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6월 2024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29
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지구촌

...이어서
2015년 10월 08일 18시 15분  조회:4555  추천:0  작성자: 죽림
詩의 要素[Ⅱ]:이미지와 이미저리 /벽파 김철진 

3. 이미지 이미저리야! 

우리가 여기서 아무리 '이미지 이미저리야!' 하고 소리쳐 불러봐도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일 뿐' 아무도 대답해 줄 이는 없습니다. 허니 우리가 찾아 나서야지요. 그럼 슬슬 찾아 나서 볼까요? 여기서도 무작정 찾아 나서기보다는 나침반이라도 하나 가지고 나서야 하겠지요. 

존 러스킨이란 작자는 우리 머리를 또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왜인고 하니, 그가 이미지를 창조해 내는 가장 중요한 정신 능력의 하나인 '상상력(想像力)'을 직관적(直觀的) 상상력과 연합적(聯合的) 상상력 그리고 정관적(靜觀的) 상상력으로 분류하였기 때문이지요. 
내야 뭐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직관적 상상력이란 '사물의 정신적·내면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것'을 뜻하며, 연합적 상상력이란 '이미지[心象]를 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며, 정관적 상상력이란 '대상의 본질을 마음의 눈으로 조용히 관찰하여 나타나는 사상과 정서로 체험 전체를 통일시키는 것'을 뜻한다고 하더군요. 
머리 아프지만 알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것도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문학아카데미)에서 빌려 왔지요. 
그렇다고 동문 선배인 박제천 시인이 저작권 운운이야 하겠습니까? 

그럼 이제 이미지를 사용한 시들을 살펴보기로 할까요? 
여러분 작년 흰눈 펑펑 쏟아지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하늘이 쓰는 시가 좋아서 신선되어 눈 타고 하늘 오르신 미당 서정주 시인 아시죠? 그 미당 선생님ㅡ 내게는 은사님이시기에 ㅡ의 '국화 옆에서' 모르시는 분 있으시면 손 들어 보세요. 그 시 둘째 연 한번 먼저 볼까요?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여기서 시인은 가을에 노랗게 핀 '국화꽃'의 이미지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온 중년의 '누님'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얼굴에 이제는 주름이 잡히기 시작한 중년의 누님이 지닌 '원숙한 아름다움'이 바로 시인이 상상력으로 노래한 '국화꽃의 아름다움'이지요. 

이 번에는 회화적 이미지를 많이 구사했던 김광균 시인의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설야(雪夜)'의 전체 6연 중 4연까지를 한번 살펴볼까요?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에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여기서 시인은 '눈[雪]'의 이미지를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과 '서글픈 옛 자취'로, 어둠 속에 '눈이 내리는 소리'를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모두 시인의 상상력의 산물이지요. 

이처럼 이미지는 시인의 상상력에 의하여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상력은 이미지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상상력은 어디까지나 상상력일 뿐, 이미지 그 자체는 아니지요. 따라서 상상력은 어떠한 상상력이든 그 결과가 언어로 표현되어야만 이미지가 됩니다. 
여러분, 제2강의 일화에서 드가에게 한 S.말라르메의 말 기억하시지요? 잊어버리신 분들은 돌아가셔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오세요. 집으로 아주 가시지는 말구요. 

그럼 마지막으로 이미저리를 찾아볼까요? 
이미저리는 하나의 시구(詩句)에서도 찾을 수 있고, 한 편의 시 전체에서도 찾을 수 있지요.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던 청각을 시각으로 변화시켜 표현한 시구인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김광균의 <외인촌>)와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정한모의 <가을에>) 같은 것이 있는데, 이 시구들은 잘 알고 계시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공감각적 심상'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설명하셨을 테니까요.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에서는 종소리의 청각을 푸른 빛깔로 시각화함으로써 청각적 이미지와 시각적 이미지를 결합하였고,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에서는 종소리의 파장을 동그라미로 시각화함으로써 청각적 이미지와 시각적 이미지를 결합하였습니다. 
이처럼 이미지를 결합하여 만들어 내는 이미지군(群)이 이미저리가 되지요. 

그럼 이번에는 시 전체에서 이미저리를 찾아봐야 하겠는데, 본디 내가 주변머리도 없고 발도 마당발이 못 되고 겁도 많고 실력도 없다 보니 유명한 시인들의 글은 인용을 못 하겠고 해서 내 졸작 '얼굴'에서 찾아보기로 하겠으니 과히 허물치 마시기를 바랍니다. 

