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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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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호랑이와 궁삼이
2020년 01월 24일 10시 00분  조회:1252  추천:1  작성자: 김장혁






                               동화
                        호랑이와 궁삼이
                                                 김장혁

       무더운 해볕이 재글재글 내리쪼이는 한 여름의 어느날 , 궁삼은 똘만이랑 함께 토끼풀을 캐러 도끼봉 기슭으로 갔어요.
그들이 한창 감자밭에서 코노래를 흥얼흥얼 부르면서 코끼풀을 캘 때였어요.
“산고양이야!”
똘만이 놀란 소릴 쳤어요.
궁삼이는 똘만이 가리킨 소나무숲 아래 풀숲을 보았어요.
아니, 글쎄 누런 바탕에 까만 줄무늬가 간 딱 고양이처럼 생긴 것이 세마리나 풀밭에서 서로 덮치고 허비고 깨물며 재롱을 부리면서 깡충깡충 뛰놀고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고 놈들은 고양이들보다 더 큰데다가 굼뜨고 어리석어보였어요.
어찌나 깜찍하고 귀여운지 애들은 “와-” 환성을 지르며 그리로 뛰여갔어요.
“요 산고양이들을 봐라.”
궁삼은 고 놈들이 너무 귀여워 어루만지면서 놀다가 코끼풀광주리에 담아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 구들에서 궁삼이 한창 산고양이들을 데리고 장난칠 때였어요.
사냥갔던 아버지가 돌아와 보고 깜짝 놀라 발을 탕탕 굴렀어요.
“얘야, 어데서 호랑이 새끼들을 주어왔느냐? 빨리 산에 가져다가 놔라. 이제 새끼를 잃은 어미호랑이 우리 집에 찾아와서 한바탕 보복하면 어쩌겠냐?”
어머니도 옆에서 타일렀어요.
“옳다. 호랑이도 자기 새끼를 무척 고와한다. 그런데 날이 어두웠으니 래일 꼭 가져가라.”
그러나 궁삼은 뾰로통해 울가 말가 했어요.
“안돼요. 요것들이 얼마나 귀여운데요. 저 돼지 새끼들처럼 가둬놓고 먹이랑 주면서 키울래요.”
이때 그 중 한 호랑이 새끼가 궁삼을 보고 이렇게 종알거렸어요.
“배고파요.”
“오, 그래? 먹이를 줄게. 좀 기다려라.”
궁삼은 구들에서 일어나 염소젖을 받아다가 먹인다, 메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먹인다 하면서 살뜰히 보살폈어요.
호랑이새끼들은 배불리 먹고 구들바닥에서 뛰놀았어요. 그러다가 구들에 편 호랑이 가죽과 곰 가죽을 보더니 초롱초롱한 눈에 대뜸 겁기를 띠였어요.
“오빠, 이건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 가죽인 거 같애요. 왜 오빠네는 남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가죽을 벗겨 깔고 살아요? 정말 너무 지독해요.”
그러자 궁삼은 얼굴이 수수떡처럼 지지벌개났어요.
“우리 아빠 한 짓이야. 난 이담 크면 사냥군질을 안 할 테야.”
“그래요. 오빠는 참 착하니깐요. 절대 우리 호랑이 가족을 잡지 않을 거야. 그런 나쁜 사냥군이 절대 되지 말아요. 우린 말 못하는 산짐승들이지만요. 우릴 착하게 대하면 꼭 우리도 사람들을 착하게 대할 거예요.”
궁삼은 새끼호랑이들의 간곡한 부탁에 머리를 끄덕였어요.
“응, 그래. 약속하마.”
궁삼은 새끼호랑이들의 터실터실한 발에 깍지걸이까지 했어요.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더니 어미호랑이가 그날 밤에 찾아올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어미호랑이는 새끼호랑이 냄새를 맡으면서 궁삼이네 집에까지 찾아와서 “따웅”  하고 고함쳤어요.
그래도 새끼를 내놓지 않자 가래짝 같은 앞발로 문을 마구 허벼댔어요.
새끼호랑이들은 어미가 온 것을 눈치채고 궁삼을 붙잡고 애원했어요.
