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적 표현의 이해 1) 장식적 수사를 탈피하라 2) 현학적인 수사을 피하라(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과 철학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 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다) 3) 관찰을 통한 감각적 심상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라 2. 상투적 표현과 관습적 인식 1) 상투적인 표현을 쓰지 말라 2) 이미 쓰여진(다른 작가가 시도한) 언어나 형식을 사용하지 말라 3) 자기만의 시 세계를 개척하라(자기만의 생동감 있는 창작적인 표현을 쓰라) 3. 외화성 언어와 피상적 언어 1) 어떤 사물에 대한 감흥과 리듬을 갖추었다고 해서 다 좋은 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2) 시란 눈에 띄는 대로 생각되는 대로 적는 행위가 아니다(외화성 언어, 꾸며쓰는 언어 를 피하라) 3) 대상에 대하여 의도적 또는 집중적 관찰에 의해 얻어진 시적 공간을 구체적 인식을 통해 작가의 사상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 김 종 삼의 墨 畵 -
處署 지나고 저녁에 가랑비가 내린다. 태山木 커다란 나뭇잎이 젖는다. 멀리 갔다가 혼자서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한 번 멎었다가 가랑비는 한밤에 또 내린다. 泰山木 커다란 나뭇잎이 새로 한 번 젖는다. 새벽녘에는 할 수 없이 귀뚜라미 무릎도 젖는다. - 김춘수의 處署 지나고- 이 두 편의 시는 외화성 언어 또는 꾸며쓰기가 없다. 두 작품의 아름다움은 관찰의 섬세성과 그것을 언어로 가시화하는 묘사의 적절성에 있다. 시에 있어 미적 인식이란 위의 두 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일상적이고 기계적인 우리들의 삶 속에 파묻혀 있는 세계를 관찰하고 느끼고 그것을 언어로 드러내는 일이다. 4. 감정의 노출과 감정의 억제 1) 시란 감정의 단순한 표현(막연한 느낌)이 아니다 2) 세계가 숨기고 잇는 모든 가치로운 것들을 감지하고 표현하는 예술 형식이다. 3) 감정의 해방이 아니고 감정으로부터의 탈출이다(엘리어트)
江바닥 모래알 스스로 도는 晉州 南江 물맑은 물같이는, 새로 생긴 혼이랴 반짝거리는 晉州 南江 물빛 밝은 물같이는, 사람은 애초부터 다 그렇게 흐를 수 없다. -- 박 재 삼의 南江가에서 -- 진주 남강의 그 '물 맑은 물같이는' '물빛 밝은 물같이는' 흐를 수 없다는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사실을 동반한 그것이다.(막연한 상태가 아닌) 5. 논리적 언어와 통상적 언어 1) 논리적 성향이 강한 언어를 탈피하라 2) 시란 인간 정서의 표현이고, 아놀드의 말을 예시로 들면"가장 완전한 표현 양식"이 라고 할 때 논리적 성향의 언어가 과연 적합할 것인가? 3) 시란 작가의 감정과 태도만을 표현하는 언어 행위도 아니고, 개념적 의미의 정보 만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며 그 자체로 하나의 완전한 언어적 세계이다. 4) 지나치게 감정이 드러나는 언어는 탈피하라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추위가 가득한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 동 규의 조그만 사랑노래 -- 6. 추상어와 보편어 1) 추상적인 개념만 있는 언어는 탈피하라 즉 어떤 개념에 생명을 주는 구체적이고 실 재적인 상황이나 시인의 체험 사실, 시인의 체험이 드러나는 감정과 태도를 표현하 여야 한다. 2) 일반적으로 추상어 보다는 구체어를, 일반어 보다는 특수어를 사용한다.(함축적이 기 때문이다) 소리(추상어) -- 바람 소리(소리의 구체어) 발자국 소리 ------------- 토끼의 발자국 소리(구체어) 기계 소리 사람의 발자국 소리(구체어) 바람의 발자국 소리(구체어)
목마른 코카콜라 빈 병, 땅에 꽂힌 채 풀과 함께 기울어져 있다, 먼지와 쇠조각들에 스치며 이지러진 알파벳 흙 속에 감추며 바람 빈 병을 스쳐갈 때 병 속에서 울려오는 소리, 끊임없이 알아듣지 못할 말 중얼거리며, 휘파람처럼 풀들의 귀를 간지르며, 풀들 흘리는 땀으로 후줄그레한 들판에 바람도 코카콜라 병 근처에서는 목이 마르고, - 이 하 석의 버려진 병 - 7. 시적 묘사에 대해 1) 修辭學에서의 언술 형식 a. 說明 -- 비교. 대조. 실례. 분류. 정의. 분석. 등을 통하여 주제를 밝히는 형식. b. 論證 --증거에 의한 객관적 논리로 우리를 확인 시키는 형식이다. c. 描寫 --사물이나 현상이 지닌 성질, 인상을 감각적으로 제시하는 형식이다. d. 敍事 -- 사건의 으미있는 시간적 과정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여기서 설명. 설득. 논증이 이론적 성향의 언술인데 비해, 묘사나 서사는 감각적. 암시적 성향이다. 시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느낌(필링)을 직접 제시하는 언술 양식이고, 소설이란 느낌을 스토리로(이야기) 제시한 언술 양식이다. 즉 시는 묘사되는 것-- 파이퍼의 주장 묘사에는 객관적 묘사, 주관적 묘사, 복합적 묘사가 있다. 毛髮을 날리며 오랜만에 바다를 바라보고 섰다. 눈보라도 걷히고 저 멀리 물거품 속에서 제일 아름다운 人間의 女子가 誕生하는 것을 본다. --- 김 춘 수의 봄바다 --
싸리울 밖에 지는 해가 올올이 풀리고 있었다. 보리 바심 끝마당 허드렛군이 모여 허드렛불을 지르고 있었다. 푸슷푸슷 튀는 연기 속에 지는 해가 二重으로 풀리고 있었다. 허드레 허드레로 우는 뻐꾸기 소리 징소리 도리깨 꼭지에 지는 해가 또 하나 올올이 풀리고 있었다. -- 박 용 래의 點 描-- 위 두 편의 시는 주관적 묘사이며 시점은 고정 시점이다. 시점도 고정 시점. 이동 시점. 회전 시점, 영상 조립 시점(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을 함께 묶어 재구성한 것이므로가시권 불가시권 사물이 섞여 있을 수 있다.) 