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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이 왜 형성되나?
인류문명은 그 형성토대와 특징 및 성격에 따라 나눔법이 각양각색이다. 필자는 기왕의 인류문명의 나눔법에 없는 발상을 해보았는데, 즉 두뇌문명과 정의문명(맘의 문명과 동일한 의미)으로 나눠본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두뇌와 맘의 씀씀이가 모두 필요한 것이나 두뇌 중심을 위주로 삶을 영위하느냐, 아니면 맘의 중심을 위주로 삶을 영위하느냐에 따라 두뇌문명과 정의문명이 생겨난다. 따라서 두뇌문명이 주로 기독교문화권이라면 정의문명은 주로 유교문화권으로 보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인류역사는 각양각색의 문명에 의해 이합집산이 생겨났지만 그 문명에 따라 나타나는 표현은 극명한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유목문화에 의해 생겨난 두뇌문명의 소유자인 서양인과 유태인 등은 이주에 직면해서 자기 문화를 지키면서도 타자세계에 쉽게 적응하고 융합된다. 이와 반대로 농경문화에 의해 생겨난 정의문명(유교문화권을 지칭함)의 소유자인 중국인과 한국인은 이주에 직면하면 타자세계와의 적응이 어렵고 녹아들지 못해 토착인과 마치 물과 기름처럼 분리현상이 극명하여 어울리지 못한다.
이른바 현대문명의 본산지인 미국의 실례를 보면 두뇌문명의 소유자인 다문화집단이 모여 오늘의 미국을 이뤄냈다. 이 두뇌문명의 다문화집단에 정의문명의 소유자인 동양의 중국인과 한국인이 진출하면 그 세계에 적응이 어렵고 쉽게 녹아들지 못해 자기네끼리 뭉치는 이른바 차이나타운과 한인타운을 형성하고 삶을 영위한다.
미국에 일본인이 적지 않지만 그들은 같은 유교문화와 한자를 공유해온 중국인과 한국인에 비해 정이 약하기 때문에 타자세계에서 자기네끼리 뭉치는 현상이 차하다. 그런고로 미국에서 저팬타운이 차이나타운과 한인타운에 비해 흥성하지 못하다. 중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정이 많고 한국인이 중국인에 비해 정이 더 많다. 필자는 우리민족을 정의민족이라 부르고 싶다.
미국에서의 차이나타운과 한인타운이 각자 자기네 민족전통문화를 그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반대로 타운이 흥성하면 흥성할수록 중국인과 한인이 그 사회 속에서 고립적인 삶을 보내는 역작용도 있다는데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의문명이 농후하면 농후할수록 자기네 울타리 안에서는 정이 넘치고 있으나 타자세계에 대한 배척도가 강하다.
현재 한국에서의 차이나타운은 엄밀히 말하자면 인천의 차이나타운이 진짜 중국인(노화교와 신화교를 포함)을 대표하는 타운이고 가리봉과 대림 같은 차이나타운은 엄밀히 말하면 조선족타운이다. 그렇지만 형성초기에 조선족의 존재는 중국이란 나라와 밀착성이 강해 그냥 차이나타운이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한국에서의 조선족타운은 조선족이 정이 많기 때문에 타향에서 자기네끼리 뭉치기 좋아하는데서 쉽게 형성되고 쉽게 흥성해졌다.
유감스런 것은 조선족의 정의문명이 타자세계를 대하는 맘의 씀씀이가 아주 인색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선족이 한국사회에 쉽게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진단해본다.
중국동포타운신문 1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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