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이어서
2015년 10월 08일 18시 15분  조회:5034  추천:0  작성자: 죽림
詩의 要素[Ⅱ]:이미지와 이미저리 /벽파 김철진 

3. 이미지 이미저리야! 

우리가 여기서 아무리 '이미지 이미저리야!' 하고 소리쳐 불러봐도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일 뿐' 아무도 대답해 줄 이는 없습니다. 허니 우리가 찾아 나서야지요. 그럼 슬슬 찾아 나서 볼까요? 여기서도 무작정 찾아 나서기보다는 나침반이라도 하나 가지고 나서야 하겠지요. 

존 러스킨이란 작자는 우리 머리를 또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왜인고 하니, 그가 이미지를 창조해 내는 가장 중요한 정신 능력의 하나인 '상상력(想像力)'을 직관적(直觀的) 상상력과 연합적(聯合的) 상상력 그리고 정관적(靜觀的) 상상력으로 분류하였기 때문이지요. 
내야 뭐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직관적 상상력이란 '사물의 정신적·내면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것'을 뜻하며, 연합적 상상력이란 '이미지[心象]를 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며, 정관적 상상력이란 '대상의 본질을 마음의 눈으로 조용히 관찰하여 나타나는 사상과 정서로 체험 전체를 통일시키는 것'을 뜻한다고 하더군요. 
머리 아프지만 알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것도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문학아카데미)에서 빌려 왔지요. 
그렇다고 동문 선배인 박제천 시인이 저작권 운운이야 하겠습니까? 

그럼 이제 이미지를 사용한 시들을 살펴보기로 할까요? 
여러분 작년 흰눈 펑펑 쏟아지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하늘이 쓰는 시가 좋아서 신선되어 눈 타고 하늘 오르신 미당 서정주 시인 아시죠? 그 미당 선생님ㅡ 내게는 은사님이시기에 ㅡ의 '국화 옆에서' 모르시는 분 있으시면 손 들어 보세요. 그 시 둘째 연 한번 먼저 볼까요?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여기서 시인은 가을에 노랗게 핀 '국화꽃'의 이미지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온 중년의 '누님'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얼굴에 이제는 주름이 잡히기 시작한 중년의 누님이 지닌 '원숙한 아름다움'이 바로 시인이 상상력으로 노래한 '국화꽃의 아름다움'이지요. 

이 번에는 회화적 이미지를 많이 구사했던 김광균 시인의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설야(雪夜)'의 전체 6연 중 4연까지를 한번 살펴볼까요?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에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여기서 시인은 '눈[雪]'의 이미지를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과 '서글픈 옛 자취'로, 어둠 속에 '눈이 내리는 소리'를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모두 시인의 상상력의 산물이지요. 

이처럼 이미지는 시인의 상상력에 의하여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상력은 이미지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상상력은 어디까지나 상상력일 뿐, 이미지 그 자체는 아니지요. 따라서 상상력은 어떠한 상상력이든 그 결과가 언어로 표현되어야만 이미지가 됩니다. 
여러분, 제2강의 일화에서 드가에게 한 S.말라르메의 말 기억하시지요? 잊어버리신 분들은 돌아가셔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오세요. 집으로 아주 가시지는 말구요. 

그럼 마지막으로 이미저리를 찾아볼까요? 
이미저리는 하나의 시구(詩句)에서도 찾을 수 있고, 한 편의 시 전체에서도 찾을 수 있지요.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던 청각을 시각으로 변화시켜 표현한 시구인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김광균의 <외인촌>)와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정한모의 <가을에>) 같은 것이 있는데, 이 시구들은 잘 알고 계시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공감각적 심상'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설명하셨을 테니까요.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에서는 종소리의 청각을 푸른 빛깔로 시각화함으로써 청각적 이미지와 시각적 이미지를 결합하였고,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에서는 종소리의 파장을 동그라미로 시각화함으로써 청각적 이미지와 시각적 이미지를 결합하였습니다. 
이처럼 이미지를 결합하여 만들어 내는 이미지군(群)이 이미저리가 되지요. 

그럼 이번에는 시 전체에서 이미저리를 찾아봐야 하겠는데, 본디 내가 주변머리도 없고 발도 마당발이 못 되고 겁도 많고 실력도 없다 보니 유명한 시인들의 글은 인용을 못 하겠고 해서 내 졸작 '얼굴'에서 찾아보기로 하겠으니 과히 허물치 마시기를 바랍니다. 

"두 눈썹 
한 획 
가로 그으면 
은어(銀魚)떼처럼 
몰려 오는 빛살 
아침으로 모도아 고이 
영원에 뿌리면 
사랑으로 피는 
둥근 미소(微笑) 
오, 빛살도 미소도 
머무는 거울아 
어릴 적 내가 
꿈으로 써 둔 
시(詩)." 

