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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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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편《촌부의 사랑》

26. 귀 향
2013년 04월 28일 11시 12분  조회:1721  추천:0  작성자: 김재진
    26.  귀   향
 

 
연길로부터 고향마을 남포향으로 통하는 길은 5년전보다 확 달라졌다. 연길-룡정 구간에는 고속도로로 만들고 수금소까지 세웠다. 옛날에 뻐스를 타고 두시간도 넘게 달려야 했던 고향길이 이제는 한시간도 안 걸린다.
남포향 파출소 마당에 차를 세우고 방 화와 장만이가 내렸다. 그들은 다짜고짜 소장실 문을 열며 “박소장님!”을 불렀다. 안에서도 기다리기나 했다는 듯이 “예, 어서 들어오시요.”라고 한다. 들어서며 바라보니 박 경산이 아니라 박 흥태이다.
“엉? 장만형! 날 모르겠소?”
젊은 경찰이 장만이를 먼저 알아보고 책상을 에돌아 달려와 손을 잡는다.
“오!ㅡ 흥태구나, 소장님이 되셨니? 경산 삼촌은?”
장만이도 젊은 박소장을 언녕 알아보았다. 소학교 중학교 고중까지 같은 학교를 다니며 한해 후배인 흥태는 장만이를 형님이라고 불렀었다. 흥태는 “형수님”이라 부르며 방 화와도 악수 하였다. 형수님은 흥태보담 두해나 후배로 되지만말이다.
“로소장은 언녕 투이쓔(퇴직 휴양)했지뭐. 어떻게 지금까지 있갰소?”
방 화네가 이점을 생각지 못 한 것이다. 아직도 5년 전 그때 그사람들일 줄로 생각 했다. 장만이가 흥태의 손을 다시 잡았다.
“흥태야, 아니지, 인젠 박소장님이라 불러야지. 너네 그때 내일 때문에 영 고생 했다는거 다 들었다. 정말 감사하다. 내 무기도형이던게 두번 감형 받구 이번에 너네 형수 나를 가석방 해 내왔다. 이게 다 너네 덕분이다.”
“무슨, 다 형님 형수 똑똑하구 형님이 잘 해서 그렇지.”
“후에 시간이 있을 때 술이나 한잔 하자. 몰라 경찰이 가석방 범인하구 술을 먹어 되는지. 허허허… 어이, 우리삼촌 그냥 그집에 계시니?”
“양, 그대루요. 시간이구 후제구 하지 말구 있다가 점심에 한잔 하기요. 박소장 만나보구 모시구 오우, 내 간단하게 한상차릴께. 왔다가 점심이야 먹구 가겠지?”
“그러세요, 박소장님. 그렇잖아도 인사를 내려고 계획 했었는데요.”
장만이가 결단을 못내리고 망신스럽게 우물쭈물 할까봐 방 화가 앞장서서 대답 하였다. 대답하면서 지갑을 열고 돈 천원을 꺼내여 책상 위에 놓았다.
“아따, 형수님두! 돈은 무슨 돈을. 고만한 술값 없을라구?”
“말 말구 받어, 우리가 인사 내는게 천만 당연하지. 좋은 반찬으로 시켜라, 돈 모자라면 있다가 더 낼게. 그럼 우리 갔다올게.”
장만이는 방 화가 책상위에 놓은 돈을 주어 흥태의 호주머니에 쑤셔넣고는 방 화의 팔을 끌며 돌아섰다.
“형, 잠깐. 가석방증서 좀 보여주겠소?”
 
“왜? 날 의심하니? 탈옥자 같아보여?”
“쩌쩌쩌, 나는 보자고 할 권한이 있구 형님은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는게요.”
방 화가 “맞아요.”하며 손가방에서 손바닥만큼한 남색수첩 같은 것을 꺼내여 내밀었다. 박 흥태는 책상을 에돌아 자기자리에 가 앉아 서랍을 열었다.
“이상 하지? 출옥 할 때나 그곳 파출소에서 말해줬겠는데. 외출 간 곳의 파출소 도장을 찍으라는 말을 안 합데? 형님을 의심해서 가 아니라 위해서요.”
박 흥태는 서랍에서 자그마한 사각 도장을 꺼내여 남색수첩의 뒷 가오리를 열고 꾹 찍었다. 그리고는 그밑에 날자를 써넣었다. 방 화가 가목장 손에서 가석방증을 받으면서 외출시 휴대해야 한다는 말은 분명 들었는데 그곳의 싸인을 받아야 한다는 소리는 들은 생각이 없다. 방 화가 흥분에 쌓여 헛들었을 수도 있거니와 가석방증의 설명을 잘 읽어봤어야 하는건데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남포향 파출소 검”이란 글자가 찍혀졌는데 그수첩에는 원래 싸인란을 만들어놨었다. 마을뒤산 아래의 길 옆 집가에서 차를 세우고 방 화와 장만이는 어린애를 하나씩 안고 사립문에 들어섰다.
“삼촌 계셔요?”하며 장만이는 정주문을 쥐여당겼다. 뽀오얀 토초연기가 열린 문으로 몰켜나와 머리 위에 흩어지고 담배찐과 토장국 향기가 그들 품에 확 덮치며 코를 찔렀다. 박 경산은 가마반들반들한 큰 솥뚜껑을 베고누워 담배연기를 천정까지 이어놓으며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그는 인기척 소리에 몸을 이르키고 천천히 머리를 돌리며 “누구요?”를 불렀다. 방 화네를 보는 순간 화뜰 놀라며 “엉?” 하고는 말문이 막혔다.
“삼촌, 저 장만입니다. 안녕 하셨어요?”
“이게 꿈이야 아니지?”
방 화와 장만이는 아이들을 내려놓고 방에 올라가 박 경산의 앞에 나란히 섰다가 엎드렸다. 박 경산은 급급히 그들을 부축하였다.
“절은 무슨놈 절? 어서 일어나. 널 영영 못 보는 줄 알았는데, 이앤 또 누구냐? 아들? 나온지가 벌써 몇년 됐단 말이냐? 아버지 어머니는 무사하시고?”
“삼촌, 다가 삼촌 덕분입니다. 이번에 가석방 되여 나왔어요…”
장만이와 방 화는 서로 교대 해 가며 박 경산의 의문들을 풀어주었다.
“삼촌, 창범인 지금 어데서 뭘 하고 있습니까? 본지가 오래군요.”
창범이란 장만이보담 두살 아래인 경산의 아들 방 화의 동창생이다. 공대를 졸업 하고 연길 국영기업에 안배 받아 몇년 출근하다가 그 기업이 문을 닫아 지금은 원신 민영기업의 한 공장에서 공정사로 일하고 있었다. 창범의 녀동생은 8년전에 일본에 류학 갔다가 6년전에 일본총각과 결혼 하였으니 장만이네도 다 참석했던 일이다.
“삼촌, 숙모님은 어데 가셨죠?”
“어, 늙은이들이 소대 독보조에 날마다 출근이다. 일전내기 화투치기를 한대.”
“삼촌은 왜 집에 누워계셔요? 가만히 계시면 몸에 안 좋아요.”
“향 로인 활동실에 가 이것 저것 다 논다. 날이 좋을 때믄 문구치구 날이 나쁠
때믄 당구 치구 집에 안 있는다. 여름엔 산건너 저수지로 낚시도 다니구. 너네 숙모 향 병원 호사였잖구 뭐니? 그러니 농사라는걸 모르구 땅두 없다. 그래서 여름이믄
 
