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아는 돈사에 자주 내려왔었지만 인공수정 하는 것은 오늘 처음 보았다. 그것도 처음 만난 남자와 함께 맞띄우다보니 얼마나 쑥쓰러운지 몰랐다. 그렇다고 도망가는 것도 아니다. 설아는 얼굴이 빨개 어쩔바를 모르고 섰는데 련길이는 인츰 적응 되여 방 화를 대신하여 암돼지의 꼬리를 잡아드는 일을 하였다. 꼬리를 들어 음부가 로출 되여야 허 정구가 주입기를 밀어넣을 수 있는 것이였다.
“설아, 이 눈치코치 없는 것아, 빨리 저 다쓴 주입기를 받아오고 이 새것 날라다 드리고 그럴거지. 봐라 련길씨는 척 보자마자 일손 잡는걸.”
방 화는 설아를 곤경에서 건져냈다. 가만히 서서 구경 할라니 난처하기만 하더니 손 부치고 함께 돌아치니 그것은 그저 로동에 지나지 않았다. 설아는 자신을 혼자 웃었다. 련길이가 돼지꼬리를 잡고 엉덩이에 붉은잉크물을 찍는다. 방 화가 주입기에 정액을 담고 설아가 어간에서 나르고 허 정구기술자가 넣어주고 돼지귀등의 번호를 번져보고 기록까지 했다. 둘이 하던 일을 넷이 하니 세배로 빨라졌다. 사양원이 발정한 돼지를 골라 따로 가두어 놨기에 한자리에서 공작 하고 엉덩이에 붉은 잉크물을 찍어놓으면 주입 한 것과 안 한 것이 구분 되는 것이다.
“이 젊은인 우리 출납원의 대상잔가? 참 일 잘 하네. 손발이 척척 맞는다니깐. 난 이런 제자 하나 있어야 하는건데. 내가 언제까지나 삐칠 수 있을지 누가 알겠소?”
허 정구가 조선말로 하였으니 방 화밖에 알아듣지 못 하였다. 방 화도 련길이가 욕심 난지는 전해 건축 일군들을 거느리고 일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부터다.
저녁을 먹은 후 련길이는 설아의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밤이 깊어 갈 수록 잠자리가 근심 났다. 온 밤을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눈대도 자신은 싫지 않지만 대방을 휴식 못 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는 같은 생각이였다. 설아는 건너방에 있는 방 화에게 전화를 쳤다. 밤중에 남의 방문을 두드리는건 실례이다.
“언니, 잠자리 하나 줘요. 우리 리동무 곤하셔 쉐야겠는데요.”
“함께 쉐라. 나쁜짓 말고. 넬 아침 팬티 벗기고 검사 할테니 너 터져만 봐라.”
빈 침실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였다. 이것이 처녀총각이 바라는 것이임을 뉘라서 모를손가?. 숨 막히는 밤이 소리 없이 깊어만 가고 있었다.
“꽝! 꽈르릉릉ㅡ”
설아의 최후 방선이 부드러운 진공 앞에 와그르르 무너지려는 위기일발의 찰라 느닷 없는 우뢰소리가 침실의 창문을 마구 두드리고 뛰여들어 와 그들이 깔고 앉은 침대까지 훌쩍 들었다 놓았다.
“안돼요, 래일 아침 언닌데 맞아 죽어요. 동문 내가 맞아 죽으면 좋겠어요?”
“아니요. 근데 언니가 그렇게 무섭소? 언니 그렇게 무서운 사람 같잖던데.”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너무나도 너그럽고 또 존경하는 분이시기에 난 그의 말을 거역 못해요. 그런분의 말을 어기고 내 맘대로 하면 나는 사람도 아닙니다. 동무도 두고 보면 아실거얘요. 동무땜에 집을 떠나 와보지도 못 한 이 먼 곳으로 피 한방울 안 섞인 언닐 찾아 올 땐 그만한 도리가 있는거 아니겠어요? 찾아오니 이렇게 나를 기다리기나 했다는 듯이 제일 좋은 일 시켜주고. 그러니 동무는 꼭 리해 해야 합니다. 동무에게 더 없이 미안 한 일이지만, 또 나도 그대 품속에서 잠들고 싶지만은…”
“미안 하오. 나 아직 멀었구만…”
또 한번 번개가 번쩍이고 “꽝! 꽈르릉ㅡ” 우뢰가 울며 련길이의 말을 끊어놓았다. 첫 우뢰에 정신을 번쩍 차리며 련길이의 품에서 벌떡 튕겨져 나왔던 설아는 두번째 우뢰에 몸을 옴추리며 그가슴속으로 다시 파고 들었다.
“우뢰도 되게 우네요. 무서워요.”
“무섭긴 뭐…” 련길이는 설아를 끌어 안았다.
“우리 인젠 이대로 잠 자요.”
“그럽시다…” 련길이는 설아를 더욱 으스러지게 껴안았다. 엷은 옷을 사이하고 두몸은 완전히 한덩어리가 되여 있었다. 소리 없이 굳어 질 것은 굳어지고 녹아 날 것은 녹아나고 잔다는 것이 정신만은 점점 더 올똘 해진다.
“후두둑, 후두둑…” 굵은 비방울이 창문유리를 요란스럽게 노크 하였다. 뒤이어 “쏴아ㅡ 쏴아ㅡ…” 창대같은 비줄기가 대지에 꽂히는 살벌하는 소리이다. 복도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발자국 소리가 어지럽게 울렸다. 이따금씩 창문을 새하얗게 밝히며 번개가 번쩍이고 대지를 부실듯한 우뢰소리가 뒤를 따른다.
