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화는 5만원을 들여 갑수동 큰길가에 광고판을 세웠다. “08년 7월 12일 10시 개업”이라는 것이 중점이다. 6월 한달간 여러곳의 TV화면에도 광고를 냈다. 광고 화면은 실로 아름다웠다. 물론 실물은 더욱 아름답지만 말이다. 광고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들을라치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꼭 와보고 싶도록 마음을 잡아당긴다.
해연이가 휴가촌 촌장직을 겸하고 방 숙이를 송자호텔의 총경리로 안배 했다. 방 숙이는 호텔과 휴가촌 복무원 십여명을 모집하여 고운 한복을 입혀가지고 연길에 있는 큰 호텔에가 한달간 견습훈련을 시켰다.
골프스키장 총경리는 청산이한테 맡겼다. 산옥이는 아기를 낳고 넉달만인 개업식 달포전에 회사로 돌아와 청산의 조수로 일 안배를 받았다. 골프장에 일이 없을 때엔 여전히 강 석범과 김 장만의 제자이다. 그들 부부도 임무를 맡은 후 연길 골프장에 가서 주숙하면서 6월 한달간 견습 하였다.
조직구성과 모든 준비가 끝나고 7월12일만 기다렸다. 방 화는 륙 학명네 부부와 여 수군네 부부에게 청첩장을 보내고 송자와 젬스도 청하였다. 생각지 않은 여빈이도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 송자가 동사장이므로 그는 반드시 와야 하고 대회 발언도 해야 한다. 동사장의 발언 원고는 설아에게 맡겼다. 그날 중한미 삼국어로 발언 할 것이다. 원래 영어는 불필요한 것인데 송자의 시부모가 보디가드와 헬기 조종사를 데리고 온다는 것이다. 젬스 부친의 헬긴 세계각국에 널려 있었다. 창만이는 옥상에 헬기가 내리도록 붉은 뼁끼로 큰 원을 그리고 그안에 붉은 “工”자를 새겨놓았다.
방 화는 유부시장도 청하고 윤국장도 청하고 향간부들과 전 향의 촌장들까지 다 청하였다. 물론 박 경산과 김 병국도 청하고 박 동규 사장과 김 현철 사장도 청했다. TV방송국 기자들과 신문사 기자들도 방 화의 통지를 받고 왔다.
을봉이네 부부는 자기네가 하루라도 일을 안 하면 채농들이 남새를 팔지 못하여 손해가 크다면서 죄송 한대로 대회엔 못 오고 겨울 방학 때에 아이들과 함께 놀러 오겠다고 하였다. 을봉이 형님 갑봉이는 신문사를 대표하여 참석 하였다.
송자는 헬기에서 날로 커져가는 연길을 내려다 보았고 거울 같은 백두산 천지를 내려다 보았으며 울울창창한 장백림해를 내려다 보았다. 고향 산천의 아름다움과 웅위로움을 뼈속으로 느끼며 가슴이 벅찼다.
방 화는 대형 불도젤 한대를 사 호텔 앞뒤 마당 거북이 등거리에 덮인 한뼘 되는 표면의 흙을 동쪽으로 반반하게 밀어갔다.
그러니 큰배고가 평지로 되여버렸다. 샘물은 지하에 묻은 비닐관을 거쳐 휴가촌, 호텔, 사무청사, 약수물공장, 양로원, 아파트와 주민구에 공급 되고 큰 비가 올 때
뒤산에 모여지는 골물과 샘물의 여남은 작은 자연못을 이루었다가 거북이 꽁지부분
골프장의 남쪽 변두리를 지나 소배고로 건너가 흘러내린다. 말라있던 소배고에 물이 흐르고 물판이던 큰배고는 평지로 변해 휴가촌 토막나무집들의 마당으로 되였다.
마당 주위에 스포츠 운동기구와 오락기구들을 사다 설치 해놓고 가운데엔 로천 극장을 세웠다. 네기둥에 기와 지붕만 얹은 락엽송 무대와 5-6백명이 앉을 수 있는 넓직한 관람석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동쪽으로 경사진 세멘트 바닥에 락엽송으로 줄줄이 고정 해놓은 낮은 걸상에 앉아 무대지붕 위로 넘겨다 보면 큰배고 동산 서쪽 비탈에 층층이 올려지은 나무집들이 관중석을 빤히 내려다 본다.
칠월 십이일 아침 일찍부터 무대 네면에 막을 걸고 채색 테프를 늘이며 사람들이 분주히 돌고 있다. 오후에 경축공연을 하려고 시와 주의 가수들을 청해오고 주내에서 유명한 코미디언들도 많이 청해왔다. 주에서 한차, 시에서 한차, 두대뻐스의 연원들이 왔다. 그들은 이같은 두메산골 마을에 이같이 멋진 무대가 있는줄을 미처 몰랐다. 그래서 무척이나 흥 난 모양이다. 흥 난 것은 그때문 뿐만이 아니다. 연출 하여 돈을 푸짐히 벌 수 있고 또 아름다운 고장에 유람이라도 온 기분이다.
연원들은 호텔 매장을 돌면서 서로 비기기나 하는 듯 누구나 모두 관광 기념품을 한두가지씩 샀다. 나무뿌리 조각품과 돌 조각품들을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사고 여자들은 깜찍한 싸리나무 바구니를 많이 샀다. 화장대에 놓고 화장품을 담거나 객실 차탁 위에 놓고 사탕이나 해바라기씨를 담아놓으면 너무도 고울 것이라 한다.
