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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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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김기덕
2015년 03월 14일 19시 38분  조회:4790  추천:0  작성자: 죽림

김기덕 시인
 
 2011년06월23일 09시21분
 


김기덕(Kim Gi Deuk) 시인(poet)

△코스모스 시로 중국시단에 데뷔(1981).《문학세계》등단(2001)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 길림시작가협회, 청도시연해조선족문인협회 회원
△《문학세계》문학상 금상(시), 중국조선족청마문학상 우수상(시) 수상
△시집『천년이 가도 잠들지 않는 파도』

 


     

내용보기:: 김기덕1 HomePage )
1950년 2월 21일 출생
1986년~1993년 길림성교하시교육청연구원
1993년~1997년 청도시한국전자기업총무과장
1998년~2000년 청도한국 무역회사경리
1982년에 처녀작 코스모스를 발표한후 지금까지 잡지와 신문에 200여수 작품을 발표
2001년 월간 ≪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당선
중국 작가협회 연변뷴회회원 
미주해외문인협회회원 
세계문인협회 청도 지회장 

주요 저서 시집 목록
시집 <천년이 가도 잠들지 않는 파도> 도서출판 천우 2002



 


1월의 밤



1월의 밤 


한 해의 처마 밑에 
나는 나의 가슴속을 
몽땅 밖에 걸어 놓고 조언을 
기대하고 싶었습니다 
오가는 길손들의 시선을 모아 
별빛 밝은 긴긴 이랑을 짓고 

천하의 꽃나무들이 
열심히 꿈 밭을 가꾸는 
1월의 밤을 새기며 
두 눈이 멀도록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일 힘든 강추위가 좋았습니다 
그 속에서 진위를 가려내고 싶었고 
영하의 강한 의지를 연마하는 
1월의 사나이가 되고 싶었습니다 





2006년 1월 7일 토요일

 




2월의 초가집



봄 빛이 그림 그리는 광야에 
짚으로 이영을 인 초가집 한 채 
문은 바람이 다 뜯어 가버리고 
비 오는 날 천정에서 슬픔이 샌다 

일년 사계절 펄럭이는 바람의 집 
이별의 빗물이 아직 젖어 있는 땅 
누군가 마른 들풀을 깔고 한숨 쉬었던 
벼 짚 베개 이야기 끝나지 않았다 

부엌은 있어도 솥은 없고 
구들에는 들새들이 울었던 흔적과 
사이다 기억을 한방 널어 놓은 
불쌍한 맨발 자욱이 눈동자로 보인다 





2006년 1월 26일 목요일

 




8월의 비 맞는 포옹



한가한 기분이다 
오랫동안 기다린 밤 
제목은 태산이고 
내용은 들과 바다다 
머리를 숙이는 논과 밭의 
탐스럽게 노오란 정성의 인사 
가을의 앞으로 안내하는 
향기로운 이미지 
언덕에 심은 욕심은 커가고 
어른들의 어께는 무거워지고 
창가에 성숙의 프로필이 차 넘치는 
님과 나 사이에 
72도가 흐른다 

8월의 고향에 내리는 비 
하늘과 땅이 서로 주고 받는 
땀 섞인 아름다운 대화 같다 
시골의 빨간 돈지갑에 
8월의 비가 내린다 




2005년 8월 26일 금요일

 




가을 단추를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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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추를 열고 


동그란 가을 빗 방울이 
기타 음악를 울리며 내린다 
목이 마른 메밀 밭에 
흰 꽃들이 하늘을 읽는 소리 
꿀맛처럼 향긋하고 
마음의 단추를 열고 보여주는 
가을의 젖가슴 
와- 좋다! 그저 좋다! 
9월의 꽃 바구니에 생화가 웃는 
난도 가을의 단추를 좋아했나 봐 
남자의 가슴에 
10월이 손 흔든다 
참말로 좋아! 
말 
로 

좋 
아 

2005년 8월 25일 오전 10시 3분

 

 




가을 밤의 그리움



얼마나 뜨거운 것 일가 
얼마나 보고 싶은 눈동자일가 
피 같은 이슬이 맺힌 
가을 밤 하늘 
밤이 다 갈수록 헬 수 없는 
별 총총 그리움 총총 