등이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든 한 쪽으로 시각을 맞추어야 작품의 구조가 유기적으로 강화된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내 마음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핏줄엔 듯 마음에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 영 랑 -- 위 시는 심리적 공간에 시각이 고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심상적 고정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마음 속에 도도는 은결"로 반짝이며 흐르는 어떤 정서를 실재하는 형상화해 묘사한 것이다. 꽃이 보이지않는다.꽃이향기롭다.향기가난만하다.나는거기서묘혈을판다.묘혈도보이지 않는다.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나는눕는다.또꽃이향기롭다.꽃은보이지않는다.향기가만개한다.나는잊어버리고재처거기묘혈을판다.묘혈은보이지않는다.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박잊어버리고들어간다.나는정말로눕느나.아아.꽃이또향기롭다.보이지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 ---- 이 상의 絶 壁-- 위 시는 심상적 회전 시점이다. 의식 속의 자기 행위를 묘사한 것이다. 꽃은 관념적인 존재, 머릿 속에만 존재하는 꽃인 것이다. 나는 그 관념적인 존재인 꽃 속에 묘혈을 파는 것이다. 따라서 그 절벽은 의식 세계의 절벽인 것이다. 8. 서사적 구조와 시점 (서사물은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십전균일상 밥집 문턱엔 거지 소녀가 거지 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늬 생일이라고 10전 짜리 두 개를 보였다. --- 김 종 삼 掌 篇 -- 위 시는 서사적, 객관적 고정 시점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개괄 묘사이다. 세밀 묘사는 사물이나 정경을 하나하나 정밀하게 묘사하는 것을 말한다. 9. 시적 진술 복사꽃 피고, 복사꽃 지고, 뱀이 눈 뜨고, 초록 제비 묻혀 오는 하늬바 람 위에 혼령 있는 하늘이여. 피가 잘 돌아......아무 병 없으면--------- 가시내야, 슬픈 일좀, 슬픈 일좀 있어야겠다. --- 서 정 주의 봄 --- 외형상 드러난 모양으로는 독백이다. 그러나 이 독백은 의미있는 깨달음을 바닥에 깔고 있어 정서적 호소력이 큰 표현이다. 시적 진술이지 설명이 아니라는 점이다.즉 마지막 연은 절망적 깨달음의 표현이며 역설적, 점층적 표현인 것이다. 가시내야는 돈호법이다. 10. 진술의 특성 문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이다. --李箱의 家庭-- 위 시는 '잡아 당기기 조차 두려운' 반어적 표현이다.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 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 김수영의 꽃잎--- 위 시는 극히 일상적인 언술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표현의 평이성에도 불구하고 시적 진실의 파장은 그와 다르다. 풍자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구체화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즉 머리 숙일 사람이 없다는 자각과 통탄이다. 가청적. 고백적. 해석적인 시적 진술은 관찰을 통한 감지라기보다 관조를 통한 감지 쪽이다. 11. 진술의 종류--- 독백적 진술, 권유적 진술, 해석적 진술 세가지이다.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서 정 주의 푸르른 날 -- 위 시는 독백적 진술 즉 청유형 독백이다 . 권유하거나 해석하지 않고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고 있다. 수미 쌍관의 형태로 서로 무관해 보이는 두 시구가 직접 맞물리면서 일으키는 연상과 정서적 파동에 의해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는 깨달음을 동반하고 있다. 역동적이고 다양한 정서를 함유한 이미지이다. 다시 말하자면 젊음.삶의 덧없음이 서정적으로 진술되고 있다. /눈은 살아 있다/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눈은 살아 있다/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기침을 하자/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래라도/마음껏 뱉자/ -- 김 수 영의 눈--- 위 시는 권유적 진술이다. 참된 의미에서의 삶을 회복하자는 주장이다. 가슴에 가래가 고인 존재가 아니라 순결한 생명체이다. / 더러는/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흠도 티도,/금가지 않은/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드리라 하올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열매를 맺게하신 당신은,//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 김 현 승의 눈물--- 위 시는 눈물이라는 대상에 대한 해석적 진술이다. 일정 대상에 대한 시인 나름의 깨달음을 명시적으로 들려주는 형태를 띠고 있다. 12. 진술의 묘사와 어울림 진술형의 시에도 묘사가 사용된다. 시적 진술을 이끌어나가는 과정에 서경적 요소나 서사적 요소가 필요할 때나 또는 대상을 구체화하여 들려주고 싶을 때 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기, 저 바다는 묘지처럼 배를 불리고/해변의 떼찔레 꽃은 바닷새처럼 떨어진다// /그대 바다로 오라/ 누구나 바다에 닿지는 못하지만/옷 벗은 사람을 만나리라./ -- 오 규 원의 바다에 닿지는 못하지만--- 1련의 관찰을 바탕으로 한 묘사의 공간 속에서 2련의 진술을 끌어내고 있다. 초록아 눈을 떠라 내가 너희를 날선 칼로 버히겠다 [천지가 흰 뜨물뿐인 눈부신 이 세상]에 --- 이 시 영의 법 -- 여기서 세상은 이 세상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해석을 하기 위한 지각 대상(관념)이다. 13.시적 진술의 구조와 시점 시적 묘사의 구조는 대체로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시적 묘사는 대상에 대한 관찰을 축으로 하고 있으므로 관찰자의 시각이 일차적으로 작품의 구조를 결정한다. 때문에 고정 시점. 이동 시점. 회전 시점. 영상 조립 시점 등이 작품의 구조로 나타나고 있다.
