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zaizhen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재진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장편《촌부의 사랑》

27. 흥농의 길
2013년 05월 02일 09시 03분  조회:1702  추천:0  작성자: 김재진
    27.  흥농의
 
방 화는 호쓰프를 싣고 연길로 달렸다. 룡화시에서 연길시로 가는 뻐스는 십분에 하나씩 남포마을을 지나간다. 그럼에도 방 화는 호쓰프를 뻐스에 태우지 않았다.
“전 그냥 호쓰푸의 차만 탔었는데 호쓰푸도 저의 차 한번 타 봐야죠.”
“뻐스로 가도 되는데 이럽니까? 그리고 난 직업이잖습니까? 인젠 방사장님 이사 왔으니 내차 탈 일 없겠군요.”
“룡광촌에 안 간다뿐이지 장춘 다닐 일 많을거얘요. 그때면 또 신세 져야죠.”
“내가 신세 지는거죠…”
방 화는 호씨에게 수고비 천원을 주고 연길역에 내려주었다. 저녁차로 들어가면 원계획보담 하루나 앞당겨지는 것이다.
방 화는 역전광장에서 나와 서시장으로 갔다. 서시장에서 구운 통닭 여섯마리를 사고 찰떡과 시루떡, 만두기도 푸짐히 샀으며 장만이가 좋아하는 작은 시루 고기소 찜빵도 열여덟시루나 샀다. 한상에 적어도 세시루씩은 올려야 할 것이라고 여겼다.
장만이는 뻐스로 보내도 되는 호쓰프를 왜 기어이 태워다 주는건지 알 수가 없어 궁금 했었는데 방 화를 도와 차에서 물건을 부릴 때에야 그리유를 납득 하였다.
웃방에 길다란 상을 놓고 이웃 로인들 열이 앉았고 정지방에 다섯상을 차려 장만이네 패들이 앉았다. 자리가 배좁으니 안로인들은 이튿날 낮에 따로 청하기로 계획 하였다. 대부분 로인들은 병국이와 직접적인 대면은 없었으나 서로간에 어느촌 누구라는 것쯤은 서로가 다 아는바라 한자리에 앉으니 금시 로친구로 되여버렸다. 젊은이들 자리엔 파출소의 흥태도 오고 주물공장 공장장 김경철이도 왔다. 한국으로 돈벌이를 간 서너집 빼고는 모두가 부부 동반이다.
허 봉녀는 손자 손녀와 동무하여 한켠에서 먹고 있고 김 천수의 안해 미옥이가 주방장으로 앉아 친구들을 지휘하여 음식을 만들고 담아 올리며 손을 펴고 있다. 미옥이도 허씨이다. 허 봉녀와 같은 양천 허씨라고 그를 고모라고 부른지가 오래다. 천수와 장만이가 원래 송아지 친구인데다가 그렇게 양천 허씨라는 켤례가 덧붙혀져 더욱 친근히 지내게 된 것이다. 그런줄은 모르고 친형제처럼 지내는 장만이와 천수 둘다 김간지라 혹시 그들이 동본이나 아닐까고 여겨 친구들은 묻기도 하나 장만이는 전주 김씨이고 천수는 흔치 않은 정주 김씨라 거기엔 련관이 없다.    
방 화와 장만이는 웃방에 올라가 로인들에게 술을 부어 올리며 공손히 인사를 드렸고 박 흥태도 로소장님과 로인들에게 술잔을 권했다. 천수의 아버지도 장만이가 가서 모셔왔다. 로인들끼린 면목이 생소하지만 대방의 자식에 대해서는 너무도 잘 알고들 있는 상황이다. 하여 천수네 부부간이 올라가 술을 부었고 장만의 아버지를 잘 아는 다른 친구들도 안해를 불러가지고 올라가 술을 부으며 인사 하였다.
 
술상은 푸짐하고 흥성 하였다. 로인들이나 젊은이들 모두가 기뻐하고 있었다.
집체화 경작을 하던 옛날엔 저렴한 술추렴이 너무나도 많았었다. 시장경제로 나가고 개체 농사를 지으면서부터 공짜술이 없어지고 모여앉는 일이 적어졌다. 방 화는 술상 차리기를 잘 했고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잘 했다고 속으로 흡족 하였으며 식구들도 방 화에게 속으로 감사를 드리고 있었다. 방 화는 시아버지에게 술상 청시를 했다간 룡광촌에서처럼 퇴자를 맞을까봐 말도 없이 밀어부쳤던 것이다.
젊은이들의 술을 많이 받아마신 로인들은 먼저 취기가 올라 “잘 먹구 가우다!”
“또 봅세!”하며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젊은이들이 하나씩 따라 나서서 팔을 끼고 집에까지 모셔다 드렸다. 술에 힘겨운 친구들은 그길로 집으로 돌아가 누워버리고 대부분은 돌아와 술상에 다시 앉았다.
병국이와 봉녀도 손군들을 데리고 고방에 가 누웠다.
연회석은 젊은이들 세상으로 되였다. 김 천수가 앉은 자세로 몸을 비틀고 고개를 내두르며 저가락과 손바닥으로 그릇과 상판을 두드리고 체적이 제일 큰 조 동주가 일어나 구들장을 구르며 돌아갔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며는 못논다야…그담… 가사 알아야 하지…”
“노래방 가요, 친구 여러분! 노래방 가서 소리지르고 몸을 풀고 술을 깨고 다시 와서 마십시다. 상 거두지 말고 요대로 나뒀다가 두시간만 놀고 와서 또 마셔요.”
방 화가 소리쳤다.
“몸 풀라면 산부인과로 가야지 노래방에서 어떻게 몸을 푸오?”
동주의 롱담에 젊은이들은 웃고 떠들며 향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춘연노래방으로 휩쓸어갔다. 허 미옥은 돌아 와 또 마실 때 다시 차리더라도 상은 거두어야 한다며 동주안해와 함께 남아 거두매를 하고 뒤늦게 따라왔다.
노래방에서 맥주를 마시며 두시간을 논 후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갔다. 낮에 와 뒷마당 대문을 고쳐주던 천수네 넷이 장만이를 따라왔고 미옥이가 또 주방일을 도우려고 따라왔다. 미옥이는 방 화를 손대지 못하게 하고는 자기가 치운 음식이니 자기가 안다면서 몇분 안 걸려 술상을 차렸다. 나그네들더러 먼저 술을 시작하게 하고는 까스레인지를 켜고 볶음채를 덮여 올렸다.
