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동규를 모시고 여 수군의 사무실에 들어설 때 여 수군은 어린애 처럼 좋다고 날뛰였다. “큰 형님!”을 련속 웨쳐대며 안고 돌았다. 여 수군은 사업형 사나이로서 자기 감정을 좀처럼 나타내지 않는다. 사업상에 친구도 많지만 봉규만큼의 지기는 없었다. 수군이 열 여덟살 봉규가 스무살 군복을 함께 입은 그때부터 키우고 지켜온 우정이였다. 한참 후에야 수군이는 방 숙이네를 발견한듯 몸을 돌렸다. 먼저 해연이 한테 손을 내밀었다. 해연이와는 구면이니깐. 그다음 봉길이와 악수 하였다.
“전 해연이 남편입니다. 여사장님 많이 돌봐주십시오.”
“반갑소. 당신들 나의 일을 도우려 온것임을 나는 아오. 많이 애써주오.”
마지막으로 방 숙이 한테로 돌아섰다.
“방 화의 언니 방 숙입니다. 안녕하세요? 여사장님! 우린 전화로 만났었죠.”
“오ㅡ, 안녕하오? 모색이 꼭 같구만. 좋은 동생 보내 내 일 돕게 해 고맙소!”
“제가 감사드려야 하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제동생을 관심 해주고 가르켜주고 사람 만들었잖아요? 저희 어머님께서도 이번에 여사장님 만나면 인사 잘 올리라고 백번 부탁 하셨습니다. 제가 큰 절이라도 올려야 할건데요…”
“아니, 무슨 말씀을. 자, 모두 앉으시요. 그리구 방비서, 빨리 찻물이라도 부어 올려야지 그렇게 섰으면 어째?”
“예, 사장님. 그런데 우리 조선족 손님들은 찻물보담 흰술을 더 즐기신답니다. 제가 들어오면서 주방장님께 부탁 했어요, 그러니 점심 식사하시러 내려갑시다.”
“오, 그렇구만. 가십시다. 이렇게 방 화가 아니면 일이 안 됩니다. 허허허…”
저녁에 박 봉규를 204호 실에 안배 하였고 해연이네를 206호 김 동원의 방에 안배하였다. 방 숙이는 방 화의 방에 들었다. 한사람이 주숙하는 간부침실이라 해도 방마다 2층 침대를 놓아 평시에는 침대의 웃층을 물건 얹는 선반으로 쓰고 손님이 오면 물건을 내리고 손님이 누울 수 있게 돼 있다.
“방 화야, 너 정말 어른이 되였다.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산골 가정 소녀인이던 것이 둬해 사이에 나도 몰라보게 변했구나.”
“수레가 산 앞에 이르면 길이 나지는 법이라고 제몫에 띄우니 아니 할 수가 없던데뭐. 산이 막혔다고 돌아서겠소? 그리고 내 성질이 원래 좀 까근 하오. 거기에 죽을 고비끼지 넘겨놓으니 부끄러운 것도 무서운 것도 싹 없어졌소…”
두자매는 아래 윗 침대에 누워 장밤을 새워가며 이야기 나누었다.
이튿날 아침 방 화는 해연이네를 자기방으로 불러왔다.
“해연아, 너무 더워 잘 못 잤지?”
“공기 조절기 켜 놓으니 괜찮던데뭐. 그냥 붙어서만 자다가 덥다고 따로 잘라니
섭섭하긴 했지만 차에서 지쳐서 그런지 통잠 잤다.”
“아저씨, 저의 친구 해연이를 믿고 사랑하시니 이렇게 먼길을 서슴 없이 오신데 대해 수선먼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조선족 아녀자들은 어느때부터였는지 형부를 아저씨라 부르고 있다. 촌수나 친척관계 칭호를 떠나 처제로서 형부에 대한 존경심과 믿음이 아닐까고 생각한다. 유아원 때부터 아저씨라는 칭호는 존경어의 대명사로 배워왔던 것이다. 경찰 아저씨, 해방군 아저씨, 공인 아저씨, 농민 아저씨, 이렇게 업종 뒤에 아저씨를 부쳐 부르는 것이 습관화 되여버렸다. 아저씨란 본디 삼촌이란 단어처럼 아버지의 동생을 이르는 명칭으로서 부모님 벌을 부르는 말이다. 다니는 사람이 많으면 길이 된다고, 부르는 사람이 많으니 인제는 아저씨란 단어가 그렇게 형제벌로 바뀌였다. 언니의 남편을 아저씨라 부르지 않고 형부라 부르면 인젠 오히려 생소하고 먼 옛날이나 박물관에서 나들이 나온 사람을 만난것 처럼 느껴진다.
“해연씨 친구분께서 이렇게 우릴 믿고 받들어 주는데 대해 뭐라 감사 드렸으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능력은 없지만 열심히 하리라 결심 했으니 시켜만 주시요.”
“전 이렇게 예산 했어요. 해연이가 경리직을 맡고 외부사무를 처리하고 아저씬 부경리직을 맡고 내무관리를 잘 해주세요. 물론 직무를 따지지 않고 서로 돕고 함께 하시겠지만 일은 분공이 있어야 하는 법이고 또 이런 항업에 경리가 여자면 적잖은 일들이 더 잘 풀릴 수 있어요.”
“그럼요, 방사장님 시키는대로만 할터이니 안심 하십시요.”
“아저씬 저하구 말씀을 낮추세요, 제가 어리잖아요. 예예 하는 말 쓰시니 제가 불편합니다. 그리구 두분께선 절대 큰 돈 벌리라 생각마세요. 전화상 이미 해연이와 말했지만 우리는 회사의 처녀애들 련애 할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이 구락부를 열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복무원 네사람을 더 쓰고 음악기사 한사람을 부를 생각입니다. 다른 나이트클럽에선 산 악대를 쓰고 가수나 무용수들도 무대에서 표연 하고 하는데 악사나 가수들의 비용이 적지 않을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록음기나 하나 사고 원래 있는 확성기를 쓸 예정입니다. 우리의 목적이 다르니깐 연출대를 쓰지 않아도 되고 앞으로 정황을 보면서 다시 고려 합시다. 호텔 같은 곳 고급 나이트클럽에선 입장료 50원씩 받고 술이나 음료도 엄청나게 비쌉니다. 제생각엔 입장료를 10원씩 하고 술 값은 50% 부치고 음료는 령소가로 팔자는겁니다. 안주 값은 알아서 처리하세요. 이렇게 해서 직원들 로임과 전기세 물세 같은 비용은 벌어야 하지요. 손님이 많으면 많이 벌고 적으면 적게 벌게 되지요. 하기에 복무를 잘 하여 손님을 끌어야 합니다. 첫 두달간은 벌어지지 않으면 제가 비용이나 로임을 대주겠습니다. 복무생은 천원씩, 음향 기술원은 천 오백원, 경리 부경린 이천원씩 되게끔 보충해주겠습니다. 내무를 책임지신 부경리님께서 재무관리도 겸하시고 장부를 잘 하세요. 장부는 제가 종종 검사 하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천하면서 연구하고 개정하고 진보합시다. 두분이 굶게는 하지 않을 것이니 한 반년 헛고생 한다셈 치고 노력 해봅시다. 여기에 내가 작성한 협의서가 있으니 두분이 잘 읽어보고 연구하고 싸인 하세요. 나는 이미 싸인 했습니다. 아마도 처음엔 제가 좀 참견해야 할겁니다. 외부 일 같은 부분에랑요.”