/ 어제 내가 본 건/그럼 뭐더라/해변도 아니고/마을도 아니고/개도 아니고/교회도 아니고/교회의 첨탑은 더욱 아니고/아니고/아니고/아니고/ -- 이 승 훈의 어제 내가 본 건 -- 위 시는 회고적 독백 시점이다. 혼란스런 병치를 통해 심리적 갈등의 현상을 그대로 시적 공간에 묶고 있다. 어째서 너는 남아 우리들의 상처를 함부로 쑤시느냐 몸을 팔면서 침을 뱉느냐 더러운 그리움으로 배고픔 많다던 동두천 그런 둘레나 아직도 맴도는냐 혼혈아야 내가 국어를 가르치던 아이야 --- 김 명 인의 동두천 -- 위 시는 시적 화자인 '내'가 가르쳤던 혼혈아의 버려진 삶을 둘러싸고 있는 황폐한 현실과 그 속에서 우리들이 버리지 못한 삶의 "그 더러운 그리움"의 실체를 독백 형태로 노래한다. 14. 관조적 시점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 정 현 종의 섬 - 격언적인 해석이다. 어째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는지 이해를 도와주는 시적 표현이 작품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흔히 알려진 격언이나 금언이나 잠언이 그러하듯, 체험에서 우러나온 단 한 줄의 시구 속에 숨은 뜻을 우리는 제 나름으로 간파한다.그 섬은 실재의 섬이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에 떠도는 관념적인 어떤 것이다.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15. 풍자적 시점 풍자적인 시점의 해석적 진술은 일종의 시적 논평이다. 관조적인 형태가 비판보다 대상에 대한 의미론적 또는 존재론적 탐구를 통한 세계의 이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풍자적인 형태는 대상 그 자체에 대한 탐구보다 그것에 대한 '인간의 태도'에 보다 관심이있다.따라서 보다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해석을 주로한다. "진리의 방패"라는 포프의 주장이 풍자가의 이상을 대변한다는 말로 자주 차용되는 까닭도 그런 연유에서이다. / 한 줄의 詩는 커녕/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그는 한평생을 핸복하게 살며/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이 묘비는 살아 남아/귀중한 史料가 될 것이니/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詩人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 김 광 규의 묘비명- 위시는 사실적인 풍자 시이다. 돈의 힘으로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을 위해 유명한 문인이 '묘비명'을 썼다는 사실이다. 진실에 반한 그런 묘비명이 사료가 될 역사적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사실적인 예화로 이 시는 들려준다. 16. 시적 화자 시를 쓴다는 일은 물론 창조적인 행위에 속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자기가 본 것, 느낀 것, 생각한 것 등을 언어로 현실화하는 행위이다.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 김 소 월의 먼 후일 -- 위 시는 '나'가 화자이다.화자인 '나'는 작품 속에서'당신'으로 지칭되고 있는 어떤 청자를 상대로 하여 내용을 엮고 있는 형태이다. 이 작품 속의 '나'는 작품 밖의 '나'인 시인과 구별되는 존재이다. 시는 창조적 허구이고' 그 창조적 허구의 국면에 어울리는 화자가 필요한 것이다. 때문에 시를 쓰는 사람이면 "문학은 말들로 이루어지며, 작가에 의해 구성되며, 페르소나(가면)에 의해 말해진다."는 라이트의 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집이라 치면 精華水 잔잔한 우에 아침마다 새로 생기는 물방울의 신선한 우물집이었을레. 또한 윤이 나는 마루의, 그 끝의 平床의, 갈앉은 뜨락의, 물내음 창창한 그런 집이었을레. 서방님은 바람같단들 어느 때고 바람은 어울려올 따름, 그 옆에 順順한 스러지는 물방울의 찬란한 春香이 마음이 아니었을레. ------- 박 재 삼의 水 晶 歌 -- 위 시는 화자가 '춘향'이다. 춘향의 눈과 마음을 통해서 본 세계이다. 시인이 춘향의 눈과 마음을 빌어서 그 눈과 마음을 통해 서 본 세계를 작품화한 공간이다.