장만이는 술을 둬모금 마신 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야, 너네 나하구 같이 일 좀 안 해 보겠냐? 날 좀 도와달라.”
“무슨 좋은 일이야? 나쁜 일이믄 같이 안 한다.”
천수가 롱담 절반 진담 절반 끼여들었다.
“임마, 좋은 일이믄 내 혼자 하지 뭐 니하구 하겠니? 힘들구 돈도 못 버는 일이 있는데 재미는 있을게다. 우리 그냥 그랬잖았니? 함께 뭔가 해보고 싶다구. 그런데 조건이 안되니 제각기 뻐덕이였지. 지금 조건이 다 구비 됐으니 우리 뭉쳐서 고락을 함께 하며 한번 뻐덕여 보자는게다. 물론 자원의 원칙이다. 누가 누굴 억압 할 수 있는 세상도 아니고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서 배척하거나 그럴 일도 아니고…”
이튿날 방 화는 장만이와 동주를 시 교통대 자동차 운전기사 학습반으로 보냈다. 그들은 이천 오백원씩 내고 큰 차 운전 학습에 달려들었다.
 
방 화는 박 경산한테 번호를 물은 후 즉석에서 창범에게 전화를 쳤다.
“여보세요? 박 창범씨 핸드폰 맞죠?”
“맞는데요, 그쪽은 누구신지? …”
“혹시 동창생중에 성이 방가인 여자 있는가요?”
“혹시 방 화동무를 말합니까?”
“맞아요, 그럼 제가 누굴까아요?”
“방 화? 방 화요? 맞지? 어쩌다 전화 했소? 지금 어데요?”
“호호호…여전히 똑똑하고 급하구만. 나 지금 창범씨 아버님과 마주앉아 있소. 아버님께 전화번호 물어봤지뭐. 어린애 잘 크구있지?”
“양, 어찌다 남포에 갔소? 자취를 감춘줄로 아는데. 어쩌다 낸데 전화 쳤지? 그저 문안하고 싶어 전화 한건 아니겠는데…”
“창범씨, 한번 만나기요. 내가 연길에 오라오, 거기서 남포에 오겠소? 올 수 있다구? 양, 양양…. 도착 하믄 이번호로 전화 하오.”
방 화는 핸드폰을 닫고 경산이를 보며 말 하였다.
“삼촌, 아드님께서 지금 떠나 오겠다네요.”
“흠, 짜식, 동창이 애비 에미보담 중요하구나. 허허허…”
“질투 하세요? 호호호… 부모님 뵌지 오래서 온다던데요 뭐.”
방 화는 뻐스정류소에 나와 창범이를 기다려 만났다. 창범이는 방 화보담 한해 늦게 결혼 하였었다. 그때 보고 처음이니 륙칠년이 되였다. 인사를 나눈 후 방 화는 단도직입적으로 들이 댔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너무나 무모한 질문이였다.
“창범씨, 일년 수입이 얼마나 되오?”
“3만원.”
“월급이 2천 5백이란 말이구만. 내가 4만 2천 줄테니 내 일을 도와주오.”
“월급이 3천 5백이란 말이구만. 좋지뭐. 하기요. 근데 방 화, 아니, 형수님은 무슨 밑천이 있길래 월급을 그렇게 팍팍 준다고 큰 소리치는거요?”
“무슨 일인지도 모르면서 좋지요, 하기요, 하오? 날 따라 가기요.”
“헝, 나 할만한 일을 시키겠지뭐. 못 할 짓이야 하라겠소?”
창범이가 중얼거리며 방 화의 뒤를 쫓아 가 보니 호화 자가용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것도 운전석쪽문으로. 큰 소리 친다고 내가 멋도 모르고 잘 못 비웃은게로구나… 하고 창범이가 생각하며 보조석에 오르자 차가 움직이였다.
“허, 차가 좋은데. 어데가서 돈 많이 벌었네.”
“창범씨, 년하 여자동창 아래서 시키는 일 하는게 괘찮아요? 쪽 팔리잖아요?”
“방 화씨 남존녀비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구만. 난 아닌데. 남자든 여자든 년상이든 년하이든 나는 능력 있고 선량한 사람의 수하로 되기를 좋아하오. 그리고 내가 하기 좋아하는 본항이랄 때는 더욱 잘 할 수 있을게고 또 로임도 올려준다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있겠소? 나이든 남자, 무능한 악한 그런 사람 밑에서 돈을 좀씩 받으면서 실어하는 모르는 일을 하기 좋아 할 사람은 없을거요. 근데 무슨일이요?”
“감분국수 공장 하나 세우려는데 총공정사로 돼주오.”
 
“될 수는 있는데 방 화씨 말을 더 상세히 들어보고. 아마도 합동 하고 할거니깐 어떠하던 나에겐 손해 없겠지만 주인에게 리익이 없는 일을 해 줄 수는 없소. 물론 손해 없도록 잘 따져보고 시키는 것이겠지만 나도 따져봐야 하오.”
“인제야 제대로 만난것 같아. 공장을 세운다고 땅까지 샀지만 하나도 따져보지 않았소. 지금 기지를 가 보고 항목에 대해 검토하고, 다시 말하면 감자 한근에 얼마고 당면 한근에 얼마며 감자 몇근이여야 당면 한근이 나오는지 전혀 모르오. 그러니 따져봐야 하고 공장을 어떤 규모로 어떻게 할 것인가 토의 하고 공장 건물을
설계 해야하오. 그다음 설비를 설계하여 만든다든가 구입 한다든가 해야 할 것이요.
옛날 감자를 씻어서 갈아 려과 시킨다음 침전 시키고 물을 찌우고 그것을 끓이면 풀처럼 되는데 나무틀에 넣고 누르면 채뿌리로 국수 오리가 나가지. 그 국수 오리가 차거운 물에 떨어져 응고되고 그것을 걸어 말리우면 감분국수가 되는걸 나는 직접 해봤소. 헌데 기계로 씻어야 할거구 분쇄 하고 려과 하고 뭐든 다 기계로 해야 할 것이니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공정사를 청한 것이 아니겠소?”
