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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당파 시인 / 형이상파 시인
2015년 04월 14일 20시 54분  조회:6265  추천:0  작성자: 죽림
 

 흔히 17세기 전기 영시를 논할 때 마치 이 시기의 영시가 존 던과 벤 존슨이 축이되는 두 학파로만 구분되는 것처럼 전제된다.이 두 학파는 때로는 형이상학파 시인(Metaphysical poets)과 왕당파 시인(Cavalier poets)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때로는 던의 학파(School of Donne)와 존슨의 학파(School of Jonson)라고 이분되어 불리기도 하면서,이들이 마치 서로 대조되는 풍의 시를 쓴 것처럼 다루어지기도 한다.그러나 이 두 학파의 시는 차이점도 많지만 유사점 또한 많기 때문에 17세기 대부분의 시인들은 어떤 면에서는 두 학파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있다고 할 수 있다.

 

왕당파 시인

 존슨의 영향아래 균형미를 지닌 세련되고 우아한 서정시를 주로 썼던 써클링(Sir John Suckling),헤릭(Robert Herrick), Thomas Carew, and 러블리스(Richard Lovelace) 등이 대표적

 그들은 영국의 청교도 혁명 기간에 의회를 지지하는 의회당원들에 대항하여 찰스 1(1625-49)를 지지한 까닭에 왕당파로 불리게 되었다또한 그들은 영국의 상류계급 출신의 시인 집단으로 생활양식에서도 기사적인 면모가 있었다.시는 일종의 '고급스러운 소양'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주요 시인으로 꼽을만한 사람은 이들 가운데 나오지 않았다.

 왕당파 시인들은 진지한 형이상학파 시인들과는 달리 대담한 연애시를 주로 썼는데.

 Anthea, Althea, Amarantha, Lucasta 와 같은 환상적인 이름의 정부들에게 바치는 연애시뿐 아니라전쟁이나 명예 또는 왕에 대한 충성을 노래한 시를 쓰기도 했는데그들은 두드러진 자신들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직설적이고 구어체적인 언어를 사용했으며그런 방식으로 일상적이고아마추어적이며,애정어린 시들을 쓰는 것을 즐겼다그들은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보다도 살아 있는 자잘한 삶의 이야기를 쓰곤 했다헤릭의 Seize the day (Carpe diem)과 Gather ye rosebuds while ye may는 왕당파 시인들의 인생 철학을 보여준다.

 

형이상학파 시인

 Metaphysical 이라는 말은 Samuel Johnson이 제일 먼저 사용했다. (John Donne)을 비롯하여 허버트(George Herbert), 마블(Andrew Marvell)과 본(Henry Vaughan)이 있다.

그들은 비교적 쉬운 언어를 사용했으나 기상(conceit)이라 부르는 이질적인 비유의 심상을 창조해냈다.

던은 로마 카톨릭에서 영국 국교회로 개종하기 전까지 열정이 넘치는 연애시를 썼지만 1615년에 국교회 사제가 된 후에는 연애시를 쓰던 열정으로 종교시를 지었다.

 ※기상(奇想, conceit)

 본래는 '사상' 또는 '의견'의 뜻이지만 엘리자베스조 시에서는 넓은 의미에서의 비유를 가리키고, 형이상시에서는 기묘하며 뜻밖의 말을 사용하는 방법과 발상법을 나타낸다.

즉, 비유가 기상천외하고 정세한 고도의 창의성이 있는 직유나 은유를 말한다.

전혀 이질적인 것들을 유난히 세밀하게 비교하는 비유인 것이다.

 

*John Donne의 "Unified Sensibility"*

영문학 사상 Donne만큼 기이하고 특별한 인물은 없었다.

그의 생애와 작품은 동일인의 것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변화무쌍하고 독특하였으며,

가장 많은 비난과 찬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의 문법과 주제의 취급이 가히 몇 세기를 뛰어넘는 특별한 것이라는 점이 가장 커다란 이유일 것이다.

그의 작품이 300여년을 묻혀 있다가, 1912년 H. J. C. Grierson에 의해 재발굴되어, T. S. Eliot에 의해 재평가되는 전무후무한 운명을 겪은 것 역시 그의 특이함에 대한 반증이 된다.

    Donne을 향한 최초의 비판은 18세기의 선두주자인 John Dryden에 의해 시작되었다.

획일성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신고전주의자들에게 Donne의 특이성은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Dryden은 Donne의 글이 "형이상학(metaphysics)을 추구하고 있다"고 불평하였고, Dr. Samuel Johnson도 Donne류의 시가 "heterogeneous ideas yoked by violence together"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그들을 한데 묶어 'Metaphysical School'이라는 곱지 못한 명칭을 부여하였다.

