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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주의 리론
2015년 02월 19일 16시 47분  조회:4794  추천:0  작성자: 죽림

구조주의 [構造主義, structuralism이론

 

 

                                                                     

                                                                    발표자 : 심 상 운

 

 

<20세기 중반 무렵에 등장한 구조주의 철학은 인간이 언어구조·무의식 등에 의해 구성된 존재임을 밝힘으로써 종래의 인간중심 사고를 거부한다. 즉 인간을 세계의 중심·주인으로 보고 그가 사물들 전체를 규정하고 그것들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상정하는 관점(인간을 신의 대리인으로 보는 관점)을 비판한다. 이 관점은 주체, 주체의 자유, 이성, 역사와 역사의 발전 등이 신화에 지나지 않는 허구라고 주장함으로써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구조주의자 롤랑 바르트는 문학에서도 작가들은 기존의 글들을 혼합하는 능력, 재조립하거나 재배치하는 능력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글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이미 씌어진”언어와 문화의 방대한 사전에 의존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존 베일리는 구조주의 문학론이 문학작품은 작가의 창조적 삶의 산물이며 작가의 본질적 자아를 표현한다는 기존의 관념을 거부한다는 것, 소설이나 희곡이 ‘사물을 있는 대로 말해’주려 한다는 종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다는 것, ‘작가는 죽었으며’ 문학 담론은 어떤 진리의 기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론을 지적하고 비판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기호학의 죄는 픽션에서 진실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파괴한 것이다. 훌륭한 이야기에서 진실은 허구보다 앞서고 허구와 분리될 수 있다”는 반구조주의의 이론을 펼친다. 따라서 구조주의는 문학에서도 철학과 같이 ’반인본주의‘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1. 언어학적 배경

 

 

언어는 그 자체 안에 독립된 상관구조를 갖고 있으며, 그 구조를 이루는 요소들은 글이나 말 속에서 작용과 반작용을 거듭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끌어낸다는 이론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은 스위스 학자인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이다. 소쉬르의 언어학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구조주의 형성의 토대를 만들었다. 소쉬르는 20세기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체계의 개념’을 언어학에 도입시켰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구조주의적 사유방식의 기초가 만들어졌으며 그의 언어학적 모델은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들에 폭넓게 적용되었다. 그의 사후에 출간된〈일반언어학 강의 Cours de Linguistique Générale〉에서 그는 ‘언어학 연구의 대상은 무엇인가’와 ‘언어와 사물의 관계는 무엇인가’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세 가지의 이론으로 내놓았다.

 

그 첫째가 언어의 체계를 랑그(langue)와 빠롤(parole)로 구별한 것이다. 랑그는 한 언어의 발화들의 기저를 이루는 형성 규칙들과 패턴들의 총체이며, 빠롤은 실제적인 발화들 자체를 말한다. 따라서 랑그는 언어의 사회적 측면으로서 우리가 화자로서 ‘무의식적’으로 의존하는 공유체계인데, 반해서 빠롤은 이 체계가 언어의 실제 용례를 통해 개별적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이 랑그와 빠롤은 그의 언어학에서 기본적인 연구 대상이 된다.

 

 

둘째는 언어학에서 언어의 통시태보다 공시태를 강조한 것이다. 공시태는 정해진 시점에서 작동하는 동시적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며, 통시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언어 체계와 그 요소들의 변화를 의미한다. 여기서 소쉬르는 통시태보다 공시태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하여 언어가 변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특정한 시점의 언어 구성요소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빠롤에 대한 랑그의 강조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어떤 곡이 다른 기회에 다른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어도 같은 곡으로 인정되듯이, 빠롤은 같은 형식이 다른 실체로 실현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랑그는 개인적인 화자가 처한 사회적인 맥락과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기호들의 체계를 의미한다. 이런 랑그에 대한 논의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에 대한 논의가 들어설 여지가 없다. 즉, 소쉬르는 언어 상태가 변한다는 사실도 언어가 공시적인 체계라는 사실에는 아무런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보았다.