“참 우둔하고 한심하고 답답하오. 당신들에게 있는건 돈과 맹동뿐이고 한가지가 더 숨어 있다면 아마도 고향을 사랑 하는 애린 마음일거요. 고향에 와서 하려는걸 보니 그러한 면이 있겠지. 허지만 맹동하면 돈도 애심도 헛탕이 되고 마오. 어떤 땅을 얼마나 샀는지는 모르나 하나도 따져보지 않고 그렇게 마구 덤벼드는 법이 어데 있소? 늦은대로 나같은 거라도 찾기를 잘 했소. 조금이라도 참모로 될게요. 뭘 하든지 과학적 의식과 태도가 있어야지 자기 뜻대로 되리라 여기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해나간다면 십중 팔구는 망하고 마는 것이요. 그무슨 항목이든 올리자면 ‘가행성 보고’라는 것을 쓰고 심사하고, 물론 개인이 하는 기업이나 항목은 그런 심사가 없겠지만 사실 필요한 것이요. 그것이 과학적 태도란게요. 감자 값이 얼마구 당면 값이 얼마구 감분 나는 비례는 얼마구 그담 감자를 얼마나 수구 할 수 있고 얼마나 저장 할 수 있고 한사람이 일년에 당면을 얼마를 먹는데 팔려는 범위 즉 소매권 내의 인구는 얼마이구 동항업자는 얼마이구 그들의 산량은 얼마인가, 외지 당면이 쳐들어 와 점하는 비률은 또 얼마인가? … 따지지 않구 물덤벙 술덤벙 한단 말이요? … 끝없이 올라가는걸 보니 아마도 저네 마을에다 샀겠구만.”
“맞아, 창범이는 확실히 묘하오. 더 윗 마을에다 살 수도 있고 아래 마을에다 살 수도 있고 한데 어떻게 우리마을이라고 찍었소?”
“그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니고 뭐요?”
목적지에 이르러 방 화네가 샀다는 땅을 보고 창범이는 또 한바탕 야단을 쳤다.
“돈이 많으니 쓸데가 없었던 모양이구만. 농민들이 산이나 땅을 도거리 맡을 때 돈을 낸답데? 만약 나같은 국가공무원이나 비농인이 산이나 땅을 점하는데 돈을 내란다면 그럴 법도 하다고 하겠소. 당신네는 농민이 아니고 뭐요? 외지에 가 돈을 좀 벌어가지고 와 고향 건설에 이바지 하려고 하는데 정부에서 조금이라도 도와 주지는 못 할 망정 개인의 돈을 협잡 해낸단 말이요? 내 수선 그돈을 되찾는 일부터 착수 해야겠소. 학교터 같은 건 경작지두 아니구 십년이 넘는 건설용지 페허이니 돈 내라면 상징적으로 몇천원 내면 되는건데 아무 쓸모 없는 돌산을 고가에 팔다니…”
 
“창범씨, 산건 이미 산거니깐 더 말말구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겠는데 하려오, 안 하려오? 40만원이 어느 개인에게 들어간 것이 아니라 국가에 들어간 것이니 공헌 한거라고 생각 하기요. 그걸 찾겠다고 춤추다가 인심이나 잃고 앞으로의 일에 지장 될 수 있으니 멍청한척 넘어가기요. 억울한대로 한번만 참고 앞으로는 그런 착오를 범하지 말기요. 창범씨가 곁에 있으면 그런 착오 범 할리가 없지.”
“함께 하는 것으로 하고 그 40만원 문제 내 어느때건 꼭 터쳐 놓겠소. 물론 저네한테나 우리 공장 하는데 나쁜 영향이 미치지 않게말이요. 그리구 우리 합동서
잘 써야겠소. 내 하던데서 나오면 밥통이 끊어지는게요. 방 화씨 나를 먹여 살려야 한단말이요. 먼저 감분국수공장 하나 참관해야 하오. 아까 방 화씨 씻고 갈고 뭐 많이 말했는데 제대로 공예흐름을 알고 공장건물도 설계하고. 그리구 사무실은 후에 지을 것이니 내 업무는 집에서 보는거로 하고 컴퓨터는 있어야 하겠소…”
“됐소, 우리동창께서 총공정사로 돼준다면 모든 편리를 제공 해주겠소. 그럼 지금 즉시 참관을 떠나기요. 나도 참관 해서 나쁜점이야 없겠지 뭐.”
“물론이지. 두목이 다 알아야 제대로 지휘 할 수 있소.”
그들은 갑수동을 떠났다. 창범이는 입이 놀지 않았다.
“오늘 보니 방 화 많이 변했구만! 집에서 애기나 업고 있던 아낙네가 아니고 창업자의 기질을 가졌소. 배운 것이 적다보니 생각이 좀 짧은 것이 문제요. 이건 내 방 화를 깔보거나 나쁘다고 말하는게 절대 아니요. 앞으로 좀 더 깊이 좀 더 멀리 더 크게 더 전면적으로 사고 하고 분석 하고 결론을 내리자는 말이요. 그리구 사업 하는덴 마음이 고와서 절대 안 되오. 경영 마당은 전쟁터란 말이요. 네가 죽고 내가 사는 전쟁이요. 싸워서 이기자면 재간도 있어야지만 마음도 독해야 하오. 어지어지 하다간 밑천만 다 날려버리고 나앉게되오. 그런 실례는 너무도 많소…”
방 화는 자기가 이미 대학 중문계와 경영학과 함수 필업생이란 말은 하지않았다.
“창범씨, 집에 들렸다가 떠나야하우. 아까 내가 전화 걸구 당금 온다고 말씀 드렸더니 뭐라 하시는지 아오? ‘자식, 동창이 애비 에미보다 낫구나’하더란 말이요. 자식 둘을 곱게 키워놓으니 다 나가고 얼굴도 보실 수 없으니 왜 안 섭섭하겠소?”
“그래기요, 이제 오면 그냥 함께 있겠지만 인사는 드리구 가야지.”
“어이, 장만형님에 대해 왜 안물어보오? 궁금하지 않소?”
“물어보지 않아도 말이 나왔잖소? 말하기 싫어하는걸 물으면 좋습데?”
“궁금증이 없구만. 그러면 말 할 필요가 없지.”
“말하기 싫은걸 남의 궁금증을 풀어주겠다고 말 할 필요는 없소. 나는 그저 형님이 안에서 무사히 잘 지내고 있겠지 하고 생각하오.”