방 화는 장편연설을 했으나 뭔가 자기의 의도를 채 표달하지 못한 감이 들었다.
“방사장님의 말씀대로 할겁니다. 그리구 우리가 돈을 벌자고 온 것이 아닙니다. 해연씬데서 사장님 은혜에 대해 다 들었어요. 우리의 노력이 그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이 된다면 우리는 만족 하겠습니다. 해연씨, 내말 어때요? 맞죠?”
“말씀 잘 하셨어요, 우린 의리로 살아야 해요. 방 화의 은혜 태산 같아요.”
“그런 말씀들을 말고 노력 합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자매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봅시다. 우리 사업이 성공하면 내가 인사 낼게요.”
방 화는 일본 독자기업인 도시다 전자회사의 공회주석 호 경원을 찾아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년세가 지긋한 호 경원은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하였다.
마침 연변에서 20년을 근무하던 큰 기업이 파산되여 실업당하고 일자리를 찾아 남하 하여 도시다 전자회사를 찾은 리 영섭이라고 부르는 조선족 전기 기술원이 있었다. 전기공정사이니 전자회사에는 자기가 할만한 일이 있으려니 생각한 것인데 도시다회사에서는 전업이 맞지 않고 년세가 많다고 받아주지 않고 있었다. 방 화는 “하늘이 날 돕는구나!”하고 감탄하였다. 원래 음향기계를 다루고 조명전기를 돌볼 전기기사를 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으며 개업 때까지 구하지 못하면 회사의 전공을 저녁이면 청해다 잠시 봐달라고 할 예산이였다. 헌데 조선족 전기 기술자가 방 화의 일을 도우려고 그 먼곳에서 찾아와 불쑥 나타난 것이 아닌가?
방 화는 호 경원의 리해와 지지에 감사를 표시하고 “동관구락부 회원증”이라고 쓴 카드 열개와 입장권 50장을 주었다. 딱히 필요한 싱글들에게 회원증을 발급 하고 입장권은 누구든 개업식날 저녁에 사용 하게끔 하라고 부탁 하였다. 회원증을 지닌 사람은 어느때건 구락부에 무상으로 입장 할 수 있도록 되여있었다.
방 화는 동관구 당위서기와 주민위원회의 청소년부 책임자, 부련회, 민정위원회 주임들, 공상관리사무소, 세무관리소, 파출소등 소장들한테도 개업식에 참석 해주면 감사 하겠노라 초청장을 보냈다. 이런 활동에 어느 한부문이라도 빠뜨리고 초청하지 않으면 훗날 작은신을 신게 하는수가 있다. 하기에 청하려면 누구나 다 청해야 하고 그렇잖으면 한부문도 청하지 않는것이 정치이다. 방 화는 시부련회 곽주임과 시탄위 왕서기, 시형사경찰대대 왕 부룡에게도 전화로 소식을 전하고 초청 하였다.
개업식날 시에서는 누구도 오지 않았다. 모두가 전화로 지지와 축하를 표시하고 일이 있어 참석 못하니 량해를 바란다고 하였다. 동시에 그들은 동관구의 자기부문 수하들에게 참석하여 지지를 표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들은 상거한 거리가 멀고 나이 또한 오락장소에 다닐 때가 지났기에 오지 않았던 것이다. 시공안국 형사경찰대대의 대대장 왕 부룡은 동관파출소의 젊은 소장 왕 암에게 전화를 쳤다.
“왕소장이요? 나 부룡이요.”
“예예, 왕대장님. 무사하셔요? 무슨 지시가 있으십니까?”
“지시가 아니라, 한가지 좀 도와줘야겠어. 방 화동무가 오늘저녁 개업식 한다고 전화가 왔는데 가기가 좀 그렇구만, 대신 가서 나의 문안과 축하를 전해줘. 쑈왕도 방동무를 잘 알잖나? 가까이에서 앞으로 영업질서 같은거 많이 돌봐줘야 할거야.”
“왕대장님, 저도 전화 받았습니다. 안 가려 했었는데 대장님께서 지시 하시니
자주 놀러 가야겠군요. 훗날 본직을 뒤로 하고 놀러만 다녔다고 욕 말아요.”
“하하, 벌써부터 날 총알받이로 내세울 예산이구만. 내 방탄쪼끼가 작은 총알은 막을런지 모르나 큰 총알은 안돼. 그리구 이번에 거기서 색시도 하나 얻어, 서른이 다 되지 않았나? 거기가 그런 장소라고 방 화동무도 말하더구만.”
“녯, 견결히 임무를 와성 하겠습니다!”
토요일 저녁 개업식 날이였다. 신라신회사의 처녀들과 도요다 회사의 총각들로 자리를 메우고 다른 회사와 동관 원주민 청년 남녀들도 많이 모여들었다. 좌우벽에 기대여 줄져놓은 영화관 낡은 걸상에도 빈자리가 없었다. 동관구에 제일 첫 집으로 세워진 나이트클럽이라 나이트클럽이라고 말만 들었지 어떤 곳인지 구경도 해보지 못한 젊은이들이 절대 다수였다. 하기에 더욱더 호기심을 끌었고 구락부 밖의 높은 정면 벽에 “청춘의 무대”요, “만남의 장소”요, “사랑의 요람”이요 등등의 채색 프랑카드들이 줄줄히 드리워 하늘거리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발목을 잡는다.
방 화가 무대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
“각부문 령도동지들, 형제자매 여러분, 동관구락부 청춘 나이트클럽 개막식에 참석 하신데 대하여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열렬한 환영을 표시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싶이 동관촌이 개발구로 되고 거대한 새 공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전시 전성 전국에서 많은 청춘 남녀들이 모여 들게 되였습니다. 이들은 나라 현대화 건설에 청춘의 열기를 아낌 없이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보시다 싶이 어떤 회사에는 남성 청년들만 있고 어떤 회사에는 녀성 청년들 뿐입니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가정을 이뤄 후대를 육성 할 의무와 념원과 능력이 있습니다. 동관구락부 청춘나이트클럽은 만남의 장소이고 사랑의 터전이며 희망과 행복의 활주로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구락부를 자기의 집으로 간주하고 아껴주고 잘 리용 해주시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이장소에서 커플로 만난 동무들은 우리 사무실에 올라와 등록 하십시오, 우대카드를 드릴겁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다같이 단합하여 모든 불법 행위와 견결히 투쟁하며 우리의 구락부를 건강하고 깨끗한 집으로 꾸려 갑시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럼 아래에 동관구 구위서기께서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동관구 당위서기는 50대의 멋진 아줌마였다. 그는 언변도 좋았고 말도 길었다. 원래 당공작은 말로 벌어먹는 직업이라고들 말한다. 당의 정책과 임무를 말로 전달 하는 공작이 공산당 중국에서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하기에 언변이 없으면 당 령도일을 하기가 힘들다. 구위서기는 동관구락부가 전시, 전성, 나아가서는 전국범위내에서 농촌구역 문화사업의 전범이 되고 동관구의 정신문명과 물질문명 건설에 큰 공훈을 세우길 기대한다고 하였다.
