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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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솔직한 사람, 가수 조영남
2019년 10월 18일 10시 26분  조회:3808  추천:7  작성자: 김정룡


대한민국에서 가장 솔직한 사람, 가수 조영남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2)

인간은 흔히 누가 뭐래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기 싶은 것만 듣는 편파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요즘 조국사태를 보면 이해가는 것이 조국을 지지하는 쪽은 조국의 장점만 보이고 들릴 것이고, 조국을 반대하는 진영은 조국의 허물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릴 것이다.

나는 지금 요즘 대한민국을 가장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조국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뭐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 조영남의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눈치 빠른 독자께서는 서두를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릴 것이라 믿는다.

가수 조영남은 잘나가다가 고희 넘은 나이에 화토그림이 대작논란에 휩싸여 지금 은둔 상태에 있다. 원심과 항소심 모두 두 번이나 재판 받았으니 결과는 무죄이나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은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던 사람들도 일부 돌아서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이 불미스런 사건 때문에 그의 과거마저 부정하고 싶지 않아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

유명가수지만 일등 한 번도 먹지 못한 조영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송인 KBS에 두 가지 큰 음악프로가 있는데 하나는 매주 월요일 저녁 10시 있는 ‘가요무대’이고 다른 하나는 일요일 저녁 6시 방송하는 ‘열린음학회’이다. 그런데 ‘가요무대’에 가장 많이 출연한 가수는 주현미이고 ‘열림음악회에 가장 많이 출연한 가수는 조영남이다.

주현미는 히트곡이 너무 많아서 손꼽을 수 없을 만큼 유명하다. ‘가요무대’에 가장 많이 출연한 것은 십분 이해가 간다.

조영남은? 히트곡이란 달랑 ‘화개장터’ 하나다. 이 노래가 히트 칠 수 있었던 것은 경상도와 전라도의 고질적인 갈등에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히트곡이란 달랑 한 수밖에 없는 그가 왜 유명가수로 활동해왔을까?

조영남은 충청도의 한 조씨 가문의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말대로 하면 믿거나 말거나 서울음대를 다녔다. 그러니까 어느 노래자랑에서 우승하고 가수로 데뷔한 ‘아마추어 가수’는 아니라는 얘기다.

조영남이 유명해진 계기는 1970년대 초반 미8군 위문공연에서 ‘딜라알라’를 부른 것이었다. ‘딜라알라’는 본래 톰존슨이 부른 노래인데 조영남이 한국어로 번안해서 불렀다. 이 노래를 부른 덕분에 한 목사의 눈에 들어 미국유학까지 다녀온다.

그 후 조영남은 숱한 외국가요를 번안해서 부른 유명가수로 떠올랐다.

현대사 한국가요계를 두 가지 산맥으로 분류하는데 한 부류는 나훈아와 이미자를 대표하는 민족정서를 잘 담고 있는 트로트이고 다른 한 부류는 조영남과 패티 김으로 대표되는 외국가요를 한국사회에 접목시킨 것이다.

이 정도면 유명할 만하다. 그렇지만 명색이 유명가수 생애에서 일등 한 번도 먹지 못했다는 것은 좀 말이 안 된다.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나는 가수로서의 조영남은 별로다. 그래서 그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조영남이 나의 좋아하는 사람들 리스트에 올랐을까?

유명작가는 아니지만 가장 솔직한 사나이

미국 가는 것이 별 따기 만큼 아니더라도 엄청 힘들었던 시절 조영남은 아메리카 땅을 밟는다. 노래 공부 위해서가 아니라 신학 공부 위해서다. 그는 7년 동안이나 예수를 배웠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다녔으니 모태신앙에다 무려 7년 예수를 배웠으니 철두철미한 예수쟁이 될 만했다. 그런데 그는 예수에게 ‘등을 돌리고 만다.’

유학공부가 끝나고 한국에 돌아올 때 <한국 청년이 본 예수>라는 책을 집필한 원고 한 뭉치를 보따리에 정중히 넣어갖고 귀국했다.