/무슨 새로운 소식 같은/달이 떠 있는/마당에/개미 새끼 한 마리 지나간다/우중충한 물먹은 나무들이/총 칼 같다./ --- 김 영 태의 노래 -- 위 시는 화자가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달을 "무슨 새로운 소식" 같다고 보고, 또 나무들을 "총 칼" 같다고 의식하는 관찰자가 작품 뒤에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관찰자가 숨은 화자이다. 17. 비유와 시적 진술 비유란 에이브럼즈의 표현을 그대로 빌린다면, 한 언어의 화자가 어떤 특별한 의미나 효과를 얻기 위해 일상적인 또는 보편적인 그 단어의 의미와 그 단어의 연결체로부터 벗어나는 표현 형태를 말한다. 비유의 종류는 많고 매우 다양하다.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단어의 문자적 의미에 뚜렷한 의미의 변화를 가져오는 비유이고, 다른 하나는 단어를 잘 배열함으로써 특별한 효과를 가져오는 비유가 있다. 1) 직유의 종류 직유란 두 가지 사물 또는 관념을 ' 같이' '처럼' '듯이' '인양' '만큼' 등의 연결어로 결합하여 표현하는 비유이다.
맺힌 한처럼(直喩) -- --비유 되는 것 별은 당신의 뼈(隱喩)---비유하는 것
긴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찬란한 야경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클어진 채 - 김광균의 瓦斯燈- 위 시는 원관념 보조관념이 모두 사물인 형태로 결합된 직유이다. (고층 - 묘석, 야경 - 잡초)
절망이란 오히려 나리는 [눈처럼] 포근하고나 - 조지훈의 눈오는 날에- 위 시는 원관념이 관념이 관념이고 보조관념이 사물이다. ( 원관념 - 절망, 보조관념 - 눈)
어쩌다 멀쩡한 [정신처럼] 입간판 하나 서 있다 -- 홍신선의 친구와 잠자며- 위 시는 원관념이 사물아고 보조관념이 관념인 형태다. (원관념 - 입간판, 보조관념 - 정신) 2) 은유의 종류 은유는 직유와는 달리 연결어가 없는 비유이다. 그러니까 원관념을 A라 하고, 보조관념을 B라고 할 때, A = B 라는 형태의 은유를 말한다 이런 형태상의 차이 때문에 직유를 明喩, 은유를 暗喩라고 부르기도 한다. 은유에는 置換隱喩와 竝置隱喩가 있다.
/시간의 강은 흐르고/시간은 강이 되어 흐르고/내 마음은 호수요/나의 허기는 시골역 플랫포옴/ 즉 A = B , A의 B라는 형태를 취한다. 치환은유라고 한다.
/자동판매기를 매춘부라 불러도 되겠다/황금교회라 불러도 되겠다/ 이 자동판매기의 돈을 긁는 포주는 누구일까/ --최승호의 자동판매기-
/둥근 나무 탁자 위/등불 하나/너의 눈이 닿은 자리/나의 눈이 타는 자리/동그랗게 열린/고요 하나 / - 민용태의 한밤의 과일-- 위 두 편의 시는 치환은유를 골격으로 하고 있지만 보조관념이 둘이다. 이런 경우 이를 확장 은유라한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 위 시는 액자식 은유라는 것이다. 한 시구 속에 하나의 비유적 표현(황금의 꽃같이)이 다시 다른 비유의 보조관념(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병치은유의 예] 병치은유는 치환은유처럼 A =B이다의 형태가 아닌 시구와 시구를 병치함으로써 그 시구와 시구가 창출하는 독특한 의미론적 전이의 형태를 말한다.
아뜨리에서 흘러 나오던 루드비히 秦鳴曲 素描의 寶石길
한가하였던 창가의 한낮 옹기장수가 불던 單調 -- 김종삼의 아뜨리에 환상 -- 위 시에서 보듯 "루드비히의 진명곡"인 "소묘의 보석길"과 대낮의 창가에서 옹기장수가 불던 "단조"가 나란히 병치 되어 있다. 그러나 그 두 개의 이미지는 사실상 단절되어 있지만 시인의 의도적 표현에 의해 묶여 있다. 19. 상징 가장 간단히 말해본다면, 象徵은 직유나 은유에서 원관념이 숨고 보조관념만 나타나 있는 형태이다.
