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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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시대 국제결혼실태 (김정룡)
2007년 10월 04일 09시 20분  조회:5208  추천:77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1부 사례로 본 한국인-조선족 국제결혼실태분석
-국적이 뭐길래?


3. 다문화시대 국제결혼실태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1989년 동서독일이 통일되고, 1991년 쏘련이 해체됨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이 불러왔던 냉전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사상과 이념의 대결도 무의미해져 세상은 다문화시대에 진입하게 되었다. 

 다문화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타부로 취급되었던 이질적인 여러 가지 문화가 병존하여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했고 따라서 금지사항으로 취급되었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국가 간의 국제결혼이 그 장벽이 허물어져 불과 10여년 사이에 대폭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개혁개방 이래 한족이 대만에 시집간 수가 20여 만 명이고 한중수교 이후 조선족이 한국에 시집온 수가 6만 여 명이다.

 다문화시대의 국제결혼의 급증은 국제화를 추진하는 선봉꾼, 평화를 도모하는 천사, 이질적 문화를 전하는 전도사의 역할이라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여기서 거론하려는 국제결혼은 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 단절되었던 대만인과 대륙인(중국), 한국인과 조선족사이 동족간의 국제혼인 실태를 의미한다. 

 민족이란 개념은 혈연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문화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즉 같은 종교, 언어, 생활관습 등을 공유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동족으로 취급한다. 이러한 동족 내의 문화의 동질성이 다문화시대에 동족간의 국제결혼 건수가 급증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학자들은 동서독일의 결혼이 통일에 기여하고 통일 후 동서화합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을 거울로 삼고 대륙인과 대만인의 국제결혼을 양안화합과 미래통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0년 중반에 <<중국의 꿈(中國夢)>>의 저자(중국인)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대륙에서 대만으로 시집간 수가 5만 여 명에 이르며 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양안 간에 매일 전화 통화하는 수가 10만 여차에 달한다. 이미 그들은 양안교류의 활성화와 양안의 평화를 도모하는 선봉꾼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현재 대만인과 대륙인의 결혼 수가 20여 만 명에 이르니 그들을 통해 양안 교류가 더욱 활성화 되었고 양안간의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에 그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 

 중국의 00학자는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치고 싶어도 이미 대만에 시집간 20여만 명과 그들이 낳은 아이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의미심장하게 지적했다. 

 지금의 추세대로 양안간의 국제결혼 수가 급증한다면 양안은 ‘결혼통일’, 즉 결혼이 통일을 촉진하는 결정적 요소가 되는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다. 

 대만인과 대륙인사이 국제결혼실태는 결코 우리와 상관없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다시 말해서 현재 한국인과 조선족간의 국제결혼은 앞으로 남북한 사이 ‘국제결혼’의 전주곡으로 보아야할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한국정부 당국자들은 한국인과 조선족간의 국제결혼실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연구하여 좋은 방향에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려야 할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족은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문화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사상과 이념이 북한인과 비슷하거나 같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조선족은 언어사용이 북한인과 비슷하다.

 셋째 조선족은 생활관습이 북한을 많이 닮았다.

 넷째 조선족여성과 북한여성은 사회참여도가 높다. 

 다섯째 조선족과 북한인은 성격상 비슷한 점이 많다. 

 모두어 말하자면 조선족, 남한, 북한은 모두 동족이지만 문화, 언어, 생활관습, 성격 등 여러 면에서 조선족은 남한보다 북한 쪽과 동질성이 강한 반면에 남한과는 이질성이 많다. 

 그러므로 한국은 마땅히 조선족과의 국제결혼을 앞으로 남북한의 ‘국제결혼’의 전주곡으로 삶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언젠가는 남북한도 결혼이 성사된다고 본다면 마땅히 이것을 대만과 대륙처럼  결혼이 남북교류의 활성화와 통일을 촉진하는 촉매제, 즉 ‘결혼통일’을 기대하는 방향으로 키를 잡아야 할 것이다.

 물론 동족간의 국제결혼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예하면,
 첫째 국제결혼이 부를 추구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경제가 낙후한 나라(중국)에서 경제가 부유한 나라(대만과 한국)에 대량 시집간다. 거의 일방통행 결혼이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부유한 나라에서 이런저런 여건이 여의치 않아 내국인과의 결혼이 어려운 사람들이 국제결혼을 이용하여 장가갈 수 있는 문제가 해소되고 있으나 이 부류의 사람들이 차원이 낮은 탓으로 시집온 여성들의 이런저런 조건을 만족 줄 수가 없어 이혼율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위장결혼 비례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대만인과 대륙인의 국제결혼이 하도 위장결혼 수자가 많아 대만에서는 입국 후 8년이 지나야만 국적취득허가신청을 제출할 수 있게끔 법으로 제정해 놓았다. 한국에서는 현재 2년이 되면 국적취득허가신청을 제출할 수 있게끔 되어 있으나 지금 추세대로 위장결혼이 급증한다면 본래 2년이 3년, 4년으로 법이 바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설사 위장결혼이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위장이란 사실이 들통나지 않으면 국적취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위장결혼 건수가 모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넷째 이혼율이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다문화시대에 국제결혼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추세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나라, 이질적인 문화 환경에서 살아왔던 동족간의 국제결혼은 더욱 증가될 추세이다. 이는 서로 단절되어 있던 단일 문화에 다문화 요소가 증가되고 결혼 당사자들을 통해 국가 간의 교류도 활발해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이렇듯 문제점이 많은 동족간의 국제결혼실태를 어떻게 올바른 방향에로 이끌어 나아갈 것인가? 이에 관해선 다음 호에서 논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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