로천극장 남쪽으로 나가 락엽송으로 구불구불한 공중복도를 설치하여 나무집들과 호텔 사이를 이어놓았다. 공중복도의 남면에다가 “갑수동마을(甲水洞村庄)”이라고 커다랗게 걸어놓아 차타고 지나 다니는 사람들이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나무 집에 머무는 손님들이 공중복도로 호텔식당에 건너가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쇼핑도 할 수 있다. 또한 호텔에 주숙하는 손님들이 나무집에 건너와 휴식 할 수도 있고 놀음도 놀 수 있다. 휴가촌 촌장 해연이 사무실은 호텔 일층 방 숙의 사무실과 함께 있고 나무집에 들거나 놀러오는 고객들도 호텔 카운터에서 등록 한다.
골프장에 오는 손님들도 역시 그 카운터에서 등록 하고 돈을 물어야 한다. 골프 경리 청산이 사무실도 방 숙이네 사무실과 이어져 있다. 골프경리 사무실이라고 이름 뿐이지 골프채나 공 같은걸 두는 보관실일뿐 청산이는 그방에 앉아 있지를 않았다. 늘 골프장에서 돌면서 잔손질을 하고 강 석범의 작업대에 마주앉아 백석을 주물렀다. 그는 부지런히 배워 인젠 멋진 조각품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였다.
룡화시 천지호텔에서 림시로 청해온 여섯명 료리사들은 아침부터 바삐 돌아쳤다. 료리사들은 누구나 큰 주방에 첫 불을 지피는 것을 기술자격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무한한 영광으로 느낀다. 그들은 칠월의 무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며 최고급 수준의 기능을 발휘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호텔 식당에서 귀빈들과 회장의 제일 앞자리에 앉은 손님들이 연회를 열 것이고 사무청사 일층의 직공식당에서 예술단 연원들이 먼저 점심을 먹은 후 회사 직공들과 관광객을 접대 할 것이며 양로원 식당에서도 로인들이 점심 식사를 끝낸 후 그렇게 할 예정이다. 반찬과 밥, 술은 정량으로 공급 하며 일체 면비이다. 전체 참가자를 5-
6백명으로 예산 하고 음식들을 준비 하느라고 직공식당의 주방장 허 미옥과 양로원 식당의 주방장 김 명자도 땀벌창이 되여 돌아가고 있었다.
개업 경축대회 기간 후근 공응일을 조 동주와 리 정석, 김 경준이 맡았고 대회 총 설계와 지휘를 김 장만, 박 창범, 김 천수가 맡았다. 그사이 생산 지휘는 리 홍국 한사람에게 떠맡기고 보안일은 리 청산과 리 련길이 책임졌으며 손님 접대와 대회 진행을 방 화네 자매와 해연이네 부부가 맡았다.
앞뒤마당 표면의 사방 백메터 흙을 말끔히 밀어버렸기에 하얀 돌판이다. 거북이 등이라서 그런지 반반하진 않지만 사람이나 차가 다니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손님들과 직공들이 앞마당에 모여섰다. 그마당에 호텔 객방과 식당의 걸상들을 내여다 줄세워 놓고 50여명 양로원 로인들이 가운데에 앉았다. 그 좌우에 백여명 직원들이 나뉘여 앉고 앞자리엔 촌장들과 향과 시정부의 간부들을 앉게 했다. 그들은 손님이니 앞석에 모셔야 하는 것이다. 제일 앞줄 가운데에 마 춘란, 박 동규부인과 강 갑봉, 박 경산의 부인, 천수의 부모님 그리고 김 병국부부가 앉았고 김 병국은 오 경경을 자기 한켠에 앉히고 옛날 부대에서 배운 한어로 뜨덤뜨덤 통역하기에 바빴다.
방철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신애는 방학이라 데리고 와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 앉았다. 신애는 열한살이라 새학기면 4학년에 올라가게 되고 방철이도 곧 입학 하게 된다. 유치원도 이미 방학 하였는데 며칠 후 단체로 입학 시험 치러 가야기에 방철네 대반만은 지금까지 방학을 하지 않고 매일 일이삼사 그느드르를 외우고 있는터이다. 유아원의 교사들이나 가정들에서는 완전히 애들을 대학 고시 준비를 시키는 격이다. 아침 일찍 데려가고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시킨다. 유치원 사이에 비기기가 있고 부모들 사이에 승벽심이 있다. 그것이 철부지 애들을 못 살게 군다.
맨 뒤에는 개업식 광고를 보거나 입소문을 듣고 주말이니 들놀이 삼아 구경하러 온 여러 마을과 단위의 사람들 몇백명이 병풍처럼 둘러섰다.
방 숙의 어머니와 설아의 할아버지도 양로원 대오에 들어 가운데에 앉았다. 정 강인 방학 하여 열흘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올림피클 운동회가 박두하여 북경시내가 복잡 하니 내보낼 수 있는 사람은 다 내보내 환경을 개선 하리라는 것이다. 오림피클 홰불은 며칠 후 연길에 도착하여 전달활동을 벌린다. 정 강이는 새벽부터 프랑카드를 걸고 걸상을 내여나르고 누나, 매형과 함께 땀을 흘리며 분주히 돌아쳤다.
로인들은, 버려졌던 로인들인데 오늘은 주인으로 중심에 자리를 하였다. 한복을 꺼내 입고 양로원에서 대회장까지 백여메터 거리를 서로 부축하고 이끌면서 건너와 일찍부터 질서 정연히 앉아 대회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40명의 로인들이 여기로 이사 온지도 열달이 되여 온다. 여위고 허리 굽고 서기도 힘들어 하던 로인들이 그새 십년씩 젊어진 듯, 얼굴마다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살색이 희여지고 살결이 부드러워 졌다. 아침마다 일찍 층계를 내려와 마당에서 몇바퀴씩 돌면서 산간의 시원한 공기와 계란을 넣은 콩물을 마시며 영양분을 섭취하고 면역력을 증강 하였다. 방 승권의사의 보건강좌를 듣고 병찬부사령관의 지휘하에 규률적이고 절도 있는 생활을 익혔으며 아침식사후엔 활동실에 줄져서서 비디오를 켜놓고 로인보건체조도 하고있다.
