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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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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 시인 한춘 篇
2024년 08월 23일 04시 41분  조회:536  추천:0  작성자: 죽림
북방시단의 저명한 시인이고
평론가인 한춘시인
2013년 07월 18일 20시 58분  작성자: 구름바다
신—이번 시간에는 북방시단의 저명한 시인이고 평론가인 한춘시인과 그의 부분적 시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는데요 오늘도 연변시가학회 림금산시인을 마이크앞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림—네 수고많습니다.
신—한춘 시인이라고 하면 평론도 많이 쓰신분인줄로 알고있구요 현대시쪽으로 많은 연구가 있는분이죠. 그럼 먼저 한춘시인의 프로필에 대해서 소개주시죠.
림—네
 
1943년, 흑룡강성 연수현  출생. 본명 림국웅. 저와 한성씨라서 아주 잘 아는 사이입니다. 저희들이 두만강여울소리를 연변서 조직할때도 년세가 많으시지만 여러차 할빈에서 직법 와서는 참가하시고 심사위원도 맡아주고 또 여러차 론문도 발표하군 했습니다.
1966년, 동북농업대학 졸업. 해림시 수리측량설계대 대장 역임.
黑龙江新闻社文艺部主任,北方朝鲜族文学巨头,著名诗人。
 
신—그렇다면 한춘시인한테는 어떤 시집들이 있습니까?
림—네
시집 <쌍무지개>, <주소없는 편지>, <서러운 별>, <파랑새는 있다.> 등과  평론 다수.
신—한춘 시인은 또 어떤 상들을 수상했습니까?
림—네
연변작가협회문학상, 흑룡강성정부 문예상, 흑룡강소수민족문학상,
“한춘시인의 중국읽기”란 수필은 도라지잡지에 련재되였더냈는데요  2009년에 도라지수필문학대상을 수상.
2005년 서울에서 진행된 한민족글마당에서 주관하는 제3회 한민족글마당 문학상 해외부문상 수상 등.
2008년 6월 20일. 장백산잡지사로부터 제6회 조선족문학비평상 수상.
이 상은 “한국문학리론과 비평학회”와 장백산잡지사에서 공동으로 수상하는 상인데 매년 중국조선족문학비평분야에서 성과가 큰 문학인에게 수상하는 상이다.
 
신—그렇다면 한춘시인은 문단적으로 어떤 문단활동들을 펼쳤구 또 지금쯤은 퇴직하셨겠는데요 지금은 만년을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
림—네 비록 퇴임했지만도 아주 풍부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퇴임하기전에는 흑룡강신문사 문예부장,
흑룡강조선족창작위원회 책임회장. 연변작가협회 이사.
.
2006년 10월 이틀간 한국대구시인학교에 초청되여가서 특강
1996년 10월 「문학의 해」 세계한민족문학대회 중국측 대표로 발제문을 발표해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는가 하면 1990년 8월 서울에서 있은 제12차 세계시인대회와 1997년 8월 서울에서 있은 제17차 세계시인대회때 서울에 가서 참가했으며 흑룡강신문사 서울지사 특파원으로 한국에 수년간 머물기도 했다.
지금은 신문사에서도 퇴임했구요. 흑룡강성조선족창작위원회 회장직도 나젊은 리홍규시인한테 넘겼습니다.
지금은 한글학회 하얼빈 소재 흑룡강지부장. 흑룡강신문사 편집위원
70  고령임에도  흑룡강동방학원에서  문학강의를  하고있는  한춘선생은  교수과정에서  한국문학사 교과서가  마땅한것이  없음을  느끼고  30만자에  달하는 《한국문학략사》를  편찬해  올해 내에  출판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당시 150수》, 《송사 150수”의  우리  글  번역서도  년내에  출판될  예정이란다.
 
신—그럼 한춘시인의  구체 시작품들을 함께 감상하면서 더욱 가까이 한시인한테로 다가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시 “무궁화련가”를 함께 감상하시죠

무궁화련가
 
한 춘
 
오늘만의 기쁨이 아니라 해도
나는 시를 쓰고 노래했다
그대의 사랑이 내 살결에
닿아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꽃대궁은 키를 높이였다.
 
