
지휘부에서 총지휘 마효동 국장과 김광진 국장은 김춘일에게 중대한 범죄혐의가 있다고 일치하게 인정하고 비밀리에 긴급나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날 밤은 잊을 수 없는 밤, 지휘부의 벽시계는 2002년 1월 21일 밤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휘부 사무실은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였다. 물 사무실에는 납덩이처럼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수사일군들은 전신무장하고 지휘부 사무실에 렬을 지어 초조히 전투명령을 대기하였다.
이윽고 김광진 국장이 그들의 앞에 성큼성큼 나타났다. 수사일군들은 그의 날카로운 눈길을 바라보면서 전투명령을 기다렸다.
김광진 국장은 엄숙한 눈길로 수사일군들을 쭉 둘러보았다.
(얼마나 지혜롭고 용맹한 수사일군들인가.)
그는 자못 엄숙하게 무거운 입을 떼였다.
“오늘 밤중에 김춘일을 나포해야겠습니다. 오늘 나포행동은 음력설 전에 살인악마를 잡아내 백성들이 마음놓고 음력설을 쇠게 하는가 못하는가 하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금방 최전선에서 전해온 정보에 의하면 살인악마는 집에 있답니다. 꼭 일거에 살인악마를 나포해야 하겠습니다.”
수사일군들은 가슴을 쭉 내밀고 우렁차게 대답하였다.
“옛, 명령대로 꼭 살인악마를 나포하겠습니다!”
“출발!”
출발명령이 내렸다.
십여명 수사일군들은 지휘부에서 나가 경찰차에 나뉘여 올라탔다.
몇대의 경찰차가 조용히 지휘부 울안을 벗어나가 눈보라를 헤가르면서 연길비행장 서쪽 끝 부근에 자리잡은 연길시 장백향 인평촌 제6촌민소조를 향해 질풍같이 달려갔다.
경찰차들은 번개같이 비행장에 접근했다.
제일 앞 경찰차에는 김광진 국장과 박상남 부국장, 김경선 부국장이 앉았다.
김광진 국장은 수시로 대화기로 선두에서 지휘하면서 달렸다.
“전체 수사일군들은 경찰차를 고속도로에 세워놓고 도보로 포위할 것!”
수사일군들이 경찰차에서 내렸다. 눈보라가 무섭게 휘몰아치면서 룡처럼 꿈틀거리며 고속도로를 휩쓸어갔다.
대화기에는 김광진 국장의 나즈막하지만 쇠덩이 구으는듯한 목소리가 울렸다.
“1소조는 큰길목을 지키라.”
“옛!”
“2소조와 3소조, 4소조는 각각 마을의 동, 서, 남 쪽을 포위하라. 살인악마를 놓쳐선 안된다.”
“옛!”
뒤이어 대화기에서 수사일군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2소조 이미 동쪽에 도착!”
“3소조 이미 도착!”
“4소조 이미 남쪽을 포위!”
김광진 국장은 경찰차에서 내려 명령을 내렸다.
“각 소조 주의, 의심스런 개미새끼 한마리라도 놓치지 말고 몽땅 나포하라!”
“옛!”
김광진 국장은 뒤에 서고 있는 5소조와 6소조 수사일군들을 돌아보면서 오른 손을 힘있게 홱 휘둘렀다.
“김춘일의 집을 포위하고 살인악마를 나포하라.”
“옛!”
김광진 국장과 박상남 부국장, 김경선 부국장 등 수사일군들은 고속도로로부터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을 헤치면서 마을에 접근하였다. 그들은 어느덧 마을 복판 동쪽으로 해 자리잡은 김춘일의 집을 향해 슬금슬금 접근해갔다.
달도 살인악마의 흉측한 몰골이 보기 싫어 꽁꽁 숨어버린 무시무시한 밤중이였다. 악마와 천사, 영웅들의 최후결전을 앞둔 어둠 깔린 마을에는 인기척이 하나도 없었다.  너무나도 무거운 정적이 깃든 밤중이였다. 두터운 어둠 속에서 눈보라가 저승사자처럼 윙윙 기승을 부리며 사납게 휘몰아쳤다. 눈보라 휘몰아치는 소리가 눈길을 헤치면서 나가는 수사일군들의  빠득빠득 눈 밟는 소리를 메꿔주었다.
어둡고 눈보라 휘몰아치는 날이면 살인악마의 유령이 둥둥 떠돌고 흉측한 악귀의 정체를 은페하기 좋은 날이였다. 또한 쥐를 잡는 고양이가 어둠 속에 숨어 두 귀를 쫑긋하고 발톱을 숨기고 쥐새끼 나타나기를 기다릴 은페하기 좋은 시각이기도 하였다.
모든 나포행동은 어둠 속에서 무시무시하게 진척돼나갔다.
수사일군들은 김춘일의 집을 철통같이 포위하고 점점 조여들어갔다. 그때까지 마을에서는 개미새끼 하나 얼씬거리지 않았다. 포위망은 악마를 몰아가면서 옥죄여져갔다.
