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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히사시 시모음
2015년 04월 13일 21시 41분  조회:5026  추천:0  작성자: 죽림

 

과수원1

혼다 히사시

 

 

 나는 천 그루 밀감나무에 둘러싸여 잠이 든다

 나는 천 그루 밀감나무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눈을 뜬다

 과수원의 하루는 언어의 세상 밖에 있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농사일에 지친 몸을 밀감나무에 기대고서

 눈을 감으면 친근했던 죽은 자의 영혼

 눈을 뜨면 친근한 새와 짐승들의 영혼

 바람은 영혼들이 돌아다니는 밀감나무 아래에

 자신의 육체를 괭이 한 자루처럼 방치해 놓고

 과수원 속의 좁다란 길을 방황한다

 

 ***

 

 실존적 불충족감에 가득 차

 나는 휘어지게 열린 밀감나무 가지를 꺾는다

 삶의 의미로 통하는 과수원길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열매와 가지를 희생시켜야 할까

 하늘은 파랗고 과수원 길은 어둡다

 Sentiment de vide

 세상 어디에도 신은 없다

 사람의 언어는 나날이 가난하다

 하늘에서는 벗겨진 매미의 수많은 껍질이 쏟아져 내린다

 '그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잘 모른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더욱 모른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저쪽인지

 이쪽인지

 원래 있던 자리로 가는 건지

 

 ***

 

 뒤따라 온 개가 추월하며 앞으로 달려 나가

 문득 뒤돌아보았던 그 지점에 접어들었을 때

 뜻밖에도 '초의미'를 만나고 말았다

 Sein(존재)가 Anders-sein(다른 존재)로

 Anders-sein(다른 존재)가 Sein(존재)로 교체된다

 그 위치에 섰을 때

 밀감 꽃은 일제히 피어 향기를 내뿜고선

 일제히 소멸한다

 모습은 보이지 않으나

 어딘가에서 개가 짖고 있다

 그때 나와 개의 존재는 Bezogen-sein(관계 존재)이다

 

 ***

 

 슈라이히는 인간 세계와 초의미의 관계를 말했다

 '신은 가능성의 오르간 앞에 앉아 세상을 작곡했다.

 우리 가련한 인간은 단지 인간의 목소리(Voxhumana)만을 듣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전체는 얼마나 더 멋진 것일까'

 나는 밀감나무 가지에 매달아 놓은 트랜지스터라디오의 스위치를 켠다

 과수원에 인간의 목소리가 흐른다

 나는 고독의 수렁에서 괴로워하기로 한다

 

 ***

 자살곡선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온갖 어려움과 빈곤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자살은 적고

 평화롭고 편리한 생활일수록 자살은 많다고 한다

 이 자살곡선이 나타내는 불가사의한 역설을 더듬어 가면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 '없다'의 기로가 드러난다

 나는 과수원을 헤매고 있다

 여기를 어떻게든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의히하지 않다

 

 ***

 

 '자신이라는 것과 자신을 말하는 것은 같다"는 말에

 괴로워하면서

 나는 과수원에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다

 '나'는 어떤 존재와의 관계에 있어서

 '나'인 것일까

 존재 그 자체가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나는

 어떤 위치에 서야 하는 것일까

 밀감나무 가지를 휘감고 올라간 덩굴을 떼 놓으면

 진정으로 해방된 쪽은

 밀감나무인가 덩굴인가

 나는 말을 의심하며 나라는 존재를 의심한다

 밀감나무 이파리 위를 구름이 흘러간다

 저수조의 더러운 물 속에 태양과 개구리가 함께 떠 있다

 '존재 그 자체에 대해 더 생각해 보라'는 소리가

 과수원 밖에서 들려온다

 고개를 돌리자

 삼나무 우듬지에서 한 마리 갈가마귀가 울고 있다

 

 ***

 

 자세히 들여다보면 천 그루 밀감나무는 모두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밀감나무'라는 통합적 명사(名辭) 속에서는 그저

 한 그루의 밀감나무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라는 존재는

 다양함과 동시에 단순하고

 단순함과 동시에 다양하다

 

 ***

 

 라틴어의 'finis'는 종말을 의미하면서 또한

 목적을 의미하는 말이라 한다

 과수원을 걸으면서

 왼쪽 뇌로 이 라틴어를 반복하고

 오른쪽 뇌로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고 있다

 하늘 높은 곳에서는 새가

 '영원'이라는 소리로 울고 있다

 

 ***

 

 '정신으로 치유해라, 약이 아닌'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무좀으로 고민하고 있다

 

 ***

 

 '하늘과 땅보다 먼저 생겨난 것은 고요함이다'고 바람이 중얼거리며 휘익 지나쳐 간다

 바람의 행방을 바라보며 나는 밀감나무 가지를 자른다

 하얀 절단면에 연필로 '사랑'이라는 글자를 쓴다

 