나하구 같이 산건너로 놀러 다닌다. 어, 그럴께 아니라 불러다가 장국이라도 끓이게 해야지, 오누비장에 모두부 넣구 보골보골 끓여서 한잔씩 하자.”
“삼촌, 술상 시켜놨습니다. 소에 들려 흥태를 만났어요. 그래서 함께 한잔 하자 했죠. 인젠 자주 다닐테니 숙모님 다음번 뵐게요. 놀음 노시는데 부르지 말고요.”
“그 멀리서 한번 나오기가 쉽겠니? 벼르고 별러야 될텐데.”
“아닙니다. 우리 곧 연길로 이사 나올겁니다. 신애 학교 붙어야잖아요? 그때믄 아버지 어머니도 여기 놀러 오시고 삼촌이랑 숙모랑도 연길에 다니시고 합시다.”
방 화는 돈 두묶음을 박 경산 앞에 내놓았다.
“삼촌, 낚시대나 몇개 사고 오토바이 하나 사서 숙모랑 함께 타세요. 삼촌께서 우리에게 해주신 은공에 비기면 너무나도 하찮지만 조카들 마음이니 받아주세요.”
“이렇게 많은 돈을? 너 뼈빠지게 일 했겠구나. 불쌍한 자식! 너네 이제 돈 많이 벌면 다구, 이건 뭐 장사라도 하던지 집 사는데 보태던지…”
박소장은 한생을 경찰오토바이를 타고 산촌마을을 누비다가 쌍타나 이년 밖에 못 타보고 적령퇴직 하였다. 그도 남들처럼 오토바이에 안해를 달고 신바람나게 저수지 낚시터를 가로막은 뒤산을 넘나들어보고 싶었다.
방 화는 박 경산을 차의 보조석에 태우고 향초대소 식당으로 갔다. 흥태는 따로 된 방에 크게 두상이나 차렸다. 간단하게 장만형하구만 둘이서 한잔씩 마시려고 말을 했었는데 천원이나 내놓으니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토요일이니 점심에 한잔 마시고 오후엔 마작이나 치고 원래 그러는 날이였다.
열한시가 조금 지나니 손님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박소장은 방 화네 맞은켠 문가에 서서 입장하는 사람마다 일일이 소개하느라고 바빴다. 대부분이 면목 모를 사람들이였다. 간부년소화를 실행하는 시기인지라 5년전 로장들이 대부분 젊은 간부들로 바뀌여진 것이였다. 수리소 소장, 림업소 소장, 세무소 소장, 변전소 소장, 신용사 주임, 공소사 주임, 규획부 주임, 기업부 주임, 부련회 주임, 우전국 국장, 병원 원장, 남 영식향장, 하 성길서기, 석회공장 공장장, 주물공장 공장장, 그외 박 경산, 박 흥태와 파출소 민경 셋이였다. 열아홉중 부련회 주임 하나가 여성이고 청일색 남자세계다. 부련회 주임은 아마도 방 화와 동무하라고 청해 온 것 같았다.
장만이는 이런 장소가 몹시 싫었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라 만회 할 수가 없었다.
“향장님과 서기님, 여러 소장님과 국장님, 여러 령도분들, 안녕 하십니까? 저는 천동곡 촌민이였습니다. 5년전 법망인 전 한 사람을 죽이고 무기형을 받았었습니다. 응당한 징벌을 받은거지요. 저는 열심히 일하고 학습하고 개조하여 두번 감형 받고 이번엔 가석방되여 나왔습니다. 이모든건 고향의 령도동지들이 저를 관심 하고 갈켜 준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전 계속 개조를 늦추지 않고 좋은 일을 찾아 하며 특히는 고향이 수요한다면 모든걸 바치겠습니다. 저를 버리지 마시고 받아주십시오. 공작이 바쁘심에도 이자리에 찾아주신 여러 령도동지들께 충심으로 되는 감사를 드리며 이자리를 마련해준 박 흥태소장님과 저의 안해에게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박 흥태를 따라 박수를 쳤다.
“남향장님, 한마디 하시겠습니까?”
 