/길게 드러누운 그 길로/ 바람이 오고 그대는 가고/산 너머 바다는 아니오고/ 파도 소리만 오고/그대의 모습으로 여기저기 풀이 자라고/ 위에서 보듯 '길'만 있고 그 '길'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우리가 찾아야 한다. 따라서 불명확한 어떤 것( 편의 상 여기서는 그리움이라고 해두자)을 명확한 길이라는 형상을 통해 표현하고자 할 때 상징이 나타난다. 그러나 상징은 시인이 어떤 것을 숨겨 표현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을 때 사용한다.따라서 상징의 숨은 원관념은 언제나 암시적이다. 상징에는 개인적 상징과 대중적 상징, 그리고 원형적 상징이 있다. 개인적 상징은 시인들이 사적으로 '어떤 것이 다른 것을 의미'하도록 사용하는 경우이고, 대중적 상징은 제도적 또는 문화적 전통 속의 상징을 빌어 사용하는 경우이며, 원형적 상징은 모든 인간에게 유사한 의미나 반응을 환기하는 이미지나 話素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자전거 유모차 리어카의 바퀴/마차의 바퀴/굴러가는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가쁜 언덕 길을 오를 때/ 자동차 바퀴도 굴리고 시퍼진다 / --- 황 동 규-- 여기서 '바퀴'는 개인적 상징이다. 여러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바퀴'인 셈이다. 따라서 이렇게 숨은 의미가 하나일 수 없는 것이 다의성이라는 상징의 특징이다. 역사일 수도, 사랑일 수도, 생명일 수도 있으며 이 모든 것이 합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아무것도 질문하지 않았다 - 친절하게도 신호등만 계속해서 청신호를 보내고 갈수있습니다가도좋습니다가십시오가십시오 -- 김 옥 영-- 위 시는 대중적 상징의 예이다. 신호등은 제도적 상징물의 하나이다. 이처럼 문화적, 종교적 관습적인 성격을 지닌 상징을 작품 속에 사용할 때, 그 상징을 우리는 대중적 상징이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 강 은 교의 우리가 물이 되어 -- 위 시는 원형적 상징의 예이다. 물은 원형적 이미지의 하나이다. 원형적 이미지란 민족이나 국가 또는 개개인의 개별적 의미나 정서를 초월해서 인류가 공통으로 반응하는 의미의 존재를 말한다. 물, 바다, 강, 바람, 산 , 태양, 달, 사막, 색채 등등, 물은 가장 일반적인 원형 상징의 하나로 탄생, 죽음, 소생, 정화, 속죄와 풍요의 상징이 된다. 20. 활유 활유는 인간이 아닌 사물이나 추상 개념에 인간적인 요소를 부여하여 표현하는 비유법이다. 그럴 때 대상(사물이나 추상 개념)은 感情 移入이 되어 생동감을 갖는다. 활유에는 완전 한 의인화와 불완전한 의인화가 있다. 완전 의인화는 상에 인간적인 속성이 완전히 부여되어 있는 형태를 말하며, 불완전 의인화는 대상에 부분적으로 인간적인 속성이 부여되고 있는 형태를 말한다.
/나의 자랑은 自滅이다/ 무수한 複眼들이/그 무수한 水晶體가 한꺼번에/ /박살나는 盲目의 물보다./ -- 이 형 기의 폭포 -- 위 시는 완전한 의인화의 보기이다. '폭포'라는 사물을 '나'로 의인화 한 것이다.
/젊은 母體에 매달려/태양의 젖꼭지를 빨며/조금씩 발돋움을 세워 보는/ /저/4월의 잎들은,/ -- 이 수 익의 어린나뭇잎에게 -
/旗는/지금 잠자는 것이 아니라/決意의 주먹처럼 깨어 있으면서/ --이 수 익의 어둠 속에서 - 위 두 편의 시는 불완전한 의인화의 보기이다. "태양(사물)의 젖꼭지와" "결의(관념)의 주먹"이라는 차이가 있다. 21. 제유와 환유 제유는 사물의 일부로써 그 사물의 전체를 나타내는 비유이다. /노래하리라 비오는 밤마다/우리들 서울의 빵과 사랑/우리들 서울의 전쟁과 평화/ -- 정 호 승의 우리들 서울의 빵과 사랑 - 여기서 '빵'은 음식물 모두를 말하는 제유이다. /그때 몇 몇 사람들이/풀 먹인 白依를 걸쳐 입고/고운 손으로 이 나라의 겨울을/ /녹이고 있었다/ -- 김 선 굉의 그해 겨울-- 여기서 '白依,는 백의민족(한국)의 精神을 나타내는 환유이다. 환유는 사물의 일부로써 사물의 전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일부로써 그 사물과 관계가 깊은 다른 어떤 것을 나타낸다. 이점이 환유와 제유의 차이이다. 즉, 다시 요약해 보면 빵(음식의 일부) --- (음식물의 전체) ------ 제유 백의(옷의 일부) --(백의와 관계 깊은, 한국인의 정신) ---환유 22. 희언과 기상 희언법은 같은 소리가 나거나 소리는 유사하나 뜻이 전혀 다른 말을 사용한 비유법이다. / 民主/注意(칠!)/내일은 정녕 얼떨떨하고/역사보다 야담을/사랑하는/ /사랑하는 그대만/진정 아름다워? / -- 송욱의 何如之鄕 - '主義'를 '注意'로 바꾸고 바꾸어 놓은 '注意'에 칠!을 덧붙여 놓았다. 이와 같이 의표를 찌르는 표현을 통해 우리를 각성하게 하는 수사를 機智(위트)라고 한다. / 회화 선생 윌이람은/ 비가 올 때마다 '피'가 온다고 한다./ / 그에게 내리는 피는 비이지만/ 우리에게 오는 비는 피였다/ / 온몸이 온 마을이 피에 젖는다./ -- 강창민의 비가 내리는 마을- 잘못된 발음을 그대로 차용하므로써 '비'가 내리고 잇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세계와 '피'가 내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세계가 극적으로 대비 되어 있다.
/잎새는 겹살로 뭉친 계집의 궁둥이다./ 밑동에 남근처럼 처박힌 뿌리./ / 어디선가 이런 접촉 본 듯하여/ 속배기를 들추던 손이 부끄러워진다./ -- 강우식의 배추-- 이와 같이 서로 극히 이질적인 잎새(원관념)와 겹살로 뭉친 계집의 궁둥이(보조관념)가 결합하는 형태가 기상의 전형적인 모양이다. 23. 도치의 보기 문장의 정상적인 배열의 순서를 바꾸어 어떤 부분을 강조하거나 또는 정서적인 반응(감정)의 강도를 적절히 드러내는 수사법이다.