오늘만의 아픔이 아니라 해도
외로운 마음 더욱 단단해졌다
한점의 향기 풍기고
지쳐서 쓰러진다 하더라도
꽃은 피여나고 만개하였다
 
오늘만의 기다림이 아니라 해도
서러운 꿈은 아름다왔다
그대와 헤아리던 별은
나홀로 사육한 사랑의 물증
꽃씨는 여물어가고 있다
 
림—무궁화련가는 결국 시와의 련가이다. 여기서 무궁화는 결국 우리 민족을 뜻하고
우리 민족의 문화 내지 문학,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바로 시를 뜻한다. 3련으로 된 이 시는
련마다 첫행에 “오늘만의 기쁨이 아니라 해도” “오늘만의 슬픔이 아니라 해도” “오늘만의 기다림이 아니라 해도” 등 말들로 시작되였다. 그렇다. 시를 쓴다는 자체가 미적 향수이고 기쁨일이다.
하지만 또 어딘가 아픔 일이다. 새로운걸 창작해 낸다는건 정신적인 고뇌, 즉 뇌즙을 짜내야 하는 아픔의 인고가 없음은 아니된다. 마치도 조개가 많은 아픔과 인고끝에 진주를 품어내는것 같이.
또 무한한 기다림이다. 3련의 첫행. 또 새로운 정서와 새로운 발상을 기다리는 늘찬 고행의 길이다 독자들한테는 아름다운 시의 꽃송이를 선물하지만 시인자신은 기다리고 아픔을 감내하고 물론 기쁨도 동반한 창작의 아픈 고뇌와 기다림. 나중에 시의 제일 마지막 련 마지막 행에서는 “꽃씨는 여물어가고 있다”고 했다. 꽃은 피였다 질때에는 꽃씨를 남긴다. 그런데 쭉정이씨를 남겨서는 아니된다. 잘 여문 씨를 남겨야 한다. 그래서 꽃씨는 여물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는 시창작에 대한 신심과 희망과 용기를 말해주는듯 싶다.
 
신-네 시와의 뜨거운 련정을 읊어낸 좋은 시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시 “낫갈기”를 감상하고 그 해석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낫갈기
한춘
 
낫을 갈아야 할것이다
한평생 갈아야 할것이다
망판같은 숫돌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반월만한 낫날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꿈꾸는 가지도 쳐주고
새둥지엔 풀도 깔아주고
막혔던 물길은 열어주고
배고픈 기다림은 깎아주고
그리고 마음의 잡동사니
하나 둘 썩뚝썩뚝 자르면
찬란한 비명소리 익어갈테다
 
혼자서 자꾸 낫 가는 일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일
낫 가는 일은 버릴수 없는 일.
 
신—네 낫을 간다는 뜻인건 같은데 여기서 낫으로 아지랑 쳐주고 마음의 잡동사니랑 썩뚝 썩뚝 잘라버린다고 했는데 그 밑에 “찬란한 비명”소리란 뭔뜻입니까?
 
림—여기서 찬란한 비명소리란 바로 몸의 어지러운 곳을 다 쳐버리고 또 쳐버릴때는 아프죠 그러니깐 비명소리가 나겠죠 하지만 다 대패질하고 몸매나 마음가짐이 잘 다음어지며는 거뜬하고 아주 잘 수련된 그런 말끔한 몸이 되겠죠 그래서 또 찬란하다고 한것같애요 그래서 결국 찬란한 비명소리라 했죠. 이 시는 시인으로서 시종 마음의 낫을 갈아야하고 또 잘 간 낫으로 자기의 이런 저런 거치장스럽고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을 잘 다듬어야 한다는 걸 시화했습니다. 즉 마음의 다듬기, 정신의 다듬기…여기서 시인자신의 자신에 대한 높은 요구와 바른 자세를 우리는 잘 보아낼수 있습니다. “낫을 갈아야 할것이다|한평생 갈아야 할것이다|망판같은 숫돌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반월만한 낫날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아주 요구가 높은 …시인의 고도로 자각적인 수련을 강하게 표현한 시라고 생각됩니다.
 
신-네 시인의 적극적이고 엄격한 자아수련의 자세를 읊조린 좋은 시였습니다. 다음은 시 “락엽”, 참 한창 락엽지는 계절에 “락엽”을 함께 감상해 보시죠…
 
락엽
한춘
 
나비처럼 숨을 할딱이다
바람결에 떨어지는 락엽
떨어지는대로 불평이 없다
한여름 진록을 녹여주고
문득 무언가 깨닫고
하나둘 가지를 떠나고
떨어져서는 뿌리께로 간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조용히 몸을 돌린다
높은 가지 끝엔
까치둥지가 당실하다.
 