박 흥태가 박수 칠 준비를 갖추고 서서 남 영식을 추동했다. 남 영식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박 흥태는 “남향장님께서 한마디 하시겠습니다!”하며 박수를 쳤다. 남의 초청을 받고 와서 초청사도 들었겠다 코를 맞대고 앉아 인사말도 없이 술잔부터 든다든가 술만 먹고 사라진다든가 하는 것은 례의가 아니다.
“여러동지들, 오늘은 춘경생산을 잘 할데 관해선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허허… 오늘은 이 반가운 술을 어떻게 잘 마실 것인가만 한마디 합시다. 수선 장만동무가 자유로이 고향에 돌아 온 것을 열렬히 환영 합니다. 이전에 내가 이동무와 직접적인 대면은 없었지만, ㅡ내가 몇해 선배이니깐요ㅡ 잘 압니다. 많이 들었습니다. 참한 청년이였죠. 전향 청년들의 본보기였죠. 허지만 누군들 착오를 범하지 않겠습니까? 나쁜 사람 나쁜 일과 무자비하게 투쟁 하는건 옳았는데 과분 했습니다. 옳지요? 로소장님.(박 경산이 머리를 끄덕여 긍정 해주었다.) 우리는 앞으로 누구든 법대로 행동하며 전향 인민들을 이끌어 춘경생산…허허허… 김 장만동무를 환영하는 의미로 다 같이 박수를 한번 열렬하게 칩시다… 감사합니다.”
술이 시작되였다. 농촌의 주량, 더우기는 향촌간부들의 주량은 탄복 할만큼하다. 그들은 숨김이 없이 호방하다. 량산박의 108호걸 같다. 취하면 취한 모습대로 몸을 흔들고 팔을 저으며 목에 피대를 곧게 세운다. 시가지 사람들처럼 잔을 사양 하거나 안 취하고도 취한척 하거나 취하고도 안 취한척 점잔을 떨거나 그런 거짓이 없다.
방철이가 엄마의 품에서 잠든 것을 복무원아재가 방에 안아다 눕혔다. 신애는 아빠가 집어주는 향토맛 풍기는 반찬들을 이것 저것 맛보기에 여념이 없다. 방 화는 남편의 위신이 올라가는것이 기뻐 들떴다. 부련회 주임 조 송련이 권하는 술을 한잔 마셨더니 정신이 더욱 흥분된다. 송련이도 한잔 함께 마셨는데 마셨는지 말았는지 전혀 티가 안 났다. 지금은 술잔들이 어데가나 모두 석냥짜리다. 옛날 한냥짜리나 일곱돈짜리는 력사의 무덤속으로 사라진지가 오래다. 하여 지금 한잔만 마시면 알딸딸 안 해 질 수가 없다. 방 화는 술잔과 술병을 들더니 술병을 남편한테 넘겼다. 방 화가 자기보고 술을 부어달라는 것이라 여기며 장만이는 놀랐다.
“동무, 이잔에 술을 부어요. 우리 함께 한잔씩 권합시다.”
“그래야지, 응당한 일이요.”
남향장에게 첫잔을 권하였다. 남 영식은 잔을 좌상인 박 경산의 앞으로 밀다가 지고 말았다. 이장소에서 보스이고 환영사를 한 사람이고 방 화와 함께 술 마신적이 있는 사람이였다. 남 영식은 잔 두개를 찾아다가 조금씩 부어 셋이 함께 마실 것을 제의 했다. 방 화와 장만이는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방 화네부부가 술을 한순배 다 권한 후 자리에 와 앉자 남 영식이 술병을 들고 쫓아왔다. 송련이는 일어나 자기 자리를 향장에게 권하였다.
“김동무, 입소해서 무슨 일을 했댔소?”
“주조물 공장 목형공 일을 했습니다.”
“오, 그러면 여기 주조물 공장에 출근 하면 되겠구만. 저기 공장장이 왔소.”
남 영식은 당금 주물공장 공장장을 부르려 하였다. 그것은 장만이를 위하여 하는 행동이였다. 술병은 들고 왔지만 기실은 장만이의 직업문제를 론의하러 온 것이다.
 
“감사합니다. 향장님. 허지만 아직 안 돼요. 이사부터 와야지요. 그리구 우리는 지금 투자 항목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투자라고 했소? 항목을 찾는다고요?”
남 영식은 투자라는 소리에 귀가 벌쭉 해지고 정신이 팍 들었다.
“예, 투자라고 했습니다. 제가 입소한 사이 저의 안해가 돈 좀 번 모양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했으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만명 되는 향민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살게 하려고 애쓰는 향장으로서 이보다도 더 귀맛 좋은 소리는 세상에 없다.
“성시에서 부동산 투기를 하면 돈 잘 벌 수 있지 않소?”
“물론이죠, 헌데 돈 버는 것보담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있지, 있구말구. 많고도 많지. 농촌에 항목이 있다면 투자 할 생각이요?”
“예, 항목만 좋다면요. 우리 본인들의 밥 벌이가 돼야 하구요, 촌민들에게 유익 해야 합니다. 물론 국가의 법규 법률에 어긋남이 없고 후대에 손해가 없어야겠죠.”
“물론이지. 헌데 도대체 얼마나 투자 할 수 있는거요?”
“거야 항목을 봐가며 상의 해야지 않겠습니까? 우리 자금이 얼마라는건 우리의 비밀일것 같습니다. 헌데 항목이 있긴 있는겁니까?”
“있다니깐, 항목이야 많지. 투자상이 흥취를 가지는가 않는가는 딴 문제지만.”
“흥취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좀 들어봅시다.”
“허허허… 죄송한데 이것 또한 우리네 비밀이 아니겠소? 남들이 알고 먼저 싹 해버리면 우린 그저 나떨어지잖소?”
“오, 그렇겠구만요. 피차 일반이란걸 깜빡 했네요. 우리 훗날 자리를 바꾸어 잘 상담 해봅시다. 오늘은 술을 마시구요.”
방 화는 곁에서 한마디도 끼여들지 않고 듣기만하며 장만의 대화에 만족 하였다.
시가지에선 상에 올린 반찬이 끝나면 주연이 끝난다. 향촌에선 어느 반찬 그릇이 굽나면 어느 반찬을 더 볶아 재벌로 올린다. 절반 수의 사람들이 이미 마작판으로 갔다. 복무원이 방철이를 안고 왔다. 방철이는 잠을 깨고도 울지 않고 엄마를 찾지 않는다. 그에겐 엄마나 할머니나 복무원 아재나 다 같은 존재였다. 방 화는 아들을 안고 나가 쉬 시킨후 다시들어와 반찬물에 밥을 비벼 한술 떠넣어주었다. 방철이는 절로 먹노라고 엄마 손에서 숫가락을 빼앗았다.
당일로 돌아가려던 계획을 접고 오후엔 초대소에서 휴식 하였다. 술을 마셔 차 운전에 불편했고 이튿날 남향장을 만나 사업항목문제를 한층 심도있게 토론 해 볼 타산이였다. 술에 취한 그들은 해가 넘어 갈 때까지 잤다. 아버지 어머니의 휴식을 방해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신애가 방철이를 데리고 조용히 놀았다.
남향장이 규획(전망계획-规划)부 주임과 기업부 주임을 데리고 초대소로 찾아와 저녁을 같이 먹자고 청하였다. 그들은 다시 점심 먹던 그자리로 갔다. 이튿날에 만나 상의 하자던 항목 투자문제를 남향장이 참지 못 하고 또 끄집어냈다.
“이보우, 당신네 도대체 얼마나 투자 할 수 있겠소?”
“남향장님 도대체 얼마를 수요합니까?”
 