김 천수까지 불러 싣고 도안현 백리향으로 갔다. 현성을 벗어나 북으로 구불구불 산골짜기를 따라 백리를 들어가면 백리향이란 5백호쯤 되는 마을이 있는데 여기에선 린근 마을의 감자를 몽땅 거두어들여 국수를 눌러 팔아먹고 산다. 규모가 괜찮은 공장이 하나 있고 소규모의 공장이 둴 있고 개인집에서도 수공으로 감분국수를 눌러 말려 두었다가는 수구하러 오는 상인들에게 넘기곤 하였다. 백리향이란 향자는 시골 향(乡)자가 아니고 향기 향(香)자다. 지금엔 감분국수 향이 백리밖의 현성에까지
 
펴지고 옛날 어느시기엔 약담배 향이 백리밖의 고을에까지 전해졌다고 한다.그래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백리향 마을은 이름에 손색이 없다.
방 화네는 음식점에서 당면에 시큰배추와 삼겹살을 넣어 볶은 반찬에 술 한잔씩 마시고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는 술 두병과 통졸임 몇개를 사들고 자그마한 공장을 하나 골라 쳐들어 갔다. 큰 공장일수록 경비가 심할 것이니 선택을 잘 해야 했다.
“만리향 당면(粉条)공장”이라 자그마한 간판을 걸어놓은 공장이 있었다. 아마 백리향이란 이름에 만족 안 되는 모양이다. 방 화는 식품 꾸러미를 들고 앞에 서고 그곁에서 창범이가 대문을 “탕!탕!” 쳤다. 수발실에서 60대 중반의 늙은가 “웬 일이요?”하며 나왔다. 방 화는 “안녕하세요?”하고 창범인 “니호우?”를 불렀다.
“아저씨 수고하십니다! 우리는 먼 안쪽 기계공장에서 왔는데 당면 생산설비들을 좀 보려고요. 될 수 있을까요?”
방 화는 말하며 대문 철근 사이로 술병 꾸러미를 들이밀었다. 경비원은 꾸러미를 받으며 손전지로 방 화의 승용차 번호판을 비추고 뜯어보았다. 어느 지방의 것인진 모르나 본지방의 번호가 아니임을 알아보았다.
“래일 낮에 와야지유.”
“근데 우리는 피끗 보고 또 떠나야 합니다. 사정 좀 봐주세요, 아저씨.”
“사실 뭐 볼 것이 있다고? 맘대로 보슈.”
경호원은 한번 말 해본다 뿐이지 이미 문을 열었다.
창범이는 한점도 빠뜨림 없이, 좀 어두운 곳은 경비원의 손전지를 빌어 비추면서 까근하게 관찰하고 기록도 하였다. 한편 방 화는 경비원과 이것 저것 많은 것을 문의 하였다. 일년에 감자 몇백돈씩 먹고 당면은 몇십돈 생산하는가, 직공은 몇이고 로임은 얼마씩 주는가, 설비는 어데서 만든 것이고 대개 얼마를 먹였는가? 방 화가 묻고 천수가 경비원의 대답을 받아적었다. 마침 공장의 생산과 과장이였던 경비원은 모르는 것이라곤 없었다. 고찰은 상상 외로 원만 하였다.
현성에 내려와 자고 이튿날 연길을 거쳐 집에 돌아왔다.
연길에서 컴퓨터 두대를 사다가 한대는 창범이네 집에 놓고 한대는 방 화네 집에 놓았다. 창범인 컴퓨터에 마주앉아 설계를 시작 했고 방 화는 향기업부와 규획부를 거쳐 영업집조 수속 하러 공상국으로 다녔다. 영업집조에 기업명을 뭐라고 써넣는가 하는 것이 골치 아픈 일로 되였다. 천수, 창범이, 경준이, 정석이, 장만이 다 동원하여 이름을 지으라고 하였고 김 병국과 허 봉녀에게까지 숙제를 주었으나 방 화의 마음에 드는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법인대표는 당연히 방 화이고 주소는 룡화시 남포향 갑수동, 경영 항목은 농부산품 심층 가공, 다종경영이라 썼다. 등록 자금은 6백만원이고 개업일은 05년 3월 1일, 기업 성질은 민영 주식제라고 썼다. 방 화는 잠시 자기가 돈을 대지만 인츰 주식제로 여러사람들의 기업으로 만들 생각이다. 이제 기업 이름만 적어넣고 비준 도장만 꾹 찍으면 되는건데 그 이름이 잘 지어지지 않았다.
기업 이름은 결국 박 경산이가 지어냈다. 방 화가 건축 설계도를 보러 창범이를 찾아 갔는데 경산이가 방 화를 불렀다.
 “방 화야, 엊저녁 창범이 말을 듣고 내 좀 생각 해봤는데 쓸만한지는 모르겠다. 기업이름에 지명이 들어가야 하고 품목이 아니면 념원이나 리상을 나타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갑수동 흥농 실업공사’라 하면 어떻겠니?”
“흥농 실업공사, 좋네요! 귀에 쏙 들어와 닿습니다. 갑수동은 빼던지 다른걸로 바꾸던지 하면 안 될까요? 너무 촌스러워서…”
“아니다. 갑수동이 없으면 흥농도 실업도 없다. 흥농이 곧 농촌일인데 갑수동이 촌스럽다고? 그곳을 왜 갑수동이라 부르는지 알기나 하니? 갑자는 첫째란 말이지? 그러니 첫물이 나는 굴이 아니겠니? 그보다도 철갑덕이 거북이 등거리처럼 생겼기에
껍데기 갑자를 쓴거다. 갑수는 거북이 몸에서 나는 물이다. 동물들 중에서 거북이가 수명이 제일 길다는 것은 알겠지? 이래도 갑수동 그이름이 싫은거냐?”
“아니요.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갑수동 흥농실업유한회사’로 합시다.”
“아부지, 왜 나하구는 말씀 안 하시구 방 화가 오니깐 말씀 하시는겁니까?”
“네가 사장이냐? 넌 안 돼. 얘는 갑수동 물을 먹고 자랐길래 튼튼하고 똑똑하고 마음 고운거야. 돈 주고 그땅 샀다고 욕했다며? 그자리가 복자리 명당이라는걸 니 알겠니? 썩 전에 약수물 바람이 처음 불 때 그 갑수물을 개발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헌데 자금이 어데 있냐? 그래 접었는데 인젠 그게 방 화거잔아, 다종경영 한종목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시방역부문이나 불러 물을 가져다 화험하게 하고 비닐병을 사다가 담아 팔면 될게 아니야? 방 화야 40만 아까워 말고 벌어내기에 노력하면 되는게다. 내 풍수 볼 줄은 모른다만 그자리 풍수가 좋을거다. 그라고 그 거북이가 정 남을 향해 엎드리고 있다. 헌데 머리를 숨겼어. 너들도 못 봤지? 인젠 그 거북의 머리를 쑥 나오게 할 사람이 생긴거다. 바로 방 화 너야. 잠자던 거북이 머리만 내밀고 달리기 시작 하면 막을자 없다.”