병찬로인은 오늘도 로인협회 회장이라고 로인들 심부름을 해주며 질서를 유지
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양 병찬은 물론이고 로인들 전체가 회사일을 당신들의 일로 여기고 날로 커가는 방 화의 사업에 대해 기뻐 하고 있다. 오늘도 개업 경축대회를 한다고 하니 어린애들이 6.1절을 만난 기분이라 열시가 되여야 대회를 시작 한다는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아침 숫가락을 놓는길로 여덟시부터 마당에 와 서성거리다가 아홉시가 되자 양부사령의 지휘하에 회의장 중앙에 줄지어 앉았다.
대회장 주석대는 호텔 정문 층계 위에 붉은 주단을 깔고 사무실의 책상과 걸상을 내여다 한줄 세워놓으니 완공이였다. 책상 앞과 량켠은 전날 정 강이가 산에 들어가 꺾어온 울긋불긋 야산의 들꽃들로 장식 하였다. 길다란 붉은 천에 조선글로 “송자 그룹 성립-개업 경축대회”라 쓴 프랑카드를 호텔 삼층 창문 아래에 팽팽하게 가로 걸고 그 오른켠엔 “국내외의 귀빈들을 열렬히 환영 합니다!” 왼켠엔 “내고향을 사랑 하고 내고향을 건설 하자!”라고 써서 내려 걸었다. 백석판 마당 두리엔 채색기들이 미풍에 펄럭이고 끈에 달린 크고 작은 채색 고무풍선들이 곳곳에 두둥실 떠있다. 6층 옥상에 황금빛 금속판으로 집채만큼씩 크게 오려 세워놓은 “송자호텔”이란 여덟개의 송자체 립체 글자는 해빛을 반사하여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오른켠에 조문 글자를 세우고 왼켠에 중문 글자를 세우다보니 여덟글자가 된 것이다.
“방언니,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우리회사 너무도 아름다운거 있죠? 내 한바퀴 더 돌면서 사진 많이 찍어다 보여줄게. 근데 이 큰 장백림해에서 우리회사는 너무도 작은거 있지? 정말 창해일속이야. 천동하골이라도 우리 다 가졌으면 좋겠소. 호호… 그럴순 없겠지? 언니, 회사 꾸리느라 정말 고생 많았소!”
송자가 하늘에서 전화 하였다.
송자네의 헬기는 갑수동 상공에서 둬바퀴 돈 후 송자호텔 옥상에 내려앉았다. 방 화네 부부와 해연네 부부 그리고 유부시장과 향당위 하 성길서기가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둘러보는 산간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옥상에서 주인과 손님들은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몇장 찍었다.
송자는 미국시어미를 부축하고 사람들을 따라 층계를 내려갔다. 그들은 해연이가 안내 하는 호텔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로부부를 한방에 들게하고 송자네 부부가 한방에, 상해의 한 보험회사에서 뽑아 온 보이가드와 헬기 조종사를 한방에 안배 하였다. 젬스의 부친은 옥상에서 사방을 돌며 자연 경치를 구경 하느라고 내려갈 념을 하지 않았다. 방 화가 따라 다니며 설명 하고 젬스가 번역 하였다.
호텔 북쪽으로 멀리 산밑에 보이는 골프장 스키장과 밟고 있는 호텔은 젬스가 구상하고 송자가 투자하여 건설한 것이라고 소개 하였다. 미국 로인은 연신 “참으로 멋집니다!” “아주 훌륭 합니다!”를 웨쳤다. 남쪽 사무청사, 돈사, 공장, 직공 아파트를 소개 하고 더 멀리 산넘어엔 룡화시가 있고 파아란 색으로만 바라보이는 제일 높은 산너머에는 중조 국경인 두만강이 있다는 것도 소개 하였다. 그들이 남쪽 옥상에 나타나자 회장에 모인 몇백명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촬영기가 그들을 겨냥 하였다. 젬스가 사람들을 향해 손을 저어보이고는 아버지를 돌려세웠다.
“사람들이 회의 하자고 기다립니다. 내려가요. 아래에 볼거리가 더 많아요.”
“회의는 열시에 시작 하려 했거든요. 아직 시간이 많아요. 먼저 내려가 차물이나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휴식 합시다.”
방화가 말 했다. 젬스네는 대련에서 한주일간 일을 보고 주말이니 장백산 유람도 할겸 개업식에도 참가 할겸 떠나온 것인데 한시간이나 앞당겨 도착한 것이다. 젬스와 그의 부모들은 이제 백주로 날아갔다가 상해에서 둬주일 묵고 북경 올림피클 운동회 개막식을 관람 한 후 북경에서 미국으로 날아 갈 예정이다.
호텔 일층 귀빈휴식실에 들어서는데 한복을 곱게 입은 아가씨가 문가에서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한다. 호텔대청 휴식실 차탁에 장만이 길봉이네와 함께 둘러 앉아있던 유부시장과 향당위 하서기, 시민정국 윤국장 등 간부들이 방 화네를 따라 들어왔다. 방 화는 통역이 필요 하리라 여기고 급급히 전화를 쳐 한창 설아가 작성 해준 대회 발언고를 읽고 있는 송자를 불렀는데 유부시장네는 이미 외국 손님과 인사를 시작 하였다. 옥상에서는 헬기의 프로펠라가 관성으로 돌아가는 소음 때문에 서로 웃는 얼굴로 마주 보며 손만 잡았다 놓았을 뿐 아무말도 못 하였던 것이다.