방 화가 반문 했다.
“5백만원이요.”
“무슨 항목인데 5백이나 듭니까?”
“무공해 입쌀을 생산하는 ‘록색 공정’이요.”
“국가에서 투자하지 않습니까?”
“국가에서도 하고 민간에서도 하오. 민간인이 투자하면 당년에 본전을 돌려주고 리윤을 나누오. 리윤 나누는 년도와 프로수는 협상을 거쳐 결정 할거요.”
“예ㅡ, 항목은 좋은데 우리 취향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투자하고 우리가 건설하고 우리가 경영 할 수 있는 그런 항목이 있으면 좋겠는데요.”
“농부산품 가공이라든가 량곡 심층 가공 같은 것이 합당하겠구만.”
“맞아요, 그런거 합당한 항목이 있으면 덤벼보고 싶습니다. 남향장님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감분국수를 생산 하면 어떨까 생각 했습니다. 저의 시어머님 감분국수를 특별이 즐기십니다. 그리구 우리는 감자 많이 나는 산골에서 살았구요. 우리 집에는 시아버님께서 만든 분틀도 있었습니다.”
“허허허… 향 개발 계획에도 그항목이 앞자리에 있소. 그럼 그걸 하지뭐.”
“어떠세요? 장만동무, 호국수 공장 합시다.”
“좋지뭐, 동무가 하고 싶은거라면 뭐나 지지할거요. 향에서 지지 한다면 우리 자리를 찾고 계획을 세우고 덤벼들기요. 남향장님, 되겠습니까?”
“향에서는 완전히 지지요. 제시 할 것은 공장을 세우는데 농경지를 점하지 말아야하고 공공장소나 국가도로, 국가림지, 군사기지를 점하지 말아야하고 통신망, 송전시설 같은걸 다치지 말아야하오. 황무지나 소택지, 산비탈 같은걸 써야하오.”
“황무지나 산비탈 같은 땅을 한평방메터에 얼마씩 합니까?”
“아마 이삼원 할걸. 토지소 소장이 잘 알거요. 얼마나 살 예산이요?”
“장원한 발전을 위해서 좀 많이 사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 3백무, 대개로 25만 평방메터쯤 될겁니다. 사방 5백메텁니다. 방 화, 동무보기엔 어떻소?”
“좋아요, 현지를 보고 더 점할 수도 있고 덜 점할 수도 있고 그렇겠죠. 그런데 향에선 비준 할 수 있어요? 될수록 눅게요.”
“임자 없는 땅이라면 국가에 돈 내고 쓰는건데 누구든 아니라고 할 수 없지요. 헌데 공장 하는데 그렇게 큰 땅이 쓰이는거요?”
“물론 공장만에는 크지만요,”장만이가 대답 했다.“감자찌꺼기를 그저 버릴 수 없잖아요? 그것도 돈 주고 산건데요. 그러니 양돈장을 가져야 합니다. 양돈하면 분변이 나올게 아닙니까? 좋은 농가비룐데요. 그러니 그것으로 땅을 걸구고 거기에 옥수수라도 심고 옥수수로 사료를 하고요. 이렇게 순환 시켜야 할게 아닙니까?”
“좋은 생각이구만. 성공 하기를 바라겠소. 시공은 언제 하고 생산은 언제쯤…”
“땅이 결정되면 인츰 시공에 들어가야죠. 설비도 들여오고요. 생산은 일년전에? 될까요? 향장님께선 땅값을 낮추도록 방조 해주시고, 이제 자리 잡는 부근의 농민들
감자를 많이 심도록 홍보 해주세요. 자리는 래일 돌아보고 결정 하겠습니다.”
“지금 감자밭들은 다 묵어있소. 공장을 꾸려 농가의 수익을 높여줘야 하오.”
 
이야기 하는 사이 식사도 끝났다. 방 화가 방철이를 안고 슬며시 나가 밥 값을 치렀다. 아침 식사 시간을 안 후 방철이가 존다며 향간부들한테 인사 하고는 먼저 침실로 들어갔다. 장만이 혼자 그들과 이야기 나눠도 방 화는 시름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3백무의 땅을 산다는 것을 토론 한 일도 없고 감자찌꺼기로 양돈하고
비료 내고 사료심고 할 것이라는것 다 장만이가 즉석에서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원래 장만이가 방 화보담 모든 면이 나은 것만은 사실이다. 본인의 말대로 몇년간 사회와 리탈 되여 있다보니 잠시 따라가지 못 할 뿐이였다. 장만이가 방 화만큼 큰 성시 큰 회사에 가 굴렀으면 방 화는 축에도 못 갈 것이다.
이튿날 아침 방 화는 천동곡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피비린내가 휘몰아치는 곳, 피로 얼룩진 추억에 묻힌 산골마을, 머리가 곤두서고 전신이 경련을 일으키도록 무서운 참외막으로 찾아간다. 너무나도 떨어지지 않는 발길이건만 공장터 찾으러 그곳으로 가야 했다. 하려고 마음 먹자마자 빠져버렸다. 인젠 그들에게 있어서 사업이란 두 글짜가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장백산 유람차가 많이 다니고 림업국 목재운반 트럭이 줄쳐 다니는 산간길이라서 먼지는 꽤 많지만 그리 울퉁불퉁 하지는 않았다. 신애는 여전히 뒤좌석에서 뒹굴며 놀고 방철이는 아버지 한테 안겨있다.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을 알았더면 로인들한테 그냥 두고 둘만 올걸 외할머니께 인사 한다고 달고 왔더니 애들이 못 할 짓이다.
천동곡을 지나 갑수동에 이르렀다. 이마을에서 방 화는 27년을 자라 아래마을로 시집을 갔었다. 먼지를 들쓰고 회색으로 되여버린 방 화의 차는 작은 둔덕을 올라 소학교 마당에 들어섰다. 방 화의 모친 강 련옥여사가 30년간 교편을 잡았던 산간 마을의 림업자제 소학교였다. 방 화가 다니던 이 한족소학교에 시간종소리가 멎은지 십년이 되였다. 린근 산간의 목재를 다 베여먹고 소철길(小铁轨)까지 거두어 가지고 사람들이 가벼려 백여호가 줄어들고 이십몇집 조선족 농호들만 남았다.
둔덕아래에 널려 쓰러지지 않으려고 십년간 간신히 버티고 서있는 판자집들은 눈구멍 빠진 백골 무더기처럼 쓸쓸하고 오싹하다. 벽돌집 소학교도 문짝 하나 없이 애처로운 신세였다. 참으로 이런 곳에서 사업이란 것을 벌려야만 하는것이냐고 같은 생각을 하며 방 화와 장만이는 한참을 넋 없이 목표 없이 바라보고만 섰었다.
소학교 기와 위로 넘보이는 3차 둔덕에서 강아지 두마리가 뒤쫓기를 하다가 방 화네를 향하여 “가!가!”하듯 “멍!멍!…”짖어댄다. 자기들의 령지이니 침입 말라 경고 하는듯이. 강아지 짖음소리에 4차 둔덕 위에서 마른 풀을 헤치며 새싹을 핧고 있던 송아지 한마리가 고개를 들고 “환영!ㅡ”을 웨치듯 “음매!ㅡ”를 부른다. 페허 속에 생명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말 없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그들은 그것도 모르고 섰다가 애들이 하나씩 와 매여달리자 그때에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전에 누가 먼저 “그만둡시다!”하고 한마디만 슬쩍 말했더면 즉각 돌아져 뒤가 뿌연 차를 몰고 향으로 내려와 “우리는 갑니다.”소리도 없이 연길로 내려와 버렸을 것이다.
방 화는 방철이를, 장만이는 신애를 안고 마주섰다. 방 화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물러서지 맙시다!”
 
