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화와 성자는 함께 양 병찬로인을 찾아갔다.
“어르신님, 어르신님은 언제부터 야유증에 걸리셨어요?”
양 병찬로인은 조선전쟁 전투이야기부터 시작하였다. 복원 한 후 몇년을 그런 증세를 보이다가 나아졌었는데 환갑년에 다시 도졌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까지 만 20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야간 전투”를 견지 해 온 상태이다. 그증세를 떼보려고 입원 치료만도 몇십번을 하였고 어떤 해엔 2-3차씩 입원 하기도 했다. 민정부분에서 책임지는 공비치료라지만 20%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지라 그돈도 만만치가 않았다. 60살이 넘는 해 민정부문에서는 로전사라고 리직휴양 간부로 만들어주어 처음엔 매 달 4백원 밑으로 나오던 것이 지금은 천원 밑으로 나온다고한다. 로친이 저세상으로 간 후 고치지도 못 할 병에 헛 돈 그만 팔고 국가에서 주는 돈으로 양로원에 들어가 생활 하기로 결정지었다는 것이다. 로인은 머리를 떨구며 “휴—“ 긴 한숨을 쉬였다.
“방사장, 내가 여기에 못 있게 되는거유? 나는 참 여기가 정말 좋은데…”
“아니얘요, 그건 절대 아니랍니다. 어르신님 인젠 아무곳도 못 가셔요. 엊저녁 이 홍원장님 직일 서면서 어르신님 총쥐고 싸우시는걸 보셨대요. 그래서 근심도 되고 뭔 치료대책이 없을까 해서 알아보려고 찾아온거얘요.”
“그러우? 그러믄 고맙구. 근디 치료방법은 찾을 것 같지 못하우. 몇십번을 입원 하면서 큰 병원도 많이 갔지. 내 야유는 신경쇠약 때문이라는 의사도 있고 동맥경화 때문이라는 의사도 있고 심장이 나빠 그렇다는 의사도 있고 또 어떤 친구들은 내가
전장터에서 놈들을 많이 잡아 그런 것이니 방토 하면 나아질 것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놈들을 채 잡지 못해 그런다고도 하고 그러니 어쩌겠소?”
“기적이 나타날런지 아세요? 의사와 환자가 맞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아직 맞는 의사 만나지 못하셔 그런지도 몰라요. 그러니 너무 근심 마세요. 꼭 나을거얘요.”
방 화는 시민정국 윤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녕하세요? 윤국장님. 저 갑수동에 있는 방 화입니다.”
“양, 밤새 로인들은 무사 했소?”
“녜, 로인님들 다 무사하십니다. 윤국장님, 한가지 부탁이 있어 전화 드렸어요.”
“오, 무슨 부탁이요? 도울 수 있는 것이면 적극 나서겠소.”
“윤국장님, 시월달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11월부터는 민정부문에서 내려 보내는 로인님들의 생활비 많던 적던 받아야겠어요. 생활보장금이나 무휼금이나 모두 통장에 넣어주고 개인이 꺼내쓰고 그런걸로 아는데 우리로인님들의 통장은 전부 어데 갔을까요? 그걸 찾아줘요. 못찾으면 새로 만들어서라도 줘얀다고 생각는데요.”
“오, 알겠소, 내가 인츰 안배하겠소. 또 있소?”
“녜, 아직 중요한건 말씀 드리지도 않았는데요. 호호호… 뭔가믄요. 우리할아버지 할머니들 건강검진을 한번 했으면 해서요. 전면 검진을요. 무상으로 될 수 없다면 제가 돈을 내렵니다. 국에서 뻐스라도 안배 해주면 좋구요, 안 된다면 그것도 우리네 자비로 할께요. 어느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좋은지 안배 해주세요. 병지를 잘 만들어 등록부와 함께 보관하렵니다. 될 수록이면 빨리 해야겠어요.”
“알았소. 토론 한 후 전화로 알려 줄터니 조금만 기다리오.”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 기다릴께요.”
이틀 후, 월요일날 윤국장은 뻐스를 보내왔다. 로인들은 시립병원에가 전면 검진을 받게 되였다. 로인들은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쏘고 변비에 소화가 잘 안 되고 기침이 나고 하는 증상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기가 마련이다. 병원으로 검사받으러 간다고 하니 그들은 또 명절 만난 기분이였다. 반반한 옷들로 챙겨입고 서로 이끌고 부축 하면서 아침을 굶은채로 뻐스에 올랐다. 홍 성자와 방 화도 함께 올랐다.
“어르신님 여러분, 의사 보일 때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는 걸 잘들 말씀 하세요. 그래서 모두 약을 떼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오늘 첫째는 검사 받는 것이고 둘째는 약 떼는 것입니다. 양로원에 다른건 다 있어도 약이 없잖구 뭐얘요?”
방 화가 앞 좌석에서 돌아서서 로인들을 보며 말 하였다. 양 병찬이 일어섰다.
“방금 사령관 말씀 들었제? 오늘 약을 많이 로획 하기다. 약 안 갖고와서 아프단 소리 하고 사령관 애먹이믄 총살이다. 알았제? …들었어, 못 들었어?!”
“아웁꾸마, 이그이그, 부사령이나 약 잘 챙깁소. 누길 총살 하자 말구서리.”
문 복순할머니가 말하며 양 병찬로인을 끌어 앉혔다. 로인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방 화는 먼저 박원장을 찾았다. 시립병원도 둬해전 민영기업가가 돈을 내고 사서 주식제 민영기업으로 되였다. 의사나 원장이나 호사나 병원 수입과 본인의 수입에 따라 봉금을 탄다. 급수로 학력으로 년한으로 월급을 타던 세월은 옛날로 되였다.
“박원장님, 안녕하세요? 로인들 모시고 온 방 홥니다. 오늘 수고끼치게 됐네요.”
“아니죠, 무료도 아닌데요 뭐. 40명이라 했죠? 반날은 잘 걸리겠네요.”
“녜, 그런데 원장님, 불편하신 로인들께 약 좀 만씩 떼여주면 안 됩니까?”
“약이요? 약은 안 떼는데. 전면검진하구 문진치료하구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박원장님, 그러니 사정 하잖습니까? 문진치료를 겸해주었으면 해서요. 로인님들 산골에서 큰 병워에 한번 나오신다는게 어디 쉬워요? 저 로인님들 대부분이 오늘이 마지막 행차길일지도 모릅니다. 원장님 바쁘신줄 알면서도 체면 없이 이렇게 빕니다. 농촌에서 고생만 하시던 자식도 없는 불쌍한 로인님들이십니다. 원장님, 저의 소원, 로인님들 소원 한번만 꺼주세요. 이렇게 무릎 꿇을께요.”
“아니, 아닙니다. 무릎 꿇어서 되고 안되고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어서 일어나요, 해드릴테니 깐 어서 일어나라니깐요…”
“감사합니다! 박원장님. 이 은공 제가 로인들을 대신하여 꼭 갚을께요.”
“아마도 양로원에 방원장인신가 본데 로인들에 대한 사랑과 효심에 감동됩니다. 은공을 갚고 말고가 문제인 것이아니라, 40명 로인을 문진하자면 전문의사 네사람은 가져야 할텐데 그 네분 반날내 벌돈은 얼마겠어요? 그 약값 또한 어쩌구요? 아시다
싶이 국가에서 로임을 주는 병원이 아니잖아요?”