방 화가 다시 나서서 청춘나이트클럽의 정식 개업을 선포하자 와장창 음악이 터지고 무대와 장내의 조명이 불시에 어두워 지면서 채색등이 회전하고 무대 뒤면의 영사막엔 노래가사와 자연풍경이 펼쳐져 흘렀다. 리 영섭은 음향과 조명일을 너무도 잘 감당 하고 있었다. 그 음악과 그 정경에 누구나 흥이 절로 났지만 처음이라서 누구도 반질반질한 나무장판 위로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다.
해연이가 효리와 정정이를 뒤에 달고 먼저 춤판에 나섰다. 그뒤로 설아랑 려나랑
많은 애들이 따라 나서고 해연이가 먼저 낯모를 청년 앞에 다가가 경례하며 손을 잡아끌고 안고 돌자 총각애들도 하나둘 춤판에 끼여들어 처녀들의 손을 잡았다. 몇분도 안 되여 춤판이 넘쳐나고 전 장내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버렸다. 해연이네 몇몇은 인츰 춤짝에게 사과 하고는 제위치로 돌아갔다.
방 화는 초청한 손님들을 모시고 동관호텔로 갔다. 거기에는 연회상이 마련되여 있었다. 손님들은 방 화가 권하는 술을 사양하지 않았고 저마다 방 화의 독창적인 경영의식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손님들은 방 화의 불룩한 배를 보면서 누구도 그녀에게는 술을 권하지 않았다. 술잔이 둬순배 돈 후 방 화는 손님들에게 회원증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령도분들께서 우리구락부에 자주 오셔 감독 하시고 지도 해달라는 의밉니다.”
방 화의 핸드빽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방 화는“미안해요,전화 좀 받을께요.”하며 핸드폰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갔다.
방 화가 다시 들어와 방 숙이와 여 수군을 불러내였다.
“삼촌, 구락부에 문제가 좀 생긴 모양입니다. 아마도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참 죄송한데 삼촌께서 손님들을 잘 접대하시고 마무리 져 주세요.”
“손님들은 나한테 맡겨라. 근데 무슨 일인지 네가 가서 되겠니?”
“근심 마세요. 일이 처리되면 시간을 봐서 다시 올게요.”
방 화는 술상 앞에 서서 손님들을 향해 경례하고는 입을 열었다.
“참으로 죄송하게 되였습니다. 전 일이 있어 먼저 가봐야겠어요. 아시다싶이 이분은 우리 사장님이시고 이분은 제 언니입니다. 두분께서 여러분을 잘 모실거얘요. 식사가 끝나시면 구락부에 다시 오셔 찻물이라도 마시며 음악감상이라도 하세요.”
손님들은 박수로 방 화를 보내주었다.
방 화는 호텔문을 나서면서 왕 부룡대장한테 전화를 쳤다.
“왕대장님, 저 방 화얘요. 시끄럽게 자꾸 전화드려 미안합니다.”
“사양말고 용건만 말 해요. 일이 없이 전화 칠 수는 없으니깐요.”
“한패의 사람들이 구락부에 들어와 술 음료 공급 그리고 안전관리를 자기들에게 맡길걸 협의서에 싸인 하라고 그렇잖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무법천지로군! 몇놈입니까?”
“여섯이랍니다. 어떻게 하면 좋아요?”
“근심 말고 3분만 응대 하시요. 그런 놈들을 잡는 것이 우리 직책이니깐.”
왕대장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양 광동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지시를 내렸다.
양 광동과 조 철주는 이미 변복차림으로 구락부의 한 구석에서 누구도 모르게 음료를 마시며 앉아 있었다. 그들은 순경차도 버리고 왕대장의 자가용을 몰고 몰래 왔고 왕대장의 지시가 있기에 련인도 만나지 못하고 멀리에서 그들이 일하는 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다. 효리와 정정이, 설아와 려나는 오늘저녁 개업식이라 손님이 많을 것을 예상하여 자원 복무원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왕대장의 전화지시를 받은 광동이 철주는 흥분되였다. 그리고 왕대장의 빈틈 없는 안배에 탄복 하였다.
“누님, 광동입니다. 구락부 대청에서 전화 드립니다. 지금 어데로 오랍니까?”
“벌써 와 있었구만! 이층 사무실로 올라가요. 나도 막 도착 하는 길이요.”
개업식이 끝나고 음악이 터지고 춤판이 벌어진지 얼마 안되여 해연이는 주방에 가 일을 거들고 효리 정정이네는 손님상 사이를 누비며 다녔다.
“손님들께서는, 무엇을 마시겠어요?”
마 효리가 빈상에 둘러앉은 남자들 앞에 가 경례 하며 물었다.
“아가씨, 우리는 뭘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먹으러 온거야. 로반을 불러와!”
빨간 셔츠를 입은 한작자가 대꾸 했다.
“경리님께서 바쁘신데 수요되는 것이 있으시면 저하고 말씀 하세요.”
“콱! 부수우기 전에 경리를 불러와! 쌍년!”
그작자는 꽥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효리의 뺨이라도 칠 듯 한손을 추켜들었다. 멀리에서 지켜보고 있던 광동이와 철주도 동시에 자리를차고 일어섰다. 효리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하면 당금 날아갈 태세이다. 효리가 홱돌아져 자리를 떴다. 이윽고 해연이를 뒤에 달고 효리가 다시 나타났다.
“쌍년들, 오라고 하면 빨랑빨랑 올 것이지 왜 꾸물거리는거야?”
“개자식, 경리님하구 무슨놈의 말본새야? 썩 꺼져!”
가운데에 앉았던 까까머리 사나이가 주둥이를 놀려대는 빨간 셔츠의 귀뺨을 불이 나게 후려갈겼다. 빨간 셔츠는 얼굴을 만지며 뒤로 한발 물러섰다.
“경리님 참 이쁘시군요. 우린 상의 할 일이 좀 있어 찾아왔는데 사무실이 있죠? 여긴 어중이 떠중이들이 노는 곳이라 너무 복잡 해서요.”
“따라 와요.”
해연이가 앞에서 걷고 그뒤를 여섯 청년이 따랐다. 효리는 부경리한테 고하려고 그들과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갔다. 광동이와 철주는 조바심이 났다. 효리를 찾아가 영문이라도 묻고 싶었으나 증거나 지시 없이 절대 경거망동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의 철 같은 규칙이고 오늘 함부로 자기를 폭로해서는 안된다는 지시가 있었다.