“우리 물러서지 말기요!”
“우리 몇백만원 던질셈치고 뛰여 듭시다.”
“아니요, 던지기는 왜 던져? 던져서는 안 되오. 성공 해야만 한다구요.”
“맞아요, 우리 힘을 합치면 못 할게 없을거얘요. 동무 어제 말씀한 순환식 생산 구상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분토재 생산에서 그치지 말고 우리는 멀리를 봐야 해요. 학교자리를 다가지고 뒤산과 량켠 골짜기를 다 가집시다. 한 50만평방메터쯤요.”
“저 뒤산 돌산이라 아무것도 못 하는거요. 나무 한그루 없잖구 뭐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산을 철갑덕이라고 불렀다.
송아지가 섰던 철갑덕의 8-9메터 아래에 강아지들의 놀이터 3차 둔덕이 있고 거기에서 4-5메터 내려 와 2차 둔덕인 학교터가 있고 한메터 아래에 운동장이 있다. 거기에서 3-4메터의 높이인 경사길을 내려서면 뻐스가 달리는 지방급 도로이다.
 철갑덕은 군용 철갑모 처럼 둥글고 땅딴하고 반반 하였다. 산이라고 부르기엔 좀 낮은감이 들어 누군가가 언덕이나 둔덕이라고 하는 덕자를 부친 것이 이름으로 된 것일게다. 제대로 할 것 같으면 덕자가 아니라 구릉 구(丘)자를 부쳐 철갑구라고 부르는 것이 철자에 맞는 것이라고 본다. 철갑덕 동쪽의 작은 골짜기에선 사계절 끊을 줄 모르는 작은 샘물이 북산 발부리에서 솟아 마을을 스쳐 뻐스길 밑을 뚫고 지나 앞산 밑둥이를 핥으며 흐르는 천동하라 부르는 작은 강에 흘러든다.
갑수동 갑수가 나는 골짜기를 마을 뒤에 난 골이라서 그랬는지 이곳 사람들은 그를 “큰배고”(大背沟)라 불렀고 철갑덕 서쪽 골짜기를 작은 뒷골짜기ㅡ소배고라 불렀다. 구(沟)자는 도랑이나 하천 물구덩이를 일컷는 말이다. 그러니 말이 산골짜기이지 어느만큼이나 클것인가가 추측이 잘 간다. 칠 팔백메터 안에 철갑덕과 큰배고 소배고가 다 든다.
“흙산이면 흙산에 할 일이 있고 돌산이면 돌산에 할 일이 있을겁니다. 근간에 중앙티브이에서 하는 조 본산 드라마 ‘류로근’을 못 봤어요? 농민기업가의 형상을 묘사 한건데 산골짜기에 휴가촌을 만들어 유람객들이 모여들게 한겁니다. 우리도 이
골짜기에 휴가촌 만들어요. 돌아서서 보세요, 장백산 유람 뻐스가 다니는 길입니다. 저길로 다니는 손님들을 끌고 소문 나면 전문으로 올 수도 있잖겠습니까? 작은 저수지를 만들고 닦시터도 하고 뽀트도 띄우고, 그 물을 받아 공장에서 감자도 싯고 목욕탕도 만들고 겨울엔 썰매장 스키장을 하고, 나무 없는 민둥산이라서 더 좋지요. 서쪽 골짜기엔 양돈장을 해서 고기를 생산 하고 양계장을 하여 계란과 닭고기를 생산하고 소를 길러 우유와 소고기를 생산 하고. 아마도 이곳 농호들은 전부 우리의 직원으로 되여야 하고 더 많은 직원들을 받아야 할겁니다. 그들은 우리공장이나 휴가촌에 들어와 일 할뿐만 아니라 자기네 경작지에 사료를 심어 우리회사에 팔아야 할 것입니다. 농경지를 점하지 못하게 한다잖아요? 경작지 주인이 우리의 사람으로 되는데 경작지가 남의 것으로 되겠어요? 저쪽 내가 살던 림업국 사택은 없어졌네요. 거기에 회사청사를 짓고 직공들을 모두 현대식 아파트로 들입시다. 일층은 사무실로 쓰고 이층부터 오층까지 직공 주택이나 숙사로 하자구요. 삼백만원 쯤이면 지을 수
있을겁니다. 양로원도 꾸리고 이고장의 로인들을 몽땅 받읍시다. 무상으로요. 공장,
 
휴가촌에 리윤이 나면 자선 방면으로 돌리면 돼요. 호호호…생각은 꿀 같은데…”
“좋은 생각들이요. 동무 참 많이 달라졌어. 그런 생각들을 다 하니. 그 생각들 중에서 절반만, 아니, 30%만 성공 해도 대단한 것이 아니겠소? 허지만 노력을 가하면 다 성사 시킬 수 있을거요. 나는 동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테니 대담히 냅다 미오. 그리구 천수랑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친구들을 불러 모을께, 혼자 하는 것보담 방조군들이 있으면 썩 났겠지?”
“좋아요, 열달 후 내친구 셋이 안쪽에서 나올 수 있어요. 최 해연이라구 동무도 아시죠? 그들 부부하구 전기 잘 하는 아저씨 한분 계셔요. 그리구 이쪽에 와 보세요. 이 바위를 기준하여 동으로 팔백메터 북으로 륙백메터가량 사요. 내려가면서 계약서 쓰고 돈을 냅시다. 50만 평방메터라 단가 2원씩이면 백만원 내야 할 것인데 깎아서 50만원으로 떨굽시다. 무용지물의 땅이니 가능 한겁니다. 어때요?”
“그러기요. 동무 생각이면 나의 생각이라니까.”
“알아요, 누구와 상담하거나 협의 할 땐 동무가 다 앞장서야 해요. 내가 말을 많이 하면 우리를 깔 볼거란 말입니다. 지금 사람들까지 아직도 남존녀비 사상을 다 버리지 못 했단 말입니다. 그리구 싸인 할 때는 아마도 내 이름을 써야 할거얘요. 동무 신분이 아직 그러니깐요. 괜찮아요?”
“허허허… 우리사이 누구의 이름이면 어떻소? 자, 갑시다.”
차에 오른 후 장만이가 말을 계속 하였다.
“우리 소학교 때, 오, 그러니 동문 유아원 때이지. 여게서 조금 더 올라간 곳에 국가에서 큰 강철공장을 했잖구뭐요? 그많은 돈을 들여놓고 왜서 없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이 곬자기가 복곬인 것만은 사실이요. 우리 능력이 되면 그걸 다시 개발해도 나라에 큰 공헌일터인데 말이요… 아까운 광석이 땅속에 버려져 있으니…”
“글쎄요, 호ㅡ, 우린 아직 안돼요, 너무도 힘찬 일이죠. 남산 밑에 석탄이 많이 깔려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우리 힘을 키워갖고 그런 큰 일에 붙읍시다.”
40만원을 내고 점 찍어둔 산과 골짜기를 샀다. 아울러 북으로 육백메터 뿐만 아니라 수요 되면 동서로 뻗은 산등성이까지 사용 할 수 있다는 허락도 협의서에 써 넣었다.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남포향이 아니라 북포향의 관할구역이였던 것이다.  
방 화는 연길쪽으로 차를 몰면서 적금통장 하나를 장만이한테 넘겨주었다.
“동무라구 돈 쓸 일이 없겠어요? 번번히 내가 가방을 열자면 시끄럽잖아요? 수요 되는것 만큼 현금을 찾아 지니세요. 비밀 번호는 동무 생일 마지막 여섯 수자입니다. 이제 시간 있으면 핸드폰부터 사요, 제일 좋은걸루요.”
“고맙소.잘 쓸게. 헌데 어데다 쓸까? 학비 물고, 유치원비 물고…”
“아닙니다. 교육비는 따로 있어요…”
방 화는 급정거를 하였다. 그리고는 머리를 핸들에 내렸다가 들었다.
“왜? 어디 아픈거요? 어디가?”
“아니, 안 아퍼요… 여보세요. 우리 남포로 돌아갑시다. 남포로요.”
“또 왜? 합동을 취소하면 위약금을 허망 내야 한다구요.”
“호호호… 누가 취소 한대요? 우리 지금 연길에 집 사러 가잖아요?”
 