“박원장님, 양로원에서 돈은 낼께요. 어찌 병원에서 손해보게 할 수 있겠어요?”
“늙은이들이 무슨 돈이 있을라구, 민정국에서 검진비 낸다고 했으니 문진비까지 내라고 해야죠. 헌데 먼저 말 하면 윤국장이 무조건 못 하게 할겁니다. 그러니 우리 “샌짠 호우 쪼우(先斩后奏)”라는것, 먼저 저지르고 후에 보고 하는것 합시다. 문진이 끝난 후 방원장은 가격표에 싸인만 해주면 됩니다. 내가 윤국장한테 욕 먹을께요.”
“감사합니다. 로인님들을 대신하여 감사 드립니다!”
“어서 시작 해야죠, 내려갑시다. 로인들이 아침 식사도 안 했을텐데요.”
유치원 어린애들을 줄세워 데리고 다니듯 방 화가 앞에서고 성자부원장이 뒤에 서고 이리저리로 모시고 다니면서 전면검진을 받고 문진을 받고 약도 뗐다. 방 화가 나중에 싸인하며 보니 통군 만 팔천원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돈이 문젠것이 아니라 조직이 문제였다. 한해에 두세번씩은 집체 문진과 검진을 조직함과 동시에 하루속히 병원이나 진료소를 세워야겠다고 생각 하였다.
방 화는 로인들에게 시가지에서 국수라도 한그릇씩 대접하고 싶었으나 혹시 잘 못 드셔 탈이라도 생길까 념려되여 검진이 끝난대로 뻐스에 오르게 하였다.
“어르신 여러분, 약은 모두 챙기셨죠? 침대궤 서랍에 잘 넣어두고 의사선생님들 말씀대로 꼭꼭 드셔야 합니다. 모르실 것이 있으시면 복무원하구 물어보시구요. 저는 부사령관님하구 일 좀 더 보구 오후에 돌아갈겁니다. 인젠 어서가셔 식사들 하세요.”
방 화는 양 병찬로인을 남기고 뻐스를 떠나보냈다. 오후에 중의원이라든가 교수 문진부라든가 둬 곳 더 가 보이고 돌아갈 예산이다. 방 화는 양로인과 함께 택시로 시정부 호텔에 왔다. 자리를 정하고 민정국 윤국장과 시립병원 박원장을 불렀다.
“윤국장님, 덕분에 로인님들 검진 잘 마쳤어요. 녜녜. 방금 보내고 점심이나 함께 드시려고 남았어요. 되시죠? 녜, 그러면 국에 몇분 함께 오세요. 여기에 세분입니다. 시립병원 박원장님과 우리 양로원에 로인님 한분입니다. 녜녜. 다섯분, 녜녜.”
방 화는 박원장한테 전화 친 후 장만이더러 오후에 실으러 오라고 전화를 쳤다.
주안상이 인츰 차려지고 여덟이 둘러 앉았다. 양 병찬로인이 서먹서먹 해 할까봐
근심 했었는데 그는 로환자라 박원장과도 친숙하였고 민정국 여러사람들과는 더 말 할나위도 없었다. 도리여 그이가 일어나 민정국 젊은이들에게 방 화를 소개하였다.
“이분 우리양로원 방원장이시구 우리회사의 방사장이시여. 나의 사령관이신게여. 지금까지 팔십년 살아오면서 내위에 사령관 많았었지. 헌데 이처럼 이쁘고 착하고 영명한 사령관은 없었던게요. 여러분들 우리사령관 많이 도와 주슈.”
그들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국장님, 제가 윤국장님께 죄를 졌어요. 용서를 빕니다…”
방 화는 로인들이 문진을 받은 “죄”를 탄백 하였다. 박원장이 혼자 욕먹게 “나는 모르오” 하고 가버릴 수는 없었다. 윤국장은 허허 웃었다.
“방사장은 탄백 했으니 관대하게 처리하고 또 그것은 로인들에 대한 효심이니 표창 해야 할 일이구만. 죄는 박원장이 지은거요. 그러고 탄백도 하지 않고. 원래는 먼저 청시 했어야지. 그러니 우리국에서 병원에 돈을 내지 않으면 끝인게요. 잘 됐네
우리 검진비까지 남게 되잖았수? 허허허… 돈을 벌려다가 떼운거지뭐. 허허허…”
“윤국장님, 하, 이 방원장이 무릎 꿇고 통사정하는걸 낸들 어쩌란 말입니까?”
박원장은 검진비를 받지 못 할까봐 안달아 났다. 윤국장은 또 한번 크게 웃었다.
“당신, 방사장 미모에 넘어간건 아니겠지? 허허허… 다 롱담이요. 원래 검진비도 새해에 돈이 내려오면 주려고 한거요. 미안하지만 둬달 참아주오. 그리고 방사장도 방금 듣다 싶이 둬달 참아야겠소. 모든 수속 절차는 인츰 끝내고 돈만은 새해로…”
그들은 웃으면서 통쾌하게 술을 마셨다.
장만이는 방 화와 병찬로인을 싣고 여러 병원을 돌았다. 딱 맞는 의사만 마나면 양로인의 병이 문제 없이 나을 듯 싶은데 그런 의사를 찾을 수 없었다. 어느 병원에 가나 나이 든 의사면 누구나 모두가 양 병찬 돌격전사와 구면이였다.
방 화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양 병찬로인을 모시고 돌아왔다.
대청에 앉아 TV를 보던 로인들과 오락실에서 장기훈수를 들던 로인들이 몰려와 양 병찬로인을 둘러싸고 이것 저것 물었다. 방사장이 왜 양로인만 남겼을까를 짐작 하지 못 할 로인은 하나도 없었다. 돌격전사는 묻는 말엔 대꾸 없이 호통부터 쳤다.
“입 닥치고 조용들 못 해?! 오늘 느그들 지어 온 약 총사령관님이 박원장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려 빌어서 얻게 된 것이다. 그러니 할망구들 쫑대썩은 놈들 누구나 한알이라도 헛되이 했다간 총살인 줄 알그라! 박원장이 직접 나하구 말했어, 원래는 신체검사만 하고 약 안 주는거란다. 느그들 알기나 하니? …”
산골마을엔 서리도 일찍 내리고 눈도 일찍 내린다. 서리가 내리는 날 밤은 춥고 싫다. 허지만 첫 눈이 내리는 날은 포근하고 기분이 좋다. 옛날 같으면 첫 눈이 낼릴 때 강아지들이 마을 골목 골목을 누비며 뛰놀고 어린애들이 큰마당에서 눈장난 치며 신발을 푹 적시련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온 마을에 몇마리 안되는 강아지들은 집문 앞에 엎드려 눈속에 들어가려 하지 않고 펑펑 내리는 눈송이만 세며 보고 있다. 강아지도 친구가 많아야 뛰놀기를 하는 것이다. 홀로 무슨 멋에 눈속을 거닐더란 말인가? 개구쟁이들은 더욱 더 없다. 애들이 없으니 학교가 없어지고 학교가 없으니 또 애들이 없어지는 것이다. 방 화는 자기사무실에서 텅 빈 학교마당을 내려다 보며 눈송이를 세고 있다. 고향에 돌아와 3년철이 다 간다.