“무슨 일이 난게 아닐까? 웬사람들이 이밤중에 분주하게 오갈가?”
련길이는 말하며 설아의 등거리를 감쌌던 팔을 풀고 몸을 일으켰다. 전등을 켜고 이불을 끄당겨 설아의 몸을 덮어주고 꽁꽁 눌러주었다.
“먼저 자오. 내 나가보고 인츰 올게.”
“아니얘요. 저도 함께 가요. 혼자 어떻게 자요?”
그들은 걷옷을 주어입고 복도에 나섰다. 불만 밝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현관에 나가 2층에서 밖을 내다보니 돈사 북쪽 부근에서 손전등불 몇개가 번쩍이며 억수로쏟아지는 소나기 속에서 많은 사람 그림자가 오가고 있었다.
“물, 골물이다! 동문 들어가 있소! 절대 따라오지 마오!”
련길이는 소리를 냅다 지르며 아래층으로 내리 달렸다. 그는 물에 대해 특별히 민감 했다. 설아도 “같이 가요!”를 웨치며 달려 내려갔다.
소배고엔 샘물이 없어 마른 골짜기였는데 소나기가 퍼부으니 비물이 모여 십분도 안 되는 사이에 큰 강이 되여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강물은 돈사의 북문과 직선으로 곧게 돈사로 흘러들려는 판이다. 마침 비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돈사 분만실에서 일하던 마을 아주머니 홍씨가 사무청사 이층으로 달려와 방 화를 깨웠던 것이다. 방 화는 남편과 함께 해연이네 부부를 깨워가지고 달려 나갔다.
몇분 안 되는 사이에 물은 이미 돈사 문턱을 넘어 돈사안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몇몇의 힘으로 급속히 불어나는 거세찬 물길을 막아낸다는건 어림도 없는 일이였다.
돈사 북문에 허술한 문짝이라도 만들어 달아놨더면 이때 문을 꾹 닫고 비닐박막이나 휙 둘러놓으면 물막이가 쉬울텐데 겨울에 벼짚나래나 두텁게 걸어 바람을 막으면 된다고 문을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가을에 잔잔한 비가 둬번 온 후로 소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 작은 산골짜기에 모인 물도 이렇게 무섭게 용을 쓰는줄을 몰랐었다. 큰배고의 샘물은 큰 수도물 몇배의 량이나 될까한데 마을과 학교사이의 물도랑이 엄청 큰 도리를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장만이는 숙사에서 자고있는 천수더러 사람들을 몽땅 깨워가지고 급히 돈사로 나오라고, 소배고 골물이 곧게 돈사로 충격하고 있다고 전화를 쳤다. 전화를 치자 이삼분만에 사람들이 왁 쓸어왔다. 많은 사람들은 잠옷에 맨발바람이였다. 억수로 쏟아지는 비속에 옷을 더 입으면 뭘하고 구두를 신으면 뭘하는가 하는 생각들이였다.
사람들이 모였을 때 돈사의 북문은 이미 한메터 높이로 뚝을 쌓아 돈사엔 피해가 없게끔 해놓았다. 뚝을 쌓은 재료는 감자가마니였다. 당면공장 원자재 창고엔 감자를 가마니에 담고 아궁이를 기워 천정밑까지 높이 쌓아놓고 있었다. 방 화는 물 막이 재료로는 감자 가마니가 최고라 생각 하였다. 물이 지나간 후 다시 들여다 생산에 쓰면 되고 감자의 흙이 조금이라도 싰기여 더 좋을 것이다.
사람들은 감자가마니를 메여다 돈사벽을 이어 서쪽으로 열메터쯤 반메터 높이로 언제를 쌓았다. 돼지분변 발효장이 있는데 거기에로 골물이 직접 흘러들어 넘쳐나면 그많은 좋은 농가비료를 분실 하는건 둘째이고 넓은 면적이 돼지분변판이 될 것이고 천동하가 오염 되고 나아가선 해란강과 두만강까지 오염 될 것이다. 감자가마니로 뚝을 쌓아 골물이 서쪽 분변 발효장을 돌아 남쪽으로 흘러가게 하였다. 비방울이 작아지자 감자뚝 쌓기도 멈추고 사람들도 헤여졌다. 사람마다 누구라 없이 물에 빠진 병아리로 되였다. 방 화는 창범이에게 골물방지 하수로를 설계하라고 임무를 주었다.
련길이와 설아도 흠뻑 젖었다. 그들은 침실로 돌아오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련길이는 알몸으로 알몸인 설아를 안고 화장실에서 나와 이불속에 집어 넣고 전등을 끈 후 자기도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다음은 막을 수 없는 골물보다도 더 거세차게 벌어질 것이 벌어지고 말았다. 설아는 추호도 마다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받아주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보뚝 터진 골물 마냥 콸콸 넘쳐 흐르고 모든 것을 짓뭉개 버리며 일사천리로 쏟아져 내렸다. 그것은 그렇게도 좋았다.
아침을 먹은 후 련길이는 설아와 인츰 다시 만날 것을 약속 하고 헤여져야 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처지에 처녀의 방에서 하루밤 함께 지냈다는 것만도 이미 과분한 범죄인데 더 범 할 수가 없다. 물론 계속 범하면서 빠져 살았으면 좋으련만 연길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을 내버려 둘 수 또한 없었다.