山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다. 龍門寺에 두고 온 바람들 --- 양왕용의 남해도 -- 여기서 용문사에 두고 온 바람들이라는 현상이 하나 있는 경우다. "산 모퉁이를 돌아가고"있다고 강조되고 있는 것은 "용문사에 두고 온 바람들"이다. 그러니까 전혀 예기지 못했던 곳에서 보게 된 '바람'에 대한 놀라움의 강조이다.
잘가거라, 망가진 수수깡과 여름 속의 평안이여. 살붙이들 속에 굳게 길들여진 세상도 두고두고 우리가 용서해 보내는 것 아니다. -- 김명인의 들깨꽃 -- 여기서는 마른 수수깡과 여름 속의 평안이라는 두 개의 시적 내용이 있는 경우다. '잘가거라,의 정상적 어순은 '평안이여' 다음이다. 이렇게 도치를 시킨 것은 '잘가거라'고 말하는 시적 화자의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어찌 붙잡을 것인가 흔들리는 본질을 흔들리는 빛을 흔들리는 귓가의 소리를 -- 신협의 강가에서 -- 여기서는 반복되는 '흔들리는'이라는 비유에 묶인 것들이 셋이 있는 겨우이다. '어찌 붙잡을 것인가'을 강조하기 위한 도치이다. 정상적인 어순은 '흔들리는 귓가의 소리를' 다음이다. 만약 정상적 어순이 되면 '흔들리는 것들' 모두가 동격으로 강조되어 작가의 의도가 특별히 강조되지 않는다.
한강은 더 이상 그대 슬픔의 젖줄이 되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허락하지 않는다. 그대 울음도 그대의 절망도 -- 김정환의 한강 -- 여기서는 정치와 도치가 혼용되고 있다. 정상적인 어순에 이어 강조하고자 하는 시적 주장을 반복과 동시에 도치를 연결한 형태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어순이 줄 수 있는 지리한 기계적인 리듬이 없어지고, 반복과 도치의 혼합이 시적 주장을 보다 강하게 나타나게 한다. 24. 대조와 모순 대도는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어구를 연결하여 대비의 느낌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 대비와 대립 자체가 또 하나의 통일을 이루게 하는 수사법이다. 음악의 대위법과 같은 원리이다. 그러므로 어조가 비슷한 말을 병립시키는 대구와 구별된다.
나라에 큰 슬픔이 있었고 나에게 눈물이 있었다
꽃은 피고 해는 지고 꽃샘바람 부는 침묵의 강가에서 -- 정호승의 봄편지--- 위에서 1연은 대구이고 2연은 대조이다. 상반되거나 모순되는 단어나 어구를 병립시키지 않고 유사한 어조를 그 바탕으로 한다.
천길 땅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예요? -- 서정주의 춘향유문-- 위 시에서는 '천길 땅 밑과 '도솔천 하늘'이 대비되어 있고, 또한 천길 땅 밑의 '검은 물과 '도솔천의 하늘에 날으는 (흰)구름으로 대비되어 있다. 어디에 있든 결국은 도련님 곁이라는 심정을 훌륭하게 드러낸 극적 표현이다. 25. 대조와 모순 어법의 차이 대조와 유사한 대립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모순되는 관념의 결합 상태를 모순어법이라한다. 그러나 이 모순은 외형적일 뿐이다.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조지훈의 승무 - 이 시는 형용사 '고와서'와 형용사 '서러워라'의 모순된 결합이지만 그 속에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을 향아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자의 손수건./ --유치환의 깃발 - 이것(깃발)이 '소리없는'과 '아우성'으로 표현되어 있다. 소리없음과 아우성은 서로 모순되는 관념이다. 26. 반어와 역설의 차이 반어(아이러니)는 그리스 희극의 한 주인공인 에이론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론은 자기 과시적인 인물인 알라존과 반대로 '자신을 은폐하는자'즉, 의도적으로 자신의 실상을 숨기고 보다 어리석은체 하는 것이다. 이 에이존이 종말에 가서는 알라존을 이기게 된다. 이 에이론처럼 실상 또는 진실을 안으로 숨기는 수사법이 곧 반어이다. 이와는 달리 역설은 para(넘어서) + dox(진술)이란 어원을 갖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모순되는 것 같지만, 그 표면적인 진술 너머에서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 수사법이다. 이와 같이 표현된 것과 은폐하고 있는 표현의 구조가 반어와 유사하므로, 역설을 반어의 종류로 보기도 한다.
/시를 어떻게 쓰나/이 망할놈의 시를/쓸 줄 안다면/얼마나 좋을까/ -- 이승훈의 이 망할놈의 시- 여기서 언어의 반어(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망할놈의 시라는 표현이 반어이다.
최루탄 터지는 소리는 아카샤 꽃내음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곽재구의 평화축복인사- 여기서는 역설이 나타난다. 즉 표면상으로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당신을 위해 싸우는 순간" "제일 행복한" 사람에게는 최루탄 터지는 소리야말로 아름다운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이성복의 그날- 바로 위의 시구가 바로 역설이다. 당연히 아파야 하기때문이다. 그러나 자기가 병들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아프지 않다. 아니, 아프다는 감각이 없다. 27. 역언법 -- 어떤 부분을 의도적으로 생략함으로써 오히혀 작가가 생략한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도록 하는 수사법이다. 그러므로 생략은 충분히 검토된 표현의 하나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8. 수사적 의문법 -- 응답을 바라고자 하는 형태가 아니다. 질문이라기보다 질문의 형식을 빈주장이다.
