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윤동주시인 선배와 그 후배
2016년 01월 05일 21시 29분  조회:4841  추천:0  작성자: 죽림

“윤동주 선배가 나와 같은 의자에 앉아 공부했다니…”

 

 

 

야나기하라 야스코 대표가 윤동주 시인이 1942년 일본 릿쿄대학 재학 시절 공부했던 교실을 안내하고 있다.

 시인 윤동주를 기리는 릿쿄의 모임 야나기하라 야스코

“여기가 윤동주가 실제 수업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교실입니다. 저도 이 교실을 사용한 적이 있지요.” 지난달 30일 오전, 도쿄 이케부쿠로에 자리한 릿쿄대학 캠퍼스는 하얀 눈에 뒤덮여 있었다.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의 모임’(이하 릿쿄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야나기하라 야스코(68)가 1942년 윤 시인 재학 시절 그대로인 본관, 채플과 지금은 전시관이 된 도서관 등을 직접 안내했다.

 

73년 전 젊은 윤동주는 이곳에서 식민지 지식인이라는 부끄러움을 안은 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쉽게 씌여진 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그는 단순한 저항보다 더 깊은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한 시인이었고, 인간으로서도 청아함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 사람을 죽게 한 일본인으로서 속죄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90년 아들에게 한일 과거사 가르치다
윤 시인이 릿쿄대 선배란 사실 발견
“안타까운 죽음 충격…유학 흔적 추적”
릿쿄시절 하숙집 위치 찾아내기도

 

“저항 넘어 보편 가치 추구한 지성”
올해(2015) 70주기 맞아 유품 등 순회전시

 

 

릿쿄대학 사학과 64학번인 야나기하라가 윤동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25년 전인 90년 초등학생 아들이 한국으로 야구 원정경기를 떠나게 됐다. 아들에게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역사를 설명하다 자신이 생각보다 한-일 과거사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지난 역사를 공부하던 그는 일본에 한국의 현대시를 소개해온 작가 이바라키 노리코(1926~2006)의 에세이에서 깜짝 놀랄 만한 구절을 발견하게 된다. 윤동주가 자신의 모교인 릿쿄대학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윤동주가 릿쿄의 선배로 나와 같은 의자에 앉아 수업을 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도무지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겨우 20여년 전에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녔던 이가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는 “한국에선 조사하기 힘든 윤동주의 일본의 흔적을 조사하는 일”을 시작한다.

 

윤 시인은 42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정도 이곳에 머물렀다. 이후 교토의 도시샤대학으로 편입한 그는 43년 7월 치안유지법 위반(독립운동 등의 혐의)으로 체포돼 복역 중이던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45년 2월16일 숨졌다.

 

야나기하라는 지난 20여년 동안 릿쿄 동창생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옛날 대학신문을 찾거나 150여명의 동창생에게 편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윤동주의 일본 생활의 공백을 하나씩 메워가기 시작한다.

 

이 가운데 그가 확인한 가장 큰 성과는 윤동주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쉽게 씌여진 시’에서 “육첩방은 남의 나라”라고 표현했던 릿쿄 시절 하숙집의 위치를 ‘도쿄 신주쿠구 다카다노바바 1초메’로 특정한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윤동주와 함께 릿쿄대학에 다녔던 백인준(1920~99) 북한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위원장이 89년 문익환 목사와 북한을 방문했던 작가 황석영에게 “윤동주와 같은 하숙에 있었다”는 증언을 남긴 사실에 착안해 그의 학적부 주소 등을 통해 하숙지의 위치를 특정해낼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보니 윤동주가 ‘사랑스런 추억’에서 “봄은 다 가고 도쿄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중략)/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간다”고 말했던 기차역은 현재의 제이아르(JR) 다카다노바바역으로 추정이 된다.

 

이미 70년 전에 숨진 타국의 시인을 기억하는 게 일본인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야나기하라는 “현재 일본은 위험한 사회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우리가 죽게 한 시인이지만, 그 가운데 윤동주가 살아온 방식과 그 시에 대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윤동주는 시대의 가치관에 미혹되지 않고 긴 시야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끌어내왔다.

 

그는 키르케고르와 같은 실존철학을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서인지 그가 70년 전에 쓴 시가 보편적인 힘을 갖고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릿쿄의 모임에서 매년 2월 말에 진행하는 윤동주 추도식에는 그의 시를 사랑하는 300~400여명의 일본인들이 모이고 있다.