련길이는 부끄러운 얼굴 보이잖고 첫 뻐스로 내려간다고 길가로 나갔다. 방 화는 련길이와 설아가 손 잡고 서서 뻐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환히 내려다 보았다.
“녜, 언니…”
“너희들 나하고 말도 없이 도망칠 참이냐?”
“아닌데요, 언니…”
“잔말 말고 냉큼 잡아오나!”
설아가 전화를 받는데 뻐스가 와서 섰다. 련길이는 멋을 모르고 뻐스에 오르려고 서두르는데 설아가 손을 놓지 않았다. 한발을 뻐스에 올린 련길이를 끄당겨 뻐스를 등지고 돌아서서 걸었다. 련길이는 영문을 몰라 궁금하였다.
“왜서? 나 가서 우리동네 애들만 안배 해놓고 인츰 온다니까…”
“그런게 아닙니다. 언닌데 야단맞게 됐어요. 왜 도망치는거냐고 소리질렀어요.”
“또 인츰 오는건데 뭐 도망이라고 …”
“말 말구 가만 있어요, 언니 진짜 속 상하신것 같아요.”
그들이 방 화의 사무실에 노크하고 들어 와 머리도 들지 못하고 문가에 가지런히 섰다. 방 화는 속으로 웃음보가 터졌으나 억지로 참으며 훈계를 시작 하였다.
“설아야, 내 지지 말했지? 범하면 안 된다고. 임자는 안 오고 배는 불어나고 하면 너 어쩌려고? 엉? 되질 계집애, 자기를 억제하고 자기를 지킬 줄 알아야 하는거지! 그러고 련길인 찔러놓고 도망가면 단가요? 사나이가 범했으면 죽을 죄를 졌으니 죽여줍시사 하고 빌고라도 가던지 말던지 해야지. 나한테 회보하기로 했잖아요? 말 없이 슬그머니 떠나는데는 문제가 있다는거요. 무슨 문제인가?…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니 말치 않겠소. 자 어떻게 할 것인가, 타산이나 말 해보오.”
“죄송합니다. 제가 잘 못했습니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건데 참지 못하고 마구 그, 설아동무한텐 잘 못이 없어요. 다 제탓입니다…”
“오ㅡ, 강간을 했군요. 이거 엄중하잖아요?”
“아니얘요, 련길동문 안 그러자는데 제가 참지 못하고… 언니, 절 죽여주십시오.”
“호호호… 망할것들, 서로 책임을 걷어 안으면 살려 줄줄 알어? 호호호… 멍청한 것들이라구야. 죽일라면 나를 먼저 죽여야지. 내가 마주세웠고 내가 너희들을 한방에 넣은게 아니니? 그래도 내뜻을 몰라? 너희들 하지 않았다면 진짜 멍청이라 나한테 맞아 죽어야 하는거다. 나는 그런 멍청한 동생이 싫거든. 너희들 좋은 일 축하한다. 진짜로 욕 먹어야 할 일은 나하고 말 없이 가는거야. 둘이 아무리 계획을 잘 짜고 잠시 헤여진다고 하지만, 연길에 있는 동료들이 근심되고 책임져줘야 한다고 해도 나하곤 간다소리 하고 가야 하는거야. 이것이 의리 아니겠어? …련길이, 내말 맞지?”
“예, 잘 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럴께요.”
“련길이 데리고 일 해야 할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지?”
“다섯입니다. 모두가 한마을에서 온 끌끌한 청년들입니다. 작년엔 우리 한향에서 함께 온 사람들인데 그들이 선거해서 내가 대장을 맡은겁니다. 금년엔 아닙니다.”
“그러면 그 다섯 사람만 오늘 여기에 오라고 전화 하오. 어제밤에 보다싶이 골물 방지 공사를 해야하지 않겠습데? 큰 공정은 아니지만 여섯이 하자면 한달은 거의 걸려야 되겠지. 총공정사가 설계 하였을테니 지금 곧 우리둘이 합동서를 쓰기요.”
련길이는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동료들을 위해 일거리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한달이나 밤낮으로 설아와 함께 있을 수 있게 되였다.
동주는 이미 모래와 세멘트, 돌따위의 물자들을 실어들이기 시작 하였다.
창범이는 돈사 북쪽에 낮은 돌언제를 쌓고 돈사와 공장건물 사이에 땅을 파고 콩크리트 배수구 도랑을 만들어 골물이 아래로 빠지게 설계 하였다. 돈사 서쪽으로
물길을 빼면 공정이 곱절로 늘어나기에 이렇게 한 것이다.
돈사와 도랑사이에 콩크리트로 침전 못을 만들고 돈사의 오물이 자연적으로 못에 흘러들게 한다. 그옆에 오물 정화기를 놓고 양수기로 물만 뽑아올려 정화 한 후 맑은 물이 도랑에 흘러들게 한다. 이렇게 천동하와 해란강의 오염을 방지한다. 원래는 분변이나 청소한 물이 다 함께 기계 수송으로 발효장에 들어갔다가 건덕지만 남고 오물은 자연적으로 려과되여 하천에 흘러들고 있었다. 계속 이렇게 하다가 환경보호 부문에서 잡고 늘어지면 큰 일 난다. 하여 60만원에 가까운 큰 돈을 들여 일본에서 생산한 “미립자 분해식 오물 정화기” 한대를 사기로 한것이다. 진정 해란강을 오염 시키는 날이면 회사는 문을 닫고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날 오후 련길네 마을 청년들은 갑수동에 이르자마자 일에 달라붙었다. 웃통을 벗어내치고 백여근 되는 비물에 젖은 감자가마니를 공장안으로 메여 나르는데 너남 없이 뒤질세라 뛰여다녔다. 부지런히만 하면 먹여주고 재워주는 곳에서 한달 사이에 이천원 밑으로 벌 수 있는 일이라 모두들 좋아 야단이였다.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언제 가는줄 모르고 언제나 시간이 짧다고 탄식한다. 헌데 련길인 아니였다. 어서빨리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져 설아를 안고 이불 속에 들고 싶을 뿐이다. “중이 고기 맛을 들이면 딱정벌레도 잡아먹는다”고 하였다.