유부시장이 자아 소개를 하는데 윤국장이 능숙한 영어로 통역 하였다. 방 화는 안도의 숨을 휴ㅡ 내쉬였다. 윤국장은 유부시장을 소개 한 후 하서기를 소개 하고 나중에 자아소개를 하였다. 그는 주인을 대신하여 손님들에게 중어와 영어로 자리를 권하고 차물도 권하였다. 쏘파사이의 차탁 마다에는 흥농표 광천수 두병과 록차 두잔씩 이미 놓여 있었다.
젬스의 아버지는 이고장이 산이 푸르고 물이 맑고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근신하고 열정적인 좋은 고장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유부시장은 먼길에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고, 많이 구경 하고 많이 지도 해달라고, 만약 불편한 점이 있으면 비록 사인 손님이라지만 정부차원에서 협조 하리라고 말하였다.
젬스네 부자는 연신 “감사 합니다!”를 중어로 불렀다.
잠간 후 송자가 들어오고 유부시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젬스선생, 우리고장이 아름답고 좋다고 하셨는데 투자 할 의향은 없습니까?”
“부시장선생, 만약 인류와 사회 발전에 유익 하고 돈을 벌만한 항목이 있다면 우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직업이 아닙니까? 허허허…”
“귀회사의 투자를 받으려면 어떤 절차와 수속이 필요합니까?”
“우리회사 고찰단에서 고찰 분석을 거쳐 OK하면 됩니다. 중국에 투자 하는 일은 나의 작은 애가 하고 있는데 이지방은 아마도 나의 작은 며느리네 고향이니 그더러 맡으라면 좋겠죠? 나는 오후에 아들애와 함께 대련으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러니 업무에 관해선 나의 며느리하구 상담 하시요.”
로인은 곁에 와 앉은 송자의 어깨를 도닥이며 말을 맺었다. 송자와 윤국장이 동시 통역을 하였기에 담화는 퍼그나 순리로웠다. 허지만 더 할 말이 없었다. 투자에 관한 담화는 이자리에서 이만큼 하자는 뜻이 똑똑함을 유부시장이라고 모를리 없다.
아홉시 이십분이 조금 넘었다. 반시간 남짓이 말 없이 마주보며 가만히 앉아 있는다는 것은 힘 든 일이다. 방 화는 대회를 반시간 앞당기기로 결정지었다.
“여러분, 주석대로 나가요. 손님들 다 오셨으니 반시간 앞당겨 시작 합시다.”
귀빈실의 손님들이 그대로 나가 주석대에 앉고 여 수근과 륙 학명 그리고 박
동규와 박 경산, 김 현철을 주석대에 모시고 방 숙이 해연이 청산이도 올렸다. 그들 셋은 송자그룹 세개부문의 경리들이다. 송자는 주석대의 정중 시부모네 사이에 앉고 박 동규와 여 수군이 나란히 앉고 김 현철과 륙 학명이 함께 앉았다. 이는 서로간에 친숙한 것도 있겠지만 자각적으로 통역을 담당 하기 위한 것이였다. 젬스의 곁에 윤국장을 앉힌 것만은 방 화가 안배 한 것이였다.
정 설아가 주석단 탁상 앞으로 지나 가면서 광천수병 곁에 놓인 컵에 차물을 부었다. 찬찬히 보면 그의 아래배가 볼록 해진 것이 엿보인다. 리 영섭이 아리랑 노래를 끄고 주석대 앞으로 나와 책상위에 세워진 마이크를 손끝으로 세번 튕겨보고 “훗-! 훗-!” 두번 입바람을 불어넣어 보았다. 마이크 음질 실험을 하는 것이였다.
방 화가 마이크 앞으로 나가 섰다. 대회장 가운데로부터 박수가 시작 되여 온 회장에 열렬한 박수가 터졌다. 방 화는 박수치는 회장을 향해 허리를 오래도록 깊이 굽혔다. 방 화가 허리를 펴고 말을 시작 하자 박수가 멎었다.
“존경하는 어르신님 여러분! …”
첫마디를 떼자 다시 박수가 터지려는 것을 방 화는 소리를 높여 눌러놓았다.
“존경하는 흥농회사와 송자그룹 직원 여러분! 존경하는 국내외 래빈 여러분! 지금 곧바로 갑수동 송자그룹 성립 개업 경축대회를 정식으로 시작 하겠습니다! 수선먼저 오늘 우리대회를 축하 하고저 먼길을 오신 귀빈들을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국제 금융 대왕이시며 미국 뉴욕 ‘kin.dle-부추김’이라고하는 투자증권회사 총재이신 로룬.젬스선생과 그의 부인님 죠프렐.안나녀사를 열렬한 박수로 환영 합시다! …”
대회장에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지고 미국에서 온 로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조금 굽혔다 펴고 손을 저었다. 이렇게 주석단에 앉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하나 빠짐 없이 소개 하고 박수 치고 경례 하고 제일 나중에 송자를 소개 하였다.
“여러분! 마지막으로 KD총재님의 작은 며느리시고 송자그룹 동사장이신 조 송자 여사님을 마이크 앞에 모시겠습니다! 열렬한 박수로 환영 합시다!”
박수소리 속에서 방 화는 몸을 90도로 돌리고 둬발 뒷걸음질 하며 송자를 향해 한팔을 벌렸다. 송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하고는 주석단 중심 자리를 떠나 마이크 앞으로 오며 두팔을 벌렸다. 방 화와 잠깐 포옹 하고는 마이크 앞으로 다가섰다.
“얘, 조선말로 발언 해라, 백분의 구십구가 조선족이다.”
방 화가 귀뜀 해주었다. 송자는 머리를 끄떡이고는 설아가 써준 원고에 자기말을 섞어가며 종이장도 들지 않고 발언을 시작 하였다.