방 화는 피로 하였다. 편안히 살 수도 있으련만 그는 사랑하는 남편에게 사업을 넘겨주고 싶었다. 이제 4년 후 장만이가 가석방 멍에를 벗는 날 보다 훌륭한 사업을 넘겨주고 나앉을 생각이다. 그때면 방 화도 마흔살을 넘긴다. 시부모님 모시고 애들 끼니나 챙겨주며 조용히 편안하게 살리라 마음 가져본다.
“똑똑똑…” 노크소리가 그의 사색을 끊어놓았다.
“녜, 들어오세요!”
노크하고 들어온 사람은 장만이였다.
“풋흐흐흐… 당신도 웃기시네요. 난 또 별 손님이 온 줄 알았잖아요?”
“허허허… 내가 별손님만 못하다 그 말이지?”
“그와 반대죠. 호호호… 어서와요, 저것 좀 봐요. 아름답죠? 방금 저 눈송이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 했는지 아세요?”
“그걸 누가 모를까베? 과거 생각 하고 미래 생각 하고 그랬겠지 뭐.”
“엉? 어떻게 아셨죠?”
“아니, 어떻게고 저떻게고 그런 생각 할 새 없소. 저 산동애들이 오늘 넬로 철거 하겠다는데 남길거요, 말거요?”
“당신 생각은 어떠세요? 물으나 마나 남기고 싶겠지? 원래 마음이 선비시니.”
“남기고는 싶지만 그건 아니요. 동무 구상대루 하오. 나도 다 가야 한다고 했소.”
“몇명이나 남으려 합디까?”
“일거리만 주면 다라도 남을거요. 일거리가 없이 잠자리만 있다면 남겠다는 자가 약 절반쯤 될거구 일자리나 잠자리가 없어도 그초막에서 겨울을 나겠다는 애들이 댓
되오. 산에가서 나무를 찍어다가 막 안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밥이나 해먹으면서 쉰명
이불을 나누어 깔고 덥고 하면 아무 문제 없다는거요. 진짜 백골부대란데.”
“그럼 아무말 말고 있다가 진짜 백골부대가 남으면 안배 합시다. 스물 다섯까지 시킬 일이 없어요. 다섯이면 문제 없지만. 몇십명이 모여서 일 없이 겨우내 먹고 놀기만 한다면 꼭 일이 날거얘요. 만일의 경우를 생각 해야죠. 결산은 다 해줬죠?”
“그렇소.”
“떠날 때 가는 사람들 한테만 백원씩만 더 줘요. 차에서 빵이라도 사 먹으라고요. 그러면 백골부대에서 탈출하는 변절자가 또 생길겁니다. 물론 다 가면 더욱 좋죠.”
“알겠소.”
“신애아빠, 그저 가실라구요?”
방 화는 돌아져 나가려는 장만이를 끌어 안았다. 그리고는 찐하게 키스 하였다.
“오늘 저녁이 관건의 관건이얘요. 안해의 성공을 축원 해줘요.”
“충심으로 축원하오! 동무는 꼭 성공 할거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동무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요. 힘 내오. 성공하고 돌아오는 날 온 밤 안아줄께.”
“거짓말 하기 없기얘요, 알았죠?”
장만이는 방 화를 가슴이 터질 지경으로 꼭 껴안았다가 놓고는 나갔다.
방 화는 요즘 양 병찬로인의 방에서 함께 자고 있다. 병찬로인의 병마와 판가리 싸움을 하려고 달려든 것이다. 방 화는 수선 그더러 담배를 끊으라고 권고 하였다. 병찬로인은 방 화의 말을 너무나도 잘 들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사령관의 말을 거역 하는자는 총살이라고 그이가 말 했다. 그러니 그는 거역 할 수 없었고 거역 할 리유도 없었다. 자기를 위해 귀여운 아녀자가 밤을 새우고 있다는 것을 그도 안다.
시립병원의 전면 검진을 받고 온 그날 밤부터 방 화는 비여있는 병찬로인의 옆침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는 병찬로인이 잠자는 모습과 습관을 관찰하고 있다. 이렇게 4일이 지났다. 규률을 찾아냈고 오늘밤 행동 개시의 시각이 닥쳐 온 것이다.
닷새날 밤, 양 병찬로인은 열시 정각에 숨을 고르롭게 쉬기 시작 하였다. 잠이 든 것이다. 방 화는 긴장한 마음으로 초조하게 시간을 기다렸다. 4일간의 통계를 보면 잠이 들었다가 두시간만이면 꼭꼭 깨여나 밖으로 뛰쳐나가고 돌격을 부른다. 캄캄한 방에서 복도의 불빛이 비쳐들어오는 쪽이 출입구라는 것을 알고 곧게 그리로 달려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복도에 불이 없고 반대로 창문쪽에 달빛이
훤하고 창턱이 낮다면 반드시 그리로 뛰여내릴 것이 아닌가? 방 화는 가슴이 섬찍 하였다.열한시 55분이 되였다. 양 병찬로인이 몸을 움찔거리고 입속으로 무어라고 웅얼 거리기 시작한다. 돌격전사가 소리지르며 몸을 일으킬 위기일발의 시각이다. 이것이 방 화가 기다려 온 시각이다. 방 화는 커다란 폭죽에 불을 달아 로인의 침대 밑에 던졌다. 그리고는 폭죽소리와 함께 창밖에 대고 권총을 련발 쏘며 목구멍이 터져라 “돌격!”을 웨쳤다. 난생 처음 쏘아보는 총이고 처음 웨쳐보는 돌격이였다.
방 화는 탄알 여덟발을 다 쏘아버리고 권총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맥 없이 그자리에 폭 꼬꾸라졌다. 그는 너무 긴장되고 너무 지쳤었다. 그것이 확 풀리며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맑은 정신으로 쓰러진 것이다.
“방사령관! 방사령관님! 깨여나시요, 놈들이 물러갔습니다! 우린 승리했습니다!”
양 병찬로인이 방 화를 안아 침대에 놓는데 로인들이 몰려들어오며 전등을 켰다.
“웬일이요? 대포소리는 뭐고 총소리는 뭐요?”
“우리 방사령관님께서 부상 당했소, 나를 엄호하다가 쓰러졌단 말이요!”
병찬로인은 언녕 정신이 맑아졌고 모든 사태를 똑똑히 보았다. 그는 의식적으로 연출 하고 있는 것이다. 로인들이 내려다 보는데서 방 화는 몸을 이르켰다.
“괜찮수? 방사장님!”
“괜찮아요. 보세요, 아무일 없잖아요?”
방 화는 두팔을 들어 굽혔다 폈다 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로인들은 뒤로 물러 서며 휴ㅡ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그들은 방 화가 이방에서 며칠을 보낸 것도 모르는 상태이다. 하여 여전히 의심은 풀리지 않았다.
“근데 웬 폭발소리가 그렇게 요란 했소?”
방 화는 침대 밑을 내려다 보았다. 로인들도 함께 내려다 보았다.
“폭죽이 아닌가? 양령감, 무슨 장난 한거요?”
“아니, 양할아버지가 한게 아니라 제가요, 저도 오늘부터 돌격전사가 됐어요.”