이층 사무실에 들어서자 까까머리가 경리의 안락의자를 차지하고 앉아 두발을 책상위에 얹었다. 다섯 졸개가 책상 옆에 줄져 섰다. 해연이는 차물 한컵을 부어 까까머리의 발 옆에 놓았다.
“짧은 밤에 긴 노래 할거 없이 용건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때 로 길봉이가 헐레벌떡 사무실에 뛰여들었다.
“무슨 일이야? 나하고 말해라.”
빨간 셔츠가 달려와 길봉이의 진입을 막았다.
“넌 웬놈 자식이야? 우리형님께서 말씀 하시는데 함부로 끼여드냐?”
“비켯! 저 여자 남편이구 이 구락부 부경리다. 할말이 있으면 남자끼리 하자!”
“개자식 그냥 악다구니질이야?”
빨간 셔츠가 휙 주먹을 날렸다. 길봉의 코에서 피가 흘렀다. 길봉이도 만만치가 않았다. 헌데 주먹을 몇개 들이밀었으나 모두 헛방을 치고 말았다. 해연이가 달려와 남편을 엄호 하노라 팔을 벌리고 막아섰다. 길봉이는 해연이의 어깨 위로 빈주먹을 휘젓는데 빨간 셔츠는 약이 올랐던지 해연의 코까지 터쳐놓았다. 졸개들이 와그르르
몰려와 길봉이와 해연이를 둘러쌌다.
“멈춰라! 개자식들, 주먹질 밖에 모르는 민물들아!”
까까머리가 다가와 졸개들을 제지시키고 길봉의 어깨를 짚고 문밖으로 밀었다.
“부경리께선 밖에서 조금 기다려 주시요. 경리하구 상의 할 일이니깐. 이렇게 소동을 피우면 좋은 점이 없지요. 협의가 끝나면 술이나 한잔 같이 합시다.”
로 길봉은 밀려 나가지 않으려고 뻗히다가 해연이가 나가라는 통에 마지못해 문밖으로 나왔다. 까까머리가 손을 젖자 졸개 두놈이 길봉이를 따라 나갔다.
“당신네 뜻을 알아 들었는데 나는 이 협의서에 싸인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요. 내 싸인은 아무런 법적 효과를 못 가집니다. 법인대표는 사장님이 따로 계십니다.”
“왜 진작 말 하지 않았소? 욕을 사서 먹고 매를 청해 맞을 턱이 뭐요?”
“우리사장님은 당신네 같은 사람들과 상대 할분이 아니요. 그러니 돌아가요.”
“헛소리 말고 전화를 쳐. 애들이 성질을 참지 못하고 싹 들부수기 전에.”
까까머리의 공갈이였다. 해연이는 하는 수 없이 방 화에게 전화를 쳤다.
“방 화야, 나다. 여섯 놈이 사무실에 와 행패를 부리고 있다…위험하니 넌 절대 오면 안된다. 내가 구슬려 보낼게…마시는거 자기네거 사고 구락부의 보위를 자기네 맡겠다는 것이다…그래, 손찌검도 있었다. 그러니 너 나타나선 절대 안 된다…”
“씨부랄, 뭐라고 지지벌 거리는 거야? 중어로 했!”
“내가 무슨 언어를 쓰던 무슨 상관이요?”
“좋아, 상관 안하겠소. 사장님은 언제 오는가?”
“언제 올진 딱히 모르고 아무때건 오겠지. 급하면 래일 다시 오던지 말던지.”
“전화를 다시넣어봐, 내가 직접 물어볼테여. 우리와 만날 것인가, 아니면 싹 부수고 갔다가 후에 오라는가 말이야!”
해연이는 전화를 련결 해주었다.
“난 서비스 회사의 장가입니다. 언제 구락부로 돌아 오실런지 해서요… 녜녜.”
“씨부랄, 다 왔다는구만 거짓말이야! 어디 두고 보자.”
광동이와 철주는 방 화와 통화 한 후 곧게 이층으로 올라갔다. 사무실 문 밖에 세사람이 서있었다. 문앞으로 다가서니 길을 막는 작자가 있다.
“살려면 비켜서라!”
광동이가 낮으나 위엄있게 말 하였다. 격장법으로 상대방이 먼저 손을 쓰게 해야 한다. 그래야 죽여버려도 할 말이 있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광동이보담 퍼그나 더 우둑지고 뚱뚱한 놈이 대노하여 주먹을 휘둘렀다. “쬐죄꼬만 자식이 어데서 큰 소리냐?”하는 태도이다. 광동이는 날아오는 주먹을 손등으로 밀치며 손을 돌려 뚱뚱보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곁에 섰던 다른 한놈이 주먹을 코앞에 들고 선자리 뜀질을 하는데 뒤따라 온 철주가 발을 날려 귀뺨을 걷어찼다. 그놈은 찍소리도 못 하고 뻐드러졌다. 철주는 뻐드러진 놈의 혁띠를 풀어 광동이가 잡고있는 뚱뚱보의 손을 뒤로 묶었다. 문밖에서의 격투는 일분도 안 걸려 끝났다. 길봉이는 영화에서나 보던것 같은 장면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철주가 문을 차고 들어섰다. 여자 사장이 당도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놈팽이들은 짐짓 놀랐다. 문밖에 보초까지 세웠는데 기척
없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또 빨간 셔츠가 “웬 자식이야!” 소리지르며 턱을 곧게 추켜들고 우줄렁 우줄렁 다가왔다. 철주의 욕심 같아서는 몸을 날리며 턱을 올리 차줬으면 속이 시원 하겠는데 이층 방영실은 천정이 너무 낮아 그리 할 수 없었다. 철주는 키를 낮추며 한다리를 휘저어 빨간 셔츠의 종아리를 걷어찼다. 빨간 셔츠는 나무단 넘어가듯 옆으로 쓰러졌다. 뒤따라 주먹을 흔들며 달려오는 두놈에게 철주가 한주먹씩 안기려는데 광동이가 “내꺼다!” 소리지르며 한손은 철주의 어깨에 얹고 한손은 철주의 다리를 짚고 몸을 수평으로 허공에 날리며 두다리를 뻗혔다. 한발에 한놈씩 배를 맞고 뒤로 나 자빠졌다. 그제야 까까머리는 천천히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아들고 휙휙 돌리며 쓴 웃음을 지었다. 칼깨나 휘두른다는 자신만만한 자태였다.
벽에 붙어서서 몸을 옹크리고 구경하는 해연이는 눈앞이 아찔 해났다. 그녀는 불쑥 나타나 자기를 구해주는 두 협객이 누구인지를 모르나 필경은 방 화가 파견한 사람들일 것이고 상처를 입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 했다.
“너희들은 누구냐? 왜 어른의 일에 훼방 놓는거냐? 겨뤄도 정체나 알고 하자.”