“오빠, 우릴 어머니한테 돌려보내주세요. 네?”
그러나 궁삼은 새끼호랑이들을 꽉 끌어안더니 딱 잡아뎄어요.
“안돼, 너희들을 우리 집 식구들로 만들테야. 흥!”
아버지는 뙤창문 문구멍으로 사냥총부리를 내밀었어요.
땅!
총소리에 집 앞이 좀 조용해졌어요. 그런데 이번엔 돼지굴 쪽에서 돼지들의 비명소리가 꽥꽥 울렸어요.
이튿날 이른 아침에 나가보니 호랑이가 새끼돼지들을 몽땅 물어가지 않았겠어요. 돼지굴 안에서는 굴암퇘지만이 피투성이 된 채 꿀꿀거리고 있었어요.
그제야 궁삼은 별수 없이 아버지와 함께 토끼풀광주리에 호랑이새끼들을 담아들고 전날 주은 감자밭에 가져다 놓아주었어요.
그런데 호랑이새끼들은 하루 밤 사이에 어찌나 정이 들었던지 궁삼의 손에 얼굴을 비빈다, 바지가랭이를 들춘다 하면서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하지 않았어요.
궁삼은 할수 없이 메돼지고기점을 꺼내 먹이면서 새끼호랑이들의 애호박쪽지 같은 주둥이며 함치르르한 얼룩잔등이며를 쓰다듬어주면서 데리고 놀았어요.
그때 아버지가 재촉했어요.
“가자! 어미호랑이가 숲 속에 숨어서 이제껏 살피고 있었구나.”
진짜 어머호랑이는 화등잔 같은 누런 눈깔을 슴벅이면서 그들 부자 행동을 살피고 있었어요.
“에그머니!”
궁삼은 광주리고 뭐고 다 버린 채 신짝을 벗어쥐고 냅따 뛰였다. 나중에 신짝마저 다 던지고 헐레벌떡 집까지 달아났다.
아버지도 사냥총을 허공에 갈기면서 달아났어요. 그는 궁삼의 신짝을 주어올 새도 없었어요.
이튿날 이른아침, 궁삼은 바깥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하, 글쎄 토끼풀광주리와 신짝이 문 옆에 곱다라니 놓여 있지 않겠어요.
궁삼은 너무나도 이상해 신짝과 풀광주리를 들고 어머니한테 보였어요.
어머니는 신짝을 매만지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어요.
“얘야, 말 못하는 호랑이지만 그 놈들도 자기 새끼를 고와하면 사람들을 해치지 않아. 일단 자기네를 해치기만 하면 용서없단다.”
궁삼은 머리를 끄덕였어요.
“오- 그래요?”
궁삼은 초롱초롱하고 천진한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엉뚱한 궁리를 터놓았어요.
“어머니, 그럼 사람하구 호랑이랑 서로 잡아먹지 않고서도 살 수 없을가요? 어쩜 아빠와 엄만 호랑이 가죽을 깔고 살기 좋아해요. 바꿔놓고 호랑이들이 우리 가죽을 벗겨 깔고 자면 좋겠어요?”
아빠는 그저 피씩 쓴웃음을 지을뿐이였어요.
“건 어린애들의 천진한 생각이야. 이 도끼봉골안에서 농사만 지어서야 어떻게 사느냐? 너도 이젠 컸잖았나. 사냥재간이나 배워라.”
궁삼은 계속 종알거렸어요.
“사냥군을 안할래요. 선생님이 그러시던데요. 호랑이랑 잡아가면 나라에서 잡아간다던데요.”
궁삼은 아빠 손을 꼭 잡고 애원했어요.
“이젠 호랑이를 잡아 가죽을 벗겨 팔지 마세요. 안나랑 자기 할아버지와 할머니 가죽을 벗겨 깔고 산다고 우릴 뭐라고 욕했는지 알아요? 이제부터 호랑이가족들은 도끼봉에서 살구 우린 이 골안에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면 얼마나 좋아요?”
그 말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궁삼을 대견하게 쳐다보면서 씨무룩이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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