저리도 크고 끝 없는 
하늘 편지지에 채우고도 
모자랄 그리움의 밤 사연 
별마다 글이 되고 
그리움의 눈동자가 되여 
밤이 다 가도록 못다 쓴 사랑 

가을 밤 하늘에도 
그리운 밭이 있다 
밭에서 기다리는 작은 눈물 
하늘을 울리네 
내 가슴을 울리네 




2005년 8월 25일 목요일

 




가을 비를 맞으며



가을 비를 맞으며 

                      김 기 덕 


구질구질 가을비가 내리는데 
어께를 적시며 섰는 
저녁 그림자 하나 
진흙이 되여 밤에도 섰습니다 

가을 잎과 동무하여 
이 세상에 엎드려 젖은 시간과 
속 쓰림을 나누는 밤 
어디선가 마구 토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지금 처마밑에 선 하나 뜯으며 
울고싶은 나의 마음 
차라리 누구도 모르게 
모든것을 길가에 버려지고 싶은 나 

이젠 그것마저 버릴자리가 없는 밤 
밤 깊도록 나는 꽁지없는 사연과 
진흙을 뭉게듯이 싸우고 있습니다

 

 

 



가을은 그저 좋다



가을은 그저 좋다 

              김 기 덕 


꿈같이 사랑하는 가을을 
나는 죽도록 좋아했다 
죽어서라도 
좋아하는 마음은 
누구도 주지않을 것 같다 

산새들의 즐거움이 
황철나무에서 노랗게 익어가고 
황금파도 알찬 열매는 
설레이는 감격이 펼쳐진 것 같다 

눈부시게 다가선 가을을 생각하면 
참으로 좋았다 
그리워할수록 목메이게 좋을뿐이다 

향기로운 가을 포도에 비낀 
좋아하는 나의 모습 
그래서 가을 하늘은 
가슴처럼 높이 부푸는 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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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밥



가을의 밥 


무더운 매미의 더운 입김이 
뜨겁게 말라붙은 하늘 창가 
노오란 가을 빛이 말라 있다 
시골에서 올라온 수줍은 연지 볼에 
장난 심한 과일 나무 가지인가 
8월의 고환이 추-욱 드리워지고 

가까히 훔쳐보던 푸른 하늘 
발 뒷꿈치를 들고 물러선다 
사과, 배, 감, 석류… 
깊어지는 배꼽마다 
입추의 립스틱 유난히 빨갛고 
맑은 길을 쉼 없이 재촉하는 
냇물 속에 금빛, 은빛이 반짝거린다 

향긋한 체취로 계곡을 가득 채운 
풍요로운 가을의 밥 그릇 
순이야, 분이야, 여기 와-봐 
가을 까치 밥 그릇에 
살찐 정자 난자 까만 햇쌀이 되여 있다 




2005년 8월 22일 월요일

 

 




가자고 하는데



가자고 하는데 



하늘이 나더러 가자고 하는데 
구름이 나더러 가자고 하는데 
강물도 쉼없이 가자고 하는데 
바람도 나더러 가자고 하는데 

난 가기 싫다 왠지 모르겠다 
끝이 없다면 가고 싶은데 
끝이 있길래 가기 싫어진다 
꽃들도 가고 나무도 가고 
해도 가고 달도 가고 
다 가고 있는데 
난 가기 싫어 서 있는데 
누군가 꼭 가야 한다며 나를 민다 
뼈 밖에 남지 않았는데 
뼈를민다 



2005년 9월 20일 화요일

 

 




강물이 되어 간다



꽁꽁 얼어버린 돌다리 아래 
강물이 되어 뛰어 가는 추억이 있다 
긴 긴 겨울 밤 성주 풀이처럼 

15년 전 세상을 떠나가신 
아버지의 73년 뼈와 넋이 
끝없는 강물의 흐름에 맡긴 
30년 간절한 독백 

경북 영일 앞바다에 
달이 두둥실 떠오르면 
오매불망 동해의 밝은 모습인가 
보름달 같은 둥근 축복이 보인다 

주절주절 웃음과 눈물의 속도로 
언덕에 앉아 눈 앞을 가리운 고국을 그리며 
달 같은 표정으로 강이 되고 싶어서 
아버지께서는 정월 15일 날 아침 
얼음 아래로 출발을 하시였다 





2006년 1월 2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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