까까머리가 여유만만하게 지꺼리였다. 광동이는 방 화누나의 일을 망치려들고 자기의 효리까지 위협하던 놈들 우두머리를 한주먹에 요정내고 싶었다. 놈이 칼을 뽑아드는 순간 광동이와 철주는 되려 기뻤다.
“개자식! 네놈은 호랑이 코등의 털을 건드렸어. 이 경리님은 나의 누님이시고 바깥엔 나의 매형이시다. 네놈들은 나의 가장 존경하는 분들을 쳤다. 네놈들은 값을 단단히 치려야 한다! 겨루기 전에 한마디 더 해두마, 다시 이 구락부에 얼씬 했다간 사등뼈가 부러질 것이고 나의 누님네를 조금이라도 괴롭혔다간 목숨이 끊어진다.”
“형님, 개놈들과 무슨 시빕니까? 없애치우고 경찰이 오기전에 빨리 뻗읍시다!”
철주도 곁에서 동을 달았다. 까까머리는 속으론 많이 얼었지만 자기 장끼인 칼도 써보지 못 하고 무너지기가 아쉽고 동생들이 다 쓰러졌는데 혼자 살겠다고 구걸 하거나 도망 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까까머리는 쓰러진놈들이 빨리 일어나 함께 싸우던지 도망가던지 해야 할 것인데 놈들은 일어날 념을 않는다. 참으로 뻗으러진 것인지, 더 맞을까봐 죽은체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빨간 셔츠가 일어나려고 꼼지락거리자 철주가 발을 거뜩들어 신바닥을 보이자 다시 죽은 듯 눈을 감아버린다
광동이는 책상에 모로 누워 화살처럼 미끄러져 나가다가 굽혔던 다리를 확 폈다. 이것이 가속도라는 것일게다. 까까머리는 걸상과 함께 뒤로 나자빠져 뒹굴었다. 그의 손에서 춤을 추던 비수는 휙 날려 천정에 맞혔다가 떨어지면서 그의 큰다리에 깊숙히 꽂혔다. 해연이가 인사를 건뉠사이도 없이 두 협객은 가뭇 없이 사라졌다.
광동이와 철주는 층층계에서 방 화와 마주쳤다. 그들은 악수를 나누었다.
“누님 다 처리 했습니다. 이젠 파출소에 신고 하여 뒷처리를 하게하세요. 누님, 우리가 했다는 말을 절대 하지 말아요. 그누구에게도요. 이는 왕대장의 명령입니다. 효리한테도 우리가 왔었다는 말을 해서는 안 돼요. 누님만 아시는 겁니다.”
광동이는 방 화의 답복도 인사도 듣지않고 자기의 말만 퍼붓고는 철주를 이끌고 달려 내려가 어둠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왕대장의 지시를 받은 왕소장이 뛰여 오고 왕소장의 지시를 받은 젊은 직일 민경 둘이 동관구락부를 향해 뛰여오고 있었다.
방 화의 뒤를 바싹따라 왕소장이 뛰여들었다. 해연이는 방 화의 품에 와 안겼다.
“미안하다, 해연아. 널 이런 봉변을 다 당하게 하다니.”
“아니야, 고마워 방화야. 제때에 사람을 보내줘서.”
“난 사람을 보내지 않았어. 저분이 내가 데리고 온 파출소 소장인데야.”
“그럼 그 두사람은…?”
“죽은척 말고 일어나라. 이 인간 쓰레기 같은 놈들아!”
왕소장이 소리질렀다. 그도 경복을 입지 않았기에 놈들은 눈을 가늘게 떠보고는 다시 감아버리곤 했다. 직일 민경이 도착하였다. 그제야 나부라졌던 놈들이 하나 둘 일어났다. 경찰은 사람을 때리지 않는다고 그들은 알고 있었다.
“소장님, 혼자 해치웠어요? 대단합니다!”
“아니다, 나도 방금 들어섰다. 그러니 인젠 조사를 시작하자.”
왕소장도 왕대장의 수하로 있다가 두해전에 소장으로 내려왔고 이같은 나부랭이 칠팔명은 식은 죽 먹기인 날랜 솜씨이다.
해연이와 길봉이는 목격한 자초지종을 서술하였다. 비수 이야기를 할 때에야 사람들은 책상 뒤에 자빠져 여직껏 일어나지 않고 있는 까까머리를 발견한듯 그리로 눈길을 쏠렸다. 콩크리트바닥에 피가 흥건하였다. 왕소장이 놈의 목을 짚어보고는 “끝났어.”라고 한마디 하였다. 왕소장은 즉시 왕 부룡대장한테 보고하고 왕대장은 광동이한테 전화하였다.
“지금 어디야? 구락부에 살인이 났다는데 웬일이야?”
“몰라요, 우리는 한대씩만 쥐여박아 줬을 뿐인데요. 지금 돌아가는 길입니다.”
“돌아와라. 내가 내려가 보마. 내말대로 신분은 안 나타낸거 맞어?”
“녜, 방누님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요. 그리구 방누님한테두 부탁 했습니다.”
“잘 했다. 인젠 내가 마무리 한다.”
고속도로 도중에서 왕대장은 자기차가 마주오는 것을 보았고 광동이네도 경차를 보았다. 광동이는 속도를 늦추는데 왕대장은 고속으로 스쳐지나가 버렸다. 경차에는 다른 정찰원과 법이도 함께 있었던 것이다. 광동이는 누가 죽었다면 까까머리놈일터 밸이 끊어졌거나 내장이 터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법의의 진단에 따르면 비수가 큰 다리의 대 동맥을 끊어놓아 피를 다 흘려 죽은 것이였다. 비수를 가져다 지문 검사를 해본 결과 목격자의 서술과 다른 것이 없었다. 법의는 숨은 상처는 될수록이면 숨기려 하는 경향이 있다. 드러난 치명상이 정녕 없다면 몰라도 공연히 고생을 사서 하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까까머리 사망 원인이 밝혀 진 후 토요일이면 광동이와 철주는 효리와 정정이를 데리고 동관구락부로 놀러오군 하였다. 해연이네 부부는 그들을 동생처럼 여겼고 그들도 누님, 매형이라 부르며 따르고 도왔다. 그날 사무실 문밖에서 철주의 발에 귀뺨을 맞고 너부러졌던 놈이 병원령수증을 들고 해연이를 찾아왔다. 이빨이 석대나 부러져 이천원이나 팔았다며 돈을 내놓으라는 것이였다. 그런 무지막지한 인간들과 말이 통할 수 없다는 것을 해연이는 잘 알고 있었다.
“돈 받을 생각이 있으면 당사자를 찾아가요. 한번 더 여기에 나타나거나 우리를
괴롭히면 큰 일 날거라고 누가 경고한것 같은데, 봉변 안 당하려면 당장 꺼져요!”
그인간은 욕만 먹고 가버렸다.
반달 푼한 사이에 20여개의 커플이 등록하였다.