“존경하는 어르신여러분! 직원여러분! 래빈여러분! 시향령도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재작년 설 전날에 코 큰 신랑하고 함께 놀러 왔다가 돈 조금 맡기고 간지가 이년반이 되였습니다. 그사이 방사장님의 인솔하에 흥농그룹 직원여러분들께서 많은 고생을 하셨고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골프장 스키장을 만들고 휴가촌 귀틀집들을 짓고 호텔을 짓고 영업 할 수 있도록 다 만들어놓아 오늘 드디여 굉장한 개업식까지 가지게 되였습니다! 수선 송자그룹 건설을 위하여 수고 많으신 방사장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심절한 사의를 표하며 성심으로 되는 경례를 드리는 바입니다!…”
송자는 몸을 돌려 방 화에게 경례하고 대중석을 향해 경례하였다. 열렬한 박수가
터졌다. 송자는 그 박수에 다시 한번 답례 하곤 말을 이었다. 자기 같은 여자가 대중 앞에 나서서 연설 하고 박수를 받아보리라고는 생각 해본적이 없었다. 사랑을 빼앗겨 고마움을 잊고 정이란 무언지를 모르는채 원한과 증오만 품고 어둠속에서 허덕이며 애인도 없고 후대도 없이 홀로 걸어 가 한줌의 재로 날아가버릴번한 인생이였는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옹호와 사랑을 받으며 자기의 무대에 설줄이야 꿈도 꾸지 못 했던 일이 아닌가? 방 화의 사랑이 자기를 바른 길로 끌어다 세웠다는것을 송자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여러분! 저의 집도 두메 산골에 있습니다. 사유로 대학을 중퇴 하고 연길시내에 들어와 의지가지 없이 밤길을 헤매며 방황하는 저한테 방 화사장은 자기 저금통장의 몇푼 안 되는 돈을 빡빡 긁어 서시장에 매대를 사주었고 삶의 길을 가르켜 주었어요. 자기보담 남을 더 사랑하고 아끼는 방사장님이십니다!…”
로인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송자의 연설을 끊어놓았다. 송자도 함께 박수를 쳤다.
방 화에게 드리는 박수였다. 송자의 평범한 그 한마디가 로인들이나 직원들의 가슴에 뜨겁게 와 닿은 것이다. 주석대에 앉은 귀빈들도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저는 방사장님의 정확한 령도 아래에서 송자그룹을 잘 운영 하고 여러분들을 위해 우리의 고향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열렬한 박수소리 속에서 송자가 퇴장 하고 방 화가 다시 나섰다.
“다음은 KD총재이신 로룬.젬스선생의 축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열렬한 박수로 환영 합시다! 윤국장님, 통역을 수고 해주세요.”
젬스선생의 뒤를 따라 민정국 윤국장이 통역으로 나왔다.
방 화는 돌아서서 유부시장에게 다음 순서로 축사를 해달라고 부탁 하였다. 그의 축사를 마감으로 방 화가 몇마디의 총화의 말을 하면 대회는 끝나게 되는 것이다. 유부시장의 축사는 흥농회사 성립대회 때 처럼 적어도 30분은 걸릴 것이다.
방 화의 핸드폰이 호주머니에서 진동 하였다. 꺼내여 펼쳐보니 열시 정각, 이름이 없는 모를 전화였다. 그는 주석대의 한켠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악마다! 당장 십만원을 가져다 바쳐라! 어기면 네아들이 이세상에서 없어진다!”
랍치 협잡이다! 방 화는 단통 쇠몽둥이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머리가 띵ㅡ하여 몸을 휘청거리며 쓰러질번 하다가 책상을 짚고 가까스로 몸을 지탱 하였다. 방 화는 쓰러져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우기 이장소에서.
주석대를 마주하고 앉은 많은 사람들은 방 화의 순간적인 이상한 몸짓을 빤히 보며 놀랐다. 허지만 인츰 방 화의 온정 된 거동을 보고는 저저마다 안도의 숨을 몰래 쉬였다. 방 화는 언니를 불러 주석대 뒤켠으로 갔다.
“언니, 내 급한 일이 있어 시내로 가야 하는데 대회를 언니가 책임지고 마무리 져야겠소. 다음 순서는 유부시장의 강화구 그러면 끝나는게요. 점심 안배랑 계획대루 진행 하면 될게구 오후 행사랑도 토론 한대루 집행 하면 되오. 손님 보내는거 내 없으믄 로회계를 가라고 하오. 수고 해주오.”
“얘, 무슨 일이 그렇게 급하니? 조금만…”
“언니, 나 급하오. 시간이 없소. 내 있다가 전화 할께. 빨리 가서 청산이를 나한테 보내구 대회를 마무리 하오. 나 가오.”
방 화는 회장 사람들이 보이잖는 호텔 안으로 들이뛰면서 말 하였다. 방 숙이는 청산이더러 빨리 방 화를 따라 가라고 귀에 대고 통지 하고 주석대 앞으로 나섰다.
방 화는 뒤따라선 청산이더러 승용차에 가 잠간 기다리라 하고는 호텔을 에돌아 사무실로 뛰여갔다. 그의 금고엔 비상용 현금이 얼마간 들어 있었다. 고작 십만원을 내라는 강도는 어떤 놈일까? 방 화는 무었보다도 방철의 안위가 근심이다. 십만원이 아니라 백만원이라도 주고 아들을 살려내야 하는 것이다. 방 화는 급히 돈 한덩이를 가방에 담고 권총도 꺼내여 품속에 넣었다. 자기의 목숨을 버리더라도 방철이만은 구해야 함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방 화는 차를 급히 몰면서 청산이더러 청산의 핸드폰으로 유아원 방철이 담임 선생님의 전화번호를 누르게 하고는 받아쥐였다.