“참 아부진 지금 미신을 선전 하시는겁니까, 아니면 동화 옛말을 하시는겁니까? 사업은 과학으로 해야하는겁니다. 방 화 지금 집 도면 보러 왔는데 시간 좀 줘요.”
“자식, 가만 있어! 내말 끝난다. 집 그림 보러 왔다니 더 말해야겠다. 창범이가 어떻게 그렸는진 모르겠는데 이제 방 화의 사무실을 지으면 바로 거북이 머리자리에 지어라. 옆에서 보나 정면으로 보나 꼭 마치 거북의 머리 같으게. 그리구 그 이마에 ‘흥농실업’이라고 네글짜만 써 놔라. 됐다. 말 다 했으니 일 봐라.”
“삼촌, 감사합니다! 정말 보귀한 말씀 많이 잘 들었습니다. 삼촌의 구상은 꼭 실현 되실겁니다. 그럼 후에 또 말씀 나눕시다. 전 집 도면 본 후 회사 이름 가지고 도장맞으러 가야겠어요. 집조가 비준 내리면 세무국에 가 등록하고 건설국에가 시공 비준도 맞고 시공대를 불러오고… 일이 많아요. 이보우 창범씨, 그 도면을 먼저찍어 주고 사무실 설계를 하오. 방금 우리 삼촌께서 제안 한대로. 나는 원래 한쪽켠에다 층집을 지어 아래를 사무실로 하고 윗층은 직원 사택으로 할 생각을 했댔는데…”
“방 화, 또 깊이있게 멀리, 크게 생각 하라는걸 잊었구만.”
“안 잊었지. 바로 그렇게 생각 했기에 삼촌의 좋은 제의를 접수 했소. 앞으로 그 사무실은 우리회사의 얼굴로, 상징으로 될거요. 그러니 이 설계는 그무엇보다도 심혈을 기울려야하오. 제일 먼저 공장을 짓고 그다음 사택을 짓고 나중에 사무실을
 
짓기요. 명년 3월 1일까지 딱 열달이 있소. 시간이 급하니 사택도면은 창범씨 하지 말구 건설국이나 설계원에 가서 사다 하기요.”
“방 화 말에 일리 있소, 그렇게 하기요. 사무실을 설계 한 후 나는 설비문제에 착중 하겠소. 시공대는 천수형보구 부르라오, 같이 한다며? 그리구 동력선 늘이는 문제도 있잖구 뭐요? 일을 가르치면서 함께 해야 되우. 방 화 혼자 애떼지 말구.”
“야, 넌 형수보구 방화 방화, 그게 뭐야? 버릇 없이.”
경산이가 또 끼여들었다.
“하하하… 나 형님한테 맞기 전에 아부지한테 맞겠네, 형수님.”
“호호호… 삼촌두, 우리 동창인데 이름 불러야죠. 형수라 부르면 구속스러워 일 못해요. 사이 좋은 친구처럼 스럼 없이 부르는게 똑 제일이얘요.”
모든 수속이 끝나고 큰 길가의 고압선에서 동력선을 뽑아왔다.
전날 로무시장에서 50명이나 되는 시공대도 불러왔다. 공장건물 천평방메터를 짓는데 단가 65원씩 주기로 하고 아파트와 사무청사는 도합 이천 칠백 평방메터인데 단가를 80원씩 주기로 합동했다. 시공대는 갑수동에 이르자마자 빈집 몇채를 후닥닥 수리하여 이불짐을 집어넣고 일에 달라붙었다. 천수와 창범이가 함께 그어놓은 석회 금대로 기초를 파기 시작 한 것이다.
학교 운동장 동쪽에 삼층짜리 직공아파트를 한채 짓고 서쪽에 ㄱ자형 단층짜리 공장건물을 짓기로 했다. 사무실은 교실뒤 철갑덕 앞 중심에 “ㅜ”자 형으로 짓되 ㅜ자의 건너금, 거북이의 머리부분은 삼층이고 ㅜ자의 내리금, 거북이의 목부분은 삼층으로부터 점차 이층으로 변하여 철갑덕의 남면 절벽과 조금 낮게 이어진다.
장만이네 사기학습반은 아직도 열흘이 있어야 시험을 치고 결속된다. 자동차가 움직여 재료들을 실어들여야 할 땐데 큰일이였다. 세멘트 혼합기 한대를 연길에 사 놓았고 벽돌, 모래, 자갈, 목재, 철근과 세멘트등 건축재료들을 천수가 뛰여다니며 합동하여 놓았다. 운전수학습반이 끝나면 낡은차 한대를 더 사서 두대로 운수임무를
완성하려 했었는데 인젠 더 미룰 수 없었다. 재료가 공급 되지 못하면 시공대와의 합동 사항에서 큰 피동이 되고 마는 것이였다. 방 화가 동의 하자 천수는 각곳에 전화를 쳤다. 모든 건축재료 판매 부문들에서는 운비를 받고 실어다 준다. 헌데 시공단위마다 자기들 운수도구가 있으니 그들의 차를 쓰지않아 그들도 골을 앓는다.
벽돌공장의 차대에선 차를 길가에 줄세워놓고 석탄실이나 자갈실이 같은 일감을 기다리고 있다. 탄광이나 석장에도 차가 있고 개체운수업자가 쫙 깔렸는데 말이다.
천수가 다니면서 구매 합동을 할 때 전화로 운수명령만 떨어지면 즉시 들어와야 한다고 한마디씩 말해 두었기에 어김 없이 이튿날부터 모든 건축재료들이 앞다투어 쓸어 들어왔다. 세멘트는 창문이 없는 교실에 넣어두고 벽돌은 운동장에 질서 있게 무져졌다. 비닐호스를 사다가 물도 인입 해왔고 세멘트 교반기에 전기도 련결 했다. 낡은교실 한칸엔 전기톱과 전기대패도 안장 하였다. 건물의 바깥벽엔 쌍겹 철창문을 할 것이지만 내부 간벽엔 홍송으로 문과 문틀들을 만들어 달아야 했다.