금요일과 토요일엔 밤 열두시까지 문을 열고 평일엔 열시에 문을 닫는다. 문표는 그냥 십원이고 새커플에게 발급하는 우대증이 있으면 문표 한장으로 둘이 입장 할 수 있다. 주말엔 초만원을 이루고 평일에도 청년 남녀들이 적지 않게 모여든다. 첫 몇달은 미찔것 같아 방 화가 로임을 보태주려고 했었는데 반달간의 상황을 보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악사들을 쓰지 않으니 비용이 많이 절감 되는 것이였다.
동관구락부는 모진 진통속에서 승리적으로 태여났다. 근심이라면 커플탄생이 너무 급속히 상승하는 것이다. 동관구락부는 바짝마른 나무에 불을 지피고 휘발유를 들부어 놓은듯 청춘남녀의 사랑이 활활 타번지게 한 것이였다.
방 숙이와 박 봉규는 구락부 개업식까지 본 후 이튿날로 귀로에 올랐다. 방 화와 여 수군이 례물들을 푸짐히 사가지고 비행장에까지 연우하였다. 방 화는 장판재료값, 운비와 로비, 그들의 로임까지 푸짐히 넣어 언니한테 주었다. 방 숙이는 비행기표만 받아넣고 돈은 받지 않았다. 박 봉규가 절대로 받지 말라고 일러두었던 것이다.
동관구락부가 문을 연지 만 한달이 지나갔다. 로 길봉은 경영을 까근하게 하고 장부책도 틀림 없이 깨끗하게 하였다. 생각밖으로 뛰여난 경영 인재였다. 방 화는 못내 탄복 하고 친구 해연이가 건강하고 부지런하고 마음 곱고 똑똑한 남편을 만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 하였다. 복무생 네사람과 주방 두사람, 술음료매대 두사람은 손님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 륜번으로 한주일에 하루 이틀씩 휴식 할 수 있었는데 리 영섭과 해연이네 부부는 하루도 쉴 수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들은 외지에 와 공작하니 휴식이 필요 없다고 하지만 방 화의 마음엔 미안한 감이 들었다.
“차라리 월요일을 휴식일로 정하고 문을 닫고 전원 휴식을 취하면 어떨까요?”
첫 달 로임을 발급하고 총화회의를 하면서 방 화가 제기 하였다. 해연이네와 리 영섭은 견결히 반대 하였다. 그렇게 하면 구락부의 수입이 많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구락부를 수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미안한 일이라고 그렇게 할 순 없다는 것이다.
한달간 수고하여 3만원이란 수입을 올렸다. 직원들 로임이 만 칠천 오백원이였다. 해연이네는 방 화의 로임을 사천원으로 매겨놓았었다. 방 화는 잠시 묵인 해버렸다. 남은 만 이천 오백원으로 각종 세금과 비용을 물어야 했다.
“사장님, 원래 기업마다 장부가 두개여야 합니다. 우리도 그래야지 않을까요?”
회의를 끝내고 애들이 나간 후 로 길봉이 해연이와 방 화를 보고 하는 말이다.
“무슨 뜻인지요? 저는 원래 재무일을 잘 몰라서요.”
“순 리윤이 삼만원을 넘게되면 소득세를 60% 바쳐야 합니다. 어찌보면 우리도 년 리윤이 몇만원 나올듯 한테 국가에 다 바치고 나면 우리 투자는 언제 뽑습니까? 그렇다고 절구비를 맘대로 올려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러니 유관부문에서 검사 할 장부에는 리윤을 나타내지 말고 내부 장부는 제대로 하는겁니다…”
“알겠습니다. 가짜 장부를 하나 더만들어 대외용으로 하자는 거군요. 제생각엔 필요치 않습니다. 또한 불정당한 일이구요. 우리 구락부를 위해 심려 하시는 아저씨
마음을 잘 알 수 있는데 우리는 뭣이나 정책에 어긋남이 없이 량심에 가책이 없도록 정정당당하게 합시다. 절구비도 문제가 아닙니다. 건물을 사고 꾸미는데 백만원가량
들어갔는데 두고 보세요, 이 집값이 일년에 백만씩 오를 겁니다. 지금 이곳 인구가 일년에 칠팔만씩 늘고 있어요. 세계각지에서 들어와 기업을 세우고 전국각지에서 모여와 일자리를 찾지 않습니까? 공업단지로 도로, 전기, 상 하수도등 기초시설을 해놓은 곳에 지금까지 3분의 2의 자리가 비여 있습니다. 그러니 몇년간 인구는 그냥 늘고 집값도 지속적으로 오를 것입니다. 우리가 집값을 보고 시작 한 것은 아니지만 절로 올라가는걸 우린들 어찌하겠어요. 호호호… 그러니 아무 근심 마시고 정책대로 하고 우리의 종지대로 합시다.”
“알겠습니다. 내가 부질 없는 걱정을 했군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부질 없는 걱정인게 아니라 한집식구이니 그러시는거죠. 아저씨는 원래 무슨 업종에서 일 하셨댔어요?”
“큰 공장에서 주관회계였습니다. 한근에 일원오십전씩 하는 김치장사 아줌마의 내조로는 좀 과분하죠, 안그래요? 하하하… 헌데 그같이 큰 공장에도 두틀의 장부가 있고 공단마다 사무실마다 검은 금고가 있고 공장장에겐 큰 검은 금고가 있었습니다. 국영기업이란 것이 이모양이니 부도가 안 날 수 있겠습니까?”
“아저씬 인재십니다. 이 구락부는 우리네 첫 걸음이고 련습장이고 기초얘요. 첫 걸음을 바르게 잘 내여 대뎌야 굽은 길을 걷지 않을 것이고 기초가 올바르게 되여야 훌륭한 청사가 일떠설 것입니다. 첫 과당에 검은 장부를 생각해선 안 돼요.”
“죄송합니다. 국영기업에서 일하면서 십여년 배웠다는 것이 고작 그것 뿐입니다. 앞으론 절대 그릇된 생각을 하지 않을 겁닙니다.”
“해연아, 너도 말 좀 해봐라. 왜 꿀 먹은 벙어리 상이야?”
“야, 송자 지금 어데 있다니?”
“호호호… 무슨 생뚱 같은 소리야?”
“흥, 두 위대한 정치가 기업가 경제학자의 대화중에 나같은 김치장사 아줌마가 뭘 말해? 송자는 그래도 이언니를 세상에서 최고라고 했었는데, 그애가 그립다…”
“야, 너 삐졌구나? 너 원래 그런 아이 아닌데. 무슨 말을 하든 다 받아주고 쌍욕을 해도 허허 하며 웃음으로 넘겨주던 너였는데…”
“여보, 선희엄마, 롱담인데… 잘 못했서어. 정말 당신을 깔봐 그런게 아닌데.”
“아니요, 누가 날 깔봤다거나 욕했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나도 몰래 자비감이 드네요. 오해 하지 말아요. 나도 앞으로 잘 배워 자비감이 없도록 진보 할겁니다.”
“그럼 그렇지, 우리 해연이만큼 명랑하고 속 넓은 계집애 세상어데 있을라고.”