 

 

셋째는 언어를 기호의 체계로 본 것이다. 소쉬르에 따르면 언어는 기호들의 체계이다. 여기서 기호란 개념을 의미하는 시니피에(signifie')와 청각 이미지를 의미하는 시니피앙(signifiant)이 결합된 것이다. 즉, 시니피에(기의)와 시니피앙(기표)의 결합은 어떠한 필연성 없이 결합한 것으로 단지 그 언어집단의 사회적인 약속에 의해 자의적(恣意的)으로 결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기호의 의미는 본래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 기호가 속해 있는 체계 안의 다른 가치들과 맺는 관계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므로 기호의 의미에 관해서 말한다는 것은 그 기호가 언어체계 안에서 다른 기호에 대해서 갖는 ‘차이’에 관해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종래의 ‘기호=사물’의 모델이 ‘기호=기표/기의’의 모델로 바뀐 것이다. 이 모델에는 사물의 자리가 없다. 언어의 요소들은 낱말과 사물 사이의 결속의 결과로서 의미를 얻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계체계의 일부로서만 의미를 얻는다는 것이다. 기호체계로서의 언어의 독자성은 ‘언어와 사물의 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것은 교통신호체계에서 신호가 ‘빨강-노랑-파랑’ 세 가지일 때, 기표(빨강)/기의(서시오), 기표(파랑)/기의(가시오), 기표(노랑)/기의 (기다리시오)의 약속체계를 갖는 것과 같다. 이때 체계는 일종의 임의적 약속으로 빨강과 서시오 사이에 고유의 절대적인 의미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의미는 색깔의 차이에 의해서 생길 뿐이다. 그것은 파랑과 노랑도 같다. 여기서 차이란 대립 및 대조의 체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구별이다. 예컨대, 신호등 빨강은 파랑이 아님이며 파랑은 빨강이 아니라는 뜻이다. 음성언어도 소리의 차이로 형성된다. 음성언어의 최하위단위인 음소(音素)는 유의미한 음 즉 언어 사용자(발화자, 청취자)에게 인지·지각되는 음이다. 음성언어의 체계는 음들의 관계 즉 대립항들이 짝을 이룬 이항대립의 패턴으로 이루어진다. 음소의 차원에서 보면 이 대립항은 ‘비음/비(非)비음, 모음/비(非)모음, 유성음/무성음, 긴장음/이완음 등이 있다.

 

 이런 언어관의 요점은 언어 사용의 기반을 이루는 것은 하나의 ’체계‘ 즉 구조라는 점이다. 이런 구조는 화자들이 내재화하고 있는 언어능력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저절로 드러나는 것처럼 보인다. <소쉬르의 언어모델은 언어는 사회적 맥락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비판된다. 기표/기의의 관계는 자의적 관계이지만 실제로 말하는 사람들은 특정 기표들이 특정 개념들과 안전하게 연계되는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구조주의와 기호학은 동일한 이론적 영역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미국의 철학자 C.S 퍼스는 기호를 1)도상적인 것(icon:유상기호, 어떤 대상의 화상 따위), 2) 지표적인 것(index:지표기호, 화살표 등으로 무언가를 지시하는 경우), 3) 싱징적인 것(symbol:상징기호, 약속된 기호로서 그 대표적인 것이 자연언어임)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상징기호는 기호가 그 지시 대상과 자의적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언어가 여기에 속한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는 언어학의 구조를 인류학의 연구방법으로 활용하였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문화체계의 보편적 유형은 인간 정신의 불변적 구조가 낳은 산물이다. 그의 인류학은 문화체계의 보편적 유형을 금제(禁制), 신화(神話) 혹은 제의(祭儀)의 기원이나 원인 대신 특정한 인간의 행위의 저변에 깔린 차이의 세계에서 찾는다. 친족관계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도 객관적인 혈연이나 혈족관계가 아니라 인간의 의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간의 정신활동을 규제하는 보편적 법칙이 모든 형태의 사회생활에 반영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따라서 그의 인류학은 신화, 제식, 친족관계의 구조에 대한 ‘음소적(音素的)’ 분석을 발전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레비- 스트로스가 말하는 구조란 정신구조만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는 친족관계, 신화에 나타나는 유형, 예술, 종교, 의례, 요리의 전통 등을 폭넓게 분석하여 문화체계의 보편적 유형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검증할 수도 없고 입증할 수도 없으며, 특히 역사의 진행과정을 무시하는 근본적인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처럼 인류학의 예들이 보여주다시피, 구조주의자들은 인간이 구성한 의미체계의 ‘문법’, ‘구문’, 혹은 ‘음소적’ 패턴을 밝히려 한다.