“그런데?”
“틀렸어요. 우리 남포에 집을 삽시다. 남들 처럼 성시에서 살고 싶지만 우리는
아직 아니얘요. 신애 학교 다니는건 남포도 마찬가집니다. 차라리 농촌이 애들에겐 안전하구 좋아요. 애들을 시내에서 로인들께만 맡긴다는 것도 미안하구 또 로인들은 성시 생활보다 농촌 생활을 더 좋아 합니다. 우리자신도 인젠 가족과 헤여져 살고 싶지 않구요. 그렇다고 날마다 다닌다는 것도 거짓말이구요. 연길에 집을 잡으면 량켠 일 다 그르칠 수가 있습니다. 동무 생각엔 어때요?”
“물론 동의요. 동무 생각이 틀리는게 없다니깐.”
“후회 안 할까요? 제가 말입니다. 아니얘요, 동문 내말을 무조건 옳다고 하시니 아버님하구 물어봐야겠어요. 아버님께서 어쩌라면 어쩔거얘요.”
방 화는 핸드폰을 꺼내여 일분도 안 되여 시아버지와 련결을 달았다.
“아버님, 안녕하셨어요? …녜, 모두 무사하십디다. 아버님, 한가지 일 상의 좀 하려고요. 신애 학교 다니게 이사를 해얄게 아닙니까?…”
시아버님과의 상의는 하나마나 젊은이들이 잘 연구하여 결정 하라는 것이였다. 늙은이는 아무렇게나 좋으니 절대 신경 쓰지말고 아이들 공부와 젊은이들 할 일이 중요하니 그것만 잘 고려 하라는 말씀이였다. 방 화는 차머리를 돌려 남포로 갔다.
국도를 마주하고 남쪽을 향해 마을 복판에 높이 앉은 팔간 기와집 한채가 특별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방 화와 장만이는 차에서 내려 그집으로 다가갔다. 그집 창문에 “팔집”이라고 커다랗게 써 부쳐놓았던 것이다. 누구인가가 방 화네를 위해 지어놓은 집임이 틀림 없었다. 방 화와 장만이는 “계십니까?”를 불러대며 집안을 들여다 보았다. 가구도 그대로 있고 말끔한 모양이 빈집인것 같지는 않았다.
“누굴 찾으시우?”하며 아래집에서 로인 한분이 나와 그들한테로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이집 주인분들 어데 가셨는지 아세요?”
“한국 갔는데유. 누구십니까?”
“팔집이란 글자를 보고 좀 알고 싶어 주인을 찾는 중입다.”
“내가 대리인이유. 사실라구요?”
“값부터 말씀 해보세요.”
“5만입니다. 여섯메다 폭에 열두메다 길이이구 뒷마당도 너르고 새 창고도
있수. 아주 아담하고 쓸모 있는 집이지유.”
“왜 팔리잖고 있는겁니까? 무슨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라도 있는게 아닙니까?”
“모두 구경만 하고는 비싸다고 도리질 하고 간다우. 오만이면 조금 보태여 시내 가서 집을 사겠다고들 하데. 안사면 말라지유, 종국엔 살사람이 나질겁니다.”
“로인님은 집주인과 어떻게 되는 친척이십니까?”
“친척이 아니라 보다싶이 오랜 이웃이우.”
“가격을 좀 낮출 수는 없습니까? 확실히 비싸니깐요.”
“아니, 낮추었으면 언녕 팔았지 자네들까지 기다렸겠수?”
“가구는 어쩝니까?”
“합쳐서 5만이유.”
 