“양령감태기 한테 전염 됐수? 이거 야단 났네!”
“괜찮아요, 어르신님들 건너가 주무세요. 제가 전염 되여 죄송해요.”
로인들은 혀를 끌끌차며 자기네 방으로 돌아갔다.
“편히 주무세요, 총사령관님 놈들을 잡아 없앴으니 부사령관님 시름놓고 쉬겠네.”
문 복자로인이 방 화의 어깨를 도닥여주곤 돌아져 나갔다. 그는 방 화의 고심을 아는 듯 하였다. 방 화는 폭죽 종이부스러기를 쓸어 화장실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고는 전등을 껐다. 양 병찬로인은 침대에 앉아 물끄러미 창밖의 달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어서 쉬십시다.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마시고 마음을 온정 하시고 쉬세요. 놈들이 온대도 이 손녀사령관이 지켜드릴거라는 것만 믿으세요.”
“알았소, 놈들이 무리쳐 오는데 포소리가 울리고 총소리가 나니 놈들이 사라졌소. 하루밤에 한번씩만 오는거니 오늘 밤엔 안 올거요. 방사장도 시름놓고 자오.”
방 화는 자지 않고 연후의 상황을 관찰 하려 하였으나 너무도 피곤하여 병찬로인 먼저 잠들어버렸다. 병찬로인은 로친이 죽은 후로 여러해만에 처음 눈물을 흘렸다.
<오래 살다보니 이렇게 고마운 사람도 만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병찬로인은
썩 지나서야 잠이 들었다. 기상벨 소기가 울리는데 병찬로인은 일어나기가 싫어 몸만 뒤척이였다. 방 화는 침대에서 내려와 로인을 흔들었다.
“할아버지, 콩물 마셔야지요? 부사령원이 늦장 부려서야 되겠어요?”
양 병찬로인은 벌떡 일어나 불수강 컵을 들고 나갔다.
산동에서 온 농민공들은 다 돌아가고 넷이 남았다. 방 화는 그들을 낡은 집을 수리 해 둔 “청산리”에 들게 하였다. 호텔 공사장 초막에서 토막나무를 안아다 방부터 덥혔다. 물도 긷고 밥도 짓고 그들은 좋아서 야단이였다.
이날도 열시가 넘어서야 양 병찬로인은 잠자리에 들었다. 방 화도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잠 들어서는 아니 된다. 련 며칠을 양로인 대신 싸워줄 예산이다.
“근디 방사령관, 엊저녁 그 총은 뭐요? 어데서 났는가 말이요?”
“보셨어요? 그러니 일찍 깨셨네요. 공안국 친구한테서 빌려 온 거얘요. 전투놀이 할라믄 비슷하게 해야 재미지죠. 호호호… 안 그래요?”
“허허허… 그야 그렇지. 그럼 오늘 밤에도 쏠거여?”
“그럼요, 놈들이 오면 쏴야지요. 인젠 할아버지 머리속에 놈들이 나타날 때믄 난 알 수 있어요. 근데 제가 총 빌어왔단 말씀 어데가 하시믄 안 돼요. 비법이거든요.”
“알어, 내가 뭐 총사령관한테 해 되는 일 할까봐?”
양 병찬로인은 열시반에 숨을 고르롭게 쉬기 시작 하였다. 그러니 열두시 반까지 기다려야 했다. 방 화는 몰켜오는 잠을 물리치려고 대청으로 내려가 TV앞에 앉았다. 로인 몇이 연변TV 방송국의 “사랑이 뭐길래?”란 한국 드라마 재방송를 보고 있었다.
열두시 반이 십분을 앞두고 다가왔다. 방 화는 기척 없이 자기 침대로 돌아왔다. 양 병찬로인이 몸을 뒤틀기 시작하였다. 방 화는 창문을 데꺽 열고 총을 쏘며 돌격을 웨쳤다. 두발 쏘았을 때 “사격정지!”하고 양 병찬로인이 웨쳤다.
“그만 쏘아도 되오, 첫방에 놈들이 다 없어졌어. 탄알을 아껴야지. 휴ㅡ”
“잠 다깨셨어요? 또 안 올까요?”
“안 올거야, 인젠 자자. 이까짓 늙은이 때문에 방사장이 몸살 나겠다.”
두번째 날이라 옆방의 로인들도 아무일 없은 듯 건너오지도 않고 잠깐 깨였다가 돌아누워 다시 잠들어버렸다. 방 화와 양 병찬로인도 인츰 잠들었다. 세번째 날 밤엔 총을 쏘려다가 침대위에 버리고는 병찬로인의 귀에대고 손벽을 치며 돌격만 웨쳤다. 병찬로인은 힘겹게 잠을 깨였다. 잠을 완전히 깨려고 일 없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왔다. 네번째 날 밤에도 다섯번째 날 밤에도 일주일간을 그렇게 했다. 잠들었다가 두시간 후 적들무리가 나타나는 환각이 올 때 깨여났다가 다시 자는 것이 방법인데 곁에서 누가 깨워주지 않고도 깨여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방 화는 감히 멈추지 못하고 일주일을 더 그렇게 하였다. 보름 되는 날 방 화는 깨워주지 않기로 큰 마음 먹고 지켜보기로 하였다. 진짜로 승전이냐 패전이냐는 오늘 밤에 걸려 있었다.
양 병찬로인은 열시십분에 숨을 고르롭게 쉬기 시작 하였다. 방 화는 대청에서 시간을 보내고 올라왔다. 방 화에게 있어서 숨 막힌 시각이 닥쳐왔다.
0시 7분이다. 병찬로인이 몸을 뒤틀고 웅얼거린다. 방 화는 “돌격!”을 소리 높이 웨쳐주고 싶었다. 양로인이 놈들 포위 속에서 모대끼고 있다는걸 그는 안다. 방 화는
참았다. 1분… 2분… 3분… 5분이 흘러갔다. 병찬로인이 벌떠덕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방 화는 보이지 않는 그의 뒤면 창가에 섰다. 병찬로인이 침대에서 내리지만 말기를 빌며 방 화는 입술을 깨물고 숨죽이고 서있다. 또 일분 일분 시간이 흘렀다. 약 3분이 흘렀을 때 양 병찬로인은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 문가로 다가갔다. 보름전 같으면 이렇지 않고 화닥닥 일어나 소리지르며 복도로 뛰쳐 나갔을 것이다. 양로인은 문가의 스위치를 눌렀다. 방안이 밝아졌다. 그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 깊숙한 주름살 골골이 눈물이 고였다. 방 화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은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였다. 그들은 한발 두발 간격을 좁혔다. 병찬로인이 푹 하고 무릎을 굽혔다. 방 화는 한발 뛰여가 머리를 숙이려는 양로인을 끌어 안아 이르켰다.
“할아버지, 왜 이러세요? 어서 일어나요! 어서요!”
“방사장, 고마워. 고목에도 꽃이 핀다더니 날 두고 한 소리구나. 고마워. 나는 아들 딸 하나두 없는데 방사장 내 딸 해줬으면 좋으련만…”
“아버지! 딸이 올리는 인사 받으세요!”
이번에는 방 화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부쳤다.
