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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1부 사례로 본 한국인-조선족 국제결혼실태분석
-국적이 뭐길래?
9.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내가 당하고 보니···”
-한 한국 남자의 국제결혼 신세담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내가 조선족여성과 재혼한다고 하니 나의 친인척과 친구 중에 “조선족여성들이 한국에 시집오면 도망가는 사례가 많은데···”라고 말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었다. 허나 나는 그것도 사람의 나름이겠지, 만약 내가 여자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여러모로 잘해준다면 도망갈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결혼하기로 작심했다.
2006년 여름 나는 중국 용정에 가서 조선족여성 이미화(가명)를 만났고 혼인을 약속했다. 그 후 나는 이미화가 2007년 5월 20일경 한국에 오기 전까지 다섯 차례 중국에 갔고 그녀의 명의로 115평방짜리 아파트를 사주었다. 당시 나는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집까지 사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가 한국에 오기 전에 여러 차례 나의 전화를 받지 않는 일이 있었고, 이 때문에 서로 말썽도 있었다.
5월 중순경 비자를 발급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다음 달에 중국에 가서 이미화를 데리고 한국에 오겠다고 알렸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남편된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이미화는 2007년 5월 20일 나와의 결혼비자로 한국에 오면서도 나에게 온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또 한국에 도착해서는 친언니 집에 가서 하루 묵고 이튿날 아침에 나한테 전화로 한국에 이미 왔다고 알려왔다. 나는 마치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틀 후 이미화가 나를 만자고 해서 만났더니, “앞으로 벌어서 집값을 갚을 테니 외국인등록증을 내달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결국 그녀는 나와 결혼생활을 보낼 의도가 없었다.
나는 인내성이 있게 이미화를 달랬다. 만약 같이 얼마간이라도 살다가 정말 맞지 않는다면 그때 헤어져도 좋다. 그리고 나의 잘못으로 헤어진다면 집을 줄 각오가 되어 있다. 그러나 아예 살아보지도 않고 집은 선물로 알고 있다느니, 외국인등록증부터 빨리 내달라느니, 서울에 가서 일을 하면서 주말이면 보러 오겠다느니 등 횡설수설하는 것을 용납 못하니 일단 살림을 차리자고 설득했다.
그래서 2007년 6월 6일 수원시 병점에 집을 맡고 살림을 차렸다. 그런데 이미화는 15일 동안 언니네 집으로 간다, 친구 만나러 간다는 등 이유로 7~8 차례 밖에 나갔고 심지어 이튿날에 귀가할 때도 있었다.
밤에 잠자리를 거부하는 등 아무튼 여러모로 보아 나와 진실로 혼인생활을 할 의도가 없어 보였다. 이미화가 심장병 때문에 잠자리를 거부한다고 했다. 내가 “그럼 중국에 가서 병을 고치고 나와 살거냐 말거냐를 결정하고, 만약 살지 않겠다면 내가 사준 집을 나의 명의로 돌려놓고, 너를 한국에 데려올 테니 1년 체류를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그녀는 듣지 않았다.
이미화는 아내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의무는 지키지 않은 채, 맨날 외국인등록증을 내달라는 타령이었다. 만약 이미화가 한국에 올 때부터 나에게 알리고 왔거나, 또 와서도 진실성이 있게 처사했다면 왜 내가 외국인등록증을 협조해주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녀를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7월 6일 외국인등록증을 협조해주기로 했다. 허나 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7월 5일 끝내 가출하고 말았다.
가출 후 이미화의 전화 통화내역을 보니 조선족 남자 강모와 하루 평균 7~8 차례 통화했다. 나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이미화가 호프집에서 강모와 키스하고 끌어안고 등 추잡스런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나는 강모에게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아 음성메세지로 “나는 내 여자를 찾자는 것이 목적이니 모든 것을 따지지 않겠으니 여자만 보내 달라.”고 했다. 이튿날 강모는 전화번호를 바꿔버렸다. 만약 이미화와 강모 사이가 떳떳한 관계라면 왜 전화를 받지 않거나, 굳이 전화를 바꿔버리겠는가?
나는 오는 8월 5일까지 이미화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것을 그녀의 오빠와 언니에게 알렸다. 허나 그들은 자신들도 이미화가 연락이 없다고 말한다. 물론 그들도 이미화를 달래고 욕하고 욱박지르고 하면서 나와 살기를 권유해보았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미화는 한국에 오기 위해 나를 이용해 사기결혼을 한 것이고, 한국에 와서도 같은 조선족 남자와 내연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급기야 그 남자에게 도망갔다. 나는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서 집도 사주고 한국에 데려다 잘살아보려고 했으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예전부터 조선족여성들이 한국에 시집오면 도망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내가 조선족여성과 재혼한다고 하니 말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조선족여성들이 도망가는 데는 한국인남자들에게 문제가 있어 그런 것 아니겠는가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내가 잘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도망갔으니, 나의 맘은 허망하기 그지없다.
(제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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