산동성 한 농촌마을에서 집단을 꾸려 동북으로 나왔다는 시공대는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잘 하였다. 열몇살 먹은 어린애로부터 일흔살 먹은 로인까지 리 련길이라
 
부르는 스물 일여덟살 먹은 시공대 대장은 골고루 잘 돌봐주며 일마다 앞장 섰다. 그들은 까아만 새벽부터 까아만 저녁까지 일하였다. 세가지 건물을 반년 좀 더 되는 사이에 다 지어낼 계획이다. 그래야 매사람당 오륙천원씩 돌아간다. 그러면 거기엔 사오천 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칠팔천 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장만이가 학습을 마치고 돌아왔다. 한달도 채 안 걸렸는데 몇년이 지난것 같았다. 장만이는 갑수동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다시 한번 방 화한테 탄복 하였다. 물론 일은 남들이 하지만 총지휘는 그녀이다. 학습반에서 방금 오다보니 무슨 일에 착수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질 않았다. 장만이는 리 련길 대장을 찾아 정황을 료해하고 칭찬도 해주었다. 설계도를 달라하여 훑어보았다. 갇혔을 때 목형공 일을 하면서 기계설계와 건축설계를 배웠었다. 장만이는 설계도에서 물공급 시스탬이 명확하지 못함을 발견하고 이제 창범이와 천수를 만나 제출할 타산을 하였다.
당면 생산은 물을 많이 써야하고 아파트나 사무청사에도 물이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설계도에 응당 있어야 할 물탱크가 그려져 있지 않았다. 장만이는 수원지 샘터에 물탱크를 만들고 땅에 비닐호스를 묻어 지형 고저 차이로 건물옥상 물탱크에 절로 흘러들게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응당 총공정사인 창범이와 상의 해야 하는 것인데 창범이는 설비 고찰과 구입 일로 북경에 갔다.
방 화는 장만이와 함께 연길로 갔다. 5만원을 주고 피카라부르는 오인석 한돈급 작은 짐차 하나를 샀다. 장만이더러 몰고 다니며 일도 보고 작은 채구도 하게끔 할 타산이다. 그러니 해방패는 자연히 장수체격인 동주에게 맏겨야겠다.
세사람은 각기 한대씩 몰고 시 교통경찰대로 왔다. 해방패와 피카는 등기하고 교통비를 물고 번호판을 타야 했고 방 화의 차도 이지방의 것으로 번호판을 바꾸고 교통비도 내야 했다. 교통대의 수속을 마치고 보험공사에 가서 보험비도 물었다.
창범이가 장춘에 들려 사서 부친 보일러가 도착했다. 백만 평방메터 면적 건물의
난방을 할 수 있는 열돈짜리 큰 자동보일러였다. 기차역 화물처에서 큰 트럭에 싣고 기중기도 함께 왔다. 공장 건물 첫머리에 보일러를 내려놓았다. 첫칸이 보일러 실인데 기초를 파고 콩크리트를 때리고 그위에 보일러를 올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보일러를 제위치에 놓고 집을 지어야 하므로 설비중에서 보일러가 제일 먼저 도착 한것이다. 장만이의 기계도면지식이 작용을 발휘 하였다.
어느사이 세개건물 모두가 키 높이로 쌓아졌다. 동주는 해방패를 몰고 등발을 맬 락엽송을 열차나 사왔다. 그는 운전수일 뿐만이 아니라 채구원이고 적사공이였다.
장만이는 마을 장정 댓을 인솔하여 두달간 노력 끝에 수도물 공사를 완성 하였다. 마을에서 천메터 떨어진 북산 아래 샘터에 물탱크를 쌓고 마을까지 이촌짜리 굵은 비닐 호스를 묻었다. 묻을 때 앞으로 아무 곳에서나 물을 뽑아 쓸 수 있게끔 곳곳에 세갈래 잇음통을 안장 하고 놋쇠 개페기를 달아놓았다.
두달반이 지나니 공장건물이 완성되고 설비들이 들어 앉기 시작하였다. 창범이는 한달반 나돌며 설비 구입 임무를 원만히 완성하고 돌아왔던 것이다.
밖에서 자동차로 감자를 들부으면 자동으로 세척기에 떨어져 물속에서 돌아가는 다섯메터 길이의 굴림통을 지나 분쇄기에 들어간다. 분쇄 된 감자물가루가 려과기에
 
들어가 찌꺼기가 버려지고 감분물이 가열통에 흘러들어 갔다가 걸죽한 감분죽으로 흘러나와 국수기계에 들어간다. 그다음 수백갈래의 가는 오리가 흐르고 있는 랭수에 떨어지면 수공으로 짤라다가 네귀에 바퀴가 달린 말림틀에 차근차근 걸어 멀리로 밀어다놓고 5일간 자연건조를 시킨다. 나중에 가마니를 둘러 한토리가 50근씩 되게 포장하여 창고에 들어가서 팔리기를 기다린다.
창범이와 장만이가 기계안장과 전기 배선을 감당 하고 있었다. 둘이 할 수 없는 무거운 일들은 모아두었다가 마을 사람들을 불러다 쓰곤 하였다. 스물 세호의 농호들에선 기장이나 찰옥수수나 차조나 자기들이 먹을 량식을 조금 심은 외에 전부
다 농작물에서 제일 가꾸기가 쉽고 산량이 높은 감자를 심었다. 하기에 쉽게 돈을 벌 수 있게 되였을 뿐더러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김 천수가 자연적으로 생산대 대장 역활을 하게 되였다. 아직 공장이 돌아가기 전이니 공장장이라고 부르기는 이른지라 마을사람들도 그를 김대장이라고 불렀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한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일안배를 하였다. 나이 있고 쇠약한 사람은 쉬운일에 안배하고 볼바에 생활이 남보다 더 구차한 가정의 일군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 일에 부쳤다. 마을 사람들은 김대장의 인솔하에 돈사도 짓고 열 관도와 물 관도를 느릴 지하도도 파고 시공대에서 맡지 않은 일이면 뭐나 다 하였다. 부녀나 로인들은 락엽송의 껍질도 바르고 기계 안장까지 끝난 차간을 따라가며 회칠도 하고 청소도 하였다.