설아가 련길이 일하고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사람들 보는 눈이 아니라면 서로 껴안고 입술이라도 한시간 빨고 싶었다.
“리동무, 이것 내방 열쇰다. 지금 언니 따라 연길 가는데 돌아올지 모르겠어요.”
“안 가면 안되오?”
“물론 안 되죠. 내동생이 오라잖으면 대학시험 친다고 보러 가는건데요.”
“그럼 래일 갈거지…”
정 설아와 정 강이는 태여나서 처음 직접 만나는 사촌 오누이이다.
방 화는 그들을 대면 시키고 고급 호텔방 하나 잡아 보름간이라도 편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시험 준비에 최후 마력을 풀게끔 하려고 정 강이를 찾아온 것이였다. 정 강이는 어떠한 환경이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견결히 호텔에 들려 하지 않았다.
“우리 설아누나, 정말 이뻐요. 컴퓨터에서 볼 땐 이렇게 이쁜 줄 몰랐는데. 매형 보구 싶네요. 우리 누나보다 더 멋져야 할텐데. 어머니, 어머니 보시기엔 어땠어요?”
“응, 잘 생겼어. 우리 아들 보담은 못하지만. 내 인츰 만나게 해줄게 근심마아.”
“언닌 그저 아들밖에 없죠? 우리 리동무 정 강이보담 더 잘났구만요. 호호호…”
“언니? 누나 방금 우리 어머니를 언니라 불렀어요? 그럼 난 누나를 이모라고 불러야잖아요? 촌수가 완전히 엉망인데요. 그렇다고 내가 어머니를 누나랄순 없고.”
“누나가 잘 못 했어. 나 니 우리 언니 아들인줄 모를 때 언니로 삼은거야. 그래서 습관 돼서 그런거다. 고친다면서 잘 안 돼. 너의 어머님께 미안한거지.”
“됐다, 별것 다 가지고서. 아들아, 오늘저녁엔 엄마 같이 한침대서 자는거지?”
“예, 근데 좀 부끄럽네요. 나도 인젠 컸나봐요. 어머님 품에 안겨 자고 싶고 누나 품에 안겨 자고 싶고 하면서도 부끄러운거 있죠? 초중 때 까지만도 안 그랬었는데. 내가 언제 컸나, 정말 크기나 컸나 생각 해보군 하는데 모르겠더라구요.”
“자식, 그럼 커야지 한일 애기로 살 줄 알았냐? 이리와, 엄마 한번 안아보고 따로 자라. 난 너누나하고 안고 잘란다.”
“어머니, 나 숙사로 돌아 갈까요?”
“아니, 랠 아침까지 같이 먹고 학교 가라. 이방 스므날 예약한거니 너 아무때건 와서 써도 된다. 네가 공부하기 어데 편리하면 어데서 해라. 우리도 혹시 연길에 널 보러 오면 사용 할 수 있고. 얘, 아들아 너 여자친구 안 사귀였니?”
“아닙니다. 공부 안하고 언제 그런 짓을. 이제 대학까지 나온 다음 만나도 될걸.”
“음, 여자친구 있다해도 이런 곳에 데리고 오면 절대 안 된다. 절대로, 알겠니?”
“어머니 안심해요, 없다니깐요. 있다고 해도 어디 이런데로 덱고 다닐 냅니까?”
큰 침대 두개를 놓은 호텔방이라서 방 화와 설아가 한침대에 누웠다.
“설아야, 너 련길이와 결혼 하려니?”
“녜, 물론이죠. 왜 안되나요?”
“누가 안된다고 했어? 알고퍼서, 또 내가 응당 알아야 할 일이라 물은건데.”
“호호호… 미안해요. 방금 그의 생각을 하고 있었던것 같애요.”
“그래? 그럴테지.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잖니? 너넨 그럴만도 하지. 나 잘 알았으니 인젠 자자. 니 배 커지기 전에 빨리 서둘러야겠다.”
보름 후, 정 강이가 시험치기 전날 방 화는 설아와 련길이를 데리고 연길로 왔다. 호텔방 하나를 더잡아 설아와 련길이를 한방에서 자게 하고 방 화는 정 강이를 안고 누웠다. 마을의 강변에서 조무래기들과 벌거벗고 미역감으며 뛰놀던 애가, 낯 모르는 여인이 아래도리가 드러났다고 앞에서서 팔을 벌려 막아주던 애가 어른이 되여 대학 시험을 추리게 된다. 정 강이는 인츰 잠 들었는지 숨을 고르롭게 쉬고 있었다. 방 화는 그애의 수면에 영향을 줄까봐 살랭이 내려와 자기 침대로 갔다. 사흘간 시험이 끝날때까지 방 화는 저녁마다 아들을 껴안아주고 낮이면 시험장 대문앞에서 다른집 부모들처럼 아들을 기도해주고 기다려주었다. 한과목 시험이 끝날 때마다 정 강이가 제일 앞장에서 달려와 “어머니!”를 세차게 부르며 방 화를 품안는데 사람들은 의아한 눈길로 그들을 바라본다. 서른살 돼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이 스무살 되는 대학고시에
참가하는 멋진 아들이 있다는 것이 잘 믿어지질 않는 것이였다. 사람들이야 믿던말던
멋진 아들과 아름답고 젊은 엄마는 돌아서서 새하얀 승용차에 올라 사라진다.