마음이 굉장히 설레고 들떴다. 제딴에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예수의 샅바를 잡은 사람으로서 엄청 히트 칠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정작 책이 시중에 나왔는데 반응이 굉장히 싸늘했다. 책가위에 화투 그림 흙싸리를 디자인했다. 본인은 굉장히 신경을 써서 디자인했건만 보는 사람들은 아주 시큰둥했다. 인세가 엄청나리라 기대했는데 시쳇말로 망했다.

한국사회에서 인기를 끌지 못한 책이 어찌하다가 바다건너에서 굴러온 나의 시야에 걸려들어 흥미진지하게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한 계기는 재미있게 서술한 측면도 있지만 나에게는 기독교와 예수를 이해하는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요내용과 결론은 자신이 모태신앙자이면서 7년 동안 예수를 배웠지만 결과적으로 예수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책 곳곳에서 이런 뜻이 아주 솔직하게 묻어나고 있다.

조영남은 가수이지만 책을 참 재미있고 솔직하게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편 조영남은 그냥 평범한 ‘딴따라’가 아니라 공자, 노자, 부처, 맹자, 장자, 아리스토델레스, 플라톤 등 고전 인물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지식인이다.

지식도 있고 솔직하면서도 재미있다는 것이 조영남의 책에 대한 나의 평가이다.

한 권의 책 놓고 하는 평가가 아니다. 조영남은 <현대인도 알아먹지 못하는 현대미술>이란 책을 지었다. 미대 졸업생은 아니지만 현대미술에 대해 평론할 만큼 지식을 갖췄으니 미술에 대해 아마추어는 아니다.

조영남의 또 다른 책 한권이 있는데 제목이 <어느 날 사랑이>이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선의적인 거짓말이든 고의적인 거짓말이든 하지 않고 100% 솔직하게 사는 사람은 없다. 거짓말을 몇 퍼센트 하면서 살까? 각자가 다르고 이에 대한 통계는 없다. 조영남은 자신은 80% 이상 솔직하다고 말한다. 이에 객관의 평가는 후한 편이다. 솔직한 사람도 보편적으로 책을 집필할 때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털어놓는 것이 50%에도 못 미친다. 조영남은 80% 이상이라고 하니 굉장히 솔직한 사람이다. 왜 굳이 프로숫자까지 들먹이면서 그를 논하고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 사회 여느 분야에 모두 친구가 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서 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릴 적부터 다른 아이와 잘 어울릴 수 있고 친구를 잘 사귈 것을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임을 알 수 있듯이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성공한다

. 조영남은 대한민국에서 친구가 가장 많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친구숫자를 놓고 논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 각계각층에 모두 친구가 있기로 유명하다.

본인이 ‘딴따라’이기 때문에 예술 분야의 친구는 물론 엄청 많다. 섹시봉 가수 그룹 인물들과 가장 친하고 또 패티 김 가수와 가장 잘 친한 것으로 유명하다.

거물급 정치인 정대철, 김한길을 비롯해 정계인물 친구가 많다.

학계를 말하자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도올∙김용옥 교수와도 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언론을 비롯해 아무튼 사회 힘깨나 쓰고 빽을 쓴다는 분야에 친구가 없는 분야가 없다는 것이 조영남에 대한 평가다.

남자 친구도 많고 여자 친구도 많다. 남자 친구가 많은 이유는 조영남이 술값 잘 내서 그렇다는 평가가 있다. 그럴 수 있겠다고 수긍이 간다. 그럼 여자 친구는 어떻게 많이 사귈 수 있을까? 상대의 말을 아주 공손한 태도로 경청해 잘 들어주는 것이 비결이란다. 그리고 가령 상대 여자가 실수해서 커피를 옷에 쏟아놓아도 전혀 의식하지 않고 하던 얘기에 신경을 집중하는 것도 또 다른 비결이라고 한다.

친구가 많다는 것은 인생을 젊고 즐겁게 살아가는 큰 자산이 된다. 이면에서 사람들은 조영남을 부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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