 

올해는 윤동주가 비운의 죽음을 맞은 지 70돌이 되는 해다. 야나기하라는 이를 기념해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일본 도시들인 후쿠오카(5~9일), 교토(13~17일), 도쿄(21~15일) 등을 돌며 유품과 유고를 전시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 행사는 윤동주의 조카윤인석(58)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가 2013년 2월 연세대에 기증한 윤동주의 유품의 복제본을 연세대에서 빌려 진행하는 것이다.

 

야나기하라는 “윤동주는 책에다 자신의 감상이나 구입처 등을 꼼꼼하게 적어 놓았다. 그런 낙서까지 꼼꼼하게 재현한 복제품이기 때문에 원본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그는 정지용의 시집에는 ‘걸작’이라는 낙서를 남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릿쿄대학교에서의 흔적...

...짧은 6개월의 동경생활...

...<육첩방은 남의 나라>...


여러분은 <<몇 첩방>>에 살고 계신가요?


 

<쉽게 씌여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6첩방()은 남의 나라,

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우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6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23 조숙한 동성련애자 천재 시인 - 랭보 2017-12-27 0 7962
2122 빈민굴 하숙방에서 쓸쓸하게 운명한 "시의 왕" - 폴 베를렌느 2017-12-26 0 4312
2121 영국 시인 - 월터 드 라 메어 2017-12-21 1 4019
2120 재래식 서정시의 혁신파 시인 - 정현종 2017-12-14 0 5924
2119 100세 할머니 일본 시인 - 시바타 도요 2017-12-12 0 4560
2118 어학교사, 번역가, 유대계 시인 - 파울 첼란 2017-11-19 0 5597
2117 [타삼지석] - "세계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을 확인하는 발신지"... 2017-10-28 0 3866
2116 시창작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시를 쓰겠다는 의지이다... 2017-08-28 2 3705
2115 문단에 숱한 화제를 뿌린 "괴짜 문인들"- "감방" 2017-08-22 0 3646
2114 윤동주는 내성적으로 유한 사람이지만 내면은 강한 사람... 2017-06-09 0 3665
2113 터키 리론가 작가 - 에크렘 2017-05-31 0 4146
2112 터키 혁명가 시인 - 나짐 히크메트 2017-05-31 1 4209
2111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 말라르메 2017-05-24 0 6789
2110 프랑스 시인 - 로트레아몽 2017-05-24 0 5340
2109 프랑스 시인 - 아폴리네르 2017-05-24 0 5161
2108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 2017-05-24 0 9617
2107 아르헨티나 시인, 20세기 중남미문학 대표자 - 보르헤스 2017-05-13 0 5104
2106 시인 윤동주 "생체실험"의 진실은?... 2017-05-08 0 5790
2105 스웨덴 국민시인 - 토마스 트란스 트뢰메르 2017-05-07 0 5195
2104 모택동 시가 심원춘. 눈 2017-05-07 0 3900
2103 꾸청, 모자, 시, 자살, 그리고 인생... 2017-05-07 0 4586
2102 중국 현대시인 - 고성(꾸청) 2017-05-07 0 4549
2101 리백, 술, 낚시, 시, 그리고 인생... 2017-05-07 0 4223
2100 중국 현대시인 - 여광중 2017-05-07 0 5185
2099 중국 현대시인 - 변지림 2017-05-07 0 4742
2098 중국 현대시인 - 대망서 2017-05-07 0 4085
2097 중국 현대시인 - 서지마 2017-05-07 0 3520
2096 중국 현대시인 - 문일다 2017-05-07 0 4850
2095 중국 명나라 시인 - 당인 2017-05-06 0 4523
2094 러시아 국민시인 - 푸슈킨 2017-05-05 0 4505
2093 미국 시인 - 로웰 2017-05-01 0 4521
2092 미국 시인 - 프로스트 2017-05-01 0 4237
2091 미국 시인 - 윌리엄스 2017-05-01 0 5236
2090 시법과 글쓰기 2017-05-01 0 3433
2089 미국 녀류시인 - 힐다 둘리틀 2017-05-01 1 4832
2088 영국 시인 - 크리스토퍼 말로 2017-05-01 0 5052
2087 아이랜드 시인 - 잉그럼 2017-05-01 0 4501
2086 프랑스 시인 - 장 드 라 퐁텐 2017-04-24 0 5165
2085 [고향문단소식]-화룡출신 "허씨 3형제" 유명작가로 등록되다... 2017-04-24 0 4189
2084 중국 북송 시인 - 황정견 2017-04-21 0 4395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