“안녕 하세요? 전 방철이 엄마입니다. 방철이 잘 놀구 있죠?”
“아닌데요. 아침에 할머니께서 데려다 놓구 얼마 안 되여 엄마 회사의 한 아줌마가 엄마한테 데려간다면서 데려갔어요. 왜 아직 안 갔나요?”
“오, 내 회의에 바쁘다보니 몰랐군요. 미안 합니다. 수고 하세요!”
방 화는 자기의 핸드폰을 꺼내여 방금 받은 “악마”의 전화번호를 재생 시키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귀에 대고 아무리 기다려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 방 화는 “악마”의 전화번호를 청산의 핸드폰에 불러 넣고 “통화”를 누르게 하였다. 방 화의 핸드폰엔 “악마”의 전화가 들어올 수 있으니 비워 두어야 하는 것이였다.
“여보세요? 잠간만요… 형수님, 통했습니다!”
방 화는 차를 급정거 하고 청산의 손에서 핸드폰을 받아 쥐였다. 손이 떨렸다.
“여보세요? 악마입니까?”
“뭐야? 악마라니? 당신 무슨 여자야?”
“오, 죄송해요! 방금전 그전화로 저의 핸드폰에 악마라고 한다는 사람이 전화를 쳐왔어요. 전 그사람인줄 알고… 참으로 죄송합니다. 거기가 어덴지 좀 알려주세요.”
“이게 말이요, 동시장 문가에 공공전화요. 누가 장난 쳤나본데 신경 끄고 댁에선 자기 볼일이나 보슈. 나 삥궐 장산데 전화소리가 하두 오래니 받은거요.”
“감사합니다! 어르신.”
“악마”가 사용한 전화는 룡화시의 공공전화였다. 핸드폰이나 집전화로 하면 단통 들통 날 것이니 당연히 공공전화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헌데 첫 전화가 온지도 이미 반시간이 되였는데 돈을 어데로 가져오라는 것인지 말이 없는지라 애간장이 탔다.
“생원, 우리아들이 랍치 됐소.”
“예? 어떤 놈들입니까? 왜서요?”
“악마라고 자처 하던데 십만원 내라더구만. 근데 어데로 가져오라는건지…”
“개자식들, 잡히기만 해라! … 너무 조급해 말아요. 꼭 전화가 올거구 방철이도 탈 없을겁니다. 헌데 경찰엔 안 알릴 타산입니까?”
“빨리 십만원 줘버리고 애를 찾아와야지 않겠소? 신고 하면 복잡 할 것인데.”
“그래도 신고 해서 나쁜놈들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개놈들이 재미들어 또 그런짓을 할겁니다. 우리는 두다리로 걷는 방법을 씁시다. 신고도 하고 또 우리 절로도 시간을 단축 하기 위해 행동 하고요. 아무튼 첫째는 전화를 기다려야 하고 둘째는 신고 해야 합니다. 그러니 빨리 룡화로 갑시다.”
방 화는 청산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방 화의 승용차가 룡화로 향해 질주하고 있는데 핸드폰 신호가 들어왔다. 방 화는 다시 급정거 하고 핸드폰을 꺼냈다.
“여보세요? …”
“나 장만이요. 급한 일루 나갔다더구만 도대체 무슨 일이요? 오늘 같은 날에.”
“여보, 갔다 와서 말씀 드릴께요. 청산이와 함께 있으니 근심 말아요. 방철이도 함께 있어요. 아버님 어머님 오늘 회사에서 쉬시라고 하세요. 방철이 때문에 또 내려 가실까봐 제가 데리고 왔어요. 그리구 저의 언니하구 말씀 하셔 남방에서 온 손님들,
송자 시부모님네랑 잘 접대 하라구 하세요. 무슨 일이 있으시면 청산이 핸드폰으로 전화 하세요. 내 핸드폰 빠떼리가 거의 다 나가네요.”
모든 고통을 한몸에 안고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방 화를 보며 청산이는 머리가 숙여지고 가슴이 뜨거워났다.
“형수님, 차 제가 좀 몰까요?”
“안되오, 면허증도 없이. 내가 뭐 운전수로 덱고 온 줄 아오? 아까처럼 참모 잘 하고 나쁜놈들과 맞다들게 되면 뒷힘이 되여달라고 함께 온거지.”
“예, 알겠습니다. 형님과 형수님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 하겠습니까?”
청산이는 의리에 벅차 주먹을 꽉 움켜쥐고 부르르 떨었다. 한편 저도 모르게 십년 전의 피비린 일이 머리에 떠올라 마음을 괴롭혔다.
청산이가 스물 두살 먹은 해 여름이였다. 체육학원에 다니는 그가 방학이 되여 돌아왔는데 다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놀러 왔다. 그들이 작은 음식점에서 흥겹게 맥주를 마시고 있을 때 한고중에 다녔던 한무리의 애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들어왔다. 그들은 청산이넬 보자 “재수 없다”는둥 “개똥 밟은 속”이라는둥 두덜거리며 돌아져 나갔다. 그들은 모두가 대학시험에 락방 된 락후생들이였던 것이다.
“야! 개새끼들아, 뭐이 재수 없니? 뭐이 개똥이야?!”
청산이네와 함께 술 먹던 유 만수라 부르는 애가 꽥 소리지르며 일어나 맥주병을 꺼꾸로 쥐였다. 헌데 맥주병을 휘둘러 보지도 못 하고 뒤로 누워버렸다. 애들 말대로 형용 하면 “지력상수는 령펄이고 사지만 발달한 놈들”과 덤볐으니 뒤로 넘어가지 않을리가 없는 것이였다. 이렇게 되여 무리싸움이 벌어지게 되였고 청산이는 앞뒤로 싸움을 말리느라 진땀을 흘렸다. 한쌍을 겨우 떼여놓으면 또 한쌍이 붙고 돌아가며 뜯어놓는데 돌아가며 붙어버렸다. 청산이는 울화가 터졌다.
