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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법 시 모음> + 사랑 사랑이란 희생 땅을 파고 자신을 묻는 것 눈을 감고 귀를 막는 것 입을 다물고 눈으로 말하는 것 그리고 살을 가르는 것 無言의 침묵 (박영하·시인, 1955-) + 사랑법·1 말로는 하지 말고 잘 익은 감처럼 온몸으로 물들어 드러내 보이는 진한 감동으로 가슴속에 들어와 궁전을 짓고 그렇게 들어와 계시면 되는 것. (문효치·시인, 1943-) + 사랑법 사랑은 풀무 지필수록 가슴은 용광로가 된다. 사랑은 쇠붙이 달굴수록 연하게 휘인다. 나는 대장장이 오늘도 달구고 담금질하고 담금질하고 또 달구어 사랑을 주조해 낸다. (진의하·시인, 1940-) + 이 시대의 사랑법 사람 하나 사랑한다는 것은 제 목숨 촛불처럼 태우는 것이다. 이 가난한 겨울밤에도 누가 누구를 사랑하여 제 목숨 태우는지 그믐이 끝없이 환해 오고 멀리서 잃어버린 노새가 뜨겁게 울고 있다. (김왕노·시인, 1957-) + 사랑법 스칠 때마다 넌지시 닿고 감기면 지긋이 숨 가쁠수록 차분히 궁핍하더라도 아낌없이 (임영준·시인, 부산 출생) + 사랑법·2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 말라. 그에게서 아름다움을 끌어내어 그 아름다움을 찬양하라. (기자영·시인, 1965-2009) + 사랑법 - 겨울연가·21 사랑도 지혜로워야 한다면 제주도 돌담이 천년을 지켜온 사랑법을 배워야 하겠네. 바람을 사랑하는 법을 일찍이 깨친 제주도 돌담은 바람을 품었다가도 보내주는 법을 알았다 하네. 떠나는 바람을 가로막지 않고 돌 틈으로 넌지시 보내는 것이라 하네. (김성옥·시인, 부산 출생) + 사랑법 그대 진실로 나를 사랑하려거든 높고 고상한 이름뿐인 나를 사랑하지 말 것. 다만 낮고 낮은 곳에서 머리 풀고 속으로 흐느끼는 나의 슬픔을 껴안을 것.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땅의 사람들을 위하여 울 것. 외로운 자와 함께 외로워하고, 분노하는 자와 함께 분노할 것. 목말라하는 자의 목마름과 배고픈 자의 배고픔을 나누어 가질 것. 그대 진실로 나를 사랑하려거든 거짓과 속임수와 위선으로 가득 찬 그대 병든 가슴을 죽도록 미워할 것 (서덕석·목사 시인, 1957-) + 나의 사랑법 향토사연구회 답사길에 들른 방춘서원 한눈에 둘러보고 나오는 길목 돌담 너머 알알이 노랗게 익은 살구알들 임신한 주선생 입맛 다시자 그 남편 오선생 슬며시 살구 서리할 때 신 것을 좋아하는 아내 생각에 나도 덩달아 살구 몇 알 따서 주머니에 담고 왔더니 그날 밤 아내는 웬 살구냐고 묻었다 당신 생각나서 따왔다는 말, 차마 못하고 그냥, 색깔이 하도나 고와서…… 그렇게 말꼬리 흐리고 말았다 (김경윤·시인, 1957-) + 사랑법 가끔 그 쓰린 맛이 얼마나 울궈졌나 손가락 찍어 맛보는 것 오지 항아리에 담아 세월을 묵히며 눌러 두는 게 아니라 가끔 휘저어 그대 일상을 뒤집어 놓는 것 혼자만의 가슴속에 간직하는 건 사랑을 잃어버리는 것 가끔은 확인해 봐야 하는 것 쓴맛뿐인 그 시험에서 어쩌다 맛보는 달큼한 맛 그 잠깐의 순간 때문에 (조성심·시인, 전남 목포 출생) + 달팽이의 사랑법 벗어버릴 수 없는 삶의 무게 등에 업고 시작된 출가 온몸으로 내딛고 되돌아보면 연결된 선의 발자국 하루하루가 묵언의 수행 내려놓고 싶고 털어버리려 했던 과거와 추억도 평생 들춰업고 가야할 내 몫 깨달음에 온전히 이르러서야 닮은꼴인 사랑도 내 몸에서 꿈틀대는 것을 (한상숙·시인) + 눈의 사랑법 - 大地에게 포근하게 다가서기. 다가서서 감싸안기 부드럽게, 그러다가 때론 눈보라처럼 격정적으로 끌어안기도 하면서. 사랑은 너를 찾아가는 거야. 하늘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맨살 드러낸 벌판이며 산비탈이며 숲속에 숨겨진 풀 한 포기 그대 섬세한 신경 끄트머리까지 찾아 한없이 한없이 내려서는 거야. 굳은 표정 풀어 대지의 가장 낮은 어디라도 덮고 찬 계절내 함께 견디어 살다가 언젠가 봄이 오면 그제야 더 낮은 물로 흘러 그대 몸 가득 꽃으로 피어날 거야 나는. (이태건·교사 시인) + 사랑법 나, 이제 이 말 한마디로 너의 앞길 비켜줄게 뭐 그리 따뜻한 얘긴 아냐 감당할 수 없다는 것 널 잃고 살아가질런지 아직은 좀 이르지만 더 이상 너에게 짐이 되는 나를 내가 못 보겠어 괜찮다면 너의 몫까지 힘이 들고 싶어 망가질 게 여지껏 남았다면 헤어진다 해서 변할 것은 없지 아낌없이 주고만 싶어 한번 사랑했으면 죽는 날까지 사랑해야지. (이풀잎·시인, 광주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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