 

『신화학』『유행의 세계』를 저술한 롤랑 바르트는 자신의 이론의 근거를 기호학에서 찾고 있다. 그는 인간의 모든 행위가 공인된 변별적 관계의 체계(기호)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원칙을 사실상 모든 사회적 행위에 적용시킨다. 이는 어떤 실제의 발화(빠롤)도 그 이면에서 작용하는 체계(랑그)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언어체계는 변화가 가능할뿐더러 그 변화는 발화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작용중인 언어체계의 규칙에서 모든 발화가 비롯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그것을 의복착용에 적용하고 있는데, 일상적인 의복착용을 개성의 표현이나 개인적인 스타일의 문제로 보지 않고 의복체계 내에서 찾는다. 어떤 한 개인이 만들어 내는 개성적인 의복스타일은 의복의 체계에서 그가 선택한 형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개성적인 스타일은 개인의 선택 능력을 나타낸 것이 될 뿐이다. 이것을 음식에 대입하면 식사 중에 선택된 음식의 연쇄는 메뉴라는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언어선택 능력이 문학작품의 우열을 결정짓는다는 의미로도 유추될 수 있다.>

 

2. 구조주의 서술학

 

 

구조주의자들은 문학이 언어와 특별한 관계를 가진다는 데에 동의한다. 문학은 언어의 본성과 특수한 성질들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구조주의 시학은 러시아 형식주의와 밀접하게 연결 된다. 구조주의 서술이론은 문장구성규칙(구문론)이 서술규칙의 기본 모델이 된다. 문장 단위의 가장 기초적인 구문론적 모델은 ‘주어+서술어’로서, “기사(주어)는 칼로 융을 죽였다(서술어)”는 식의 문장이 그 예다. 이 문장이 어떤 삽화나 전체 이야기의 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장에서 ‘기사’를 특정한 이름(란슬롯이나 거웨인 따위)으로, ‘칼’을 ‘도끼’나 다른 것으로 바꾸어 넣어도 그 본질적 구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문장구조의 이런 유추에 따라 블라디미르 프로프는 러시아 동화의 이론을 개발했다. 한 문장의 주어를 전형적인 인물들(주인공, 악당 등)에 대입하고 ‘술어’를 이런 인물의 전형적인 행동에 대입하는 것이 프르프스식 접근법이다. 따라서 그의 31가지 기능의 이야기 구조는 하나의 모델을 형성한다. 이 구조는 논리적 연쇄 관계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면,

 

25, 어려운 과제가 주인공에게 부과된다. 26. 그 과제가 해결된다. 27. 주인공이 인정을 받는다. 28. 가짜 주인공 혹은 악당이 폭로 된다. 29. 가짜 주인공에게 새 모습이 주어진다. 30. 악당이 벌을 받는다. 31. 주인공이 왕 위에 오른다.

 

 

이런 이야기의 모델은 특정지역이나 특정 장르(동화, 희곡, 소설, 시 등)에 국한되지 않는 일반적 보편성을 내포하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레비 - 스트로스는 언어학 모델을 사용하여 구조주의 방식으로 오이디프스 신화를 분석한다. 그는 신화의 단위를 신화소 (언어학의 음소 및 형태소와 비교됨)라 부른다. 신화소(神話素)는 언어학의 기본 단위처럼 이항대립으로 구성된다. 그가 구성한 오이디프 신화소는 1) 친족관계의 과대평가(오이디프스가 어머니와 결혼 한다. 안티고네가 법을 어기고 오빠를 매장한다)와 2)친족관계의 과소평가(오이디프스가 아버지를 죽인다. 에테오클레스가 형제를 죽인다.)이다. 그는 이 신화소를 통해서 연쇄적 관계의 이야기 구조가 아닌 신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패턴을 만들어 내고, 그런 패턴을 적용하여 인간정신의 기본구조, 인간의 온갖 제도, 구성물, 지식의 형태들의 형성방식을 지배하는 구조를 밝힐 수 있다고 한다.