“야 이 지집애야, 삼각팬티 자꾸 올리추지 말라, 부랄 드러난다.”
“니 부랄 어데 있니? 구멍 드러난다 해야 맞는다. 호호호…”
“호호호… 송자 대련에서 이런소리 다 들을것 같으다. 호호호…”
“하하하…”
그들은 통쾌하게 웃었다. 로 길봉은 웃다웃다 눈물까지 훔쳤다.
방 화의 핸드폰에서 유연한 노래가 울려나왔다. 열고 보니 륙 학명의 전화였다.
“녜, 륙사장님! 안녕하셨어요? …제가요? 제가 가기는 좀 불편한데요. 근간에 좀 바빠가지고 전화도 못 드렸는데 참 죄송해요… 륙사장님 오시면 안 돼요? 사장님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오늘이 토요일이니 오늘저녁 오세요… 사모님 모시고 밤을 쉬게끔 오세요. 산보삼아 말입니다… 오케이! 감사해요, 그럼 기다리겠어요.”
“륙사장님이 널 보재?”
“응. 본지 너무 오래다. 내가 등한한거야. 춘절전에 그한테 돈을 돌려주느라고 한번 만났었지. 건창시초 우리 회사가 경제난에 봉착 했을 때 그는 나한테 20만원을 주어 회사의 곤난을 해결하게 했다. 만날일이 있다고 오라고 하는데 내 이모양으로 어딜 자꾸 가겠니? 오겠다고 한다. 우리 저녁 함께 먹자.”
“야, 우린 영업을 해야지야.”
“다른 애들을 안배 할테니 근심 마라. 아저씨 얼굴 깍기지 않게 곱게 치장 하고 오늘저녁 잘 놀아보자. 만날 남 노는걸 시중만 들고 되니? 그리고 아저씨, 오늘저녁 모든 비용은 여기 돈으로 결산 하세요. 손님 접대비로 제가 싸인 할게요. 또 한가지 있어요, 회사의 몇몇 처녀애들 있잖아요, 바쁠 때 자각적으로 복무원도 하고 청소도 하고 하던 애들 말입니다. 그애들 한테 화장품이나 한 이백원 꼴로 한틀씩 사주면 어떨까요? 앞으로도 그냥 우리일을 도와나설 애들이니깐요.”
“알겠습니다.”
“아저씨, 말씀 좀 낮추시란데 왜 그러세요? 불편해 죽겠어요.”
“알겠소, 처제.”
“감사합니다! 이래야 허물 없고 더 친근 하잖아요? 맘대로 롱담도 할 수 있고 응석도 부릴 수 있고, 예예가 뭐예요? 예예가. 해연이와 나 어떤 관곈데요.”
토요일 오후는 회사가 휴식이라 방 화는 점심을 먹고 구락부 사무실에 나와 월 총결회의에 참가 하였다. 방 화는 륙 학명의 전화를 받은 후 마 효리에게 전화를 쳐 정 설아, 리 려나, 양 정정과 회사의 전공 공 만석을 데리고 구락부로 오라고 했다. 애들에겐 방 화의 말이면 최고 지시인지라 십분도 안되여 다 함께 달려왔다.
전공 공 만석이도 방 화의 명망과 품위를 잘 알고 존경하고 있었으나 직접적인 지시를 받을 일이 없기에 접촉이 적었다. 오늘 어쩌다가 방부장이 부른다는 효리의 통지를 받고 흥이 났고 거기에 려나도 함께라니 좋아 죽을 지경이다. 스물다섯살인 만석이는 언녕부터 성격이나 인물이나 잔잔한 못처럼 아련한 려나를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도 말 할 기회가 없었고 누가 먼저 채갈까봐 가슴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전 이 나이트클럽에서 만석이는 용기를 내여 려나의 손을 한번 잡았었다. 춤재간이 원래 그닥잖은데다가 너무 긴장하다보니 려나의 발끝을 몇번 밟고는 말 한마디도 건늬지 못한채 땀에 젖은 손을 놓아버리고 말았었다.
“리기사님 사무실로 잠깐 올라와주세요.”
대청에 해연의 목소리가 꽉 찼다. 사무실에서 마이크로 리 영섭을 부른 것이다.
“얘들아, 오늘저녁 새로운 임무를 하나씩 맏기려 한다. 해보지 못한 것이니 틀릴 수도 있지만 겁 먹지 말고 대담하게 해라. 너희들의 담량과 능력을 키우는 과당이 될 것이다. 정 설아, 넌 오늘저녁 이 구락부의 총경리이다. 그리고 리 려나,
넌 부총경리이다. 이제 해연언니와 제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꼼꼼히 가르쳐 줄게다. 해연언니와 제부는 밖에나가 손님접대를 해야거든. 어떠냐? 신심 있지?”
“녜, 가르켜 주면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설아는 신심 있게 대답 하는데 려나의 대답이 없었다. 방 화가 려나를 바라보자 려나는 하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멀리를 끄덕이였다.
해연이네 부부가 두애를 데리고 나가고 문도 채 닫기기 전에 영섭이가 들어왔다. 그는 걸상에 엉덩이를 부치자마자 호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여 한대 뽑아 물었다. 담배군들의 습관이였다. 라이터로 불을 부치려다가 방 화를 힐끗 바라보고는 입술에 달린 담배를 뜯어내였다. 자기 앞에서는 담배를 삼가 해달라고, 죄송한 몸이라서 담배연기를 맡으면 속이 울렁거린다고 방 화가 영섭이와 사정한적이 있다.
“리선생님, 이 쑈쿵이 우리 회사의 전공입니다. 오늘저녁 일을 이애한테 인계 하세요. 선생님은 오늘저녁 우리와 함께 손님 접대에 참가 해야합니다. 기실은 손님 접대라기보다 수고 많으시니 함께 한잔 하자는 것입니다. 오신지 한달이나 되는데 언제 한번 한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했잖아요. 다섯시 반 전에 동관 호텔로 가셔야 하니 그전에 이애를 가르치고 할 일이 있으시면 함께 하고 그러세요. 되겠죠?”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렇게 배려 해주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천만에요, 절대 그런 말씀 마세요. 선생님은 우리집단을 위해 젊은이들을 위해 수고하고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불찰로 불편한 점도 많으시고 로임도 낮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천 오백이면 족 합니다. 일도 전혀 힘들지 않지, 어떻게 그 이상 더 바라겠습니까? 그리구 사장님, 기회가 없어 말씀 못 드렸는데 조명선 련결 둬곳을 수정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조명 안장을 하신분들이 다 잘 했다고 보는데요 안장의 편리를 많이 돌보고 전기세가 올라가는 것을 적게 고려 했습니다. 조금만 더 수고 했더면 전기세를 대개 절반은 절약 할 수 있는건데요.”
“그렇게 좋은 구상이 있어요? 일찍이 말씀 하셔야죠. 그런데 힘들지 않아요?”
“힘 들지 않습니다. 내 혼자 힘으로 능히 할 수 있는겁니다.”
“자금은 많이 들지 않는가요?”