림—누구나 다 퇴직할때가 있다. 자리를 내야 한다. 락엽도 나무에서 떨어질때가 있다. 아주 작은 바람에도 떨어진다. 하지만 그걸 별로 싫어하진 않는같다. 그러나 그건 결국 맥이 모자라거나 능력이 제한되여 그런게 아니다. 살구가 제일 잘 익어 무게가 제일 무거울때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지는것처럼 제일 성숙되고 완숙될때 즉 성숙을 완성했을때 떨어진다.
결실의 계절이다.락엽도 이젠 자기 무게로 떨어져선 내려온다. 그렇게 푸르를땐 엄마의 몸체에 딱 붙어서 젖을 빨아먹느라 떨어지지가 않던 락엽이 이젠 모체가 필요치 않아 자체로 떨어진다. 하지만 자기를 키워준 모체를 잊지는 않는다. 즉 나무로 말하면 뿌리를 잊지않는다. 그래서 락엽은 뿌리께에 떨어진다. 떨어져서 하늘을 우러러 보니 까둥지가 당실하다. 하늘은 그렇게 높고 넓은데 그리 높지않은 곳에 까치둥지가 댕그랗게 보인다. 그것이 자기가 성숙되기 전에 여물기 전에 그렇게 흠모하며 우러러보던 꿈이였다. 지금 다시 보니 아주 우스웁지만…이렇게 우습게 보는 자체가 바로 락엽의 성숙을 말한다. 결국 다시 뿌리께로 와서 뿌리에 비료를, 부식토를 제공해주려 즉 모체에 보답하려 하면서 보니 까치둥치는 좀 유치스러워 보이는, 이런 생각이 바로 락엽의 성숙미를 보여준다.
락엽귀근, 즉 이 시는 락엽귀근의 위대한 인생철학을 보여준 훌륭한 시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락엽이 떨어져서 뿌리게로 간다는 말까지 쓴 시인은 많다. 하지만 마지막 머리돌려 쳐다보니 까치둥지가 저만치 높은 가지에  달랑 매달려있다는 걸 쓴 이는 드물거나 거의 없다. 요기서 이 시는 성공을 보여주지 않았나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해변의 고석(孤石)

           한춘
돌은 절벽에 서있어야 
돌이라 하겠는데 
어느 누구의 재채기에
해변가로 던져졌나
철없이 채찍질하는 물파도에
온몸을 씻어내고 또 씻어내여 
청허한 마음 하나 
해평선 저 한끝으로 
눈길을 모으는 고석 

날아가던 해조들이 
잠시 내려 깃을 다듬을 때 
바다의 너비를 받아안았고 
둔덕에서 지는 꽃잎이
지심의 밀어를 실어다줄 때
대지의 기지개를 배웠다 

그러나 지금은 대낮 한나절 
스쳐가는 바람도 한점 없다
썰물은 저 멀리 달아나고 
뿌려진 조가비들도 말이 없다 
이 시각은 합장기도하는 시각 
정도로 숨쉬는 법을 
허공에 적어가는 시각 

이 시는 <<연변문학>> 2008년 7월호에 실린 시인데요 참 무한한 인생의 막끝을 보는듯한 한생의 정점에 서서 그 넓이와 깊이를 응시하는 한 로시인을 마주한것 같은 그런 장중하고도 도고한 또 말없는 침묵을 우리는 마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하필이면 절벽에 서있어야 할 바위가 바다 한모퉁이에 고독하게 버려져 파도의 채찍을 맞고 …조가비도 말이 없고 스치는 바람도 없고 …고독..고독으로부터 사색, 합장, 응시, 회포, 추억, 안으로 반추하는 그런 자세…마지막에 “정도로 숨쉬는 법을 허공에 적어가는 시각” 아주 깊은 의미가 담겨진 한마디…일생동안 방황해왔지만 이 시간만은 정도- 즉 바른 옳바른 인생길…그걸 허공에 적어가는 시각-한어로 时刻。
신-네 참으로 장중하고 엄엄하면서도 차분한 어떤 사색적인 무게로 우리들 마음을 눌러주고 다져주는 시였습니다. 다음은 또 한수의 시 “혜성”입니다. 함께 감상하시죠
 