시험을 다 친 후 방 화는 정 강의 책과 이불과 정 강이를 싣고 구석툰으로 왔다. 강 화와 강 평에게 선물 할 새 책가방과 의복, 신과 모자도 샀다. 이제 개학이면 강
화는 초중에 올라가고 강 평은 소학교에 붙는다. 강 평은 신애와 동갑인데 한 해 늦게 여덟살에 입학 하는 셈이다.
방 화는 장만이도 구석툰으로 오라고 불렀다. 을봉이네 집에서 하루밤 자고 이튿날 정 강이네 집의 물건들을 청산하고 사람을 싣고 떠났다. 정 강이 할아버지의 물건이란 낡은 옷궤 하나와 싸리나무 베는 낫 하나 그리고 금이 실린 오지독 두개와 사발 몇개였다. 회사 아파트에서 자고 직공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하면 아무것도 소용 없겠지만 정로인이 아까워 하니 장만이의 작은 짐차에 주어실은 것이다. 방 화가 정 강이한테 사준 변속자전거는 강 화가 향마을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니 계승하여
타도록 넘겨주었다. 차가 연길을 지날 때 정 강이는 동창들과 송별연도 하고 야영도 간다면서 어머니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아버지 한테서 용돈도 푸짐히 받아챙기고 내렸다. 정 강이는 장만이를 처음 만난 그때부터 아버지라고 불렀던 것이다.
설아는 바지도 안 입고 기여다닐 때 할아버지와 헤여진 후 이번 처음으로 만나게 되였다. 련길이도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여 더없이 기뻤다. 방 화는 아파트 일층에 정 강이네 집을 마련 해주었다.
칠십세가 넘은 정로인은 일을 시켜달라고 방 화를 쫓아다니며 졸랐다.
“강이 엄마, 먹여주고 재워주고 하니 품값은 한푼도 싫다. 내가 일을 하면 얼마나 하겠냐만 놀고만 있을순 없잖냐? 나 일 안 하믄 못산다. 그러니 아무거라도 시켜라.”
“큰 아번님, 좀 편히 쉬세요. 큰 아번님의 일은 내아들 대학 보낸걸로 끝났어요.”
사실 정 강의 할아버지가 할만한 일이라곤 없었다. 륙십세 좌우라면 공장에서 젖은 당면을 건져 건조틀에 한꼬챙이씩 날라다 걸어놓는 일이라도 되겠지만 칠십세 넘는 로인은 빠르지 못 할 뿐만 아니라 하루종일 서서움직인다는 것도 못 할 짓이다.
정 국영은 끝끝내 자기절로 일거리를 만들었다. 자기가 할만한 일이 없을까고 돈사도 돌고 공장도 돌고 하던중 젖은 당면을 둬뼘되는 가는 대나무 가지에 걸어 그것을 건조틀에 촘촘히 걸쳐놓고 자연건조를 시키는 것을 보게 되였다. 이지방엔 대나무라고 자라는 것이 없으니 필경 돈을 주고 멀리에서 사 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 걸대라는 것을 싸리나무로 대체해도 별문제일것 같다. 그 수요량은 엄청 많은데 부러져서 버린 것도 적지 않았다. 부러진 것들을 살펴보니 모두가 매듭 부분이였다. 저가락보담 조금 더 굵은 대나무는 한매듭이 두뼘짜리가 많지 않아 대부분 두마디 짜리로 되여 있었다. 싸리나무는 매듭이 없어 잘 부러지지 않고 매듭이 없기에 당면이 마른 후 뽑아내기도 쉬울 것이다.
정로인은 자기의 발명으로 흥분 되였다. 그는 낫을 차고 뒷산으로 올라갔다. 싸리나무는 너무도 많았다. 산골 사람들은 싸리나무 같은건 땔나무로도 치지 않는다. 사발만큼 굵은 가둑나무여야 쪼개서 부엌 아궁이에 넣으면 화력이 세고 오래 탄다. 하기에 “참나무 장작은 불땀이 세다.”라는 명사해석도 국어사전에 수록되여있다. 정로인은 싸리나무를 한짐 베여 질머지고 집으로 내려와 대나무 꼬챙이를 하나 가져다 비교하면서 길이를 맞추어 끊고 겁찔을 벗겼다. 겁질이 당면에 섞이지 말아야 하고 꼬챙이가 반들반들 하여야 마른 당면에서 뽑아내기가 쉽다는 것을 그도 안다. 하여 정성들여 겁질을 벗기고 헝겊으로 싸쥐고 문대여 광택까지 냈다. 한창 물이 올라 있는 싸리나무라서 겁질도 잘 벗겨지고 광택도 잘 났다.
늙은 것이 방 화라는 고마운 애를 위하여 처음으로 하는 일인데 또 마지막 일일 수도 있는 것인데 정성을 넣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밤을 새면서 베여온 나무를 다 끊고 다듬었다. 헤여보니 사백가지가 조금 넘었다. 마음은 너무도 흐뭇 하였다.