“야! 이 덜 돼먹은 자식들아! 어느새끼 다시 덤비믄 내손에 죽는다!”
청산의 호통소리에 모두들 주눅이 들었는데 제일 먼저 맥주병을 들고 일어섰던 만수는 자기네 편인 청산이가 인제야 손을 펴려는갑다 여기고 다시 맥주병을 들고 코피를 문지르며 대방을 향해 달려들었다. 청산이가 몸을 돌리며 한발을 휙ㅡ 날렸다. 만수는 청산의 발등에 면상을 맞고 허수아비처럼 뒤로 벌렁 자빠지며 “땅!” 소리를
냈다. 재수 없는 놈 뒷골이 콩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빠개져버린 것이였다. 청산이는 “호원갑”이나 “정무문” 영화에 나오는 진진(陈真)의 날랜 발차기 무술이 마음에 들어 몰래 익혔두었으나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써먹을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청산이는 이렇게 대학을 두해 다니다가 살인범으로 되여 팔년 징역을 살고 07년 초에야 풀려 나왔다. 그는 고의 살인이 아니고 과실 살인인데 십년 감금이란 중하게 내려진 판결이라 불만이였으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평민 가정에서 외동아들로 태여나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빈곤하고 약한자를 돕는 것을 배웠고 권세나 부귀로 거들먹 거리는 것을 염오 하였다. 만수란놈도 친구라고는 하지만 현정부의 비서장이라는 아비를 턱대고 어데에 가나 강 건너는 똥개 모양을 하는것이 아주 꼴불견이였으나 그렇다고 싸우는 사이도 아니고 쳐죽일 정도는 더욱 아니다. 간혹 둬마디 꾸중이나 주는 관계로 정직 하고 힘이 세고 날랜 청산이 앞에선 그녀석도 턱을 쳐들지 못 하였다. 만수네 부모들은 아들을 곱다고만 한 가정 환경과 교육이 자기 아들을 살해 했다는 것을 모르는채 청산이가 옛적부터 만수를 적대시 한 것이고 고의 살인이라며 사형에 처하고 아들을 위해 복수 하려고 기를 썼으나 성사 할 수 없었다. 청산이를 싸고도는 친구들이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청산이는 항시 그런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자기를 도와준 사람을 위해서라면 몸을 던질 마음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였다. 오늘 자기의 은인인 방 화네가 이런 일을 당한걸 보며 그는 가슴이 아팠고 전력을 다 하리라 주먹이 쥐여지는 것이였다.
“형수님, 너무 상심 하거나 긴장 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아요. 선한 것은 언제나 악한 것을 이기기 마련이죠. 오늘 우리 방철이를 꼭 구하고 개놈들을 쓸어버립시다. 그 핸드폰 절 줘요, 그리구 내 핸드폰 가져요. 지금부터 제가 대처 할게요. 형수님은 빨리 경찰서에 신고 하십시요. 방철이를 구하는건 제가 하고 놈들을 잡는건 경찰에서 해야 할겁니다. 그돈도 저한테 맡겨요. 혹시 필요 할지 모르니깐요.”
방 화는 청산이를 믿었다. 하기에 그를 데리고 온 것이다. 감옥 생활을 한적이 있는 사람이라고하여 다 나쁜사람인 것이 아니다. 장만이나 청산이는 좋은 사람이다. 감옥문을 스쳐다니며 나쁜짓을 하는 놈들이 얼마나 많다고!
룡화 동시장 정문 앞에다 청산이를 내려놓고 방 화는 차머리를 돌려 공안국으로 갔다. 공안국은 그들이 오던길에 있었던 것이다.
청산이는 공공전화를 한동안 지켜보다가 얼음과자 파는 로인한테로 다가섰다.
“어르신, 삥궐 잘 팔려요?”
“엉? 자넨가? 허허허… 오래간만이구만. 이사 갔나? 근간에 안 보이더이.”
“예, 어르신. 저 취직 해서 시외로 나갔습니다.”
“거 잘 됐구만, 축하 하네!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하게.”
청산이는 일원을 내고 아이스크림을 받았다. 인품 좋아 아는 사람이 많은 것도 오늘 같은 땐 불편 하였다. 그는 남들 모르게 감시하며 “악마”의 전화를 기다려야 하였다. 그는 시장 맞은켠 “개미식당”으로 건너갔다. 길을 향한 창가에서 내여다 보니 동시장 정문의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자리를 정하고 앉자 핸드폰이 진동 하였다. 꺼내보니 자기의 전화번호였다. 방 화가 전화를 친 것이다.
“예, 형수님.”
“소식이 없소? 나 지금 공안국 정문에 들어서고 있소.”
“예, 형수님. 아직도 감감 합니다. 전 지금 시장 정문 맞은켠 개미식당에 앉아 전화를 기다리면서 밖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거기 일이 끝나시면 이리로 와요.”
“알겠소, 차라리 거기서 시간 있을 때 국수라도 한그릇 사서 자시오.”
“알겠습니다. 안심 하셔요, 형수님.”
방 화는 승용차를 공안국 마당에 세우고 전화를 치면서 정문 층층계를 올랐다. 정문에 들어서니 첫 눈에 보이는 것이 “신고처”라는 문패였다. 방 화는 문을 떼고 들어섰다. “신고접대”라는 제목 아래에 번호를 쓴 유리 패쪽이 1번부터 10번까지 천정으로 부터 두줄을 타고 내려와 머리 위에 달려 있고 한메터 푼한 간격으로 곁 사람이 서로 보이지 않고 호상 말이 들리지 않도록 합판으로 간벽을 세워놓았다.