 ***

 

 '신이 생각하고 원했던' 인간이란

 어떤 존재였을까

 '인간이 생각하여 원했던' 신이란

 어떤 존재였을까

 '인간이 신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신 역시 인간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 사람은

 아마도 마르틴 · 부버

 과수원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은

 신도 인간도 필요 없을 만큼 아름답다

 

 ***

 

 밀감나무 그늘에 냉이가 무성하게 자랐다

 폰 · 하틴베르크는

 사랑이란 한 사람의 인간을 신이 '원했던' 것처럼 보여 주는 것

 이라 했다 한다

 나는 냉이를 뽑으며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표현에 붙들려 있다

 

 ***

 

 수선화꽃이 일제히 피어난 날 저녁 무렵

 나는 목욕물을 데우면서 '불(火)'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불' 불길도 아니고

 '불' 열도 아니고

 '불' 입김도 아니다

 '불' 을 부정하는 '불'

 '불' '불' 속에 있고 '불'이 아닌 '불'

 '불' '불' 밖에 있고 '불' 인 '불'

 '불' 고목을 태우는 '불'

 '불' '슬픔' 이라는 어감

 '불' '아니다' 라는 어감

 '불' '빨강' 이라는 어감

 '불' '해' 라는 어감

 '불' '불' 이라는 어감

 나는 '불'에 태워지고

 '불'에 의해 타오르는 침묵에 사로잡혀

 과수원에 떠도는 수선화 꽃향기로 정화되어 가면서

 생의 근원의 무구한 어둠에 나타나는 현상인 파란 번개를 보고 있었다

 

 ***

 

 과수원의 천 그루 밀감나무를 통해

 계속 변용해 가는 한 그루 '미완의 나무'를 본다

 '끝나지 않은 것에 의해 삶은 촉구되고 있다'고 말한 사람은 누구였던가

 나는 슬슬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둘도 없는 '나'라는 존재의 중심으로

 고독의 한 가운데로

 '미완의 나무' 가지 아래를 빠져나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

 

 밀감 밭 한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멀구슬나무에서

 새가 울고 있다

 '오라 고독한 자여, 고독한 자에게로'라고 말한

 신비가 시메온인 척하고 있다

 나는 태양을 뒤로 하고

 자신의 그림자 속의 바위를 파내려다가

 '무(無)'의 관을 잘못 파낸 것인지도 모른다

 

 ***

 

 무화과나무 그늘에서

 '삶의 근원으로'라는 이정표가 썩고 있다

 일찍이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나그네들이 다녀간 이 길을

 나 또한 혼자서 가리라

 뒤따라 올 사람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어 가면서

 삶의 한가운데를 가자

 

 ***

 

 하루 종일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제 창고 2층에서 발견한 고서 속의 격언이

 내 머릿속에 구름처럼 떠오른다

 '당신은 자서전을 쓰며 바로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선택받은 자로서

 마지막 순간에라도 정정할 수 있는 것처럼 살아라'

 

 ***

 

 개불알꽃 차전초 냉이

 제비꽃 살갈퀴

 개나리 벚꽃 복숭아꽃 배꽃

 수선화 물망초

 과수원은 꽃이 한창이다

 밀감나무 꽃은 아직 피지 않았고

 가지에 직박구리가 쉬고 있다

 나는 치유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로받기 위해 과수원을 걷는다

 공기 속에서 수많은 벌들의 날개 소리를 들으면서

 모아지는 꿀의 양과 그것이 있는 곳을 생각한다

 '무위 자연'이라는 말은 누구의 말이었던가

 시는 아름다운 무위라고 말한 사람은 누구였던가

 갑자기 개가 나타나

 들판 끝을 향해 짖어 댄다

 그곳에 누가 있는지 내 눈엔 보이지 않는다

 

 ***

 

 눈을 깜빡이지 않고

 작열하는 지상 위에 길게 뻗은 자신의 그림자를 응시한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자 순간

 하얀 내 그림자가 허공에 떠 있다는 불가사의

 진지하게 서로 마주본 적 있는 남자와 여자의

 눈꺼풀 뒷면에도 분명

 서로의 그림자를 비추는 하늘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작은 물고기 같은 것이 내 이마를 스쳐간다

 잇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언어들은 그러나

 모두 한 그루의 나무의 무성한 잎사귀처럼

 법칙에 얽어매어져 있다

 

 ***

 

 과수원 입구에 풀잎을 묶어 놓고서 누군가가

 그 소박한 올가미에 걸려 넘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이 인간과 맺은 계약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

 비가 그친 후 들판에 나타난 무지개가 쓸쓸하다

 

 ***

 

 배나무 가지에 달팽이 한 마리가 기어간다

 어디에서 왔을까

 드러난 바위 위에 새의 깃털 하나

 새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습니다

 내 죄는 항상 내 앞에 있습니다'