“오냐, 내 딸아. 나이 팔순에 딸을 얻고 병도 떼고… 좀 일찍 만났더면 우리노친 내 건강한 모습도 보고 고운딸 얼굴도 좀 보구 죽었을건데… 잉잉잉…”
견강한 로전사는 어린애처럼 울었다.
그날 아침 콩물 마실 때 양 병찬로인은 소리쳐 자랑했다.
“나 오늘부터 사장님 아부지다! …하, 이 할망구들 못 알아먹었나? 축하 해줄줄도 몰라? 나, 아니, 방사장님 오늘부터 나의 양딸이란 말이다! 그리구 인젠 밤중에 너들 안 깨운다. 내딸이 날 대신해서 놈들을 싹 검질해 치웠다. 내가 밤중에 돌격부르면서 너들 깨우는 일 반달이나 거둬 치웠잖아?”
“그러니 재미 없어졌잖아, 돌격 그냥 할거지. 흐흐흐…”
“나두 같이 돌격 할라 했었는데 총사령관 땜에 나떨어지고 말았네. 호호호…”
“방사장님이 어디 니 혼자 딸이야? 언녕부터 우리 맘속의 딸이잖아?”
할머니들이 롱담을 걸어왔다.
방 화는 사흘을 더 지켜본 후 시름을 놓고 양 병찬로인의 방을 떠났다.
많은 병원, 많은 의사들이 고칠 수 없었던 질환을 방 화가 뗐다. 이는 의료과학이 아니라 사랑과학이고 사랑료법이다. “사랑료법”이 병찬로인의 돌격증을 근치 한 것은 수많은 사랑료법 성공 사례중 한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사랑으로 불치지증을 고치고 생명을 되찾는 일을 사람들은 많이 보아왔다. 사랑이 뭐길래 이같이 큰 힘과 지혜가 있는지 모른다.
며칠 후, 양 병찬로인은 연길에 있는 친구가 생일 쇠는데 꼭 가야 한다며 당면을 싣고 나가는 동주의 트럭에 앉았다. 그는 연길에 가서 내릴념을 하지 않고 말 했다.
“조부장이, 자네 일 다 보고 갈 때 나 같이 금점 좀 들리세. 친구 생일에 온 것이 아니고 딸 한테 물건 하나 사 줄라고 그러는데 도와주오. 그러니 먼저 공가일 보세.”
“그래요? 그럼 무역공사에 가서 물건을 인츰 부리워버리고 금점에 갑시다.”
양 병찬로인에겐 담배 사 피우고 남은 돈을 모아 둔 것이 몇천원 있었다. 그는
방 화에게 례물을 사주고 싶어 연길에 따라 온 것이였다. 돈 쓸 곳이 생겨서 그는 좋았다. 칠천여원을 주고 작은 보석이 박힌 금목걸이를 샀다.
방 화는 그 귀중한 례물을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없는 딱한 처지였으나 내색 없이 백번 사례하고 기쁜 얼굴로 받았다. 받지 않으면 부녀지간이 아니라고 양로인은 실망 할 것이다. 방 화가 사양치 않고 기꺼이 받으니 양아버지는 얼마나 기뻐하는지 형용 할 수가 없었다. 방 화에겐 자기가 절로 산 장신구는 한가지도 없었다. 원래 그는 겉 치장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방 화는 “청산리”에 남은 농민공들에게 입쌀 네주머니를 사다주고 돼지고기와 당면도 가져다주었다. “청산리”에 든지 나흗 날 방 화는 그들을 사무실로 불렀다.
“먼저 통성명부터 할까요? 내 이름은 방 화이고 알겠지만 이회사의 책임잡니다.”
“우리게 집을 안배 해주고 쌀이랑 고기랑 보내주어 감사하다는 말 먼저 할께요.
제 이름은 진 영복이구 서른살입니다. 리 련길이와 한마을에 살구요. 우리 넷 다 한마을입니다. 이애는 스물 여섯살 내 친동생이구 영걸이라 부르구요, 그담 분은 왕 충상이라 부르는데 나보다 세살 위구요, 마지막 친구는 나보다 두살 아래, 방 승화라 부릅니다. 사장님하구 한성치지요. 아무튼 우리 욕심에 이렇게 남았는데 신세 지어 미안합니다. 일을 시킨다면 우리는 무상으로라도 해드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혈기 차넘치는 끌끌한 청년들이니 참 좋군요. 모두 장가 들었어요?”
“아니요. 왕형 혼자만 결혼 했습니다. 나는 결혼 할 여자친구가 있는데 이 두 동생은 행방이 없습니다. 허허허… 아직 어리니깐요.”
“스물여섯 스물여덟이 어려요? 아니죠. 아무튼 돈 많이 벌고 좋은 장가 들기를 바라겠습니다. 동무들은 무슨 기술들이 있습니까?”
“저 왕 충상형은 목수기술이 높습니다. 저하구 승화는 벽돌쌓기구요, 제동생은 력공입니다. 별 재간은 없지만 우리는 뭐나 빨리 배워서 잘 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만나자고 한건 다름 아니라 여기에 체류하는 기간 본인의 안전에 조심하고 또 비법적 일에 끼여들지 말고 말썽 없이 겨울을 나자는 것입니다. 잘 할 줄 믿으면서도 여기 책임자로서 응당 한마디 충고는 해야겠다고 생각 한거죠.”
“방사장님, 안심 하셔도 됩니다. 저도 부대에가 입당하고 조직생활을 여러해 한 놈입니다. 방사장님을 도우면 도왔지 해되는 일은 절대 없을겁니다.”
여전히 진 영복이 대답하였다. 나머지 셋은 입도 한번 뻥긋하지 않았다.
“좋아요, 헌데 세분의 의향은 어떠한지 한마디 말도 없으니 갑갑하군요.”
“우리 다 영복형의 대답과 같습니다. 우리는 영복형을 대장으로 선거 했습니다.”
“오, 알겠어요. 진대장 수고 많이 해야겠군요. 내가 일거리를 하나 잡아줄터인데 할 수 있겠는가 토론 해봐요. 왕쓰푸, 이것이 도면인데 뭔가 보시요.”
왕 충상이 일어나 방 화의 책상위에 놓인 도면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한동안 뜯어보았다. 그리고는 진 영복에게 넘겨주었다.
“방사장님, 하나에 얼마씩입니까?”
“재료값과 비용을 다 제하면 수공비 8원이 남는다고 합니다. 무슨 물건입니까?”
“꿀벌통입니다. 제가 만들어봤거든요. 쉬워요.”
“8원이면 회사에서 4원 동무들이 4원 절반씩 나눠야 합니다. 회사에서 목재도 사다주고 자리도 안배 하고 할 것입니다. 하루에 4-5십개씩 만들 수 있어요? 그래야 한사람이 4-5십원씩 벌 수 있을텐데요.”
“십원벌이라도 해야죠. 회사에 지장이 없다면요. 심려 해주어 감사합니다.”
“벌지 못 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잘 예산 해야 하고 질량은 우리 기술부에서 검사 할거구요. 한국으로 나가는 물건입니다. 그러니 차도가 없어야죠. 전기톱과 전기대패가 안장되여 있는 교실에 난로를 놓으세요. 창문에 비닐박막을 대고요.”