“가구를 안 가지면 값을 낮출 수 있잖습니까?”
“안 되우. 그 가구를 한국에 보낼 수도 없는 거구.”
가구란 가전제품은 하나 없고 사발장, 이불장, 옷장이 하나씩 있고 책상 하나가 있었다. 한국으로 시집 간 딸이 돈을 보내주어 터를 늘구고 집을 지어 몇달 살지 않았는데 그딸이 한국으로 모셔 가버렸다는 것이다.
“집조라든가 토지사용증 같은거 다 있는거죠?”
“물론이지, 그것 없이 파는 집이 어디 있겠수?”
“집문서들을 보여주시요, 우리가 사겠습니다. 먼저 3만원만 내고 이사 올 때 2만원을 가져 오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이웃이 되는 것입니다. 저의 부친님도 어르신만큼 년세 드셨어요. 앞으로 친구 되세요. 우리 올 때까지 집 잘 봐줘요. 하루에 5원씩 집 봐주는 값 드릴께요.”
“그렇게 하우. 집조 번접비는 그쪽에서 자체로 하는거유.”
3만원을 내고 령수증을 받았다.
파출소에가 호구전이 비준서를 떼였다.
“숙모님, 애들을 부탁드려요. 안쪽에 들어가 부모님 모셔오려구요.”
신애와 방철이를 경산이 량주한테 며칠만 봐달라고 맡기였다…
방 화는 장춘에 도착하자 호사기에게 비행장에 와 마중 하라고 전화를 걸었다.
방 화네가 차에 오르자 호씨가 물었다.
“룡광촌이지요?”
“아니요. 호쓰푸, 먼저 한가지 물읍시다. 호쓰푸 대리운전 해 줄 수 있어요?”
“물론 있구말구요. 어떤 정황입니까?”
“큰 차입니다. 해방표 트럭이요.”
“내 원래 기업에서 그걸 몰았습니다.”
“연변에 가 차를 두고 기차로 와야 해요. 그러니 래일 차를 사고  짐을 싣고  모레 떠나 연변에 도착하고 글페 기차 타고 돌아오면 돼요. 하실수 있겠어요?”
“밥 벌인데 뭐 하고 말고가 있겠습니까?  품 값은 얼마를 줄 수 있습니까?”
“얼마면 될런지 저는 정말 몰라요. 사양 마시고 먼저 말씀 하세요.”
“하루 평균 이백원은 받았으면 하는데, 미안합니다.”
“알겠어요. 섭섭하겐 안 할 겁니다. 그럼 지금 호텔로 갑시다. 래일아침 호쓰프 나오시기 편리한 곳으로요. 래일 아침 호쓰푸는 적어서 3일로 준비하고 나오세요.”
호씨는 그들을 자동차성 초대소까지 실어다주었다. 이튿날 자기만 뻐스를 타고 오면 되므로 간편하다는 것이다. 잠자리를 정한 후 시간이 일찍한지라 방 화네는
자동차 판매중심에 가 구매 수속을 끝내고 돈까지 치렀다. 이튿날 일찍이 호쓰푸가 와서 차를 몰고 나오면 된다. 방 화는 자동차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얼마간이라도 짐을 꿍져놓으라고 시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튿날 호씨는 여러대 시운전 해본 후 마음에 드는 차 한대를 골라 몰고 나왔다. 자동차 복무쎈터에서 돛천과 바줄까지 사가지고 집에 이르니 아홉시밖에 안 되였다.
장만이 팔촌형님과 마을 사람들이 손을 합쳐 한시간 사이에 이사짐을 다 실었다.
 
랭장고 세탁기 텔레비죤 같은 진동 받으면 안 될 물건들을 먼저 앞쪽에 싣고 옷이나 이불 보따리로 받치고 돛천으로 눌러 꽁꽁 동이였다. 자동차가 떠나기 전 김 병국은 방 화가 시키는대로 집문서와 땅문서를 칠촌조카에게 넘겨주었다.
“몇년간 우리를 돌보느라고 고생 많았다. 이집과 땅 니가 팔아서 쓰거라. 아비 잘 모시구 잘 살아야 한다. 펜펜하믄 우리집에두 놀러오구 그래야 한다.”
 병국이와 장만이가 적재함에 앉고 방 화가 시어머니와 함께 보조석에 앉았다. 향마을을 지날 때 파출소 앞에 차를 세우고 장만이가 내려 호구 수속을 하였다.
비행장 부근 정차장에 차를 세운후 호쓰푸더러 기다리게 하고는 방 화는 비행기
표 석장을 뗐다. 장만이더러 부모님을 모시고 비행기로 편안히 가라는 것이였다.
“한시에 뜨는 비행기이니 곧 표검사를 할겁니다. 조심해서 모시고 가세요. 우린 래일 오후에나 도착 할거얘요. 천수랑 찾아서 짐 부릴 준비를 하고 있어요. 오늘 저녁은 박소장네집 신세를 지세요. 미안하지만 어쩌겠어요.”
“내가 자동차에 따라 갈테니 동무가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가오. 남자가 차를 보호하는 법이지 여자가 어떻게? 놈들이 사람까지 다 훔치자고 들겠소.”
“내가 가도 되는데…”방 화는 여자라는 리유로 지는 수 밖에 없었다. “밤길은 절대 뛰지 말아요. 그리구 배를 곯지 말구요. 운전수 잘 대접 하세요. 지금 가셔서 함께 점심 잡숫구 떠나세요. 현금 있어요? 밥도 먹고 차에 기름도 넣고 길세도 내고 돈이 없으면 안 돼요. 절대 급해하지 말고 안전을 첫자리에 놔야 합니다.”
방 화는 엄마가 세살먹은 아들을 강가에 내보내는 격이다. 제정때 상해탄에서 “도끼무리(斧头帮)”가 살판을 쳤다더니만 지금엔 낫으로 바줄도 끊고 사람도 찍고 하는 “낫무리(镰刀帮)” 강도들이 저속으로 장백산 천두령 고개길을 달리는 짐차에 기여올라 략탈 한다는 소리를 방 화는 들은지가 오래다. 권총을 지니라고 주었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완전히 불법이고 까딱하면 돕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크게 해치는 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김 병국과 허 봉녀는 방 화를 따라 비행기에 오르면서 자동차 적재함에 앉아 가도 아무 일 없는데 헛돈을 판다며 못 마땅 해 하였다.
오후 네시가 되기 전에 방 화네 세사람은 남포향 마을에 도착 했다. 문밖에서 새 집 구경을 하고 고추 경산네 집으로 갔다. 병국이나 봉녀는 경산이네 부부를 보고 싶었고 더우기 손자 손녀가 보고 싶었다.
“너 늙은이 모시러 간다고 어린것들 버리고 가더니 아직도 안 가고 뭘 했어?”
정주문을 떼고 들어서는 방 화를 보더니 다짜고짜 소리지르는 경산이다. 한마디 더 훈계 하려 잡도리 하는데 모를 사람 둘이 따라 들어오는지라 입을 다물어버렸다.
“할아버지! 아ㅡ하하!”
신애가 달려와 병국이한테 안겼다. 경산이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뭐여?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떨어졌냐?”
“그래, 하늘에서 떨어졌소! 허허허…”
“아이구, 형님! 형수님! …”
네 늙은이가 서로 손을 바꾸어 흔들며 인사를 나누느라 떠들고 부산을 떨 때 방
 