 

 

A.J. 그레마스는 그의 저서『구조주의의 의미론』에서 프로프의 일곱 가지 ‘행동영역’ 대신에 주체/객체, 송신자/수신자, 조력자/반대자라는 여섯 가지 역할 (행위자)을 세 쌍의 이항 대립으로 제시한다. 이 쌍들은 모든 서술에서 되풀이 되는 세 가지 기본 유형을 나타낸다. 1, 욕망, 탐색, 혹은 목표 (주체, 객체) 2, 전달 (송신자, 수신자) 3, 보조적 도움 혹은 훼방(조력자, 반대자). 이것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프스 왕」에 적용하면 프로프의 범주를 사용할 때보다 더 깊이 있는 분석에 도달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그레마스는 형식주의자 프로프보다 더 본격적인 구조주의자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실체들 자체의 성격 대신 그것들 사이의 ‘관계’의 맥락에서 사고하기 때문이다. 그는 있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의 연쇄를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계약적(契約的) 구조’, ‘수행적(遂行的) 구조‘, 이접적(離接的) 구조’라는 세 가지의 구조로 묶는다. 이 중 첫 번째의 계약적 구조는 ‘계약(혹은 금지)→위반→징벌, 계약 없음(무질서)→계약수립(질서)’라는 구조로서, 오이디프스 서술이 여기에 해당된다. 오이디프스가 부친살해와 근친상간에 대한 금지를 위반하여 자신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 계약(금지)→위반→징벌의 구조다.

 

 

츠베탕 토도로프는 프로프와 그레마스의 성과를 종합하여 오이디프스의 신화를 ‘X는 왕이다. X는 Y와 결혼한다. Y는 X의 어머니다. X는 Z를 죽인다. Z는 X의 아버지다.’라고 다섯 개의 명제로 구조화 한다. 이 명제들은 연쇄체를 이루고 하나의 텍스트가 된다. 이 연쇄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텍스트의 세부를 구성한다. 예컨대, 끼워 넣기(이야기 속의 이야기, 옆길로 빠지기), 연결짓기(일련의 연쇄체들), 바꾸기(연쇄체들을 섞어짜기) 등도 가능하고 여러 방식들을 혼합한 경우도 있다. <이 연쇄체의 개념은 하이퍼시의 관점에서 주목된다.>

 

 

제라드 쥬네뜨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연구를 통해서 스토리, 담론, 서술의 세 가지 이론을 전개한다. 예를 들면 「아에네이드」2부에서 아에네이스는 청중에게 이야기하는 이야기꾼이고(서술), 하나의 언어적 ‘담론’을 제시하며, 그의 담론은 그 자신이 인물로 나오는 사건들을 재현(스토리)하는 것이다. 그는 서술의 세 차원을 동사의 세 가지 성질에서 끌어 낸 세 가지 상(相)(완료상, 진행상 따위.) 즉 시제, 법, 태(능동태·피동태·사동태 따위)와 연결시킨다. 그의 ‘법’ ‘태’의 구분은 시점이 초래하는 문제점을 해소시킨다. 예컨대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에서 주인공이자 화자인 핍은 성숙한 자아의 서술 태도를 통해서 어린 자아의 시각을 제시한 것이 그것이다. <김소월의 시「엄마야 누나야」도 이와 유사한 시점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그는 서술을 1) 이야기와 모방, 2) 서술과 묘사 3) 서술(이야기)과 담론 등 이항대립을 통해 고찰한다. 첫 번째의 이야기와 모방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나오는 단순서술(발화자가 작가자신인 경우)과 직접모방(작가가 등장인물을 통해서 발화하는 경우)을 구별하는 것이다. 쥬네뜨는 이 구별이 유지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문학작품이 문학적 재현이라고 할 때, 작품 속 발화자가 작가 자신인 경우와 작중 인물의 경우를 구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야기는 오직 이야기일 따름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서술과 묘사는 서술이 행동, 사건 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에서 본질적인 것처럼 보이고 묘사는 보조적 장식적인 것 같이 보인다는 것을 비판한다. 그 예로 “그 남자는 탁자로 가서 칼을 집어 들었다.”라는 문장에서 명사와 동사가 서술적일 뿐 아니라 묘사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세 번째의 서술과 담론의 대립은 주관적 채색이 배제된 순수한 서술이 있을 수 없음을 입증함으로써 이 대립을 해소한다. 어떤 서술이 아무리 투명하고 무매개적으로 보일지라도 판단하는 어떤 정신의 흔적이 전혀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서술과 담론의 대립을 해체하는 제라드 쥬네뜨의 이론은 자크 데리다가 해체적 철학의 문을 여는데 큰 영향을 준다. <이항대립을 해소하는 쥬네뜨의 주장은 구조주의보다 포스트구조주의에 적합한 이론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던지고 있다.>