"두 눈썹 
한 획 
가로 그으면 
은어(銀魚)떼처럼 
몰려 오는 빛살 
아침으로 모도아 고이 
영원에 뿌리면 
사랑으로 피는 
둥근 미소(微笑) 
오, 빛살도 미소도 
머무는 거울아 
어릴 적 내가 
꿈으로 써 둔 
시(詩)." 

여기에 대한 것은 평론가인 서울대 권영민 교수가 내 첫 시집의 발문에서 썼던 시평으로 대신하는 것이 더 신뢰성이 있을 것 같아 그로 대신합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시적 대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채롭기조차 하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각적 심상들의 시적 결합을 통해 시인이 드러내고 있는 것은 맑고 깨끗한 것, 순수 그 자체이다. '얼굴'이라는 시의 제목을 염두에 두고 다시 이 시를 읽으면, 시인이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구체성이 '빛살'·'미소'·'거울' 등의 시어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와 내적으로 긴밀하게 결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쑥스럽네요. 내 뒤퉁수 긁적이는 것 보이십니까? 동영상 이미지가 없어서 안타깝군요. 
아무튼 너무 길어졌지만 여기까지 읽어 오신 분들은 이제 다 끝났으니 내게 욕할 일만 남았겠군요. 그래도 이 부분은 워낙 중요한 부분이니 두어 번은 읽어보시고 이미지와 이미저리에 대해서 이해를 대충이라도 하고 넘어 가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6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62 <시인> 시모음 /// 禪詩(선시) 모음 2015-10-27 1 5866
761 <촛불 > 시모음 /// 경상도 지방의 사투리 2015-10-27 0 7259
760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시모음 2015-10-27 0 3806
759 <평화통일> 시모음 2015-10-22 0 4442
758 <통일평화> 시모음 2015-10-22 0 3773
757 미당 "국화"와 얘기 나누다... 2015-10-22 0 3933
756 미당 서정주와 대화하기... 2015-10-22 0 4304
755 얼굴없는 로동자시인 - 박노해 2015-10-21 0 4082
754 시여, 우리 시인이여 - 독자들을 다시 시앞에 모이게 하는 비법... 2015-10-20 0 4209
753 시여, 똥을 싸라... 시는 詩치료로 쓰자... 2015-10-20 0 3882
752 보리피리시인 - 한하운 2015-10-17 0 4804
751 詩여, 침을 뱉어라 2015-10-16 0 4879
750 詩人人生 2015-10-16 0 4521
749 空手來空手去 - 독서가 만권에 달하여도 律은 읽지 않는다 2015-10-13 0 4180
748 쉬여가는 페이지 - 중국 10개 비경 2015-10-13 0 4146
747 소동파 = 소식 시세계 2015-10-13 1 4712
746 이순신 장군 시모음 2015-10-13 0 4045
745 노벨상 이모저모 2015-10-09 0 4565
744 시에서 비유적 이미저리 2015-10-08 1 4541
743 시인의 에스프리 /강영환 2015-10-08 0 3810
742 시에서 정신적 이미저리 2015-10-08 0 3821
741 시에서 이미저리의 기능 2015-10-08 0 3948
740 시를 잘 쓰는 궤도 / 시와 상징 / 靑馬 2015-10-08 0 3542
739 ...이어서 2015-10-08 0 4555
738 詩의 이미지와 이미저리 2015-10-08 0 3423
737 시인의 령감은? 2015-10-07 0 3775
736 (시)괴짜괴짜괴짜 / 최흔 2015-10-04 0 3812
735 "괴짜시인 공화국" 2015-10-03 0 3621
734 "못난 놈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 - "괴짜시인 - 김관식" 2015-10-03 0 4072
733 重慶 烏江 - 절벽에 올라 시구를 구상하는 "괴짜시인" 2015-10-03 0 3809
732 김철호 / 김관웅 2015-10-03 0 3458
731 김철호 / 김응룡 2015-10-01 0 4223
730 김철호 / 최삼룡 2015-10-01 0 3742
729 김철호 근작시 시평 2015-10-01 0 3566
728 김철호 / 허인 2015-10-01 0 3531
727 토템문화와 조화세계 2015-09-29 0 4268
726 다시 보는 조향시인 2015-09-17 0 4970
725 조향시인님을 그리며(꼭 찾아 뵙고저 했건만...)... 2015-09-17 0 3698
724 잊혀진 시조시인 - 조운 2015-09-17 0 4340
723 김혁 / 김룡운 2015-09-17 0 3600
‹처음  이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