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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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허가제의 십폐(十弊)(김정룡)
2008년 06월 13일 10시 28분  조회:5817  추천:71  작성자: 김정룡
2. 고용허가제의 십폐(十弊)  
 

김정룡

 
 우리 중국동포정책 민간연구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용허가제가 존재하고 있는 폐단에 대해 아래와 같은 열 가지 사례를 임시 지적하니, 동포 분들은 이와 같은 사례에 해당되거나 혹은 여기서 지적한 것 이외의 사례가 있어 고충을 받고 있다면 속히 방문하여 반영해주시기를 바란다.

첫째 입국한 동포들이 2~3개월 가까이 일을 못하고 있다. 

 고용허가제의 규정에 따르면 입국한 동포들은 1주지나 외국인등록증을 신청하고 3주 뒤에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으면 취업교육신청을 해야 한다. 1주지나 3~4일간 교육을 받고나서 구직신청을 해야 한다.
 일자리는 물론 고용안전센타에서 알선해준다. 허나 고용안전센타를 통해 일자리를 해결한 동포는 실제로 10%도 되나마나 하다. 연길에서 온 박모는 고용안전세타에서 알선해준 회사 수십 곳에 알아본 결과 절대다수가 사람을 이미 구했다는 대답이거나 혹은 일자리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포들은 이런저런 연줄을 달아 저절로 일자리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려면 2~3개월이란 시간이 걸려야 한다. 동포밀집지역인 가리봉시장 일대에는 고용허가제의 이러한 폐단으로 인하여 놀고 있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둘째 벌금문제 

 동포들이 한국에 오는 목적이 그 절대다수가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다. 그런데 고용계약이 없이 일을 하다가 단속에 걸릴 경우 100만원이란 범칙금을 내야 한다. 

 산동성에서 온 최모는 4개월 동안 가리봉시장 동네에서 놀고 있다. 영문을 물었더니 3개월 전에 고용계약이 없이 일을 하다가 잡혀 120만원의 벌금을 물고 나니 겁나서 일을 감히 못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최모는 작년 자진귀국 전에 2년간 취직했던 회사에서 취업교육을 받기 전에 고용계약이 없이 일을 하다가 단속에 걸렸다. 본래 회사 사장이 고용계약을 해줄 생각이였지만 사장도 함께 120만원이란 벌금을 물고나니 열받아 최모를 내쫓았다고 한다. 한국말이 잘 통하지 않는 최모는 다시 일자리를 찾아 고용계약을 얻기가 너무 어려워 놀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의 모 음식점에서는 교포 일꾼 10명 쓰고 있다. 주인은 불법체류자를 고용하지 않으려고 작년에 쓰던 교포들을 동원해서 자진귀국 시켰다. 그들이 금년에 재입국하자마자 그 음식점에서 일을 하였고 동시에 취업교육과 E-9로 변경하고 있는 와중에 단속에 걸려 일꾼과 주인이 모두 벌금을 물었다. 사실 주인과 일꾼들이 모두 정부정책에 호응하려고 노력하였는데도 벌금을 문다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고 그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셋째 고용계약이 너무 어렵다. 

 대다수의 고용주들은 웬만해서는 고용계약을 해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고용주들이 부담하는 비용도 그렇거니와 계약이 이루어지면 노동부문의 간섭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설사 고용주가 계약 의사가 있다하더라도 일정 기간 테스트가 필요한데, 이 기간 단속에 걸리면 주인과 일꾼이 다 벌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서로 불안하다. 

 대련에서 온 설모는 테스트기간에 잡혔는데, 주인은 이 때문에 “니는 재수가 없는 사람이라 계약하고 쓰려고 해도 앞으로 계속 재수없는 일만 생길 것 같다.”면서 그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후 설모는 이곳저곳 일자리는 쉽게 찾았으나 고용계약은 끝내 손에 쥐지 못했다. 고용계약이 너무 어려워 많은 동포들은 아예 포기하고 되는대로 일을 하고 있고 주인들도 그냥 F-1-4비자를 갖고 있는 일꾼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넷째 건설업에서 나타나는 수요와 공급 문제 

 필자가 알아본데 의하면 현재 건설업에서 일꾼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공급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국제노동재단에서 건설업종 취업교육을 받은 수자를 갖고 건설업이 수요하는 인력이 넘쳐났다는 통계를 기준으로 수개월 전부터 건설업종 취업교육을 중지 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교육을 받은 자가 전부 현장에 투입되어 일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문제는 작년에 자진귀국 하였다가 올해에 재입국한 동포들 중 건설업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는 자가 굉장히 많지만, 그들은 건설업에 갈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섯째 일부고용주의 악덕행위

 일부 고용주들은 고용계약을 악용하여 동포들을 착취하고 있는 사례도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동포들의 입장에서는 한번 계약을 얻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라 여기고 억지로 참고 견디다 보면 물심양면으로 망가진다. 