 

<자크 라캉은 S. 프로이트를 구조주의적으로 재해석해서 무의식이 언어적으로 구조화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개인의 말이 특히 정신과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에서 동시에 두 수준에서 작용한다고 본다. 개인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의식하면서 말하지만, 동시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전혀 다른 것을 무의식적으로 얘기한다고 한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주체는 '코기토'(cogito:생각하는 나)에 의해 구성된다. 이때 의식적·반성적 주체가 자아라면 다른 하나는 누구인가? 라캉은 이 다른 하나를 무의식이라고 본다. 그는 무의식이 언어처럼 은유와 환유의 체계로 구조화해 있다고 본다. 이 무의식은 한 개체 안에서 그를 이끄는 타자(他者)이다. 이 타자는 자아에 앞서서 얘기하며 자아의 욕망을 통제한다. 개인들은 자신이 행위하고 말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 구조가 말하게 하고, 행위하게 하고 욕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브리테니카 백과사전에서 부분발췌>

 

 

3. 은유와 환유

 

구조주의는 실제 비평가의 해석상 적용을 위한 토대를 마련 해주는 몇 가지 사례를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은유와 환유로 요약된다. 로만 야콥슨은 언어의 수직적 차원(랑그)과 수평적 차원(빠롤)으로 텍스트의 해석에 접근한다. 그는 수직적 차원에서는 서로 대체될 수 있는 요소들의 언어들을 제시한다. 그 언어에는 동의어와 반의어가 섞여 있다. 예를 들어 ‘오두막’이라는 말의 대체어로 ‘오막살이, 초가집, 대궐, 우리, 굴’ 등이 선택된다. 수평적 차원은 연쇄체를 이룰 수 있는 언어들의 결합이다. 예를 들면 ‘오두막은 타 버렸다.’ ‘오두막은 보잘것없는 작은 집이다’라는 식이다. 그는 수직적 차원은 은유, 수평적 차원은 환유와 상응함을 지적한다. 그리고 문학적 스타일도 은유적인 것이거나 환유적인 것 어느 한 쪽으로 경사되어 표현될 수밖에 없음을 주장한다. 야콥슨의 이론에 따르면 문학사조의 낭만주의→사실주의→상징주의는 스타일상으로는 은유적→환유적→다시 은유적인 것으로의 변화로 이해하게 된다.

 

 

데이비드 로지는 『현대적 글쓰기의 양식』에서 야콥슨의 이론을 현대문학에 적용했다. 그는 은유적→환유적→은유적의 순환 과정에 몇 단계를 추가하여 모더니즘과 상징주의는 본질적으로 은유적인데 비해 반모더니즘은 사실주의적이고 환유적이라고 한다. 넓은 의미에서의 환유는 한 연쇄체 혹은 한 문맥 내의 한 요소에서 다른 요소로의 전이를 말한다. 가령 우리가 ‘한 잔들 게’라고 했을 때 ‘잔’은 잔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잔속에 든 내용물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유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문맥이 필요하게 된다. 야콥슨이 환유를 사실주의와 연결시킨 것도 사실주의가 하나의 전체를 환기시키기 위해서 대상의 여러 양상, 부분, 문맥상의 세부묘사 등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야콥슨의 이론을 쓸모 있게 다듬은 데이비지 로지는 “문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다음의 예를 제시한다.

 

사전검열을 받는 영화에서는 성교의 영상적인 비유로 불꽃놀이와 해안에 부서지는 파도가 애용되는데, 그 절정이 독립기념일의 해변에서 일어났다면 환유적인 배경으로 위장될 수 있겠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내의 곁채에서 일어난다면 두 말할 여지없이 은유적인 것으로 받아질 것이다.

