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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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벗고 남자는 입고
2012년 07월 14일 10시 39분  조회:7201  추천:3  작성자: 김정룡

여자는 벗고 남자는 입고

 

요즘 날씨가 무척 무덥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절로 난다. 사우나가 따로 없다. 옷을 벗고 싶지만 벗지 못한다. 한즈봉이나 런닝 차림으로 출근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왜 남자라서. 더욱이 행사에 갈 때면 양복에 넥타이까지, 더워 미치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자라서. 그럼 여자는 어떨까? 밖에 돌아다니는 여자는 물론이고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직원마저 가슴라인이 파인 아주 가벼운 옷, 아래는 팬틴지, 한즈봉인지 허벅지가 다 들어나는 걸 입어도 상관없다. 한여름에 양말을 신고 다니는 여자를 본 기억이 없다. 신발도 다종다양하게 아무 신발을 신고 다녀도 무방하다. 이에 비해 남자는 한여름 무더위에도 양말을 꽁꽁 신어야 하고 사무실에 근무하면 신발도 반드시 답답하기 짝이 없는 구두.

필자는 요즘의 이런 세태를 ‘여자는 벗고 남자는 입는다.’로 표현하고 싶다. 그런데 왜 이와 같은 세태가 벌어지고 있는 걸까? 유교적인 정조관념과 관련지어 풀이하자면 본래 여자는 입고 남자가 벗는 것이 말이 될 터인데 요즘 세태는 왜 상반되고 있는 걸까?

복식문화의 유래와 변천과정을 살펴보자.

원시인류가 옷을 발명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인류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인류가 신분과시를 위해, 정조관념의 생성에 의해 등등이다. 필자는 원시인류가 옷을 발명한 것은 일차적으로 정조관념의 생성과 큰 관련이 있다고 본다.

원시사회에서 우선 여러 남자가 한 여자를 탐하면 여자는 자기 음부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고 따라서 마음에 없는 사내한테 귀중한 음부를 드러내기를 꺼려 가리기 시작했다. 일정 세월이 흘러 남자도 자기 음부가 귀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가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남녀가 음부를 가리기 시작한데서 점차 복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던 것이다.

신분사회에 들어서 인류는 옷으로 신분을 구분 짓기 시작하였는데 다양한 계층의 남녀가 옷을 신분장식용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종교문화의 보편화에 따라 옷은 인간을 속박하는 도구로 사용된 역사도 있었다. 이를테면 신이 통치하던 암흑의 세계였던 중세기서양에서는 여자를 불결한 존재로 여기고 성행위를 추접스런 짓거리로 보고 단순히 후대번식목적의 의미에서 옷을 입은 채 여성의 음부부위에 구멍을 내고 그 짓거리를 하였다. 바꿔 말하자면 옷을 ‘남녀격리’도구로 사용하였던 것이다.

서양의 역사를 돌아보면 중세기 여성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복식문화가 발달(이슬람지역은 현재도 마찬가지)하였고 근대사회에 진입하면서 여성들의 사교계진출에 의해 미인계역할을 함에 따라 점차 가슴라인이 파인 윗도리를 입기 시작하였다. 프랑스의 유명 디자인 샤넬이란 여성에 의해 육체윤곽이 드러나는 현대적 바지문화가 인류사회에 출현했던 것이다. 1920년 미국대선에서 처음으로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이후 이른바 여성해방이 이뤄짐에 따라 치마의 길이가 짧아지기 시작하였는데 일명 미니스커트가 유행되었고 따라서 바지 길이가 짧아지다 못해 팬틴지, 한즈봉인지 구분이 어려울 만큼 더 이상 짧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동양에서는 당나라 때 상층가문의 여성들의 복식을 보면 가슴라인이 파인 옷을 입었고 청나라에 이르러 양 허벅지를 터놓은 만주족복장인 치포가 전국에 유행되었다. 한반도의 역사를 보면 신라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 상층가문의 여성들은 역시 가슴라인이 파인 唐服이 유행이었다. 그러다가 유교를 뼈가 절게 받아들이던 조선조 5백년 시대엔 여성들의 정조를 강구함에 따라 다시 꽁꽁 싸는 복식을 입었다. 현대에 들어 서양의 개방적인 복식문화가 유행되었지만 한국에서는 1980년대까지 치마길이가 무릎을 초과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세위 놓았고 단속을 강화하였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이나 한국이나 여자들이 더 이상 벗을 수 없을 정도로 벗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 되어 버렸다.

필자는 여성의 정조관념은 복식문화의 변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허황한 얘기인지 모르겠으나 중국조선족을 보면 개혁개방 전에는 여성들의 바지가 옆구리에 지퍼가 달려 있었는데 그 시절엔 불륜이 잘 가꿔진 논의 돌피처럼 아주 드물었다. 그러다가 개혁개방이 되더니 여성들의 바지지퍼가 앞에 달렸다. 지퍼가 옆으로부터 앞에로 이동하게 된 것은 생리적으로 말하자면 편리해진 것이지만 문화적인 차원으로 접근하면 큰 변혁이고 혁명이었다. 이른바 성해방이다. 불륜이 많아졌고 지금은 불륜하지 않는 자가 오히려 돌피신세가 되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본문의 주제는 어디까지나 왜 여성은 벗고 남자는 입는가는 것이다.

여자가 살판 치던 모계사회에서 남자가 득세하는 부계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여자는 남자의 부속물이 되었고 그때부터 여자는 남자한테 잘 보여야 하는 강박관념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여성의 화장 문화가 그러한 사회배경에서 생겨났던 것이다. 여자가 얼굴을 화장하듯이 남자한테 잘 보이려면 머리모양과 복식문화도 다양해져야 했다. 여성을 속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정조의 올가미에서 벗어난 현대 여성들은 어떻게 하나 자신의 성적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싶어진다. 화장은 진하게 하면 할수록 좋고 옷은 벗을 수 있을 만큼 벗는 것이 좋다. 호주의 이슬람출신 국회의원이 현대여성의 복식문화를 두고 “생선을 건사하지 않고 고양이가 먹었다고 고양이를 처벌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는 성희롱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남자는 왜 벗지 못하는가? 아주 간단하다. 남자는 권위를 지키기 위해 옷을 못 벗는다. 만약 남자가, 특히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남자가, 더 말할 것 없고 한 나라 대통령이 런닝바람에 한즈봉을 입고 맨발바람에 산다루를 신고 대국민연설을 한다고 치자 그럼 권위가 서겠는가 말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남자는 권위를 지키려면 반드시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어야 한다. 그것이 질질 끓는 삼복철이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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