즉 그들의 시는 '시'라기보다는 '사상'에 가까우며, 그것도 억지로 조합된 사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는 당대의 문화에 비추어 당연한 비판이다.

 Donne의 시는 정서를 통해 이해될 그런 시가 아니라, 정확한 분석과 해부를 필요로 하는 시이며, 또 그의 이미지들은 시의 범주를 벗어나, 과학, 연금술, 산문 등 시공을 가리지 않고 도입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리듬의 파괴, 문법의 왜곡, 거친 산문체 등 Donne의 기벽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시대가 일렀다.

하지란 T. S. Eliot에게 이러한 특징들은 20세기의 시문학을 열어줄 보물들이었다. 그에게 Donne은 "사상을 장미향기처럼 느낄 수 있는 통합된 감수성(unified sensibility)의 소유자"였다. 분열된 감수성의 세계에서 시와 산문, 과학은 분리되어 인식되지만, Donne은 거의 무한한 정도의 폭넓은 인식능력과 시야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다 넓은 범주에서 사물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즉 Donne은 과학의 영역인 '사상'과 시의 영역인 '장미향기'를 동일한 범주로 인식하는 능력을 지녔다. 따라서 'heterogeneous ideas'로 평가절하되었던 Donne의 이미지들은 "telescoping of images"로 재평가되어져야 한다고 Eliot은 주장한다. 좁은 시각에서 볼 때 어떠한 관계도 없는 이미지들의 결합은 보다 넓은 시각에서 볼 때 그 의미의 유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Donne은 망원경과 같은 눈으로 보통의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한계를 초월한 범주를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된다.

   Donne의 매력은 바로 그의 현대성에 있다. 그는 시대를 뛰어넘는 인식능력으로 시의 영역을 무한히 넓혀, 범인들이 볼 수 없는 또다른 세계, 즉 역설(paradox)의 세계가 가능함을 최초로 인식하게 해주었던 것이다.

 
 




형이상파 시인

 

形而上派詩人

Metaphysical poet

17세기 영국의 시인 존 던의 시에 나타나는 지적 복합성과 이미지의 응축을 지지하는 동시대의 영국 시인들을 가리키는 용어.

대표적인 시인으로는 조지 허버트, 헨리 본, 리처드 크래쇼, 앤드루 마블, 존 클리블랜드, 에이브러햄 카울리 등이 있다. 이들의 작품은 시적 정서와 지적 교묘함이 어울어져 있으며 기상(奇想)과 기지를 그 특징으로 한다. 기상은 겉으로는 무관해 보이는 생각이나 사물들을 서로 연계시킴으로써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또 시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심사숙고하게 만드는 문학적 수법이다. 형이상시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분석하는 데 더 중점을 두며 의식(意識)의 심연을 탐구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형이상시에 동원되는 완곡어법·아이러니·파라독스 등의 과감한 문학적 수법은 극적인 언어구사에 의해 그 효과가 강화되며 언어의 리듬은 주로 구어체를 구사하는 데서 얻어진다.

1930, 1940년대에 들어와 형이상파 시인에 대한 평가가 최고에 달했는데, 특히 T. S. 엘리엇이 발표한 문학평론 〈형이상파 시인들 The Metaphysical Poets〉(1921)이 그같은 성과를 가져오는 커다란 원동력이 되었다. 이 평론에서 엘리엇은 형이상파 시인들은 사상과 감정의 융화를 이룬 반면 그 후대의 시인들은 '감수성의 분열'때문에 그러한 융화를 이루지 못하고 지적이거나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반쪽 작품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형이상파 시인들이 활약하던 당대에는 '형이상'이라는 형용사가 경멸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1630년 스코틀랜드의 시인 윌리엄 드러먼드는 동시대의 시인들이 시를 형이상적 개념이나 학자적 궤변의 수준으로 떨어뜨리려는 것을 반대하고 나섰다. 17세기말 존드라이든은 던이 '형이상학'을 너무 내세웠고 또 그같이 딱딱한 사상을 여성에게 강요하여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드라이든은 시란 부드러움으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새뮤얼 존슨도 이들 시인들이 시(詩) 속에서 과시하는 학식을 빗대어 '형이상파 시인'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그 이후로 이 용어는 영문학계에서 널리 통용되었다. 형이상파 시인들의 시 정신을 재정립하기 위해 허버트 그리어슨은 〈형이상파 시와 17세기의 서정시 Metaphysical Poems and Lyrics of the 17th Century〉(1921)라는 시집을 편집했고 제임스 스미스는 F. R.리비스가 편집한 책 〈결단 Determinations〉(1934)에 〈형이상파 시에 대하여 On Metaphysical Poetry〉라는 논문을 실었다. 이들 두 책은 형이상파 시인들을 이해하는 데 주요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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