 

이 예로 보아서 야콥슨의 이론을 너무 고지식하게 사용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4. 구조주의 시학

 

1975년「구조주의 시학」을 저술한 조나단 킬러는 처음으로 프랑스의 구조주의를 영미의 비평론에 융합시키려고 시도했다. 그는 언어학이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위한 최상의 인식모델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소쉬르의 랑그와 빠롤 이론에서 벗어나서 노엄 촘스키의 ‘언어능력’과 ‘언어수행’ 사이의 구별을 선택했다. 언어능력은 언어체계에 대한 지식에 무의식적으로 동화되어 그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문장을 만들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는 이 같은 관점이 의미하는 것을 문학 이론에 적용시킨다. 독자들은 교육제도를 통해 문학의 문법을 습득하게 되고, 시인과 작가는 독자들의 언어 능력에 기반을 둔 읽힐 수 있는 것을 쓰기 때문이다. 그것은 문학이론의 초점을 텍스트에서 독자로 이전하는 것이다. 그는 “시학의 진정한 대상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그 작품의 가해성(可解性)이다. 우리는 작품이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독자로 하여금 그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은연중의 지식 내지 관습이 형성 되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텍스트를 이해하는 규칙은 텍스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해석 행위 속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는 해석의 다양성에 좌절하지 않고 통일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어떤 특정한 시에서 통일성을 발견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그들이 찾는 의미의 기본형식들(즉 통일성의 기본 형식들)은 동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해석의 관습(동일성)을 구조주의의 특성에 따라 통시적이고 역사적인 의미 체계가 아닌 정태적·공시적 의미 체계에서 찾으려 한다.

 

그러나 그의 텍스트 접근법에서 가장 난제는 독자가 사용하는 해석의 규칙을 얼마나 체계화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다. 개별 텍스트에 관해서 한 시기에 산출할 수 있는 다양한 해석들을 설명해 낼 단일한 틀, 단일한 규칙과 관습의 틀을 생각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1988년「기호 만들기」에서는 순수 구조주의에서 벗어나 문학적 능력의 제도적 이념적 토대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를 하게 된다.

 

구조주의는 텍스트의 언어란 작가 정신의 반영이며 작가의 언어는 그의 개성과 분리 될 수 없다는 일반적인 인문주의적 유형을 비판한다. 그리고 언어는 현실을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무엇이라는 관점을 가진 신비평(新批評)에 동조하고 도전한다. 이는 태초에 말씀(언어)이 있었고 말씀이 텍스트를 창조했다는 언어의 선재성(先在性)을 의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통적이고 낭만적인 문학론에서 작가는 텍스트의 기원이며, 창조자이자 조상이다.

 그러나 구조주의자들에 의하면 쓰기에는 기원이 없고 언어가 모든 개별적 발화보다 앞선다. 따라서 구조주의는 텍스트와 작가를 분리할 뿐 아니라, 역사적인 변화의 문제를 텍스트에서 배제하고 이야기의 구조 자체와 한 시대를 지배하는 미학 체계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구조주의자들은 작가의 언어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지 않고, 언어의 구조가 현실을 산출(産出)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의미의 근원은 작가와 독자의 경험이 아니고 언어를 지배하는 작용과 대립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구조주의는 언어(문학)의 탈신비화(脫神秘化)라고 말할 수 있다.

 

<구조주의(構造主義, structuralism)는 인문학과 사회 과학 등 다양한 학문에 영향을 미친 사상흐름(사조)이다. 근본 요소들 사이의 상호 관계 위에 정신적, 언어적, 사회적, 문화적 '구조'가 성립하며, 그 구조에서 특정 개인이나 문화의 의미가 생산된다고 본다. 본디 언어학에서 출발하였지만 점차 그 적용 범위를 넓혀가면서 언어, 문화, 정치, 사회를 분석하는 가장 유명한 접근방법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위키백과)>

 

* 이 글은 라만 셀던· 피터 위도 우슨· 피터 부루커 지음 정정호· 윤지관· 정문영· 여건종 옮김『현대 문학이론 개관(A Reader's Guide to Contemporary Literary Theory)』의 4. 구조주의 이론을 정리·요약한 것에 사전의 지식을 보충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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