 임모 여인은 주인과의 계약에 하루 노동시간이 10시간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주인은 매일 14~16시간 노동을 시켰다. 그녀는 엄청 힘들고 또 자신이 착취당하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겨우겨우 얻은 계약 때문에 4개월 뻗히고 나니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가 병 치료하고 재취업을 신청하니 고용안전센터에서 하는 말, “아주머니는 직장무단이탈자이므로 현재 불법체류자입니다.” “하느님 맙소서. 불법체류자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쓰러졌건만 끝내 역시 불법체류자로 전락되고 말았구나!” 

 여섯째 2개월이란 재취업시간이 너무 짧다. 

 동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본래 일자리를 그만두면 2개월이란 재취업시간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 2개월 동안에 일자리는 쉽게 구할 수 있으나 고용계약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본신문사에 2개월 안에 고용계약이 되지 않아 곧 불법체류가 될가봐 발을 동동 구르는 동포들이 매우 많다.

 일곱째 병이 나면 곤란하다. 

 노동부는 한번 E-9로 변경한 자는 가령 병 때문에 다른 비자로 고쳤다가 다시 E-9로 재변경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강모는 E-9로 변경하고 일을 하고 있는 중 위암이란 진단을 받았다. 한국에서 치료받으려면 1000만원이란 거액이 필요하다. 그래서 중국에 돌아가서 치료하려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청하였더니 G-1(사유로 재입국할 수 있는 비자)비자를 받았다. 다행히 위암이 아니라 위게양수술을 받고 건강이 빨리 회복되어 재입국하여 E-9로 고치고 일을 하려니까 노동부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허락하지 않는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정책이 도대체 무슨 놈의 정책인지?” 이것이 강모의 하소연이다. 

 여덟째 일단 E-9로 변경하면 임시귀국이 어렵다. 

 E-9로 변경하지 않고 F-1-4로 있는 자는 단기임시귀국이 쉽지만 일단 E-9로 변경하고 나면 단기임시귀국이 어려워진다. 그 이유는 E-9는 고용주의 허가서가 있어야만 임시귀국이 가능하다. 실제로 대다수의 고용주들은 일꾼이 떠나면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임시귀국 하려면 일자리를 그만두고 고용계약을 해제하고 가라고 한다. 만약 고용해제를 하고 2개월이란 재취업 동안에 임시귀국할 수 있어도 괜찮지만, 이것도 불가능하다. 

 연길에서 온 박모 여인은 오는 10월 1일 딸의 결혼식 때문에 집에 잠깐 다녀오려고 주인과 얘기했더니 주인은 일자리를 그만두고 가라고 하길래 고용계약을 해제하고 재취업 기간에 다녀오려고 고용안전센터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찾아 갔더니 돌아온 대답은 “NO"였다.
 아홉째 E-9자는 쩍하면 출국명령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번 신문에 <<동포들과의 약속을 깨버린 정부정책>>이란 글에서 든 실례의 채모 여인의 경우와 E-9로 일하다가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중인 성모 여인은 갑자기 출국명령을 받았다. 본인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출입국에 문의하면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는 대답뿐이다. 이럴 경우 동포들이 출입국관리사무소나 고용안전센터에 찾아가 하소연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좀 심한 말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정책당국에서는 꼬투리 아닌 꼬투리를 잡고 동포 한 명이라도 집에 돌려보내지 못해 안달을 떨고 있는 듯하다. 

 열 번째 3차 이상 일자리를 옮기면 불법

 고용허가제의 규정에 따르면 E-9로 변경을 해도 3차 이상 일자리를 옮기면 불법이다. 실제로 많은 동포들이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일자리를 여러 차례 옮겨 다니게 된다. 특히 건설업과 간병 일을 하는 동포들은 더구나 일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흔하다. 기타 업종도 한 일자리에 오래 종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성을 무시하고 관련당국에서는 위와 같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재입국한 탁모 여인은 간병 일을 하면서 환자들의 단기입원 때문에 5개월 동안에 이미 3차례 일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앞으로 2년 반이나 더 체류해야하는데 고용허가제 때문에 불법으로 체류하면서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위에서 나열한 열 가지 폐단 외에도 존재하는 문제가 많다고생각된다. 이렇듯 폐단이 많은 정책이 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고용허가제로 인하여 동포들의 불법이란 터널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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