공장 뒤에(공장 서쪽켠) 소배구 앞으로 지은 돈사는 봉페식이고 일거에 만마리의 고기돼지를 기를 수 있는 면적이였다. 만마리의 돼지를 수공으로 먹인다면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덤벼들어도 안된다. 그러니 자동 양주법을 써야한다. 스위치를 누르면 기계가 돌면서 저장탱크의 감자찌꺼기가 구유에 흘러들고 옥수수가루나 두병가루로 된 마른 사료가 뿌려진다. 구유마다 자동 흡수기를 달아주어 돼지들이 아무때나 물을 빨아먹을 수 있게 할 것이다. 분변은 바닥 밑으로 떨어져 둔덕 아래 농가비 발효장으로 흘러들게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만마리의 고기돼지를 두사람이 쉽게 사육 할 수 있게 된다. 한꺼번에 만마리씩이니 한해에 세번을 출하 할 수 있는지라 일년에 3만마리나 고기시장에 내여다 판다. 한마리에서 순리윤 백여원을 낼 수 있는거라고 하니 적게쳐서 3백만원이 아닌가? 
당면은 년산량을 먼저 백돈으로 계획 하였다. 한키로에 1원의 리윤이 떨어지는데
백돈을 생산한다고 해도 10만원밖에 안 된다. 그러니 양돈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끼받이를 할 굴함돼지 사양은 먼저 마을 로인들 몇을 안배하면 될 것이다.
명년 3월 1일에 정식 개업 한다면 이런것들을 일거에 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삼년내에 규모화 하고 륙년에 목적에 도달 하여 남편한테 물려주고 나앉을 것이라고 방 화는 계획 하고있다. 공장과 양돈장이 정상으로 된 후 명년엔 소배고에 양로원을 짓고 큰배고에 휴가촌을 지을 타산이다. 피로한 사람이나 한가한 사람이나 모두 모여 와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편안하고 즐거운 놀이터를 만들고 하나밖에 없던 자식들을 짝 지어 외지로 보내고 외롭게 사는 로인들이 모여 행복한 만년을 보낼 수 있는 사랑의 집을 지을 것이다. 휴가촌으로 양로원을 먹여살린다면 더 말 할 나위도
 
없이 성공이라고 방 화는 생각 하였다.
10월초부터 감자를 받고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시험생산은 아주 성공적이였다.
돈사의 자동 급식 시스탬이 완공 됐으니 만마리를 사다 넣었으면 좋으련만 살 곳이 없었다. 백마리 암컷과 백마리의 거세한 새끼돼지, 두마리 수컷 종돈도 외성에 가서 겨우 사 온 것이다. 그러니 백마리 어미돼지로 점차 수자를 늘여야한다.
기계 항업인 창범이는 인젠 식품공업을 배워야 하고 축목업도 배워야 했다. 그는 컴퓨터에서 배우고 참고서들을 쌓아놓고 배웠다. 그는 모르는 것을 배워서 새로이 아는 것을 언제나 좋아하였다. 시험생산한 당면으로 음식을 만들어 시장에서 산 것과 비겨보니 질기지 않았다. 그는 책에서 본대로 려과 한다음 가열 할 때 원료의 수분량을 줄이고 가온 온도를 낮추었더니 문제가 해결 되였다. 축목업 기술자를 받기전엔 양돈일도 그가 신경을 써야 했다. 그는 시축목국으로 뛰여 다니면서 돼지 인공수정을 배우고 희석제라든가 주입기라든가 항온상 같은 필요되는 물건들도 샀다. 당금 암돼지들의 발정기가 닥쳐오는 것이였다.
방 화는 설아의 전화를 받았다. 가깝게 보내던 몇몇 애들과는 경상 통화 했었고 해연이와는 사날에 한번씩 통화 한다. 해연이는 이해를 마치고 방 화한테로 오려고 타산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나오고 싶으나 년말에 타야 할 돈을 버릴 수 없었다.
“언니, 날 데려가요. 언니 없으니 고독하고 살 멋 조차 없어요…”
설아는 울먹이는 소리로 말 하였다.
“너 전번까지도 재밌고 좋다고 하잖았어? 너 무슨 일 있는거지? 말 해봐.”
“뭐 일 있겠어요? 그저 언니가 그리워요. 언니!…”
설아의 흐니낌 소리가 들렸다.
설아는 방 화가 나온 후 방 화의 타이름대로 중문학과 공부를 다시 시작 하였고 비서 일은 중문학과 지식을 수요로 하는 것이고 자기가 즐기는 학과라 더욱 열중 하였다. 설아는 여 수군의 전직비서로 되여 잘 돌보고 도우며 잘 하여 여 수군의 칭찬과 사랑을 다 받았다. 설을 쇠고 미국으로 돌아간 여 빈이한테서도 문안전화가 몇번 왔었다. 인젠 전화가 없으면 몹시도 기다려지고 침식까지 잃어진다. 헌데 이날 아침 여 수군의 책상을 정리 하면서 책상위에 놓인 여 빈과 한 처녀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았던 것이다. 그사진을 보고 단념 하라고 여 수군이 일부러 놓아둔 것이 뻔하다. 여 빈이가 시킨 것인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물론 여 빈이는 설아와 좋아한다든가 사귀자든가 그런말은 한마디도 없었지만 다른 말이라도 들어보면 숨어 있는 뜻을 알 수 있었다. 고등 중문학과를 자습하는 설아인데야.
련애도 시작해보지 못 하고 실련부터 하게 되니 설아는 재미가 없게 되였다. 방 화언니라도 곁에 있으면 와락 안기여 통곡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였다.
“설아야, 너 실련 했구나? 맞지? 누구야? 여 빈이야? 맞지?”
“우리 언제 련애 했대요? 실련 하기는 뭐…”
“그럼 왜 눈물 찔찔 짜는거야? 빨리 말해라 이썩을 계집애야! 언니 속타다!”
설아는 사진을 본 이야기를 하였다.
“오! 우리 여 빈이 약혼 했구나! 그런데 너 울긴? 너넨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옹졸하게 울고 있을게 아니라 니가 마음속으로라도 여 빈이를 좋아 했다면 대범하게 축복 해줘야 한다. 너 지금 내말 듣고 있는거니? …연분이 아닌건 아쉬워 해도 소용 없다. 너 지금 여사장님 만나 사진 봤다는 말 하고 충심으로 축복 드린다고 말해라. 널 보라고 놓아두었을 것이라며? 보고도 못 본척 하는거 아니다. 니가 똑똑하고 마음 고운 애라는걸 이런데서 나타내야 한다. 일에 영향 주지 말고…”
“알았어요, 언니 말씀대로 할께요. 세상에 남자 여 빈이 하나뿐인가요 뭐.”
“맞았다. 그래야한다. 그게 원래 설아다운 성격이잖아. 난 널 믿는다, 그 어떤 일 있어도 꿋꿋하게 아름다운 인생 펼쳐가리라고. 믿어도 되겠지?”