혜성

한춘

굴레를 벗었다
남의 말을 듣지 않기로 했다
방향이 없다
혹은 어디나 다 방향이다
밤이슬 오른 풀잎들이
입을 다물고있다
어둠이 쪼개지는 시각
또다시 끝없는 적막속으로
짧은 옷자락을 태운다
우주 사계절을 쌓아놓은
페허에서 시간을 략탈한다
무언의 대사(臺辞)를 입은 가사가
지친 조각돌의
아물지 못하는 상처우에
천서 한장을 올려놓다
신—역시 무게를 누루는 시인것 같은데요 해설 부탁합니다.
림—네 한춘시인의 시는 모두가 이토록 지긋이 무게를 눌러주는 맛이 있는것 같습니다. 역시 인생, 앤생의 자세, 다각적인 인생에서의 옳은 길, 정도를 제시해주는 그런 의미깊은 시인것 같습니다. 헤성은 궤도를 따라 돌지 않습니다. 궤도를 벗어나 밤하늘을 쭉- 가르며 어딘론가 자기만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곹추 그 길로 뻗어나갑니다. 향방이 없습니다.하지만 또 향방이 너무 많습니다. 어디나 다 미개척지이니깐 어디나 다 내가 뚫고 들어갈수있는 방향이지요 그래서 길이 더구나 많습니다. 옛적 처음으로 상품경제시대에 들어설때는 무얼할가? 무슨 장사를 할가? 종래로 해보지못한 일이니 여러가지로 생각이 잘 안나지요 감이 잘 잡히지 않지요 하지만 이젠 뭐어든 다 해서 돈을 버는것과 마찬가지로 시창작같은것도 그렇죠 진정한 창작자유를 안아오기전에는 걍 그 길 …사상이 있어야 하고 주제가 있어야 하고 주제를 둘러싸고 창작해야 하고 그 어떤 쾅쾅에 맞추려 했지만 요즘 세월엔 그게 아니죠 그저 어떤 느낌같을걸 아주 미감나게 쓰면 되죠 또 아주 길이 많죠 요기로 가면 새우는 수풀로 갈수있고 조기로 가면 사랑노래 질펀한 정감의 동산으로 가서 맘껏 상상을 펼칠수있는 호시절이 나타나죠 이 시에서는 바로 혜성의 과감하고 대담한 개척정신을 노래했고 “굴레를 벗어버리는” “남의 말을 듣지않는” 비록 앞에 그 어떤 곤난이 닥쳐도 떳떳이 어두운 밤하늘을 헤가르고 나아가는 그 고귀한 정신을 노래했다고 나름대로 생각합니다. 마지막 “아물지못하는 상처우에 천서한장을 올려놓는다” 즉 개척하자면 아물새가 없지요 늘 상처를 지니여햐 하는 로고. 위기를 느껴야하죠 하지만 천서-하늘에서 보내는 약속의 편지가 우리몸에 올려지는 …하늘의 뜻인걸 어떻게 할가 그냥 가보자 또 그속에서 인생의 진가를 느끼게 되는 개척의 희열…보람같은걸…느끼게 된다.
신—네 다음은 “황야의 길”을 함께 감상하고 선생님의 해설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야의 
한춘


산비탈을 에돌아가는 
저 길우에 지금은 
아무 그림자도 없다
 
서리 내린 그날 아침 
매가 채간 까투리
외마디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길바닥에 떨군 깃털
 
해볕이 이글거리는 삼복철 
혀를 풀럭이며 
빨간 눈알을 굴리던 미친개
그 지린내도 날려갔다
 
먼지속에 묻힌 차바퀴자국
찌그덕거리던 굴림도 
이즈음 어디까지 달려갔나
누가 말했던가
황야의 저 길은 
길이 아니라 바람이라고

림—<<연변문학>> 2008년 7월호에 실린 작품인데요. 문혁때의 살풍경을 통탄하며 쓴것 같습니다. 그때는 사실 황야지요 전반 중국이 경제가 붕괴의 변두리까지 갔으니깐 …사실 붕괴의 변두리인것이 아니라 완전히 붕괴되였다. 전문적으로 정치비판대회나 하고 구호나 부르고 투쟁대회나 하고 전쟁준비나 하고…고도로 긴장되고 고도로 고갈된 그때 –참 그때는 진짜 중국이 황야였다.
제1련: 그런데 지금은 그런 황야로 가던 길에 아무것도 없다 안보인다 텅비였다 지금은 중국이 황야로 가는 길이 아닌 부강에로 가는 길밖에 없으니깐 . 물론 황야로 가는 길엔 지금은 아무 그림자도 없는 것이다.
제2련:그때의 그 동란의 년대를 회상한다. 때리고 마스고 빼앗는 분자들이 나와서 살판치며 사람을 잡아가고 …하여튼 이런 일들을 회상
제3련:미친 시대의 미친 개들, 그때 그시기의 반면적인 인물들을 묘사, 그 지린내도 지금은 없어졌다고 한다.
제4련: 먼지속에 묻힌 차바퀴자국- 결국 이젠 세월속에 묻혀버린 그때의 그 요란하던 차바퀴자국, 뜨락또르, 덜컹거리는 해방패차, 혹은 찌그덕 거리던 소수레, 마차 등 스산하던 차, 집체호로 가도 차, 시골에 연출가도 차, 자전자, 등 하여간 아주 스산한 년대의 소란스런 그런 차들…
제5련:   “누가 말했던가 황야의 저길은 길이 아니고 바람이라고”
          -그렇다, 그 동란의 년대, 황야로, 지옥으로 가던 길은 사실 길이 아니다, 그저 한번 미친듯이 불어친 폭풍이였고 태풍이였다. 결국 바람이였다. 전반 중국의 옥토벌을 쓸어눕힌 미친듯한 바람의 세례였다. 지금애들이 그때를 뒤돌아 보면 야, 그때는 정말 정신병자들만 살았구나. 하고 개탄할것이다.그렇다. 그 길은 길이 아닌 길이요 그저 한시기 불어지나가 버린 바람일뿐이다…
         결국 이 시는 황야와같던 시대를 비판하고 통책한 시라고 본다.
신-다음은 또 기분을 바꾸어서 차분한 마음으로 늙으신 로모를 묘사한 시 “한 어머니의 화상”을 함께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의 화상(畵像)