화는 상점으로 반찬거리 사러갔다. 방철이는 할머니 무릎에 앉고 신애는 할아버지 등거리에 엎드렸다. 4일 밤을 못 보았었는데 4년 남아 갈라져 있었듯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신애는 아침저녁으로 유치원에 가고 올 때 할아버지가 뻐스에로 보내주고
맞아주고 밤에도 할아버지 팔을 베고 잔다. 반면에 방철인 하루종일 밤까지 집에서 할머니 옆에서만 돌고 붙어있는다. 할아버지 할머니 뿐만 아니라 아빠 엄마도 고정 되였다. 엄마는 방철이, 아빠는 좀 더 무거운 신애를 가졌다. 
저녁에 병국이와 경산이는 이게 몇년 만이냐고 손가락을 접어보면서 약주도 몇잔 마셨다. 저녁상을 거둔후 방 화는 호쓰푸에게 전화를 쳤다.
“호쓰프, 저녁 잡쉈어요?”
“아니, 아직은요. 교하에 들어서고 있는데 곧 먹어야죠.”
“수고 하시네요. 교하에서 저녁 드시고 쉬세요. 밤차는 절대 몰지 말아요.”
“저녁먹고 둬시간 더 뛰려고요. 내 이 길 잘 압니다. 옛날 많이 다녔습니다.”
“그래도 밤길은 뛰지 말고 차라리 새벽에 일찍이 출발하세요. 저녁 잘 잡숫고 푹 쉬여요. 아무튼 래일 저녁 기차로 돌아서게 되거든요. 원래는 모레 돌아가시는 것으로 계획 했었는데 일찍 떠나다보니 하루나 앞당겨 집니다. 그래도 사흘 보수 다 드릴테니 근심 마시고 안전에 주의 하세요.”
“알겠습니다. 방사장님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안심하시요.”
장만이와 호쓰푸는 교하의 한 모텔마당에 차를 세우고 저녁을 먹었다. 식탁에서 호쓰프는 방사장이 밤차를 뛰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고 장만의 의견을 물었다. 장만이도 방사장의 의견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 하였다.
“그러면 침대 하나 잡고 김동무 푹 자요. 난 짐 지키며 운전실에서 잘겁니다.”
“지켜야 합니까? 전문 정차장인데요.”
“놈들이 그걸 가린대요? 욕심나는거면 가져 갑니다. 잃어버려 봤기에 잘 알아요. 내 근심말고 푹 자고 새벽에 일찍 출발합시다. 그러니 아침에 먹을 빵이나 소세지나 우유같은걸 지금 사서 차에다 넣어둡시다. 새벽엔 가계방들이 문을 안 여니깐요.”
“경험 있는 분의 말씀을 들어야죠. 내가 차를 지킬테니 호쓰프 들어와 쉬시요. 호쓰프 차운전 하시느라 힘드셨는데.”
서로 양보하며 싱갱이질 하다가 결국 모텔방을 잡지 않기로 하고 정차비 50원을 내고 함께 차안에서 앉은잠을 자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을 먹은 후 방 화네는 새집으로 갔다. 집안 청소와 짐 들일 준비는 시부모들한테 맡겨놓고 방 화는 남편친구 김 천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천수는 경준이 정석이 동주를 달고 방 화한테로 왔다. 뒤마당은 롱구장 두개만큼이나 크니 트럭 몇대는 집어넣을 수 있을 자리인데 대문이 틀렸다. 고작해서 손잡이뜨락또르나 겨우 드나들 수 있게끔 해놨으니 뜯어 고쳐야 했다. 천수와 경준이가 대문 철기둥 간격을 넓히는 일을 하고 정석이와 동주는 작은 철대문을 한짝씩 메고 주조물 공장의 공장장인 친구 김 경철이를 찾아갔다.  
   방 화는 집보는 이웃 로인에게 2만원을 더 주고 집문서를 받았다. 그리고는 그길로 향정부에 가서 교역비와 공정비를 내고 집문서에 김 장만이라 적어 넣었다.
 
파출소에 들려 호구도 올렸다. 향정부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마을에서 제일 크다는
공소합작사 상점에 들려 부식품들을 거두어 샀다. 돼지고기, 소고기로부터 칼치, 이명수, 낙지, 명태까지 골고루 다 사고 맥주 두상자와 흰술 두박스를 샀다. 40대의  상점 여주인은 밀차에 물건을 실으며 “새로 음식점을 여는가보죠?”라고 친절감을 보였다. 사탕 과자며 남새까지 다 실으니 작은 밀차에 넘쳐났다.
“녜, 비슷하죠.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 드릴께요.”
방 화도 웃으며 대답 하였다.
“스타일이 됐어요, 사장님 감입니다. 앞으로 우리 작은 가계 많이 찾아줘요.”
음식점을 경영 한다면 큰시가지에 가서 도매가격으로 술 담배나 부식품을 가져다 값을 부쳐서 파는 법이지 촌마을의 작은 가계를 찾을리 없다.
뒤마당의 철대문은 점심전에 다 고쳐졌다. 이사짐이 와야 액화가스 불을 켜고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 하여 빵이나 소세지와 맥주로 점심끼니를 에때웠다.
“신애 삼촌, 저녁에 집들이를 하겠으니 우리 동생 건너와서 부엌일을 도우라고 하세요. 그리구 세분 부인님들도 다 오시라 하고 신애아빠의 친구분들과 부인님들을 전부 부르세요. 신애 삼촌한테 임무를 맡겼으니 제대로 안 하면 두고두고 원망 할 겁니다. 그리구 배추김치 있으면 둬포기 가져와요. 우린 김치가 없잖아요?”
방 화는 뒤마당에서 김 천수네와 맥주병 나발을 불면서 그들에게 임무를 주었다. 천수는 장만이보담 한살 아래이고 방 화보담 두살 위이다. 그리고 천수의 안해 허 미옥은 방 화와 동갑인데 생일이 두달 앞섰다. 그래도 남편이 그들보다 이상이니 방 화는 언제나 형수노릇을 했고 친구들도 그렇게 모셨다.
천수는 장만이에 대해 묻고 싶었으나 기분이나 상할것 같아 묻지 않았다. 감옥에 있는 사람에 대해 물으면 뭘 묻겠는가? 방 화도 일부러 남편이 출옥 했다는 것을 그의 친구들 앞에 비밀로 하고 있었다. 방 화는 집들이도 집들이겠지만 친구들에게 하는 남편의 신고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부터의 모든 행사는 옛정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우기는 래일의 사업을 위하여 진행 되는 것이였다.
아래 위와 앞 뒤집 이웃 어른들과 경산이를 청하여 한상 차려드리고 젊은이들이 너덧상 하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허 봉녀는 한쪽에서 남새를 다듬고 있었다. 조금 후 허 미옥이가 젊은 아낙네들을 이끌고 허 봉녀의 일손을 도우려 몰려 왔다.
한시가 조금 지나니 장만이네 차가 앞마당 길가에 와 섰다. 장만이를 보는순간 친구들은 영문을 알 수 없어 눈이 커지고 말문이 막혔다.
가전제품들을 내려 앞문으로 들인 후 다른 짐들은 뒤마당으로 싣고 갔다. 뒤마당
한켠에 차를 세우니 호쓰프의 일은 결속 되였다. 돈을 받아가지고 돌아가면 된다.
“저기서 맥주에다 빵 하나 드시면서 오륙분만 기다려요. 제 인츰 올겁니다.”
방 화는 자기의 신라표승용차를 몰고왔다. 방 화가 이사짐 실으러 장춘에 간 사이 먼지복대기던 승용차를 경산이가 반짝반짝 윤택나게 닦아 놓았었다. 승용차를 보며 천수네는 또 한번 눈이 휘둥그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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