“대개 백 오십원쯤 들겁니다. 전선을 좀 사고 스위치 세개만 더 사면 됩니다.”
“사용에는 무슨 문제가 없나요?”
“물론이죠, 조작 하는 사람이 조금 더 수고 한다뿐입니다. 스위치가 네개이던 것을 일곱개로 늘구니깐요. 한달이 지났으니 전기료금표가 곧 나올겁니다. 고쳐놓은 후 한달에 얼마 나오는가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참으로 공정사가 다르긴 다르군요. 사야 할 물건 명세를 만들어 주세요. 제가 사람을 시켜 요구대로 사다 드리겠습니다.”
방 화는 리 영섭이와의 조선말 대화를 끊고 공 만석한테로 얼굴을 돌렸다.
“쑈쿵아, 이분은 여기에 전기공정사 리선생님이시다. 앞으로 스승으로 모시고 많이 배우도록 하거라. 그리고 리선생님께서 오늘저녁 다른 행사가 있어 자리를 비워야 되니 니가 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 될 수 있을까?”
“당연하죠. 리쓰푸께서 가르켜만 준다면요. 전 휴식일마다 와 도울 수 있어요.
기술도 배우고 흥나는 음악도 듣고 보고 싶은 사람도 보고 좀 좋아요?”
“좋아, 그럼 내가 경리한테 말해 너에게 회원카드를 발급하게 할테니 아무때나 오고싶을 때면 오도록 해라. 그러나 회사 일에 추호의 영향이라도 미쳐선 안 된다. 구락부의 규률을 어겨서도 안 되고. 알겠지?”
“알겠습니다, 방부장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렵니다.”
“좋다, 그럼 리선생님을 모시고 가서 오늘저녁 일을 준비하도록 해라.”
리 영섭과 공 만석이 나가고 사무실엔 효리와 정정이 방 화만 남았다.
“언니, 우리는 무슨 임무를 줍니까? 조급증이 나서 혼났어요.”
이제 남은 일은 복무원 일이니 물으나 마나한 것이라 생각 하면서도 정정이는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방 화는 짐짓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정아, 철주와의 관계는 잘 돼가고 있는거니?”
“녜, 언니께서 그처럼 관심 하시는데 잘 안 될 도리가 있겠어요? 전 토요일을 기다리는게 어릴 때 설날을 기다리는 것보담 더 흥분되고 더 바빠요. 호호호…”
“너 솔직해서 보배다. 효리도 그렇지?”
“물론이죠. 기계 앞에서 일 할 때엔 그래도 좀 나은데 이 토요일 오후는 시간이 어쩌면 이리도 느린지 사람을 싹 말려 죽일 지경이얘요, 그저 매삼거리게돼요.”
“광동이하구 철주 오늘 저녁 온다던?”
“특별 사유 없으면 오겠다고 했어요.”
“인젠 왕대장께서도 토요일 저녁이면 그들에게 직발 안배를 안하고 다른 때 일 더 많이 하라고 한대요. 그래서 철주오빠하구 전 결정 지었어요…”
“무슨 결정을 지었게? 왜 말을 멈추는 거야? 빨리 말 못 해?”
“말 하면 안 되는데… 철주오빠하구 둘이 롱담으로 내린 결정인데…”
“야, 틀 차리지 말구 말해, 방언니를 놀리는거니?”
이번에는 효리가 정정의 등을 두드리며 독촉 하였다.
“그럼 할 수 없지뭐. 말해야지. 왕대장 하구 우리언니를 결혼 시키자고 했어요, 그리구 련애 노벨상을 창조하여 이 두사람에게 수여하자고 했어요. 호호호…”
“계집애, 둘이 만나믄 할 소리가 그리두 없더니? 야, 그리구너네 결혼 등기를 안 했으니깐 절대 선을 넘어선 안 된다, 알지? 정조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방 화는 정조란 두글자를 뱃고는 말을 뚝 멈추었다가 겨우 뒷 말을 이었다. 가슴이 쿵쿵 뛰고 얼굴이 뜨거워 났다. 하마트면 애들 앞에서 실태 할번 하였다.
“얘들아, 오늘저녁 해연 언니가 한턱 쏘는데 너네 둘이 참가해야 하고 너네 남자친구들이 꼭 참가해야 한다. 다섯시반 전에 동관 호텔에 도착 하도록 알려라.”
방 화는 신세를 지고 갚지 않고서는 못 견딘다. 한달 전 깡패들을 물리쳐준 광동이와 철주에게 아직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처지였다.
“언니, 그남자들이 한창 오고 있을겁니다. 다섯시 반에 문제 없어요.”
“정정아, 그남자가 뭐냐? 그남자가. 그리구 너네 둘이 지금 동관 호텔 카운터에 가서 좌석을 예약 해야 한다. 한상, 열사람이 앉도록 해달라고 말하고 반찬은 너네 둘의 생각대로 메뉴판을 보면서 하나하나 불러서 정해도 좋고 조합식 메뉴로 정해도
좋고 반찬은 꼭 열가지 이상이여야 한다. 다섯시 반에 상에 오르도록 해라. 술은 후에 사도 된다. 가면서 로경리한테서 예약금 천원을 갖고 가라. 카운터에 예약금을 내고 령수증을 꼭 챙겨야 한다. 모를 것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쳐라. 오늘일 같은건 나를 돕는 일이고 너희들 자신을 단련하는 일이다. 예약일을 끝내고 숙사에 돌아가 분도 바르고 옷도 갈아입고 그래라.”
애들이 결심을 남기고 나간 후 방 화는 예약금을 주라고 길봉에게 전화를 쳤다. 저녁일 안배가 다 끝난 후에야 방 화는 륙 학명이 무슨 일로 자기를 보자는 것일까 생각 해보게 되였다. 생각 나지가 않는다. 어쩌다가 보자고 하는데 무슨 볼일이냐고 꼬치꼬치 캐여 물을 수도 없는 일이였다.
설아는 주방에 가서 찜빵과 죽물로 먼저 배를 달랜 후 표방에 들어앉아 일찍부터 입장권을 팔고 있었다. 옛날 영화표를 팔던 작은 방이다. 표는 일률로 십원이니 팔기가 힘들지 않았다. 려나와 만석이는 주방 식탁에 앉아 구락부의 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다. 다섯시부터 문을 열고 손님을 받아들일 때면 모두가 자기 부문에 있어야 한다. 음향 조명사만이 출입구에 와 손님이 가장 많이 입장하는 여섯시까지 부경리와 함께 문표를 받는데 그사이 조명은 고정되여 있고 음향은 유연한 곡으로 끊이질 않고 흘러나온다. 차츰 춤장에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동관구락부는 말이 청춘 나이트클럽일 뿐이지 청년 무도장이라 부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악사도 없고 가수나 무용수도 없으며 술을 마시는 손님도 얼마 없다. 목적 한 그대로 청춘 남녀 싱글이 커플을 이루러 모여드는 만남의 자리, 사랑의 자리로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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