 나는 이 이상의 구절은 모른다

 

 ***

 

 어긋난 척추로 인해 고개를 숙인 내 목덜미로 내려오는 구름이 무겁다

 

 ***

 

 연금술사 제랄 · 도른의 속삭임이

 갑자기 이름이 '꿈'인 집고양이 울음소리로 바뀌어 들려 온다

 '중심으로 향하면 어떤 한계도 없다, 그 힘과 비밀의 깊음은 무한하다'

 

 ***

 

 나는 밀감의 농밀한 입자 하나에 대해 상상한다

 '무(無)'라는 것은 중국에서 숫자의 최종 단위라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러면 밀감 한 개는 '무'로 확한되고

 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볼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있는데도 보이지 않는다

 없는데도 보인다는 논리의 모순은 근사하지 않은가

 과수원에 몸을 감추고 숨죽여 명상에 잠긴다

 그때 내가 당신의 눈에는

 하나의 밀감일지도 모른다

 

 ***

 

 매일매일 금이 간다는 어감에 붙들려 있다

 매일매일 나날의 균열을 들여다보고

 날짜의 사각(死角)에 ?(물음표)가 붙은 낚싯줄을 드리운다

 그리고 ?(물음표)의 바늘에 걸린 날의 밝음 속에 드러나는 '사물'의

 의외로 평범한 형태 속에 숨어 있는

 무지개의 십자가라든가 천 개 다리 달린 뱀에게 놀라기도 하는 것이다

 

 ***

 

 '다수성(多數性)이란 웅성거림이다'라고 바슐라르는 말한다 그러나

 나는 천 그루 밀감나무의 억만 잎의 웅성거림을 들으면서

 때로는 그것이 은총처럼

 빛의 음악으로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과수원의 높은 하늘을 보라

 보이지 않는 악보에서 넘쳐흐르는 소리처럼

 종달새가 울고 있다

 그리고 밀감나뭇잎 그늘에 핀 흰 꽃봉오리는

 꾸밈음표와 같다

 그리고 나는 고독하며 침묵에 만족하고 있는

 단 한 사람의 청중이다

 

 ***

 

 한 그루 나무 내부에 무수한 강이 흐르고 있다

 각각의 강바닥에 여자가 누워 있다

 나무를 끌어안으면 나뭇가지 끝에서 여자의 비명이 오른다

 나뭇가지에서 일제히 새들이 날아오른다

 순간 나무를 끌어안고 있는 내 어깨를 두드리는 사람이 있다

 뒤돌아보니 물빛 흐르는 나체를

 그대로 드러내고 미소짓는 여자

 여자를 끌어안고 여자 안에서

 나뭇가지 꺾어지는 소리에 섞여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난다

 

 ***

 

 '저녁놀'이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이 창가에 펼쳐져 있다

 하루가 끝나고 희미해져 가는 빛 속에서

 나는 차츰 음영을 잃어 가는 세상을

 '후기'를 읽는 것처럼 읽고 있다

 이것이 평소의 버릇이다

 

 ***

 

 '편안하게 있으면서 위기를 생각한다'(격언)

 밀감나무에 꽃이 피고 파란 열매가 잎 그늘에서 빛난다

 성숙에서 부식으로

 부식에서 소멸로

 하루는 무사히 지나간다

 오늘 또 하나

 내 병의 이력이 늘어났다

 

 ***

 

 카시오페아

 귀뚜라미

 봉선화

 나는 밤의 과수원을 걸으면서

 돌멩이 한 개를 줍는다

 그때 문득 배 한 척이 풀잎들의 물결을 헤치고

 어둠 속으로 출범한다

 비합리도 합리도 이치는 이치

 아무도 모르는 사이 이슬이 풀잎 위로 내려온다

 내 영혼은 오늘 저녁

 밀감나무 아래 내버려 둔 육체를 그리워하고 있다

 

 

 

 

 

⑴프랑스의 위대한 정신과 의사 자네가 정신쇠약이라고 자신이 병명을 붙인, 그 신경증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기재한 말로서, 내용이 없는 감정, 즉 공허감을 의미하며, 또한 실존적으로 공허한 감정, 사는 목표와 내용이 없다는 뜻이다. (후랭클, 「시대의 병리학」에서)

⑵후랭클, 『시대의 병리학』 중 「운명론적 태도」에서

⑶후랭클, 『죽음과 사랑』 중 「정신분석에서 실존분석으로」에서

⑷후랭클, 『죽음과 사랑』 중 「심리학 요법에서 로고테라피로」에서

⑸후랭클, 『시대의 병리학』 중 「운명론적 태도」에서

⑹마르틴 · 부버, 『나와 당신』에서

⑺맹자

⑻구약성서 시편 51 제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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