이튿날 아침 정로인은 자기의 로동성과를 안고 당면 건조직장으로 갔다. 마침 총경리 장만이가 직장을 돌아보고 있었다.
“김경리, 대나무꼬챙이를 쓰지말고 이걸 써보자구. 내생각엔 괜찮을 듯 싶은데.”
“아니? 큰 아버지께서 만드신겁니까?”
장만이는 방 화에게 큰 일이 났으니 빨리 내려와 보라고 전화를 쳤다. 너무나도 간단하면서도 너무나도 큰 발명창조였다. 관내에서 걸대 하나에 사전씩 주고 사온다. 그런건 싸리나무가 없는 고장에서 사다 쓰는 것일텐데 생각지도 않고 많은 애매한 돈을 팔았다. 사람들의 칭찬에 정로인도 더없이 기뻤다.
“나 한생 싸리나무로 살아온 사람이요. 일년에 사과배 광주리를 많을 땐 만개씩 결었으니. 지금은 안 되우, 모두 종이함이나 비닐침직주머니를 쓴단말이요.”
방 화는 걸대(挂杆) 생산을 정 강이 할아버지에게 맡겼다. 그리고 한대에 삼전씩 기입 해주기로 총경리인 장만이와 재무부장인 로 길봉 까지 셋만 알게 결정 지었다. 걸대는 혼자서 하루에 천개를 할 수 있다고한다. 가을이면 나무가 물이 가 하기가 힘 든 일이니 시월 전에 될 수록이면 많이 해야 한다. 정로인은 식전에 벌써 한짐 베여 오고 오전에 한짐 더 베여 온 후 짜르고 겁질 벗기는 일을 밤 늦게까지 하였다.
정 강이는 한달간 할아버지를 도와 싸리나무 베여오는 일을 하였다. 할아버지가 어머니를 도와 무상으로 하는 일이라 하니 정 강이도 성수가 났다. 정 강이가 너무 많이 베여다 무져놓아 나무에 물기가 빠져 잘 벗겨지지 않았다. 정강이가 길이를 맞추어 짜르고 할아버지가 겁질을 벗겼다. 생산 효률은 배로 늘어났다.
정 강이는 먼곳에 가 공부해도 어머니께서 할아버지를 직접 보살피시니 시름이 놓였다. 방 화도 그것을 바랬다. 나서부터 지금까지 십구년간 할아버지가 지어주는 차겁고 뜨겁고 무르고 되고 그런 밥을 먹으며 자랐는데 인젠 할아버지도 식당의 따스한 밥을 잡수면서 근심걱정 없이 지낼 수 있게 되였다.
“할아버지, 어머니 계시니 전 멀리로 가도 아무 근심 없네요.”
“그람, 아무 근심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니 엄마처럼 철저한 사람 되거라.”
“녜. 알아요, 할아버지 절 고생스레 키우신걸 잘 알아요. 공부 잘 하고 좋은 사람 되여 할아버지와 어머님의 키워준 은혜 꼭 갚을겁니다. 할아버지, 인생이란 뭘까요?”
“내가 그런걸 어떻게 아니? 너의 엄마하구 물어봐야지.”
“어머니의 인생은 남을 위하여 사랑을 베푸시는 것일겁니다. 사람이 사는 목적? 의미? 가치? 욕심? 아무튼 그런것이 사람마다 다 있겠지요.”
“몰라… 허지만 이 할애비도 목적은 있었단다. 뭔지 알겠니?”
“뭔데요? 할아버지.”
“널 대학 보내는거. 니가 대학 가기전엔 절대 죽지 않겠다고 결심 하고 살아왔다. 만약 그전에 죽게 되면 너한테 좋은 양부모 찾아주고 눈을 감을 것이라고 결심했다. 인젠 모든 소원 다 성취 했으니 죽어도 될터인데 또 새로운 욕심이 생겼다…”
“뭘까요? 욕심쟁이 우리 할아버지. 음ㅡ 우리 어머니 사업 잘 되시는것?”
“아니, 그건 욕심이 아니고 바램이지. 그러고 꼭 잘 되리라 믿는거고. 내 욕심이 두가지가 있다. 네 엄마를 한푼어치라도 돕는거, 짐으로 되지 말고 힘으로 되여주고 싶은거다. 은혜를 입은 고마운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그런 욕심이 생길거다.”
“맞아요. 그것이 할아버지의 위대하신 인생인걸요. 또 한가지는 뭐래요?”
“또 한가지 욕심은 너의 아들, 내 증손자 보고 죽는거다.”
“이ㅡ 할아버지두, 오래오래 앉으시는건 좋지만 전 아직 스무살도 안 됐어요.
그런 욕심은 삼가하셔야 해요.”
“자식, 내 욕심인데 니 무슨 상관이냐? 니가 내 한애비라도 되는거냐? 허허허…”
“히히히… 욕심 부리세요. 할아버지 오래 앉으시게 나 장가 안 갈거구만요.”
“거짓말 마아. 세상에 제일 큰 거짓부렁이가 바로 너같은 놈이 ‘나 장가 안 가요’ 하는 소리다. 래일이라도 고운 처녀 만나면 결혼 하자고 야단일거면서도. 허허허…”
“이ㅡ 할아버지 너무 오버센스 하신다…”
정씨 조손은 마주 앉아 싸리나무를 끊고 바르면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었다.