                


꼿꼿이 선 여윈 겨릅대
그리고 박토에 박힌 지팡이

춘삼월 매화꽃이 되여 
가지끝에 매달린 연보라 
추위를 이겨온 자랑

아무런 욕망없이 흐르는 강물에 
꽃잎으로 떨어져서 
꽃잎으로 떨어져서
저 멀리 욕망을 실어보내고 
구들웃목에 걸어둔 메주덩이
하얀곰팡이가 내렸네

찬바람을 쫓는 어려운 나날들이 
락수물이 되여 떨어지는 추녀끝
아픈 가슴 가득채운 
간 밤에 키웠던 꿈이 
거미줄에 대롱거리네

림- 이 시는 <<연변문학>> 2007년 8월호에 실린 작품인데요.
제1련:늙고 무감각적인 현재의 어머니 외모묘사 서있는 모습.
    제2련: 젊은 한철은 그 추운것처럼 맵짜게 어려웠던 때였지만 매화꽃처럼 피여 가지끝을 연보라빛으로 자랑하며 추위(즉 어려움)를 이겨낸 때도 있었다.
제3련:일생동안 아무런 욕망도 욕심도 야심같은것도 큰 포부도 없이            평범한 가정여인으로 자기의 청춘을 고스란히 세월에 맡긴 어머니다. 여기서 “흐르는 강물”은 류수같은 세월의 흐름을 말한다. “ 꽃잎으로”는 젊음의 한철을 말한다.
시는 다시 오늘로 돌아오는데 오늘날엔 어머니가 만들어놓은 “구들 목의 메주가 하얀 서리 내렸다”
메주—엄마가 한생동안 반죽한 가정일, 가사를 말한다.
하얀서리—엄마의 꿈에도 이젠 흰머리, 엄마의 귀체도 이젠 늙었음을 암시한다
제4련: “락수물되여 떨어지는 추녀끝”—참 잘된 시구이다. 하나는 “그 어려운 나날들”이 다 물러갔음을 말해주고 또 거기에 어머니의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비, 눈물—더 나아가서 시인과 독자들가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 얼굴에서 비오듯 쏟아지는 눈물이 한데 엉켜 반죽된다.
“아픈 가슴”-이미 많은 풍상고초를 받아당한 상처입은 가슴 –그런 아픈 가슴에다도 간밤에 또 꿈성을 가득 채워본다.
허나 이젠 모든 꿈들이 다 현실로 될수없고 거미줄에 걸려 가냘프게 대롱거릴뿐-또 이것이 잔혹한 현실이다.
총적으로 이 시에서는 그 청춘의 매운 고개를 넘어오
고 시집살이의 추운 고개를 넘어온 이젠 늙으신 어머니가 지구의 한끝에 조용히 서서 인생의 허무를 생각하고 상실의 슬픔을 느끼는 인생무상을 읊조렸다. 또 그로부터 우리 매개 인간들이 자기 인생을 반추해 보게 만들었고 한없는 우주공간속의 티끌같은 인생을 다시 자아성찰하게 만드는 그런 시였다고 생각한다.참으로 명시이다.
신—네 어느덧 약속된 시간이 다 되여가는데요 오늘은 북방문단에 하나의 작은 문학의 산을 만들어낸 시인 한춘과 그의 부분적 시편들을 감상해보는 아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하는데요 한춘시인께서 만년을 아주 불타는 석양노을처럼 더욱 황홀하게 장식하기를 빌면서 이 시간 프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간 프로편집에 김철운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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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이퍼시에 대한 탐색 ㅡ 최룡관 (시인, 평론가) 2015-02-04 0 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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