“믿으세요, 못난 동생 되기는 싫어요. 나 지금 정 강이랑 컴퓨터로 통화 하군 해요. 내 메일 알려드릴께요, 언니도 시간 있으면 들어와요…”
정 설아는 그길로 여 수군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여사장님, 여 빈오빠 여자친구 참 이뻐요. 축하 드려요! 오빤데도 축하 한다고 전해줘요. 여 빈오빠 정말 멋진데 시집 오는 여자는 복이 있어요.”
“고맙다, 그리구 여 빈이를 대신해서두 감사하다는 말 하고싶다.”
“제가 고맙죠. 친딸처럼 아껴주고 여 빈오빠는 친동생처럼 생각 해주는데요.”
 
신라신 동관 전자 회사는 전해보담 리윤이 20%나 내려갔지만 여전히 백주 개발구 산업단지에서 첫자리였다. 해연이는 방 화가준 주권으로 백 오십만원 홍리를 타 방 화의 계좌에 백만원을 넣고 자기가 50만원 가졌다. 만원씩 나누어 준 사람들도 홍리 10만원씩 탔다. 해연이는 집금집을 다 팔았고 주권도 네배값인 60만원에 팔았다.
리 영섭 역시 나올 준비를 다 하였다. 해연이가 경리질 안 하면 자기의 위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그도 잘 안다. 뿐만 아니라 해연이네가 방 화한테로 간다고 하니 따라 나서지 않을리 없는 그다. 그들 셋은 춘절에 고향에 나가면 다시 못 올 것이라고 여사장에게 사직의 말과 미안의 말을 하였었다.
“흥농실업”에서는 설을 맞으면서 입쌀 한자동차를 실어다가 한가정에 이백근씩 나누어주고 공장에서 생산한 당면 한토리씩 분배 해주었으며 돼지도 네마리나 잡아 나누어 주었다. 방 화는 원래 스물세호가 모두 새 아파트에 이사 해 설을 쇠도록 하고 싶어 애를 썼고 실내 장식도 다 하고 온돌난방으로 만들어 방도 후끈후끈 하게 덮여 놓았는데 이사하려는 사람이 둘밖에 없었다. 집값을 받거나 난방비를 내라는 것도 아니고 무상으로 들어 살아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몇십년을 토막나무 쪼개 때면서 철가마에 밥하고 국 끓여 김치와 섞어 먹으면서 살아 온 생활습성을 버릴 수 없어서였다. 새집에 이사 들려면 전기밥가마, 까스병과 까스로를 사야 한다. 까스라는 물건은 냄새 맡으면 중독 되고 폭팔 하는 날이면 더 말이 아니다. 산에 들어가 나무를 베여다 때면 그 비싼 전기값 까스값이 남는다. 처음이니 난방비를 안 받는다고 하지만 앞으로 난방비를 내려면 그돈이 또 얼만데? 시가지에서 처럼 이제 수도세도 내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것도 다 품들이고 돈 먹여 만들어놓은 것인데 왜서 공짜로 집을 지어주겠는가 말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명심 해야 한다. 공장에서 돈 벌고 제집에서 사는 것이 똑 제일이다.
 
방 화의 의식이 너무 앞섰는지 아니면 산골사람들 의식이 너무 뒤졌는지 알 수 없었다. 이사해 들겠다는 젊은 가정도 할 수 없이 김대장 천수가 찾아가 사과하고 들이지 않았다. 두집 난방을 위해 보일러로부터 끓인 물을 아파트에까지 보낸다는 것은 허무한 랑비이다. 하여 난방물과 수도물을 끊고 잠시 비워두기로 하였다.
“너무 섭섭해 마오, 층집 생활에 습관되지 않아 그런거니깐 이제 다 들께요.”
장만이가 안해를 위안 하였다.
“아니요, 섭섭하긴. 그사람들의 생각과 습관과 취미를 다 존중 해줘야지요 뭐. 그리고 휴가촌을 운영 하거나 양돈수가 늘어나 공인을 모집하면 아파트가 모자라요. 휴가촌이란게 비여 있을 땐 텅텅 비여 있고 손님이 많을 땐 터지게 넘쳐 날겁니다. 명절이거나 휴가일이거나 유람 고조기거나… 한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나는 원래 촌민들이 아파트에 입주 하면 저 낡은 집터를 불도젤 하나 사가지고 싹 밀어 평지로 만들 생각을 했댔습니다. 헌데 이번 일을 통해 느꼈는데 내가 하마트면 큰 실수를 할번했어요. 문화유산인 큰 보물을 밀어버릴번 했단말입니다. 명년에 괜찮은 집을 여나문개 골라 잘 수리해 전원주택을 만들렵니다. 철 가마를 걸어놓고 터밭에 고추, 가지, 파, 토마토도 심어놓고 쌀독에 흰쌀, 누른쌀도 담아놓고 토막나무 패서 장져놓고 일정한 비용을 내고 한가정이와 들어도 좋고 동료나 친구들끼리 개나 닭을 메고 와 끓여먹고 놀아도 좋고… 좋을것 같잖아요? 중국식 온돌방도 만들고 조선식 온돌방도 만들고. 그다음 쓸모 없는 낡은 집들은 쓸어버립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7 36. 끝나지 않은 사랑 2013-05-15 0 1945
36 35. 악마의 공갈 2013-05-14 0 1808
35 34. 재생의 경례 2013-05-13 0 1879
34 33. 사 랑 료 법 2013-05-10 0 1432
33 32. 양 로 원 2013-05-09 0 1660
32 31. 남 향 장 2013-05-08 0 1745
31 30. 새로운 도약 2013-05-07 0 1397
30 29. 골 물 2013-05-06 0 1660
29 28. 설아의 남자 2013-05-03 0 1734
28 27. 흥농의 길 2013-05-02 0 1702
27 26. 귀 향 2013-04-28 0 1721
26 25. 가 석 방 2013-04-27 0 1348
25 24. 귀 가 2013-04-26 0 1653
24 23. 아 들 2013-04-25 1 1716
23 22. 혼 례 2013-04-23 0 1448
22 21. 감 형 2013-04-22 0 1665
21 20. 출 생 2013-04-18 5 2325
20 19. 사랑의 장소 2013-04-17 0 1810
19 18. 구 락 부 2013-04-16 0 1685
18 17. 영웅 소 방방 2013-04-15 0 1754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