쪼개지고 깨어진 정신을 자식에게 줘? --황학주의 조선철쭉 뜨는 구릉에서-
반대로 줄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질문인 형식을 빌어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29. 완곡 어법 -- 그리스어의 '좋게 말하다'에 해당한는 말로부터 연유한 것이다. 아름다운 이 세상 풍 끝나는 날 (천상병의 귀천) -- 죽는 날의 완곡한 표현 할머니, 사촌, 차례로 세상 떠나시고---- 죽었다는 말을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다. 30. 시의 구조와 행. 연 1) 시의 행과 연 형태상으로 보자면 시는 행과 연으로 되어 있다. 행은 단어. 구. 절. 또는 그것들의 연합으로 구성되고, 연은 하나의 행 또는 연합으로 구성된다.따라서 시는 하나의 단어만으로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한 연은 한 행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또 한 행은 한 단어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시의 형태와 행. 연 비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 김상옥의 鳳仙花- 위 시는 정형시로 시조이다. 시조는 틀(형식)이 먼저 정해져 있다. 기본 틀은 3장 6구 총 44자 내외이다. 초장 [1구 3.4 ][2구 3.4] 7자 3.4조 중장 [1구 3.4] [2구 3.4] 7자 3.4조 종장 [1구 3.5, 6] 8~9자 3.5,또는3.6조 [2구 4.3] 7자 4.3조 또한 리듬은 4음보로 이루어진다. /1/2/3/4, /1/2/3/4. /1/2/3/4, /1/2/3/4/ 31. 리듬과 행.연 에즈라 파운드는 시를 음악시. 회화시. 의미시로 나누었다. 김춘수는 시의 행과 연을 리듬. 이미지. 의미의 단락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는 것도 그이 때문이다. 행과 연이 맡은 기능이 변하는 것이다. 압운은 외국시(영.미)시나 한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시행의 시작. 끝. 중간에 유사한 소리를 내는 음절을 반복시키는 것이다. 그 반복은 단순한 소리의 반복이 아니라 엄격한 체계를 가진 소리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그 체계는 음절 단위를 기초로 하여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첨가어인 우리 언어는 음절의식이 약해서 소의 반복이 음수 또는 음보 단위로 형성된다. 그러니까 우리의 정형시에는 압운 형태의 구조를 주장하기 힘들다.
/(꽃)가루와 같이 보드라운 고양이의 털[에]/ /미친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위에서 본바와 같이 영시나 한시에서 사용하는 압운과 유사한 형태가 보인다. ( )표는 두운 [ ]표는 각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나타내고 있는 리듬은 자유시에 흔히 나타나는 유사어구 (고양이의, 텅에, 눈에, 입술에, 수염에)와 유사 종결어미(~다, ~라)의 반복 효과로 보아야 한다.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시에는 압운의 체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32. 이미지와 행. 연 문학적 용어로 이미지는 대게 3가지의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 넓은 의미로 시나 그 밖의 문학 작품에서 축어적 묘사나 암시 또는 직유, 은유에 사용되는 보조관념들로 언급된 감각적 지각의 모든 대상과 특성들을 의미한다. 둘째, 좁은의미로 시각적 대상이나 장면의 묘사만을 의미한다. 셋째, 비유의 보조관념들을 의미한다. 화냥기처럼 설레는 봄, 봄날이다 종다리는 까무라치게 자꾸 울어쌓고 -- 이수익의 봄날에2- 감각적 지각의 대상과 특성을 보여주는 예이다. 감각적 지각의 대상은 '봄' '종다리'이며 그 둘은 '화냥기처럼 설레는'특성과 '까무라치게'우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감각적 리듬,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행갈이을 했다. 이미지를 살리려는 시행은 분행을 한다. 반대로 의미를 중시하는 산문시는 시행이 의미 중심으로 길게 이어진다. 이미지란 경험 사실의 감각화 또는 육화이다. 정신적 이미지, 비유적 이미지, 상징적 이미지로 나누기도 한다. 또한 관념에 봉사하느냐, 아니하느냐에 따라 서술적 이미지와 비유적 이미지로 나누기도 한다. 정신적 이미지는 감각기관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등에 의해 이루어진다.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김광균의 외인촌- 꽃처럼 (붉은) [울음] - 서정주의 문둥이-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박남수의 아침 이미지-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정한모의 가을에- ( )표는 시각 이미지 [ ]표는 청각 이미지이다. 두 개의 이미지가 결합된 형태를 공감각적 이미지라고 한다. 33. 회화적 구성과 행. 연 회화적 리듬은 그 특성상 시각적 형태로 강조된다. 그런 시각적 형태를 드러내는 데는 대체로 세가지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사실적 구성(정경 묘사), 기하학적 구성(삼각, 사각,원형, 특정 모양), 기성품을 모방한 구성(선전 문구, 신문 광고 문구, 특정 문구를 패러디함). 34. 의미의 행. 연 시 속에 나타나 있는 의미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시라는 예술품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 모든 표현의 내용이다. 그 내용은 시적 언술의 특성 답게 묘사되어 있거나 진술되어 있다. 그러니까 시 속에 묘사되어 있거나 진술되어 있는 것이 의미가 된다. 그것은 장르가 시적 특성을 띤다는 점에서 시적 의미라고 부를 수도 있다. 묘사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서경적. 서사적. 심상적인 작품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있기도 하고, 또 축어적으로 표현되어 있기도 하며 비유적으로 표현되어 있기도 한만큼, 그 의미의 가시적 양태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시 속에 나타나 있는 의미란 시만큼 다양하다고 보아야 한다.