7월 말, 동사회의에서는 골물이 터지기전 방 화를 일깨워주어 재난을 면케 해준 홍 성자 아주머니에게 5천원을, 새로운 걸대를 발명한 정로인에게 5천원을 각각 장려 하기로 결정 짓고 년말에 발급하기로 하였다. 방 화는 또 휴가촌 건설에 개인 투자로 조금씩 착수 할것이라는 생각도 말 하였다.
7월말, 련길이네 골물배수구 일이 끝났다. 방 화는 천 오백원씩 줄테니 한달간만 더 해달라고 하였다. 방 화는 다년간 비여있는 낡은 집을 다섯채만 골라 수리 하기로 작정하였다. 개인이 먼저 투자하고 효익이 나면 다시 회사에 넘길 생각이다.
방 화는 창범한테 집수리 공사의 총지휘를 맡기고 설계와 예산을 하도록 시켰다.
조 동주는 당면을 한트럭 싣고 나갔다가는 들어올 때면 기와나 세멘트, 목재같은
건축자재들을 싣고 오곤 하였다. 당면은 생산하는 족족 김 현철의 남북무역회사에서 러시아에 실어다 팔고 있었다. 처음엔 한국에도 팔아보고 조선에도 팔아보고 학명과
련계해 국내 남방에도 보내보고 했었는데 가격이 제일 좋은 것이 러시아 시장이였다.
휴가촌 집수리가 본격화로 진입 한 후 방 화는 설아와 련길이를 불렀다.
“너희들 결혼 해라. 래일부터 보름간 휴가를 줄테니 고향에 갔다 오거라. 부모나 친척들에게 인사드리고 향정부에 가서 결혼등기를 하고 아이 생산지표도 가져라. 꼭.
그리고 결혼식을 올리던지 말던지 그건 너네 맘대로 하고. 여기에 돌아 와 간단히 술상을 차려도 되고. 그리고 설아 시어머님을 꼭 모시고 오너라. 홀로 계시니 그러는 것이 옳겠지? 친정부모들은 거기에 오빠가 있으니 잠시 맡기고. 어때? 의견 있나?”
“너무나 감사합니다! 방사장님! 아니 숙모님! 숙모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련길이, 설아의 의견도 들어보지 않고 혼자 결론을 내리는거요?”
“녜? 저… 죄송해요…”
“특히 시어머님 모셔오는것 같은 일은 설아의 의견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또한 자넨 아직 우리회사 직원도 아니잖아? 설아, 니 태도는 어떠냐? 말해봐라.”
“글쎄요, 어머님 한번도 뵙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련길씨를 봐선 어머님께서도 착하시리라고 믿어요. 그러니깐 례장감부터 보내온 일은 마음이 너무 고우셔서 범한 착오 아닐까고도 생각 합니다. 물건 가지고 처녀의 환심을 사려거나 처녀의 부모들을 꼬셔 처녀를 핍박 하게 하려고 그러신건 아니겠죠 뭐.”
“그러니 도대체 어쩌겠다는 소리냐?”
“숙모님 시키는대로 하겠습니다.”
“그럼 됐다. 래일로 떠나도록 준비 해라. 그리고 이건 옷이나 한벌씩 좋은걸로 사 입어라. 숙모가 주는 결혼 부조이니 그렇게 알고. 잘 갔다오너라.”
8월 중순, 대학시험 발표가 났다. 정 강이는 지망 한대로 북경대학 전자정보계에 붙었다. 방 화는 연회를 열고 전체 사원들을 접대하며 크게 경축 해주었다.
8월 중순, 당면 생산의 원자재인 감자가 다 떨어졌다. 그러니 계획보다 많이 생산하고 빨리 해낸 것이다. 시월 말이여야 큰 밭의 감자가 나오는데 그때에 가야 잘 여물어 전분이 많이 나고 값이 싸다. 그러니 두달간 공백이 생기게 되였다. 공백을 메우려고 팔월의 감자를 사들이면 햇감자라고 값만 비싸고 전분이 적다.
창범이와 방 화는 컴퓨터에 매달려 할만한 산품을 찾기에 전념 하였다.
한 밤중에 창범이가 방 화한테로 전화를 쳐왔다.
“방사장님, 컴퓨터를 켰어요?”
“녜, 무슨 좋은 정보라도 찾은 거얘요?”
“예, 한국 홈페지인데요, 외국홈페지 목록에서 한국인터넷이란 종목을 누르고 검색창에 도토리묵이란 글자를 쳐넣고 검색을 누르세요. 상세히 잘 읽어봐요. 그러고
래일 사무실에서 만나 다시 연구 합시다.”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영양 음식이라고 도토리묵에 대해 소개하고 소비 수요량이
많은데 도토리 전분 공급이 딸려 가격이 오른다는 등의 소개였다. 이지역에선 조선족 민속음식으로 메밀묵이 많이 류행되고 있고 도토리는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옛날 60년대 초, 대식품(代食品) 세월에 먹을 것이 없으니 야산에 가서 도토리를 주어다 매똘에 갈아서 떫은 맛을 우려낸 후 그것으로 묵도 아니고 죽도 아닌 그런것을 해서
기아를 달래는 사람들이 더러 있긴 했었으나 쌀이 남아넘치는 지금에야 누가 그런걸 먹으려 하겠는가? 젊은 사람들은 도토리란 명사 마저도 알지 못하고 있다. “개밥에 도토리 신세”라더니 도토리는 이곳에서 외목 나고 도외시 되고 있다. 헌데 한국에선 과학적 분석을 거쳐 도토리전분이 인체 건강에 좋다고 여겨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그렇다면 이곳에도 인츰 도토리묵이 성행 할 것이다. 더우기 이곳 야산이나 심산엔 가둑나무 천지이고 그의 열매인 도토리 또한 겁나게 많다.
