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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마술(변용) - 알베르 베갱
2015년 04월 20일 16시 30분  조회:4563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적 마술(변용)

 

 

 

 

 자기 내부로의 하강 - 내부를 향한 모든 시선-은 동시에 진정한 외적 현실을 향한 상승 -승천-의 시선이기도 하다. 

자신의 껍질을 벗는 것은 모든 하강의 근본일 뿐 아니라 모든 진정한 상승의 토대이기도 하다. 

자기내부로의 하강은 본질적인 최초의행위이다. 하지만 이 행위는 자연에 대한 정확한 관찰이 뒤따라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이전에는 사물의 표면에만 머물러있던 의식도 영혼의 심원한 근원에 담금질되고

 본질적인 리듬에 따라 교육을 받게되면 절대적 권능에 도달하여 지고한 의식이 될 수 있다.

 

  노발리스가 말하는 정복의 이 모든 과정들은 그의 정신에 내재하고 있는 두가지 욕구,

즉 부분들의 빠짐없는 통합을 통해서 모든것을 그 통일성 속에서 바라보고자하는 성향과

그로하여금 가시적 세계 속에서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세계의 상징과 발현을 찾도록 이끄는 미학적 경향에 따른 것이다.

 인간의 인격은 무의식과 의식의 조화 속에서만 완전하다.

그것은 조화 그자체, 고등한 변증법적 종합이다. 더 나아가서 그것은 완전한 자연과 우리 영혼의 종합이다.

그에게는 정신적일 뿐만 아니라 물질적인 우주의 전체적인 통일성만이 온전한 의미로 존재한다.

모든 것을 통합시키고 모든 것의 공존을, 모든 분리가 절대적 조화로 귀환함으로서 사라지고 말 미래를 믿으려는 생명욕구가,

통일성에 대한 근본적 갈망이 한 인간 존재속에 이렇게 깊이 뿌리내린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자연과 인간들에 대한 고찰 그리고 내적 경험을 통해 그는 끊임없이 보편화된 불완전과 분리를 확인하게 된다.

그로하여금 그래도 통일성의 도래를 믿게 만드는 방책은 '마술'이다.

자신의 절대력을 행사하는 지평위에 모든 것을 옮겨 놓으려 애쓰는 정신의 마술,

사물들을 통해 그리고 이미 이 세상에서 보이지않는 세계의 보편적인 흔적을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시적 창조의 마술.

 

 그는  황금시대가 인간에게 약속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인간에게 주어지려면,

 인간자신이 모든 무의식을 통합시킬 고등한 의식을 통해 진정한 통일성의 소유행위인 시적 마술을 통해

그것을 창조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내적인 변화를 통해 우리 내부에 획득된 완벽한 의식은 동시에 우주를 변화시킬 것이다.

인류에게 조화를 창조하는 이 절대적 힘을 되돌려줄 사람은 바로 시인이다.

노발리스의 미학은 마법사인 이 시인이라는 개념에 집중된다.

 "무한 보다도 정신이 더 쉽게 다가설 수있는 것은 없다. 왜냐하면 보이는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 들을 수있는 것은 들을 수 없는 것에  감지할 수 있는 것은 감지할 수 없는 것에,

그리고 아마 생각되는 것은 생각할 수 조차 없는 것에 묶여 있기에"

 

 사실 정령의 세계는 이미 우리에게 개방되어 있다. - 그것은 항상 드러나 있다. -

우리의 불완전한 현 상태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되어야 한다. 

우리로 하여금 사물들 속에 각인된 정신의 발현을 포착하고,

우주를 거기에 수록된 모든 말들이 영원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투명한 하나의 텍스트로 바라보게 해줄 하나의 고행을 발견해야한다.

시인은 이런 고행을 따르는 사람이다.

 

 시는 내적 근원에서 영감을 길어오고 자신 속으로 내려가는 신비스런 길로 접어든다.

성공한 작품은 언제나 무언가 비밀스러운 것을 , 손에 잡을 수 없는 것을 지니고 있다.

 "우리 내부에 아직 감겨져 있는 눈에" 호소한다.

 

  시는 영혼의 표상이고 전체성 속에 포착된 내적 세계의 표상이다.

그것은 표상 할 수 없는 것을 표상한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없는 것을 느낀다. 

  .. 시인은 말 그대로 정신나간 사람이다. - 그대신 모든 것이 그 내부에서 일어난다.

그는 문자그대로 주체인 동시에 객체이고 영혼인 동시에 우주이다.

거기서 훌륭한 시의 무한한 특질이 생겨난다.

 

 시인은 고로 내부의 유령들을 불러내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하는 마법사이다.

 감각적인 우주의 질료들은 시인에게 제공되어 절대적으로 개인적이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된다.

 무한히 다양한 감각적인 세계의 면모들을 두고, 시인은 선별을 거쳐,

 그가 그 개별성때문에 선택한 하나의 개별적인 현상으로 완전히 선회한다.

 

 

-  알베르 베갱의 <낭만적 영혼과 꿈>에서 발췌 

 

 


 

 

알베르 베갱
1901년 스위스 쇼 드 퐁에서 태어나 스위스 바젤 대학 교수와 문학 잡지 '에스프리'의 편집장(1950~57)을 지냈다. 마르셀 레몽과 더불어 제네바 학파의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현대인이 직면한 본질적인 실존의 문제를 심도 있게 제기함으로써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발자크, 블루아, 네르발, 파스칼 등 여러작가들에 대한 에세이를 다수 출간했다. 
시적인 문체로 인간 영혼의 심층에 접근해 들어가는 그의 글쓰기는 단순한 문학 이론의 지평을 넘어 심오한 종교적, 정치적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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