(1).의미(대상과 특질) ( 2).의미(생생한 시각적 묘사 장면) (3).의미(보조관념) 찬 달빛(1) 길게 누웠는-----------특질 산기슭-----------대상
빈 논에(2) 가득히 흐르는 ----------특질 벌레 소리-------------대상
정결한 리디아 선율의----------------------------은유(안개 바람의 보조관념) 안개(3) 바람-------------대상(원관념)
사이에(4) 고이는 ----------특질 종소리-----------대상 -조창완의 라자로 마을의 새벽. 추석- (1),(2),(4)련은 지각대상(산자락, 벌레소리, 종소리) 그 특질은 (찬 달빛 길게 누운, 빈 논 가득히 흐르는, 사이에 고이는)만 드러나 있는 敍景이다. 넓은 의미로 이미지라는 것이다. 시인들이 어째서 형태의 표상적 의미에 집착하는가는 화가가 의문을 갖고 탐구하는 것은 물리적 세계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우리들이 반응하는 것으로서의 자연이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 하고는 그림자 하나조차도 일치하지 않는데도 그 속에서 설득력 있는 이미지를 추측해 내는 그런 문제와 같은 맥락에서이다.
절문 밖에는 언제나 별들이(싱그러운 포도밭을 이루고) 있었다. 빗장을 풀어놓은 절간 문 위에는(밤새도록 걸어온) 달이 (한 나그네처럼) 기웃거리며 포도를 따고 있었다. (먹물처럼) 떨어진 산봉우리들이 (담비떼들 같이 떠들며) 모여들고 따다 흘린 포도 몇 알이 쭈루룩 (산을 흘러가다 구슬 깨지는)소리를 내곤 있었다. -송수권의 靜寂- 시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물리적 세계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반응하는 것으로서의 자연이라는 것을 위 시는 얼마나 잘 보여주는가. (하늘의 포도밭) 이라는 해석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자연(반응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 )속의 비유들을 다시 한 번 새겨보기 바란다. --사랑을 ?고 나는 쓰네--
잘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위 시는 보는 바와 같이 각 연은 시행의 다수와 관계없이 의식의 이동 단위로 연이 나누어져 있다. 그러니까 '사랑'을 잃었다는 자각(1련) -- "잘있거라"라고 인사하고 싶은 것들(2련) --문을 잠그고 빈 집에 갇히는 '내 사랑"을 본 것(3련) 이런 의식들의 편차와 단속(단절과 이어짐)이 연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35. 양행 걸침과 행. 연 양행 걸침이란 일상적 구문의 형태가 시행에서 의도적으로 분절되어 두 행에 걸치는 것을 두고 일컫는다. 즉 일상적인 구문과 시행의 구문이 동일하지만 행의 배열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우리 잠든 사이 (눈은) 더욱 깊게 내릴 것이며 우리들의 숲은 더욱 굳게 노을 속으러 잠길 것이니
우리 잠들지 말아야지 우리 잠든사이 (강물은) 어느새 저만큼 흘러가리 우리들의 새들도 저문 숲을 건너 날아가리 --김수복의 우리 잠든사이-- 위의 시에서 (눈은) 앞의 시구 "우리 잠든사이"와 뒤에 오는 "더욱 깊게 내릴 것이며"에 동시에 영향을 끼쳐, 양행에 걸쳐 의미의 파장을 형성한다. 일종의 낯설게 하기의 수법이다. 36.의도적 의미의와 실제 의식저이든 무의식적이든 한편의 작품 속에는 작가가 의도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의도가 훌륭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작품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의도는 어디까지나 계획의 차원이고 작품은 실제의 차원이기 때문이다.습작기에 있는 사람들이 작품에 나타나는 불투명성은 이 의도와 실제의 괴리가 어떻게, 어디에서 발생하는가를 질문해 보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의도와 실제의 괴리 현상은 궁국적으로는 물론 시에 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하겠지만, 인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미분화적 사고의 흔적이고, 해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한 작품 속에 내재해 있는 의도적 의미, 실제적 의미, 해석적 의미를 구분해 생각해 보지 못한 결과이고, 표현의 측면에서 본다면 시적 언술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살리지 못한 결과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즉, 대상 - 감지 - 언어화(의도의 의미)- 작품(실제적 의미)- 독자(해석적 의미) 37.의도와 시작의 과정 의도의 오류라는 말이 있다. 작자의 의도와 작품에서 독자가 받아들이는 그 작품 자체의 의도와는 다를 수가 있는데, 그섯을 달라져서는 않된다고 우기는 것은 잘못이란 뜻이다. 미국의 신비평가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독자란 천차만별의 식별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독자(비평)가 자기 작품을 두고 무슨 말을 하했다고 하더라도 심한 경우가 아니면 묵살 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한편 훌륭한 독자는 작가가 모르고 한 일까지도 지적해 주어 작가에게 어떤 암시와 자극을 주는 법이다.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