여기에 대한 것은 평론가인 서울대 권영민 교수가 내 첫 시집의 발문에서 썼던 시평으로 대신하는 것이 더 신뢰성이 있을 것 같아 그로 대신합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시적 대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채롭기조차 하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각적 심상들의 시적 결합을 통해 시인이 드러내고 있는 것은 맑고 깨끗한 것, 순수 그 자체이다. '얼굴'이라는 시의 제목을 염두에 두고 다시 이 시를 읽으면, 시인이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구체성이 '빛살'·'미소'·'거울' 등의 시어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와 내적으로 긴밀하게 결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쑥스럽네요. 내 뒤퉁수 긁적이는 것 보이십니까? 동영상 이미지가 없어서 안타깝군요. 
아무튼 너무 길어졌지만 여기까지 읽어 오신 분들은 이제 다 끝났으니 내게 욕할 일만 남았겠군요. 그래도 이 부분은 워낙 중요한 부분이니 두어 번은 읽어보시고 이미지와 이미저리에 대해서 이해를 대충이라도 하고 넘어 가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03 詩는 시인의 눈에 비친 그림 2015-12-31 0 3743
802 詩의 징검다리는 어디?... 2015-12-31 0 4088
801 詩의 생명력 /// 난해시에 대하여 ///난해시 사랑 2015-12-31 0 4045
800 詩에서의 상징주의 2015-12-31 0 4594
799 극단적 미래파 詩는 사기... 2015-12-31 0 4537
798 난해함 대신 일상 파고드는 시쓰기... 2015-12-31 0 4049
797 삶속에서 게으름 피우며 詩라는 배에 타보라... 2015-12-31 0 3931
796 동시창작은 다양화되여야 한다 /// 창작은 모방인가? 2015-12-30 0 3895
795 윤동주는 우선 동시인 2015-12-30 1 4369
794 중국조선족아동문학의 선구자 - 채택룡 2015-12-30 0 4294
793 유일한 황제는 아이스크림 황제다 /// 경청 - "길 하나 보인다..." 2015-12-28 0 4264
792 <<현대시 100년 詩의 계보>>를 위하여... <<로시인, 詩를 고발하다>>를 추천하매... 2015-12-28 0 4029
791 <<다시 대표작으로 보는 현대시>>시리즈를 일단락 마치며 - <<절실한 한마디>>를 추천한다... 2015-12-27 0 4348
790 윌리엄 불레이크, /// 칼 크롤로브 시해설 2015-12-10 0 6516
789 詩를 <<쉽게>> 짖자... /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자기 점검 2015-12-10 0 4256
788 로신과 한국 2015-12-05 0 5083
787 천재시인 - 李白의 음주시 연구 /// 술과 시인 2015-12-05 0 5471
786 남영전의 토템시 연구 2015-12-05 0 5488
785 민족시인 심련수 유작시의 정리와 출판을 두고 / 그의 대표작 시 해설 2015-12-05 0 5038
784 중국 조선족 문학의 흐름과 전개과정 2015-12-05 0 4394
783 중국 조선족 한글문학의 현황과 과제 2015-12-05 0 4921
782 중국 조선족의 文學地圖 다시 그려야 2015-12-05 0 4503
781 중국 력사상 가장 영향력이 컸던 詩 10首 / 초현실주의 대하여 2015-12-04 0 4261
780 한국 문단의 <<4대 비극>> /// <락서> 시모음 2015-12-03 1 4790
779 중국 조선족 시단의 奇花異石 - 한춘詩論 2015-11-21 0 4800
778 詩碑의 喜悲쌍곡선 2015-11-13 0 4683
777 詩人共和國, 碑共和國 2015-11-13 0 4535
776 詩碑가 是非로 되지 않기까지의 詩碑로 되기... / 詩를 고발하다... 2015-11-13 0 4853
775 詩碑 是非 ㅡ 세상보기 2015-11-13 1 4704
774 是非의 나라, 詩碑의 나라 2015-11-13 0 5323
773 詩碑의 是非 2015-11-13 0 4535
772 시를 지을 때 비법은? / 시와 련애하는 법 2015-11-11 0 4998
771 선생은 詩 읊기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2015-11-11 0 5081
770 고로, 난 시인이 아니다! 2015-11-09 0 5402
769 하늘 저 켠을 공연스레 볼 뻔하였다... 시는 시적인것. 2015-11-06 0 4456
768 사랑 詩 10수 / 가슴으로 하는 詩 2015-11-06 0 4542
767 "온몸시론" 2015-11-06 0 4326
766 시는 언어를 통한 언어 파괴의 자화상이다...?! 2015-11-06 0 4678
765 참된 령혼이 시인을 만든다... 2015-11-06 0 4688
764 이미지즘과 한국詩 2015-11-06 0 4559
‹처음  이전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