열흘간 준비를 하고 재료를 사는 사이 방 화는 남북무역회사 김 현철이네와 판매 계약을 맺고 생산에 투입 시켰다. 넉달간 꾸준히 하여 한사람이 5천여원씩 벌었다. 그러니 회사에도 2만원이 남았다는 뜻이다.
양 병찬로인이 “야간돌격”을 멈춘지가 달포 되는 때였다. 방 화는 시내로 일보러 갔다가 우연하게 “로년병 전문의ㅡ방 승권 진료소”란 간판을 보고 초빙 할 마음으로 찾아 들어갔다. 헌데 로년 환자들이 꽉 차고 넘쳐 방의사의 앞으로 접근하기 조차 힘 들었다. 하는 수 없이 볼일들을 보고 퇴근시간을 기다려 다시 찾아 들어갔다. 방 화는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 방의사에게 명함장을 건늬며 인사 드리고 부근의 한 한식점으로 초대 하였다. 음식이 오르고 식사를 시작 하기전 방의사가 참지 못 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방사장동무, 필경 말 떼기가 힘 든 사연이 있는 듯 한데 말씀 해보오. 아무래도 말 해얄게 아니겠소? 이 음식들이 감사한데 영문도 모르고 수저를 들 수야 없잖소? 같은 방가라서 어쩐지 내 딸 같은 마음이 드는데 미안 할게 없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는데, 부모님께서 어디 편찬으시우?”
“감사해요, 방선생님. 제가 양로원을 꾸려 로인님들을 사십여명 모시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의사로 초빙하고 싶어 찾아 온겁니다. 낮에 들렸다가 환자들이 너무 많기에 나갔다가 다시 왔는데요, 제가 선생님을 모셔가면 그많은 환자들은 어쩌고 또 선생님 수입은 어쩌고 근심뿐입니다. 아무런 결론도 짓지 못한채 선생님과 음식이라도 한끼 쓰고 싶어 이렇게 앉게 된 것입니다. 저도 같음 방씨라서 그런지 더 다정스럽고 믿어 지고 그러네요. 그래서 되지도 않을 소리를 이렇게 했어요. 용서 하세요.”
“방씨는 온양으로 일본이라오. 그러니 우리는 원래 한집안인 것이요. 그런데 참 미안하구만, 사장동무의 말씀대로 나는 많은 환자들을 위해 복무 해야 하구 돈도 벌어야 하오. 애들 셋이나 있는데 집이라도 하나씩 사주어야 할게 아니겠소? 출근 할 때는 생활비나 벌고 돈을 모을 수 없었소. 진료소를 꾸린지 반년 되는데 월 평균 약 십만원씩 벌고 있소. 그러니 내가 어델 갈 수 있겠소? 그 갑수동, 남포 서쪽골에 썩 올라가 있는거 나도 아는데 거 가깝기나 하다믄 내가 띄염띄염 찾아가서 진찰이라도 해드리겠는데 너무 멀거든. 참으로 미안 한데 조카 량해 해주우.”
“삼촌! 제가 미안하죠. 제가 욕심에 허튼 생각을 한거얘요. 앞으로 우리로인님들 제가 모시고 와 선생님께 문진 받겠습니다. 오늘 집체로 꽈호 한걸로 해줘요. 호호호… 전 이렇게 렴치 불문이얘요, 우리삼촌! 그리구 석달전에 시립병원에 로인님들을 모시고 가서 전면 검진을 받았어요. 이제 그 진료당안도 그대로 찾아다.
삼촌께 맡기렵니다. 우리는 병 보일 때마다 삼촌께 보수를 드릴거구요.”
방 화는 자기 욕심만 챙길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한달에 십만원이라는 고금으로 초빙 할 수도 없는 사연이였다. 방의사의 말씀대로 거리나 가까웠으면 얼마나 좋으랴 싶었다. 로인들의 질환은 일단 튀여나면 치료하기가 힘들다. 그러니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해야하고 예방에 특히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 그렇다고 매일 로인님들을 몇명씩 싣고 새내로 뛸 수도 없는 일이다.
방 화는 고민하던 끝에 부사령관 양 병찬을 찾아갔다.
“아버님, 저 거기 중의원 있잖아요, 방 승권 선생님 아세요?”
“엉? 친척인가? 옛날에 중의원에 가면 그냥 그선생만 찾았었어. 로인병 전문이구 의술이 높구 의덕이 최고인 사람이여. 내병은 못 뗐지만. 근데 인젠 투이쓔 했어.”
“투이쓔 하시구 진료소 꾸렸는데 바쁘시다네요. 여기에 오셨으면 좋겠는데요.”
“음, 오시믄 정말 좋은데. 내 한번 찾아가 만나볼까? 되진 않겠지만은.”
“그러시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낼 오후 저 함께 가요. 될 수 있으믄 좋겠지만 안 되셔도 별 수 없죠. 그러믄 다른 의사분 찾아야죠.”
이튿날 오후 퇴근시간을 맞추어 방 화는 병찬로인을 방 승권 병원에 들여보냈다. 마지막 환자를 보고 있던 방 승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어? 이거 누구십니까? 어르신! 저세상 가신줄로 알고 가슴 아팠었는데 되려 젊어 지시다니! 하하하… 장가라도 드신게 아니십니까?”
“엑끼 이사람! 빨리 환자분이나 보게. 자넨 그새 머리까지 다 희였구만, 그래.”
방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을 써주고 약방으로 보내고나서 다시 일어나 양 병찬의 손을 잡아 환자가 앉았던 걸상에 앉혔다. 그리고는 진맥 하려고 병찬로인의 오른쪽 손목을 더듬었다. 무조건 병 보이러 온 것이라 생각한 그였다.
“여보게, 자네 방 화 사장님을 아나? 갑수동에.”
“예? 방사장? 엊그제 저녁밥까지 함께 먹었는데요. 오ㅡ방사장이 보내 오셨군요. 꽈호비 아끼시려구요? 하하하… 저는 원래 꽈호비 안 받아요.”
“이사람 방의사, 이늙은이가 방사장을 대신해서 자네를 모시러 온거라네. 병치료 온 줄 알어? 나 병 없어! 옛날 양영감인 줄 아오?”
“어르신님 그 고질을 고쳤단 말씀입니까? 누가요? 어떻게요?”
“당신들 고급의사가 못고쳐 골머리 앓던 내병을 방사장이 떼준거여. 방 화갸가. 믿기질 않지? 석달전 우리 늙은이들이 시립병원에 검진을 왔었는데 방 화는 박원장 앞에 무릎까지 꿇고 빌어서 우리네 치료까지 받게 하였다네. 그앤 이렇게 우리네들만 생각한다오. 그러니 방의사는 그애의 고마운 마음 리해 해주고 조금 고려 해주게나. 내가 주책 없는 소리 하는줄 아네. 그앤 자네한테 미안하여 감히 사정의 말 한마디도 못 하겠다고 하더구만. 나는 그애의 소원 풀어주고 싶어 찾아 온거라네. 미안하이.”
“어르신님, 그마음 충분히 리해가 갑니다만 무턱대고 돼요 안 돼요 대답 드리긴 힘드네요. 저도 방법을 좀 연구 해봐야지요. 그건 그런데 어르신님의 질환은 무슨 약으로 근치 하셨어요? 중약인가요, 서약인가요? 어떤 민간료법인가요?”