담당 경찰과 수사일군도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수사일군들은 담당 경찰과 수사일군의 인도를 받으면서 쭉 붙은 서너집 가운데서 준확
 중간통에 있는 김춘일의 벽돌집에 접근해갔다.
      김광진 국장은  벽에 붙어서서 성에 낀 창문 곁에 귀를 대고 김춘일의 집 안 동정을 살폈다.
      전등불이 꺼진 집 안에는 쥐새끼 뛰노는 소리 하나도 없이 물 뿌린듯이 조용하였다.
      김광진 국장은 수사일군들을 돌아보면서 손을 홱 휘둘렀다. 나포명령이였다. 김광진 국장은 제일 앞장서 불시에 문을 뚝 떼고 뛰여들어갔다. 수사일군들이 일시에 우르르 뛰여들었다.
“누구야?!”
집 안에서 황급히 놀란 소리 들렸다.
“경찰이다!”
대답과 함께 손전지불이 어지럽게 안방 구들을 비췄다.
이불 안에서 30대 말의 사내가 벌떡 일어났다.
“꼼짝 말엇!”
김광진 국장이 갈구리 같은 손으로 김춘일의 대가리를 꽉 눌렀다. 박상남 부국장과 김경선 부국장이 수사일군들과 함께 김춘일의 팔과 다리를 비틀어 꽉 누르고 차디찬 쇠고랑이를 절컥 채웠다.
“왜 이럽니까? 내 무슨 죄가 있다고 생사람을 억울하게 붙잡습니까?”
“잔말 말엇!”
잘칵!
전등불이 켜졌다.
밀창을 여닫는 소리 나더니 김춘일의 어머니가 희슥한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면서 아래 방에서 들어와 울며 넉두리를 했다.
“아이구, 밤중에 이게 웬 일입니까? 경찰이 밤중에 자는 사람 잡아갑니까?”
담당수사일군이 체포장을 꺼내 김춘일에게 보이면서 엄숙하게 말했다.
“김춘일을 살인, 강간, 강탈한 혐의로 체포한다. 김춘일은 죄악을 숨기지 말고 교대할 준비 하라. ”
김춘일은 횡설수설 했다.
“쳇, 그럴듯한 체포구만. 무슨 증거가 있단 말인가?”
“넌 숱한 증거를 제공했다. 잔말 말고 가자.”
김춘일은 계속 게두덜거렸다.
이때 구들 복판 이불 안에서 또 뭔가 꿈지럭거렸다.
김광진은 독기 오른 세모난 외까풀눈으로 김춘일을 무섭게 쏘아보면서 물었다.
“누군가?”
김춘일은 대수롭잖게 대답했다.
“녀자친굽니다.”
초췌한 몰골을 지은 춘일은 쇠고랑이를 찬 두 손으로 눈을 비비며 횡설수설하면서 아닌 보살을 떨었다.
“내 무슨 죄 있다고 남이 색시하고 자는데 뛰여들어 이 지랄인가? 경찰이면 단가?”
김광진 국장은 호랑이처럼 을러멨다.
“뭐라고? 네가 지은 죄는 네가 젤 잘 알 거야. 우리는 무죄인을 나포하지 않는다. 이제 공안국에 가면 모든 죄악이 다 밝혀질 거야.”
그제야 김춘일은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덫에 치운 것을 알았다. 목에 걸린 올가미가 점점 옥죄여드는 감을 온몸으로 서서히 느꼈다.
압박감과 긴장감에 목이 타는듯이 말라들었다.
“엄마, 물을 주오.”
김춘일의 말에 로파는 정지에 나가 랭수 한바가지를 떠다 입에 가져다 댔다.
물을 한바가지나 다 마신 김춘일은 경찰을 보고 말했다.
“내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우리 엄마한테 주오.”
경찰이 호주머니에서 꺼낸 돈을 로파한테 주자 로파는 활 뿌리쳤다.
“얘야, 늙은게 돈을 해서 뭘 하겠느냐? 네나 가지고 가서 쓰려무나. 이 에민 네가 그저 무사히 집에 돌아왔으면 좋겠다. 엄마는 돌아오는 날까지 기다리겠다.”
김춘일은 통곡치는 어머니를 보고 눈물 한방울 흘리지도 않고 어망간에 불쑥 이런 말을 한마디 했다.
“엄마, 난 이젠 돈이 필요없습구마. 그 돈으로 음력설에 맛 있는 물고기를 사서 잡숫소. 난 이젠 엄마한테 물고기를 다 잡아 대접했습구마.”
혹시 김춘일은 수사일군들 앞에서 자기는 효성이 지극한 효자라는 걸 마지막으로 방패 삼아 보여주자고 일부러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사일군들은 그 한마디 말에서 김춘일은 확실히 지은 죄가 많기에 스스로 불귀길에 오른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점 찍었다.
그렇다, 막다른 골목에 이른 살인악마에게 이젠 무슨 돈이 필요하겠는가? 살인하고 강탈한 돈과 금붙이가 산더미 같아도 이젠 영영 쓰지 못하게 되지 않았는가.
      으흐흐,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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