이튿날 방 화는 긴급 동사회의를 소집 하였다. 창범이가 도토리 전분을 생산 할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당면을 생산하던 설비 중에서 분쇄기와 려과기를 그대로 사용 할 수 있고 굴림통식 분말 건조기 한대를 사야하고 포장 봉합 재봉기 하나를 사야 했다. 다음 포장재료 공장에가서 누른색 종이로 된 포장주머니를 예약 해야 한다.
9월 초, 반달 후면 도토리가 여물어 수확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반달 사이에 생산 준비를 끝내야 한다. 동사회의 비준이 떨어지자 동주와 장만이가 해방패 트럭을 몰고 창범이와 함께 장춘으로 갔다. 회전식 분말 건조기는 의약 제조 항업에서 많이 쓰는 설비이다. 하기에 창범이는 인터넷 검색으로 의약기계 제조공장을 찾았고 가면 살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들은 닷새만에 분말 분쇄기까지 달린 건조기와 봉합 재봉틀을 사서 싣고 돌아 왔다. 기계를 차에서 부리우고 들여다 안장 하고 배전 하는 시간까지 이틀이 걸렸다. 일주일만에 각가지 준비가 끝났고 자금이 십만원 들었다.
도토리 수확철이 되였다. 시텔레비죤방송 흐름 자막으로 도토리를 대량으로 수구 한다고 광고를 냈다. 어느 마을에서든 한트럭이 차게 도토리를 주어놓고 **0808번에 전화를 치면 트럭을 몰고 가 근당 35전씩 주고 수구한다. 공장까지
가져오면 한근에 36전이다. 하기에 린근의 산골 촌민들은 자기들끼리 모아가지고 손잡이 뜨락또르나 달구지에 싣고온다. 한사람이 하루에 보통 2백근씩 수확 할 수 있는데 꽤나 좋은 부업거리라 촌민들은 기회를 놓칠세라 도토리를 수확 하였다.
설아네는 지시대로 결혼증과 준생증을 타가지고 련길이네 가산을 처분 해버린 후 시어머님을 모시고 열흘만에 급급히 갑수동으로 돌아왔다. 방 화는 정 강이네 옆방을 설아네 집으로 선택 하여주었다. 설아더러 시어머님을 모시는 한편 친할아버지도 잘 돌볼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설아는 방 화가 백주에서 사준 컴퓨터도 메고왔다.
50대 초반인 련길의 어머니는 무어든 할 수 있어 림시로 굴암돼지 사양반에서 일하게 되였고 련길이는 허 정구 축목사의 제자로 안배 되였다.
도토리전분 생산을 두달간 본격적으로 진행하여 열다섯톤을 뽑아냈다. 생도토리 열근에서 전분 한근반씩 나왔다. 한국에다 전분 한키로그람당 20원씩 받고 팔았는데 도토리 값을 빼고 남는 돈은 23만원이나 되였다. 설비값과 모든 비용을 떼여버려도 십만원은 남는다. 만원을 창범이에게 장려하기로 했다.
년말에 결산 해보니 당면과 도토리 전분 생산에서 30만의 순 리윤을 올렸고 고기 돼지 생산에서 4천마리를 팔아 50만원을 올렸다. 공장에서 돈들여 산 원자재의 감자 찌꺼기와 도토리 찌꺼기를 양돈장에서 주사료로 한 것이니 사료비로 10만원을 국수공장의 장부에 넘기니 두개의 생산선에서 따낸 성적이 동등 하게 되였다.
40만원을 재생산 확대 비용으로 류동자금에 넣고 40만원으로 분홍하기로 했다.
정 강이 할아버진 몇달간 걸대 10만개를 만들어 바친 3천원에 장려금 5천원을 합쳐 8천원이나 탔다. 애의 학비와 밥값까지 다 대주면서 돈은 어쩌라고 주는거냐 야단이였으나 방 화는 적금통장을 만들어 기어이 쥐워 주었다.
“아번님 손주 장가 보내지 않으실래요? 대학 마치믄 인츰 갈라 할텐데요.”
“그러니 어미가 다 해야지. 어미 없을 때믄 내 눈구녁 뿌였해도 돈 만져야겠지만. 내가 무슨 근심일고? 하늘이 방사장 같은 철저한 딸님을 나한테 보내주었는데.”
“아버님, 그래도 할아버지 번돈 할아버지 손으로 손주 앞에 척 내놓아봐요. 어떤 기분이겠어요? 또 그 손자도 어떤 기분이고요?”
“방사장은 정말 철저한 사람이여. 참말 고맙네.”
정로인은 언제나 방 화를 철저한 사람이라 말한다. 무어나 빠짐 없고 철저하게도 아름답고 철저하게 선량하고 철저하게 따스하고 철저하게 부드럽고 철저하게 부지런하고 철저하게 똑똑하고 또 철저하게 강의하고 철저하게 예리하고 철저하게 용감하고… 이세상에는 둘도 없는 그런 사람을 말하는 것일게다.
한해가 눈 깜짝 할 사이에 흘러갔다. 2006년 원단이 지나고 춘절이 다가온다. 또 새해의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발걸음을 시도 해야 한다.
감분국수는 그냥 줄줄히 흘러나오고 새끼돼지들도 줄을 서서 쏟아져 나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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