“심약이라던가? 헌데 그건 방 화의 밀방이니 함부로 불면 안되지. 또 잘 알지도
못하는거고. 그애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정 알고 싶거든 직접 물어보게나.”
“예? 함께 왔습니까? 왜 들어오지 않고요.”
방 승권의사는 급급히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승용차에 앉아 줄곧 병원 출입구만 지켜보고 있던 방 화가 먼저 방의사를 발견하고 차에서 내려 머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삼촌! 저 렴치도 없이 또 왔네요.”
“허참참, 들어왔어야지, 방사장 방의사를 나쁜사람 만드는구만. 허허허…”
“호호호… 죄송 합니다. 또 찾아 온다는게 너무도 죄송해서요. 퇴근 안 하셔요? 함께 식사 하러 가십시다.”
“그러지, 오늘저녁엔 내가 살거요.”
그들은 또 그한식점으로 왔다. 방의사는 메뉴카드를 번지며 음식을 주문 하였다.
“방사장, 이 양어르신 질환을 근치 한 밀방을 나한테 팔면 안 될까? 그건 정말로 의난병이였는데. 얼마나 많은 명의들이 투항하고 말았다고.”
“호호호…삼촌도. 밀방은 무슨 밀방이게요. 우리아버님 견강하시기에 나은거죠.”
“아가야, 방의사 사겠다고 하잖냐? 이천만원쯤 불러. 그래서 안 사면 말고. 아니, 삼촌이라 불렀으니 면목을 봐서 방의사 진료소와 맞바꾸면 어떻겄냐? 흥흥흥…”
“호호호… 아버님도. 삼촌, 전 의학 한푼어치도 몰라요. 약 한첩 안 썼어요…”
“아니지, 심약 있잖아? 사랑약 백첩이나 썼잖아? 그래서 나은거잖아?”
“사향약이요? 오! 사향이라, 도리가 있소!”
“삼촌, 잘 못 들으셨어요. 사향이 아니라 사랑이라 하셨습니다. 약 안 썼다니깐요. 아버님께서 지어낸 사랑약이란 사랑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래서 심약이라 하시구요.”
“사랑의 마음으로 어떤 조치를 취했기에 그런 질환을 물리칠 수 있었소?”
방 화는 한달 남짓이 밤을 새우며 관찰하고 제시간에 대신 소리쳐 깨워드리고 결국엔 절로 몽중에서 깨여나고 소리 지르지 않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였다.
“삼촌, 저의 이방법이 같은 질환으로 고생 하시는 다른 환자들한테도 적용이 되였으면 좋겠어요. 전 환자가 없어 할 수 없으니 삼촌께서 림상실험 해보세요.”
“고맙소, 사랑료법이라는 만능 특효약이 효험을 본 것이 맞소. 많은 의사들은 그 약을 모르고 있는거요. 나도 그렇고. 앞으로 꼭 그런 환자를 만나면 사용 하겠소.”
“방의사, 우리딸의 밀방을 공짜로 갈취 할 생각은 아닐테지유?”
“방사장의 사랑료법은 나의 눈과 마음도 밝혀주었습니다. 삼일 후면 일요일이죠? 매주 일요일마다 제가 그리로 무료봉사 문진을 가겠습니다. 맥을 짚어보고 처방을 쓰면 양로원 복무원이 알약 같은걸 사다 대접하면 될겁니다. 초약 같은건 제가 지어 가도록 하지요. 돈 주고 산 것이니 공짜로 드릴 수는 없구요. 원가로 드리겠습니다. 진료소 문에 건 ‘일요일 휴식 안 합니다’라는 패쪽을 ‘일요일 휴식 합니다’로 고쳐만 놓으면 모든 수속은 끝나는 겁니다. 개체 영업의 우월성이지요. 일요일마다 열서넛씩 진맥 하면 한달에 한순배 다 볼 수 있는겁니다. 한달에 한번씩 검사 하면 돼요.”
“감사 합니다! 삼촌, 정말 감사 합니다! 삼촌 로임은 어떻게 하죠?”
“무료봉사라고 말 한것 같은데. 점심이나 한때 먹여주면 되겠소. 그리구 내가 되려 조카의 사랑이란 심약에 감사 해야지. 나도 륙십평생 좋은 사람, 남에게 유익한
사람이 되기에 힘쓰고 의술을 배우면서 의덕을 높이기에 힘써왔지만 어림도 없구만. 시립병원의 로인들 진료당안을 찾아오오. 내가 그당안을 계속 써 내려갈테니깐.”
방 승권의사는 일요일마다 자가용을 몰고 어김 없이 양로원에 찾아와 로인들의 맥을 짚어보고 모병이 발견 되는 족족 처방을 떼주었다. 시간이 나는대로 촌민들과 회사 직공들의 병도 봐주고 로인들의 보건 강좌도 해주었다.
그이도 실제로 “사랑료법”이란 새로운 의술을 림상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고기돼지 생산 3만마리 이상, 당면 생산 3백톤 이상, 계획대로 완성
하였고 도토리 전분도 20돈을 생산 하여 전해보다 다섯돈을 더 내였다. 생산 일선의 직공들은 모두 만원 좌우로 지표 초과 완성 장려금을 타고 제2선의 사무 일군들도 일선일군들의 평균 수준으로 만원씩 탔다. 양돈업에서 순리윤 3백 55만원을 벌었고 도토리 전분에서 25만원을 벌고 당면에서 30만원을 벌고 갑수동 흥농표 약수물이 10만원을 벌었다. 방 화에게 2백만원을 주고 양로원과 단층 주택 열채를 회사의 공유재산으로 사들였다. 50만원을 확대생산 류동자금에 보태고 백 60만원을 주주들이 분홍 하였다. 한주에 200원씩 차려졌다. 주권이 2천 5백장인 방 화는 50만원을 타고 주권이 백장인 리 영섭은 2만원을 탔다.
방 화는 호텔 건설에 6-7백만원을 투자 하고 휴가촌 건설에 2백만원, 골프장과 스키장에 백50만원을 투자 할 예정인데 이것은 송자의 재산으로 걸어두고 회사에서 맡아 경영 할 타산이다. 천만원 넘는 투자를 회사에 부담 시킬순 없는 것이다.
07년의 땅이 녹자 남방에서 잔디풀 세트럭을 사다가 골프장 곳곳에 옮겼다. 보기 좋은 소나무도 사다 심고 모래구덩이도 만들었다. 트럭 석대가 북경에가 양설기(눈 만들어 날리는 기계) 두대를 사고 골프차도 한대 샀다. 골프장의 구덩이들에 눈을 다져 넣고 겨울이면 썰매장과 스키장으로 되는 것이다.
전해에 시공하던 농민공들이 다시 와서 호텔 벽을 쌓는데 콩크리트 기둥 사이에 창문을 달며 메우는 일이라서 한달도 안되여 완공 되였다. 실내와 실외를 장식 하고 내부 장비를 사 들이면 사용에 교부된다. 절반 인원이 호텔 장식에 붙고 절반 인원은 휴가촌 건설에 투입 되였다. 두개그룹은 비기기를 하며 일손을 다그쳤다.