방 화는 첫 자리가 비여 있는지라 카운터처럼 생긴 턱대 앞으로 다가섰다.
“수고 하십니다! 저의 아들이 랍치 당했습니다. 구해주세요.”
뚱뚱하게 생긴 40대의 녀경찰이 방 화를 빤히 쳐다보았다. 방 화도 그녀를 알아
보았으나 구태여 아는척 할 필요는 없었다.
“아들이 이름이 뭡니까?”
“방철입니다. 김 방철이요.”
“몇 살입니까?”
“일곱살입니다.”
“신고인의 성명은요?”
“방 화입니다.”
“랍치 된 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열시에 악마라고 자처하는 놈 한테서 돈 십만원을 내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뚱뚱한 녀경찰은 “잠깐만요”를 부르고는 책상 위의 전화를 눌렀다.
“김대장님, 방금 입수한 신고인데 아동 랍치 안건입니다… 예, 그러지요. 방 화씨, 이층에 형사경찰대대 대대장 사무실로 가십시오. 김대장이 기다릴겁니다.”
“감사 합니다! 수고 하세요.”
방 화가 문을 나서자 뚱뚱한 녀경찰은 전화기의 단추를 다시 누르고 말하였다.
“김대장님, 보면 아시겠지만 방 화라는 여잔데 아들을 뺏겼다면서 우울 하지도 않고 조급 하지도 않고 이상 합니다. 일곱살이니 아마도 훗남편의 아이인것 같아요.”
그녀는 김대장한테 회보를 마치고 마주 앉아 있는 젊은 녀경찰을 불렀다.
“어이 옥자, 이재 그여자 누긴지 아오? 십년 전 남편이 제앙깐하구 붙은 남자를 도끼쏸장 하구 무기도형 받은게 있소. 인츰 재가 한 모이지? 일곱살짜리 아들이 랍치 당했다재이요? 아마 돈깨나 있는 남잔데르 간 모얘요. 그러길래 돈 내라구 아르 잡아 갔지? 병신이 아니믄 나이 많은 늙은이겠지. 그러재이믄 누기 걷치레만 반반하다구 그런 여자르 데려가겠소? 쯧쯧쯧… 그런 여자는 못 고친단데.”
추한 여자는 미모의 여자를 질투 하기 마련일지도 모른다. 옥자라 부르는 애는 들으면서도 뚱뚱이 아줌마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쏭달쏭 하기만 했다.
리 청산은 개미식당 걸상에 십여분간 앉아 있었다. 여전히 동정이 없었다. 열한시 반이다. 그는 국수 한그릇을 불러다 천천히 먹으며서 인내성 있게 기다렸다.
방 화는 형사경찰대 김대장과 마주 앉아 사건 경과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방동무, 아들을 잃고 긴장하거나 괴롭거나 안 그래요?”
“왜 안 그렇겠어요? 허지만 그런다고 해서 애가 절로 돌아오나요? 위기에 봉착 할 수록 견강 하고 랭정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공안기관을 믿어야 한다는 것을 전 잘 알거든요. TV드라마에서 처럼 울고 불고 쓰러지고 그래야 합니까?”
“알겠습니다. 말씀 잘 했습니다. 나도 그런 드라마 보면 신경질이 납니다. 그런데 애 아버지라도 함께 왔어야지 않습니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요.”
“사실 말씀드리면 지금 우리회사에선 중요한 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남들 보기엔 중요한것 같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는 아주 중요한걸로 여기고 있어요. 하여 누구도 모르게 나혼자 조수 한나만 데리고 온겁니다. 대회에 소동이 없게 말입니다. 그리고 저의 남편은 총경리이니 대회를 주도 하셔야 합니다. 애를 찾는데는 아마도 남편보담
김대장님께서 더 낫지 않겠어요?”
“조수요? 어데있습니까?”
“시내에서 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함께 돌아 갈 것입니다.”
“이런 일은 개인이 함부로 활동 해선 안 됩니다. 어린애가 위험 해 질 수 있어요. 그런데 돈을 주고 애를 찾을 생각은 안 해보았습니까?”
“그런 놈들한테 돈을 주면 부추기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 생각을 했다면 뭘하러
김대장님을 찾아왔겠어요? 그런 놈들 줄거면 수고하시는 김대장님께 드리겠습니다.”
“중요한 대회는 열시에 시작 한겁니까?”
“아홉시 반에요. 원래는 열시에 하려고 광고 냈었는데 반시간 앞당겼어요.”
“방동무의 핸드폰번호를 아는 사람들 중에 혹시 갈등 진 사람은 없습니까?”
“아니요, 없는데요. 저의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도 몇이 없구요.”
“곰곰히 잘 생각 해보시요. 쉽게 결론 내리지 말구요. 저그마한 분기라도…”
“오, 있어요. 헌데 그사람은 감옥에 있는데요. 남향장 말입니다.”
“남 영식 말입니까?”
“녜, 작년에 잡혀갔어요.”
“그건 나도 아는데, 왜 갈등이 있죠?”
“우리회사에서 국가에 낸 돈을 탐오 하였다가 걸린겁니다. 그리구 그의 친척이 향양로원을 경영 하였었는데 우리회사에서도 양로원을 꾸렸거든요.”
“그 친척의 이름을 압니까?”
“녜, 오 룡국과 김 택수입니다. 김 택수는 남 영식의 처남이고 오 룡국은 김 택수 처남인데 향양로원의 원장이였습니다. 그들도 다 처분을 받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방동무 잡깐만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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