휴가촌 건설 도면은 박 창범 총공정사가 띠염띠염 일년 넘는 기간을 두고 그린 것이다. 관광 고찰을 나갔을 때 찍은 사진과 그린 초도를 참조 하고 광범히 의견을 청취 하며 고치고 또 고쳤다. 큰배고 어구로부터 북으로 올려 짓기 시작하여 첫 해에 얼마를 지으면 얼마로 하고 그후로 아무때건 이어 지을 수 있게 된다. 건축등발가설 전문용으로 쓰던 겁질 벗긴 열트럭 락엽송으로 층계와 구름다리를 만들고 귀틀집도 여러채 지었다. 외벽도 지붕도 어간벽과 바닥도 전부 반반한 락엽송이고 실내의 침대나 탁상 걸상도 모두 반들반들 기름칠을 한 노오란 락엽송이다. 전부 홍송과 미인송 널판자로 지은 집도 있고 가둑나무 토막으로 촘촘히 벽을 쌓고 가둑나무 쪼박으로 빽빽이 지붕을 인 집도 있다. 방마다 스팀 방열기가 숨겨져 있고 벽난로도 만들어져 있기에 열 단절을 잘 하는 나무벽, 나무지붕 가옥은 겨울철에는 후끈후끈 하고 여름철에는 서늘하며 방안엔 싱긋한 나무 향기가 사시절 그윽 하다.
첩첩 산봉 밑에 올망졸망 들어앉은 나무 집들은 장백산의 원시림을 연상시키고
완정한 생태 환경이 선사하는 인간의 지상락원을 감미하게 한다. 누구라도 피끗 보면 들리고 싶고 들리면 묵고 싶게 하는, 또한 한번 묵으면 다시 와보고 싶게 하는 그런 디자이너이다. 나무집들 중에는 호텔에서 식사 하고 주숙만 하게 한 것도 있고 쌀, 남새, 기름, 간장까지 다 갖춰놓은 자취방도 있다.
회사 앞 길로 여름 유람철이면 하루에 너덧대의 관광뻐스가 올라가고 내려간다.
06년까지는 이곳에 “흥농실업”이라는 기업이 앉아 있구나 하고 관광객들은 생각하며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새해 08년도 부터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려보지 않고서는
지나쳐버릴 수 없게 할 것이다. 갑수동 흥농 실업 유한회사라는 커다란 금빛 립체식 글자가 호텔의 지붕위에 우뚝 설 것이고 그아래에 호텔, 휴가촌, 골프라는 간판이 관광객들의 시야를 뚫고 마음을 움켜잡아 당길 것이다. 물론 겨울엔 골프라는 글이 스키-썰매라는 글로 바뀌여 백두산 스키장으로 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걸음을 멈추게 할 것이다. 백두산의 대형 스키장보다 갑수동의 소형 스키장에서 하루를 즐기려는 초보자들이나 어린이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 된다.
향마을로부터 올라오면서 갑수동까지 산굽이마다 흥농실업의 커다란 광고판을 세운다. 큰 채색TV형광막 화면이 바뀌듯이 한굽이 돌아서면 한가지 내용씩 바뀌며 사람들로 하여금 갑수동에 대해 충분한 호기심을 품게끔 홍보 할 것이다.
방 화는 각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 해나가고 있었다.
장만이가 일년전에 모아놓은 나무뿌리들이 단단하게 잘 말랐다. 큰 비가 오는 날 휴가촌 공정대가 문밖의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장만이는 그들을 불러다 나무뿌리의 겁질을 벗기게 하였다. 겁질만 벗겨놓으면 장만이가 그 형체를 보며 디자이너 하고 조각 할 것이다. 그리고 기름만 발라놓으면 훌륭한 공예미술품으로 된다.
호텔이 문을 열면 대청 한켠에 진렬장을 하고 장만이의 수근(树根) 공예품과 정 강 할아버지의 수지(树枝)공예품이 배렬 될 것이고 백석조각 공예품도 나올 것이다.
강 석범은 봄부터 철갑산 흰돌로 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제멋대로 생겨먹은 백석 한밀차를 물속에서 돌아가는 륙각 쇠통에 부어넣고 반날 남짓 전동기로 굴려주면 인조 조약돌이 된다. 그 조약돌들은 크기나 모양새가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그돌에 복자도 새기고, 쥐, 소, 범… 열두개 띠의 짐승 이름도 새기고, “무한한 풍광은 험한 봉에 있느니라!”는 모 택동의 시사도 새기고, “장백산 아래 제일촌ㅡ갑수동” 이라고도 새기고… 아무튼 할 것이 많다. 글을 새긴 후 기름칠을 하면 진짜 조약돌 보담도 더 반짝반짝 광택이 나고 아름답다. 한쪽 귀에 금강석 드릴로 구멍을 뚫고 고운 끈을 달아주면 한가지 공예품이 완성이다. 강 석범은 백석으로 열두가지 짐승도 새기고 보살님도 새기고 삼국연의나 수호전의 영웅호걸도 새기고 모 택동도 새겼다.
누구나 보면 갖고 싶게 하는 물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문방 사보중의 하나인 벼루이다. 좀 작은 것은 손바닥만큼 하고 좀 큰 것은 손바닥 두개만큼 하다. 밑바닥엔 “장백산ㅡ갑수동”이라 새겼고 웃면 먹판은 백두산 천지 모양으로 조각 했다. 천지에 붓을 담궈 글을 쓴다고 눈을 감고 상상 하면 아마 글은 절로 될 것이다. 갑수동표 벼류는 붓글씨를 쓰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한번 쥐면 놓기가 아쉽게 하는 장백산의 명물로 뜰 것이고 갑수동을 전국, 나아가서는 세계가 알도록 할 것이다.
명품의 근본은 가공 기술과 디자이너도 중요 하지만 수선적인것, 근본적인 것은 원자재이다. 철갑산의 백석이 석범이한테 길을 열어준 것이다. 원래는 소배고쪽으로 흙층을 벗겨버린 후 로출된 백석을 깎아 호텔로 올라가는 인행도 층층계를 만들려고 방 화가 석공인 강 석범을 감자 세척일에서 떼여다 안배 하였는데 층층계 일을 시작 해놓고는 돌로 돈을 만드는 디자이너를 착안 해낸 것이다. 돌층계를 깎아만드는 일은 제자 둘을 불러 시키고 석범이는 기술 지도만 하며 자기일을 하고 있다.
광산자원 개발 관리국에 가서 신청하고 비준을 받아야 돌을 캐 쓸 수있다고 하여
방 화는 광개국으로 찾아갔다. 산을 허물지 않는 이상 신청이고 비준이고 다 필요 없다고 광개국에서 말하나 방 화는 기어이 비준 도장을 받아왔다.
방 화네는 산을 허물 필요가 없었다. 층층계를 만들면서 톱으로 베여낸 돌로만도 십년은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무청사 일층 맨 서쪽칸이 그들 세사람의 작업실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손 재주를 발휘 하여 열심히 일 하고 있고 구경 하는 사람들은 모두 탄복한다. 정로인이 싸리나무와 버드나무 가지로 결은 손바닥 만큼한 달구지를 강 석범이 조각한 흰색 돌소한테 메워놓고 수레 위에 한손으론 대통을 입에 가져다 대고 한손에 회초리를 휘둘러 소를 모는 장만의 수근인을 앉혀놓은 조합 공예품은 절묘하기로 말이 아니다.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